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163화 (163/517)

00163  뒷 이야기.  =========================================================================

금요일 밤부터 시작해 토요일 온종일은. 그야말로 만나지 못했던 3주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쌓인 애욕을 모두 풀어내겠다는 듯이 세 여인 모두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질펀한 육체의 축제를 벌였다.

물론 TP는 영은이의 클래스 상승을 위해 남겨뒀지만, 마나 시브를 집중한 거대 남근만으로 세 여인은 만족해하며 연신 쾌락에 달뜬 신음을…. 비명을 지르며 자지러졌다.

의외인 건 영은이는 마조 끼가 있긴 하지만 평범한 애무와 삽입을 좋아하고 되려 프랑이 애곤으로 엉덩이를 맞는걸 좋아했다는 걸까.

화연이는 내가 안아주기만 하면 어떤 행위든 좋아하는 거 같다.

매 식사때마다 세 여인이 재잘거리면서 직접 음식을 해왔는데 영은이의 요리 실력도 수준급이라는데 굉장히 놀랬다.

“흐흥. 내 남자를 위해서인데 요리쯤이야. 책 보고 배우면 그만이지!”

…난 요리책 보고 해봐도 안 되던데.

“이번에 총 수익은 유통 이익까지 포함하면 1조 3천억 정도다. 예상보다 4천억가량이 늘어났는데, 이 부분은 희귀한 독이 예상외로 경매를 통해 비싼 값에 팔 수 있었다는 점도 있고, 상위 이형종의 위상석은 네가 처음으로 획득한 상위 위상석이라는 이유로 해외 재벌들이 비싼 값을 주고 사간 이유도 있어.”

“…그걸 갑부들이 왜 사가는 거야?”

“세계 최초의 스페셜 타입의 혼합 능력자가 홀로 잡아낸 상위 이형종의 첫 번째 위상석이라는 상징적인 의미 때문이겠지. 통상의 상위급 위상석보다 1.2배가량 더 비싸게 사 갔지만 그 재벌은 네가 유명해질수록 이 위상석의 가치 역시 점점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 거다.”

…별걸 다 생각하네.

“그리고 이번 검증 때의 수익 중 총 30%가 지출될 예정이다. 그중 20%는 세금이 되고 10%는 정부와 능력자 연합과 타임리버의 출동 비용 및 소모품 비용으로 나갈 거다.”

기절해서 사이좋게 서로를 껴안고 잠든 프랑과 영은이를 보다가, 도자기 같은 나신을 드러내고 있는 화연이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그럼 9,100억이 내 손에 들어온다는 거야?”

“음. 그리고…. 아직은 계획단계지만 타임리버와 화랑이 통합될 확률이 높아.”

“어? 그거 괜찮아? 타임리버는 화연이가 일으켜 세운 레이드 팀이잖아. 합치면 없어지는거 아냐…?”

3년 동안 차소영이랑 소피아 부대장에 이혜령 부장하고 누나가 힘을 합쳐 공들여 세운 회사인데, 통합시켜버린다고?

화연이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의 허벅지를 베고 있는 내 머리를 쓸어넘겨 줬다.

“애초에, 어머니라고 생각했던 그녀에게 인정을 받고, 그녀를 뛰어넘기 위해 선택한 게 레이드였다. 조금 다른 방향이 되긴 했지만 결국 나는 능력자 부분에서는 그녀를 뛰어넘었고 레이드팀 역시 그녀의 화랑보다 뛰어났다는걸 증명했으니 이제 만족했다.”

그러면서 은은한 미소를 띤채 내 코를 살짝 잡아당긴다.

“또 그녀와 동등한 위치에 서게 되었으니까 내 목적은 달성한 셈이야. 그리고 더 소중한게 생겼으니 회사가 합쳐지는 정도로 아쉬움을 가질 이유는 없다.”

날 사랑스럽다는 눈빛으로 내려보는 화연이를 보면, 그 소중한건 나인걸까?

“응…. 그렇게 생각한다면 괜찮겠다. 그러고보면 타임리버랑 화랑이 통합되면 부족한 능력자의 숫자도 채워질 거고 규모도 훨씬 더 커지겠네!”

“금요일의 발표로 이미 능력자 연합에서는 한국 랭킹 1위에 타임리버를 올려놓고 있어. 세계 랭킹도 21위에서 12위까지 상승했고. 하지만 이걸 기억해둬. 타임리버와 화랑이 합치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너의 능력을 온전히 발휘하기 위한 환경을 만든다는 게 요점이야.”

내 능력이라….

“여사님이 통합을 추진하려는 이유도, 그렇게 되면 전문 고위 이형종 레이드 팀이 한국에도 생기게 되는 셈이 되어서야.”

화연이의 말은, 화랑을 흡수하면서 확장해서 상위 이형종뿐만 아니라 고위 이형종까지 다 잡는다는 말이다. 나 하나의 전력은 어지간한 레이드팀을 웃도니까 작은 레이드 팀에서 돌리기에는 너무 효율이 떨어진다는 판단이라나?

그러니까 나는 화연이와 날 보조해줄 몇몇 인원들로 꾸려진 소수 정예의 탐색 & 토벌 & 레이드를 모두 처리하는 개인 팀을 만들어 자유롭게 활동을 하고, 현실에서는 영은이와 화랑 보스가 레이드 팀을 꾸려나간다는 간단한 계획이다.

“물론 합쳐지는 데는 간단하게 서로 손잡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야. 구상한 계획으로는 완전히 합쳐지는 데에는 6개월 정도를 잡고 있어. 그 사이사이 위상 세계의 사냥과 관련된 서류 개편 작업이 먼저 이루어질 거고 그 뒤에 팀의 개편이 이루어질 예정이야.”

화연이의 설명으로는,

1, 이혜령 부장과 김표충 부장이 화랑의 사무 분야의 부장들과 만나서 조인식을 치른다.

2, 한곳에 모여 업무 분담에 관련된 일을 처리하고,

3, 능력자 팀 개편이 이루어지고,

4, 연말에 각 레이드팀의 능력자들과 사무원들의 미팅이 있은 다음.

5, 정식으로 가칭, 타임리버 & 화랑 레이드 팀의 출범.

순으로 진행된다는 이야기다.

“나 하나 때문에 여러 가지 일이 터지는 거 같아.”

조금 부담스러운 마음에 눈쌀을 찌푸렸더니 화연이는 손가락을 들어 내 미간을 살살 누르면서 입을 열었다.

“후후. 너라는 핵심점이 있으니까 국내 2위와 5위의 레이드 팀이 합쳐지는 거다. 너는 너 자신에 대해 좀 더 자신감을 가져야 해.”

나는 화연이의 상체를 밀어 침대에 눕히고 두 다리로 사이로 들어가며 말했다.

“자신감…. 나한테 자신감이라는 건 어떤 의미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나는 나로서 살 거야. 나한테 시비 거는 놈들은 혼내주면서 착한 일도 해보고 나쁜 일은 하지 않고.”

손을 뻗어 화연이의 부드러운 가슴을 어루만지고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살짝 팅기니 허리가 움찔한다.

“그리고 지금처럼 넷이 함께 보금자리에서 행복하게 사는 거야.”

“…그것도 좋겠지. 여자들을 거느리고 보금자리를 꾸민다는 것도 자신감의 발현이니까.”

그러면서 화연이는 손을 아래로 내려 내 기둥을 잡고 자신의 촉촉히 젖어있는 중심으로 안내한다.

“그치?”

토요일은 쉴 새 없이 영은이의 몸에 TP를 주입하면서 육욕에 물든 시간을 보내고 일요일 아침이 되었을 때 영은이는 위상력이 350만이 되는 순간 정신을 잃어버렸다.

놀라서 영은이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으려니 몸에 이상 징후가 생기기 시작했다.

우두둑. 뚜둑. 쯔즈즈즉. 우둑.

“C 클래스에서 B 클래스로 올라갈 때 원래 저래?”

눈을 감은 채 알몸으로 침대에 조용히 누워있는 영은이의 몸속에서는 연신 뼈가 부러지는듯한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몸의 이곳저곳이 울렁거리며 꿈틀거리고 있었다.

“…나 같은 경우에는, 그저 몸에 활력이 조금 더 늘어났다는 느낌뿐이었어. 저런 식으로 몸이 뒤틀리는듯한 소리 같은 건 나지 않았다.”

공간 지각으로 영은이의 몸속을 보고 있으려니 연신 뼈가 수축했다가, 주변의 위상력을 빨아들이면서 팽창을 반복하고 있었고 동시에 육체가 신체 내부의 위상력을 흡수하고 있었다.

심장도 거칠게 뛰며 몸속에 피를 빠르게 돌리고 있었는데 어느새 체내의 위상력이 끊임없이 줄어드는 게 보인다.

“네?! 그, 그거 위험한 거 아닌가요?!”

설명을 들은 프랑도 영은의 옆에 다가오더니 몸을 살펴보기 시작한다.

“…TP를 계속 주입해줘야겠다. 지금 위상석 가진 거 있어?”

방금 대부분을 영은의 몸속에 주입해줘서 내 몸 안에 TP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위상석이 있다면 위상석 내부의 TP를 흡수해서 영은이에게 넣어줄 수 있을 텐데.

“지하 수련장의 금고에 위상석이 몇 개 들어있는 건 알고 있지만, 비밀번호를 몰라서 열 수 없어.”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주변에 떨어져 있는 옷가지를 집어 들어 입기 시작했다.

“타임리버 빌딩에 빨리 다녀올게.”

“아뇨, 그랬다간 늦을지도 몰라요! 서하? 제 영혼석에 담겨있는 TP를 쓰세요. TP는 언제라도 충전과 소비를 할 수 있는 거니까요.”

“…알았어.”

난 펜던트 속의 영혼석을 꺼내서 30만 TP를 뽑아내서 내 몸에 채우고 영은이가 육체에 소비하는 위상력 만큼을 그대로 주입하기 시작했다.

끊임없이 위상력이 줄어들어서 두 번째, 세 번째를 넘어 주기적으로 TP를 뽑아내다가, 영혼석의 잔량이 절반 정도 남았을 때는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다.

만약 이대로 프랑의 영혼석의 TP를 모두 써야 하는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하지?

영혼석의 TP를 다 썼는데도 영은의 몸 상태가 정상이 되지 않으면?

역시 화연이를 보내서 위상석을 가져오게 했어야했나. 지하의 금고를 부숴서라도 위상석을 빼 와야 하는 걸까 긴장하고 있으려니 점점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다행히도 영은이의 몸 안에 주입한 TP가 176만이 넘어갈 때쯤 뼈의 수축과 팽창이 멈추고 몸이 위상력을 빨아들이는 것도 멈추었다.

그리고 영은이의 몸속의 위상력이 점차 빠르게 회전을 하면서 주변의 위상력을 천천히 몸속으로 흡수하기 시작했다.

“후우우우. 이제 끝났거 같아.”

떨리는 심장을 달래면서 한숨을 푹 내쉬니 화연이 조금 굳은 얼굴로 영은이를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30분이 걸렸군. 만약 프랑의 영혼석이 없었다면 어찌 됐을지….”

…궁금하긴 하지만 결과는 어쩐지 끔찍할 거 같으니까 더이상 생각하진 말자.

여전히 처음 징후가 생길 때와 마찬가지로 평온한 얼굴로 잠들어있는 영은이를 내려다보다가, 얼굴이 살짝 붉어져 있는 프랑을 돌아보며 말했다.

“프랑은 어때? TP를 주입한 적은 있어도 빼낸 적은 없었는데, 몸에 이상 같은 건 없어?”

“TP가 빠져나갈 때 굉장히…. 좀 부끄러운 감각이 느껴졌었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응. 오늘 쓴 건 나중에 다시 충전해줄게.”

“네.”

화연이는 옷을 입다 만 모습으로 영은이의 옆으로 다가와 몸의 이곳저곳을 눌러본다.

“확실한 건 깨어나 봐야 알겠지만, B 클래스에 오른 게 확실해 보이는군.”

“응. 체내의 위상력도 딱 350만이야. 위상력이 움직이는 모습도 안정됐고.”

영은이는 그 뒤로 4시간 동안 잠들어있다가 점심때가 되어서야 정신을 차렸다. 정신을 차린 영은이는 멍하니 앉아서 우리를 바라보다가 조금 휘청거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자기 몸을 내려다본다.

“…이게, 내 몸이야?”

어제보다 피부에 윤기가 흐르고 더욱 탄탄해진 몸매가 드러난다.

화연이도 감탄한 표정으로 영은이의 옆에 나란히 서니 말 그대로…. 얼굴에서부터 피부의 윤기와 몸의 굴곡, 유방의 크기와 모양, 엉덩이의 풍만함, 팔다리의 길이와 그곳의 모습까지.

약간 차이를 보이는 근육량이나 머리카락의 길이만 뺀다면 말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넣기 한듯 한 외모다.

“뭔가 달라진 게 느껴져?”

잠시 두 사람의 겉모습의 차이점을 찾아보다가 물었더니 영은이는 가슴이 뛴다는 표정으로 주먹을 쥐었다 펴면서 심호흡을 한다.

“몸에, 전신에 힘이 가득 차오르는걸? 화연이 저것도 이길 수 있을 거 같아!”

자신만만하게 트레이닝 복을 입고 지하 수련장에서 화연이에게 덤벼든 영은이지만, 10분 뒤에는 엉망이 되어서 바닥에 나뒹굴어 버렸다.

“확실히 B 클래스에 올라섰군요. 예전보다는 날카롭고 빠른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신체 타입도 민첩 특성에서 밸런스로 바뀐 거 같군요.”

퍼벅하는 자루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아랫배에 날카로운 일격을 받아 널부러진 영은이는 배를 감싸쥐고 웅크린채 땀과 눈물과 콧물과 침을 줄줄 흘리면서 연신 끙끙 앓는 소리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TP를 주입해서 억지로 클래스를 높이면, 자연적으로 올라가는 거랑 다르게 TP를 일정량 보충을 해줘야 하는 걸까? 만약 B 클래스에서 A 클래스로 올라가면…. TP를 얼마나 필요로 하려나.”

“주입한 TP와 비슷한 양을 넣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서하가 주입한 TP는 173만 정도였는데 이후에도 TP를 173만 정도 주입했으니까요.”

“그럴려나. 하아아…. 중간에는 겁이 덜컥 났었어. 혹시나 프랑의 영혼석에 TP를 모두 써야 하는 건 아닐까, 다 써도 영은이가 깨어나지 못하면 어쩌나하고.”

프랑과 화연이도 그 부분을 걱정했었는지 다행이라는 듯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아무튼, 내 자질의 한계를 알아보려면 크리스탈 이터를 잡거나 최고위 이형종을 잡아야 할 텐데 그 부분이 걸리는군.”

“간단하게 생각해보면 화연이를 처음 만났을 때 위상력이 1,107만이었으니까 최소 2,893만을 확보하면 되겠지. 이제부터 폐기할 고위 이형종의 위상석을 최대한 구해봐바. 고위급 이형종의 위상석 하나면 1,000만까지 충전할 수 있을 테니까 대충 10개 정도 모아두면 될 거 같아.”

“알았다. 여사님과 함께 구해보도록 하지.”

우리 대화에는 끼이지 못한 채 한참을 엎드려있던 영은이는 겨우겨우 고통을 이겨내고 억눌린 목소리로 화를 내기 시작했다.

“으…으윽. 화, 연이 너! 소중한 아기씨를 받을 곳을…. 공격하다니! 너무한 거 아니니…?!”

아직도 아픈지 눈물을 글썽이며 웅크린 자세로 화연이를 올려다보지만 화연이는 당연하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이형종이 그런 사정을 봐주고 공격하리라 생각하는 겁니까. 분명 시작할 때는 저를 이형종이라 생각하고 공격하고, 저도 사정을 봐주지 않겠다고 했을 텐데요.”

“으으으….”

“또 서하의 회복이 있으니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화연이의 담담한 말을 듣고 아파하는 영은이에게 다가갔다. 초급이긴 하지만 B 클래스의 신체 강화에 재생 능력까지 갖추고 있는데 저렇게 고통스러워하다니. 크게 다친 거 아냐?

조금 걱정스러운 마음에, 아직도 허리를 펴지 못한 채 아랫배를 부여잡고 있는 영은이의 손 너머를 투시해보니, 받은 일격의 영향인지 골반에 금이 가고 자궁과 질이 찢어진 게 보였다.

“…….”

말해줄까 하다가, 말했다간 영은이가 화연이한테 진짜 화낼 거 같아서 등허리 아래쪽에 손을 대고 힐링 터치를 걸어줬다. 프랑도 어색하게 웃더니 옆에서 영은이의 등을 토닥거려준다.

“끄응…. 어휴. 위상 세계에서 활동하면서 여러 상처를 받아봤지만, 이번처럼 기분 나쁘고 끔찍한 고통은 처음인 거 같아….”

영은이도 그제야 고통이 가시는지 웅크렸던 상체를 일으키면서 한숨을 푹 쉬는데 겨우 숨을 돌리는 표정이었다. 정말 아팠었나 보다.

“이제 B 클래스에 올라섰으니 이제부터 꾸준히 몸을 단련하시죠.”

“그래야지? 우리 서하가 힘들여서 B 클래스에 끌어올려 줬는데 빈둥거리면서 놀고먹을 수는 없으니까!”

굳은 결심을 한 표정으로 다시금 화연이한테 달려들지만, 직후 거침없는 올려 차기에 얻어맞고 기절해버린 건 뒷이야기.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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