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75화 (75/517)

00075  화연의 이야기.  =========================================================================

…그런가. 이제야 다 이해가 간다. 누나가 날 처음 만났을 때 꼬맹이라고 부르지 못하겠다고 한 거부터 누나의 행동에서 자꾸 두통이 왔던 거랑, 날 바라보는 눈빛에서 이상한 느낌을 받았던 거 까지.

뭐, 뒤통수를 긁적이다 보면 작지 않은 흉터가 만져지긴 했었는데, 왜 생겼는지 기억은 안 났지만 별로 신경 안 썼었는데 이게 그때 생긴 거였군.

사실은 내가 누나한테 결혼하자고 했다는 말을 듣는 순간 모든 게 다 기억나버렸지만, 일부러 화연이 누나가 하는 말을 열심히 들어줬었다. 내 옆에서는 프랑도 열심히 듣고 있었고.

빠르게 샤워를 하고 누나가 준 스패츠를 입고 목욕 가운을 걸치고 나오니 누나들은 소파에 앉아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도 가서 빈자리에 앉았더니 화연이 누나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 과거에 있었던 일과 자신의 과거를 알려줬다.

화연이 누나는 어렸을 때부터 조용하고 내성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생각이 많고 조숙했던 거구나. 거기다 기억력이 장난이 아니야. 2살 때부터 영재교육에 5살 때부터 자유롭게 의사 표현을 했다니. 난 10살 이전의 일은 잘 기억도 안 나는데…

게다가 누나의 과거는…. 헉 소리가 절로 날 정도다. 여사님은 그렇게 안 봤는데…. 나쁘다. 화연이 누나가 싫어할 만도 해.

아니, 지금처럼 밥도 먹고 사이도 좋게 지내는 게 기적 같다! 화연이 누나는 얼마나 마음이 넓은 거야?

울 누나도 화연이 누나의 과거 일은 오늘 처음 듣는지 눈물을 닦던 목욕 가운의 소매가 흠뻑 젖을 정도로 펑펑 울었는데 저러다 탈수증 오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누나, 그렇게 울다가 탈수증으로 기절한다.”

“으응. 흑, 훌쩍.”

저렇게 큰 냉장고라면 물이 있겠지 싶어서 다가가 문을 열었다가 한쪽에 쌓여있는 맥주에 한번 놀라고 가득 차있는 칼로리 바에 두 번 놀랬다. 일단 작은 생수병 3개를 꺼내와서 두 누나한테 하나씩 나눠주고 나도 병을 따서 마셨다.

차가운 물이 식도로 넘어가니 차가운 감각이 폐부로 퍼져나간다.

“화연이 누나.”

화연이 누나는 말하면서 목이 말랐었는지 내가 건네준 생수를 한 번에 다 비우고 목욕 가운의 소매로 시하 누나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가 날 돌아보았다.

“응?”

“이제 다 생각났어.”

“…그래. 다행이다.”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이야기를 끝낸 화연이 누나의 얼굴은 이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져 있었다.

“그리고 미안해. 마음고생 시켜서.”

“아니. 나에게도 좋은 경험이었어.”

“내가 그때 왜 그런 말 했는지는 안 궁금해?”

내 말에 화연이 누나는 잠시 입을 다물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눈을 떠서 내 눈을 바라봤다.

“…궁금해. 왜 그런 말을 했었지? 그때, 네 모습은 내가 싫어졌다는 모습이 아니었었어.”

“그게…. 3학년 때 학부모 면담이 있었어. 그때 아빠 대신 엄마가 왔었는데, 아이들이 엄마를 보고 날 막 놀리는 거야. 진짜 친엄마 맞느냐고, 다리 밑에서 주워온 애 아니냐고. 그러면서 어떤 놈이 나랑 화연이 누나 사이를 막 놀려대는데 그게 창피해졌었거든.”

“맞아. 쟤가 그날 퇴근하고 집에 온 엄마보고 엄마가 학교에 와서 창피하다구해서 엄마가 크게 울어버렸었어. 그리고 이틀 뒤에 입원…했으니까.”

울 누나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날 보기 시작하고 화연이 누나도 그런 한심한 이유때문에 그 마음고생을 했던가 하는 표정이 됐다!!

“으…. 진짜 미안. 근데 진짜 누날 좋아했었어. 누나 외모는 잘 모르겠고 통통하고 귀여웠던데다가 같이 있으면 달콤하고 좋은 냄새 때문에 기분이 좋아졌거든. 이건 진짜야.”

화연이 누나는 상기된 얼굴로 한숨을 내뱉었는데…. 내가 말한 이유가 조금 많이 어이없었나 보다.

하긴….

“후우. 그때의 경험 덕분에 지금의 나도 있는 거니까. 나도 잘못했고 서하 너도 바보 같은 짓을 했으니까 이걸로 쌤쌤인거네.”

“응.”

“근데 아주머니가 그럴줄은 몰랐어!”

갑자기 빽! 하고 화난 얼굴로 소리치는 누나. 화연이 누나도 시하 누나의 화난 얼굴에 조금 당혹스러워한다.

“그건 어쩔 수 없었어. 게다가 그런 교육과 훈련이 어머니의 애정 표현의 방식이라는 걸 알았었으니까….”

“그래도 아이 혼자 지내게 하는 건 아니지! 어린아이들에게는 엄마의 품에 안기는 경험들이 얼마나 소중한데!!”

씩씩거리면서 당장에라도 여사님한테 전화할 기세인 우리 누나를 화연이 누나는 당황해서 진정시키려고 하는데 갑자기 누나가 화연이 누나의 손을 잡으며 눈을 번쩍이면서 말했다.

“나도 타임 리버에 입사할래.”

“정말?”

반색하면서 눈에 띄게 표정이 밝아지는 화연이 누나.

“아주머니가 간곡하게 부탁하셔서 나도 아주머니를 돕기 위해서 경영학을 배우고 정치에 관해서 공부 중이었는데, 다 치울 거야. 나도 타임리버에서 화연이 너랑 서하를 도울래!”

“시하 너라면 무조건 환영이야! 잠시만 기다려!”

…어째 내가 팀에 들어온다고 했을 때보다 더 좋아하는 거 같다?

-그치? 프랑도 그렇게 보이지?-

-…두 분은 절친이시니까요?-

프랑은 조금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웃으면서 살짝 고개를 기울이며 대답했다.

화연이 누나는 인증기를 켰… 쿨럭! 왼쪽 유, 유방에 인증기를 삽입한 거야?

누나의 왼쪽 가슴 윗부분에서 파란 홀로그램 창이 뜨는 게 보였다….

[정말이신가요?!]

“진짜니까 지금 당장 서류 가지고 제 방으로 올라오세요!”

[당장 뛰어갈 테니까 시하 양 보내지 말고 꼭 붙잡고 계세요!]

“…진짜. 나보다 누날 더 환영하는 거 아냐?”

“아? 응? 아냐! 너도 얼마나 소중한데!”

“아. 나"도" 구나.”

슬쩍 삐진 표정을 지으며 소파에 모로 쓰러지면서 중얼거렸다.

“나는 곁다리였어. 그래. 화연이 누나랑 울 누나랑 사귀는 게 틀림없어. 난 이제 싫어진 거구나. 그냥 들러리로….”

근데, 울 누나는 날 보더니 깜짝 놀라며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돌려버리고 화연이 누나는 눈이 커다랗게 떠진 채 내 몸을 내려다보기 시작했다?

-서하! 패, 팬티요! 팬티 다 보여요!”

“…뭐. 스패츠잖아. 운동복으로도 입는 건데 뭐!”

나는 발딱 일어나서 가운을 활짝 펼치며 화연이 누나한테 내 몸을 보여줬다.

“속옷이 아니니까 부끄럽지 않은걸?!”

콰당!

“서류 가져왔…!!”

아.

“호호호! 저는 그만… 아휴!”

이혜령 부장은 빨개진 얼굴로 연신 손부채를 부치며 어색하다는 듯이 웃기만 했다.

들어오자마자 내 반라 누드를 감상한 이혜령 부장은 상기된 얼굴을 감추질 못하고 계약서를 꺼내 누나와 계약을 맺었다.

“변태 아줌마.”

목욕 가운 앞섶을 꼭 여미며 속삭이듯이 중얼거렸는데 순간 흠칫하는 이혜령 부장의 모습이 캐치 됐다.

“으흠! 시하씨는 특별 전형으로 총무부에 입사하게 될 거에요.”

“낙하산?”

“…으흠! 앞으로 제 부사수로 당분간 타임리버 팀 내의 업무를 익히시고 그 후 통합관리부를 창설하게 되면 그곳의 부장으로 들어가시는 방향이 될 거에요.”

“보스의 절친에 넘버1 탐색 능력자의 누나니까 파워가 제일 세겠네?.”

“…으흐흠! 교육과 업무 시간은 시하 양의 수업 표에 맞춰보도록 하죠. 오늘은 계약서에 사인 한 것으로 만족할게요! 정확한 시간은 다음에 만나서 조율해봐요!”

옆에서 내가 계속 딴지를 걸자 이혜령 부장은 기침을 못 참으며 누나의 사인이 들어간 계약서를 잽싸게 챙기는데 화연이 누나가 중간에 말을 걸었다.

“그리고 내일부터 얼마 남지 않은 상위 위상석을 수배해주세요. 그 숫자는 최대 80개까지. 위상력 총량은 합이 22000을 넘지 않게 하면 됩니다. 그리고 지금 보유 중인 중하위 위상석 중에서 100 이하의 위상석이 있다면 봉인장치를 해서 같이 가져다주세요.”

“알겠습니다. 공적인 용도인가요?”

“사적인 용도입니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화연이 누나를 향해 고개를 꾸벅 숙였다가 빠르게 방을 나갔다.

“화연아. 초봉이 2억이라니, 너무 센 거 아냐?

“네 능력을 생각해보면 2억도 싼 거야. 우리 팀도 능력우월주의라서 네 업무능력에 따라 점점 연봉도 올라갈 테니 그 정도를 많다고 생각하면 안 돼.”

“하지만.”

“서하는 네 연봉의 최소 30배야.”

“윽. 그렇게 말하니까 작아 보인다.”

누나 능력이라니? 무슨 말이야?

“누나가 무슨 능력이 있는데? 설마 나 모르게 위상 세계 다녀온 거야?”

그러자 화연이 누나는 고개를 젓더니 울 누나를 보며 이야기한다.

“시하는 초인적인 패컬티를 가지고 있어. 완전 기억 능력에는 못 미치지만 뛰어난 기억력과 암기력에 응용력을 가지고 많은 사람을 휘어잡을 수 있는 퍼스널리티도 지니고 있거든. 보통 시하같은 사람은 그냥 가만히 내버려둬도 자기만의 사상과 생각을 가지고 창업해서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만들어낼 확률이 매우 큰 사람이야.”

패컬티? 능력이라고? 누나가 무진장 대단한 사람이 될 재능이 있단 말이지?

놀란 눈으로 민망한 듯 얌전하게 앉아있는 누나를 보니 두 손으로 뺨을 감싸며 부끄러워한다.

“저런 푼수 같은 누나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라는 거야?”

순간 인상이 팍 찌그러지더니 생수통을 거꾸로 들어서 내 머리를 두드린다!

“뭐야! 내가 푼수라니! 푼수라니~!”

통통통통!

“아 진짜! 사람들은 누나의 진짜 모습을 몰라도 너무 몰라! 이런 누나가 대단한 사람이 된다니 믿을 수 없어!”

“이잇! 내가 왜 푼수인데?!”

“나한테 한숨 쉰 거 들킬 때마다 부탁 들어주는 약속을 한 점?”

“…….”

“아니면 자기 몸매 보고 군침을 질질 흘리는 늑대들 사이에서 타이즈같은 트레이닝 복 입고 운동한 점?”

“…….”

“그것도 아니면 병원에서….”

“그만해~!”

누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쪼그려 앉아서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킥킥. 그래도 누나가 대단한 건 나도 알아. 고등학교 때 누나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고3까지 학생회장직을 맡으면서 인재 박람회라는 의한 고등학교를 2년 동안 휘어잡았었으니까. 오죽하면 누나 다음 대의 학생회장이 과로와 스트레스 때문에 입원까지 했을까.”

“우우.”

시하 누나는 병 주고 약 준다고 생각하는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화연이 누나는 그런 시하 누나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어주면서 말했다.

“다른 사람들은 시하를 완벽 초인으로 봐. 그런 푼수 같은 모습은 너한테만 보여주는 거지.”

잘됐다고 생각했다. 은근히 누나는 아방한 면이 있어서 질 나쁜 놈에게 속아 몸도 마음도 뺏기진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나랑 같이 타임리버에 들어왔으니 앞으로 내가 지켜줘야지.

“아 참. 화연이 누나가 시하 누나한테 위상 세계 생존에 대해서 가르쳐줬었다고 했지?”

“그래.”

“응. 화연이가 잘 가르쳐주고 있어.”

“나도 내가 보고 배운 거 알려주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나보단 화연이 누나가 더 잘 알 테니까 확실하게 배워.”

“알았어.”

시하누나는 얼굴이 빨개진 채 생수병을 만지작거렸는데 나한테 놀림당한 게 꽤나 부끄러웠나 보다. 그에 비하면 화연이 누나는 뭔가 홀가분한 얼굴이 되었는데, 나한테 숨기고 있던 게 그렇게나 마음이 쓰였던 건가 ?

아무튼 화연이 누나랑 결혼이라니…. 뭔가 상상이 안 가는데.

뭐, 누나도 이젠 그쪽으로는 별로 신경 안쓰는거 같고, 약속도 천지 분간 못 하는 애새끼였을 때 한 약속이었으니까 나도 잊어야겠다.

…근데 중간에 말하다 말았던 건 뭐였을까?

“시간이 늦었으니까 너희 둘 다 자고 가.”

화연이 누나의 말에 시계를 보니 어느새 10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엄마한테 전화해줘야겠네. 누나가 할래?”

“네가 해. 우린 잠옷으로 갈아입고 올게.”

“내가 입을 잠옷도 있어?”

“여자용 잠옷은 있다. 가져다줄까?”

“…사양할게.”

여자용 잠옷은 어떻게 생긴 거지? 집에서 누나가 입고 있는 펑퍼짐한 그런 잠옷은 아닐 거 같은데…. 그 모습이 상상이 안 가서 얼굴을 찡그리고 있으려니 누나들은 또 킥킥 웃으면서 드레스 룸으로 걸어갔다.

인증기를 켜서 엄마 전화번호를 입력했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전화를 걸자마자 받으셨다. 그런데 목소리에서 걱정이 한가득 묻어난다.

[아들! 지금 어디에 있어? 왜 이렇게 늦는 거니?]

“지금 화연이 누나 집이야. 늦게 전화해서 미안.”

[…시하도 옆에 있니?]

응? 뭔가 엄마 목소리가 은근하게 변한 거 같은데?

“응. 나랑 누나랑 타임리버에 정식으로 계약하고 화연이 누나 이야기 좀 듣다 보니 이렇게 늦어버렸어.”

[그러니~? 그럼 거기서 자려구?]

“응. 화연이 누나가 늦었다고 자고 가래.”

[그래~ 아들! 화연이한테 너무 칭얼거리구 들러붙지 말구, 은근하게 다가가야 한다?]

…무슨 말이야.

“은근하게, 뭐? 내가 뭘 칭얼거리고 들러붙었다고 그래?!”

[어머. 아들 어렸을 때 화연이랑 얼마나 붙어 다녔었는데, 기억 안 나니?]

“그, 그랬나?”

[하여튼 시하 고 지지배는 눈치도 없어요. 아무튼, 아들 화이팅이다?]

“자꾸 무슨 말 하는거야!? 아무튼 내일 집에 갈게! 끊는다!”

으아! 엄마가 무슨 말 하는지 이제 알겠다!

난 엄마가 이상한 말을 더 하기 전에 잽싸게 통화를 종료했다.

[아들…!]

끊기기 직전에 엄마의 애타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무시다. 무시!

나랑 엄마가 나누던 대화를 프랑은 옆에서 듣고 있었는데 들으면서 고양이 웃음을 짓고는 날 바라보고 있었다. 프랑은 진짜 내 마음도 몰라주고….

…이제 프랑도 만질 수 있으니 더 이상 저런 표정을 못 짓게 적극적으로 스킨십을 해야겠어. 저 예쁜 몸에 내 흔적을 잔뜩 새겨주겠어!

크흠!

내가 전화를 끊자마자 누나들이 잠옷을 입고 나왔는데, 그냥 검은색 트레이닝 복 같은 복장이었다. 누나가 운동할 때 입던 타이트한게 아니라 품이 넉넉한 일반 옷 같은 거. 그래도 화연이 누나는 가슴이 크고 골반도 커서 겉으로 드러나는 굴곡이 예술 같…. 어흠!

그저께 밤에 몽정했던 꿈이 생각나서 슬며시 고개를 돌려버렸다.

화연이 누나는 두꺼운 이불도 한 장 들고나오더니 나한테 집어 던졌다.

“…바닥에서 자라고?”

“아니. 넌 목욕 가운이라서 추울지도 몰라. 좀 두꺼운 이불 가져왔으니 그거 덮고 자.”

순간 바닥에서 자라는 줄 알고 조금 쫄았다. 소파에서 잘까 생각도 해봤는데, 침대가 이렇게 크니까 적당히 떨어져서 자도 되잖아.

“응.”

무슨 이불이지? 되게 부드럽고 폭신하네. 극세사 이불은 아닌데.

“슬립!”

“어?”

슈우우웅.

엥? 화연이 누나가 슬립이라고 외치니까 밝은 형광램프 불이 다 꺼지더니 마치 별빛 같은 작고 반짝이는 것들이 천장에 한가득 생겨났다.

음성인식인가? 수면 모드인거 같은데 천장이 마치 별의 바다처럼 보여! 천장도 일반 주택 4~5m보다 더 높은 8m라 마치 하늘을 올려다 보는 거 같다.

그런데 느낌이 이상하다. 가슴이 울렁거리고 막막 그러네.

근데 누나들은 침대 한쪽에 누워서 얇은 이불을 덮었는데, 같이 누워 자는 거야?

“…누나들 진짜 사귀는 거 아니지?”

“너 자꾸 이상한 소리 할래? 저번에도 그 소리 하더니.”

시하 누나는 아까 놀렸던 것도 생각났는지 날 노려보면서 말했다. 더 이상 말했다간 다가와서 때릴 거 같으니 입 다물어야지.

“내가 남자들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가 시하때문이기도 해.”

“엥?” “뭐어?”

“시하 옆에 있으면 언제나 좋은 향기가 나고 포근하니까. 그런데 다른 남자들은 냄새나고 눈빛도 징그럽고 날 어떻게든 쓰러트려서 올라탈 생각밖에 안 하는 게 짜증이 나.”

…가슴이 콕콕 찔린다.

화연이 누나는 그러면서 시하 누나를 끌어안고 누나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는데, 포근한 미소를 짓는게 정말로 기분이 좋아 보였다.

시하 누나는 그런 화연이 누나를 내려다보더니 한숨을 폭, 하고 내쉬고는 눈을 감았다.

“여동생이 생긴 기분이야.”

그럼 난 누나가 둘인 셈인가? 문득 아까 전화에서 엄마가 하던 말이 생각났지만,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눈물 날만큼 가슴 아프지만, 객관적인 시점으로는 봐서는 난 못생긴 거다!! 크흑. 그러니까 화연이 누나랑 어울릴 리가 없잖아.

난 프랑만 있으면 돼.

아 참. 프랑은 어쩌지.

프랑은 내 옆에 누워서 날 보고 있었는데, 프랑이 잠들면 몸에서 빛이 나고 모습이 보여서 화연이 누나한테 들킬 텐데.

-프랑.-

-네?-

-조금 기다렸다가 화연이 누나가 잠들면 그때 영혼석 안으로 들어와. 밖에서 자면 화연이 누나한테 들킬 거야.-

-아. 네, 그럴게요-

이불을 덮고 은은하게 빛이 나는 천장을 바라보고 있으니까, 그제서야 이상한 느낌의 원인을 찾았다.

위상 세계에서 초거대 거북이를 만난 뒤의 밤하늘이었던 거다.

하아. 다시 생각해봐도 묘한 느낌이야.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설레고 머릿속에 맑고 상쾌한 느낌이 퍼지면서 감각이 확장되는 느낌.

근데 혼자 두려움에 헤엄칠 때의 기억도 생각나 버려서 조금 몸을 떨어버렸다.

7개월 뒤면 나도 위상 세계로 들어가게 돼. 그전에 위상석으로 D 랭크가 되고, 마나 시브를 이용해서 속성 타입과 회복 타입의 위상력 사용방법을 익혀야지.

위상력도 꾸준히 모아서 화연이 누나와 똑같은 B 클래스가 되면, 진짜 타임리버가 국내 최고의 공격대가 되는 거야.

나는 위상 세계에 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천천히 꿈나라로 날아올랐다.

============================ 작품 후기 ============================

점심에 올릴땐 노블레스 베스트 2위던데 어느새 투베 1위네요;;

7편 수정하는 김에 한 편 더 올립니다!

1~5편에 집중되어있는 코멘트에 제 멘탈을 걱정해주시는 분이 보여서 다른 분들도 그리 생각하실까봐 살짝 적어봅니다.

이번 글이 처음인데다 부족함은 이해하고 있어서 최대한 수정하면서 연재해나가려합니다. 물론 비평을 볼때마다 제 부족한 글솜씨에 한숨이 나오지만 이유없는 비평은 없으니까요 ㅎㅎ

제 멘탈은 건강합니다!

세에레님, 헬가문님, 불도둑님, 다슬기님, 이스카나님, 고가거래초원님

환사제님, 마하로고님, 어1떤오덕님, 쌍츄님, 케로의 영혼님, 순수한사랑님!

후원 쿠폰 감사드립니다!

제 이야기를 읽어주시고 추천 선작 후원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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