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84 직무유기에 대한 벌은 받아야지. =========================================================================
끼이이이이잉!!
어우! 눈부셔! 귀아파!
위상 세계에서 돌아올 때마다 이러는 건가?
귀에 이명이 울리고 눈이 부셔서 눈썹을 찡그리고 공간 지각으로 주위를 감지해보….
와락!
“크헥?!”
뭐, 뭔가 크고 묵직한 게 나한테 태클하듯이 덤벼들어서 뒤로 벌러덩 넘어져 버렸는데, 등 뒤가 푹신푹신한 걸 보면 침대인 거 같다. 나한테 달라붙어서 목을 조르고 있는 건, 공간 지각이 적의를 감지 못한 걸 보면….
곧 귀를 긁는듯한 이명이 사라지니 내 귓가에 훌쩍거리는 소리와 목과 가슴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감촉으로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울 누나인가?
다시 공간 지각으로 살펴보니 날 껴안은 사람은 울 누나였고, 옆에 화연이 누나도 있었다.
돌아온 곳은 내가 잠들었던 화연이 누나의 침대 위.
아차~ 몸도, 다리도 흙이 엉겨 붙어 엉망인데 화연이 누나 침대 다 더럽히겠네. 시하 누나도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원피스에 누런 흙먼지가 잔뜩 묻어버렸다.
“누나?”
“흐이잉. 바보야! 왜 위상 세계로 들어가 버린 거야!”
시하 누나는 눈물을 방울방울 흘리면서 날 꼭 껴안고 울고 있었는데 옆으로 화연이 누나가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눈 부신 것도 사라져서 두 눈을 비비고 옆을 보니 평범한 검은색 와이셔츠에 검은색 면바지를 입고 하얀 넥타이와 하얀 벨트를 하고 있는 화연이 누나도 안심했다는 표정으로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머리카락은 포니테일로 묶었는데, 발랄하고 청초하고 싸늘하고 냉정한 4가지 모습이 공존하는 게 굉장히 매력적인 분위기다.
귀환하자마자 누나들을 보니 겨우 마음이 놓인다.
“위상 세계에 관해서 깊게 생각하지 마. 강렬한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위상 세계로 들어가 버리니까.”
“아. 그런 거였구나.”
“…역시 담당관이 안 가르쳐줬군.”
힉?! 화연이 누나의 표정이 마치 흉신악살凶神惡殺처럼 일그러졌…. 는 데 진짜 무서워!!
“한번 들어갔다 나오면 최소 5일은 재입장이 불가능해. 5일이 지난 다음 위상 세계로 들어가길 강하게 원하거나, 위상 세계에 겪었던 강렬한 기억을 떠올리면 다시 들어가 버리니까 주의하도록 해.”
“어! 응!”
“무사히 돌아올 거라고 믿고 있었어. 수고했어.”
“응 땡큐.”
…최수한의 명복을 빌어줘야 할 거 같다.
“네 속옷이랑 옷도 세탁해놨으니까 씻고 나와서 집으로 돌아가도록 해. 아주머니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셔.”
에고. 엄마한테 전화해줘야겠네.
날 껴안고 울고 있는 누나의 등 너머로 인증기를 조작해서 켰더니 [연결 확인 Check the connection]이라는 문장이 뜨더니 정상적으로 홀로그램이 뜨며 커뮤니티에 접속됐다.
화면 상단부에는 오후 9시라고 되어있었는데, 그 옆의 편지 모양 아이콘 옆에 숫자가 3이 써져있었다. 확인은 나중에 하고 일단은 엄마한테 전화를 먼저 해야지.
한 손으로는 누나의 긴 머리카락이랑 등을 차분히 쓰다듬어주며 통화를 시도했는데 신호음이 울리자마자 연결됐다.
“아, 엄….”
[아들?!!]
연결되자마자 엄마의 비명 같은 울음 소리가 홀로그램 창에서 터져나왔다!
“응 엄마. 방금 돌아왔어.”
[아들~!!]
으아, 화면 너머에서 엄마가 통곡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옆에 아빠도 있었는지 엄마를 진정시키려는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No Signal이라고만 떠있는 화면에서 어째 엄마랑 아빠의 모습이 보이는 것만 같다.
곧 인증기의 홀로그램을 통해서 아빠의 목소리가 들렸다.
[괜찮으냐.]
“응. 나 또 강해졌어! 다친대도 없고 살도 안 빠졌고 멀쩡해!”
[그래 고생했다. 돌아와서 엄마 안심시켜드려라.]
“씻고 누나랑 바로 돌아갈게!”
[그래.]
역시 아빠는 침착하구나. 나도 크면 아빠처럼 진중하고 침착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상상이 안 되는데.
전화 연결이 끊기자 나는 손을 내리면서 누나의 등을 토닥거리면서 말했다.
“누나. 누나누나. 들었지? 엄마가 통곡하고 난리 났어! 얼른 씻게 좀 놔줭.”
“흑. 넌 내 걱정은 안 해주는 거니?”
누나는 울먹이는 표정으로 날 내려다보는데, 그럴 리가?
“누나가 내 목을 조르고 있어서 생각이 머리로 올라오지 않아서 그래.”
“풋. 뭐라는 거야! 이 바보!”
꽁
그제서야 누나는 눈물진 얼굴로 아프지 않게 내 머리에 살짝 꿀밤을 먹이면서 살짝 웃었다.
감싸 안았던 내 목을 풀어주고 일어나 앉은 누나를 피해 침대에서 내려오니 화연이 누나가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는 게 보였다.
“…왜?”
“강해졌다는 거, 궁금해. 나중에 알려줘.”
“뭐 별거 아닌데, 속성 탄을 나한테 맞춰서 개발한 거뿐이야.”
으음. 정확히는 내 등에 매달려있는 프랑이랑 같이 개발한 거지만 화연이 누나한텐 프랑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주지 않았으니까, 정확한 건 말해 줄 수 없지.
“…응. 꼭 알려줘.”
“누나가 그렇게 궁금해하니까 보여주고 싶은데, 폭발 범위가 꽤 넓어서 여기서 썼다간 난리가 나버릴 거야. 나중에 보여줄게.”
“그 정도야…?”
난 씨익 웃으면서 우쭐한 마음을 담아 말했다.
“공간 지각이랑 신체 강화랑 속성 탄 세 타입 동시에 쓸 수 있게 됐지롱.”
““…!!””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경악하는 두 누나를 내버려두고 잽싸게 샤워실로 달려갔다.
샤워하고 바스 타월로 아랫도리를 가리고 나왔더니 누나가 샤워실 문 앞에서 내 속옷이랑 교복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자. 속옷이랑 교복.”
“오 땡큐!”
옷을 들고 드레스 룸으로 가서 입고 나왔더니 울 누나는 새카만 양털 카디건을 원피스 위에 입고 있었는데 군데군데 흙먼지가 묻어있는 게 보였다.
근데 화연이 누나도 회색 캐시미어 반코트를 입고 있었다.
“…? 화연이 누나 어디가?”
“…따라갈 거야.”
화연이 누나는 강렬한 눈빛으로 날 보며 나지막이 말했는데, 샤워실에 들어가기 전에 말해준 게 누나의 무인 武人 스위치를 건드렸나 보다.
우리들은 누나의 서버 밴을 타고 집으로 향했는데, 화연이 누나는 내 맞은편에 앉아 날 조용한 눈빛으로 관찰하고 있었고 시하 누나는 운전에 집중하고 있었다. 프랑은 내 옆에서 내 팔을 끌어안고 있었고.
“…화연이 누나처럼 예쁜 사람이 그렇게 부담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니까 부끄러운데?”
“쿨럭!” “어휴.”
내 말에 시하 누나는 못 말린다는 눈빛으로 백미러를 통해서 내 얼굴을 바라보며 웃었고 화연이 누나는 얼굴을 살짝 붉히더니 고개를 돌려 헛기침을 했다.
화연이 누나 반응이 좀….
진짜 나한테 관심이 있는 건가?
“신체 강화는 몇 배나 돼?”
참다 참다 결국 못 참겠는지 화연이 누나가 눈빛을 반짝이며 질문을 던졌다. 시하 누나도 그게 궁금해졌는지 백미러 통해 날 힐끔힐끔 바라본다.
운전할 땐 운전에만 집중하라는 거 모르는 건가, 집에 가면 누나 붙잡고 좀 혼내야겠다.
“2배 정도일까.”
“음. 높지는 않지만 낮지도 않아. 그 정도면 속성 탄을 날리면서 혼자 싸우기에도 충분하겠….”
“4배까지 오르고 4배가 되면 두뇌 회전도 가속해져서 주변이 0.8배 속도로 느려져.”
“느흑 쿨럭! 콜록콜록!”
말하는 와중에 기습적으로 가속 모드일때의 옵션을 불러주니 흡! 하면서 두 눈을 치켜뜨더니 사레가 들려서 켈룩거리기 시작한다.
“내 TP를 5 정도 써서 속성 탄을 날리면 폭발이 5m 정도 생기는데, 그 범위에 있는 건 터지는 게 아니라 분해되듯이 사라지더라. 화연이 누나는 그런 효과에 대해서 아는 거 있어?”
“콜록…! 으흠. 쿨럭. …분해 되다니. 그런 현상은 처음 들어. 폭발 충격파는 어느 정도… 아니 5 TP라고?!”
반응이 참 재미있네. 킥킥.
“응. 100 TP 정도 쓰면 손에서 레이저도 나간다?”
“…말도 안 돼.”
“뭐가?”
“…하긴 네 능력은 말도 안 되는 능력이니까….”
뭔가 복잡하면서도 기뻐 보이고 조금 허탈해 보이기도 하는 화연이 누나의 모습은 부러워하는 표정에, 살짝 질투? 같은 것도 엿보인다.
그 뒤로 별다른 대화 없이 집에 도착했는데,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엄마가 울면서 달려들어 날 안아주길래 나도 두 손으로 엄마를 꼭 안아줬다.
역시 엄마 품이 최고인 거 같아.
“아드으으으을….”
“자자 엄마, 날 봐바 응? 잠깐만 날 봐봐~!”
날 끌어안고 머리랑 등을 쓰다듬으면서 훌쩍이는 엄마를 다독이면서 살짝 떨어트리며 내 모습을 보여줬다.
“어때 보여?”
“조금 마른 거 아니니?”
…확실히 1kg 정도 빠지긴 했는데, 그걸 눈치채다니. 엄마의 감은 예리하구나…!
“전혀? 오히려 고기도 구워 먹고 잘 다녔는데? 아무튼, 어때? 어디 다친 데 보여?”
내 말에 엄마는 습기가 가득한 두 눈으로 내 몸을 살피며 팔이며 몸이며 옷에 가려진 부분을 더듬어 봤다.
다친 덴 없다니까. 그제서야 엄마도 한숨을 폭 내쉬면서 안심했다는 표정이다.
“다친 데는 없는 거 같구나.”
“그치? 게다가 이번엔 2일밖에 안 있었으니까 다치거나 위험한 일도 얼마 없었어!”
“얼마 없었다면 있긴 했다는 말 아니니?!”
아, 그 부분에서 신경 쓰는 거야? 엄마는 계속 걱정이 멈추질 않는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내 뺨이랑 얼굴을 쓰다듬어 주는데, 내 뒤 현관에 서 있는 누나들은 눈에도 안 들어오는 건가?
“일단 들어가서 이야기해.”
난 엄마의 어깨를 잡아 돌려세우고 거실로 들어가서 소파에 엄마를 앉히고 뒤따라온 누나들도 앉는 걸 기다렸다.
거실에 앉아서 아빠와 엄마, 시하 누나랑 화연이 누나가 소파에 앉는 모습을 보고 두 손을 허리춤에 올린 다음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 입을 열었다.
“이번에는 잠들면서 나도 모르게 위상 세계를 강하게 떠올렸었나 봐. 눈을 떴을 땐 저번 1회차 15일째에 마지막에 귀환했던 장소에 누워 있었어.”
천천히 상황을 설명하려는데 시하 누나가 오른손을 살짝 들어 올렸다. 할 말이 있는 건가?
누나를 바라보니 옆에 앉은 화연이 누나를 한번 보고 날 향해 입을 열었다.
“음 서하야? 화연이도 이제 한 가족이잖아? 그, 1회차에 우연히 만나서 같이 다니게 된 정령 아가씨 일도 알려주는 게 어때?”
어어?!
“그 정령 아가씨가 너한테 소중한 존재니까 화연이도 알아두면 그 아가씨를 숨겨주는 데 도움이 될 거야.”
…누나가 프랑의 이야기를 갑자기 꺼내서 조금 놀랐는데, 그래도 영혼석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정령?”
“살롱에서 서하가 말하지 않은 마지막 비밀이라는 게 정령 아가씨에 대한 거야. 위상 세계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대.”
그러면서도 영혼석에 관해서는 전혀 말을 하지 않는 게, 시하 누나도 내 부탁을 생각했는지 일부러 이야기를 꺼내지 않은 거 같다.
시하 누나 멋대로 말해버려서 조금 화가 났지만, 그건 나중에 따로 물리적으로 괴롭혀주기로 하자.
나는 슬쩍 좌탁 옆에 정좌한 자세로 앉아있는 프랑을 돌아봤는데 그녀도 날 보더니 살풋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으음, 나 혼자만 알고 있을 거라고 했는데, 사실 엄마랑 아빠랑 누나는 알고 있었어. 화연이 누나한테는 나중에 알려주려고 했는데 누나가 먼저 말해버렸네. 실은 나만 볼 수 있는 프랑이 내 옆에 있어.”
내 말을 듣고서야 화연이 누나는 심각한 표정으로 내 주변을 살펴보는데 공간 지각이 화연이 누나의 몸속에서 열심히 움직이는 위상력을 보여줬다. 빠르게 가속하면서 8자 모양으로 조금씩 움직이는 걸 보니까, 가톨릭 신부 능력자가 만들었다던 탐지 기술이 생각난다.
“화연이 누나, 지금 유령 탐지 기술 쓰는 거야?”
“아?! 어, 어떻게 알았어?”
“그냥 몸속에 위상력이 움직이는 게 보이는데?”
TP가 꽤 많이 사라진다. 초당 1845, 거의 내 절반 수준의 TP가 사라지는 게 무시무시하다…!
“으음. 안 보이는데?”
“그건 보이지 않는 유령 탐지 기술이잖아. 프랑은 정령이라니까?”
“…….”
뭔가 납득이 가지 않나 보다. 나도 탐지 기술에 프랑이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알고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프랑. 화연이 누나가 널 못 믿겠나 봐. 번개를 살짝 쏴줘 봐!”
“어?!”
내 짖궂은 표정을 보고 프랑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화연이 누나의 뒤로 이동했다.
“누나, 화연이 누나 옆에 있다간 같이 감전될지도 몰라?”
“어맛!”
내 말에 누나는 기겁한 표정으로 황급히 아빠 옆으로 피해버리고 엄마도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내 옆으로 몸을 피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화연이 누나는 '설마? 날 놀리려고 하는 게 아니라 진짜인가?' 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그래도 얌전히 앉아 있는 걸 보면 긴가민가한가보다.
우리 가족들이야 프랑이 전기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봤으니 당연히 알고 있고.
화연이 누나는 내가 전기를 쓰라고 말을 꺼냈는데도 대비를 안 하고 몸 안의 위상력도 전혀 움직이지 않는 걸 보면, 신체 강화 B 클래스의 육체 능력을 믿는 건가?
어쩌면 딱히 방비할 수단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못 믿으니 몸으로 느끼게 해줘야지.”
뭐 나도 사람을 상대로 프랑의 벼락이 얼마나 통하는지 실험해봐야 했으니까, 이 기회에 튼튼한 화연이 누나를 상대로 시험해봐야겠다.
우리 가족들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화연이 누나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본인은 찜찜한 표정으로 날 보고 있었다.
-이 기회에 프랑의 벼락 위력을 체크해보자. 누난 B 클래스 능력자니까, 으음…. 10 TP만 써볼까?-
-확실히 하려면 100 TP는 써야할꺼 같아요.-
-100?! 그거 위험한 거 아냐?! 낮에 버디 치킨한테 한발 쏠 때 100 TP씩 쓴 거 같은데?!-
-제 벼락은 서하의 마나 시브가 아니니까요! 괜찮을 거에요! 그리고 화연 씨는 B 클래스잖아요?-
하긴, 그건 그런…가? 그래도 혹시 모르니 누나한테 경고를 해주자.
갑자기 내가 입을 벙긋거리니까 화연이 누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내 얼굴을 보고 있었는데 독순술이라는 건 못 알아본 거 같다.
“누나. 마음의 준비는 됐어?”
“으음….”
누나의 완벽하게 짜여진 육체가 한번 꿈틀하더니 몸에 힘을 주는 게 공간 지각으로 보인다. 그리고 피부를 물빛 위상력이 뒤덮기 시작했다?! 놀래서 잠시 마나 비전을 껐더니 아무것도 안 보인다. 아니, 공간 지각으로 위상력이 몸을 덮고 있다는 건알 수 있었다!
저건 TP도 소비되지 않으니까, 위상력인게 맞지? 누나랑 재회했을 때 보여준 그 기술이고 인증기에서 살펴볼 때도 잠시 봤던 그거 같은데?
좋아. 일단 준비는 다 끝난 거 같으니 좀 있다 물어보기로 하고, 가자. 방실방실 웃으면서 날 보는 프랑을 나 역시 사악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파지지직!!
그 순간 100 TP를 사용한 전기가 프랑의 양손에서 터져 나왔다!
“흐큭?!”
누나는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리고 있었는데 순간 눈에 보일 정도로 한순간 터져 나온 전기에 온몸을 경직시키며 무릎을 움켜쥐었다!
하지만 전기는 피부 위의 위상력을 타고 순식간에 공중으로 사라져버렸다! 순식간에 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 버린 누나는 자기 어깨를 만져보더니 인상을 썼다.
“누나 괜찮아?”
“그래. 조금 놀랬지만 이 정도면 조금 따끔한 수준밖에 안 돼.”
따끔?! 100 TP인데?! 아, 하긴 누난 1,100만이 넘는 위상력을 가지고 있지.
이제 프랑의 존재를 믿어 주겠….
“…서하 니가 전기를 쓴 거 아냐?”
…그런 식으로 나오는 건가!
“내가 아무리 대단한 마나 시브를 가지고 있다지만 온갖 속성을 마구 쓸 수는 없는데!”
전기를 쏜 프랑도 잠시 황당하다는 눈빛으로 화연이 누나의 옆모습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으면서 나에게 날아왔다.
-고집을 부리기 시작했어요. 그녀 같은 성격의 사람이 한번 고집을 피우면 어지간해서는 설득하기 힘들어요.-
그러게. 일단 지금은 넘어가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설득하는 걸로 할까?
“응. 그럼 누나한테는 프랑이 없는 걸로 하자.”
내 말에 화연이 누나는 잠시 당황한 표정이 되더니 황급히 입을 열었다.
“아, 아냐! 안 믿는다는 게 아니라, 정령이라는 존재가 나타났다는 이야기는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믿기 힘들다는 거였지! 게다가 서하 네 능력이 워낙 대단하니까….”
으음. 결국, 내 능력 때문에 여러 번 놀란거랑 믿기 힘든 초자연적인 존재가 갑자기 나타나는 바람에 의심병에 걸린 건가?
“날 그렇게 대단하게 봐주는 건 기쁜데 내가 익힌 건 무 속성의 탄. 그러니까 TP 그 자체를 쏘아내는 거야. 내가 쏘는 건 무색에 투명해서 그냥은 나도 못 봐.”
무 속성이라는 말에 누나는 눈썹을 꿈틀하더니 TP 자체를 쏘아낸다는 말에 인상을 쓰다가 무색투명하다는 이야기에 눈을 감더니 피곤하다는 음색으로 힘없이 말을 꺼냈다.
“그것 봐라…. 말도 되지 않는 능력이잖아. 너와 함께 있으면 지금까지 배우고 익힌 위상 지식이 모두 부정당하는 기분이다….”
“어…. 그, 그래? 미안.”
“……. 그 정령에 대한 건 다음에 자세히 들려줘.”
“알았어.”
뭔가 반쯤 자포자기한 거 같은 분위긴데? 어쨌든 방금 쓴 기술에 대해서 물어보기로 했다.
“방금 누나 피부 위로 위상력을 두른 건 뭐야?”
“음?! 그, 그것도 보였나?”
“응. 피부 위로 1cm 정도 덮은 거, 위상력 맞지?”
그것까지 볼 줄은 몰랐는지 잠시 버벅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별거 아냐. 공용 기술인데 피부에 위상력을 덮어서 위상력에 대한 공격의 저항력을 올려주는 기술이야.”
…그게 별거 아니라고? 아, 이무기한테 벼락 맞을 때 나도 피부에 위상력을 돌렸었지? 그런 건가 보다.
“그걸 만든 기본 능력은 어떤 거야?”
“글쎄, 이미 죽은 사람이라 확실히는 모르지만, 신체 강화 능력자였어. 어쩌다 위상력이 피부를 흐르게 했는데 위상력과 연관된 공격에 어느 정도 저항을 올려준다는 걸 알게 되고, 그걸 기술로 만들어서 공용 기술로 등록한 거야.”
벌써 죽었다니. 마나 시브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되려나 했는데….
“그 기술들 말인데, 배우기 힘들어?”
“쓰는 방법을 배울 수는 있지만, 활용하고 쓸 수 있게 되는 건 그 사람의 자질에 달렸지.”
그런가. 화연이 누나 말을 들어보니 딱히 공용 기술들에 관심을 보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보이지 않는 유령 탐지는 마나 시브의 마나 비전에다가 공간 지각도 있고 저런 피부에 위상력 돌리는것도 내 마나시브가 있고 속성 탄 쏘는 것도 마나 시브가....
마나 시브 최곤데?!
“아무튼, 계속 설명할게.”
============================ 작품 후기 ============================
3년전에 사둔 이코니아 탭 덕분에 밖에서도 글을 쓰고 올릴 수 있게 되었군요!
제 이야기를 봐주시고 추천 / 선작 / 후원 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_+
오타는 집에 가서 수정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