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58화 (58/517)

00058  학교.  =========================================================================

저녁을 먹고 방으로 들어와서 바닥에 앉아서 천천히 위상력 컨트롤 훈련을 시작했다.

어젯밤에 밤을 새워서 프랑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위상력 덕분인지 크게 피곤하지는 않았다.

프랑은 요리에도 관심이 많은지 엄마나 누나가 요리를 시작하면 언제나 주방으로 날아가서 구경하던데, 요리책도 몇 권 사 줘 볼까?

잡생각과 위상력 컨트롤을 동시에 하다 보니 문득 연합에서 가르쳐주는, 위상력 컨트롤이 아니라 위상력 운용 기술이랑 내가 가진 컨트롤 능력의 차이점이 궁금해졌다. 비교해보고 싶은데…. 화연이 누나한테 전화해서 물어볼까?

엄마를 도와 설거지를 끝낸 누나는 화장실에서 샤워 중이었다. 끝나고 나오면 화연이 누나 전화번호 물어봐야지.

위상력을 컨트롤 하는 도중 누나한테 신경이 가는 바람에 샤워 중인 누나의 알몸이 보였지만 잽싸게 신경을 차단했다.

눈을 감고 뇌에 위상력을 퍼트리고 있다 보니 저절로 정신이 집중되면서 탐색 능력이 130% 풀로 발휘되며 범위 안에 살아있는 사람의 행동들이 머릿속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막 현실로 복귀하고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동안에는 제대로 탐색 능력을 돌리기도 버거울 만큼 머리에 부담이 많이 갔었는데 이제는 자연스럽게 필요 없는 정보들은 흘려버리고 내가 원하는 부분만 콕 찝어서 볼 수 있었다.

저, 저런!

30대 후반의 여자와 50대 초반 남자인 저 불륜 커플은 오늘 밤도 섹스 삼매경인가?

내가 저 사람들을 불륜이라 판단하는 이유는 사랑을 나눌 때만 집에 들어오는 모습에, 집에 가재도구는 거의 없다. 냉장고 안에는 인스턴트 식품 몇 개만 있고 큰방에 큰 침대와 텔레비전을 제외하면 가재도구라고 할 만한 게 하나도 없었거든.

저 사람들은 이제 저녁밥 먹을 시간인데 밥은 안 먹고…. 우와. 우와. 여자는 남자의 육봉이 자궁입구를 뚫고 자궁까지 들어오는 순간 바르르 떨면서 극도의 쾌감을 느끼는 거 같았다.

여자가 남자 아래에 깔린 후배위 자세였는데 상체를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고 허덕이면서 엉덩이만 높이 든 자세로 남자의 자지를 받아내며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남자는 빠르고 강하게 여자의 엉덩이에 허리를 내려찍는데 내려찍을 때마다 자궁을 뚫어버릴 듯이 찌르니 여자는 두 팔을 허우적거리며 침대 시트를 움켜쥐고 신음을 흘려내기 바빴다.

근데 저렇게 격하게 찌르면 자궁에 상처 날 수 있어서 안 좋다고 하던데, 자궁 구라는 게 귀두로 뚫고 싶다고 쉽게 뚫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뚫고 자궁 안으로 들어가도 저러면 자궁에 상처가 생기니 임신에 안 좋다고 봤었다.

여자가 능력자나 신체 강화 자라면 회복력이 일반인들보다 뛰어날 테니 과격한 섹스도 상관없겠지만, 남자나 여자나 일반인이다.

여자는 남자의 육봉을 꽃잎 깊숙히 받아들인 채로 전신의 근육을 수축하다가 풀고 척추를 따라 신경이 바짝 오그라드는 게 저러다 죽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숨도 못 쉬고 육체를 바르르 떨어댔다.

극도의 오르가슴을 느끼는지 여자의 질은 경련을 일으키듯이 움찔거리며 남자의 육봉을 감싸고 오물 오물거리는데 남자의 손은 그 와중에도 여자의 항문에 검지를 넣어서 장벽을 긁어내며 자극을 주고 유두와 허릿골을 꼬집고 주무르고 쓰다듬고, 클리토리스를 검지로 빙글빙글 돌리면서 자극하고 있었다.

여자는 전신에서 치고 올라오는 쾌락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외모나 몸매나 음부의 모양에서 색까지 맘에 드는 부분이 하나도 없는 여자지만 왠지 모르게 눈을 뗄 수가 없다.

한참을 경련을 일으키듯 떨던 여자는 그제서야 폐가 제 역할을 하며 숨을 쉬기 시작했는데 온 몸에 땀을 비오듯이 흘리면서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입가에 침을 흘리고 눈물까지 줄줄 흘리는 걸 보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나 보다.

남자는 아직 멀쩡한지 길이가 22cm나 되는 육봉을 다시 여자의 질 속을 휘저으며 자궁 구를 찌르고, 저 돌기가 모인듯한 저 부분이 지스팟인가? 저 부분을 교묘하게 스치며 자극하는데 여자는 자궁 구를 찌를 때마다 경련을 일으키고 지스팟을 지날 때 한 번 더 자지러졌다.

그러다가 자궁을 밀어 올리듯이 찌르면 또다시 숨을 멈추고 쾌락에 몸부림을 친다.

탐색 능력에서 유일한 단점을 꼽으라면 실제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건데, 이 부분은 분석 능력으로 파악하면 절로 귀에 재생되듯이 머릿속으로 느낌이 떠올라서 별다른 불편을 못 느꼈었다. 하지만 저 여자를 보니 실제 소리가 안 들리는 게 아쉽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걸.

만약 소리가 들렸다면 여자의 비명과 울음이 섞인 헐떡임도 들을 수 있었을 텐데.

마치 오줌 싸듯이 줄줄 흐르는 애액을 보니 아주 뿅 가고 있는 걸 알 수 있었다. 남자가 저렇게나 테크닉이 좋으니 저 여자도 남자한테 달라붙는 거겠지.

예전에 책에서 명기로 분류할 수 있는 선천적인 조건이 몇 가지가 있다고 봤었는데 그 중 하나가 질벽 내부에 주름이 많고 조밀해서 무수한 지렁이들이 기어다니는 듯이 남성기를 자극한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저 여자의 질은 명기라고 불릴 만 한거 같다.

어쩐지 남자도 여자랑 붙을 때만 좋아하는 거 같더라. 후배위만 고집하는 거 같던데 얼굴을 가리려고 저러는 건가?

한참 불륜 커플의 섹스를 구경하다 보니 샤워가 끝났는지 누나가 방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음. 좀 있다가 가서 물어봐야지. 일어섰다간 곤란한 상황이 될 거야.

왠지 섹스 테크닉 교육 비디오를 본 기분이다.

“화연이 전화번호?”

여러 동물이 그려진 펑퍼짐한 잠옷을 입고 화장대에서 머리를 말리는 누나는 내 말을 듣고 의심스럽다는 눈길을 보냈다.

“왜 그렇게 보는 건데?”

“…암것도 아냐. 화연이는 모르는 전화번호는 안 받으니까 누나가 전화해서 연락하라구 할게.”

“응.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면 위상력 운용 기술에 관해서 물어보게 있다고 해줘.”

“아. 응.”

…? 내 이야기를 들은 누나는 그제서야 표정이 원래대로 돌아간다. 으음. 누나 표정은 역시 읽기 힘들어. 얼굴 위에 얇은 천을 두 겹 세 겹 덮어 놓은 것 같아서 표정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옅어.

나는 누나 침대에 걸터앉으며 누나가 화연이 누나한테 전화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무슨 대화하는지 엿들어볼까?

“화연아, 나야.”

[무슨 일이야?]

“…바빠? 주위가 시끄러운 거 같네?”

[그다지 바쁘진 않아. 정부 요청으로 출동해있어서 그래. 그 때문에 어제 약속도 취소한거였어.]

경기도 양평의 용문산에 그 일인가? 정부에서도 요청하다니, 화연이 누나 레이드 팀은 역시 굉장하구나. 아니, 누나네 엄마가 대통령이라서 그런 건가?

“그래? 안 다치게 조심해.”

[걱정 마. 다쳐도 힐러가 회복시켜주니까 상처는 안남아.]

“응. 바쁜 거 같으니까 용건만 말할게. 동생이 너한테 물어볼게 있나봐. 동생 전화번호 가르쳐줄 테니 시간 나면 전화 한번 해주지 않을래?”

[알았어. 문자 보내.]

“응. 고마워.”

[아냐. 내일 학교에서 봐.]

흐음. 어제 약속을 취소한 이유가 용문산 일 때문이라고? B 클래스의 능력자에 국내 랭킹 2위의 레이드 팀이 출동했는데도 아직 해결이 안 됐다?

프랑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형종 출몰 시 대응은 능력자 연합에서 매뉴얼로 정해져 있고, 출몰 즉시 포위망을 구축하고 이형종을 추적 섬멸하는 거 같았는데 2일째인 지금까지 대기중이란말야?

뭔가 무력이 필요한 게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는 거 같다.

그새 문자를 보냈는지 띠로롱하는 소리가 누나의 폰에서 들려왔다.

“시간 나면 전화하랬으니까 기다….”

따르르릉. 따르르르릉.

“…….”

“…한가한 모양인데?.”

문자를 받은 즉시 전화을 건 모양인지 누나는 벨 소리를 울리고 있는 내 폰을 보고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통화 버튼을 눌러 전화를 받으니 화연이 누나의 목소리와 함께 주변의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려왔다.

[정서하?]

“응. 지금 통화 해도 되는 거야?”

[괜찮아. 물어볼 게 있다고 시하가 말하던데.]

화연이 누나도 잡담은 그다지 즐기지 않는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나도 일하는 중인 화연이 누나를 오래 붙잡고 있을 생각이 없어서 위상력 운용 기술에 대해 바로 물어봤다.

“G 클래스 이상은 위상력 컨트롤을 연합에서 배울 수 있다고 교과서에 나와 있는 걸 본 적 있어서. 나도 배워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배울 수 있어?”

[…네 인증기 아이디 불러.]

엥?

[일반 통화로는 그런 대화 못나눠.]

아 그렇구나. 도청이나 감청 위험도 있으니까.

“정령사.”

인증기를 처음 켰을 때 아이디를 등록하라길래 나도 모르게 입력한 건데, 프랑을 소유품처럼 여긴 이름 같아서 바꿀랬더니 한번 정한 이름은 못 바꾼다고 하더라.

휴대폰 너머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 팔목에 인증기가 붙어있는 곳에서 뭔가 톡톡 건드리는 감각이 흘렀다.

[쪽지 보냈으니까 확인하고 연락해.]

오. 이게 쪽지가 왔다는 신호인가?

“응. 그럼 끊을게.”

[그래.]

하더니 내가 끊기 전에 통화를 끊어버리는 화연이 누나. 성격이 급한건지 아니면 맺고 끊는게 확실한건지….

어렸을 때에는 어린애 답지 않은 의젓하고 생각이 깊은 모습을 보여줬던거 같은데 가끔 주위 사람들을 얼어붙게 만드는 썰렁한 농담을 했었지.

어쩌면 얼굴만 바뀌고 속은 옛날 그대로일지도 모르겠다.

“어? 여기서 안 하구 돌아가려구?”

침대에서 일어나 내 방으로 돌아가려니까 누나는 스킨 케어를 하다가 놀라서 멈췄다. 홀로그램으로 통화하는 걸 옆에서 들을 생각이었나?

“감청 걱정에 일부러 인증기로 대화하려고 하는 건데 그걸 누나가 들어도 되는 거야?”

나도 몰라서 누나한테 물어본 건데 누나도 그 부분이 신경이 쓰였는지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가 하는 수 없다는 듯이 종이 같은 걸로 얼굴을 살살 닦아내며 말했다.

“알았어.”

“응.”

벽에 달린 미닫이문을 열고 내 방으로 건너왔더니 프랑은 저녁 먹기 전과 똑같은 자세로 침대에 엎드려서 태블릿을 바라보고 있었다.

미닫이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는지 프랑은 잠시 머리를 들었는데 나와 눈이 마주치자 살풋 웃어주었다가 다시 고개를 내려 태블릿을 봤다.

…태블릿 안 사줬으면 어쨌을지 원.

책을 보느라 날 쫓아다니는 게 줄어든 거 같아 어쩐지 태블릿에게 프랑을 뺏긴 기분이다.

기계한테 질투하다니!

난 속으로 한숨을 쉬고 침대 올라가 앉으면서 인증기를 조작해 홀로그램 창을 띄웠더니 쪽지 한 통이 왔다고 한쪽 구석에 알림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유화연][메시지 1건]

…실명을 쓰는 건가? 알림을 터치했더니 메일 주소가 튀어나왔고 그걸 주소록에 등록한 다음 옆의 수화기 모양 그림을 터치했다.

[위상력 운용 기술에 대해 알고 싶다고 했지?]

헛! 놀래라. 뭐가 통화음도 안 갔는데 바로 누나랑 연결되네. 터치하는 순간 내 상반신만 한 새 홀로그램 창이 뜨더니 곧장 화연이 누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혹시 계속 기다렸던건가?  톡톡 건드는 느낌은 문자가 아니라 통화 신호였고?

홀로그램 창으로 보는 화연이 누나는 순수하게 육안만으로 보니까 탐색 능력으로 보면서 볼 때랑 또 다른 느낌이다.

새카맣고 부드러워 보이는 기다란 흑발을 뒤로 올려묶은 포니 테일에 눈썹을 살짝 가리는 가지런한 앞머리와 차분한 눈동자에 오똑 솟은 콧망울, 살짝 발그래한 뺨에 앙증맞은 입은 프랑처럼 봐도 봐도 질리지 않을 예쁜 얼굴이었다.

“응.”

화연이 누나와 통화를 시작하니 프랑은 책을 보다 말고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내 등에 매달리면서 나와 누나의 통화를 지켜보기 시작했다.

[일단 위상력 운용 기술은 해당 국가 총괄 지부에서만 배울 수 있어. 배우는 데는 5억이 들고 G 클래스 이상임을 증명하는 인증서도 필요해]

히익! 5억!

[일단 너는 F 클래스니까 인증 부분은 문제가 없고, 타임리버와 계약하게 되면 클래스에 따른 차등 급여와 능력 타입에 따른 추가 수당이 연봉으로 지급되고, 5년 치 연봉이 계약금으로 나오게 돼.]

어? 지켜주는 거 뿐만 아니라 돈도 주는 거야?

돈을 준다는 말에 내 눈이 초롱초롱 빛나기 시작한걸 화연이 누나는 물끄러미 보다가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지금 일이 끝나면 바로 계약을 할 거니까 그 뒤에 위상력 운용 기술을 배우면서 자세한 건 그때 알아보도록해.]

“응! 근데 계약금이랑 연봉은 어느 정도 돼?”

[…타임리버로 확실히 오는 거지?]

뭐야. 슬쩍 내 눈을 바라본 누나는 살짝 불안한 거처럼 보인다. 내가 딴 레이드 팀으로 가버릴까 봐 그러는 건가?

“이제 와서 딴 레이드 팀 간다고 하면 울 누나한테 맞아 죽을지도 몰라.”

킥킥거리면서 하는 말에 화연이 누나는 그제야 안심한건지 표정이 원래대로 돌아가면서 내가 받게 될 계약금과 연봉에 대해서 말해줬다.

[정확한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 부분이 남아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계약금 50억에 연봉 10억으로 잡고 있어. 기감 타입 감지에, 위상력 감지, 전방 시야 한정이지만 범위는 450m. 어느 정도 감지도 가능하고. 맞지?]

5, 50억…. 연봉도 10억!!

“응.”

투시와 분석 능력에 반경 104m 안에 들어온 건 하나 빼고 전부 알 수 있다는 점을 빼면 맞지.

억 소리에 눈앞에 돈뭉치가 날아다니는 환영이 보인다! 50억이라니, 사고 싶은 거랑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겠는데?!

내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고 겉으로는 별 반응이 없으니 화연이 누나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나중에 계약을 할 때 듣게 되겠지만, 미리 말해줄게. 레이드나 토벌 같은데 참석하게 되면 추가 수당도 나오게 돼. 추가수당은 그때의 순 수입에 30%는 팀 운영비로 빠지고 남은 걸 분배하는 방식이야. 팀 소속 능력자는 1년에 최소 6번의 레이드 혹은 토벌이나 탐색에 참여해야 하고, 만약 별다른 사유도 없이 6번을 못 채우게 되면 팀 내부의 감사단에 조사를 받게 되고 페널티를 받던가 능력자 협회에 불성실 계약이행자로 등록되니까 기억해두도록 해.]

불성실 등록되면 보나 마나 의뢰나 레이드 팀, 그룹 같은데 가입하기 힘들어지겠지.

“응. 알았어.”

[그래. 다른 궁금한 건 없고?]

왠지 조금 표정이 부드러워진 거 같은데 감지로 못 보니까 확실하지가 않네. 순간 머릿속에 탐색으로 기억된 화연이 누나의 알몸이 홀로그램 창에 보이는 얼굴이랑 합쳐지는 게 보여서 얼굴이 붉어질 거 같다.

“지금 용문산에 있는 건 급이 높은 이형종이 나타나서 능력자들이 모이는걸 기다리는 거야?”

[흠. 너도 봤구나.]

“인증기 커뮤니티에 팝업으로 용문산 상태를 계속 보여주고 있는 걸. 능력자들 도움도 요청하는 자막도 계속 나오고 있고.”

[상위 이형종은 아니야. 그냥 귀찮은 게 튀어나와서 짜증 날 뿐.]

“귀찮은거?”

[하위 이형종인데 조그마한 놈이지만 위상력을 빨아먹어.]

“헉. 그거 위험한 거 아냐?”

[생물에서 빨아먹는 건 아냐. 하지만 무생물체에 있는 위상력을 빨아먹으니 도시 안으로 들어가버리면 좋지 못한 상황이 되니까 그걸 막으려는거지.]

무생물에서 빨아먹는다고? 혹시 위상석의 위상력도 빨아먹는 거야? 나는 놀래서 내 목에 걸린 주머니를 만지작거렸는데 내 등에 기대고 앉아있는 프랑도 놀란 눈치였다.

“진화 같은 건 안 해?”

[넌 밥 먹는다고 진화해?]

“…….”

그런가. 화연이 누나는 그냥 생각한 걸 말한 거 같은데 차분한 표정과 날카로운 말투가 섞이니…. 뭐랄까 바보 같다고 지적받은 기분이라 괜히 뻘쭘해졌다.

[그러니까….]

뭔가 말하려던 화연이 누나는 잠시 입을 다물더니 고개를 살짝 저었다.

[아무것도 아냐. 더 이상 궁금한 건 없지?]

“어? 어.”

사실 위상력 운용 기술을 어떻게 쓰는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알려주길 바랬지만…. 뭐, 저렇게 말하는데 나중에 직접 배우면서 익히지 뭐.

[그럼 나중에 계약할때 보자.]

“응. 화연이 누나도 힘내.”

[그래.]

[도움을 받….]

어라? 통화가 끊기기 직전에 여자 목소리가 살짝 들렸는데. 도움?

“하위 이형종에 조그마한 놈. 넓은 산.”

내가 내뱉은 몇 가지 단어에 프랑도 날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마지막에 들린 말은 서하에게 도움 요청을 말하려 한 것 같아요.-

“내 생각도 그래. 현존하는 최고의 기감 능력자의 감지 범위가 260m에 보통은 150~160m 수준인 데다 주변 상황만 캐치하는 능력 이랬고, 분석 능력자의 범위는 넓지만, 꾸준히 눈에 담고 있어야 해서 공중에서의 분석은 꽤 비효율적인 데다 분석도 위상력은 감지 못한다고 했으니 내가 가면 도움이 되긴 할꺼야. 하지만 직접 말하기 전에는 말 안 꺼내는 게 좋겠지? 미성년 능력자 보호법이 있으니까 화연이 누나도 함부로 말을 꺼내지 못했을 거야.”

-그렇겠죠?-

중간에 말을 얼버무렸던 게 그거였던 게 틀림없을 거다. 날 도와달라는 거.

“필요하면 아줌마가 대통령이니까, 협회에 요청을 해서라도  나한테 연락하겠지 뭐.”

그러고 보면 화연이 누난 이제 20살인데, 어떻게 그렇게 많은 위상력을 몸에 쌓은 거지? 나보다 뛰어난 천재라서 그런가?

아아. 화연이 누나의 가슴에 달린 두 개의 둥그스름한 융기의 모습이 자꾸만 눈앞에 어른거린다. 브라에 쫄티 때문에 분홍색 귀여운 젖꼭지가 가슴에 파묻힌 것처럼 보였었는데….

어후. 그만 생각해야지.

말 그대로 제 이성을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소서다. 눈을 감고 탐색 능력을 조금만 돌려도 아찔한 19금 영상들이 쏟아지니 이거 원.

프랑 몰래 손장난을 하기도 힘들고…. 끄응.

딸감이 넘쳐 흐르는데 강제 금욕 모드라서 진짜 괴롭다.

============================ 작품 후기 ============================

盤古님 istir님 후원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오타와 문맥의 지적도 환영합니다!

원고료, 후원 쿠폰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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