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137화 (137/517)

00137   3회차 위상 세계.  =========================================================================

으음. 지난밤에는 너무 괴롭혔나?

프랑의 자궁에 사정하고 싶다는 생각을 필사적으로 참으면서 뿅 간 얼굴로 눈물과 침을 흘리면서 쾌락에 몸부림치는 프랑을 여러 번 절정에 올렸더니 내 몸에 기댄 채 축 늘어져 버렸다.

피부가 발갛게 달아오른 알몸의 프랑을 내려다보고 있으려니 기왕 이렇게 된 거, 영혼석에 TP까지 충전시키자는 생각에 영혼석을 손에 쥐고 TP를 채워 넣었는데, 그러자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꿈틀 꿈틀거리면서 눈동자가 점점 위로 사라져 가는 모습이 좀 위험해 보여서 어젯밤은 영혼석에 TP를 3번밖에 충전 못했다.

…그 결과가 지금 내 등에 업혀서 아직까지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프랑이고.

신기하게도 영체의 밀도는 느껴지는데 무게는 전혀라고 할 만큼 느껴지지 않아서 영체의 원리가 뭘까 궁금해진다.

음?! 육지 펭귄이다!

그동안 코끼리우로스가 있다던 산을 향해 일직선으로 나가면서 군데군데 공간 지각으로 걸리는 이형 종들에게 마나 탄을 날리는 연습을 하거나, 식사 때가 되어가면 지금처럼 맛있는 이형종을 발견할 때는 일부러 쫓아가서 마나 레이저로 잡기도 했었다.

오늘 점심은 맛있는 펭귄 대 뱃살 구이다!!

피에엑?!

크기는… 90cm 정도인 거 같은데, 위상력이 거의 중하위급에 다다른 하위 이형종이다.

마나 모드 - 가속을 키고 눈동자에서는 푸른 빛을 뿜어내면서 육지 펭귄에게 바람처럼 달려가니 저놈도 날 발견하자마자 바람 빠지는듯한 소리와 함께 겁에 질린…표정으로 나한테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날개까지 퍼덕이며 미친 듯이 도망가는 모습을 보니까 좀, 뭔가 기분이 이상한데.

일단 더 쫓아가기 귀찮으니 마나 탄 1 TP를 저놈의 앞에서 터지게끔 조절해서 날렸다.

쿵! 피아악!

계산대로 터지면서 터져 나온 충격파에 정통으로 얻어맞은 육지 펭귄은 내 쪽으로 뒹굴면서 나동그라졌는데 정신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제대로 보지도 않고 내 쪽으로 파드닥거리면서 다시금 도망쳐오기 시작한다.

서로 마주 달리는 덕분에 순식간에 거리가 가까워지는데, 거리가 얼마 안 남고서야 육지 펭귄은 동그랗고 까만 눈을 떠서 날 본다.

아, 눈이 마주쳤다.

…어째서 니가 내 앞에 있는 거냐고 하는 듯한 눈빛 같다. 왜긴, 니가 나한테 달려오니 그렇지.

“잘 먹겠습니다.”

멈칫거리는 사이 100m까지 다가간 나는 바로 손가락에서 마나 레이저를 뽑아내서 놈의 머리를 몸에서 분리해줬다.

석둑.

양지바른 나무그늘 아래에 프랑을 눕혀놓고 손가락에 마나 시브를 집중하고 육지 펭귄의 배를 갈라서 내장을 다 긁어내고 가죽을 벗겼다.

육지 펭귄 가죽을 잘 펴서 그 위에 프랑을 눕혀놓고 적당한 굵기의 나뭇가지를 몇 개 잘라와서 고깃덩어리가 된 육지 펭귄을 널어놔서 피가 흐르게 해놓은 다음 모닥불을 피웠다.

물에 씻고 싶은데, 주변에는 물이 없네.

인증기로 시간을 확인해보니 오전 11시가 넘어간다. 새벽 3시쯤에 프랑이 완전히 정신을 잃어버려서 영혼석에 TP 충전을 그만뒀었지. 그리고 8시간이 지났는데 8시간이 넘도록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프랑이 조금 걱정이 된다.

으음. 힐링 웨이브를 써볼까.

흔들린 위상력을 바로 잡아주는 걸 보면 상태 이상에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거 같은데.

아니, 일단 힐링 터치도 힐링 웨이브와 효과가 비슷할지 시험해볼 겸 프랑의 매끈한 아랫배 위에 손을 올리고 나무테 위상력을 울렸다.

그러자 프랑은 금색과 물색이 7:3 정도 섞인 빛을 확 뿜어내더니 정신을 차렸다.

-아으…?-

육지 펭귄의 모피에 손을 닦고 프랑의 백금발을 쓸어넘겨 주니 멍한 표정으로 날 올려다본다.

-서하? 여긴…. 어디에요?-

“코끼리우로스 산으로 가는 길이야. 어제 그 구멍에서 출발한 지 4시간이 지났어.”

프랑은 코끼리우로스라는 이름에 힘없이 웃더니, 어제 구멍이라는 말에 얼굴이 살짝 굳어진다.

굳어지는 프랑의 예쁜 얼굴을 보니 살짝 두려워졌지만 금방 안색을 풀면서 몸을 일으키는 모습에 프랑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서하는 성적인 부분이 너무 과격해요…. 휴우.-

“으음. 미, 미안. 프랑이나 화연이나 너무 예쁘니까 자제가 잘 안 되는 거 같아.”

자신의 매끈한 복부를 살짝 쓸어내려 본 프랑은 안도의 한숨을 쉬더니 날 올려다보며 말했다.

-서하는 저나 화연과 영은에게만 욕망을 풀어야 해요. 신체 강화자가 아닌 여성한테는 절대 손대면 안돼요. 아셨죠?-

“…으음, 내가 잘못한 건 맞지만 그렇게 다른 여자한테 막 손을 벌리는 놈으로 보는 거면 좀 많이 섭섭한데.”

내 말에 프랑은 살짝 웃었다. 그리고 자기 아래 깔린 육지 펭귄 모피를 내려다보더니 활짝 웃으면서 몸을 띄워 내 뒤로 돌아가 목을 껴안았다.

-네에. 그러니까 서하는 저랑 화연, 영은만 바라보면서 사셔야 해요. 우리는 서하의 어떤 행위도 받아들일 테니까요. 아셨죠?-

“응.”

프랑의 부드러운 웃음을 보며 그녀의 뺨에 살짝 키스를 해주고 모닥불에 육지 펭귄의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프랑의 몸에 TP를 충전하고 영혼석에도 종종 TP를 충전하면서 3일을 달리니 그제야 코끼리우로스 산이 명확하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곳은 숲이 끝나고 거대한 평원이 시작되는 곳이었는데, 그런 평원 멀리에 코끼리우로스 산이 있었다.

확실한 건 1.5km가 넘는 거리인데도 정확한 거리를 측정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모습이다.

솔직히 난 태어나서 이런 평야는 처음 본다. 지평선 끝까지 펼쳐진 대지는 산이나 언덕 같은 건 하나도 보이지 않고 보이는 거라곤 하늘과 땅뿐인데 그 가운데 우뚝 솟은 코끼리우로스 산은 정말로 대단한 모습이었다.

“대단해….”

코끼리우로스 산은 그야말로 고봉이랄 수 있는 모습이었다. 산꼭대기에서 1/3 정도가 하얀 눈으로 물들어있고 정상 언저리가 움푹 패어 있었는데 그곳에서 하얀 연기가 뭉게뭉게 솟아오르는 걸 보니 자연의 스케일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저렇게 연기가 뿜어져 나올 정도면 꽤 뜨거울 텐데 만년설이 안 녹는 건가? 안 녹아서 만년설이라고 하는거려나…

만년설이 있는 아래쪽으로는 듬성듬성 나무가 자라있긴 하지만 꽤 황폐해 보이는 산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여기저기 뭔가 좁쌀만 한 것들이 돌아다니는 거 같은데 무진장 먼데도 움직이는 게 보일 정도라니, 대체 얼마나 큰 거지….

-으음~. 저기 꼬물거리는 것들이 코끼, 리우로스라면 서하의 말대로 산 높이는 대략 4,000m 정도일 거 같아요.-

“응. 근데 원근감이 무시되는 기분이라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짐작이 안가.”

-그러네요.-

프랑은 까치발을 하고 두 손을 눈썹 위에 올린 채 코끼리우로스 산을 보고 있는데, 곧이어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예전보다 무기…. 금속 무기를 들고 있는 코, 끼리우스가 많이 보여요.-

“…그게 보여?”

-네. 조금 집중하니까 희미하지만 보여요.-

아무튼 코끼리우로스 산 근처로 다가갈수록 주변 이형종의 밀도가 점점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째 보던 것들만 잔뜩 나오는 게, 이 분지에는 등장 이형종의 숫자가 그다지 많지 않은가보다.

패턴이 좀 다른 레오파드 캣이 가장 많고 그다음이 버디 치킨과 큰 들쥐, 실버 화이트 울프 순으로 적어지다가 가끔 이빨이 40cm는 되어 보이는 70cm가량의 토끼같이 생긴 투스 버니와 붉은색 녹색 파란색 갈색 등의 시저 비틀이 있었다.

대부분 중하위급이고 간혹 중위급이 보이는데 중위급은 공간 지각으로 발견하자마자 원거리에서 마나 탄 10 TP를 날리니 끽소리도 못하고 사라져버렸다.

“그나저나 여기저기 땅굴을 파고 숨어있는 것들이 많은걸? 위상석을 가진 것들도 없어.”

-어느 정도인가요?-

나는 프랑의 질문에 공간 지각으로 주변을 싹 훑어봤다.

“130마리 정도인데 죄다 땅속에 숨어있어. 130마리 전부 중하위 이형종이고 그중 위상석을 가진 놈은 0마리야. 어떻게 130마리 중에 하나도 없을 수 있지?”

오면서 폭사시킨 중위 이형종은 5마리였는데 그놈들도 전부 위상석이 없었지. 원래 이렇게 위상석을 가진 놈들이 적었나?

우선 멈춰서 프랑을 돌아보며 말했다.

“퇴로 확보를 생각한다면 이 근방의 중하위 이형종 들을 전부 정리하면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프랑은 어떻게 생각해?”

-옳은 말씀이세요. 퇴로확보 겸 귀환 포인트를 찾아보죠!-

“콜!”

프랑의 허락도 떨어졌겠다, 마나 탄 한 발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땅속에 숨어있는 레오파드 캣에게 쐈더니 비스듬하게 쏘아진 마나 탄은 땅을 가르다가 뚫고 들어가더니 레오파드 캣이 숨어있던 땅 주변을 뒤집어엎어 버렸다.

“오오. 직선이 아니라 비스듬하게 쏘면 땅을 가르면서 들어가는구나.”

좋아! 그럼 본격적으로 간다!

양손으로 마나 탄을 1 TP씩 마구마구 쏴내면서 숨어있는 중하위 이형종을 차례차례 지워버리고 있으려니 갑자기 1km 이내에 땅속에 숨어있던 놈들이 죄다 튀어나와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앗! 어 딜도망 가!-

흠칫

어…. 방금 뭔가 엄한 말이 프랑의 귀여운 입에서 나올 뻔 한 거 같은데….

프랑은 도망가는 중하위 이형종 들을 날아서 쫓아가며 벼락을 마구마구 쏴제끼고 있었고 나도 질 수 없다는 생각에 마나 탄을 빠르게 연사하며 주변의 이형종을 녹여버리기 시작했다.

이형종을 다 처리하는 와중에 90 TP의 위상석을 가진 중하위 이형종을 발견했는데, TP도 얼마 없어서 시험 삼아 마나 탄을 한발 날렸는데 역시나 마나 탄에 휩쓸린 위상석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조심해야겠다. 상위 이형종이나 고위 이형종의 위상석을 지워버리면 수천억 원을 증발시켜버리는 꼴이 되니까.

지그재그로 움직이면서 폭 3km 이내에 들어오는 이형종을 모조리 죽여가며 이동한 지 2일째, 3회차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잡은 중하위 이형종이 4자리 수에 들어설 때쯤 프랑의 몸에 이변이 발생했다.

프랑의 몸에 TP를 주입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프랑의 몸이 은은한 물빛으로 환하게 빛나면서 공중으로 살짝 떠올랐다.

“프, 프랑?!”

-아아?! 모, 몸에서 아지랑이가…?!-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 프랑을 올려다보고, 프랑도 자기 몸을 내려다보는데 뿜어져 나오는 아지랑이를 보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괘, 괜찮아? 몸에서 막 물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는데?!”

-으으으읏!-

공중에서 몸을 웅크리더니 파르르 떠는 모습에서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어딘가 잘못되는 거 아냐?

안절부절못하면서 점점 물빛이 강하게 번져나가는 모습과 꿈틀거리는 몸을 보니 애가 탄다!

-아?! 아!! 아아…!!”

어어? 프, 프랑한테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아…. 아아. 아아아아. 아…흑”

목소리! 프랑의 목소리가 들린다! 목소리를 가다듬듯이 "아아." 거리다가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

경악해서 공중에 떠 있는 프랑에게 엉거주춤 손을 내밀었더니 손에 잡힌다. 프랑의 허리가!! 마나 시브를 집중하지 않았는데도…!

“마나 시브를 집중 안 했는데도 프랑의 몸이 손에 잡혀!”

“으, 으흑.”

프랑은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고 가슴을, 배를, 허리와 다리를 만져보다가, 두 손을 들어 자기 얼굴을 만져본다.

“으아아앙! 서하아아!!”

그리고 펑펑 울면서 내 가슴에 뛰어들다.

미약하긴 하지만 프랑의 무게도 느껴진다! 이, 이럴 수가. 진짜로 TP가 쌓여서, 육체가 만들어진 거야? 마나 비전을 끄고 프랑을 보지만, 켰을 때와 다름없는 아름다운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이런 말도 안 되는 기적 같은 현상에, 할 말을 잃고 나도 힘을 줘서 프랑의 허리를 세게 끌어안았다.

“프랑…!”

몸을 찾아주겠다고 결심은 했지만, 이렇게나 빨리 바람이 이루어질 줄은…!!

어쩐지 눈시울이 뜨거워져서 프랑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억지로 눈물을 참으며 품에 안긴 프랑의 체취를 한껏 들이켰다.

조금 묵직해진 프랑을 품에 안고 어쩐지 더욱 진해진 듯한 사과 향을 맡으면서 한 손은 프랑의 머리를 쓸어내리고 다른 손은 프랑의 등을 토닥이니 오히려 감정이 더욱 북받쳐 오른다는 듯이 끅끅거리면서 눈물을 줄줄 흘리기 시작했다.

프랑은 눈물로 엉망이 된 얼굴을 한 채 두 손을 들어 눈물이 가득한 내 얼굴을 올려다보더니, 다시금 눈물을 터트리며 내 얼굴을 세심하게 만져보다가 얼굴을 일그러트리더니 진한 입맞춤을 해왔다.

“흐으응.”

“으음.”

우리는 한동안 격정적인 키스를 나누며, 몸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체온에 할 말을 잃고 오랫동안 서로를 껴안은 채 서 있었다.

겨우 진정한 프랑을 바라보니 프랑도 눈물이 가득한 얼굴로 날 올려다봤다.

“축하해. 프랑.”

“으응. 이건 전부 서하 덕분이에요.”

프랑의 목소리는 마치, 따뜻한 봄날에 꽃잎을 타고 들려오는 바람 소리처럼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이었다.

햇빛을 받아 찬란하게 빛나는 백금 발에, 신의 걸작이라 불림에 손색이 없는 아름다운 외모와 조각의 신이 빚은듯한 완벽한 몸매. 자연의 은총 같은 목소리라니, 그야말로…!

“완전체야.”

“네?”

“프랑은 신이 빚어낸 가장 완벽한 아름다움을 지닌 완전체야!”

“…후후.”

프랑은 내 가슴을 끌어안은 채 내 뺨에 머리를 비벼대는데 부드러운 사과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혀서 가슴 가득히 행복이 차오른다.

나는 땅에 주저앉고 내 무릎 위에 프랑을 앉혀서 물었다.

“몸은 어때?”

여러 가지 의미가 함축된 물음이었지만 프랑은 화사하게 웃으면서 하나씩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세상에 색이 입혀졌어요. 몸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이 느껴져요. 절 안고 있는 서하의 체온이, 체취가 제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어요.”

두 손을 올려 내 뺨을 감싸 쥐다가. 나와 이마를 마주하고 프랑 자신의 코끝으로 내 코를 간지럽힌다.

“두 손에 닿는 서하의 뺨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은 말로 설명할 수 없어요. 이마에서 느껴지는 체온과 코끝을 간지럽히는 서하의 코는….”

아름다운 하늘색 눈동자에 다시 물기가 차오르더니 내 코끝에 살짝 입을 맞춰준다.

“…난 프랑이 색이 없는 세상을 보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었어. 자기 몸이 어떻게 보이냐고 했던 질문에 대답해준 건, 말 그대로 보이는 세상 그대로였구나.”

내 말에 프랑은 그냥 밝은 미소를 지으며 날 바라보았다. 그 모습을 보며 눈에 마나 비전을 켰다가 껐지만, 여전히 찬란하게 빛나는 아름다운 프랑의 모습이 보인다.

“그럼 마지막으로 확인해볼게 하나 남아있구나.”

“네.”

프랑도 생각하고 있었는지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영혼석 안으로 들어갔다.

그 순간 푸른 빛이, 마치 파란빛과 물빛이 합쳐진 듯한 빛이 펜던트 알 속의 영혼석에 흘러들어 가더니, 영혼석의 TP가 갑자기 확 늘어나 700만이 되었다!

그리고 바로 영혼석 밖으로 빠져나왔는데 들어가기 전과 똑같은 모습에, 영혼석의 TP가 틈틈이 충전시켰던 379만으로 줄어들었다.

“아…!”

“프랑도 느꼈어?”

“네! TP가 갑자기 늘어났었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여주면서 입을 열었다.

“프랑 말대로야. 지금 프랑의 몸을 이루는 TP가 321만인가 봐. 프랑이 영혼석으로 들어가는 순간 영혼석의 TP가 700만까지 늘어났어.”

“아아…!”

“하지만 몸에는 여전히 위상력이 안 느껴지는데, 그건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네.”

“서하가 주입해준 TP와 이형종을 잡아서 모은 위상력이 육체를 만든 걸까요.”

“짐작 가는 건 그거 뿐인걸. 아무튼 영혼석도 위상석처럼 3배까지 TP가 증가한다고 치면 영혼석과 영체의 TP가 총합이 1,050만이 될 때까지 응축시킬 수 있겠다.”

“네에!”

기쁜 얼굴로 두 손을 가슴에 모은 채 날 올려다보는 프랑의 나신이 눈이 부시다.

“이제 옷을 입고 다녀야겠어. 우리 둘이 있다고 해도.”

“후후. 제가 옷을 입고 있어도 괜찮나요?”

“응. 실수로라도 다른 사람한테 프랑의 알몸을 보여주긴 싫은걸. 프랑도 이제 벗고 다니는 취미는 버려야 해.”

“읏! 그, 그런 취미는 없는걸요!”

그러더니 무릎까지 내려오는 새하얀 퓨어 원피스와 스트랩 슈즈를 신은 간단한 모습이 됐다. 그러더니 날 보며 싱긋 웃더니 원피스 끝자락을 손으로 잡아 가슴께까지 올렸…는 데, 쿨럭.

“무슨 짓이야?!”

“보세요. 이렇게 속옷도 만들었답니다?”

“아아아아! 그걸 계속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프랑의 새하얀 살결에 조그만 하얀색 천 조각이 프랑의 둔덕을 가리고 있었다.

끈에, 조그만 천 조각으로 음부를 가리는 G 스트링 팬티라니. 너무 야하잖아.

몸이 생긴 걸 제외하면 달라진 점은 거의 없었다. 언제 어디서라도 영혼석으로 들어갔다가 내 곁에서 나타날 수 있었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건 오히려 속도가 더 붙어 빠르게 움직이면 나도 눈으로 쫓기 힘들 정도의 속도였다.

프랑은 자신감이 부쩍 늘어난 모습으로 당당한 자태를 보였는데, 저 모습이 기사 시절의 본 모습이겠지?

새삼 반할 거 같은 기분에, 저런 여자가 내 여친이라는 사실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꽈과강!!

…그리고 벼락의 위력을 테스트한다고 땅속에 숨은 버딕 치킨에게 벼락을 떨어트렸는데, 저게 100 TP의 벼락이라고?

내 10 TP 마나 탄과 비슷한 위력이잖아?

반경 5m 정도의 땅이 새카맣게 그을리며 땅속의 버디 치킨은 그대로 재가 돼서 사라져버렸다.

“무시무시한데.”

“후훗. 겨우 이 정도로는 서하한테 명함도 못 내밀 정도인걸요?”

“난 연사해봤자 양손으로 번갈아 1.5초마다 쏘아내지만, 프랑은 제한 없이 연달아 하늘에서 꽂아내리거나 손에서 쏘아낼 수 있잖아? 진짜 든든해졌는데?”

“아이참. 후후후.”

그러면서 내 말에 부끄럽다는 듯이 왼손으로 뺨을 가리고 오른손으로 손을 휙 저었는데.

꽈르르르르르르릉!! 쫘자자자자작!!

…반경 500m 안의 중하위 이형종 47마리가 하늘에서 떨어진 벼락 다발에 모조리 튀겨져 버렸다.

까불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프랑이 하는 말을 잘 들어야지.

응? 어라? 그러고 보니….

“프랑? 방금 어떻게 한 거야?”

“네? 어떤 거 말씀이신가요?”

“방금 반경 500m 안에 있던 이형종 47마리한테 정확히 하나씩 벼락이 떨어져 버렸는걸? 어떻게 한 거야?”

“…어머? 으음~!”

프랑도 내 말을 듣더니 깜짝 놀랐다가, 이내 눈을 감고 미간을 모으더니 양손 검지로 관자놀이를 지그시 누른다.

“서하의 능력 일부분을 저도 쓸 수 있게 된 거 같아요!”

“…진짜? 그럼 공간 지각을 무의식중에 쓴 거야?! 진짜 대단한데?!”

프랑은 내 말을 듣더니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내게 다가와 내 팔을 껴안았다. 그 모습이 내 생각보다 훨씬 더 기쁨이 넘치는 모습이라 조금 당황스럽다.

“능력자 연합의 우 박사님이 말 하신 대로였어요!”

“응? 아~! 아티펙트라는게 이런 걸 말하는 건가 보다!”

그제서야 화연이도 설명하다만 아티펙트가 생각났다. 귀물을 오래 지니고 있으면 자신의 위상력이 스며들어 아이템화 한다는 게 이런 뜻이었구나.

근데 몸에 지니고 다닌 지 이제 2달 정도 되어가는데? 내가 마나 시브를 막 돌릴 때 같이 영향을 받은 건가? 아무튼….

“우와. 이제 진짜 프랑 말 잘 들어야겠다.”

반쯤 농담으로 웃으며 말했더니 프랑이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도 서하의 공간지각에 1/3밖에 안 되는걸요?”

“하지만 앞으로 더 오랫동안 같이하면 내 공간 조작이나 마나 시브도 쓸 수 있을지 모르잖아? 혹시 위상력도 감지가 돼?”

“네! 서하의 35,000 위상력이 느껴져요!”

“좋아. 나중에 마나 시브까지 쓸 수 있게 되면 그땐 프랑 혼자 위상력을 모으고 벼락도 마음껏 쏘아낼 수 있게 될 거야. 정말 기대되는데?”

“아아…. 그렇게 되면 서하에게 더욱 도움이 되겠네요. 저도 그 순간이 기다려져요.”

프랑은 눈을 감더니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듯한 모습을 보이며 행복하다는 듯이 말하는데, …그런 능력을 가지고도 날 위한 생각을 하다니.

입꼬리가 절로 하늘을 향한다. 히죽.

다시 프랑의 허리를 잡고 TP를 주입시켜줬더니 피부밑으로 파란빛이 흘러들어 가다 몸 전체로 퍼져나가는 게 보인다.

“으음…. 화, 황홀한 느낌이 더 강해졌어요….”

…얼굴에 홍조를 띠는 모습에 파괴력이 더 강해져서, 내 심장도 못 버틸 거 같아. 게다가 은근한 무게감이라는 게 이렇게나 기분 좋은 것일 줄 꿈에도 생각 못 했다.

내 허벅지 위에 앉은 프랑의 무게감이라거나, 살짝 눌리는 허벅지와 엉덩이의 느낌이 참을 수 없을 만큼 설렌다.

결국 참지 못하고 프랑의 치마 밑으로 손을 넣어 다리 사이를 더듬으니 피부와는 다른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작고 얇은 천 조각이 느껴진다.

“아잉~.”

큭! 예상치 못하게 애교 섞인 콧소리를 들었더니 심장이 울렁거리고 남근이 발기하기 시작한다.

얇은 천 조각을 옆으로 살짝 밀었더니 입을 꼭 다물은 조개가 보인다. 꽃잎을 살살 쓰다듬으니 프랑도 말을 멈추고 살짝 눈을 감은 채 그곳에서 느껴지는 내 손길을 음미하는 것 처럼 보였다.

후우. 여기까지 해야지. 주변에 이형종 들도 있는데…. 그건 프랑도 마찬가지였는지 프랑의 꽃잎에서 손을 떼자 많이 아쉬운 표정으로 내 허벅지 위에서 일어났다.

“좋아. 그럼 가볼까!”

“네!”

그리고, 프랑의 벼락은 참 직관적이게 변한 거 같았다. 뭐가 어떻게 직관적이냐면,

“저놈은 위상력이 106이야! 피카…. 프랑! 106볼트!”

“에잇!!”

꽈릉! 파자작!

…위상력 1당 TP 1을 계산해서 벼락을 때리면 그대로 구워진다는 걸 알 수 있었거든. 그건 중하위, 중위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고, 하위는 대충 1/10 정도로만 쏴도 죽었다.

중하위급은 이형종이 소지한 위상력만큼의 벼락을 쏘아내면 그대로 죽었는데, 거기서 TP가 1이라도 줄어들면 안 죽고 목숨이 붙어있었다.

“으음. 그래도 상위랑 고위 이형종은 좀 다르겠지? 명색이 진정한 이형종이라는 것들이니까 말야.”

“저 산에 상위 이형종이 하나 정도는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만약 발견하면 한번 시험해보도록 하죠!”

“응!”

프랑의 변화된 모습의 능력을 확인하며 이동하니 끊임없이 커져가는 코끼리우로스 산. 앞으로 얼마나 더 가야 가까워지는 걸까?

하루를 더 이동했더니 평지 대가 끝나고 초록 잔디가 가득 깔린 구릉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프랑의 말로는 산자락이 바로 앞이라는 거 같다.

“이 구릉지 때문에 습격이나 기습 같은 게 조금 힘들고, 편했던 기억이 있었어요!”

“그럼 곧 나타나겠군.”

그리고 10시간 후, 코끼리우로스 산자락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2연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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