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59화 (59/517)

00059  학교.  =========================================================================

“서하. 서하? 자는 건가요?”

어…라. 프랑?

“정말. 절 이렇게나 애를 태워놓고서는…. 미워요.”

어깨까지 내려오는 프랑의 백금발은 살짝 땀에 젖은 피부에 달라붙어 있었고 하늘색 보석같이 파란 눈동자에는 습기가 맺혀 날 바라보고 있었다.

이마에 맺힌 땀을 손가락을 뻗어 닦아낸 프랑은 얼굴에 바알간 홍조를 띄우고 내 위에서 요염한 표정으로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프랑의 홍조 어린 얼굴을 따라 목덜미로, 그 아래 가슴으로 시선을 내리니 땀에 흠뻑 젖은 프랑의 새하얀 피부와 풍만하고 커다란 가슴에, 꽃이 핀 듯 붉게 충혈되어 도드라진 유두가 보인다.

멍한 눈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살짝 떨리는 손을 뻗어 땀에 젖은 프랑의 가슴을 만졌다.

프랑의 가슴은…. 뭐라 말할 수 없을 만큼 말랑말랑하고 촉촉했고 내 손 안에서 일그러지는 모습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꿀꺽

“후후훗.”

프랑은 손을 뻗어 자신의 가슴을 가지고 노는 내 손을 잡더니 깍지를 낀다.

상기된 얼굴로 간지럽다는 듯이 웃음을 흘리는 그녀의 얼굴을 보니 타는듯한 목마름이 느껴진다.

프랑이 상체를 숙이고 얼굴을 가까이하더니 자신의 입술로 내 입술을 덮으며 혀를 내밀어 노크하듯 이빨을 톡톡 건드렸다.

입술을 살짝 벌리니 기다렸다는 듯이 내 입안으로 침입해오는 부드럽고 촉촉한 살덩어리를 정신없이 빨고 간질이고 살짝 깨물면서 프랑의 혀를 애무하는데 마치 사과즙과 같이 단맛이 느껴졌다.

할짝. 쯔읍. 쯥. 쭈웁.

정신없이 프랑의 혀를 맛보고 입술을 빨며 입맞춤을 하고 있으려니 프랑은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안돼! 가지마! 조금만 더!

더욱 진해진 홍조에 색정이 넘치는 표정으로 날 내려다본 프랑은 깍지를 풀고 무릎으로 서서 내 얼굴 위로 자리를 옮기더니 양손으로 자신의 조개를 활짝 벌렸다.

“보세요. 이렇게 서하의 굵고 긴 그것을 먹여달라고…. 입을 오물거리는 게 보이지 않나요?”

두 손으로 벌린 그곳에는 핑크색의 작은 구멍과 그 안으로 오물거리듯이 움직이는 분홍색 살덩어리들로 가득 찬 동굴이 보였다. 꿈틀거리듯 움직이는 육 벽의 끝에는 핑크색 살덩이로 가로막혀있고 가운데 이쑤시개보다 작은 구멍이 나 있었다.

저건…. 프랑의, 자궁?

프랑은 내가 자신의 음부를 뚫어지듯이 바라보자 흥분이 절정에 오르는 듯 동굴의 육 벽에서 이슬이 흘러나와 내 얼굴로 한 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

입술에 떨어진 물방울을 혀를 내밀어 핥아보니 역시나 사과의 단맛이 느껴졌다.

“자아…. 서하가 좋아하는 고기 구멍이라구요?”

내 자지는 아까부터 터질 듯이 부풀어 올라 성을 내고 있었지만, 분홍색으로 반들거리는 프랑의 속살을 보고 있으니 목이 말라 참을 수가 없었다.

“하응.”

나는 손을 뻗어 프랑의 엉덩이를 세게 움켜쥐고 다른 손으로는 프랑의 허리를 잡아 아래로 당겼더니 프랑은 천천히 허리를 내려 음부를 내 입에 닿게 해줬다.

피가 몰려 껍질을 살짝 젖히고 튀어나온 음핵을 혓바닥으로 살짝 쓸어봤다.

“하읏!”

한 손은 음핵을 반쯤 덮고 있는 표피를 당겨 완전히 노출하고 혀를 내밀어 굴리듯이 쓸자 프랑은 그 감각이 참을 수 없었는지 아랫배를 부르르 떨며 헐떡이기 시작한다

“하악! 학. 서, 서하. 거긴!”

내 머리 좌우에서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하는 허벅지를 힐끔 바라보고 다시 조개로 눈을 돌려 입술로 음핵을 덮고 힘껏 빨아들이며 혀끝으로 이리저리 굴렸다. 혀끝에서 느껴지는 부드럽고 조그만 살덩어리가 나에게 미칠듯한 갈증을 주고 있었다.

쭈웁 쭈우웁

“아앙!”

타는듯한 갈증에 음핵을 힘껏 빨았더니 음란한 소리와 함께 프랑은 더 이상 자극을 못 참겠는지 뒤로 넘어갈 듯이 허리를 활처럼 휘며 스스로 유두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탱글탱글하고 풍만한 엉덩이를 터질 듯이 움켜쥐던 내 손은 살짝 자리를 옮겨 중지로 프랑의 항문을 살살 간지럽힌다.

“하윽! 하앙! 아아앙!”

허리와 배꼽을 쓰다듬던 손도 내려 검지와 중지를 프랑의 작은 고기 구멍에 살짝 집어넣었더니 질벽이 침입자를 막아서듯 꿈틀거리며 내 손가락을 감싸온다. 꼭, 무수한 벌레들이 내 손가락을 기어다니는 느낌이다!

“으아앙!”

조금 힘을 줘서 손가락을 깊이 집어넣어 쓸듯이 내려오니 작은 돌기가 나 있는 부분이 손가락의 끝에 느껴졌다.

살짝 손톱을 세워 약하게 긁으니 질벽이 요동치며 들어온 침입자의 움직임은 더이상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이 내 손가락을 강하게 압박해온다.

손가락을 움직이는 데 힘이 들 정도로 조여오는 프랑의 구멍을 손가락으로 억지로 벌리고 살살 긁어주자 허벅지가 닫힐 듯 말듯 꿈틀거리고 항문도 움찔거리는데 귀에는 프랑의 가녀린 신음이 들려온다.

“앙!! 아아앙! 흐아아앙!”

쯔릅. 쯔으읍. 쪽.

입으로는 쉴새 없이 프랑의 음핵을 공략하고 동시에 항문을 쓰다듬던 중지를 세워 안으로 찔러넣으니 괄약근이 내 중지를 끊어버리려는 듯이 조이는 게 느껴졌다.

“흐힉! 히이아아앙!”

항문으로 꿈틀거리며 들어오는 손가락이 주는 감각에 절정에 다다랐는지 프랑은 작고 귀여운 고기 구멍에서 투명한 물 같은 애액을 줄줄 흘리며 뒤로 쓰러질 듯 상체를 휘청거렸다.

프랑의 얼굴이 보고 싶은데 땀에 젖어 반들거리는 큰 가슴이 시야를 가로막고 있어서 잘 안 보인다.

그때, 아까부터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른 내 육봉이 따뜻하고 촉촉한 무언가에 둘러싸이는 게 느껴졌다.

뭐지?

고개를 돌려 프랑의 허벅지 너머를 바라봤더니 새카만 비단 같은 머리카락을 뒤로 가지런히 올려 묶은 머리와 앵두 같은 입술이 보인다.

내 자지는 그 앵두 같은 입술에 깊숙이 삼켜졌다가 천천히 빠져나고 있었는데 따뜻하고 부들부들한 살덩어리가 내 귀두를 핥더니 곧 귀두가 좁은 공간의 살덩어리를 억지로 밀어 넓히며 조금씩 조금씩 안으로 들어가는 게 느껴진다!

크윽!

그곳에서 느껴지는 쾌감에 당장이라도 사정할 것만 같아 시선을 돌려 숨을 몰아쉬고 있는 프랑의 의 빨갛게 충혈된 음핵을 눈에 담았다.

쭈르르릅 츠릅

“히이잉! 흐아아아아앙!”

입술로 다시 음핵을 거칠게 빨고 혀 끝으로 누르고 튕겨주니 당장에라도 숨이 넘어갈 듯한 프랑의 신음이 귀에 다시 들려왔다.

하지만 귀두의 끝에서 느껴지는 압박감과 육봉을 살살 간지럽히는 촉촉하고 뜨거운 혀가 주는 쾌감을 느끼고 있으니 금방이라도 사정할 것 처럼 딱딱해지고 피가 몰리는 거 같다!

필사적으로 사정감을 억누르며 신경을 돌려 프랑의 항문에 중지를 깊숙이 집어넣고 장벽을 긁으며 다른 손으로는 질에 삽입한 손가락으로 프랑의 지 스팟을 약하게 비비자 프랑의 아랫배는 미친 듯이 경련을 일으키고 두 손은 시트를 찢어버릴듯 억세게 쥐고 비튼다.

“하아아아악!!”

이윽고 귀두를 감싸던 따뜻한 감촉이 사라지며 침에 젖은 육봉에 시원한 느낌이 들 무렵 프랑의 등 뒤로 검은색 머리카락이 살랑거리는 게 보였다.

그 순간 내 귀두가 뜨겁고 좁은 육벽을 가르며 깊숙이 파고드는 감각에 나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었다.

흐아!

“으음.”

내 자지를 빈틈없이 감싸며 조이기 시작한 육벽의 주인이 누구인지 궁금한데 아까 입으로 할 때보다 더한 쾌감이 몰려온다! 자지가 녹아버릴 듯한 뜨겁고 황홀한 감각에 필사적으로 괄약근에 힘을 주면서 사정을 참으려는데 귓가에 프랑의 비명이 들린다!

“아아아아앙!”

프랑은 또다시 절정에 다다랐는지 내 얼굴로 홍수같이 애액을 흘리며 부들부들 떨다가 등 뒤의 여자에게 등을 기대며 정신을 잃어버렸다.

몸을 축 늘어트린 프랑의 어깨 위로 나타난 얼굴은 화연이 누나였다!

누나는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손을 뻗어 프랑의 풍만한 가슴을 주무르고 유두를 손가락으로 잡고 비틀면서 프랑을 희롱한다.

화연이 누나의 엉덩이는 내 골반과 딱 붙어있었고 치골은 내 아랫배에 붙어있었다.

화연이 누나의 음부는 내 자지를 뿌리까지 삼킨 채 가만히 있었는데 질벽은 끊임없이 꿀렁거리며 내 자지를 휘감고 주물거리며 조였다 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마치, 빨려 들어가는 듯한 아찔한 쾌감이 허리를 타고 머릿속을 울린다.

배 속의 정액이 끓어오르면서 당장이라도 쏟아져 나올 거 같다!

크윽. 누, 누나. 못 참겠어!

자지를 감싸는 뜨겁고 물컹거리면서도 죄듯이 움직이는 누나의 보지의 느낌에 자지가 터질 듯이 딱딱해지고 부풀어 오른다! 이를 악물고 참으려는데 귓가에 화연이 누나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돼.”

윽!

“나랑 결혼하기는 싫으면서, 내 뱃속에다 사정은 하고 싶은 거야?”

무, 무슨 말이야?

그 순간 누나는 허리를 천천히 움직이며 한 바퀴 빙글 돌렸는데 육봉이 따라 움직이면서 민감해진 귀두가 누나의 질을 헤집으며 쾌감이 수십 배 증폭되는 게 느껴졌다!

“하아아.”

으아앗!

육봉이 뿌리째 뽑혀 나갈 것 같은 쾌감에 아랫배와 괄약근에 주던 힘을 나도 모르게 풀었다. 그와 함께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극도의 쾌락 속에 내 배 속의 정액이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와 귀두에 닿은 누나의 자궁 입구에 정액을 뿌려댔다.

“흐응.”

누나는 눈을 감고 아랫입술을 살짝 물은 상기된 표정으로 자신의 자궁을 두드리는 뜨거운 정액의 느낌을 잠시간 즐기더니, 눈웃음을 그리면서 날 보며 입을 열었다.

“서하.”

기분 좋아 보이는 누나의 표정과 귀두에서 아직도 느껴지는 화연이 누나의 뜨거운 질의 감촉에 심장이 녹아내리는 기분을 느끼며 대답했다.

으…?

“이제 일어날 때가 됐어.”

어?

벌떡.

!!

크…악!!

심호흡하면서 먼저 프랑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한다.

천천히 점멸하는 프랑의 모습에 깊이 잠들어있다는 확신을 얻고 정신을 집중해 탐색으로 가족들을 살핀다.

큰방의 엄마는 침대 위에서 아빠의 품에 안겨 새근거리며 자고 있었고 아빠는 엄마를 품에 안고 고른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누나는 자기 방에서 모로 누워 이불을 어깨까지 올린 채 색색 숨을 내쉬고 있는 걸 보니 깊게 잠들어 있는 게 분명하다.

팬티 앞섶에서 느껴지는 축축한 감각에 이를 악물고 프랑이 깨어나지 않게 조심스레 침대에서 나왔다.

그리고 잽싼 동작으로 속옷을 챙기고 화장실로 뛰쳐 들어갔다!

미친….

아랫배가 텅 빈 느낌과 프랑과 화연이 누나에 대한 죄책감이 뭉게뭉게 솟아오른다….

“모…몽정이라니. 그것도 프랑이랑, 화연이 누나와의 쓰리섬으로 몽정이라니….”

큭… 그 순간은 꿈이라고는 절대 생각 못할 만큼 사실적이고 두 손과 입과 그것에 느껴지던 감촉마저 생생한데, 방 안을 감싸던 열기마저 느껴졌었는데…. 꿈이었다니!

진짜 섹스를 한 거 같은 느낌이 계속 들고 계속 꿈의 내용이 반복되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얼굴이 달아오르고 거시기가 다시 발기하려 한다!

…그런데 정말 리얼했단 말야. 꿈에서 깨기 전까지는 이게 꿈인 줄도 몰랐을 정도니까!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고, 프랑이 말을 하고 있었는데 진짜 이상한 점은 못 느꼈다니까?!

게다가, 게다가. 만져본 적도, 핥아 본 적도 없는 감촉들이 어째서 그렇게 리얼하게…!

으으으! 편안한 표정으로 새근새근 자고 있던 프랑의 얼굴이 떠오른다!

맞아. 그 불륜 커플때문이야.

그런 걸 그렇게 주의 깊게 살펴보니까 이런 꿈을 꾼 거야!

…으으. 나중에 화연이 누날 어떻게 보지. 당장 내일이라도 계약 때문에 올지 모르는데….

아니, 조금 있다가 일어날 프랑이 더 문제다!

으으으으.

복잡하고 심란한 마음과 밀어닥쳐오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세면대에서 팬티를 씻고 있으려니 현자타임 무시무시하게 밀어닥쳐온다.

감정의 기복이 오르락내리락 왔다 갔다 하면서 내 정신을 마구마구 뒤흔든다.

…엄청 많이도 쌌네. 위상 세계로 들어가기 전에 자위를 했을 때 사정한 양의 수십 배는 될 거 같다.

휴지로 아직도 반쯤 딱딱해져 있는 거시기를 닦고 힘을 줘서 물기를 짠 뒤에 다시 탐색을 돌려 가족들의 상태를 살폈다.

좋아. 아무도 깨지 않았어.

살금살금.

나는 화장실을 나와 위상력을 이용해 최대한 기척을 죽이고 드레스 룸의 문을 열었다.

찰칵.

흠칫.

평소에는 아무런 소리도 안 나던 게 오늘따라 유독 소리가 크게 났다! 놀라서 등 뒤의 큰방을 감지해봤는데 여전히 부모님은 꿈나라다.

제길…. 자괴감이 장난이 아냐….

조용히 한숨을 쉬고 세탁기를 열어 속옷을 집어넣었다. 힘을 줘서 물기를 쫙 뺐으니 엄마가 눈치채진 못하겠지.

뒤처리를 하고 방으로 돌아오니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온다.

지금이 몇 시지?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새벽 5시 32분이다. 잠시 후면 다들 일어나서 일주일의 첫날을 시작할 준비를 하겠지.

으으으으. 색색 숨을 내쉬며 잠들어있는 프랑을 보니 다시 죄책감이 밀려오고 동시에 발정 난 것 같던 꿈의 프랑이 자꾸 겹쳐서 보이는 게, 미치겠다…!

그런데도 음탕한 눈깔은 이불 밖으로 드러난 프랑의 굴곡진 몸매를 보고 있으니, 나는 대체 어떻게 되먹은 놈인 거지…?

그래! 저 천사 같은 얼굴로 자위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 걸 거야! 그러니까 내 잘못은 없어!

하지만 잠든 프랑의 모습 위로 쾌락에 허덕이다가 기절하는 프랑의 모습이 겹쳐지더니 그야말로…!

으악!! 죄악감이 들 거 같아!!

…샤워해야겠다. 이 번뇌를 씻어내야 해!!

한편으로는 이런 꿈을 또 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아니 아니! 아냐! 안꿔도 돼!

…그래도 가끔이라면….

큭!

쌓인 무언가를 텅텅 빌 정도로 분출해서 그런지 온몸에 활력이 넘치고 기분이 날아갈 듯 상쾌하다!

반대로 머릿속은 엉망진창이 되어있었고 잠에서 깬 프랑을 어떤 표정으로 봐야 하나 걱정된다.

내가 샤워하는 소리에 잠이 깬 건지 화장실이랑 가까운 방의 누나가 일어나는 게 보인다. 이제 6시군.

딸칵.

샤워를 끝내고 팬티 바람으로 문을 열고 나왔더니 화장실 앞에 서 있던 누나는 조금 졸린듯한 눈으로 팬티만 입은 내 몸을 살펴보는 게 보였다.

“…뭘 봐?”

“아~. 정말 말도 안 돼. 그렇게 통통하고 귀여운 동생이 위상 세계에 갔다 오고 나서는 빼빼마르구 잘 먹여도 살도 안 찌구….”

무슨 큰일 날 소리를!! 내가 적당히 근육 잡힌 이 몸매를 유지하려고 위상력 컨트롤 연습을 얼마나 열심히 하는데!

“이제 돼지같이 살 안 찔 거야!”

“그게 뭐가 돼지야!”

“그럼 누나가 70kg까지 살찌워봐! 나도 예쁘다고 해줄 테니까!”

“캭! 너 죽을래?!”

딱!

“캑!”

누나는 체중에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 홧김에 한 말인데 바로 주먹을 날려 꿀밤을 먹인다!

부조리해!! 난 누날 때리지도 못하는데 누난 날 맘껏 때리고!!

“여자 몸무게 70이랑 남자 몸무게 80이랑 같은 줄 알아?!”

“끄으으. 다른 게 뭔데?”

주저앉아서 정수리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두 손으로 머릴 쥐어 잡고 눈물을 글썽이는데 여전히 화난 누나의 목소리가 귀에 들려온다.

“여자 몸무게 70은 남자 몸무게 140이랑 똑같은 거야!”

“그런 게 어딨어!”

“여깄다. 이 바보야!”

주저앉아있는 내 엉덩이를 발로 걷어찬 누나는 흥! 소리를 내며 화장실로 들어가버렸다.

아오…. 형이었으면 가만 안 뒀을 텐데!

쏴아아아.

세면대에 쏟아지는 물소리를 들으며 정수리와 엉덩이를 문지르고 있으니 나와 누나가 투닥거리는 소리에 잠이 깬 엄마랑 아빠가 큰방에서 나오는 게 보였다.

“어휴. 너희는 아침부터 다투니?”

“누나가 먼저 시작했다구!”

“뭐야?!”

으익. 저 마귀 할망구 진짜!

“옷이나 입어라.”

아빠는 신문을 가지러 오는 건지 내 쪽으로 오길래 우유 통에 들어와 있는 신문을 꺼내 아빠한테 건네주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소란에 잠에서 깬 프랑한테 어색하게 웃으면서 잘 잤냐고 아침 인사를 해줬다.

-서하도 잘 주무셨나요? 오늘은 일찍 일어나셨네요.-

착한 프랑은 내가 지난밤에 무슨 꿈을 꿨는지도 모르고 방긋 웃으면서 마주 인사를 해주었다…! 크흑.

방에서 교복을 입고 나왔더니 식탁에 아침 식사 준비가 다 되어있었다.

아빠랑 엄마랑 누나는 토스트에 달걀 반숙 프라이랑 데친 브로콜리랑 샐러드가 전부인데, 나는 왜 쌀밥에 고기반찬에 고깃국이지?

“…나만 메뉴가 좀 다른 거 같은데?”

아직 화가 덜 풀렸는지 흥흥거리고 있던 누나는 샐러드 한 조각을 입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넌 능력자잖아. 아침에 배터지게 먹어둬야지.”

“그래서 아들만 아침에 든든하게 차려주기로 했단다.”

“…감사합니다아.”

엄마가 저렇게 웃으면서 말하는데 투정부릴 수도 없고 진짜.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내 모습에 프랑은 아까부터 쿡쿡거리면서 웃고 있었다.

…엉덩이라도 때려줄 수 있으면 좋겠네.

잠깐 어젯밤의 꿈이 생각났지만 이내 생각을 치우고 밥과 반찬을 열심히 퍼먹기 시작했다.

위상력 열심히 돌려야겠다.

“여보. 아침에 아들 학교 데려다주고 갈 테니까 먼저 가 있으세요.”

“알았소.”

아빠는 누나를 데리고 세단으로 먼저 출발했고 엄마와 나와 프랑은 서버 밴을 타고 학교로 향했다.

“학교에서 누가 괴롭히면 엄마한테 말해야 한다. 알았지?”

“…엄마. 아무리 엄마라지만 그 이야기에는 반박해야겠어.”

프랑도 엄마의 말이 조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는지 뒷좌석에서 어색하게 웃었다.

“능력자를 괴롭히는 평범한 학생이 있을 거라고 봐?”

“맞다. 아들 이제 능력자였지?”

끄응. 엄마는 병원 사무실에서는 정확하고 엄격한 분위기로 유명한데, 나한테만 천연 끼를 보인단 말야. 어느 쪽이 엄마 진짜 모습이지?

아침 8시가 다 돼갈 때쯤 학교에 도착해서 엄마와 함께 학교 안을 걷고 있으니 애들이랑 학교의 일반 직원들의 시선이 전부 엄마한테 쏠린다.

“전학생인가?” “좀 생겼는데?” “그런가 봐, 이 시기에 전학생들은 좀 많으니까.” “옆에 여자 무진장 예쁘다. 누나인가?” “예쁘다~. 커리어우먼같아!” “그치? 무슨 일 할까? 되게 이뻐.”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 중 대부분이 엄마에 관한 이야기였다. 뭐 전부 다 날 전학생으로 보는데, 그럴 만도 하지.

칭, 스르륵.

교무실에 도착해서 반 자동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근처 선생님들의 시선이 나랑 엄마한테 쏠린다.

“엄마. 저기.”

교무실 중앙에 우리 노처녀 담임 선생님이 있어서 그쪽으로 엄말 데리고 갔더니 곧 엄마와 날 발견했는지 담임 선생님 눈이 커진다.

“어머, 서하네 어머님…이시면, 네가 서하니?!”

순간 교무실 내에 있던 선생님들의 시선이 일제히 나한테 꽂혔다.

큭큭, 제자가 능력자가 되어서 돌아왔소이다.

“오…. 저 학생이?” “능력자가 됐다더니 정말 예전이랑 많이 달라졌네요.” “우리 학교에 또 능력자가 나오다니. 학교의 명성이 더 높아지겠군요.”

선생님들이 서로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 이형 생물학 선생의 목소리가 들리니까 짜증이 팍 난다.

말은 학교 명성이라지만 자기가 담당하는 이형 생물학과 자기 이름이 더 높아질 거라 생각하는 투다.

짜~증~나!! 콱 고자로 만들어버릴까 보다! 긴 주둥이 마른 늑대 한 마리만 앞에 가져다 놔도 “히, 히이이이!!”하다가 물려 죽을 몸이면서!

“네, 선생님. 전화로 말씀드렸지요?”

울 선생님. 최미란 선생님은 엄마의 미소가 눈부신지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있었다. 나이는 엄마랑 선생님이랑 똑같은데 겉으로 보면 엄마가 선생님의 한참 어린 동생으로 보인다.

그걸 선생님도 느꼈는지, 왠지 울 거 같은 표정이지만, 원래 세상은 부조리한 법이죠. 아침에 제가 겪은 일처럼.

그러니까 익숙해지세요!

“서하야. 무사히 돌아와서 정말 다행이야. 고생 많았지?”

선생님은 날 돌아보며 정말 다행이라는 듯이 내 손을 꼬옥 잡아주셨다.

“조금 힘들었지만 할 만했어요.”

“그래. 네 자리는 안 바뀌었으니까 먼저 교실로 가 있으렴. 선생님은 어머님 모시고 교장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눠봐야겠으니까.”

“네. 엄마, 나 먼저 갈게.”

“아들. 공부 잘하렴.”

“어.”

나한테 손을 흔들어 주는 엄마한테 나도 한번 손을 흔들어주고 몸을 돌려 교무실 밖으로 걸어갔다.

엄마와 선생님은 잠시 내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선생님이 엄마를 데리고 교장실로 발걸음을 옮겼는데 셋이서 이야기를 나눌 셈인가 보다.

칭, 스르륵.

교무실을 나온 나는 잠시 지나다니는 애들을 보는데, 어째…. 나한테 아무도 신경을 안 쓴다? 내 얼굴 정도면 지나다니는 여자애들이 한 번쯤은 돌아볼, 아! 돌아봤다!

근데, 1초 만에 고개를 돌려버렸다. 뭐냐.

이건 아닌데…하면서 발걸음을 옮겨 4층에 있는 내 반으로 이동했는데, 그사이에 나한테 눈길을 주는 여자애들이 한 명도 없어! 어떻게 된 거지?! 내 얼굴 정도면 잘생긴 편이잖아?!

웅성웅성

교실 뒷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더니 애들의 시선이 나에게 일제히 쏠린다.

그래. 나를 봐! 나의 외모를 보고 감탄해!

“뭐야, 전학생이냐?”

“인마, 전학생이면 쌤이랑 같이 왔겠지.”

“그러네.”

날 보며 수군거리는 애들을 보고 있으려니 반장이 일어나서 나에게 다가온다.

“안녕? 난 수유리야. 이 반 반장인데 넌 누구니?”

165cm의 키에 단정하게 자른 단발에 작은 무테안경을 낀 조금 귀엽게 생긴 반장은…. 날 못 알아봤다. 사람 얼굴 기억하기로 유명한 반장인데.

워낙 많이 바꼈으니 그럴 만도 하지만, 표정이나 드러나는 감정을 보니 그냥 처음 보는 얼굴에 대한 호기심뿐인 거 같다.

뭔가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점점 커지면서 날 알아보지 못하는 반장한테 말했다.

“…나 서한데.”

순간 교실 안이 조용해졌다.

============================ 작품 후기 ============================

盤古님 istir님 후원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오타와 문맥의 지적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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