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99화 (99/517)

00099  화연의 이야기2  =========================================================================

시하와 대화 한 후, 왈라비 습격 사건이 있고 난 뒤 내 마음속에서는 하나의 목표가 생겨났다.

바로,

“그래, 적절한 판단이었구나. 자고로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챙길 여력과 판단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법이다. 박지웅이 기지 내부의 전투 현장에 있었으니 돌격력과 수비력이 손에 꼽히는 네가 팀 원을 이끌고 유격대를 만드는 것이 베스트지.”

어머니는 보고서를 내려놓고 흐뭇한 웃음을 지으시며 나와 눈을 마주하셨다.

“잘했다. 저번 최수한의 일도 그렇고, 그간의 네 행동에는 여러 가지로 부족하고 실망했지만, 이번처럼만 행동한다면 근시일내에 화랑의 보스가 될 수 있겠구나.”

어머니를 이기고 싶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16년간 어머니의 뜻대로 움직이기만 한 내가.

“그래. 앞으로도 이렇게만 하거라.”

어머니에게 맞서는 것.

“네. 이만 가보겠습니다.”

내 능력으로 어머니의 그늘에서 벗어나 성공하는 것.

언제나 한결같은, 아랫사람을 보는 듯한 저 얼굴을, 저 표정을 찡그리게 하고 싶다.

그 첫 번째 단계로, 화랑을 나와서 나만의 레이드 팀을 만드는 거다.

결심을 한 직후 대한 고등학교의 교장 선생님과 마주 앉아 담판을 짓고 학교의 행사와 시험을 제외하고는 등교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허락을 받아냈다.

거기에는 시험을 쳐서 성적을 평균 성적을 90점 이상 받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지만, 의한 고등학교와는 달리 대한 고등학교는 철저한 암기식 교육을 고집하는 곳이라 단순히 외우기만 하면 90점 이상은 나와서 편했다.

시하는 내가 레이드에 몰두하는 모습을 걱정스럽게 바라봤지만 레이드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스가 될 능력자는 최소 C 클래스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B 클래스는 되어야, 세계에서 100위 안에 들 수있는 레이드 팀을 만들 수 있다.

보스가 C 클래스라면 아무리 애를 써도 1,000위 안으로 들어갈 순 없다.

지금 나는 C 클래스 중상급. 앞으로 100만을 넘게 쌓아야 B 클래스의 초입이 될 수 있다.

이형종을 잡았을 때 퍼져나온 위상력은 레이드에 참여한 능력자들의 숫자와 죽인 순간 얼마나 이형종과 가까이 있었느냐에 따라 획득할 수 있는 양이 달라지지만.

학교를 나가지 않고 레이드에만 집중하면 17살이 될 때까지 100만 정도는 모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화랑에는 B 클래스가 4명이 있다. 주기적으로 외 눈 거인만을 찾아 외 눈 거인 전문 레이드를하니, 열심히만 한다면....

학교도 나가지 않고 레이드에 몰두하는 날 차소영과 소피아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봤지만 내가 B 클래스가 되는 순간 내 결심을 알려주기로 마음먹었기에 일부러 외면했다.

그리고 4개월 후, 12월 22일 31번째 고위 이형종 외 눈 거인을 잡는 순간 B 클래스에 올라섰다는 걸 알게 되었다.

[후훗. 힘내! 화연이라면 할 수 있을 거라 믿어. 그리구 내가 도와줄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해줘야 해. 알았지?]

“응.”

가장 먼저 시하에게 내 뜻을 밝혔는데, 역시 시하는 날 믿는다는 확신에 찬 음성으로 날 응원해주었다.

삐로롱.

[그리고 이건 선물. 화연이 화이팅!]

[귀염둥이 사진.jpg]

시하와의 전화가 끝나자 바로 시하에게서 문자가 도착했는데, 사진이라는 글자에 첨부된 파일을 열었는데,

잠든 서하의 모습이 찍혀있었다.

“아아….”

달칵

“화연~, 여기있었ㄴ…. 뭔가요? 뭐 때문에 그렇게 놀란 건가요에요?”

“아, 아무것도 아니니 신경 쓰지 마시죠!”

“앗! 뭔가 중요한, 혹시 남친인가요?! 보여주세요에요! 보여주는 거에요!”

소피아는 내게 붙어 달 뒤꿈치를 들어 올려 내 손에 있는 휴대폰을 뺏으려 들었지만.

고1이지만 내 키는 이미 170cm를 넘었고 소피아보다 10cm가 더 크다. 나 역시 발뒤꿈치를 들고 손을 위로 쭉 뻗어 휴대폰에 비밀번호를 설정하기 시작했다.

“아~앗! 치사한 거에요! 에잇! 에잇!”

이제는 폴짝폴짝 뛰면서 내 휴대폰을 뺏으려 들기에 한 손으로 소피아의 가는 두 팔목을 잡고 바닥에 넘어트려 제압한 다음 비밀번호를 마저 설정했다.

비밀번호는 서하의 생일로….

“아앙~! 소영! 도와줘요에요!! 화연이 절 겁간하려고 해 읍!”

“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겁니까! 소피아가 제 휴대폰을 뺏어보려 하기에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으브브븝. 우구구후응잉!”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온 차소영은 잠시 나와 두 다리를 바동거리는 소피아를 내려다보더니 슬쩍 웃으면서 소파에 가서 앉았다.

“무슨 일로 부른 겁니까, 화연?”

…하아. 읏?!

“푸하! 너무하는거에요! 가녀린 여자를 이렇게나 거칠게 다루다니!”

입을 가리고 있는 내 손바닥을 할짝 핥은 소피아에게 기겁하며 손을 떼고 일어났더니 부루퉁한 표정으로 비스듬히 앉아 날 올려보았다.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서였습니다.”

“친구 사이에는 프라이버시도 없는거에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십시오. 그보다 중요한 할 말이 있습니다.”

“우우.”

소피아는 여전히 부루퉁한 얼굴로 차소영의 옆으로 가서 앉았지만, 서하에 관해서는 누구에게도 말해 줄 생각은 없다.

“두 분께만 말해드리는 겁니다.”

“네.”

“흥!”

“…….”

“소피아, 화연이 곤란 해합니다. 장난은 그 정도만 하세요.”

“아이…. 그걸 말해버리면 어떡해요에요!”

!!

“후우.”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쉬니 소피아는 기품있는 자세로 고쳐 앉더니 얌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저는 며칠 전 B 클래스가 되었습니다.”

“네. 그리고 각하께 화랑의 보스 자리를 제안받으셨다고 들었습니다.”

“거절할 생각입니다.”

“이제 보스라고 불러야겠네에…에에에요?!”

“…!”

내 의사 표현에 소피아와 차소영은 각자 나름대로 놀랐다는 표현을 한 거 같다.

“저는 화랑을 나와 저만의 레이드 팀을 만들 생각입니다. 아직 준비해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지난 시간, 화랑의 업무를 처리하고 많은 레이드에 참여하며 지식을 쌓았습니다. 돈도 지금까지 모아둔 것을 한 푼도 쓰지 않았기에 여의도에 작은 빌딩이라면 살 수 있을 정도는 됩니다.”

“…….”

“프레지던트에게 섭섭한 감정이라도 있는 건가요?”

“없습니다. 어머니는 어머니 입장에서 해야 할 일을 하신 거라 생각합니다.”

“그것을 저희에게 말씀하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알면서 묻는 소영도 짓궂어요에요. 화연은 우리가 함께하길 바라는 거지요?”

“억지로 요청은 하지 않겠습니다.”

차소영은 담담한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에헴. 화연? 이럴 때 해야 하는 말은 그런 게 아니에요에요.”

“…?”

“ "언니들, 저를 도와주세요." ”

“…네?”

“따라 하세요. "언니들, 저를 도와주세요." ”

“…….”

“ "언니들, 저를 도와주세요."!!”

애, 앵무새처럼 같은 말을 반복하는 소피아를 보고 있으니 목이 메이는 것 같다. 차소영도 조용한 미소를 지은 채 내 얼굴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어, 언니들, 저를…. 도와주세요.”

“알겠습니다.”

“접수 완료!”

벌떡 일어선 소피아…는, 저건 녹음기?!

[어, 언니들, 저를…. 도와주세요.]

[어, 언니들, 저를…. 도와주세요.]

[어, 언니들, 저를…. 도와주세요.]

“큭!”

당했다!

차소영과 소피아는 지금까지 모아둔 돈을 전부 나에게 맡겼다.

“…이건, 반드시 2배, 3배로 갚아드리겠습니다.”

“다 갚을 때까지 옆에 꼭 붙어있을 거에요에요!”

“괜찮습니다. 필요한 곳에 써주십시오.”

“…네.”

“화연, 화랑의 경리부에 있는 이혜령을 픽업하는 거에요!”

“이혜령? 아는 사람입니까?”

“언빌리버블! 100번 묻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게 나은 거에요!”

소피아에게 떠밀리며 향한 경리부는 화랑의 가장 기초적인 숫자 업무를 하는 곳이다.

이런 장소에 있는 사람을 어째서 추천하는지 모르겠지만. 소피아는 화랑의 내부 사정에 모르는 게 없을 만큼 자세히 파악하고 있다 하니 만나봐서 나쁠 건 없으리라 생각했다.

전면 투명유리로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는 대외업무용 사무실 옆에 작게 붙어있는 경리실은, 잘 살펴보지 않으면 안 보이는 구석에 있었다.

얼핏봐서는 벽과 문을 구분하기 힘든 디자인이다.

나도 이곳에 올 일은 없었기에 찾는데 조금 시간이 걸려버렸는데 대외 업무용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날 훔쳐보는 게 보였다.

똑똑

[열려있습니다.]

안에서 들려온 부드럽고 조용한 여성의 목소리에 벽장식처럼 보이는 손잡이를 열고 들어갔더니 5평 남짓한 방에 부드럽고 지적인 외모의 여성 혼자 수많은 서류의 산에 파묻혀있는 게 보였다.

“무슨 일로…. 어머, 유화연님?”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머리를 틀어올린, 20대 후반의 여성은 살짝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뿔테 안경과 두꺼운 눈화장으로 숨기고 있었지만 눈 밑이 검게 물들어 다크서클이 심하게 져 있는 게 보였다.

“…이 서류들을 모두 혼자서 하고 있으신 겁니까?”

“네. 연말이라 특히 더 많아져서 앉으라고 권해드릴 수도 없네요.”

피곤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면서도 손은 계속 움직이며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다. 옆에 쌓인 서류의 산 가장 위에 올려진 몇 장의 서류를 확인해보고 원래대로 돌린 다음 다른 서류의 산을 살펴보았다.

서류의 산에는 내가 배운 모든 종류의 업무 서류들이 총 망라되어있었는데, 처리 솜씨 또한 깔끔해 알아보기 쉽고 간결하게 정리되어있었다.

…이런 초인적인 능력이라니. 이 정도라면 지금 당장 총무부의 과장, 아니, 부장직을 수행해도 무리가 없을 능력이다.

1년 전 쯤 화랑의 업무를 배우던 도중 들은 소문이었지만, 총무부에서 트러블을 일으키며 쫓겨난 여성이 있다고 했는데, 혹시?

다시 여성을 돌아봤더니 왼손으로는 서류를 처리하고 오른손으로는 컴퓨터의 패널을 조작해 무언가를… 재무회계결산을 처리하고 있었다.

“어째서 이걸 당신 혼자 다 하고 있는 겁니까.”

내 말을 들은 여성은 잠시 내 얼굴을 바라보더니 쓰게 웃으면서 다시 서류로 시선을 내렸다.

“미움받아버려서요.”

“미움?”

“총무부장님의 아드님께 청혼을 받았는데,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거절했거든요. 그런데 계속 끈덕지게 달라붙길래 뺨을 올려붙였는데, 다음날 이렇게 된 거죠.”

…내가 들은 소문과는 다르다. 그 여성은 문란한 생활로 총무부의 남자들에게 다리를 벌리고 댓가를 챙긴다는 소문이 나서 쫓겨났다고 들었는데.

“이혜령 씨 본인입니까?”

“다른 경리부가 없다면 제가 맞아요.”

이제는 서류에만 신경을 쏟고 있는 이혜령을 보며 어떻게 해야 좋을까 잠시 생각해봤다.

“이만한 능력이 있다면 다른 회사로 이직도 수월할 거라 생각합니다만.”

“총무부장의 인맥이 워낙 넓어서요. 여길 나가면 정말로 몸을 팔거나 웃음을 팔아야 할지도 몰라요. 그건 싫거든요.”

“소문을 알고 계셨군요. 그래도 여기에 있을 만큼 화랑이 좋다는 겁니까?”

“돈이 필요해서에요.”

“…사정이 있으시군요.”

“네. 화랑에 억지로 붙어있어야 할 만큼.”

“그 돈, 제가 드리겠습니다.”

“…네?”

서류를 작성하던 손을 멈추고 놀란 눈으로 날 올려다본다. 슬쩍 귀를 기울이니 한물간 도청장치의 전기 음이 들린다.

…배울 때는 왜 이런 걸 배워야 하나 했지만, 배웠더니 어찌 되든 쓸 곳이 생기는군.

살펴보니 책상 아래, 의자에 앉은 이혜령의 사타구니가 그대로 보이는 위치에 숨겨진 손톱만 한 카메라와 경리부 4곳에 숨겨진 도청기 3개, 카메라 1개를 더 꺼내 한 자리에 모아놨다.

카메라가 나오는 위치를 본 이혜령은 몸을 움찔하면서 두 손으로 치마를 누르며 허벅지를 조였다.

“총무부장 태인혁은, 이번 일을 정리하지 않는다면 어머니에게 자진해야 할 겁니다.”

“어째서….”

그자가 들어야 할 말은 다 했으니 손에 힘을 줘서 도청기를 가루로 만들었다.

“이혜령 씨. 제가 만들 레이드 팀의 총무부장으로 와주십시오. 계약금은 현재 당신이 필요한 금액만큼. 연봉은…. 장담해드릴 수 없지만, 회사가 성장하면 최대한 능력에 맞춰 드리겠습니다.”

멍한 눈으로 날 올려다보는 이혜령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유화연 씨는, 화랑의 보스가 된다고 생각했는데….”

“훌륭한 어머니에게 독립하려 하고 맞서려는 딸은 흔한 편입니까?”

이혜령은 진한 미소를 머금고 입을 열었다.

“흔치 않은 일이네요.”

손에 쥐고 있던 서류를 뒤로 집어 던져버린 이혜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허리를 굽혔다.

“부족한 몸이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보스.”

그날로 이혜령은 화랑에서 뛰쳐나와 나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찾아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도 도와줄게요예요!”

…소피아도 이혜령을 쫓아 나갔고,

“…저는 싸움밖에 몰라서 도움이 되지 않겠군요.”

차소영은 레이드를 중단하고 수련장에서 수련을 시작했다.

며칠 후 다시 만난 이혜령은 여의도역 앞의 20층 빌딩을 매수에 성공했다고 알려왔다.

“…이혜령은 사기캐에요예요….”

카페에서 모인 우리는, 어째서 소피아가 풀이 죽은 모습인지는 모르겠지만 차소영과 함께 이혜령의 보고를 계속 들었다.

“현재 보스의 능력은 B 클래스입니다. 이 능력부처에 신고를 한다면 바로 레이드 팀 허가가 나올 등급이지만 대통령 각하의 그늘에 가려진 입장을 생각해본다면….”

“그 부분은 어머니와 직접 담판을 지을 생각입니다. 그것도 안 된다면 미국, 혹은 영국으로 넘어가 팀을 결성하고 귀국할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보스를 믿겠습니다. 현재 빌딩을 매수하는데 보유 자금의 절반을 사용했으며, 남은 절반을 사용한다면 팀의 운영에 필요한 최적의 요건을 갖출 수 있게 됩니다. 문제라면 그 이후가 되겠지요.”

“능력자를 영입할 자금이 없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그 부분은 보스와 부대장 두 분께서 함께 의뢰 임무를 수행하시면….”

“그럴 필요는 없어요예요! 4명의 속성 능력자가 입사 대기중인거에요예요!”

“네?”

“뭐? 무슨 말이지?”

이혜령의 영입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알린 그 날, 소피아와 차소영 역시 나를 보스로 부르며 말을 놓으라는 강압적인 요청을 받았다.

후…. 정말, 언니가 있었다면 소피아와 차소영 같은 사람이지 않을까.

“왈라비 습격 사건 때 보스가 구해준 4명의 사람들을 꼬시는데 성공했지요예요!”

“아…! 그럼 최소한의 팀 인원은 완성되었군요! 그럼 수입도 해결되었으니 여기, 미리 작성해 둔 회사 조직표가 있습니다. 세 분도 확인해주세요.”

조직표에는 보스가 있고 아래쪽에 부대장 두 명, 갈라진 곳에는 총무부가 있고 더 내려간 곳에는 특무부 사업 지원부가 있는 간단한 모양이었다.

“특무부는 설립할 회사의 중심이 되는 능력자들로 이루어지게 될 곳입니다. 그리고 사업 지원부는 이름 그대로 특무부를 보조할 인원들이 모일 곳이지요. 현재 생활보조는 영입할 능력자 숫자에 +@를 할 생각힙니다. 총무부는 말 그대로 발생하는 모든 서류 작업이 되겠지요.”

“서류 작업에 필요한 설비와 일반 사원은 모집 공고를 낸다고 하지만 간부가 될 사람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차소영이 심각한 표정으로 이혜령에게 질문을 던졌다.

“화랑의 총무부장 태인혁은 능력은 뛰어나지만, 인성이 좁고 편협적이었어요. 부하가 암만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슨 수를 써서든 쫓아내 버리고, 그 뒤의 취업까지 막아버릴 정도로 악독한 인간이었지요.”

“최악이네요에요.”

“후후. 덕분에 지금 당장 영입할 뛰어난 인재가 많아요. 지금 당장 레이드 팀으로서 활동은 불가능하겠지만 일곱 분이서 힘내신다면 우리 회사도….”

“늦어서 죄송해요!”

아, 시하가 도착했다.

예쁘게 차려입은 시하를 카페 안의 사람들이 일제히 바라보는 모습이 보인다. 시계를 보니 약속 시간에서 20분 전인데 우리가 모여있는 걸 보고 늦었다고 생각한 건가.

“아냐, 우리는 먼저 모여서 이야기 중이었으니까. 늦은 건 아니야, 어서 와 시하.”

일행들은 갑자기 나타난 시하를 놀란 눈으로 보고 있었다.

“예, 예뻐요예요…. 신체 강화 능력자인가요?”

“새 동료입니까?”

“아닙니다. 이혜령 씨 혼자 많은 업무를 감당하는 거 같아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이쪽은 소꿉친구인 정시하, 의한 고등학교 학생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어머, 의한고의 학생회 말인가요?”

이혜령이 눈을 번뜩이면서 시하를 살펴보는 게 보였다.

“안녕하세요? 화연이 친구인 정시하라고 합니다. 고등학교 1학년이에요.”

예쁘게 인사하는 모습에 어쩐지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의한고라면 프레지던트가 설립한 재단 소속의 고등학교…? 그곳의 학생회에는 뛰어난 아이들이 많은가요예요?”

“그곳 소속이라면 당장 사회에 나와도 통용될 만한 재능과 자질, 실력을 두루 갖춘 아이들이에요. 실제로 대기업 같은 곳에서는 의한 고등학교 학생회 임원을 주시하고 있는 편이고, 고위 공직자와 사업가들 중에 의한 고등학교 학생회 출신이 많다는 걸 보면 확실한 보증 수표라고 할 수 있죠!”

“일단 앉아.”

시하를 내 옆에 앉히고 이혜령에게 말했다.

“전에, 시하가 도와준다는 이야기가 생각나서 이번 자리에 불렀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시하도 천재 소리를 들으며 쭉 자랐으니 이혜령씨가 하는 일에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정말 기대되는걸요?”

“잘 부탁드립니다.”

“근데 시하 양은 능력자가 아닌거에요에요?”

“후훗. 감사해요. 하지만 저는 일반인이에요.”

“미, 믿을 수 없는 DNA의 힘…!”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혜령 총무부장님, 소피아 에델베르그 부대장, 차소영 부대장이야.”

“잘 부탁해요예요!”

“잘 부탁합니다.”

“서로 잘해봐요.”

“네,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 특히 소피아 에델베르그님과 차소영 님은 화연에게도 언니 같은 분이시니 저에게도 언니와 같은 분들이세요. 편히 대해주세요.”

“꺄아~![어, 언니들, 저를…. 도와주세요.], [어, 언니들, 저를…. 도와주세요.], [어, 언니들, 저를…. 도와주세요.]!!”

큭!! 어, 언제 녹음기를!

당황해서 녹음기를 뺏으려 들었지만 소피아는 두 손에 녹음기를 꼭 쥐고 장난감을 뺏기지 않으려는 아이처럼 고개를 도리도리 흔든다!

“이, 이건 소피아꺼야아아! 뺏으면 시러어!”

“풋.”

“쿡쿡쿡.”

으윽…!

============================ 작품 후기 ============================

제 이야기를 봐주시고 추천 / 선작 / 후원 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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