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96 나와 프랑과 연이와. =========================================================================
찌르르르륵
화연이는 부끄러운 말을 자기 스스로 말한 덕분에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내게 등을 보인 채 뒤돌아서 있었는데 어디선가 벌레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건 무슨 소리지?
화연이는 움찔하더니 수건으로 얼굴의 절반을 가리더니 문으로 달려갔다. 아, 회복 능력자가 왔…. 어어?! 잠깐! 그 모습으로 문을 열면…!
“잠…!”
“어서 와.”
화연이가 문을 열어놓은 틈으로 새하얀 원피스를 입은 금발의 청순한 아가씨가 보인다. 외국인인가?
어휴. 내가 얼마나 정신이 없었으면 공간 지각도 순간 잊었을까. 화연이가 부른 회복 능력자는 여자였다.
하긴, 그러니까 저런 차림으로 불렀겠지.
“훈련은 다 하셨나요. 보스?”
“음. 방금 끝났다. 마침 기회가 돼서 소개해주려고 불렀다.”
“아, 이번에 들어오신 굉장한 감지 능력자분?”
“그래.”
굉장히 청순한 가녀린 몸매의 미녀지만 그래도 울 누나보단 못하네.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얼음 여왕의 주인?”
“!!”
어? 얼음 여왕이면 화연이의 별명인데. 내가 화연이의 주인이라고? 순간 짧은 치마의 메이드복을 입은 화연이 모습이 떠올랐다.
좋아. 나중에 메이드복도 입혀봐야지!
“무, 무슨 말이냐!”
“얼음 여왕의 주인이 나타났다고 회사 내에 소문이 다 퍼졌는걸요?”
“큭!!”
금발 처녀의 말에 날 홱 하고 날 돌아본다. 저 표정은, 어쩔꺼냐는 표정인데.
“걱정 마. 화연이는 내가 책임질 거니까.”
“…!”
“어라라! 대담한 발언!”
뭐가 대담하다는 거야? 금발 처녀는 화연이의 이름을 막 부르는 날 반짝거리는 눈으로 바라보면서 가슴이 울렁울렁거린다는 표정을 짓다가 표정을 확 바꾸더니 한 손으로 살짝 입술을 가리면서 능글맞은 표정을 짓는다.
화연이는 그 모습에 어쩔줄을 몰라하는데 금발 처녀의 모습에서 익숙함을 발견했다. 화연이를 종종 놀려먹는 건가?
은근히 푼수 대장에 리액션이 좋은 화연이니까 그럴 법도 하겠다.
“뭐가 대담한 발언이에요? 이미 화연이한테는 도장까지 찍었으니까 당연한 거 아닌가요?”
“아…네?”
“그러니까 화연이는 내 여자라고요. 아직 소문이 정확하게 안 퍼진 거 같은데 대신 좀 퍼트려주세요.”
그러면서 빙긋 웃어주었다.
““…….””
해맑게 웃으면서 금발 처녀한테 말했더니 화연이마저 입을 살짝 벌리고 날 바라본다.
“아…. 으흠. 그럼 회복을….”
금발 처녀는 좀 당황했는지 우윳빛 피부를 살짝 붉히면서 말을 돌리려고 하는데, 먼저 장난을 걸어놓고 도망가면 안 되지?
“어? 대답 안 해주시는 거예요?”
“넷?”
난 여전히 해맑게 웃으면서 대답을 기다렸다.
“…아, 네. 잘 퍼트려드릴게요!”
“그냥 대충 흘리시지 마시고 확실하게 소문내 주세요. 화연이한테 도장까지 찍었다고요.”
“아…하하하. 그럴게요!”
“자, 잠깐! 도장이라니 무슨 도장 말이냐!”
“어마?”
그제서야 경직이 풀린 화연이는 머리끝까지 당황해서는 허둥거리기 시작하고 금발 처녀 역시 경악한 눈으로 나와 화연이를 번갈아 본다.
“입술 도장.”
““아….””
킥킥.
능글맞게 웃으면서 말하는 내 표정에 놀림 받았다는 걸 깨달았는지 누나는 힘없이 주저앉고 금발 처녀도 억지로 미소를 지었지만 복잡한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봤죠? 놀리는 건 이렇게 하는거에요.
그런데 내 생각을 읽었는지 금발 처녀도 눈빛으로 말을 걸어왔다!
대단하시네요. 한 수 배웠어요!
오오, 눈빛이 통한다는 건 이런 뜻인 건가? 근데 통한 사람이 프랑이나 화연이 아니라서 좀 아쉽네.
화연이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내가 다가가서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주니 뭔가 억울하고 밉다는 투정 같은 눈빛을 보여주었다가 금방 트레이드 마크인 사늘한 표정으로 돌아가 버렸다.
근데 여전히 얼굴이 붉어 있어서 냉정함 같은 건 안 느껴지네.
금발 처녀는 나에게 살짝 무릎을 굽히며 원피스 자락을 들어 올리는 예법. 위상 세계에서 프랑이 보여줬던 그 자세로 나에게 인사했다.
“제 이름은 소피아, 소피아 에델베르그라고 해요. 타임리버의 제2부대장을 맡고 있어요.”
그 인사에 중세 유럽식 인사를 할까 생각했지만 프랑한테도 해주지 않은 건데 처음 보는 여자한테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녕하세요. 정서하에요. 감지 타입이고 E 클래스에요.”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청했더니 소피아는 잠시 황망한 표정으로 내 손과 얼굴을 바라보다가 마주 손을 뻗어 악수해주었다.
그녀는 가녀린 몸 안에 342만의 위상력을 가진 C 클래스 최상급 능력자였다.
그녀의 위상력은 심장 부근에 커다란 위상력 덩어리와 사지로 퍼져있는 그보다 조금 더 작은, 즉 점박이 같은 모양새의 위상력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뭐, 예상했던 대로 이런 점박이 위상력 패턴이 회복 타입이었다.
덩어리진 위상력만 물빛으로 빛나고 있었고 그게 없는 부분은 그냥 일반인이랑 다를 게 없어 보였다.
위상력이 몸 안에 퍼진 정도에 따라 신체 능력이 향상되는 건가?
그럼 신체 강화 > 속성 > 감지 = 회복 이런 공식이 성립되겠군.
화연이는 가만히 서 있었고 소피아는 우리 누나보다 더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화연이에게 손을 뻗고 몸 안의 위상력을 움직였는데 가만히 공간 지각과 마나 비전으로 살펴보니, 덩어리진 위상력들에게서 물결이 퍼져나오는데 그 물결들이 서로 부딪치면서 공진현상을 일으켰다!
떨림은 몸을 따라 움직이다가 두 손에서 쏘아지듯 발사되어서 화연이 몸에 적중했는데, 소피아의 공진하는 TP에 맞자마자 전신에 TP가 확 퍼지더니 울렁거리면서 화연의 위상력을 활성화 시켰다!
원거리 힐러구나!
전에 배웠지만, 회복 능력도 원거리와 근거리가 있다고 했는데, 그럼 덩어리진 위상력이 몸에 모여있는 타입이 근거리 힐러인가?
그런데 상처를 회복시키는 게 아니라 위상력을 활성화 시킨다고?
으음. 그리고 직감적, 아니 예감이라고 해야 하나. 내가 손끝에서 TP를 뽑아내는 거. 그게 저 능력의 상위 버전이라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저 공명은….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겠어. 뭔가 다른 게 느껴진다.
심각한 표정으로 소피아와 화연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화연은 내 얼굴에서 뭔가를 눈치 챘는지 눈빛이 반짝였고 소피아는 '왜 이러지?' 하는 표정이 됐다.
“에델베르그 씨. 궁금한 게 있는데요.”
“소피아라고 편히 불러주세요. 보스의 기둥서방이라면 충분히 그렇게 불릴…”
“아니거든?!” “아니거든요?!”
윽. 나랑 똑같은 반응을 보이는 화연이를 놀래서 봤더니 화연이도 날 바라본다.
우리 둘의 반응에 입을 가리고 키득거리면서 웃고 있는 소피아 이 아가씨는 진짜 장난을 좋아하나 보다.
“네. 소피아 씨는 원거리 힐러죠?”
“원거리 힐러지요.”
“방금 회복을 쓴거구요.”
“그렇지요.”
“힐러는 상처를 회복 시키는 게 아닌가요? 화연이는 상처가 없는데 왜 회복을 쓴 거에요?”
“으음~? 서하 씨는 감지 타입이라고 했는데 그런 게 왜 궁금하신 건가요?”
소피아의 반응에 내심 이 여자도 눈치 귀신은 아닌가 했는데 표정을 봐서는 그런 건 아닌 거 같다.
“그야 훈련이 끝난 화연이한테 일부러 회복을 쓰러 왔으니까요.”
“아~ 그게 궁금하셨군요? 회복을 뜻하는 한자는 어떤 뜻인지 아시나요?”
“돌아올 회 回에 회복할, 다시 부의 복復 회복이잖아요.”
“그렇죠?”
…설명도 다 안 해주고 뭐가 '그렇죠?' 냐!
그러니까 소피아가 하고 싶은 말은 원래 모습으로, 예전 모습으로 되돌려준다는 포괄적인 의미지, 상처만 복구 시키는 건 아니라는 건가?
“예전 모습으로 돌려준다니. 그거 신의 영역 아닌가?”
“쿡쿡. 신처럼 떠받들어주셔도 된답니다~?”
…이 아가씨가 뭐래. 빙글빙글 웃으면서 신성모독 발언을 하는 소피아를 어처구니가 없어서 멀뚱멀뚱 보고 있으려니 화연이도 한숨을 쉬면서 얼굴을 가려버린다.
“소피아. 적당히 해. 회복은 상처에 관해서는 위상력으로 수복시켜주지만, 그 외에 스태미너도 회복시켜줘. 그래서 전투에서는 필수인 능력자야.”
“그런 거였구나.”
“자자, 보스? 지금 회사 사람들 모두가 보스의 어린 남자 친구에 대해서 무수한 소문이 많이 돌고있다구요? 어린 남자 친구 분의 요구에 따라 보다 자세하고 정확하게 이야기를 퍼트릴 의무가 생겼으니 첫 만남에서부터 지금까지 모든 이야기를…! 어? 어어??”
“돌아가라!”
소피아의 음흉한 얼굴에 화연이는 더이상 말하는 건 안된다는 듯이 소피아를 짐짝 들 듯이 들어서 방문 앞에 달려가서 내려 놓은 다음 밀어서 내보내 버렸다.
“잠…! 보스! 아잉~!”
쾅.
소피아를 강제로 내쫓고 돌아온 화연이는 내 앞에 앉아서 수건을 펼쳐 붉어진 얼굴을 숨기고 있었다.
조금만 더 놀렸다간 대화가 불가능해질 만큼 이성이 마비되버릴 거 같으니 놀리는 건 나중에 하고 궁금증부터 풀어야지.
“소피아 씨는 대단하네. 외국인 같은데 어떻게 부대장이 된 거야?”
“…소피아는 영국 귀족의 딸이다. 부친과 모친은 작위를 가진, 발언력이 강한 집안의 막내딸인데 부친과 싸우고 정략결혼을 시키려는 모친에게 결별을 선언하고 뛰쳐나왔지. 그러다 우연히 만나 타임리버를 만드는 데 힘을 합친 동료이자…. 언니다.”
어, 언니? 잠시 소피아 에델베르그의 모습을 떠올려봤다.
울 누나와 비슷한 슬렌더 타입이지만 역시나 서양인답게 골반이 잘 발달한 모습이었지. 작은 가슴과 콩알 같은 유두에 진한 금색 털로 뒤덮인 음부를 잠시 떠올렸다가 머릿속에서 지웠다.
“화연이가 언니라고 생각한다니, 나도 좋아질 거 같네. 나이는 잘 짐작이 안 가는데, 언제 만난 거야? 그러고 보니 화연이도 이제 20살이잖아. 근데 어떻게 그 사이에 B 클래스가 되고 이런 레이드 팀까지 만들 수 있었던 거야?”
내 말에 겨우겨우 진지한 표정으로 되돌아간 화연이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내 얼굴을 바라봤다.
“그래. 너도 나와 타임리버에 대해서 알아 둘 필요가 있겠지. 그전에 잠시 씻고 나올 테니 소파에 앉아서 기다려.”
“응. 내가 씻는 거 도와줄까?”
“무!! 피, 필요 없다!”
킥킥. 내 말에 화연이는 다시 얼굴을 확 붉히더니 화내듯이 발칵 소리치고는 샤워실로 뛰어들어갔다. 조금 아쉬운걸. 진짜 19살 때까지 이런 생활을 해야 하나? 내가 성인이었다면 벌써…. 츄릅.
음흉한 상상을 하고 있으려니 20층에 올라왔을 때부터 내 곁에서 조용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프랑은 화연이가 씻으러 간 사이 입을 열었다.
-아마도 화연 씨는 모친의 지위 때문에 이런저런 영향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을 거 같아요.-
“어? 무슨 영향?”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소파로 걸어가면서 프랑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영국 고위 귀족 가문이라던가, 국가 지도자급의 지위를 가진 사람들, 즉 직위와 명예, 돈을 가진 이들은 세계 위상 능력자 연합과 거래를 통해 19세가 되지 못한 미성년자들도 위상 세계에 출입할 자질을 판단 받을 수 있거든요.-
“어? 19살이 안되도 들어갈 수 있다고?”
-그러니까 조금, 노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가문의 지위와 명예 재산등을 담보로 맡기게 되는거에요.-
“흐음. 그러니까 위상 세계에서 엄한짓해서 현실을 위태롭게 만들었다간 지금까지 쌓아왔던 권력이나 가문을 홀랑 날려버린다는 거지? 그만한 지위를 갖추지 못한 사람들은 아예 19세 미만은 입장 금지고?”
-네에.-
이런… 금수저들은 어딜가나 금수저란 건가. 참 불공평한 세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무턱대고 들어가진 못한다고 해요. 능력자 연합 소속 관리자와 동행해야 하고 그 외 기타 자잘한 제한 등이 있다고 들었거든요.-
푹신한 소파에 앉아서 내 옆에 앉아 몸을 기대는 프랑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려니, 화연이도 그랬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 혹시 관리직이라는 게 최수한이 아니었을까?”
내 말에 눈이 동그래지는 프랑.
-그럴 가능성도 있겠네요?-
10분도 안 지났는데 금방 다 씻었는지 물기를 닦은 알몸으로 드레스 룸에 들어가는 화연이 보였다.
…그런데 평범한 옷을 입고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한쪽 옷장을 열었더니 그 안에는 원피스를 비롯해서, 저거 이브닝드레스인가? 수많은 색과 종류의 드레스까지 한가득하다.
치마는 아예 없는 줄 알았는데 가지고는 있었네?
…근데 속옷부터 입지, 발가벗은 채 옷을 고르는 화연의 나신을 보고 있으려니 프랑과는 또 다른 게…. 흠흠. 보기 좋다.
화연이는 이런저런 치마나 원피스계열을 왕창 꺼내서 늘어놓고 커다란 거울 앞에 서더니 이것저것 몸에 대보기 시작했다.
“나한테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인가?”
왠지 웃음이 난다. 저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날 위해 꾸미려는 모습이라니.
-네?-
“화연이는 치마 같은 건 없을 줄 알았는데 한가득 가지고 있어. 드레스도 있는 걸? 지금 여러 가지 치마랑 옷을 두고 뭘 입을지 고민하고 있어.”
-아…. 쿡쿡. 여자라면 사랑하는 남자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은 게 당연하잖아요. 특히나 어제 그런 이야기까지 들었으니까, 당연한 행동이네요.-
“어제?”
-기억 안 나시나요? 차 안에서 치마 입은 화연 씨에게 예쁘다는 말을 하신 거.-
“아아. 그걸 염두에 두고 있다가 지금 입으려는 건가….”
어쩐지 기쁘다. 헤헤.
내 이야기를 들은 프랑도 일어서더니 드레스 룸 쪽으로 날아가 버렸다. 화연이 옷 갈아입는 걸 구경할 셈인가?
수많은 치마 중에서 3종류로 범위를 좁혔는지 며칠 전에 여사님이 입었던 옆트임 롱스커트지만 좀 더 팔랑팔랑하고 주름이 잡힌 거랑 허벅지 중간까지 내려올 듯한 스커트 형식의 쇼트 팬츠, 마지막으로 치마와 레깅스 일체형 하나를 두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뭘 입어도 예쁘겠지만, 노출이 적은 치마 레깅스는 별로인걸. 거기다 스커트처럼 보이게 하는 쇼트 팬츠는…. 치마가 아니잖아?
내 생각을 읽었는지 화연이는 군청색 주름 롱스커트를 집어 들더니 옷 아랫단에 밴드가 없는 하늘색 민무늬 기모 티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흰색 망사 레이스 팬티에 레이스 탑 브래지어를 들었는데, 브래지어는 앙가슴까지 가려주는 타입이었다!
날 경계하는 건가!
하지만 소용없지롱. 난 공간 지각으로 다 볼 수 있으니까! 킥킥.
화연은 옷을 다 입고 살짝 젖은 머리카락을 어깨 뒤로 넘기면서 거울 앞에서 맵시를 확인하더니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드레스 룸을 빠져나왔다. 프랑도 그 모습을 뒤에서 기웃거리면서 구경하다가 화연의 뒤를 따라 왔다.
음… 뭐랄까, 평범한 일반인이라면 소화하기 힘든 복장 베스트에 들 거 같은데, 얼굴에 몸매에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화연이다보니, 말 그대로 옷걸이가 죽여주니까 옷도 같이 살아나는 기분이다.
내가 칭찬해주니까 치마를 입었지만, 노출은 조금 거리낌이 있고, 상의는 그냥 편한 옷을 집어 입은 느낌?
그래도 예쁘니까 칭찬해주자.
“아. 오늘도 치마 입었네. 역시 치마도 잘 어울려!”
조금 부끄러워하는 화연에게 엄지를 들어 올려주며 칭찬하니 그제서야 안색이 밝아지며 살짝 미소를 머금은 표정으로 내 맞은편의 소파에 앉았다.
롱스커트를 입었지만, 다리가 허전한지 손으로 살살 다리를 쓰다듬는 화연이를 바라보고 있으려니 얼굴을 붉히면서 내 눈을 마주치질 못한다.
“흠.”
“?!”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화연의 옆자리로 가서 앉았다. 그 기세에 화연이는 조금 움찔했지만 나도 만년 발정의 짐승은 아닌데.
그냥 화연의 손을 하나 잡아서 만지작거릴 뿐이지!
“자. 이야기해줘.”
“으, 응? 아아! 그, 그래. 타임리버는 3년 전에 나와 부대장 두 명, 그러니까 소피아 에델베르그, 차소영과 이혜령 부장의 도움을 받아서 만들 수 있었어. 특히 차소영은 화랑의 에이스였는데 내가 화랑을 나오면서 차소영도 함께 나와 타임리버에 들어와 준 고마운 동료야.”
어? 타임리버 전에는 화랑에 있었던 건가?
“중2 때 위상 세계에 빨려 들어가서 E 클래스 이형 능력자가 된 나는….”
화연이는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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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제목 파트는 조금 길죠?
토요일은 3화 이상의 연참 가겠습니다. 자정부터 시작할게용
제 이야기를 봐주시고 추천 / 선작 / 후원 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