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60 뒷 이야기. =========================================================================
영은이의 말에 나도 잠시 그들의 의도를 파악해보려했지만…. 알 수 있을 리 없지.
“강현우 지부장을 통해서도 알 수 없었던 거야?”
“이번 일은 고위 위원 중 한 명이 직접 찾아와서 알려준 내용이었단다. 그 얼뜨기 녀석도 모르는 내용이야. 지금쯤이면 알게 됐을지도 모르겠지만.”
흐음….
능력자 연합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아서 영은이를 올려다보지만, 영은이는 말없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기만 하고 있었다.
영은이의 이야기에 프랑과 화연이도 의아한 표정이 되면서 각자 생각에 잠기는 모습이지만 딱히 짐작 가는 부분은 없나 보다.
그 모습을 보던 영은이는 두 사람을 보며 입을 열었다.
“너희는 서하를 얼마나 사랑하니?”
영은이는 내 옆에 앉은 화연이와 앞에서 몸을 띄운 채 날 보는 프랑을 한 번씩 쳐다보며 물었다.
“제 목숨보다 소중합니다. 제 마음이 변할 일은 없습니다.”
“나도 마찬가지야. 서하는 나에게 있어서 전부나 다름없어.”
“나도야. 내가 비록, 서하를 알게 된 순간이 너희보다 늦지만 내 마음은 너희들에게 진다고 생각하지 않아. 이런 마음을 누가누가 더 소중한가 비교하는 것도 말이 되지 않지만 말이야.”
영은이는 싱긋 웃더니 내 머리에 뺨을 비비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동안 나도 지쳐서 이제 다 내려놓고 쉴 생각이었거든? 하지만 우리 서하의 옆에 권력을 가진 사람이 한 명은 있어야 할 거 같아서 마음을 돌린 거야. 서하는 우리 셋이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거, 잊지 말구 힘들 때면 꼭 우릴 생각해줘야 해?”
“응.”
영은이는 내 대답을 듣더니 방긋 웃고는 내 뺨에 키스를 한번 해주고 욕실에 씻으러 들어갔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저렇게 당부할 정도라면 뭔가 짐작이 가는 게 있는 거 같은다. 하지만 나한테 말해주지 않는 걸 보면 이야기할 정도로 신빙성이 높은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겠지.
때가 되면 말해주려나? 그나저나 예지감 부서에서 이야기가 나왔다고 했지.
뭐, 두 가지 가정이 떠오르긴 하는데…. 그냥 간단한 예측 수준이지만 생각해두는 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네.
첫 번째 가정은 내 얼굴에 금칠하는 수준이라 말을 꺼내기도 민망하지만, 내가 무진장 잘나고 미래에 무진장 뛰어난 사람이 되는 걸 예지해서 나한테 잘 보이려는 거다.
흠흠.
두 번째는 초거대 거북에 관한 부분. 그 거북이는 나에게 이형종을 미워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꺼냈었다. 그리고 예지감 부서에서도 나에 대해 편의를 봐주는 안건을 꺼내서 회의까지 거쳐 가며 나에게 특혜를 내려줬다.
그러니까 예지감 부서에서 초거대 거북이 날 통해 봤던 거랑 비슷한걸 본 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거지.
전자보다는 후자 쪽이 더 신빙성이 간다. 그리고 대체 내 무엇을 봤길래 굽혀서 들어온다는 느낌까지 드는 행동을 취하는 걸까.
프랑과 화연이는 내가 생각에 잠긴 모습을 조용히 내 바라보고 있었다.
20분 정도가 지나서 생각이 정리될 때쯤 영은이가 타이밍 좋게 샤워를 끝내고 가운만 걸친 채 나왔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이야기를 꺼냈더니 셋 다 심각한 표정이 돼버렸다.
“그 미지의 생명체가 널 보고 한 말의 뜻이 중요하겠군.”
“간단하게 생각하면, 서하가 무척이나 강해진 미래를 보고 숙이고 들어가는 자세를 취한 거겠네요.”
“복잡하게 생각하면 이 부분은 한도 끝도 없이 퍼져나가겠지만, 복잡하게 생각해도 결론은 프랑의 이야기 대로려나?”
내가 접근하지 못하는 정보는 B 클래스인 화연이나, 높은 자리에 있는 영은이가 알지 않을까 싶어서 초거대 거북에 대해 자세히 묘사를 해줬는데 화연이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번에도 듣고 나 나름대로 조사를 해봤지만, 그렇게 거대한 존재였다면, 누군가 봤을 경우에 어떤 방식으로든 존재가 알려졌을 거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그런 이야기는 없었어.”
“흐음…. 강현우나 다른 쪽으로 한번 알아봐야겠구나. 하지만 역시 별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거 같은걸.”
“어? 왜?”
“저번에 프랑이 과거 이야기를 해줬을 때, 5명을 만났는데 그중 4명은 죽고 1명이 빠져나갔다고 했었지?”
“응.”
내가 1회차에 처음 프랑을 만났을 땐 5명 모두 죽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전해 받았는데, 나중에 설명할 땐 1명은 살아나가고 4명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점을 다시 물었더니 프랑의 이야기로는. "그때에도 설명을 해드렸었는데 서하가…." 하면서 내 눈치를 봤었다.
결국, 내가 잘 못 알아들은 거였지.
영은이의 말을 들은 프랑도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살아나갔다던 그 흑인 남자가 그 위상 세계의 주인이었지 않을까? 하지만 그 위상 세계는 지금 서하가 호스트로 있잖니?”
어? 그러네. 프랑도 그제서야 눈치채고 눈이 동그래졌다.
“그 말은, 그 흑인 남자도 어디선가에서 죽었다는 이야기가 되겠지? 그리고 바톤은 우리 서하한테로 넘어온 거구. 그러니까 여러 사람 손을 거친 위상 세계,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이형종 들이 많은 위상 세계. 흑인…. 흑인.”
영은이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곰곰히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취임한 지 47년째였던가? 그때 아프리카 쪽에서 특이 능력자가 나타났다는 소문을 들었었던 적이 있어. 그땐 우리나라 방위 쪽이 무척이나 병신같… 에흠에흠!”
욕을 꺼내는 순간, 귀여운 헛기침을 하면서 날 힐끔 보는 게, 내 앞에서 욕을 꺼냈다는 게 신경 쓰이나 보다.
아아, 누나가 욕을 하지 말라고 하는 이유를 알 거 같아. 좋아하는 사람이 되도록 더러운 말을 입에 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던 거야.
“누나는 내가 욕을 하는걸 아주 싫어해.”
“으, 응?”
“그동안은 그 이유를 몰랐었는데, 영은이가 욕을 입에 담으니까 누나의 기분을 알아버렸어. 좋아하는 사람이 더러운 말을 입에 담는 게 싫었던 거야.”
내 이야기를 들은 영은이는 얼굴이 붉어져 버렸다.
“으, 흠! 앞으로 주의할게. 아무튼, 국가 방위 쪽에 무척이나 신경을 쓰던 때라 타국에서 흘러나오는 정보들을 모으고 있었는데, 아프리카에 특이한 능력을 가진 흑인이 나타났지만, 사람들의 시샘에 밀려 어느 순간 소식이 끊겼었다는 기억이 있어. 정확한 능력은 전혀 밝혀지지 않았지만,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기존의 4가지 타입과는 궤를 달리하는 능력이었다고 해. 그걸 생각해보면 서하가 있는 위상 세계에서 능력을 각성한다면 특수 능력을 얻을 확률이 높을 수도 있겠지?”
“그것도 가설이지?”
내 물음에 영은이도 고개를 끄덕인다.
“맞아. 그러니까 만약 그 가설이 사실이라면, 서하가 가진 위상 세계 역시 서하의 능력만큼이나 유니크 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야. 간단하게 프랑의 경우만 봐도 그렇지 않니? 그러니 그만큼 평범한 위상 세계에서는 볼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날 테고, 그런 현상인 만큼 능력자 연합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봐도 관련 정보는 알 수 없을 거라는 게 내 생각이야.”
“그렇군요. 그 말대로라면 특수한 서하를 능력자 연합의 예지감 부서에서 감지하고 편의를 봐주는 대신 부탁을 하는, 공생 관계를 구축하려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흐응. 그쪽도 가능성이 큰 이야기인걸?”
화연이와 영은이의 대화에는 프랑마저도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게, 내가 들어도 그럴싸한 가설이다.
…하지만 내 예감은 그런 듣기 좋은 이유가 아니라고 경고하고 있었다.
뭘까, 이 기분은.
무엇보다 3회차에서 C 클래스에 오를 때 본 환상, 그건 세 아가씨에게도 말을 해주면 안 된다는 느낌이 무척 강하게 느껴져서 아직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어느샌가 세 아가씨는 날 돌아보고 있었는데 내가 너무 심각한 표정을 지었나 보다.
머릴 긁적이다가, 목욕 가운을 입은 영은이의 허벅지에 머리를 누이면서 말했다.
“결국은 프랑의 말대로 갑질할 수 있을 만큼 강해진다는 이야기인 걸까?”
갑질이라는 단어가 웃겼는지 화연이랑 영은이도 피식 웃는다. 비밀을 하나 만든다는 게 미안하지만…. 정확한 일을 알아낼 때까진 숨겨야겠다.
한동안 킥킥거리던 영은이는 내 이마를 쓰다듬으면서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말해보렴. 처음 지부장을 봤을 때 B 클래스 능력자라고 해도 널 이길 수 없다고 했었지? 그거에 진심이 어느 정도 포함됐었니?”
그게 궁금했던 건가?
“내가 공간 조작을 쓰면, 화연이라고 해도 못 피할 거야. 지부장 정도라면 공간 조작에 당하는 순간…. 죽지는 않을까?”
셋 다 진지한 표정으로 내게 집중하고 있길래 다시 입을 열었다.
“3회차 돌아온 뒤에 프랑이랑 화연이한테서 그 뒤에 있었던 일들 전부 전해 들었지?”
“으응.”
“지부장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은 아무런 긴장감이나 위압감도 못 느꼈었어. 싸운다고 가정해봤을 때도 엘리펀트로스 우두머리를 봤을 때랑 비교하면 발톱의 때만큼도 긴장이 들지 않아.”
내 말에 세 아가씨는 놀란 눈으로 날 본다.
“솔직히 말하면, 거리가 가깝든 멀든 고위 이형종이 아닌 능력자 B 클래스는 내 상대가 못될 거라 생각해.”
능력자들이 가지고 있다는 비기가 조금 걱정이 되지만 그전에 공간지각을 써버리면 캑! 하면서 피를 뿌리면서 나동그라져 버릴걸?
세 아가씨는 이어진 내 말에 침묵해버렸다. 어째 좀, 침울하고 시무룩해진 세 아가씨는 자조감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아. 우리 서하한테, 내 권력적인 도움은 필요 없는 거 아닐까….”
“그나마 당신은 낫습니다. 저는…. 휴우.”
“우우.”
…보고 있으니 점점 기가 찬다. 아까는 힘들때면 자기들을 생각해달라고 했으면서 반대로 자기들이 나한테 도움이 안될 거라고 생각이 드니까 자조감이 드는 건가?
뭐, 이제 이야기도 끝난거 같으니 이제 중요한걸 시험해봐야겠다.
나는 손을 뻗어 영은이의 목욕 가운을 순식간에 벗겨 내렸다.
“호에?!”
목욕가운을 벗겨내리는 내 손길에 영은이는 깜짝 놀라면서 손을 허우적거리지만 마나 모드 - 가속까지 써서 잽싸게 허리 아래로 내려버렸더니 한 손에 다 잡히지 않을 새하얗고 탱글탱글한 한 쌍의 유방과 꼿꼿하게 서버린 유두가 출렁거리며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힘을 줘서 엉덩이에 걸쳐진 새하얀 목욕 가운을 빠르고 강하게 잡아당겼더니 발랑 나자빠지면서 순식간에 알몸이 되어버렸다!
“히익?!”
깜짝 놀라면서 한쪽 팔을 들어 유두를 가리고 다른 손은 아래로 내려 비부를 가리는 수줍은 모습을 보여주는 영은이.
그 모습에 일부러 음흉한 표정을 지으면서 파르르 떠는 영은이의 귓가에 속삭였다.
“육식동물처럼 날 덮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18살 먹은 처녀처럼 수줍어하는 거야?”
“하으….”
“솔직히 적나라하게 야한 은이 쪽이 난 더 좋은데?”
“으으으.”
어쩔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안절부절못하는 새하얀 나신의 영은이를 두고 프랑과 화연이는 금방 표정이 바뀌면서 맞은편 소파에 앉아 다음은 자기 차례지만, 지금은 구경하겠다는 자세를 취한다.
“킥킥. 계속 가리면 105년 묵은 보지가 부끄러워서 그런다고 생각할 거야?”
“내 몸은 화연이 저거랑 하나도 다르지 않거든?! 보렴!”
영은이는 내 적나라한 단어 선정에 얼굴을 확 붉히더니 발딱 일어나면서 다리를 살짝 벌리고 두 팔을 골반에 올린 자세로 내 앞에 선다!
응. 확실히 20대 후반의 성숙한 몸이야. 하지만 화연이는 20대 초반의 성숙한 몸인걸?
어쨌든 보기 좋은 몸이라 나는 음흉한 얼굴을 지우고 빙긋 웃으면서 영은이의 허리에 손을 뻗어 잡으면서 말했다.
“맞아. 오늘은 영은이한테 테스트해볼 게 있어서 긴장을 풀어줄 겸 해본 거 뿐이야.”
그제야 당했다는 표정을 짓더니 슬금슬금 허벅지가 오므려지고 자세가 살살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 모습에 피식 웃으면서 허리를 잡은 손에 힘을 줘서 잡아당겼다.
“으윽….”
미약한 신음을 흘리면서 내 무릎 위에 앉은 영은이는 넷 중에 자기만 홀랑 벗고 있는 게 무척이나 창피한가 보다.
나중에 영은이를 거칠게 만족하게 해주려면 지금부터 조금 적셔놓는 게 좋겠지?
“프랑은 3회차 기간에 꾸준히 몸에 TP를 주입해줬었어. 주입한 TP는 영체에 흡수되면서 흔적도 남지 않았지만 영혼석에 들어가면 영혼석 내부의 TP도 같이 증가시켜주는걸 봤을 때, TP는 위상력화 되지만 않았을 뿐 그대로 프랑의 육체에 존재하는 걸 알 수 있지. 그렇다면 영은이처럼 자질의 한계에 다다라 성장이 멈춘 능력자, 영은 이의 몸에 TP를 주입하면 어떻게 될까?”
“어, 어떻게 될까…?”
내 마지막 말을 떨리는 목소리로 따라 하는 영은이를 잠시 올려다보다가,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세게 후려쳤다.
찰싹!
“아흥!”
“처음 영은이를 만났을 땐 위상력이 176만이었고 나랑 사랑을 나누는 사이에 위상력이 196만까지 늘어났어. 그건 화연이도 마찬가지야. 그사이에 1,150만이 되었다고? 영은이도 지금 위상력이 196만이니까 140만 정도만 더 받으면 B 클래스로 오를 테고, 그럼 좀 더 오래 살 수 있지 않을까?”
“…!”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듯한 화연이와 영은 이의 모습에, 사랑하는 그 순간에는 쾌락에 절어서 생각을 못 했고 사랑의 행위가 끝나면 정신이 표백되서 머릿속에 남아있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영은이는 자기 위상력 측정 해본 게 언제가 마지막이야?”
“10년도 넘었는데…. 잠시만.”
그리고 인증기를 켜서 위상력을 측정해보더니 눈이 휘둥그레진다.
“196…만.”
“그러니까 시험해볼 거야. 주말 내도록! 그리고 내 생각이 맞다면, 일요일 오후에는 영은이도 B 클래스에 들 수 있지 않을까 해. 그걸 확인해볼 동안은 TP를 모두 영은이한테만 주입할 생각이니까 프랑이랑 화연이는 나랑 영은이를 지켜줘.”
“알았어요!” “그래.”
영은이는 검증단 때 천막 안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나는지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한다.
“에고. 왜 울려 하구 그래? 착하지~? 울면 안 돼~?”
어린애 달래듯 품에 안고 새하얀 궁둥이를 찰싹찰싹 두드려주니 눈에는 눈물이 가득하고 눈시울도 붉어지면서 얼굴에 홍조도 오르고 엉덩이를 맞을 때마다 움찔움찔 거리는 모습이 꽤 재밌다.
“흐응. 그, 그럼 울리지나 말…아!”
“킥킥. 그럼 시작할게?”
고개를 끄덕이는 영은이를 보고 허리를 잡은 두 손에 TP를 뽑아내서 그대로 영은이의 육체 안으로 집어넣기 시작하니, 푸른 빛이 내 손에서 빠져나와 영은이의 배 속으로 들어가다가 심장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듯이 빙글빙글 회전하며 전신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아.”
“어마….”
프랑과 화연이는 영은이의 몸이 파랗게 물이 들어가다가 빛이 차츰차츰 줄어드는 모습에 눈을 동그랗게 뜬다.
그에 반해 영은이는 처음 TP가 주입될 때 흠칫하더니 그 뒤로 조금씩 몸을 떨고 있었다. 하지만 얼굴이 붉어지고 숨결이 조금씩 거칠어지는 걸 보니, 역시나 프랑처럼 발정하기 시작하는 걸 알 수 있었다.
“영은아.”
“으….”
“영은아?”
“으응?!”
몸속에서 어떤 느낌을 받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반쯤 정신을 놓고 있는 모습에 다시 부르니 그제서야 깜짝 놀라면서 날 내려다본다.
“조금 더 빠르고 많이 집어넣을 거야. 마음의 준비를 하도록 해.”
“으응!”
발개진 얼굴로 입을 앙다무는 모습을 보고 초당 10 TP씩 들어가던 걸 10배로 늘렸다.
“아하아아….”
그 순간 눈을 크게 뜨더니 허리를 곧추세우지만, 목소리는 참을 수 없을 만큼 애달프고 설레는 음색을 흘리고 있었다.
아까보다 더욱 파란 빛이, 소용돌이치듯 회전하는 영은이의 위상력을따라 퍼져나간다.
영은이의 몸의 굴곡에 따라 파란빛의 세기가 달라지며 푸른 빛을 뿜어내는 모습이 무척이나 예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초당 100 TP씩 집어넣으면 50분이나 걸린다. 영은이의 상태도 프랑과 그다지 다를 게 없어서 조금 더 많이 집어넣었다.
“아흐하아앙…!”
그렇게 10분 동안 20만 TP를 집어넣었더니 굉장히 늘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내 몸에 기대더니 가쁜 숨을 내뱉는다.
몸이 분홍색으로 물들어가며 꽃잎도 촉촉이 젖어가는 모습이 무척이나 야하고, 또 기분이 좋아 보였다. 이런 영은이를 바라보는 화연이 눈에는 부럽다는 감정이 솟아나고 있다.
“저도 TP를 받을 때 무척이나 설레고 흥분되는 느낌이었는데, 그건 영은도 마찬가지인가 보네요. 거기다, 영은의 위상력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어요.”
“그렇습니까? 어떤 느낌인지 저도 느껴보고 싶군요.”
“후후. 영은이 B 클래스로 올라간다면, 화연에게도 해줄 거에요.”
“기대가 됩니다.”
강 건너 불구경하는듯한 프랑과 화연이의 대화는 일단 무시하고 영은이의 몸 안의 위상력을 체크해보니 역시 주입한 20만 TP가 그대로 증가했다.
“축하해. 216만 TP가 됐네?”
전신에서 파란빛을 뿜으며 눈을 감고 가쁜 숨을 쉬는 게, 무척이나 황홀감을 느끼는 거 같다.
“으응. 아아아…. 벌써 20분이 지난 거야…? 이, 대로 시간이 계속 흘렀으면 좋겠어어….”
“그렇게 기분 좋아?”
“으응…. 서하랑 사랑을 나누는 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급격하게 기분이 연속으로 오르지만, 이건…. 회전목마를 타는 것 처럼 끊임없이 기분이 좋아….”
그 정도야? 나도 어떤 기분인지 느껴보고 싶어지는걸.
하지만 곧 TP는 바닥이 나버렸고 25만 TP를 주입하니 영은의 위상력은 221만이 되었다.
“아아, 아쉬워. 하지만 100분이 지나면 또 해주는 거지?”
“현실에서는 TP가 다차는데 200분 정도 걸려. 그동안 참, 아?!”
“그럼, 그동안 나랑 사랑해줘!”
그대로 소파 위에 날 눕히고 하얀 가슴을 출렁거리면서 날 올라탄 영은이는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빛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나는 멍하니 올려다보고, 옆에서는 프랑과 화연이 잔뜩 투덜거린다.
“영은. 너무 노골적인 거 아니야?”
“20분 동안 서하를 독차지하지 않았습니까. 너무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너희는 검증단 복귀 후에 쭉 서하하구 같이 있었잖아! 난 혼자 청와대에서 일하느라 얼마나 쓸쓸했는데!”
“…그건 그렇지요.”
“에휴.”
“그럼, 오늘 밤은 나 혼자 서하를 독차지할 거야! 그리고 내일이랑 모레는 넷이서 함께 노는 거야. 어떠니?”
“좋아.”
“알겠습니다. 단.”
화연이는 약간 불만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입을 열었는데, 어쩐지 일부러 그런 표정을 지은 거처럼 어딘가 조금 어색해 보이는 표정이었다.
그걸 영은도 느꼈는지 조금 찜찜한 표정을 지어 보였는데 화연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저희도 옆에서 같이 보겠습니다.”
“…그러렴.”
마지못해 승낙하는 그 순간, 화연이는 사악해 보이는 웃음을 지으면서 등 뒤에 숨겨둔…. 애곤을 쓰다듬었다.
…저걸 잊고 있었네.
============================ 작품 후기 ============================
제 이야기를 보러 와주시는 분들과 추천 및 후원을 해주시는 분들께는 언제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코멘트를 확인해보니 뽕빨의 세계는 넓고 깊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