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50 최수한 =========================================================================
★★ 스크롤 1/3부터 폭력 수위가 있는 교육씬이 나옵니다. ★★
★★ 내성이 없으신 분은 스킵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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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참. 정신 차리세요. 타임리버에 도착했다구요? 서하, 서하?”
프랑의 손에 이끌려서 택시에 내리고 멍하니 서 있으려니 프랑이 내 어깨를 잡고 살짝살짝 흔드는 게 느껴진다.
“으으…. 그 별명, 진짜 싫어….”
“그냥 마음 편히 받아들이세요. 아버님도 그렇게 말씀하셨잖아요.”
프랑은 흑역사가 없으니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야!! 그 별명을 들을 때마다 이불 킥 한 달 치가 쌓이는 거 같은 창피와 민망함이 폭풍처럼 밀려온다고!!
…라고 속으로만 외치고 있으려니 프랑은 얼굴에 걱정을 담아 내 뺨을 감싸고 중얼거린다.
“서하는 조금 특이하다 싶을 정도로 모르는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데 거부감이 있으신 거 같아요.”
“…대인 기피증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누구든 다 가지고 있는 법이야. 프랑은 지금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시선을 모두 끌어모으고 있는데 좀 꺼려지거나 그런 거 없어?”
“없어요. 모르는 사람들의 시선 따위, 지금 서하가 저를 바라봐주는 거에 비하면 모래 한 톨만큼의 가치도 없답니다.”
칼같이 단호하게 말하는 프랑을 보니 저 모습을 나도 좀 닮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복잡한 심정으로 목에 출입증을 걸고 타임리버 빌딩으로 들어가니 1층 홀에 위상력 2만7천의 어딘가 익숙한 남자 같은 여자가 시야에 들어온다.
남자 같은 여자는…. 조금 낡은 청바지에 평범한 민무늬 흰색 티를 입고 평범한 운동화를 신고 있었는데, 기둥에 동그랗게 둘려있는 의자에 주저앉아 홀을 오가는 사람들을 생기라고는 전혀 없는 표정으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최수한이네요.”
“최수한이네.”
최수한을 향해 걸어가니 주변 사람들이 슬금슬금 내 진행방향에서 물러난다. 덩달아 내 뒤에 따라오는 프랑에게 시선이 이동하는 것도 보였다.
나라면 살짝 얼굴을 찌푸린다든가 민망하다던가 하는 표정이 드러났을 텐데 프랑은 동물원 원숭이들의 시선을 받는듯한 평범한 모습이다.
“…!”
나와 최수한 사이에 남은 한 명마저 길을 비켰더니 자연스럽게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눈이 커졌다가 작아지며 시선을 아래로 내리는 최수한.
“한 달 하고도 10일 만이네요. 그동안 잘 지냈어요?”
“으응. 서하 군도 잘 지냈어?”
“저야 파란만장한 삶을 보내는 중이죠. 아, 최수한 씨 때문은 아니니까 그런 표정을 지을 필요는 없어요.”
자기 실수라지만 자신의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 눈앞에 있는데 최수한은 적의 같은 감정은 보내지 않고 있었다. 나라면 어찌 됐든 원망하던가 증오하게 됐을 거 같은데.
역시 내 마나 비전에 영향을 받은 건가?
“그, 그래. D 클래스가 됐다면서? 축하해. 자질도 높으니 금방….”
“C 클래스.”
“…어?”
“저, 지금 C 클래스라고요.”
“…그렇구나. 그 정도나 되는 자질이니까, 당연한 거겠지?”
거참. 그 활달했던 최수한이 패배한 개 마냥 꼬리 내리고 축 늘어진 모습이라니. 프랑은 별반 감정이 담기지 않은 눈으로 머리를 숙인 최수한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감정이 없는 서늘한 눈빛을 보니 프랑한테 미움받을 짓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새록새록 든다.
아무튼, 저렇게 죽을상으로 땅 파다간 언젠가 위상 세계에서 죽어 널브러지겠다 는 건 확실하다는 건 알겠다.
…….
유리 장식장 속 정소희의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이대로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저 옆에 최수한의 사진이 걸리겠지.
아니, 정확하게는 타임리버 소속도 아니니까 그냥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질거다.
…그건 싫은데.
좀 밉상인 사람이긴 하지만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
“힘내요. 최수한 씨를 위해서 강우혁 차장님도 스스로 오지에 좌천되셨잖아요. 차장님을 위해서라도 이런 모습을 보이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
더욱 고개가 숙여지는 꼴을 보니 어쩐지 화도 나고 짜증도 난다. 따지고 보면 최수한과 나는 생판 남이니까 죽든 말든 신경 끄면 될 텐데.
한숨을 쉬며 19층 집무실에 있는 화연이에게 최수한에 관해 이야기했더니 의외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2일 전에 복귀한 팀장에게서 보고서를 받았는데……. 최수한은 몸통이 잘릴 뻔 한 상처를 입고 겨우 살아났다는 내용이었다.”
으어?
“토벌전에서 이형종과 싸우는 도중 왼쪽 골반에서부터 내장 전부를 가르고 척추에도 손상을 입히면서 오른쪽 옆구리로 빠져나간 날카로운 공격을 받았다고 했다. 말 그대로 죽음의 문턱을 넘은 거지. 긴급 조치로 겨우 목숨을 부지할 수는 있었지만, 그 뒤로 쭉 정신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그때의 상황을 찍은 사진을 내 앞에 내려놨다. 그 사진을 집어 들고 보니 상황이 심각했구나 하는 생각밖에 안 든다.
무언가 크고 날카로운 것이 복부를 뜯어내며 지나갔는지 소장과 대장 일부만 남아있고 그 위로 위라던가 폐 같은…. 다른 장기가 보이는 끔찍한 사진이었다.
한숨을 쉬며 사진을 내려놓고 방금 본 최수한의 얼굴을 생각했다. 그러니까 자신의 현 상황에 대한 좌절감과 이형종에게 죽을 뻔 했다는 충격이 겹쳐서 저런 모습이 됐다는 건가?
“저대로 둬도 괜찮아?”
“괜찮지 않다. 저대로 있으면 곤란해. 저 상태가 지속되면 최악의 경우에는 IWO에서는 집행 명령에 거부한다고 판단을 내릴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가중처벌에 괘씸죄까지 포함되서 높은 확률로 알카트라즈에 보내질지도….”
…그렇겠지. 능력자 연합도 좀 비정한 면도 많고, 무엇보다 영은이가 최수한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편이니까 그런 상황이 되면 영은이가 가장 먼저 나설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도 내가 부탁하면 마지못해서 물러나긴 하겠지만.
잠시 머리를 굴려서 어떻게 해야 최수한이 제정신을 차릴까 생각을 하다가, 최수한의 특성을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마조 변태 속성을 확실히 이용해서 정신을 차리게 해줘야지.
저 상태로 있다간 암울한 미래밖에 남지 않을 텐데 조금 과격한 방법을 써서라도 정신을 차리게 해주는 게 낫겠지?
다시 1층으로 내려와 최수한의 앞에 섰는데, 최수한은 이제 날 올려다보지도 않고 멍하니 발끝만 바라보고 있었다.
살아있는 시체구만.
나는 마나 모드를 돌려 최수한의 멱살을 잡아 거세게 당겼다.
“어앗?!”
“참 병신같은 꼴이네. 지금 모습은 말 그대로 패배한 개인데?”
…브래지어도 안 하고 있네. 셔츠 하나만 입고 있었는지 멱살을 잡아당기니 목 부분이 늘어나면서 최수한의 상반신이 그 틈으로 훤히 보인다. 뭐 하나 안 하나 똑같은 몸이긴 하지만.
사자 갈기처럼 덥수룩한 머리카락이 출렁거리고 내게 멱살 잡혀 폭언을 들은 최수한은 잔뜩 당황한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이 모습을 보면 그렇게 정신 놓고 있는 거 같진 않은데?
주변 사람들도 갑작스러운 내 행동에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내 주변에서 황급히 물러난다. 하지만 말리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 게, 최수한이 누군지 안다는 건가.
그런데 금방 표정이 사라지고 힘없는 모습으로 내게서 시선을 돌린다.
아아. 화가 난다. 화가 막막 난다. 화가 무지무지 난다!
이 꼬라지를 보니 2회차 때의 일이 떠올라 속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한다!
“따라와.”
그리고 멱살을 잡은 채 그대로 엘리베이터로 걸어가니 주변 사람들이 놀라서 좌우로 황급히 피하는 게 보인다. 최수한은 내게 잡힌 멱살을 풀 생각도 못 하고 놀라고 멍한 모습으로 허둥거리면서, 꼭 목줄 잡힌 개처럼 힘없이 끌려오고 있었다.
“서, 서하?!”
프랑도 내 행동에는 놀랐는지 내 옆으로 다가와 황급히 말리려고 하지만, 내 눈을 본 프랑은 이내 표정을 고치고 먼저 앞으로 날아가서 엘리베이터 호출 버튼을 눌렀다.
그 모습을 보다가 고통 때문인지 살짝 일그러지는 표정의 최수한을 훑어보니 한 달 전의 차돌 같은 몸매는 사라지고 서서히 근육이 풀어지는 몸이 보였다. 그리고 조금씩 젖어가는 꽃잎도.
이 상황에서도 흥분하고 있는 건가? 역시 진성 마조였어. 그리고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마나 모드 - 가속을 켜서 쳐넣는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벽에 부딪히고 털썩 쓰러진 최수한은 두 팔로 상체를 세우며 날 멍하니 올려다보는데 그 모습을 차가운 눈으로 내려보다가 엘리베이터에 올라탄다.
내 뒤로 타임리버 멤버인지 D 클래스의 능력자 남녀가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게 보이지만, 잔뜩 눈에 힘주고 전신에 살짝 마나 시브를 집중하면서 그 사람들을 보니 흠칫하고 한발 물러선다.
“미안하지만, 다음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주세요.”
“그…러겠습니다.”
“네네!”
곧 엘리베이터 문은 닫히고 19층을 향해 올라가는 도중 최수한에게 말했다.
“최수한 씨, 아니 존칭도 아까우니 반말로 하지.”
주저앉은 채 엘리베이터 바닥을 내려다보던 최수한은 내 싸늘한 목소리를 듣고 흠칫하면서 날 올려다본다.
“최수한. 적어도 네가 빚을 갚으려는 열심인 모습을 보여줬다면, 나도 화연이를 통해서 네 죗값을 좀 줄여 주려고 했었어. 어디까지나 네 빚은 내가 받아야 하는 모양이니까, 적어도 그 정도의 재량권을 가지고 있는 거 같거든?”
엘리베이터 벽을 등지고 선 프랑은 감탄한 표정을 살짝 숨기면서 날 뜨거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가끔 프랑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간단 말야.
“그런데 지금 네 모습을 보니 한숨 밖에 안 나와. 비루먹은 개새끼도 너보단 쓸모 있겠다.”
“으윽….”
겉만 봐서는 치욕스러운 말을 들은 표정이지만, 나는 알 수 있다. 그리고 프랑도 봤는지 어이없어하는 표정으로 최수한을 내려다본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널 철저하게 조련시켜서 내 돈줄로 만들어 주겠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서하 군이 어떻,”
힘겹게 말하는 모습에, 나는 거칠게 최수한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잡아당겼다.
“아악…!”
“앞으로, 날 부를 땐 마스터라고 불러.”
그리고 신체 강화 타입으로 마나 시브를 돌려 신체 능력을 7배까지 올리면서 최수한의 목을 움켜쥐고 위로 한껏 들어 올린다.
“흡?! 쿨럭, 케헥!”
7배 신체 능력이면 C 클래스, 그에 비하면 최수한은 D 클래스 최하급,
목을 잡혀 켈록거리고 버둥거리면서 내 손을 풀기 위해 팔에 힘을 주는 거 같지만 내 손을 풀지는 못한다. 그걸 느낀 최수한이 경악하고 목 졸린 표정으로 날 내려다보는 게 보였다.
최수한은 남자다. 최수한은 남자다. 최수한은 잘생긴…. 남자다.
“이건, 내 이름을 함부로 부른 벌이야.”
그리고 최수한이 숨을 들이쉬는 순간, 명치에 가볍게 주먹을 질러 넣었다.
퍽.
“케…훅?! 허극….”
내 주먹이 약간 물렁물렁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딱딱한 느낌을 내는 명치에 꽂히는 동시에 아랫입에서 왈칵하고 애액이 뿜어져나온다.
와, 이런 체질은 일본 야망가에서나 나오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숨이 막히는 고통과 명치에서 올라오는 고통이 어우러지는지 얼굴이 기묘하게 일그러지고 입가에 침을 주르륵 흘리는 최수한은 점점 버둥거림이 멈추어가고 있었다.
“알겠어? 앞으로 날 부를 땐 마스터라고 부르도록 해.”
“끄으으….”
점점 붉어지다 못해 파래지려는 얼굴을 보고 정확히 배꼽 부분에 다시 한 번 주먹을 질러 넣었다.
퍽!
“케헥!”
“대답은?”
평범한 흰 팬티가 점점 애액에 젖어 간다.
“아…알았…어!”
퍽.
“크훅!?”
“존댓말.”
“알겠습…니…다!”
시퍼렇게 변한 얼굴로 힘겹게 말을 내뱉는 최수한을 보고 목을 쥔 손에 힘을 풀었더니 털썩하고 다시 엘리베이터 바닥에 쓰러진다.
쿨럭거리면서 자기 배를 감싸 쥐는 최수한을 보고 있으려니 곧 띵 하는 소리와 함께 19층에 도착했다는 알림이 흘러나왔다.
“내려.”
방금 최수한의 배를 때릴 때 손에 뭔가 딱딱한 느낌이 들었는데, 혹시 최수한은 피부 강화 능력을 갖춘 건가? 전에 프랑이 신체 강화 타입 이형종이었을 때 피부 강화가 가능했댔었지? 그럼 신체 강화 능력자 중에서도 피부 강화를 가진 능력자가 있을 테고 그게 최수한인가?
비틀거리며 힘겹게 일어난 최수한은, 두 다리를 모은 채 비틀거리며 걸어 나오는데, 저거 다리 사이에 애액이 흘러서 저러는 거다. 나한테 맞은 게 아파서 저러는게 아니다.
사람한테 폭력을 휘둘렀다는 게 좀 꺼림칙하고 기분이 별로였지만 다른 방법이 생각 안 난다. 시간도 얼마 없는 거 같고.
최수한이 엘리베이터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순간 다가가 어깨를 잡아당기면서 무릎으로 그녀의 복부를 찍어 올렸다.
둔중한 감각이 무릎에 전해지고, 충격에 몸이 살짝 떴다 앉은 최수한은 눈을 흡 뜨더니 두 손으로 배를 잡으면서 억눌린 비명을 흘린다.
“…!! 아…악!!”
벌렁 나자빠지며 꿈틀거리는 최수한을 내려보다가, 최수한이 눈치채지 못할 만큼 한숨을 쉰다. 이런 내 모습을 본 프랑은 조금 우려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일어나.”
“끄…흑.”
흠. 별로 세게 안 때렸는데, 최수한의 몸은 고통으로 경직된 게 아니라 울끈불끈거리면서 꿈틀거리는 모습이 마치…. 절정에 오른 거 같은데, 확신을 못 하겠다.
그런데 힘겹게 벽을 짚고 일어서는 최수한의 얼굴은 새빨갛게 붉어져 있었다.
절정에 오른 거 맞네. 어휴 이런 변태 마조같으니.
저쪽, 화연이 집무실 앞의 안내 데스크에서 비서 누나들이 이쪽을 보며 겁에 질린 모습이 보이는데, 오히려 잘됐다는 생각이 든다.
내 마나 비전에 현혹된 여자들이 날 무서워하면 접근을 못할 테지? 저 비서 누나들도 내 눈을 봤으니까 겁 좀 먹게 만들어야겠다.
최수한도 정신 차리게 하고 다른 여자들 접근도 막고 일석이조인걸.
살짝 물기가 차오른 눈을 보고 이번엔 마나 시브를 급가속시키면서 8단계로, 번개같이 최수한의 사타구니를 다시 올려 찼다.
“끄륵…!”
힘 조절을 조금 실수해서 그런지 맞은 부분에서 우둑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바람에 속으로 기겁하면서 최수한의 사타구니를 살펴봤지만, 다행히 잘못된 곳은 없었다.
힐링 터치를 써도 되긴 하지만 가능한 직접 치료해주지는 말아야지.
고통이 아니라 쾌락에 부들부들 떨면서 늘어지는 최수한의…. 머리채를 잡을까? 사내에 악명을 높이려면 그쪽이 나을 거 같긴 한데, 프랑이랑 화연이한테 좀 나쁘게 보일지도….
아니야, 딴 여자한텐 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내 여자한텐 상냥한 모습을 보이는 게 더 좋을지도 몰라.
좋아.
나는 다가가 최수한의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면서 화연이의 집무실로 향했다. 반쯤 정신을 놓은 최수한은 꿈틀거리며 축 늘어져있었는데 안내 데스크를 지나가면서 겁에 질려 얼굴색이 파랗게 변한 비서 누나들을 보며 슬쩍 사악하게 웃어주고 집무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다리가 풀려서 주저앉는 비서 누나들을 보니 작전이 성공할 거 같다는 예감이 든다.
집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화연이가 날 보고 입을 열려다가, 내 손에 머리채가 잡힌 채 반쯤 기절한 최수한을 보더니 입을 살짝 벌리고, 멍한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서…하? 그, 최수한을 어떻게…. 한 거지?”
“응. 정신상태가 썩어있길래 내가 좀 고쳐주려고.”
그러면서 화연을 향해 왼쪽 눈을 찡긋하면서 신호를 보냈다.
“…….”
뭔가 복잡한 표정이 되는 화연이한테 프랑이 날아가더니, 화연의 귀에 속닥속닥 거리기 시작한다.
-최수한은 맞을 때마다 절정에 오르는 마조 변태였어요.-
“…!!”
-저대로 두면 위상 세게에서 죽을까 봐, 서하가 조교 하기로 한 거 같아요.-
조교라니!! 프랑을 보고 불퉁한 표정을 지어 보이니까 프랑은 날 돌아보지 않고 딴청을 피우기 시작한다.
내 표정을 본 화연이는 그제서야 조금 표정을 풀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중역용 원목 책상에서 돌아 나오며 말했다.
“어떻게 할 셈이지?”
어떻게 해야 할까. 말로 정신을 몰아붙이고 목소리에 마나 시브를 깔아서 겁을 줄까?
마나 비전을 쓰면 될 거 같긴 한데 그랬다간 정신줄 놓고 나한테 달라붙을 수 있으니 기각.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내 모습을 보던 화연이는 바닥에 늘어진 최수한과 나를 번갈아 보더니 골치 아프다는 표정을 짓고 손을 들어 눈을 가려버렸다!
“일단, 지켜봐바.”
먼저 정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여 보자. 그리고 목에 마나 시브를 강하게 집중시키면서 압박감에 위압감 같은걸 주면서 정신을 차리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최면 효과도 생길지 모르잖아.
그거, 그러니까 스톡홀름 증후군? 비슷하게 고통을 주는 나한테 감정이입 같은걸 할지도 모르고.
나는 바닥에 엎드린 최수한을 보다가 옆구리, 갈비뼈 말고 살이 모인 부분을 발끝으로 질러 넣었다.
푸욱.
“케훅! 쿨럭쿨럭!”
“일어나.”
“끄으으….”
부들부들 떨면서 힘겹게 일어서는 최수한의 옆구리를 다시 발로 차버리니 자세가 무너지면서 바닥에 철퍼덕하고 쓰러져버린다.
바들바들 거리면서 꿈틀거리는 모습을 보다가 최수한의 머리채를 잡고 고개를 홱 젖히며 목에 마나 시브를 집중하면서 최수한의 귀에 대고 입을 열었다.
“[강우혁 차장님도 안됐지. 이런 멍청하고 쓸모없는 부하 따윈 걷어차 버렸으면 그런 한직으로 좌천당하듯이 쫓겨나지 않았을 텐데. 이런 무능력하고 멍청하고 쓸데없는 민폐 덩어리 같은 부하를 감싸준 탓에 한국 총괄 지부의 차장 자리에서 쫒겨났잖아.]”
내 목소리에 벼락 맞은 것 마냥 몸을 떨기 시작한다.
“으아. 아, 아니…야.”
“[아냐? 뭐가 아닌데? 담당하고 있는 미성년 능력자에게 알려줘야 할 것 하나 알려주지 않은 사람이 어디에 누구지?]”
“…….”
내 말에 얼굴을 찡그리며 헐떡이는 최수한을 바라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너야. 최수한, 너라고. 깜빡했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나한테 알려줘야 할 걸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은 너 말야.]”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숨기지도 못하고 날 올려다보는 최수한을 다시 몰아붙이기 시작한다.
“[네가 잠시간의 시간만 내서 나한테 위상 세계 출입에 관한 이야기만 해줬어도, 하다못해 전화하거나, 문자를 보내거나, 사람을 보내서 이야기만 했었더라도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거 아냐.]”
말을 끊을 때마다 움찔 움찔거리는 최수한.
“[내가 2회차를 그렇게 어이없이 들어가지도 않았을 거고. 연합 본부에서도 사람이 나오지 않았을 거고. 대체 이런 쓸모라고는 전혀 없는 폐기물 같은 인간 때문에 몇 명이나 고생을 했는지 알아?]”
“아, 아니야아아….”
내게 잡힌 머리채보다, 내 말이 더 가슴 아프다는 듯이 얼굴을 일그러트리다가 눈물을 한 방울 흘린다. 그 와중에도 꽃잎에서 애액이 흘러나오는 게 대단하다.
“[네 머저리 같은 짓 때문에 몇 명이나 피해를 봤는지 아냐고? 몇 명이 너 때문에 벌어진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뛰어다니고, 내가 위상 세계에서 얼마나 굴렀는지 아냔 말야! 너 같은 머저리 때문에 강우혁 차장님도 한국을 떠난 거 아냐!]”
최수한은 동공이 지진 난 것 마냥 흔들리며 날 올려다보고 있지만 꽃잎에서는 끊임없이 애액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여자는 그냥 자길 깔아뭉개고 지배해줄 남자가 필요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무력한 모습으로 지배받길 원하는 건가?
“[그러면서 너는 피해자인 척 그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홀에서 궁상을 떨고 있었지. 내 말이 틀려?]”
“흐윽….”
“[울지마. 넌 눈물 흘릴 자격도 없어.]”
그러면서 최수한의 머리채를 잡은 손에 힘을 더 주면서 고개를 한껒 젖힌 다음 귀에 대고 말한다.
“[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살면서, 널 지배해주고 네 더러운 몸뚱이를 학대해줄 남자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 아냐?]”
내 말에 최수한은 흠칫하면서 몸을 떤다.
“아, 아냐!”
상체에 힘을 주고 벌떡 일어나기에 최수한의 머리채는 놓고 다시 한 번 옆구리에 발끝을 질러 넣었다.
퍽.
“크흥…!”
맞고 넘어지는 순간 내지른 비음에 달콤함이 묻어나는 최수한을 보자 화연이는 황당한 걸 본 모습이 되어버렸다.
“[존댓말.]”
“흑. 아, 아니에요…! 나, 나는…!”
“[매도당하고 얻어맞으면 흥분하는 마조 변태지.]”
내 말에 힘겹게 상체를 지탱하고 있던 최수한은 점점 상체가 숙어지고 있었다.
“[정말 아니라고 생각해? 지금 네 몸 어디 한 곳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진 않아?]”
“…!! …!!”
엎드린 채 몸을 웅크린 최수한은 내가 말을 할 때마다 몸을 흠칫흠칫 떨어댄다. 그런 최수한의 뒤로 돌아가 최수한의 엉덩이를 힘껏 걷어차 버렸다.
퍽!
“아앙, 흡!”
…맞는 순간 비음을 흘렸다가 황급히 입을 가렸지만, 이미 나와버린 신음을 어찌하리오.
화연이는 그냥 눈을 감아버리고 프랑도 진귀한 걸 본다는 눈빛으로 화연이 옆에 서서 최수한을 내려다본다.
“[이래도 아니라고?]”
“흑….”
흥분과 쾌락과 좌절과 절망과 갈망과 욕망이 한껏 버무려진 보기 드문 얼굴이 된 최수한의 두툼한 엉덩이를 다시 걷어차 버렸다.
퍽!
“끅!”
내 발등이 정확히 최수한의 둔덕을 걷어차 버리니 등줄기가 꿈틀하고 허리와 어깨가 경련을 일으키는 게 보인다.
일단 의욕이 없고 멍하니 산다면, 내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하게 따르게 하는 쪽이 좋겠지?
다시 최수한의 머리채를 잡고 잡아당기며 귀에 마나 시브를 좀 더 강하게 집중하면서 입을 열었다.
“[넌 이제 내 소유다]”
“[앞으로 나만을 보고 내 명령에만 따르는거다.]”
“[날 부를때는 마스터라고 불러]”
“[화연이와 프랑을 대할 때도 사모님이라고 깍듯이 모시도록.]”
“흐윽. 흐우우….”
대답이 없는 최수한의 엉덩이를 다시 한 번 걷어차며 말했다.
퍽!
“아흑!”
“[대답 안 해?]”
“네, 넷!”
“[좋아. 그 마조 암컷 같은 변태 몸뚱아리를 앞으로 내가 직접 죽도록 굴려주지.]”
“흐으으….”
으음. 여기서 끝내려니 뭔가 좀, 모자란 거 같은데. 아직 눈에 흐리멍덩한 게 보이기도 하고…. 그렇지.
“[프랑? 잠시 나가서 튼튼한…. 그걸 사 와줘. 최대한 빨리.]”
“…그거군요. 빠르게 갔다 올게요!”
내 귓속말을 들은 프랑은 옷과 속옷을 훌렁 벗어버리더니 똑같은 옷을 만들어서 벽을 통과해서 시내로 쏜살같이 날아가 버렸다.
그리고 2분도 되지 않아 대형견이 낄만한 개목걸이를 사온 프랑은 얌전히 두 손으로 나에게 바치고 화연이의 옆에 얌전히 섰다.
…어째 프랑도 화연이도 조금 긴장하고 있는 거 같은데?
“일단은 임시로 이걸 채워주지.”
내 말에 최수한은 힘겹게 상체를 세우더니, 눈앞에 있는 빨간색 가죽에 뾰족한 모조 스파이크가 박힌, 누가 봐도 개목걸이인 이것을 떨리는 눈으로 보다가 날 올려다본다.
철썩.
“하앙!”
뺨을 세게 때렸지만 이젠 들뜬 신음을 숨기지도 않고 내지른 최수한은 달달 떨면서 날 올려다본다.
“이, 이건 할, 할 수 없…어요.”
나는 다시 최수한의 머리채를 잡고 으르렁거리듯이 말을 내뱉었다.
“[따라 해. "나 최수한은 개만도 못한 노예입니다."]”
최수한과 눈을 마주하면서 위상력을 최대한 가속하고 목에도 마나 시브를 집중한 채 노려보니 벼락을 맞은 듯이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한다.
철썩!
“히힝?!”
내 눈을 보다가 다시 반대쪽 뺨을 맞은 최수한은 혼이 달아날 듯한 표정이었다.
“[말해. "나 최수한은 개만도 못한 노예입니다."]”
최수한은 그야말로 자존심이 깡그리 무너진 암컷의 표정이 되어간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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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후원 해주시는 분들은 이번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도 계속 보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