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80 가슴 산 결전. =========================================================================
프랑과 머리를 맞대고 개발한 공간 지각 + 신체 강화 + 속성탄 발사는 마나 모드라고 이름을 지었다.
그리고 옵션으로 마나 모드 - 가속도 만들 수 있었다.
그냥 마나 모드는 TP를 소비하지 않고 I 클래스 신체 강화자의 2배가량 신체 능력을 올려주는 걸로 짐작했다. …어쩔 수 없잖아. 정확한 비교 대상이 없는데!
…가속모드를 키면 초당 0.1%의 TP가 소비되면서 일상 모드의 2배까지 신체 능력이 향상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적이랄까, 주변의 모든 움직임이 80%까지 느리게 보여주는 정신 가속이 마나 모드 - 가속에 포함된다는 거다.
시험 삼아 테스트해봤는데 주변이 느려지고 프랑도 슬로우 모션처럼 움직는 게 신기했지만, 정신 가속이 제대로 작동하는 걸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이걸로 비슷한 등급의 이형종을 만나 근접전으로 들어가더라도 압살당하는 일은 없을 거다.
…분석 능력이 남아있었다면 이런 걱정도 안 해도 됐을 텐데.
아까 좀비 펭귄과 싸울 때는 멋모르고 최대한 가속을 땡겨서 사용했는데, 마나 모드를 개발하고 났더니 얼마나 비효율적이었는지 깨달았다. 30초 만에 50%의 위상력을 사용해버렸으니까 할 말 다했지. 1분이면 TP 오링이다!
하지만 신체 능력은 7배까지 상승했던 거 같다.
…으음. 가속을 빠르게 하면 할수록 초당 TP 소비량이 무지막지해지니까, 그래서 어느 정도가 가장 적절할지 프랑과 함께 연구해본 결과 다음과 같은 결과를 알 수 있었다.
1. I 클래스, 즉 최하위 신체 강화 능력자의 근력은 맨손으로 돌멩이를 가볍게 가루로 만들 수 있고 100m를 9초 만에 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2. 마나 모드는 그런 I 클래스의 2배가량. 즉 H 클래스 신체 강화자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때는 특정 스테이터스 특화가 아닌 밸런스 타입. 즉 힘 민 체가 골고루 상승한다.
3. 마나 모드 - 가속은 4배, F 클래스 수준이 되면서 정신 가속까지 발동한다. TP 소비량은 초당 0.1%
2배까지는 아슬아슬하게 TP 소비가 없었고, 4배까지가 시간 대비 효율이 제일 높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5배를 넘어 6배 7배 되면 3700의 위상력 정도는 한여름 햇볕 아래의 아이스크림보다 더 빨리 녹아 없어진다!
그나저나 신체 능력 6배와 7배의 차이가 그렇게나 TP 소비량이 차이 날 줄은 몰랐다.
“마나 모드라는 이름은 너무 중2병 틱 한가?”
-에헤헤.-
프랑은 배시시 웃으면서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게 그렇다고 하는 거 같다.
“…프랑도 궤적안이라는 이름을 지었으면서.”
-윽!-
무엇보다 밤늦게까지 마나 모드를 활성화 시켜서 마나 탄을 수련에 수련을 거듭했더니 새벽이 다가올 때쯤에는 100번 쏴서 100번 모두 성공시키는 성공율 100%를 달성했다!
마나 탄 쿨타임도 3초까지 줄일 수 있어서 양손으로 번갈아 쏜다면 1.5초마다 한 번씩 날릴 수 있게 됐다!
거기다 회전력을 좀 더 가속하면서 TP를 100까지 주입했더니 총알처럼 쏘아져 나가던 게 광학 병기처럼 직선 관통 무기가 되어버렸다!!
찌이잉! 촤아아악!
“와! 모양은 레이저 빔인데 워터젯처럼 다 절단시켜버리네!”
연필 굵기의 무색투명한 레이저가 공간을 굴절시키며 빛의 속도로 내 손에서 뻗어져 나오는데 닿는 건 모두 다 잘라버리는 화끈한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사정거리가 마나 탄보다 짧아져서 대충 100m 정도까지 나가는데, 그 이상 넘어가면 위력이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
프랑은 내 손에서 뻗어 나가면서 바위고 나무고 다 잘라버리는 무색투명한 레이저의 위엄에 할 말을 잃은 표정이었다.
“근데 TP 소비가 엄청나다. 5초 동안 쐈는데 500 TP나 썼어.”
중간에 끊을 수도 있고 압축해서 탄환처럼 날릴 수도 있었지만, TP를 계속 소비하면 광학병기 같은 모양새가 되는게 무진장 마음에 든다!
소비 TP가 조금 많지만, 그만큼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거라 믿는다!
“이건 마나 레이저라고 해야지!”
하늘을 슬쩍 올려다보니 동이 터오려는지 새카만 하늘이 군청색으로 옅어져 가고 있었다.
“해가 떠오를 때까지 쉬었다가 아침이 되면 이형종의 정리를 시작하자. 15일에 위상 세계에 들어왔으니 날이 밝으면 벌써 17일이야. 빨리 귀환 포인트를 찾아서 돌아가야 해. 안 그러면 집에서 난리가 날거야.”
꼬르륵
...아, 갑자기 허기가 막 몰려오네.
-그러고 보니 서하는 어제 아침을 드신 후로 아무것도 안 드셨잖아요! 이제 식사하셔야죠?! 물고기 잡으러 가요!-
“아, 능력 개발이 신나서 배고픈 줄도 몰랐네.”
-아이참! 어서 가요!-
“응.”
프랑이 전기로 기절시킨 3마리의 이름 모를 물고기를 손질해서 내 파괴 활동에 황폐해진 숲에서 자리를 옮겨 주변의 나무 중 가장 높은 곳으로 기어 올라갔다.
밤새도록 굉음과 폭음을 울리면서 날뛴 탓인지 산꼭대기에 있던 산의 주인과 그놈의 세 부인이 내 쪽을 보며 극도로 경계하면서 적의를 보냈는데, 공간 지각 능력은 그 적의를 바로 캐치해서 알 수 있었다.
게다가 다른 이형종도 죄다 도망가면서 무시무시한 위력과 폭음을 연달아 내던 내 존재에 적의를 마구마구 보내는지 사방팔방에서 적의가 날라오는데, 머릿속의 지도에서 수십 곳에 빨간 점이 찍혀 날 꼴아보는 하위 이형종들의 위치를 파악해주었다.
…좀 있다 두고 보자. 저승행 특급 티켓을 끊어주마.
뭐, 그 덕분인지 공간 지각 능력으로 적의를 캐치하는 숙련도가 계속 올라가는 거 같다. 하지만 기분 나쁘게 꼴아보는건 꼴아보는거고, 죽고 싶진 않은지 내가 있는 곳의 반경 300m 이내에는 이형종의 이응도 없었다.
없어도 눈 감고 잘 생각은 없으니까 상관없지만.
슬슬 물고기를 먹으려고 머리 위의 수분 나뭇잎을 잔뜩 따서 손에 들었더니 프랑이 말을 걸어왔다.
-서하, 잠시만 물고기를 들고 있어 보시겠어요?-
“엉? 이렇게 ?”
머리가 없고 내장이 다 사라진 물고기를 세워서 보여줬더니 프랑은 오른손 검지는 물고기의 꼬리에 대고 왼손 검지는 드러난 물고기의 단면에 갖다 대더니 전기를 약하게 일으켰다.
…우와. 생선이 익고 있어. 뭐지? 전기구이인가? 프랑의 검지와 검지 사이로 미약한 전기가 왕복하더니, 먹음직스럽게 노릇노릇 구워진 물고기구이가 됐다!
TP도 초당 0.1씩 꾸준히 밀어 넣어 50초 동안 5 TP를 썼는데 이렇게나 잘 구워지다니, 어떻게 한거지?
“…대단해.”
-한번 드셔 보세요.-
프랑의 말대로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속이 노릇노릇하게 익어서 고소한 맛이 나는 게, 무진장 맛있다!
“마시쪄! 대단해!!”
순식간에 뼈와 비늘째 한 마리를 씹어먹어 버렸더니 프랑이 활짝 웃는 게 보였다.
프랑은 다시 손을 뻗어 남은 한 마리도 구워줬고, 구워준 물고기를 허겁지겁 먹는 사이에 다른 물고기도 익혀줬다!
“푸하. 진짜 맛있었어! 난 생선구이는 잘 안 먹는데, 태어나서 이렇게 맛있는 건 처음 먹어봐!”
-우후후.-
어제와는 다르게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가 돼서 배를 쓰다듬으면서 수분 나뭇잎을 따먹고 있으니 프랑은 그게 못내 기쁜지 활짝 웃으면서 무척이나 좋아했다.
식사를 끝내고 잠시 나무에 등을 기대고 앉아서 공중에 떠서 날 내려다보는 프랑을 바라보다 그녀를 향해 두 손을 뻗었다.
-…….-
프랑도 내 몸짓에 눈치를 챘는지 살짝 얼굴을 붉히며 내 품에 안겨왔다.
내 가슴에 어깨를 기대고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댄 자세로 안겨온 프랑은…. 내가 정말 조금만 더 컸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난 171cm 정도였는데 프랑도 나랑 키가 비슷하니까, 프랑을 내 품에 쏙 안기에는 내가 너무 작다…. 제길.
아무튼, 아쉬운 마음으로 프랑의 머리와 등을 쓰다듬고 엉덩이를 살짝 어루만지면서 머리에 마나 시브를 돌렸다.
그러다 보니 한 손이 놀고 있었는데, 손을 뻗으면 프랑의 가슴이랑 배랑…. 꽃잎을 만질 수 있겠지만, 왠지 용기가….
으흠! 아무 데서나 막 끈적한 분위기를 흘릴 수는 없으니까, 집에 돌아갈 때까지 참자.
…집에 누나나 엄마가 있으니까 집에서도 안 되는데. 돌아가면 계약금으로 집 하나 구해서 독립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끊임없이 프랑의 등과 머리를 쓰다듬었더니 어느새 프랑은 잠이 들어버렸다. 아차~ 딴생각에 집중하느라 손놀림이 너무 아빠 같았나? 손길에 집중했으면 오늘도 프랑의 할딱거리는 소리를 들었을지도 몰랐는데.
하긴, 난 마나 시브로 피로를 해소했지만, 프랑은 그러질 못했을 테니 피곤했을 거야.
은은하게 모습이 밝아졌다가 어두워지는 프랑이었지만 뭐, 주변에 이형종도 없고 상관없겠지. 나는 손을 멈추고 프랑의 가는 허리를 감싸 안았다.
-으응….-
으읏. 프랑은 내 귓가에서 살짝 비음을 흘렸는데 순간 소름이 오소소 돋으면서 짜릿한 느낌이 치고 지나간다.
안돼! 발기하려고 한다!
참아야 해!
-서하….-
으악! 파, 파괴력이….
안돼! 봉인이 풀리려고 한다!! 내, 내 오른손이 프랑의 가슴을 만지라고 포효하고 있어!!
부들부들 떨리며 손이 점점 프랑의 탐스러운 가슴으로 향하….
-사…랑해…요….-
…….
슬쩍 손을 들어 뒷머리를 긁적이고는 다시 프랑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리고 조용히 속삭였다.
“나도 프랑을 사랑해.”
잠든 채 희미하게 미소 짓는 프랑의 모습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시간이었다.
“좋아! 본격 헌터 시대다!”
3시간 뒤, 아침에 잠에서 깬 프랑은 내 기운찬 모습을 보더니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나?' 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서하. 기분이 좋은 건 저도 좋지만, 이제 이형종을 사냥해야 할 때에요. 정신 집중하세요!-
“응!”
아침은 간단하게 수분 나뭇잎으로 때웠으니, 이형종의 정리를 시작해야지.
그럼 프랑을 품에 안고 있을 때 먼저 공간 지각으로 봐뒀던 장소로 이동할까?
나는 발톱 검을 챙겨 들고, 투창 기는 잠시 내려보다가 그냥 버렸다. 이제 마나 탄이 있는데 이런 걸 들고 다닐 이유가 없지.
“프랑이 자고 있을 때 저격에 좋은 장소를 봐뒀었어. 거기라면 달려오는 이형종들이나, 산의 주인도 금방 눈에 띄어서 접근하기 전에 쏴 죽일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산의 주인은 가능한 레이저로 죽일 생각이다. 혹시나 폭발에 휩쓸려 위상석이 터져나가거나 분해되버리면 어떻게 해?
마나 시브를 눈에 집중해서 보면, 손에서 나가는 마나 탄들은 전부 물빛을 띠고 있었다.
그리고 공기 중에 퍼져있는 위상력은 신경 써서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옅은 물빛이었는 데다 위상 석마저 물빛이니까, 혹시 내 마나 탄이나 광학 병기 마나 레이저에 닿으면 왠지 터질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격은 참 좋은 대…. 수단이죠!-
…방금 좋은 대화 수단이라고 하려 한 건 아니지? 프랑은 어머나 실수! 하는 표정으로 두 손으로 입을 가렸는데, 이미 늦었어….
“저격이, 좋은 대화 수단이야?”
-…정기사분 중에 친하게 지낸 분이 계셨는데, 그분이 저격수라서 저도 모르게 그만….-
여자겠지? 여자일 거야.
“…진짜 프랑 주위에 있던 분들은 어떤 분들인지 궁금해져.”
-으으.-
내 말에 울상을 지은 프랑은 손으로 입을 찰싹찰싹 때리는데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올 만큼 귀여운 모습이었다.
마나 모드를 발동해서 잠시 빠르게 이동해 가슴 산의 중턱까지 뛰어왔더니 조금 가파른 돌산이 눈앞에 펼쳐졌는데 저 앞에 다른 바위들보다 세배는 더 큰 커다란 바위가 목적지다.
두 다리에 힘을 준 채 가볍게 6m씩 집채만 한 돌 사이 사이를 뛰어넘어 목적지로 했던 바위에 도착하니 산 정상을 비롯해서 가슴산 동편 전체가 공간 지각 범위에 들어왔다. 일부는 산꼭대기를 넘어 서편도 들어왔는데, 범위 안에 이형종은 30마리 정도밖에 남지 않았고, 그중 4마리는 산의 주인과 그 마누라들이었다.
산의 주인은 폴짝폴짝 뛰던 날 발견했는지 침대로 쓰는 바위에서 일어나 날 경계하며 내려다보고 있었다.
…축생 주제에 사람을 내려다보다니. 마나 레이저가 닿질 않는 거리라서 봐줬다.
나와 산의 주인 사이에 거리는 250m 정도 됐는데 문득 공간 지각으로 이형종의 위치를 파악해봤더니 반경 600m 안의 이형종이라곤 저 산의 주인과 세 마누라뿐이다. 나머지는 전부 600m 너머에 몰려 있었다.
마치, 산의 주인과 그 도전자 사이에서 전투가 발생할 거라는걸 눈치챈 모습이었다.
“흐음.”
-산의 주인이 서하를 보고 있는 거 같아요.-
“응. 날 노려보고 있어.”
놈의 뒤에는 세 마누라도 날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지금 마나 탄 10 TP를 날리면 1타 4피가 가능할 거 같은데?
하지만 위상석을 회수해야 하니까 마나 탄을 날릴 수는 없어. 산의 주인이 죽는다고 해도 바람 너구리가 있긴 하지만, 그놈도 원거리라 전투에 들어가면 100% 포격전으로 들어갈 거다. 그러다 보면 마찬가지로 위상석이 터질 거야.
어째 위상석이 터진다는 가설이, 사실인 것 마냥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지만 상관없나? 나중에 따로 시험해봐…도, 아니. 저놈들 위상석만 해도 2억 3억짜린데 시험 삼아 날리겠다는 생각을 하다니!
…나중에 어쩔 수 없이 확인할 일이 생기겠지. 좋게 생각하자.
4마리가 퍼져서 나한테 달려오면 그것도 난감하고…. 저놈이 좀 떨어져 주면 마누라 셋을 먼저 날려버릴 텐데, 아쉽다.
0.1 TP의 마나 탄을 날려도 범위가 5m 정도 되지만 3마리가 다 안 들어온다. 좀 더 늘렸다간 산의 주인도 범위에 들어가버고.
에잉.
“저 산의 주인이 저렇게나 노려보고 있는데, 딴 놈들을 저격하는 것도 좀 껄끄럽네.”
-서하? 이럴 땐 대범하게 나가세요. 저것들은 고작해야 중하위 이형종. TP 공격 수단을 확보한 서하에게는 당해낼 수 없어요. 어제는 일반 속성 타입 형태에서 하위 이형종 하나를 지워버리듯 폭발시켜버리셨잖아요?-
“…응 맞아. 내가 너무 신중해졌었나 봐.”
지금은 마나 모드가 있다.
일단, 내 범위 끝에 걸쳐 있는 두 마리의 실버 나이트 울프를 날려버리기로 마음먹었다.
날 내려다보는 산의 주인을 올려다보면서 두 팔을 뻗어 놈의 자식이라고 생각되는 2마리의 실버 화이트 울프를 조준한다.
“간다.”
티팅~~~~ …콰광!!!
약간의 격차를 두고 발사된 마나 탄은 저 멀리 공간 지각 범위의 끄트머리에 엎드려서 쉬고 있던 2마리의 실버 화이트 울프에게 동시에 적중하면서 폭발을 일으키며 시체도 남기지 않고 날려버렸다.
아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놈의 세 마누라는 폭발에 당황해서 왼쪽과 오른쪽을 두리번거리는데 산의 주인은 크게 하울링을 하더니 날 무시무시한 눈으로 노려보기 시작했다!
산의 주인이 노려봄과 동시에 공간 지각 능력이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적의에 맹렬하게 경고하고 있었다.
자식, 노려보긴. 좀 있으면 너도 자식 따라갈 거야, 네 마누라들이랑 같이.
그리고 감지 범위에 있고, 이형종과 나 사이에 산이 가로막지 않는 이상 감지에 걸리는 하위 이형종들에게 닥치는 대로 마나 탄을 날리기 시작했다.
티~팅팅팅팅!팅팅팅 팅팅!
곧이어 무수하게 터지는 소리가 들려오며 포착한 하위 이형종은 단 한 놈도 남김없이 폭사했다.
소비 TP는 한발에 3. 1,300발을 날려야 내 TP가 오링나는데 TP 회복량 때문에 1분에 38씩 찬다. 하지만 나는 1분에 20발, 60을 쓰니까 2,600발 넘게 쏴야 TP가 동난다는 거지.
오른쪽 입꼬리를 쓰윽 올리면서 중얼거렸다.
“난 조루 바람 너구리랑은 다르거든?”
양손에 마나 탄을 날리며 2분 만에 주변에 존재하는 하위 이형종의 존재를 말 그대로 "지워"버렸다. 폭발에 살 한 점, 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사라졌으니까. 말 그대로 삭제된 거지.
그 모습에 산의 주인의 눈에서 두려움이 조금씩 생겨나는 거 같다. 뒤에 세 마누라는 꼬리를 가랑이 사이로 집어넣고 똥 마려운 개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깨달은 거겠지. 자기들이 내 사정 범위 안에 들어와 있다는걸.
…그런데, 산의 주인 뒤편으로 위상력 430, 위상석 200 TP의 바람 너구리가 슬금슬금 다가오는 게 보인다.
“아…. 저 바람 너구리가 뒤치기할 생각인가 보네.”
내 뒤에서 마나 탄으로 폭사시킨 하위 이형종들의 흔적을 살펴보던 프랑은 내 말에 산의 주인을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산의 주인을 노리고 가고 있는 건가요?-
“응. 방향을 봐서는 그런 거 같아. 근데 저 산의 주인은 나한테 신경 쓰느라 뒤를 못 보고 있는 걸?”
서로 눈을 떼지 않고 노려보고 있지만, 이 밥팅아. 뒤를 봐 뒤를!
열심히 눈빛으로 신호를 보냈는데, 개는 개인지 결국 눈치채지 못하고 바람 너구리의 뒤치기를 허용해버렸다.
자신이 아닌 마누라들이.
투우웅! 뻐엉!!
아우우우우우! 크아앙!
멀리서 가죽이 터지는 소리가 나면서 암컷 두 마리가 크게 울부짖는다!
가장 위상력이 적고 덩치도 작았지만, 매끈하고 아름다운 털이 특징이었던 3마리 중 한 마리는 바람 탄이 항문에서부터 관통되면서 내장을 곤죽으로 만들고 머리를 터트리면서 튀어나왔다.
힘없이 나동그라지는, 머리가 사라진 실버 화이트 울프의 시체.
피와 곤죽이 된 내장이 사라진 머리가 있던 구멍으로 줄줄 쏟아져나온다.
콰우우우우우우!!
곧이어 격노한 산의 주인이 바로 바람 너구리한테 달려들고, 두 마리로 줄은 암컷들도 바람 너구리를 협공하기 시작했다.
“가자!”
어제는 니가 난입했지? 이번엔 내가 난입한다!
마나 모드로 길도 없는 가파른 산을 내리막길처럼 뛰어서 올라가니 산꼭대기에서 폭발음과 짐승들의 거친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투쾅! 쿠앙!
아오오오오오오! 샤아아악!
뻐엉! 콰쾅!
크허엉 컹! 컹!
산의 주인과 바람 너구리는 술래잡기하듯이 바람 너구리가 도망가면서 가끔 뒤로 돌아 바람 탄을 쏘아내면 산의 주인은 이리저리 갈 지 之 자를 그리면서 좌우로 폴짝폴짝 뛰면서 피한다.
두 암컷도 가세해서 바람 너구리의 진로를 막으려 하지만, 바람 속성 특징인지 움직이는 속도가 신체 강화자 맞먹을 만큼 빠르다!
공간 지각으로 네 짐승의 싸움을 훔쳐보며 슬쩍 90m까지 접근해서 나무 뒤에 숨었다.
“날 발견 못 했어. 마나 레이저로 잘하면 다 쓸어버릴 수 있겠는걸?”
산꼭대기의 바위와 정상 부근은 이미 반 평지화가 되어서 거의 100제곱미터 정도의 넓이로 평탄했는데 바람 너구리가 막 쏴대는 바람 탄 때문에 여기저기가 터져나가고 4마리의 짐승이 미친 듯이 움직이다 보니 흙먼지가 장난 아니게 일어난다.
“여기서는 육안으로는 흙 먼지 너머가 잘 안 보이는 걸 봐서 저것들도 날 못 보고 있겠지? 4마리 전부 날 발견 못 한 걸 보면 중하위급의 감지 범위는 90m가 안되나 봐.”
내 말에 프랑은 긴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날 바라보며 말했다.
-가능한 바람 너구리는 이번에 잡으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된다면 위상석이 없는 두 실버 화이트 울프 암컷 두 마리도 같이요.-
“응. 그럼 준비해볼까.”
내가 마나 탄과 마나 레이저를 쏠 때는 위험하니까 절대 내 앞으로 나가 있지 말라고 말했었는데, 그 때문인지 프랑은 내 뒤에서 하늘로 높이 올라가서 산 정상을 내려다보기 시작했다.
한번 그녀를 바라보고 눈을 감아서 마나 가속 모드를 준비한다.
“후우…. 좋아.”
달려들 타이밍은 산의 주인과 바람 너구리가 붙는 순간. 그 순간에 전력으로 달려들어서 레이저로 갈라버린다!
그러니까….
지금!
============================ 작품 후기 ============================
후원 쿠폰과 원고료 쿠폰 주시는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주신분들 명단은 공지에 영구 소장중이에요!
제 이야기를 보러 오셔서 추천 선작해주시는 분들도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