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112화 (112/517)

00112  여러 이야기.  =========================================================================

아주 진한 딮 키스의 영향인지 화연이는 좀처럼 붉어진 얼굴이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손가락에서 TP를 뽑아내서 화연이의 눈에 발라준 다음 화연이와 프랑이 인사하는 사이에 소파에 앉아서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서 오늘도 타임리버 빌딩에서 늦게 들어갈 거라고 전했다.

엄마는 응근한 목소리로 "아들, 화이팅!"이라고 했지만 나는 무시하고 전화를 끊었다.

잘 하라니…. 슬쩍 프랑과 화연의 아랫배에 눈길을 주다가 황급히 시선을 돌리고 화연이에게 물었다.

“어제 사망했다는 6팀의 멤버는 누구였어?”

“음? 아, 팀원이 아니라 생활 보조 한 명이 조회를 어기고 채집을 위해 기지에서 멀리 떨어지는 바람에 일어난 사고였다. 토벌이 시작한 지 5일째라지만, 기초 토벌전이라 주변에 위험이 있었을 텐데….”

“아…. 안타깝네.”

“그렇지, 돈이라는 건 살아있으면 얼마든지 벌 수 있는데 그런 일에 생명을 잃다니…. 그녀의 가족에게는 사망 보험금과 위로금이 나갈 테지만, 가족을 잃은 슬픔은 돈에 비할 수 없지.”

그녀? 으음. 순간 토끼 같은 정소희가 생각났다.

에이, 그녀는 아니겠지. 타임리버에 여성 생활보조가 얼마나 많은데.

내가 알고 있는 여자 생활보조는 그녀 한 명 뿐이니까 순간적으로 생각난 거뿐일 거야.

…….

“…혹시 정소희…는 아니지?”

“…그녀에 대해서 알고 있나?”

지, 진짜야? 정소희 씨가 죽었다고?

화연이와의 키스로 들떴던 피가 식는 기분이다. 프랑도 이야기를 듣더니 안타까움에 눈썹을 모으며 날 내려다봤다.

“정소희, H 클래스 속성 타입 능력자. 발견했을 땐…. 사체의 일부분만 남아있었다. 사체의 흔적과 핏자국을 쫓아가 보니 심각하게 훼손된 그녀의 시체와 주둥이가 피에 물든 로우 라이거가 있었다고 했다. ”

엘리베이터에서 토끼 같은 모습을 보이던 자그마한 체구의 생활 보조 능력자가 생각난다. 내 능력을 부럽다고 말하면서 나이도 적은 나한테 머릴 쓰다듬어지니 부끄러워하면서 아우우 거리던…. 소녀가.

“…….”

할 말을 잃고 시선을 내려 가만히 앉아있으니 화연은 내 모습을 바라보다가 프랑을 올려다본다.

-엘리베이터에서 시하와 함께 만났었어요. 착한 분인 거 같았는데….-

“…그런가.”

화연이는 내 곁으로 자릴 옮겨 내 머리를 가슴에 품었다. 프랑도 내 옆에 내려앉아 등을 쓰다듬어주고 내 손등 위에 손을 겹쳐주었다.

조용히 안아주는 화연이의 따뜻한 품에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별다른 접점도 없는 사람이었지만,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죽었다는 이야기보다 직접 얼굴을 마주치고 대화를 나눴던 상대가 죽었다는 이야기는…. 생각보다 큰 감정의 파문을 남겼다.

“그건 당연한 거다. 얼굴도 모르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생사보다는 지인이, 가족이나 연인이 더 소중한 건 당연한 거지.”

“너무, 이기적인 거 아닐까? 6팀의 누군가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그냥 화연이의 안색이 어두워졌던 게 신경 쓰였었는데, 잠깐이지만 얼굴을 봤던 사람이 죽었다는 말을 듣자마자 감정이 바뀐 건데….”

“악의나 적의 하나 없는 타인의 고통과 죽음에 기뻐하고, 남의 죽음을 자신의 명성과 이득에 연결짓는 인간쓰레기만 되지 않으면 된다. 서하의 반응은 평범한 거야.”

화연이의 풍만한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잠시 쉬었더니 흔들렸던 정신이 안정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화연이 한 말을 잊지 않기로 했다.

“어젯밤 늦게 협의가 마무리 지어졌는데, 강우혁과 최수한의 처분이 결정됐다.”

“어떻게 됐어?”

“강우혁 차장은 부하 관리소흘과 미숙을 이유로 동남아시아 지방으로 파견 나가게 되었다. 한 곳에만 머무르는 게 아닌 동남아시아 전체를 매년 순회하는 업무를 맡게 되었는데 과도한 업무량으로 능력자 연합 직원이라면 기피하는 1순위 지역이지.”

부하 하나 잘못 둬서 말 그대로 뭐 빠지게 구르게 생겼네.

“그래. 문제의 최수한은….”

최수한은? 말하다 말고 얼굴을 찌푸리는 화연이는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말했다.

“우리 타임리버에 파견되었다.”

“엥? 타임리버로 오는 게 처분이라고?”

뭐야 그게? 내 어이없다는 표정이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났는지 화연이도 찌푸려진 얼굴이 펴지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하마터면 너를 죽일 뻔한 실수를 이유로 네 밑으로 배치된 거야. 일단, 기간은 일단 무제한. 그 년…. 으흠. 최수한이 본인이 저지른 실수에 대한 충분한 죗값을 치르게 되면 원래 위치로 복귀하게 될 거야. 하지만,”

그년이라고 말하려다가 날 힐끔 보더니 말을 바꿔 이름을 부른다. 일자산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났나 보다. 그나저나 충분한 죗값이라니, 어떤 기준을 가지고 죗값을 측정한 거야?

“하지만?”

“죗값은 네 능력의 값어치만큼을 가지고 측정했다. 아까 네 능력으로 인한 경제효과를 수천억 TP라고 했었지? 그 가치를 그대로 적용했어. 즉, 우리나라와 연합의 판단으로는 대략 30경으로 잡고 있다. 이 값어치만큼의 일을 해내지 못하면 평생 타임리버에서 의식주만 해결하면서 일평생을 사냥만 하며 지내게 될 거다.”

…30경이라니, 다 갚으려면 10대가 일해도 못 갚겠다. 빡세게 굴리게 해 달랬는데 말 그대로 화끈하게 인생이 저당 잡혀버렸네.

“어떻게 30경이라는 숫자가 나온 거야?”

이게 궁금하다. 30경이라는 건 0이 17개가 붙어야 나오는 숫자잖아.

“일단 넌 위상력을 감지할 수 있어. 그걸로 이형종의 위상력을 파악할 수 있지. 위상력을 파악할 수 있다는 말은 강력함의 기준을 수치로 환산할 수 있다는 말이지. 그럴 경우 기준 한도 이상의 위상력을 가진 상위, 고위 이형종과의 전투를 피할 수 있게 돼.”

“그러니까 안전성이 높아진다?”

“그래. 거기에 상위 이형종이 위상석을 가지고 있다면, 위상석 자체값만 최소 250억, 프리미엄과 유통 이익을 포함한 60%를 더하면 400억이 돼. 만약 고위 이형종을 잡아 위상석을 구하게 된다면 80%의 유통 이익과 프리미엄을 받아 최소가 5,400억이 돼. 100만 TP 이상의 위상석을 가진 이형종을 잡는다면....”

“1조 8천억....”

“거기다 부산물까지 계산한다면 2조 가까이 되지. 보통 레이드 팀은 상위와 고위 이형종을 1년에 합쳐서 100마리 정도 잡는다고 해. 단순 계산으로 네 도움으로 1,000마리의 고위 이형종, 혹은 10만 마리의 상위 이형종을 잡는다면 그 가치만 2경이 넘어. 거기에 다들 쉬쉬하고 있지만 네 능력이 진화한다면, 위상석을 가진 이형종까지 포착해낼 거라고 믿고 있다고 해. 그럼 지금처럼 보이는 대로 모두 죽이는 게 아니라 위상석을 가진 이형종만 잡아낼 수 있게 되고, 무엇보다 폐허나 던전에서 위상력을 지닌 아티펙트를 찾을 가능성까지도 바라보고 있어.”

“아티펙트?”

“그래.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해줄게. 아무튼, 네가 B 클래스까지 성장하면서 새 능력을 얻게 되는 것에서부터 아까 말한 기대심리까지 포함해 우리 정부와 연합이 도출해낸 최저 기댓값인 거야. 물론 허방다리 짚었지만. 내가 보기엔 네 능력은 가치를 낼 수 없는 수준이야.”

단순한 위상력 감지가 가능한 감지 능력의 기대가 그렇게 높다니....

“그렇구나.... 그럼 최수한은 대체 왜 그랬대?”

그게 궁금하다. 능력자 연합 빌딩 옆 병원에 있었으니 잠깐만 시간 내서 알려줬으면 됐을 건데 그걸 안 해서 일을 이렇게 크게 벌이다니. 덕분에 사람 여럿 귀찮게 만들고 본인 인생도 말아먹게 됐잖아.

“원래대로라면 네가 병원에 있을 때 찾아가서 알렸어야 했는데 깜빡하고 알리지 못했다고 했다. 그 뒤에 에너지 이터 등장으로 상황이 걸리면서 아예 잊어먹었다가 네가 위상 세계로 진입하는 순간 기억이 났다고 했지.”

…말이 안 나오네.

-그럼 그녀는 전위에 서게 되는 건가요?-

프랑은 최수한이 어떤 위치에 서게 되는지가 궁금한가 보다.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최수한은 D 클래스 초입에서 성장이 멈췄기 때문에 중상위 이형종이 나타나는 토벌전이나 레이드같은 위험한 임무에 투입하지는 못합니다. 그렇다고 서하 주변에 두는 건 말도 되지 않으니 중위 이형종의 일반 토벌전에 쉬지않고 참가시키게 될 겁니다.”

최수한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최수한은 지금 어디 있는데? 빌딩에 도착했어?”

“내일 정식 배속될거야. 아무튼 그 두 명에 대한 일은 여기까지 하자. 그리고 만에 하나, 인증기가 파괴됐을 경우에 대해서 말인데. 담당관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어?”

아무래도 화연이는 최수한을 화제로 꺼내는 게 싫은가보다. 그날 이후로 몇 번 더 부딪쳐서 사이가 더 나빠진 걸까?

“아니?”

“인증기가 부서졌을 땐 시간이 생기는 즉시 최우선으로 가장 가까운 능력자 연합에서 신고를 해야 해. 만약 인증기를 받지 않고 다음 위상 세계로 들어갔다는 게 확인되면 그 즉시 특급 범죄자로 전 세계에 지명수배가 내려져.”

“특급이면….”

“재판 없이 알카트라즈 행이야.”

꿀꺽. 침이 절로 삼켜진다.

“인증기가 위상 세계로 들어가 버리면 본부의 서버와 인증기와의 연결이 끊겨버리니까 신고하고 입장한 사람인지 아닌지 능력자 연합 본부에서 바로 확인이 돼. 그러니 다른 곳에서 입장 할 생각을 하지 말고, 위상 세계에 대해서 강렬하게 떠올리지도 마. 네가 겪은 상황은 전 세계를 통틀어도 매우 희귀한 사례야. 미성년자가, 담당관에게 언질도 받지 못하고 위상 세계에 들어가 버린 경우니까.”

“그래? 보통 나처럼 자다가 얼결에 끌려가는 사람은 없어?”

“없다. 너는 마나 시브때문에 그런 걸 거야. 애초에 위상 세계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거의 신체에 가득 찬 TP를 사용해야 입장이 되기 때문에 강렬한 기억을 떠올린다고 해도 순식간에 휙휙 하면서 들어가 버리는 경우는 없어. 대부분 강하게 입장하길 바라면서 위상력 운용 기술을 이용해서 입장하게 되니까.”

“그런가….”

“그러니 너처럼 복합적인 요건으로 위상 세계로 들어가 버린 경우가 이번이 처음이라 능력자 연합 본부에서 선례를 남기기 위해 중앙심의위원까지 파견한 거고, 네 감지 능력이 워낙 뛰어나니 정부도 구경하지 못하고 직접 나서서 능력자 연합 본부의 실무진과 협의를 거듭한 거야. 사실 따지고 보면, 강우혁 차장과 최수한은 네 마나 시브의 첫 희생자인 셈이지. 평범한 능력자였다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테니까.”

나 때문이라는 말을 들으니까 좀 마음이 편치는 않다. 특히 강우혁 아저씨는 그냥 자기 할 일에 충실했을 뿐인데 꼴통 부하 때문에 졸지에 개발도상국 순회공연을 해야 할 처지가 됐으니까.

내 표정을 읽었는지 프랑이 내 뺨에 손을 뻗고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서하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니까요. 가해자들을 걱정해 줄 필요는 없답니다.-

“응. 고마워.”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최수한이 이야기를 해줬다고 해도 마나 시브때문에 한 번쯤 빨려 들어가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오히려 말을 해주지 않은 최수한 덕분에 이번 일을 별문제 없이 간단히 넘어갈 수 있게 된 거다. 더불어 위상 세계로 넘어간 이유마저도 짐작할 수 있게 된 거고.

이렇게 생각하니 내 책임도 조금은 있는 거 같은데.

슬쩍 화연이를 봤더니, 정말 최수한을 빡세게 굴릴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표정이다. …그래서 내 생각을 화연이와 프랑에게 이야기해줬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군.”

-네에. 만약 최수한이 똘똘하게 이야기해버렸다면 서하는 꼼짝없이 능력자 연합의 올가미에 걸린 동물이 됐을 거에요.-

“알았다. 원래라면 죽기 직전까지 휴식도 없이 굴릴 생각이었지만…. 적당히 봐주도록 하지.”

그 적당히가 궁금하지만…. 물어보지는 말자. 화연이가 알아서 잘하겠지.

“그리고 너에 대한 7개월간의 정지처분 또한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어? 진짜?”

“그래. 어제 강우혁 차장이 모두 자신의 잘못이라고 자진한 덕분에 네가 받을 벌도 모두 무효화 됐다고 알려왔다. 그리고 연합 본부 역시 너와 감정의 골을 쌓지 않게 됐다고, 잘됐다고 생각하고 있을지 몰라. 무엇보다 연합 본부에서는 네가 마지막에 보여줬던 강렬한 모습에서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해왔다는 부분에서 짐작할 수 있지.”

으흠…. 여러 가지로 19살 성인이 되는 순간이 기대되면서도 두려워진다.

내 기대감의 원인인 예쁜 애인 1호이자 2호는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어머니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원래대로라면 너에게 벌써 접근했어야 할 텐데, 너에게 아직 연락도 없지?”

그러자 애인 2호이자 1호가 말을 받는다.

-대통령께서 서하에게 접근하는 기미는 보이지 않았어요.-

날 비싼 자원 취급하는 여사님이 쪼금 못마땅하지만, 어쨌든 화연이를 대신해서 능력자 연합이랑 대립각을 세워서 날 실드쳐줬으니까…. 생각해보니 화연이를 어렸을 때 학대한 것도 마음에 안 드네.

“응. 걱정 마, 내가 화랑으로 가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어린 화연이를 학대한 것도 마음에 안 드는데, 날 비싼 자원 취급하는 거잖아.”

이런 내 말을 들은 화연이는 조금 감격하고 조금은 그런 게 아닌데 하는 표정이 섞였다.

“응? 뭔가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게 있어?”

“…아니다.”

그러면서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내 뒤통수를 눌러서 자신의 가슴골에 얼굴을 묻게 만들었다.

…실크 블라우스의 부드러운 느낌과 따뜻하고 말랑말랑한 큰 가슴 사이에 얼굴을 묻고 가느다랗지만 튼튼하고 매끈한 허리를 끌어안고 있으니 여기가 천국인 거 같다.

슬쩍슬쩍 부드러운 허리를 만지작거리고 골반과 엉덩이를 더듬으니 흠칫흠칫 하면서도 말을 잇는다.

“네 담당관 둘이 징계처분을 받게 돼서 결과적으로는 그들이 담당하던 미성년 능력자들은 다른 담당관들에게 다시 배속됐지만, 너는 나와 어머니가 직접 맡게 되었다.”

“그래? 그래도 딱히 할 일 같은 건 없지?”

이리저리 만지작거리다 보니 스커트 안에 있던 블라우스 자락이 슬금슬금 올라와서 옷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틈이 생겼다.

“그래. 내년 1월까…! 지, 는 평범한 학생처럼 행, 동해읏. 도 돼!”

그 틈으로 손을 집어넣어서 화연이의 맨살을 더듬으니 뭐라 형용할 수 없을 만치 맨살의 감촉이 매혹적이다. 슬금슬금 손을 화연이의 등으로 올라가면서 등의 근육을 더듬으니 부드러우면서도 탄탄한 근육이 피부 너머로 만져진다.

“…! 그, 그러…윽. 니까, 가능하면 후읏, 지도 작성법, 이나. 지형 파악 같…은 훈련! 도 받하앗!”

-아이참….-

한쪽 손으로만 더듬다가 감칠맛이 나서 나머지 손도 화연의 옷 속에 손을 집어넣고 옆구리며 등의 굴곡을 더듬기 시작하니 화연이는 움찔거리면서 야릇한 비음을 흘리며 계속 설명을 이어가는데, 오히려 그러니까 더 흥분할 거 같다.

그런데 왜 말리지 않는 거지? 이렇게 만지면 얼굴을 붉히면서 그만하라고 혼낼 줄 알았는데?

열심히 화연이의 부드럽고 매끈한 등을 더듬고 손에 느껴지는 맨살의 감촉을 음미하는데 브래지어 끈이 조금 마음에 안 든다. 자연적인 계곡에 놓여진 철근 콘크리트 다리를 보는 느낌이다.

이건 브래지어 후크인가?

공간 지각으로 보니 손가락 두 개를 겹친 듯한 넓이의 천 중간 부분에 동그란 고리 두 개가 나란히 이어져 있고, 그 고리에 갈고리 두 개가 걸려있는 모양인데 왠지 마음에 안 들어서 브래지어 끈을 살짝 당겨서 후크를 풀어버렸다.

툭 하는 소리와 함께 화연이의 왕가슴이 출렁거리면서 내 어깨에 올려진다!

“!!”

“?!”

오오! 마치 찹쌀떡 같은 말랑한 감촉이 더 두드러지는 거 같아!

화연이는 얼굴이 확 붉어지면서도 내 손을 밀치지 않고 내 등이랑 뒷머리를 쓰다듬고만 있었다! 슬쩍 화연의 꽃잎을 살펴보니 역시 조금씩 젖기 시작했다!

정수리에서 느껴지는 화연이의 약간 거칠어진 숨결이 느껴진다. 얼굴로는 풍만한 가슴의 감촉을 느끼고 손으로는 화연이의 등골과 날개뼈를 더듬는데 화연이 프랑과 시선을 주고받는 게 보인다.

-에, 에반스 씨는 이럴 때 어떻게 합니까?-

-그…. 그게, 그냥….-

-이, 이대로 두면 점점…. 단계가 올라갈지도 모릅니다. 이, 이렇게 제 등을 더듬는 걸 보면 슬픔은 어느 정도 사라진 거 같습니다만…!-

-서, 서하는 지금 건강이 좋지 않으니까 억지로라도 말리는 게 낫지 않을까요?-

-그…건 그렇지만, 육체적인 문제이니, 품에 안아주면 오히려 긴장이 풀어지지 않겠습니까? 책을 보면 남자는 여자의 품에 안겼을 때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낀다고 하던데…. 특히나 서하는 지금 정신적으로 지쳐있는 상황이니까….-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시하님이 알게 되면….-

-그…. 그건…. 우리가 비밀로 하면 어떨까요? 서하도 똑똑하고 현명하니까 일부러 밝히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만….-

-시하님도 서하의 건강을 염려하니까 들키더라도 정신의 안정을 위해 그쪽으로 설득하면 되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시하님은 서하와 약속하신 게 있으시니까 격…노 하시지는 않으실 거라 생각해요.-

뭐, 뭔가 둘이 대화를 나누는걸 독순술로 엿보고 있으려니 점점 가슴이 두근거리며 기대감이 커져 온다. 어, 어쩌면 정말로 할 수 있을지도…?

조금 더 과감하게 손을 좀 더 뻗어 화연이의 옆 가슴을 손끝으로 더듬고 얼굴을 비비면서 화연이의 실크 블라우스 앞섶의 단추를 입으로 풀기 시작했다!

흠칫거리면서 몸을 떨던 화연이는 상기된 얼굴로 애가 탄다는 듯이 프랑에게 말했다!

-그리고, 으음. 아니, 저, 저도 더는 참기가 힘듭니다. 미안합니다, 에반스 씨.-

-괘, 괜찮아요! 그리고 화연 씨도 절 편하게 이름으로 불러주지 않으시겠어요?-

-그, 그러겠습니다. 프랑.-

허락이지?! 허락 떨어진 거지!?

============================ 작품 후기 ============================

사실 뿌려진 맛 없는 떡밥을 회수중입읍읍.

[System: 14등급 에로씬이 감지되었습니다.]

3월 2일 01:21분 30경에 대한 부가 설명을 추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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