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23 내 오른손의 봉인이 풀려나려 한다…! =========================================================================
수도에 일어난 리히터 규모 6.9짜리 지진의 피해 상황을 파악 중인 뉴스를 보고 있는데 히아리드가 집무실로 들어와 =지부장과 함께 처음 보는 인간 남자와 인간 여자가 이곳을 향해 이동 중입니다.= 라고 알려주길래 공간 지각으로 살펴보니 정말이었다.
강현우 지부장이 20대 남녀 두 명과 함께 그랑 블루 빌딩을 찾아왔다. 아니, 날 찾아왔다.
“소개하지. 세계 위상 능력자 연합 본부의 본부장이신 아란 셰이커님과 IWO 이형종 연구관리이사회의 알티나 멜디오스 씨다.”
“안녕하세요?”
연합 본부의 본부장이라는 남자는 B 클래스 위상력 39,999,999의 신체 강화 능력자였다. B 클래스 위상력의 한계까지 다다른 사람인데 까만 머리카락과 짙은 눈썹, 푸른 눈과 또렷한 이목구비가 굉장히 잘생긴 사람이었다.
반대로 알티나 멜디오스라는 여자는…. 평범에서 조금 예쁜 금발 벽안의 연구원 타입의 여자로 보였다.
“반갑습니다. 그랑 블루 마스터.”
“반가워요. 그랑 블루 마스터. 레이드 팀의 창설을 축하드려요.”
“고마워요. 그….”
“아, 당신이 미호인가요? 정말…. 상위 아종이로군요. 아아, 거기다 살아있는 플라비우스 종족이라니.”
- 이 아줌마는 뭐야?
엄마를 지키라고 보냈지만 명확한 명령을 안 내렸더니 엄마랑 아빠가 퇴근하면서 다시 집무실로 돌아온 미호를 본 알티나 멜디오스는 눈이 촉촉해져 간다.
미호는 쿠키 상자에서 쿠키 하나를 꺼내 야금야금 씹어먹으며 자길 내려다보는 알티나 멜디오스를 이상한 인간이라는 표정으로 올려다보고 있었는데 미호에게서 시선을 돌린 알티나는 히아리드를 보더니 쓰러질 거 같은 표정이 된다.
=…….=
말을 꺼내려다 말고 그 황당한 모습을 멍하니 보고 있으려니 아란 셰이커가 진지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저 여자는 저대로 잠시 두면 원래대로 돌아갈 겁니다. 그보다 그랑블루 마스터, 이번 일본 사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습니까.”
“이쪽으로 앉으시죠.”
소파에 드러누워 있는 미호를 일으켜 세워서 엉덩이를 툭 치니 종종걸음으로 내 책상 위에 폴짝하고 뛰어올라 앉았다.
긴 소파의 가운데 내가 앉으니 내 오른쪽에 프랑이 앉고 맞은편에는 지부장이랑 본부장이 앉는 모습을 보다가 입을 열었다.
“본부장이시라면 연합 내부에서 위치가 어떻게 되시는 거에요?”
“연합장 바로 아래입니다. 이번 경우에는 그랑 블루 마스터의 위상 세계 임의 출입 허가를 위해 제가 직접 나온 거지요.”
아, 그런가. 진지한 표정으로 날 보는 본부장에게 살짝 고개를 끄덕여주니 아란 셰이커 본부장이 다시 입을 연다.
“오는 도중 그랑 블루 마스터의 공식 선언을 들었습니다. 정말로 일본의 수도에 마포를 쏘아내실 생각이십니까.”
“그런 상황이 오지 않길 바라고 있어요.”
“혹시 도쿄에 리히터 규모 6.9의 지진이 일어난 걸 보셨는지.”
“봤어요. 그거랑 이거는 다른 거죠. 제 경고를 묵살하면 규모 6.9의 지진과는 비교도 안 될 모습을 보여줄 거에요.”
아란 셰이커 본부장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침묵을 유지했다. 그나저나 B 클래스 신체 강화 능력자는 겉모습은 20~30대로만 보여서 실제 나이를 알 수가 없다니까.
겉으로는 20대의 중후한 멋이 느껴지는 미남인데 실제는 몇 살일까.
“그렇군요. 혹시 IWO와 능력자 연합에서 중재를 나선다면 받아들이실 생각이 있으신지.”
“그보다 IWO와 능력자 연합에서 어째서 저에 대해 이렇게나 신경을 써주시는지 그게 궁금한데요.”
당돌하게 느껴지게끔 직설적으로 물어봤더니 본부장은 귀여운 꼬마를 보는 표정으로 슬쩍 웃더니 입을 열었다.
“능력자 연합 본부에서는 여러 이슈가 될법한 이들을 뽑고 그 중 사회적인 영향력이 높은 사람들을 하이퍼 클래스 관찰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랑 블루 마스터의 경우에는 그중 최상위에 속하시지요.”
하이퍼 클래스?
“하이퍼 클래스 관찰 대상이란, 간단히 이야기해서 예지감 부서에서 그랑 블루 마스터와 관련된 정보가 나오면 최우선 분석 대상으로 올려놓는 거지요. 왜 그런지는 저도 모릅니다. 정확한 사실을 아는 건 예지감부서장과 연합장 두 분뿐.”
“그런 굳은 표정 짓지 마라. 나쁜 뜻에서의 관찰이었다면 너에게 위상 세계 조기 출입 허가증이나 위상 세계 임의 출입 허가 같은 게 나오지 않았을 거다.”
“맞습니다. 그랑 블루 마스터의 경우에는, 인류에 도움이 될 능력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판단이 있었기에 이렇게 편의를 봐 드리는 게 아닐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본부장은 부드럽게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이번 그랑 블루 마스터의 선언에 관해서도 예지감 부서에서는 아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랑 블루 마스터가 직접적으로 손을 쓸 생각으로 가득했다면 예지감 부서에서 무엇인가 이야기가 나왔겠지요. 거기에 현재 일본의 대응은 그야말로 사태를 악화시키는 대응의 연속입니다. 어디까지나 피해자는 그랑 블루 마스터이고 명분도 명목도 그쪽이 쥐고 있는 만큼 IWO와 능력자 연합에서 직접 나서 일본에 제재를 가할 생각입니다.”
“꼭 받아들여야 하나요?”
“받아주시면 그랑 블루 마스터가 원한 결과에 최대한 맞추는 쪽으로 진행해보려 합니다.”
“…빚 만들어두기에요?”
“후후. 역시 뛰어난 식견과 안목이시군요.”
흥이다. 능력자 소속이라는 것 외에 아무런 접점이 없는 곳에서 이렇게 편의를 봐주는데 그걸 눈치 못 채면 바보지.
“전 몰라요. 정부랑 알아서 해주세요.”
“하하하. 그러겠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그랑 블루 마스터의 위상 세계 임의출입 허가증입니다.”
그러면서 아란 셰이커는 지부장에게서 원통 하나를 받아 나에게 넘겨주는데 옆에 있던 프랑이 그 통을 받아 직접 열어 종이를 꺼내 나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겁도 없이 히아리드의 몸을 만지작거리던 알티나 멜디오스는 나와 아란 셰이커 본부장과의 대화가 다 끝난 걸 보더니 종종걸음으로 다가와 또 동그란 통 하나를 건네줬다.
“저는 당분간 한국 지부에 머물 생각이랍니다. 시간 나실 때 반나절 가량 히아리드 양의 표본 채취에 협조해주신다면 감사하겠어요!”
“표본 채취는 어떤 표본을 말하는 거죠?”
“난소와….”
“안됩니다.”
미쳤어? 히아리드의 난소로 대체 뭘하려고 그걸 채취하려는 건데?
“…연구물로 제공할 의사가 있다고 했으면서!”
“만약 이종족이 멜디오스 씨의 자궁과 난자를 연구물로 삼는다면 기분이 어떻겠어요?”
“그….”
“히아리드는 제 펫인만큼 비윤리적인 연구 표본을 제공할 생각은 없어요. 애초에 한국 정부와 IWO에서 플라비우스 종족 시체로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들었는데 그걸로 부족한 거에요?”
“으으…. 그, 그럼 저 미호 양의 체조직이랑 혈액 표본도 같이 주세요.”
“그러죠. 그럼 정식으로 고위 이형종 사육 허가가 난 걸로 받아들여도 되죠?”
알티나 멜디오스는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입을 열었다.
“가능한 한 빨리 연구 해보고 싶으니까 일찍 찾아와주시면 좋겠어요.”
“이번 일이 정리되는 대로 시간 내서 가볼게요.”
아란 세이커 본부장은 다음에 보자며 악수를 하며 돌아가고 알티나 멜디오스는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히아리드의 아랫배를 보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저 여자는 어째 매드 사이언티스트같은 반응이라 좀 무섭다.
아란 셰이커 본부장이 다녀간 뒤 일본에서는 차례대로 격렬한 반응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가장 크게 소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내 발표에 대한 것으로 8월 1일 고위급 위상석 경매가 끝나고 일본 뉴스를 배경으로 내가 보여준 대응이 가장 커다란 소동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왜 그런가 했더니 내 분노가 도쿄에 지진을 일으켰다고 일본 시민들이 믿는 거였다.
내가 봐도 기가 막힌 타이밍에 터져 나온 지진이라 생각했는데 그걸 내가 한 짓으로 믿고 있는 일본사람들을 보니 조금 기가 막히달까.
이 지진은 독살 따위를 할 바에 학살하겠다는 내 표현과 함께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것과 마찬가지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지진 같은걸 어떻게 일으켜. 마포가 있는데 차라리 그냥 지워버리지.
발족식 마지막에 생방송으로 내보낸 내 이야기는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대서특필되었고 날카롭고 날 선 내 반응에 일본과 해외에 유명 뉴스 데스크에서 이번 일을 연일 화제로 삼으며 내가 직접 나설 경우 일본이 입을 피해에 대해 계산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 규모 6.9의 지진으로 도쿄 시내는 반파라는 표현도 모자랄 만큼의 피해를 보았다.
도쿄 인근의 위상석 발전소는 지진의 여파로 가동이 중단되어 도쿄 시내는 다른 지역에서 보내주는 전력에 핵심 시설만 가동하고 있는 형편이었고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갈 곳 없는 분노가 모두 일본 정부로 향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특히 강대국인 미국의 경우 미국 뉴스데스크를 대표하는 메인 뉴스에서는 내 발언과 지진의 상관관계를 논리적으로 풀어서 설명해주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그 모습에 일본, 특히 도쿄에 거주 중인 사람들은 그야말로 경기를 일으키며 선불맞은 멧돼지마냥 일본 국회 앞에 쳐들어가 이 사태를 어찌 할 거냐며 데모를 하는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담겨 각국의 뉴스에 보도되고 있었다.
반파된 도쿄를 배경으로 천으로 입을 가리고 못을 박은 각목에 체인과 흉흉한 사제 무기들을 쥐고 수십, 수백 명이 몰려다니는 모습은 세기말 분위기를 풍긴다.
러시아의 뉴스 경우에는 3d 그래픽을 이용해 내가 마포를 도쿄 중심에 떨어트릴 경우 지름 150km의 거대한 크레이터가 생겨나 도쿄가 통째로 사라지며 그 충격으로 후지 산이 분화를 일으키는 모습을 연속해서 보여주는데.
[그러니까 직접 영향권은 도쿄 전체이고, 충격파에 의한 간접 영향권은 도쿄를 넘어 나고야까지 닿을 수도 있다는 말씀입니까?]
[간접 영향권의 경우에는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대충 나무가 휘청이거나 할 충격이겠지요. 다만 직접 영향권의 인근에 있을 후지 산이 폭발할 확률은 70% 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 화산 폭발로 인한 2차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기네들의 민족의 영산이라는 후지 산이 분화한다는 이야기에 도쿄뿐만 아니라 일본 전체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일본에 대한 첫 번째 경고, 일본 총리의 독살, 거기에 이은 내 선언. 그리고 규모 6.9의 지진. 연달아 커다란 사건 사고가 일어나는 바람에 그렇지않아도 정신없는 일본에 두 번째 폭탄이 떨어졌다.
바로 일본 총리를 살해한 것이 내가 아니라 일본의 자랑이자 유일한 B 클래스 마스터인 능력자의 소행이라는 게 들통난 것이다.
그 전까지는 내가 일본 총리를 죽였다는 걸 믿는 일부에서는 나에 대한 욕설을 인터넷에서 쏟아내고 일본 지방방송들도 연신 나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방송을 내보내고 있었는데.
한순간이지만 자기네 나라 능력자가 자기들 총리를 죽였다는 이야기에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러니까 미야비 일본 총리를 독살한 건 내가 아니라 미야비 일본 총리가 한국에 왔을 때 같이 왔던 이시카와라는 깍두기 대가리였다는 거다.
그는 연합 본부에서 나온 능력자들과 아란 셰이커 본부장에게 포박당하며 독살을 사주한 것은 우국 신민회고 나는 그들이 시킨 걸 했을 뿐이라는 발언을 함으로써 폭탄을 하나 더 터트려버렸다.
아란 셰이커 본부장이 깍두기 대가리를 제압하고 구속해 압송하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보여주는 가운데 본부장이 일본 방송국 기자들을 불쌍하다는 표정으로 보며 던진 이야기 역시 폭탄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연달아 터진 폭탄은 일본 시민들이 하던 일도 팽개쳐둔 채 정치가들을 찾아서 두들겨 패고 잡아 묶어 한국 대사관 앞으로 끌고 오는, 이른바 정치가 사냥으로 만들어버리는 도화선에 불을 지펴버린 거다.
본부장이 뭐라고 했냐면,
“저는 일본 국회의 우둔한 행동이 우려스럽습니다. 단신으로 고위 이형종을 압도하는 그랑 블루 마스터에게 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과를 해도 부족한 마당에 계속해서 싸움을 거는지 세계 위상 능력자 연합의 입장으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입니다.”
“그랑 블루 마스터는 단신으로 고위 이형종을 압도적으로 해치울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고위 이형종을 펫으로 부리기까지 합니다. 그런 그와의 싸움의 끝은 일본의 압도적인 패배로 일본이라는 나라의 멸망뿐입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그랑 블루 마스터의 진심을 일개 어릿광대의 장난으로 치부하며 일본 시민들의 목숨을 방패 삼아 위험한 외줄 타기를 하려는 일본 국회의 행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합니다.”
“10시간 전 직접 만난 그랑 블루 마스터는 연속되는 일본의 협박과 시비에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모습이었습니다. 일본의 수장을 독살했다는 혐의까지 뒤집어쓴 그의 분노는 당연한 것입니다. 앞으로 37시간 이내에 주범인 정치가들을 압송하지 않으면 그랑 블루 마스터는 자신이 꺼낸 말을 실천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란 셰이커의 이야기를 들은 일본의 한 기자가 그것도 능력자의 일반인 살인 사건이 아니냐, 어째서 그걸 막지 않느냐고 입을 열자 아란 셰이커 본부장은 한숨을 푹 쉬더니,
“정확한 사항이 드러난 것만으로도 두 번입니다. 비공식적인 집계로 일본인들이 주변국의 능력자를 습격한 것에 대한 횟수는 30여 회가 넘어갑니다.”
본부장의 충격적인 이야기에 질문을 던진 일본 기자가 마이크를 툭 떨어트리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 시민 여러분, 위상 세계 관련 물품과 능력자로 테러를 일으키다 못해 일반인까지 휘말리게 한 사건의 주모자는 개인이 아닌 여러분들이 직접 뽑은 정치가들이라는 점에 주목하셔야 합니다.”
“IWO와 능력자 연합은 그랑 블루 마스터가 아닌 일본에 대한 제재를 토의 중이라는 것만 알아주십시오.”
그러면서 깍두기 머리를 수송기에 처박은 다음 이야기를 계속했다.
“국가 규모가 나서서 한 능력자를 살해하려 했습니다. 그 능력자는 살해당할 위기를 극복하고 짧은 시간 강대한 힘을 키웠습니다. 그리고 정당한 사죄를 요구했지만 돌아온 대응은 독살이라는 파렴치한 누명을 씌우고 정치적인 공작으로 맞대응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IWO와 능력자 연합에서는 일반인과 능력 자간의 분쟁이라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려 일본과 개인 간의 분쟁에 개입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일본 시민 여러분, 여러분들의 목숨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여러분들의 행동뿐입니다.”
아란 셰이커 본부장은 발언은 일본 시민들에게 가만히 있지 말고 직접 나서서 자신의 목숨은 자신이 지키라고 부추기는 모습이었다.
본부장의 이야기는 대규모 폭동도 잠시 멈춰질 만큼 충격적인 이야기였는지 한순간 일본이 마비되는듯한 모습을 보여주다가 곧 일본 전역이 분노에 들끓기 시작했다.
무능하고 나라를 말아먹을 정치가 놈들을 모두 잡아 죽이자는 구호를 외치며 광기 어린 모습으로 일본 정치인들을 찾아다니는 모습이 세계 각국의 뉴스를 통해 흘러나오며 사태는 일본 전역으로 번져가며 더욱 심화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시간 후 UNN에서도 국가와 일반인 간의 다툼을 어찌 해결해야 하는가 토론이 벌이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국제 사법 재판소는 자신들의 준칙에 합당하지 않아 제소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당사국이라 볼 수 있는 한국에서는 국가 간의 분쟁임을 인정하지 않기에 제소할 수 없음을 밝히며 이후에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서도 개입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다.
저건 틀림없이 영은이가 손을 쓴 걸 거다.
그 후 내가 일본을 공격하겠다 선언한 지 정확하게 20시간이 지났을 땐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호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인도, 아랍 에미리트에서 일본의 행동을 이번 일은 80년 전 일본의 능력자 납치 사태의 재림과도 마찬가지라며 일본의 신용도에 크나큰 타격을 주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에 나섰다.
거기에 더해 일본의 습격으로 의심되는 테러를 입은 나라들 역시 나서며 이번 능력자 습격 사태에 대한 명확한 사과와 함께 사죄를 표명하지 않는다면 지진 피해자들에 대한 구호물품 전달과 구호기금 조성 또한 없을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으며 적십자에서도 구호요원들의 파견을 머뭇거리고 있다는 기사가 나돌기 시작했다.
특히 아랍 에미리트에서는 일부 일본 제품 불매와 수입 거부조치에 나서는 등 초강력 수단을 내세웠다. 그 모습이 제이크 왕자가 "이렇게까지 해줬는데 미호랑 놀게 해주겠지요?" 하는 걸로 보여서 실소를 머금어버렸다.
그것으로 한쪽에서는 일본 시민의 정치가 사냥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고 한쪽에서는 지진으로 인해 반파된 도쿄를 버리고 인근 도시로 탈출하는 사람들의 행렬이 줄지어 늘어서기 시작했다.
거기다 익명의 제보자에 의해 우국 신민회의 몇몇 정치가가 도쿄가 아닌 오사카나 후쿠오카, 홋카이도 등과 해외로 도망친 놈들의 위치까지 드러나 버리자 일본 열도 전체가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진 양은 냄비 마냥 펄펄 끓기 시작했다.
[이 개자식들! 나라 말아먹을 사건을 터트려놓고 자기들만 안전한 곳을 찾아 숨어 있는 거냐!!]
[잡아라! 나라 말아먹을 천하에 둘도 없을 개 잡놈들을 찾아라! 찾아서 잡아 죽여라!!]
[정치하는 놈들을 모두 잡아 한국으로 보내버려라!]
학교는 휴교하고 학생과 교사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오고 회사에서 일하던 직장인들과 일반 시민들까지 모두 뛰쳐나와 정치인의 사무소를 습격하고 정치인의 집을 부수고 불을 지르는 등 사태는 일본 정부의 입장에서는 악몽과도 같은 상황으로 번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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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야기를 봐주시고 추천 선작 후원 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