소설리스트

클로저스-230화 (230/517)

00230  출발 준비.  =========================================================================

프랑은 내가 능력에 맞는 품격을 보이길 바라는 거 같은데 품격이라는 건 어떤 거지? 그냥 뒤에 사람들 줄줄이 데리고 다니면서 뒷짐 지고 서 있는걸 말하나?

사실은 몰래 영국을 찾아가서 에델베르그 가문을 급습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내가 아빠랑 같이 영국에 넘어가면 그게 소문이 나서 혹시나 영국에 숨어있을지도 모르는 그 년이 도망가는 게 아닐까 생각했거든.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소피아 그 년이 워낙 마당발로 이 바닥을 돌아다녀놔서 그랑 블루 내부에도 그 년에게 동조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은 레이드 팀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소피아 에델베르그가 배신자라고, 일본이 보낸 스파이였다고 그랑 블루는 물론 인증기 커뮤니티와 공식 한국 능력자 홈페이지, 능력자 연합 사이트에도 올렸지만….

워낙 대인관계가 좋고 친화력이 뛰어난 여자라 내 엄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도와줄 인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품격이란 거에 관해서 좀 찾아보고 연습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화연이와 영은이는 대련을 끝내고 흘린 땀을 씻으러 들어가는데 진한 자두 향과 체리 향 페로몬을 내 앞에 흘리면서 지나가길래 살짝 흥분해버렸지만 어젯밤 새도록 괴롭혔던 게 생각나서 참았다.

또 괴롭혔다간 내일 밤까지 못 일어날지도 몰라.

프랑은 두 사람이 씻는 사이에 간식을 준비한다며 주방으로 들어가 버려서 소파에 개구리처럼 엎드려 자고 있는 미호의 꼬리를 쓰다듬으며 생각했다.

월요일에 입장하기 전에 이 녀석도 히아리드와 같이 능력자 연합 오피스텔에 보내놓고 지키게 해야겠군

최고급 모피 감촉을 주는 꼬리를 쓰다듬고 있으니 여섯 개의 꼬리가 말미잘처럼 흐늘거리면서 내 손을 간지럽히기 시작한다.

- 우웅….

잠에 취한 멍한 표정으로 날 올려다보는 녀석의 허리를 끌어다가 내 다리 사이에 앉히니 배시시 웃더니 내 팔을 끌어안고 몸을 웅크리면서 다시 졸기 시작했다.

연인들보다 약간 더 높은 체온이 따끈따끈하게 느껴진다. 애기들은 원래 몸이 따뜻하다던가. 옹알거리는 녀석의 명주실 같은 머리카락을 쓸어주는데 화연이와 영은이가 짧은 탱크탑과 숏팬츠를 입고 걸어 나온다.

근데, 검은색 촘촘한 망사 재질에 꽃이 수놓아진 탱크탑이라서 분홍색 유두가 망사 사이로 살짝살짝 보이는 게 굉장히 야하다!

씻고 나온 화연이와 영은이는 뭔가 상큼한…. 청포도 향기를 뿌리며 내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프랑도 주먹 크기의 감자 김치전을 보기 좋게 잔뜩 부쳐서 가져왔다.

거실 테이블에 간식과 시원하게 얼린 동치미를 내려놓은 프랑은 둘의 옷차림에 눈을 동그랗게 뜨는데 내 앞에서 몸매를 자랑하듯이 자세를 취하는 영은이는 붉어진 내 얼굴을 보며 은근한 웃음을 짓는다.

“우후후. 우리 서하가 눈을 못 떼는걸?”

“영은. 그 옷은 너무 야한 거 아니야?”

“남자들은 시각적으로 흥분한다니까 한번 입어본 거야. 근데 정답이었네!”

깔깔거리면서 웃는 영은이와 은근한 눈빛으로 내 허벅지를 슬슬 쓰다듬는 화연이를 보니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모르겠다.

어휴…. 프랑도 영은이의 이야기와 내 표정을 보더니 평범한 자신의 옷차림을 보며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다가 진짜 안 되겠다 싶어서 슬쩍 반 협박투로 입을 열었다.

“그렇지않아도 다들 예쁜데 그런 매력 터지는 옷을 입고 돌아다니면…. 저번처럼 집에서 정신 못 차리고 있을 정도로 덮칠지 몰라. 그래도 괜찮아?”

3회차가 끝나고 기자들의 극성에 시달릴 때 쌓이던 스트레스를 셋을 덮치면서 풀어낼 때는 정말 하루종일 24시간 내내 그녀들을 괴롭혔었으니까.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는지 셋 다 움찔해버렸다.

“…옷 갈아입고 올게.”

그리고 화연이와 영은이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더니 평범한 연분홍색의 탱크탑을 입고 나왔다.

“월요일에는 4박 5일 일정으로 아숨프레 수몰 폐허로 출발할 거다. 10일 오전에 출발해서 14일 오후에 복귀할 예정이야.”

“수몰 폐허면 물속 전투가 되겠네. 내가 준비할 건 없어?”

매콤짭짤한 감자 김치전을 하나 집어 먹으며 물어보니 화연이는 홀로그램 창 하나를 띄우더니 몇 가지 자료 화면을 보여준다.

“음. 아숨프레 수몰 폐허에는 수중 공룡들이 서식하는 곳이다. 한번 공략을 시도했었지만, 생각외로 깊고 넓은 호수에 도시가 잠겨있는 데다 중상위 이형종이 주로 출몰하며 최소 두 마리의 고위 이형종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곳이야. 대부분이 신체 강화 타입이지만 간혹 물 속성의 이형종도 존재한다. 그것에 주의하면 돼.”

“전투는 내가 담당해주면 되지?”

“전부 네가 맡을 필요는 없다. 그리고 발굴과 이송은 다른 능력자들과 생활 보조들에게 맡기면 돼.”

오물거리다가 김치전을 삼킨 영은이는 걱정은 눈꼽만큼도 없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번에 자료로 받아 본 수몰 폐허가 까다로워 보였지만 서하의 능력이 있으니까 간단하겠네~.”

“서하 없이 공략을 시도한다면 최소 한 달 코스죠.”

“한 달? 거기 수심이 가장 깊은 곳은 2,000m라며? 혹시나 고위 이형종의 어그로를 끌었다가 사냥에 실패해서 놓치면 가장 깊숙한 곳으로 숨었다가 기습을 해올 텐데 고위 이형종의 습격이라니, 감당할 수 있겠니? 한 달로는 턱도 없어.”

“그래서 최소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서하가 있으니 그런 걱정은 안 합니다.”

“…응. 그건 그러네.”

화연이와 영은이의 이야기를 듣다가 수심이 가장 깊은 곳이 2km라는 말이 기겁했다. 수심이 2km라니, 호수 맞아?

몇 가지 더 물어볼까 하다가 그냥 말았다. 수몰 폐허에 도착하면 알 수 있겠지. 그리고 그날 오후는 별일 없이 연인들과 집안에서 뒹굴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일요일 아침 일찍 출근한 화연이는 레이드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영은이도 저택의 매매 문제로 외출해서 오전에는 테라스에서 공간의 벽을 만들고 연습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점심시간이 다가올 때까지 프랑의 응원을 받으면서 연습했지만,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공간의 벽 생성에는 실패했다.

뭔가 될 거 같으면서도 안되네…. 한숨을 폭 쉬고 있으려니 볼일을 마치고 온 영은이와 점심이라서 집으로 돌아온 화연이가 식사 준비를 시작한다.

다 함께 모여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최수한이 그랑 블루 빌딩에 도착한 게 공간 지각에 포착됐다. 음…. 마침 다 모였으니 최수한의 클래스를 올려주는 걸 물어봐야겠다.

“다들 최수한을 어떻게 생각해?”

식사와 뒷정리가 모두 끝났을 때 세 사람을 불러서 물었더니 세 연인은 의아한 표정으로 날 돌아봤다.

“아, 너무 뜬금없었나? 최수한을 C 클래스 최상급까지 성장시키려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

“최수한 씨를 측근으로 만드실 생각이세요?”

“아무래도 D 클래스 초입이라면 내 능력에 비해 낮아서 조금 무시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레이드를 다닐떄 최수한을 데리고 다니는 쪽도 좋을 거 같아서. D 클래스 초입의 능력으로는 방해만 될 테니까 TP를 먹여서 좀 성장시켰으면 하거든.”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문제군.”

화연이는 팔짱을 끼더니 눈을 감는다. 종종 깊게 생각할 게 있으면 저런 자세를 취하던데…. 프랑과 영은이도 각자 머리를 굴리며 고민하는 표정이다.

“일단 4회차 위상 세계에서 이형종 들을 상대로 테스트해본 걸 떠올려봐. 이형종 들이 그렇게 특별한 변화를 보여주는 건 아무래도 사람과는 다른 위상력의 형태 때문이 아닐까 해.”

내 이야기에 세 연인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이형종의 위상력은 평상시에는 전부 신체의 중심에 덩어리진 채로 존재해. 그러다 전투가 시작되면 다들 자기 타입별로 위상력의 형태가 변화하거든. 하지만 사람은 언제나 자신의 타입대로 형태가 존재하고 있어.”

“그랬나?”

어? 아. 이건 이야기 안 해줬구나. 놀란 표정을 짓는 화연이와 영은이는 내게 바짝 붙어온다.

“응. 그 부분의 차이점 때문에 이형종 들은 아종으로 진화하고 사람은 위상력으로 신체가 다시 한 번 재구성되면서 능력이 상승한다는 생각이 들어.”

그리고 여기서부터 중요하다는 듯이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여니 세 사람도 조금 긴장한 표정으로 내 말에 귀를 기울인다.

“이형종 들은 위상력이 한계까지 성장하면 그때부터 심장에 위상석을 만들잖아? 그러다가 위상석도 한계까지 차오르면 위상석이 위상력으로 변하면서 온몸에 퍼져나게 돼. 그런 식으로 다음 등급으로 올라서기 위한 위상력을 자연스레 확보하는 이형종과는 다르게 사람은 다음 클래스로 성장할 때 정신을 잃는 거랑 주입한 위상력 만큼의 위상력이 따로 더 필요하다는 게 이형종과의 다른 점인 거 같아.”

영은이를 보며 말하니 영은이도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며 입을 연다.

“위상학에서도 위상석의 존재의 이유는 이형종이 진화하기 위한 에너지 확보라는 설이 있어. 거기다 내 경우를 비교해보면 서하의 이야기는 확실히 일리가 있어. 그건 최수한을 성장시켜보면 더 확실해지겠네.”

“아, 그럼 능력자의 자질이 정해지는 것도 몸에 위상석이 생겨나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음. 프랑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건 화연이와 영은이도 마찬가지인지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화연이가 입을 연다.

“그렇다고 최수한을 대상으로 인체 실험을 하게 되는 것 같아 조금 꺼림칙합니다만….”

“인체 실험이라고 보기 힘들지 않니? 우리 서하의 마나 시브는 지금까지 전혀 문제 같은 게 생긴 적이 없잖아. 만약 문제가 있었다면 사랑을 나눌 때마다 정을 받은 우리 몸에 가장 먼저 이상이 생겼지 않겠니. 하지만 이형종 들도 전부 몇 단계씩 성장시키고 진화시켰는데도 멀쩡하고 그건 미호를 봐도 알 수 있잖아?”

영은이의 말에 프랑도 화연이도 조금 생각해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영은이의 의견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더니 프랑은 날 흘겨보며 말을 잇는다.

“TP를 받는 사람을 흥분시키는 점만 없으면 정말 완벽했을 텐데.”

“킥킥. 아, 혹시 지적능력이 떨어지는 이형종 들이 극도로 적개심을 보였다고 했잖니. 그것들이 그렇게 화를 낸 것도 그 이유에서 아닐까?”

“일리가 있군요. 짐승들이 자신을 강제 발정상태로 만드는 행위를 좋게 볼 리 없을 테니 말입니다.”

“아하하….”

수군거리는 연인들을 보며 멋쩍게 웃고 있으려니 화연이는 곧 최수한에게 마나 시브를 보여준다는 게 탐탁잖은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최수한의 근래 모습을 떠올렸는지 한숨을 살짝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이제 서하는 누구도 함부로 건들 수 없을 만큼 강해졌으니 이 이야기가 흘러나가더라도 다른 자들이 흉내 내거나 따라 하진 못하겠군. 나는 찬성이다.”

“이런 식으로 클래스를 높여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새어나가면 관련 분야 연구가 극심해지겠지만…. 뭐 이미 비슷한 연구는 진행되고 있으니 상관없나. 나도 찬성이야.

“저도 찬성이에요.”

“그럼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지금 바로 최수한을 부를게.”

세 연인의 동의를 얻었으니 바로 처리해야지.

연인들의 동의를 얻어 호출한 최수한은 내 연락을 받자마자 모든 일을 접어두고 생활동 40층. 내 집으로 찾아왔다.

약간 품이 넓은 하얀색 레이스 티에 회색 면바지를 입은 최수한은 나와 내 연인들을 보더니 절도 넘치는 집사의 모습으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주인님과 사모님들을 뵙습니다.”

세 사람과 두 마리의 시선에도 정자세로 미동도 없이 서 있는 최수한에게 입을 열었다.

“방배동 저택의 일은 모두 끝났어?”

“저택의 마지막 정리는 할아버님께서 직접 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오랜 시간을 보낸 저택의 마지막은 집사 할아버지 자신의 손으로 정리하고 싶었던 건가? 어쨌든 이렇게 되면 월요일에 최수한을 데리고 레이드에 갈 수 있겠군.

“최수한, 너는 지금 성장의 한계에 도달했지? 위상력은 27,000이고.”

“그렇습니다.”

“만약 성장의 한계를 뚫고 더 성장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떻게 할래?”

“…가능하다면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성장하고 싶습니다.”

최수한은 어째서 이런 걸 물어보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내 질문이니 성실하게 대답한다는 표정이다. 그야말로 맹목적인 충성심을 보내는 충신의 모습이 이런 걸까 싶다.

“내 능력으로 너의 성장의 한계를 뚫고 위상력을 올려줄 수 있어. 그걸로 널 C 클래스까지 올려줄 생각이야.”

“저, 정말입…. 감사합니다.”

놀란 표정은 곧 당황한 표정이 되었지만 내 능력에 대한 의문은 집사로서 실격이라 생각하는지 말을 고치며 허리를 숙인다. 자신이 C 클래스가 될 수 있다는 게 충격이었는지 조금 몸을 떠는 모습이 보였다.

“대가 같은 건 필요 없어. 날 섬기겠다는 네 뜻을 받아들여서 내가 너에게 주는 상이야.”

“…네!”

상이라는 말에 최수한은 반사적으로 얼굴이 상기됐지만 애써 들뜬 표정을 감추며 날 바라본다.

위상력을 증가시키는 방법은 내 TP를 직접 입을 통해 먹이는 것과 피부를 통해 흡수시키는 것, 정을 몸에 주입하는 세 가지 방법인데 세 번째 방법은 제외하고 입과 피부를 통해 주입하는 것 중에 어느 걸 골라야 하나?

영은이를 성장시켜줄 땐 피부 접촉과 정을 썼는데…. 입으로 먹이는 건 심하게 발정 나게 만드니 그나마 성적인 자극이 적은 피부 접촉을 해야겠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카펫 위에 앉으면서 말했다.

“상의를 탈의하고 내 앞에 등을 보이면서 앉아.”

내 명령에 일체의 의문이나 망설임 없이 레이스 티를 벗고 얇고 타이트한 슈미즈도 벗어서 상체를 완전히 노출 시켰다. 그리고 내게 등을 보이며 무릎을 꿇고 앉는다.

“네 몸에 직접적으로 TP를 주입할 거야. 받아들일 때 몸이 뜨거워질 수 있으니 꾹 참아.”

“네!”

최수한의 남자보다 더한 절벽 가슴을 처음 본 화연이와 영은이는 그야말로 안쓰러운 동물을 보는듯한 표정이 됐지만, 최수한은 아랑곳하지 않고 허리를 곧게 세운 자세로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렸다.

C 클래스가 되기 위한 위상력은 299,999이고 지금 최수한의 위상력은 27,000. 거기에 C 클래스 최상급까지니까 대충 300만까지 채워주려면 지금 내 350만의 위상력으로는 조금 부족할 거 같은데.

“프랑. 고위 위상석 하나 가져다줘.”

“네!”

큰 방으로 들어가서 고위급 위상석을 갖다 준 프랑은 나와 최수한의 주변을 떠다니며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지켜보고 미호도 쪼르르 달려와서 화연이의 등에 달라붙어 꼬리를 살랑거리면서 흥미진진한 표정을 짓는다.

위상석을 옆에 두고 최수한의 뒤에 앉아서 그녀의 군살 하나 없는 허리를 잡으니 손에 닿는 맨살의 감촉이 내 연인들과는 또 다르게 쫄깃한 느낌이다.

최수한은 내 손이 닿는 순간 살짝 움찔하더니 숨을 깊게 들이 삼킨다.

“시작한다.”

“네, 넷.”

최수한의 맨살과 내 손의 틈에서 푸른빛이 흘러나오고 최수한의 허리 속으로 TP가 흘러들어 가는 모습이 희미하게 비쳐 보이기 시작한다

“?!”

눈을 흡하고 뜬 최수한은 무릎을 잡은 손에 힘을 주는지 등 근육이 꿈틀거린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조금 빠르게 TP를 주입하기 시작하니 얼굴이 조금씩 붉어지며 살짝 달뜬 신음을 흘리다가 얼굴을 확 붉혔다. 그러더니 눈을 감고 이를 앙물고 버티기 시작했다.

영은이의 표현에 따르면 기분 좋은 애무를 지속해서 받는 느낌이랬지.

10분간 TP를 주입해서 최수한의 TP가 299,999을 넘어 30만에 도달하는 순간, 역시나 영은이처럼 정신을 잃더니 앞으로 풀썩 쓰러지려고 해서 손을 뻗어 최수한의 상체를 잡았다.

뻗는 순간 평평한 가슴과 그 끝에 살짝 도드라져있는 유두가 만져 졌지만 흥분은커녕 안쓰럽기만 하다.

눈을 감고 늘어진 최수한을 편히 눕히고 몸 안을 공간 지각으로 주시하고 있으니 역시나 몸 안의 위상력이 천천히 감소하면서 몸 안에 근육과 세포가 확대와 축소를 반복하는 게 영은이때와 똑같다.

우드득. 뜨뜩. 뿌즈즉. 찌익.

“음. 역시 위상력 총량이 줄고 있어.”

“어머.” “으음.”

…그런데, 최수한의 가슴이 꿈틀꿈틀하더니 천천히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천천히 융기하는 가슴이 신기해서 잠시 보다가 점점 줄고 있는 위상력을 보고 손을 뻗어 최수한의 명치에 가져다 대고 TP를 흘려 넣기 시작했다.

한참을 뿌득 우득거리며 근육과 뼈가 좀 더 탄탄해지고 밀도가 높아지기 시작한다. 기절한 건지 잠든 건지 정신을 잃은 최수한의 몸에 흘려 넣은 TP가 272,000가량이 되었을 때 육체가 위상력을 더는 흡수하지 않아서 나도 손을 떼고 B 컵 정도 보이게끔 변한 가슴을 내려다봤다.

“…누나도 능력자가 되고 클래스가 오를수록 가슴이 커졌는데 최수한도 이러네. 클래스가 오르거나 능력자로 각성할 때 원래 가슴이 커져?”

“나는 27살에 각성할 때부터 이랬는걸?”

영은이는 순수 천연산이라는 듯 손을 들어 자신의 가슴을 강조하듯이 내게 보이고 화연이도 자기 가슴을 내려다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입을 열었다.

“내가 각성했을 때는 아직 성장기였고 성장기와 함께 클래스도 함께 높아져서 확인이 불가능하군.”

“서하.”

그때 욕실로 날아간 프랑이 수건을 가져와 내게 건네주었다. 수건을 받아서 최수한의 가슴을 가려주고 잠시 기다리니 으으음하면서 눈을 뜬다.

“어머. 생각보다 일찍 눈을 뜨는걸?”

“그러게. 몇 시간은 잘 거라고 생각했는데, 클래스가 낮아서 그런가.”

누워서 멍한 눈으로 날 올려다보는 최수한은 이윽고 상체를 벌떡 일으켰는데 그대로 앞으로 튕겨 나가더니 바닥을 데굴데굴 굴러버렸다.

“?!”

어지러운 표정으로 널브러져서 두 손을 거실 바닥에 짚고 있던 최수한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내 쪽을 돌아본다.

“넌 지금 C 클래스가 되면서 신체능력이 확 높아졌어. 하지만 몸은 D 클래스 때를 기억하고 힘 조절도 그때에 맞춰져 있으니까 격렬한 움직임은 보이지 마.”

“네, 네.”

비틀거리면서 일어난 최수한은 조심조심 내게 걸어오더니 다시 등을 돌리고 앉았다. 그때가 돼서야 자신의 가슴에서 무게감이 느껴 졌는지 시선을 가슴 쪽으로 내리더니 흠칫하고 놀란다.

그리고 손을 들어 올려 자신의 가슴을 만져보는 최수한의 표정은….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하는 표정었다.

보기 좋게 적당히 융기한 이 가슴이 자기 것이 맞는지 연신 조물조물하다가 무언가 깨달음을 얻은 표정으로 날 돌아보더니 넙죽 절을 하면서 외쳤….

“주인님은 정녕 저의 신님이세요!”

“…어. 그래.”

최수한의 진심을 담은 격렬한 절을 받으며 어이없는 표정으로 찰랑거리는 검은 생머리를 내려다보고 있으려니 미호도 재미있어하는 표정으로 최수한의 옆에서 절을 흉내 내기 시작한다.

정신 사납게 만드는 미호를 잡아서 히아리드에게 던져버리고,

- 꺄하하!

“아직 좀 남았으니 적당히 하고 등 내밀어.”

하루종일 절을 할 기세인 최수한의 어깨를 잡아 멈췄다. 그제야 약간이지만 진정하더니 등을 보이며 돌아앉아 앉더니 세상에 둘도 없는 보물인 양 자신의 가슴을 소중하게 감싸 안는다.

그렇게 좋냐…?

============================ 작품 후기 ============================

제 이야기를 봐주시고 추천 선작 후원 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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