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103화 (103/517)

00103  그녀들의 수라장  =========================================================================

내 능력에 저리 침울해진 프랑과 화연이를 보니 좀 기분이 묘하다.

화연이는 한국에서 2번째로 잘 나가는 레이드 팀의 보스고, 프랑도 잘나가던 가문의 기사였으면서 멘탈이 저렇게 위태로워서야 어디다 쓰나 싶다.

다르게 말하면 그만큼 날 좋아한다는 말이니까 기쁘기도 하고.

“아냐. 나 혼자 강해져 봤자 소중한 사람을 지키는 데는 나 혼자서는 불가능하잖아. 난 화연이랑 프랑이 없으면 안돼.”

이런 위로가 통한건지 둘 다 날 올려다보며 "진짜?"하는 표정을 짓는 게 귀엽다!

“진짜로. 그리고, 아무래도 난 근접전에 소질이 없는 거 같아. 2회차에서 프랑이랑 열심히 의논을 해보고 내린 결론이야. 그러니까 화연이가 꼭 필요해!”

강하게 말하면서 화연이를 바라보니 그제서야 얼굴이 밝아지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고치면서 말한다.

“그건 모르는 일이다. 자신이 부족한 소질이라고 생각해도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내 등에 매달리면서 프랑도 말했다.

-확실히 화연 씨에게 테스트를 받아보는 게 좋을 거 같아요. 그녀는 접근전의 달인인 듯하니까요.-

“…에반스 씨가 뭐라고 하는 거지?”

화연이는 프랑이 내 등에 매달리는 걸 보고 살짝 눈썹이 꿈틀하게 질투하는 거 같다. 근데 옆에 누나도 프랑을 보고 눈썹을 꿈틀하면서 슬금슬금 아수라가 튀어나오려고 하는거 같다!

프랑 위험해!!

“화연이가 접근전의 달인 같으니까, 직접 테스트 받아보는 게 좋을 거래.”

“그, 그런가? 좋아, 내가 확실히 체크해주지!”

“응, 하는 김에 내 신체 강화 능력이 몇 클래스 급인지 확인도 해줘. 대충 H 클래스에 TP를 더 쓰면 F 클래스까지 올라가는 거 같은데 확실하지가 않아.”

“시간도 여유가 있고, 식사도 마쳤으니 바로 테스트해보자!”

프랑이 인정해주고 나도 도와달라고 하니까 방금 전의 우울한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누나는 뭔가 마음에 안든다는 표정으로 프랑을 흘겨보는데 누나의 표정을 본 프랑은 다시 흠칫하면서 우물쭈물 누나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누나랑 프랑이 비켜서는걸 보고서 화연이랑 적당히 거리를 벌리고 자세를 잡았다.

“알았어! 난 바로 시작해도 되는데, 화연이는 옷 안 갈아입어?”

“…네 자세를 보니 갈아입지 않아도 될 거 같다.”

윽…. 두 꼬리 여우랑 싸울 때의 자세를 잡았는데 화연이 눈에는 한참 못 미치나 보다….

나는 바로 마나 모드를 발동해서 공간 감지를 화연에게 집중한다! …순간 화연이의 알몸이 눈에 들어와서 움찔했지만, 발을 굴러 화연의 왼쪽으로 파고들어 팔을 잡아아아앗?!

휙~ 쿵.

“켁!”

끄으으. 왼쪽으로 돌아가서 왼팔을 잡아 꺾으려고 했는데, 순식간에 다가온 화연의 새하얀 두 손이 내 오른팔이랑 멱살을 잡아채고 날 휙 잡아 던져버렸다!

너무 빨라서 반응을 못 했어!

무거운 소리를 내며 등으로 착지한 나는 발딱 일어나서 다시 오른쪽 품으로 들어가…는 척 왼쪼오어어억!

“으아!”

공중을 날라가다 떨어지니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오장육부가 흔들리는 느낌이라, 머리가 어지럽다…!

“왜 그렇게 직선적으로 달려오는 거지? 두 번째는…. 속임수라고 넣은 거 같은데 몸동작이 너무 단순해!”

큭!

다시 간다! 이번에 손을 뻗으면 내가 잡아채 주겠어!

몸을 낮추고!

쾅!

바닥을 걷어차서 달려든다! 거리가 절반으로 줄었을 때, 가속!

콰앙!

아까보다는 조금 느리게 화연이의 손이 내 멱살이랑, 미끼삼아 잡으라고 일부러 뻗은 오른손을 향해 다가오는 게 보인다!

“잡았…!”

“나도 잡았다.”

휙! 쿵!

“크억!”

본의 아니게 바닥을 데굴데굴 뒹굴고 있으려니 화연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난 B 클래스야. 네가 속성 탄을 쏘지 않는 이상 날 상처 입힐 수단은 없어.”

맞아! 가속을 써봤자 난 F 클래스(추정)이잖아! 멍청하게 화연이를 생각해줄 때가 아니지!

그 뒤로 가차없이 마나 모드 - 가속을 발동해서 화연의 다리를 노리거나 가슴이나 배, 팔을 잡아보려고도 하고 날라 차고 팔을 꺾으려고도 해보고 태클까지 시도했지만…. 화연의 몸에는 손가락 하나 댈 수 없었다. 크흑.

때리려고 손을 뻗으면 뻗은 손을 흘려버리고, 다리를 지르거나 휘두르면 휘두른 다리를 잡아 밀어버리고, 태클을 시도하면 어깨를 잡아 눌러버린다!

휙, 쿵!

“윽!”

또다시 날아서 나가떨어졌는데 화연이는 선 자세에서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는 모습에 오기가 생긴다!

발딱 일어나서 2m까지 다가가 마나 모드를 해제하고 마나 시브를 돌려 신체 강화 타입으로 극대화 시켰다!

“이야아아압!”

효율 꽝이지만 그만큼 순간 능력은 치솟아 올라서 7배까지 늘어나잖아! 한대라도 때린다!!

주먹을 쥔 두 손을 소나기처럼 퍼붓고 살짝 점프해서 두 발도 마구 차내지만, 화연이는 그대로 모든 공격을 두 손으로만 흘려내 버린다!

7배까지 늘어난 움직임에 화연이도 제자리에서만 서 있지 못하고 살짝살짝 걸음을 옮…기는데, 이, 이게 말이 되냐?!

마치 내가 화연이의 손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만 공격하는 기분이야!

그렇게 수십 초간 공격을 퍼붓다 보니 근육이 비명을 지르고 숨이 차오른다! 급속도로 소비되던 TP가 바닥까지 내려가고, 결국 TP가 오링나버려서 마나 시브가 풀렸, 컥?

“잠, 으아아아?!”

잠시 멈칫 한 그 순간, 공중으로 집어 던져졌다!!

나는 비명도 못지르고 허우적거리면서 한 바퀴 돌아 등으로 착지를 했,

터엉!

“컥! 끄으으….”

으으…. 너, 너무해….

희미해지는 의식 너머로…. 내 이름을 부르며 달려오는 누나랑 화연이 보며…. 정신줄을 놓아버렸다.

흐릿하던 정신이 말똥해졌을 땐 누나와 화연이가 소피아에게 혼나고 있었다.

“세상에, 낙법도 모르는 아이를 공중에 집어 던지다니! 잘못 떨어져 머리를 다치면 어쩌려고 그런 거에요?!”

“그, 안 다치게 등으로 떨어지도록 조절했…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나요?! 그럼 서하 군이 이렇게 기절한 이유는 뭐죠?! 시하도 마찬가지예요! 누나라면 말려 해야지 그걸 구경만 하고 있었다니, 어불성설이에요!”

뒷머리에 뭔가 푹신한 게 느껴져서 뭔가 했는데 소피아의 근육이라곤 거의 없는 말랑말랑한 허벅지가 내 머리를 받치고 있었다. 그리고 두 손은 내 이마를 쓰다듬고 있었는데, 내가 기절하고 화연이가 치료를 위해서 소피아를 다시 부른 건가?

눈을 떠보니 역시나 소피아의 무릎베개를 한 채 바닥에 누워있었고 누나와 화연이는 소피아의 앞에 무릎을 꿇고 혼나고 있었는데 소피아는 그냥 맹한 장난꾸러기 포지션인 줄 알았더니 엄한 언니의 모습도 갖추고 있었다.

의외네.

“어, 언니가 아래층에 있으니까 안심하구 그랬어…요.”

“그렇다면 미리 불러서 대기를 시켜야지요! 일반인보다 약간 나은 신체의 감지 타입인데 크게 다칠 경우에는 어쩌려구 한 거예요!”

“으읏.”

약하게 항변하는 시하 누나를 칼같이 잘라내면서 꾸중하는 소피아.

소피아는 내 능력을 모르니 저런 모습을 보이는 거고, 비밀로 하고 있으니 화연이랑 누나도 조용히 혼나고만 있는 걸 테지?

눈을 끔뻑거리면서 소피아의 허벅지를 베고 있으려니 프랑이나 화연이 무릎도 아닌데 이렇게 있는 건 실례다 싶어서 일어나…려고 했는데 소피아의 손이 내 이마를 누르고 못 일어나게 막는다.

“저기, 소피아? 나 일어났는데.”

“서하 군은 뇌진탕이 의심되니까 일어나면 안 돼요.”

나한테도 살짝 화난 모습을 보여주면서 엄하게 말하는데 정말 큰누나 같은 분위기가 든다!

근데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회복 능력으로 치료한 거 아니에요?”

“……”

이 여자가! 슬쩍 입을 다물고 눈을 피하는 걸 보니 이 틈을 타서 욕심을 채우려는 거 같다!

나는 내 이마를 누르고 있는 소피아의 손을 억지로 치우고 일어나 앉았다.

“아잉~! 조, 조금 더 쉬어야 하는데…!”

“진짜요?”

“…칫.”

작게 혀를 차는 소피아를 보니 한숨이 날 거 같다. 아까 편한 누나 컨셉 어쩌고 했었지? 컨셉 확정을 짓는 건 이때다 싶었나 보다.

“편한 누나도 좋지만 친구 같은 누나도 좋아요.”

“진짜?!”

“가짜.”

“윽!”

내가 일어나 앉아서 소피아랑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을 누나랑 화연이가 가만히 지켜보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특히 화연이는 나에게서 시선을 떼질 못하고 있었다.

끄응. 하필이면 TP가 떨어져서 마나 모드가 풀릴 때 잡아 던질게 뭐람.

보나 마나 멀쩡할 줄 알았을 테니 잡아주지도 않았을 테고, 떨어져서 기절해버리니까 화들짝 놀라서 소피아를 불렀겠지.

신체 강화일 땐 떨어져도 푹신한 이불 위를 뒹구는 정도였는데, 신체 강화가 풀려서 단단한 바닥에 등을 부딪쳤더니 숨이 턱 막히면서 찌르르한 고통이 흐르더라니까.

새삼 신체 강화가 얼마나 튼튼한지 알게 됐달까?

“치료해줘서 고마워요. 소피아.”

“고마우면 말 놓고 편하게….”

“그건 됐고요.”

연상의 여자한테 말놓는 건 프랑이랑 화연으로 충분해. 소피아도 26살이나 되잖아?

토라졌는지 입술을 삐죽 내민 소피아는 "흥! 다음엔 다쳐도 안 고쳐줄 거에요~!" 하고 있었지만, 나도 회복 할 수 있거든?

그 모습을 무시하고 화연이한테 물었다.

“역시 난 근접 전투는 자질이 없지?”

“그, 그래. 모, 몸은 괘괘,괜찮나?”

엉? 화연이는 왜 저러지? 안색이 좀 창백하고 말을 더듬네?

…아.

“응, 괜찮아.”

말하면서 몸을 일으켜 화연에게 다가가서 두 팔을 뻗어 품에 꼭 안아줬다. 으음, 억지로 상체만 끌어안았더니 자세가 안 나오네.

“?!”

갑자기 끌어안는 나때문에 화연이는 놀래서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모른척 했다.

아무래도 자세가 안나와서 끌어안은 손을 풀고 화연이의 옆에 앉은 다음 그녀의 허리를 잡아서 내 무릎 위에 앉히고 다시 허리를 끌어안았다.

오, 이 자세야.

“괜찮아, 괜찮아. 소피아가 치료도 해줬잖아? 기억도 멀쩡하고 몸 안 좋은 곳도 없어. 그러니까 진정해.”

등을 살짝 토닥여 주면서 쓰다듬어주니 몸의 떨림이 잦아들면서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했다.

“윽. 으, 응.”

내가 화연이를 안아줄 때 소피아는 예쁜 얼굴에 안 어울리는 얄구진 미소를 지었는데 내가 하는 말이나 화연의 반응에 "어라?" 하더니 두 손과 무릎으로 기어 와서 화연이를 올려다본다.

화연이는 그런 소피아를 보다가 얼굴을 사르르 붉히더니 고개를 돌려버리고 프랑은 내 옆에 앉아 나와 화연이를 상냥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누나도 미소를 짓고 나와 화연이를 바라보고 있으니 소피아는 자기만 따돌림당한다고 생각하는지 나와 누나를 번갈아 바라보면서 울상을 지었다.

“서하 군은 화연이 왜 이러는지 아는 건가요?”

내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붉어진 얼굴을 감추는 화연이를 잠시 공간 지각으로 바라보다가, 탄탄한 허리랑 허벅지를 쓸면서 말했다.

“나랑 화연이랑 소꿉친구인 건 알죠?”

“아? 이, 럴수가…! 소꿉친구 애인이라니! 이, 이런 리얼충들…!”

…뭐라는 거야. 설마, 소피아는 진리의 양덕…?!

“…말 끊으면 이야기 안 해줄 거에요.”

“앗!”

소피아는 내 말을 듣고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면서 어서 말하라는 듯 눈을 반짝였다.

“제가 10살 때, 화연이를 화나게 한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화난 누나가 반쯤 무의식적으로 날 밀쳤는데 넘어지면서 돌멩이에 머리가 찍혀서 부분적으로 기억도 잃고 조금 크게 다친 적이 있었거든요.”

“아. 그때 기억이랑 지금 상황이 오버랩 된거군요.”

역시 눈치 빠르네.

“트라우마는 아니겠죠?”

“그게 트라우마가 됐다면 서하 군과 대련도 하지 못했을꺼예요. 그냥 정신적인 충격이 컸던 기억이 떠올라서 이러는 걸 테니까, 지금처럼 안아주고 토닥여주면 금방 진정될 거라 생각해요.”

“회복은 안 써도 돼요?”

“나을 수 있는 상처는 자연 치유력에 맡기는 게 면역력도 올리기 좋은 법이에요. 지금처럼 정신적인 충격은 사랑하는 달링의 품에 안겨있는 게 특효….”

“소피아!”

힉?! 어휴, 깜짝이야!

고개를 들은 화연이 소피아에게 빽! 하고 소리를 질렀지만, 소피아는 음흉한 웃음을 지으면서 누나의 손을 잡고 끌고 나가기 시작한다?

“아? 어, 언니?”

“자자. 상처 입은 연인들끼리는 잠시 같이 있게 내버려두는 게 좋은 거예요! 따라오는 거예요!”

“앗, 아, 안돼요! 놔, 놔주세요! 언니?! 언니!!”

…소피아는 분명 회복 타입이라서 근력이 그렇게 높지 않을 텐데, 어디서 저런 괴력이 나오는건지 누나 허리를 번쩍 들더니 쏜살같이 열린 문밖의 엘리베이터로 달려가서는 내려가 버렸다.

고개를 돌려 화연이를 올려다보니 의외로 눈높이가 크게 차이 안 난다. 무릎 위에 앉혔는데…. 난 다리가 짧아서 앉은키가 커서 그런건가….

뭐 좋은 게 좋은 거지.

“이제 진정됐어?”

“…응. 진정됐다.”

그러면서 일어나려 하길래 허리를 감은 두 손에 힘을 줬다!

“어 딜도 망가!”

“?! 뭐, 뭐라는 거냐! 놔라!”

내 두 팔에 허리가 잡힌 화연이는 눈에 띄게 당황하면서 내 팔을 풀려고 하는데 나도 손에 깍지를 끼고 억지로 버티니 다칠까봐 힘을 못주는게 눈에 보인다. 킥킥

…근데 프랑은 왜 저렇게 얼굴을 붉히고 몸을 배배꼬는거지?

“소피아가 말했잖아. 상처 입은 연인들은 같이 있어야 한다고!”

“무, 무슨 말이냐! 지금도 같이….”

“화연이는 내가 싫어?”

그러자 움직임을 딱 멈춰버리는 화연이.

킥킥. 이거, 종종 써먹어야겠네.

잠시 프랑에게 눈길을 주고 살짝 웃어준 다음 두 손을 올려서 화연의 뺨을 잡아서 살짝 잡아당겼다.

내 손길을 따라 천천히 나와 얼굴을 가까이하던 화연이는 눈동자가 살짝 떨리더니 뜨거운 숨결을 내뱉으며 눈을 감아버렸고, 나는 별다른 저항 없이 자두 향이 나는 화연의 입술에 내 입술을 겹쳤다.

화연이의 입술을 살짝 벌리고 혀를 집어넣으니 화연이도 내 혀를 반기며 혓바닥으로 살짝씩 비비기 시작했다.

쪽, 쯔읍.

“으, 으응….”

정말 신기하게도 화연이의 타액에는 자두처럼 새콤달콤한 맛과 향이 느껴진다. 동시에 참을 수 없는 갈증을 느끼며 화연의 혓바닥을 끊어버릴 듯이 이빨로 잘근잘근 씹으니 엉덩이를 움찔거리면서 내 등에 손톱을 세워 찌르기 시작했다.

등에서 느껴지는 미약한 통증은 무시하고 화연의 새하얀 이빨을 내 혀로 살짝 쓸어주고 다시 우물을 파듯 화연의 입안을 종횡무진 휘저으며 잇몸을 훑고 약하게 저항하는 혓바닥도 희롱하며 달콤한 입맞춤을 계속했다.

한참 동안 프렌치 키스를 나누는데, 점점 숨이 가빠져오기 시작한다…!

화, 화연이의 폐활량이 장난이 아니야! 숨이 살살 막혀오는데!

안돼! 끊을 수 없다! 마나 시브를 돌려서라도 버틸 거야!

열심히 화연의 혀를 애무하면서 손을 내려 화연이의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주무르고, 옆이 트인 치마의 틈으로 손을 집어넣어 매끈한 허벅지를 쓰다듬으니 점점 화연이의 숨결이 거칠어지기고 꽃잎에서 꿀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윽, 살짝 키스만 할 생각이었는데 나도 모르게 너무 열중해버렸나 보다.

내 남근도 잔뜩 성을 내며 내 무릎 위에 앉은 화연의 꽃잎을 4겹의 천 너머에서 계속 찌르고 있었는데 그때마다 화연이도 움찔움찔하면서 애액을 점점 많이 흘리기 시작했다.

어우. 남자는 억지로 참으면 수명이 줄어든다고 하던데, 애간장이 녹아내리는 느낌에 이대로 화연이의 치마랑 팬티를 벗겨버리고 새하얀 음부에 얼굴을 파묻고 꽃잎을 핥고 싶다는 욕심이 계속 든다.

꿈에서 느낀 화연이의 질의 압박감을 현실에서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끊이질 않는다.

이, 이제 그만해야지. 나도 더 이상은 참기 힘들고, 이러다 화연이가 또 이성을 잃고 덮치면 곤란하니까.

“흣…. 서, 서하. 안돼…. 이, 이제 그만해….”

끅…. 물기 어린 촉촉한 목소리에 순간 이성이 날아갈 뻔 했지만, 겨우겨우 정신줄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

“으, 응.”

프랑도 나와 화연이가 나누는 진한 입맞춤을 옆에서 계속 보고 있었는데, 프랑도 흥분해버렸는지 얼굴이 붉어진 채 몸을 조금씩 배배꼬고 있었다.

…집에 가면 프랑의 입술도 덮쳐야지.

“후우우….”

화연의 허리를 꼬옥 끌어안고 풍만한 가슴의 골짜기에 얼굴을 묻었다.

숨을 크게 들이쉬니 부드럽고 포근한 살내음이 폐부 한가득 들어찬다. 짜릿한 감각이 코에서 뇌를 치고 척추를 따라 내려가 고환을 자극하는 바람에 하마터면 사정할뻔했다….

화연이는 붉어진 얼굴로 눈을 감고 자신의 가슴 골짜기에 얼굴을 묻고 있는 내 뒷머리를 살며시 쓸어내려 준다.

나도, 화연이도 잠시 여운을 느끼다 서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축축하게 젖은 화연이의 팬티가 내 눈을 사로잡으려 하지만 일부러 공간 지각을 차단해 그 모습을 보지 않으려 애썼다.

더 보면 진짜 못 참겠어.

화연이 다른 곳을 볼 때 부풀어 오른 바지 앞섬을 정리하고 화연이의 손을 잡고 소파에 가서 앉았다.

“으흠. 화연이가 보기에는 어때? 자질이 있어 보여?”

“그전에, 몇 가지 기교를 알고 있는 거 같은데, 격투기에 관심이 있었나?”

얼굴은 붉어져 있지만, 목소리는 평범하게 돌아가 있었다. 안 그랬다면 나도 힘들었을 텐데 다행이다.

“어? 아니. 그냥 이런저런 책들 읽으면서 배운 거야. 땅에 발을 구르면 생기는 충격력을 이용해서 공격하거나, 주먹을 끝까지 내뻗은 순간 타격점에 정확히 닿으면 충격이 집중된다든가, 주먹을 회전하는 거랑 발뒤꿈치가 인체에서 가장 단단한 곳이라서 칠 때 그 부분을 이용하라던가?”

“…서하.”

“응?

“넌 내가 지켜줄게.”

끄응. 확인 사살당했네.

혹시나 가 역시나랄까, 한숨을 내뱉으면서 뒷머리를 긁적이니 화연이는 조금 안심한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그렇게나 엉망이야?”

“테스트 중간부터 내 팔이 움직이려던 방향이나 네 팔을 잡아채려고 움직일 때 조금씩 반응하던 거 같았는데, 감각은 좋은 거 같아.”

“아. 그건 공간 지각이랑 전에 말한 마나 모드 - 가속의 정신 가속 효과야.”

“…….”

갑자기 입을 다물고 내 눈을 피하는데, 그 모습이 마치 "넌 근접전투할 생각 말아라." 라는 거 같아 가슴이 아프다…!

“마지막에 갑자기 빨라지고 강해진것도 그 효과였나?”

“아니, 그건 마나 시브를 신체 강화 타입으로 만들어서 극도로 돌린거야. 그 상태는 1분도 지속 못해.”

“…중국에 시화유선을 배우러 잠시 건너갔을 때 무예의 자질을 보는 법을 조금 배웠는데, 서하는 근접 전투에 재능이 없는 게 확실해.”

“너무해!”

알고 있었지만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들으니까 가슴이 아파!

“네가 근접 전투에도 재능이 있었다면 나도 기뻤겠지만…. 그래도 네가 부족한 부분을 내가 채울 수 있어서 그게 더 기뻐.”

으, 으음. 그렇게 말하면 뭐…. 나도 기쁘네.

“그리고 신체 강화 등급을 확인해달라고 했었지. 처음에는 2배, H 클래스 같아. 그리고 가속을 쓴 직후부터는 4배를 조금 더 넘는 거 같고, 마지막은 거의 B 클래스에 근접한 신체 능력이었어. 덤으로 특성을 봤을땐 밸런스로 판단 돼.”

프랑이랑 낸 결과하고 같네?

“그러고 보니 아까 옛이야기 해줄 때도 그랬는데 힘이나 민첩 체력 특화 같은 게 있어?”

신체 강화 타입은 한 종류로만 알고 있었지, 특성으로 나누어지는 건 모르고 있었는데.

“응. 10명의 신체 강화 자가 있으면 힘과 민첩 체력 밸런스 타입은 보통 3:3:3:1로 나뉘는 편이야. ”

“그렇구나. 그럼 민첩 특성을 알아봐야겠다. 예전 화연이가 1:3:2라고 했었지? 밸런스보다는 민첩 쪽으로 마나 시브를 움직여서 치고 빠지는 게 좋을거 같지?”

“그건 아니야. 민첩 특성이란 말은 그저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일 뿐 밸런스와 비교하면 힘과 체력이 떨어진다는 뜻이야. 밸런스가 가장 좋아.”

“켁! 그런 거야? 으음. 그럼 이대로 계속 마나 시브를 단련해야겠는걸, 이제 공간 지각, 신체 강화, 속성, 회복 네 가지 모두를 사용할 수 있게 됐으니까.”

“그래. 오늘은 고생했어. …? 에반스 씨는 어디 있지?”

프랑은 반대쪽에 내 팔을 잡고 있는데? 아, 버프 시간 끝났나 보다.

“버프, 버프가 딱 맞는 표현인 거 같네, 버프 시간이 끝났나 보다. 아까 이야기가 끝나고 식사하기 전에 눈꺼풀 위에 발라줬으니까, 4시간 정도인가?”

“그런가. TP는 얼마 정도 썼었지?”

“4 TP였어. 1 TP 당 1시간 정도구나.”

내 말을 들은 화연이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1시간 정도로만 다시 걸어달라고 했다. 그래서 별말 없이 눈꺼풀 위에 TP를 발라줬더니 눈을 한번 깜빡이고 프랑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

-??-

“에반스 씨,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모쪼록 서하에게 나쁜 여자들이 달라붙지 않도록 잘 살펴주시고 그런 여자가 생긴다면 저한테 말씀해주세요.”

?!

-!!-

프랑은 머리 위로 느낌표를 띄우더니 열심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뭐, 다른 여자를 만날 생각도 없지만, 저렇게 해서 둘 다 안심이 된다면 이해해주자.

볼이 부풀어 오른 누나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더니  엄마는 누나의 팔을 잡아끌고 큰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시하 이 지지배야! 그러다 화연이가 질려서 딴 남자한테 가버리면 어쩌려구 그러니!-

-엄마는?! 그런 일은 없어! 오히려 화연이 고 지지배가 서하한테 목매달고 푹 빠졌단말야! 오히려 잘못된 관계를 맺지 못하게 잘 보살펴야지!-

-얘는! 여자 마음은 갈대라는 것도 모르니?!-

-걔는 고목나무야! 휘어지지도 않고 휘어지려다간 부러진단 말야! 엄마도….-

…그만 보자.

시간을 확인해보니 벌써 11시다. 오늘은 여러 가지를 듣고 자극적인 일들을 많이 겪어서 그런지 머리도 무겁고 피곤했다.

엄마랑 누나가 큰방에서 투닥거릴 동안 샤워를 하고 나왔더니 아직도 토닥거리고 있었다. 언제까지 할 셈이지….

난 소파에 앉아 학술 서적을 읽고 있는 아빠한테 말했다.

“아빠. 나 먼저 잘게.”

“그래. 잘 자라.”

“응.”

내일부터 다시 학교에 가야하니까, 조금 일찍 잘까?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더니 화연이한테 들었던 이야기가 계속 머리에 맴돈다.

이제 궁금증은 거의 다 풀렸어. 몇 가지 중요한 부분이 남아있지만, 그건 앞으로 살다 보면 알게 되겠지. 초거대 거북이에 관해서라던가, 프랑이 몸을 가질 수 있을 방법이라던가.

어쩐지 속이 시원한 기분에 프랑의 포근한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후후후.-

간지럽다는 듯이 살짝 몸을 움츠렸다 편 프랑은 자상한 표정으로 내 머리를 살살 쓸어준다.

기분 좋은 손길을 느끼며 쏟아지는 잠기운에 멍하니 몸을 맡기는데, 문득 프랑의 입술을 덮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프랑 입술을 덮쳐야 하는데…. 으으….

쏟아지는 잠은 견딜 수가 없어….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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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 100화 자축 기념 연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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