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55화 (55/517)

00055  프랑의 이야기.  =========================================================================

네, 이것이 제가 기억하는 전부랍니다.

앗, 지금처럼 알몸…이 된 이유 말씀이신가요….

(그…. 매번 생각하는거지만, 서하는 제가 곤란해 하는 질문만 추려내서 하는 것 같아요.)

(그동안 지켜본 서하는, 저의 얼굴을 보면 제 생각을 다 읽는 것 같았어요! 독심술이라도 익히고 있는걸까요?)

…우우.

앗! 아니에요! 아무 생각도 안했어요! 정마립에흑.

…정말이에요….

(어, 얼굴이 화끈거려요~.)

(저는 원래 세심하고 신중한 성격이었을텐데, 어째서 이렇게 됐을까요…?)

네, 기억하고 있어요.

어쩌면, 제가 유령이 된것에는 빈사의 순간에, 이블 고스트가 죽으면서 흘러나온 영기靈氣의 영향으로 유령이 된게 아닐까 생각해요.

네? 정령…같다구요?

으읏, 그 이야기는 전에도….

(저는 단지 유령일 뿐인데, 이런 말을 듣다보면 저도 모르게 가슴이 뛰고, 웃는 모습에 따라 웃게 되고, 우는 모습에 따라 울게 되요…. 서하는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걸까요?)

휴우.

제가 눈을 뜬것은, 환한 달빛과, 별빛이 쏟아지는 밤이었습니다.

문득 눈을 떠보니, 눈 앞에는 거대한, 종이 다른 시체 두 구가 포개어져었습니다. 뒤를 한참이나 물러나 바라보니 그제서야 저의 시체와, 몰그라의 시체가 한데 엉켜있는 자세였었습니다.

그러다 저의 몸을 내려다보니, 회색빛의 반투명한, 마치 유령같은 모습이었습니다. 머리카락도 회색빛이지만, 인간이었을 적의 모습으로 되돌아 왔다는걸 짐작했습니다.

그리고 죽었구나. 저는 제 시체를 보는 순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 된 이유를 찾을수가 없었습니다.

(그, 저의, 그…. 나체라니! 소중한 부분이 완전히 드러나는 상태라 너무너무 민망하고 창피해요! 서하는 전부 봤겠죠…?)

(어찌 이런 부끄러운 자세가 된걸까요….)

(이형종이었을때는 창피하다는 감정도 느끼지 못했었는데….)

갈 곳도 찾지 못하고, 있어야할 곳도 찾지 못한 채, 멍하니 서서 저와 몰그라의 시체만 바라보고 있으니 시간이 흐르고 해가 뜨기 시작했습니다.

해가 뜨면서 저의 몸이, 영체가 서서히 흩어진다는것을 깨달은 순간 저는 황급히 나무의 그림자로 몸을 피했습니다.

그대로 있었다면 갈 곳은 찾지 못했겠지만, 생각하는 것도 지치는 삶을, 인생을 끝낼 수 있었을텐데. 몸을 피한 이유는 저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해가 뜨고, 다시 지고 밤이 되자 움직이는데 지장이 없어졌다는걸 깨달았지만, 어젯밤보다 영체가 조금 더 투명해진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서하가 찾아왔습니다.

네, 서하가 저의 시체와 몰그라의 시체를 살펴보는것과, 부러진 몰그라의 발톱을 주워 발톱 창을 만드는 것도 지켜보고있었습니다.

한 밤 중, 나무 위에서 쉰다는걸 알게 되어서 서하의 옆으로 올라갔지만 서하는 절 눈치채지 못했었지요.

그렇게 주변을 경계하면서 밤을 새는 모습에는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서슴없이 죽은 몰그라의 몸을 올라타고, 제 시체를 살펴보더니 옆으로 밀어서 떨어트리고, 땅에 떨어진 제 몸 위에 올라타서, 몰그라의 앞발톱으로 만든 창으로 제 가슴을 가르고, 안으로 들어가서 위상석을 꺼내는 담대한 모습에 서하라면…. 절 구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했습니다.

사실 굉장히 놀랐습니다. 제 가슴을 가르고 위상석을 꺼내려 한다는건 뒤늦게 알았지만…. 처음 서하의 모습을 봤을때는 미들 스쿨의 학생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시체의 몸을 가르고 그 안으로 들어간다는것은 어린 소년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서하는 들어가서 제 몸 안의 내장을 가르고 허리에 난 자상을 통해 나오셨지요. 곧 강가로 뛰어갔지만 그 정신력은 저와 함께 훈련을 받은 평기사들 중 누구에게도 볼 수 없었던 강인한 정신력이었습니다.

너무 빨리 뛰어가는 모습에 미처 따라가지 못했었지만 서하는 금방 돌아와주셨지요.

그리고 제 시체를 향해 묵념을 하는 모습에, 저는 서하를 따라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저의 모습이, 서하에게 보이지 않지만…. 이대로 안보인채 영체가 흩어져서 사라질 수 있겠지만, 그래도 마음이 시키는대로 서하가 가는 곳을 뒤따라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늘을 통해서 이동하느라 조금 뒤쳐졌지만 쫒아가는데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강을 건널때도 살짝 손가락 끝을 강에 넣어봤지만 이상이 없어서 서하가 헤엄쳐서 이동하는 동안 강 바닥을 걸어 건너편으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발톱 창의 손잡이에 감을 매듭끈을 만드는 손재주에 놀랐지요. 손놀림만 봐서는 전혀 만들어지지 않을 법한 매듭끈이 만들어지고 발톱 창의 손잡이에 끈을 감고 고정시키는 방식도 놀라운것이었습니다.

어설픈 말도 안되는 손놀림이지만 고참 기사분들의 손잡이 끈에 맞먹는 튼튼함이라니….

그 후 어설픈 자세지만 기이하게 날카로운 기세를 뿌리는 훈련을 마치고 밤에 굴에 들어가서 쉬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절벽을 따라 폭포로 이동하는 모습에 조금 의아했지만 이내 절벽을 타고 오르는 모습이 무척이나 놀라웠지요.

그리고 그 날밤 그곳에서 서하가 저를 본거였습니다.

(부끄러운 감정들은 모두 숨겼는데…. 서하에게 들킨건 아니겠지요?)

(이 날 이후의 이야기마저 꺼낸다면…! 꺄아~ 부끄러워서 죽어버릴지도 몰라요….)

----------★

프랑의 이야기는 오후 9시쯤에 시작했는데 끝났을때에는 새벽 5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결국, 이형종이 된 원인에는 아종과 변종의 바이러스, 그리고 알 수 없는 위상 세계의 영향이 적용된 듯 했다.

그리고 유령이 된 이유는 프랑의 짐작대로 나 역시 몰그라가 죽으면서 그 놈의 몸에 빙의? 강령? 되어있던 이블 고스트도 함께 사라지며 어느정도 영향을 준거라 생각한다.

이블 고스트의 나쁜 점을 영향 받은건 아니라 지이이인짜 다행이다! 만약 프랑도 악령이 됐다면…. 으으. 생각하기도 싫어

이야기가 다 끝나갈 즈음에 어쩐지 프랑이 안절부절 못하고 내 눈치를 힐끔힐끔 보는데, 뭔가 숨기는거라도 있는걸까?

이야기를 듣던 중 몇가지 궁금점이 생겼는데, 기왕 시작한 이야기니까 마저 물어보는게 좋겠지?

“프랑.”

-네?-

“정말 고생이 많았구나.”

그리고 다른걸 물어 보…려고 했는데, 프랑의 큰 눈망울에 눈물이 방울방울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내, 내가 뭐라고 했길래 우는거지?! 아니, 그냥 고생 많았다고만 했는데?!

“어어어어, 왜, 아니, 괜찮아?”

-읏, 아…. 아니에요, 그냥. 갑자기, 눈물이…. 흑.-

나는 프랑에게 위로가 될만한 말을 찾다가 문득 프랑이 전기 능력을 얻었을때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한 가설을 떠올렸다. 이거라면 프랑의 눈물을 그치게 할 수 있을거같다.

“…난 프랑을 유령이라고 생각 안해.”

프랑은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다가 날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여러가지를 봐도 프랑은 유령 같지가 않아. 이전에는 장난삼아 정령이라고 했지만, 프랑은 정말로 정령이 된걸지도 몰라.”

나는 프랑의 존재에 대한 정의부터 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유령이 아닌 정령으로. 그리고 그녀 본인도 자신이 정령이라고 믿을 수 있게 설득을 해야겠지.

-그런….-

훌쩍거리면서 내 말을 그저 위로로 받아들이려는건지 애써 웃음 짓는 얼굴이 애처롭다. 그녀가 운 이유는, 71년이라는 긴 세월 따뜻한 말 한마디 듣지 못한채 이형종과의 싸움 뿐인 삶을 살아오며 쌓였던 한이 터져나온 것이리라.

상냥한 말 한마디에도 위안을 얻을만큼 힘든 날이었을거다.

“그러니까…. 여기있다. 이거봐봐.”

인증기에서 이것저것 검색하다가 우연히 정령에 관한 글을 봤는데, 여러 나라의 정령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였다.

요약하면 정령은 초자연적인 존재로 초자연적인 현상을 일으키며 자기 자신의 의식이 존재한다고 했다.

프랑의 상황에 대입해보면 기가막힐 정도로 딱 맞아떨어졌다.

“몰그라에게 빙의한 이블 고스트는 프랑과 오랜시간 싸우면서 거대 두더지, 몰그라가 성장하면서 점점 강해지는 생명력에 영향을 받았을지 몰라. 그러다보니 그 존재가 정화되었고 몰그라가 죽었을때 맑은 영기가 되어 흘러나왔을수도 있어. 무엇보다 이무기를 만나기전까지는 프랑의 말대로 유령이었을지도 몰라. ”

내 이야기에 집중하며 물기가 섞인 눈으로 내 눈을 바라보는 프랑.

“우선, 이무기의 벼락은 일반 벼락과는 다르다고 생각해. 틀림없이 위상력을 매개로 쏘아냈을테고 쏘아낸 벼락은 위상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겠지?”

프랑은 물기가 섞인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가, 저절로 고개가 끄덕거려졌다는듯이 화들짝 놀랬다.

-아! 읏…. 속성 능력자의 속성 공격은 위상력으로 이루어진 이형적인 공격이에요. 틀림없이 이무기의 벼락도 똑같을거에요!-

“응. 그리고 이건 내 가설이지만, 이블 고스트는 두더지의 몸에 들어가서는 두더지와 일체화하면서 많은 수의 이형종을 죽이면서 이블 고스트가 나타났던 상황을 재현하려 하지 않았을까? 몸체가 줄어들었다면 사기가 정화되었거나 사라져서 축소 되었다는 의미일테니까.”

-네! 다시 만난 이블 고스트는 처음 만났을때의 강렬한 느낌은 거의 없었어요!-

“네게 쫒겨 두더지에게 빙의해버린 이블 고스트는 아마 줄어든 사기때문에 소멸이라는 궁지에 몰려있었을거 같아. 그 뒤에 몰그라를 지배해서 이형종을 학살하면서 사기를 모을 생각이었을지도 모르지. 과정은 어찌되었든 프랑의 본능은 계속 몰그라를 쫒았다고 했지? 몰그라가 이형종을 죽이는 걸 본적 있어?”

-거의 매일을 땅 속에 숨어있는 몰그라를 쫒아다녔었어요. 그러다 이형종이 인근에서 사라지는 느낌이 들면 그 장소로 뛰어 갔었지요. 그리고 도착해보면 대부분은 그 장소에 몰그라가 있었기에 달려 들어서 싸웠었어요.-

“그럼 제대로 사기를 모으지 못했다는 이야기네. 오히려 그렇게 이형종을 죽이면서 두더지의 성질이 성장하게 만들어진 상황이 됐을지도 몰라. 그리고 어느정도 성장했을때는 직접 맞붙었다고 했었지?”

-저보다 머리 하나 작은 수준까지 성장했을때부터였어요.-

“그럼 두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겠네, 하나는 이블 고스트가 몰그라의 지배권을 잃고 단순한 에너지원으로 전락한것. 다른 하나는 이블 고스트가 성장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해서 프랑과 싸움을 마음 먹은점. 나는 전자가 더 가능성이 높은거 같아.”

-어째서인가요…?-

“프랑은 거의 다 큰 몰그라를 봤을때 사기나 악령의 영기같은걸 느낀적 있어?”

-! 없었어요!-

“만약 이블 고스트가 너와의 싸움을 마음먹고 맞붙기 시작했다면 틀림없이 몰그라를 완전히 지배하고 있었을테고, 그랬다면 어떤식으로든 이블 고스트의 특성이 흘러나왔을거라 생각해. 하지만 나도 봤던 몰그라는 말 그대로 두더지였지.”

-맞아요! 수십 수백번의 싸움을 지켜봤지만 그냥 생물이란 느낌만…!-

내 진지한 모습에서 뭔가를 느낀걸까, 프랑은 울음을 그치고 날 바라보고 있었는데, 내 추측에 감탄하면서 날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히죽.

윽. 입술 끝이 저절로 올라가네.

“그래서 난 생각해. 이블 고스트는 이미 이블 고스트의 특성을 잃어버리고 몰그라의 에너지 근원으로 전락해버렸다고. 그래서 몰그라도 자유롭게 생각하고 움직일 수 있게 되서 너와 제대로 맞붙기 시작한걸거야. 그리고 마지막은 몰그라의 몸 속에 있던 에너지원, 이블 고스트라고 부르지도 못하게된 것들이 몰그라가 죽으면서 사방으로 퍼져나왔고, 미약하게 남아있던 이블 고스트의 유령으로써의 특성이 프랑 너에게 영향을 끼쳐서 네가 그 모습이 되었다는거야.

-아아…. 그렇게 생각하니 맞는거 같아요!-

“그리고 이무기의 벼락.”

프랑은 또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았다.

“프랑의 근원은 여기 영혼석의 중심에 있는 이 기운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나는 손을 올려 주머니를 살짝 쓰다듬었다. 프랑도 그런 내 손을 따라 시선을 올리며 주머니를 바라본다.

“프랑은 이 영혼석 안의 느낌을 느낄 수 있어?”

-음. 무척이나 따뜻하고, 포근하고…. 그리고, 이형종일때 느꼈던 무엇인가가 제 주위에 한가득 존재하는 느낌이에요.-

“응. 그게 위상력일거야. 그러고보면 영혼석 안에 있을때는 주변을 어떻게 보는거야?”

-아, 그건 마치…. 제 눈만 이리 저리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영혼석 주변 약 30m 이상은 벗어날 수 없지만, 그 이내라면 제 눈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주변을 보는 그런 느낌 말이에요.-

호오. 그런식이었나? 그래서 위상 세계에서 내가 헤엄칠때의 상황을 알 수 있었고 병실에서도 나랑 같이 책을 볼 수 있었구나.

“소비되는 위상력이 너무 적어서 감지가 잘 안되지만 프랑이 존재할 수 있게 해주는데 위상력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해. 그런 상황에서 이무기의, 위상력으로 이루어진 벼락이 수십번이나 영혼석을 치고 지나갔지. 그때문에 프랑의 혼이 이무기의 벼락의 위상력에 영향을 받아 전기를 쓸 수 있게 된거야.”

-아아….-

“비교 해볼까? 벼락을 맞기 전에는 프랑이 영혼석 안에서 나오고 들어갈때 아무런 징조가 없었어. 잠을 잘때에도 별다른 모습이 없었고, 영혼석에서도 끊임없이 3.86 정도의 위상력이 매 시간 흘러나왔었어. 물론 전기도 쓰지못했지? 하지만 그 이후에는 어때? 프랑이 영혼석으로 들어가고 나올때마다 회색빛무리가 영혼석에서 뿜어져 나오지. 프랑이 잘때면 몸에서 빛이 흘러나오고, 영혼석에서 흘러나오던 위상력도 없어졌어. 그리고 영혼석 안에 있는 프랑의 혼의 기운 주변에 전기가 흐르듯 반짝이고 있어, 마지막으로 영혼석 안의 위상력을 이용해 전기를 생성할 수 있게 됐지.”

프랑의 눈에서 점점 존경의 눈빛이 커지고 있어서 왠지 우쭐해지는 기분이 든다!

“전기를 만들때 프랑은 어떤 기분이야? 아니, 전기에 영혼석이 영향을 받을때 어떤 느낌이었어?”

-전기에 감전되본적이 없어서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전신이 굳는 느낌이 들면서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전기가 통과하는, 부들부들한 느낌이었어요. 아픔 같은 통증은 없었어요. 특히 서하가 맞았던 가장 강력했던 벼락이 영혼석을 치고 지나가는 순간 잠깐 눈을 감았다 뜬 것 같았는데, 눈을 떴을때는 저도 모르게 영혼석 안으로 돌아와있었지요. 그리고 주변에, 전기가 제 몸을 흘러 지나갈때 느꼈던 그 느낌이 가득차 있는걸 알게 됐어요. 이렇게 밖에 나와있을때에 몸을 흐르던 전기를 강하게 생각하면 전기도 만들어져요.-

“그렇구나. 역시 위상력을 에너지로 삼던 프랑이 벼락의 위상력에 영향을 받아 특성이 변해버린거야. 그냥 평범한 유령에서 위상력을 매개로 전기와 관련이 된 초자연 적인 존재로! 거기에는 수많은 우연이 겹쳐져 일어난 하나의 기적이라고 생각해.”

위상 세계에서 겪었던 일들이 모두 조각이 되어 퍼져있었는데 프랑의 이야기를 듣고 추리를 하다보니 마치 직소 퍼즐처럼 하나씩 하나씩 이어져서 맞춰지는 기분이다.

“내가 프랑이 정령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에는 내가 말한 것도 있지만, 또 다른 이유로 내 탐색 능력의 존재때문이야. 프랑은 말했었지. 이블 고스트가 생겨날때 생기가 한곳으로 응축되는 느낌이었다고. 그리고 이블 고스트의 주변에는 산 자를 저주하는 영체의 한기가 느껴졌다고. 그정도의 물리력 혹은 위상력이라면 내 탐색 능력도 분명히 캐치했을꺼야.”

살짝 입 안이 마른다.

“내가 각성한 순간, 그 자리에 몰그라가 있었는데, 그녀석의 몸을 투시하고 분석하는 와중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를 감지한 적이 있어. 한참을 봤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지. 그 당시에는 그냥 위상 세계의 정체를 알 수 없는 동물이니 내가 알지 못하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을거라고만 여겼었어.

그런데 지금까지 프랑의 이야기와 내 추측에 비교해본다면 그게 이블 고스트의 잔재라고 볼 수 있겠지? 피도 무엇도 아닌것이 피와 함께 이동해 상처를 치료한다? 그리고 그 무엇인가는 프랑의 혼이라 생각되는 영혼석의 기운처럼 아무것도 파악할 수 없다?

나는 영혼석 안의 회색 빛, 프랑의 혼도 똑같이 감지는 할 수 있지만 어떤 기운인지, 어째서, 어떻게 존재하는지는 탐색 능력으로도 전혀 알 수 없어.

하지만 지금까지 봤던 여러가지 상황과, 몰그라의 몸 속에 있던 그 기운, 그리고 영혼석 안에 있는 프랑의 혼.

공통점이 느껴져. 이 기운이 프랑 영체와 연결되어있고, 프랑이 멀리 떨어졌다가 영혼석에서 다시 나타날때면 이 회색 기운이 반응하는걸 봤을때 나는 이 기운이 프랑의 혼의 결정이라고 확신해.”

물을 마시고 싶지만 중요한 부분이다. 프랑도 내 이야기에 집중하는지 눈을 못떼고 있고.

사실 이부분은 내 억지가 굉장히 가미된 부분이다.

이미 10m가 넘어가는 거대 두더지다. 몸 안에 어떤 다른 액체가 돌아다니고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잖아? 하지만 무조건 내 말이 거짓말이라고 하기에도 또 의심이 가는건 사실이지.

“보통의 사람이 현실에서 유령이 되어 나타났다는 이야기들은 대부분이 거짓이거나 꾸며낸 이야기일테지만. 위상 세계에서 이블 고스트가 나타나는 순간이라거나, 프랑도 말했던 혼을 관통하는 느낌, 정수리에서 빠져나오는 기분. 그리고 눈을 뜬 순간, 모든게 유령이 되는데 결정적인 증거로 볼 수 있다고 봐.”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입을 연다.

“그리고 여기에서 프랑이 평범하지 않은 존재라고 보는 이유 첫번째. 지금 프랑은 영혼석 안의 회색 기운과 연결되어있어. 영혼석에서 일정 거리를 벗어날 수 없다는 점과, 나에게 밖에 보이지 않는점, 내가 프랑의 영체를 감지 못하는점을 꼽을 수 있지. 하지만 영혼석 내부의 기운은 내가 감지가 가능하거든?”

슬슬 내가 무슨말을 하는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이 기운은 내가 여러번 느꼈던 좋지 못한 기운과는 전혀 다른 종류야, 보고있으면 아름답고 반짝거리는게 계속 바라보고 싶어질 정도였어. 하지만 프랑은 이블 고스트에게서 산 자를 저주하는 한기를 느꼈다고 했는데, 난 프랑에게서 그런 느낌은 전혀 받을 수 없었어. 두번째로, 프랑은 이무기의 벼락을 통해 위상력을 이용해서 전기를 만들 수 있다는거야. 보통의 유령이 위상력을 사용해서 전기를, 벼락을 만들 수 있을까?”

-동화나 전승되어오는 이야기에는 그런 부분은 없었지요….-

“평범한 유령이 공부를 하고, 사고를 하고 희노애락을 표현해. 거기다 위상력을 이용해 전기를 사용하고, 남들에게 보이지않고, 위상석에서 혼을 의탁하는 초자연적인 존재를 뭐라고 부를까?”

-저, 정령?-

나는 조용히 머리를 끄덕였다.

“어제 아침에, 프랑이 자고있을때 누나와 엄마, 아빠가 프랑의 얼굴을 봤어.”

-에엣?!-

“그래서 모두에게 물어봤는데 프랑은 그저 예쁘고 아름다운 얼굴이랬었거든, 그래서 정령같다고 하니까 다들 수긍했단말야? 특히나 눈치 귀신인 누나였다면 틀림없이 귀신이라거나 이블 고스트처럼 악령에 분류되는 것들이었다면 꺼림칙했을거라 생각해. 무엇보다 위상력이 천만을 넘어가는 화연이 누나마저 프랑의 존재를 눈치 못챘다는것과, 프랑이 전기를 일으켰을때 위상력은 전혀 없는 엄마와 누나와 아빠도 프랑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게 내 말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믿어.”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말에 프랑은 좀…. 혼란스러운거 같았다. 그러니 쐐기를 박아야지!

“그러니까, 나는 프랑을 정령이라고 생각해. 전기를 쓰지 않을때는 마치 다른 차원에 있는것처럼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고, 전기를 만들때면 실체화해서 위상력을 사용하는 정령.”

-…….-

“프랑은 생각도 할 수 있고, 의사의 표현도 가능하고, 학습도 가능한 상태야. 그치?”

-네에.-

“육체가 없는 유령이라면, 뇌가 없는 유령이라면 그런게 가능할까?”

-…못할거라 생각해요.-

“그렇지? 또 보면, 의지는 곧 힘이라고 주장하는 책이 있어. 나도 그 책을 읽었고 그 점에는 동감해. 그러니까, 프랑도 자기 자신이 유령이나 귀신이 아니라 정령이라고 믿고 의지를 가진다면.”

-서하….-

“프랑은 정령이 될거라고 생각해.”

-흐윽.-

프랑은 다시 눈물을 흘리며 내 품에 안겨왔다.

프랑 정령설은 내 편의와 억지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어린 놈의 뭣도 아닌 지식을 자기편할대로 끼워맞춘 뭣도 아닌 단순한 억지.

하지만 현실은 상상을 현실로 실현시키는 기적의 에너지가 존재한다.

위상력.

위상력이라면, 정말 프랑의 존재를 유령이 아닌.

정령으로 만들어줄 거라 믿는다.

내 품에 안겨있는 프랑을 보다가 남은 궁금증을 떠올려봤다.

프랑에게 남은 궁금한점은 별거 없었다. 왜 홀딱 벗고만 있느냐, 비오는날 내 뺨에 키스한 이유는 뭐냐, 나무 방에서 나에게 절을 한 정확한 이유가 뭐냐.

첫번째는…. 뭐랄까, 머릿속의 천사와 악마가 싸우는것처럼 “알려줘서 몸을 가리게 해야한다!” “미쳤냐?! 옷으로 가리면 저 아름다운 몸을 못 보잖아! 돈거아냐?!” 하면서 한치의 밀림도 없이 싸우는 상태라 말을 못하겠다.

비오는 날 내 뺨에 한 키스는 그저 경애의 마음을 담았을거라 생각하는데, 경애를 담을 이유가 있었나 그게 궁금하단말이야! 프랑의 지나가는 설명으로는 부족해!

마지막으로 나무 방에서 절할때에 관해서도 프랑이 이야기 하는 도중에 기습적으로 질문을 던졌는데 잔뜩 당황하면서 아방한 모습으로 뭔가 숨기는데, 뭔가가 있는게 분명하단말야!

…하지만 지금처럼 막 호감도가 오르고 있는 것 같은 상황에 그런 짖궂은 질문을 했다간 얻은 점수 다 까먹겠지.

아무튼 내가 예상했던게 거의 맞은거 같다. 프랑이 기사였다는것, 좋은 집안 혈통이라는것과 교육을 잘 받았다는것.

틀린건 가문의 소속이 아니라 충격적인 씨뿌리기를 통해 태어난 아이였다는거? 그렇다고 프랑이 싫어졌다는게 아니라 오히려 더 좋아졌다.

약간 부족한 자질이었지만 평기사가 될 정도로 노력했다는 점이나 자신의 선택이라면 얼마든지 더 좋은 환경으로 옮길 수 있었지만 은혜를 잊지 않고 모든 유혹을 물리친 모습이라던가.

내가 위상 세계에서 온갖 개고생을 하면서 내가 제일 불행해~! 했던게 진짜 꼴사나웠을 정도로 프랑의 삶은 굴곡 진 인생이었던거다.

프랑이 이형종이 됬던 과정도 충격이었고 나무에 숨어있던 날 프랑이 발견했다고 했었는데, 날 발견하고도 내버려둔 이유도 이제서야 이해가 갔다.

근데 다섯명 모두 죽었다고 하지 않았나? 한명이 살아 돌아갔다면 4명이 죽었다고 해야할텐데… 그때 바닥에 적어둔 단어가 부족해서 그냥 5명 모두 죽었다고 한거였나보다.

뭐 중요한건 그게 아니니까.

어쩌면 프랑도 날 좋아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이부분은 좀 애매하단말이야….

그 둘째마님이라는 여성이 프랑에게 신하된 도리를 가르쳤었다고 했었지? 나무 방에서 나에게 절 한 것도 신하로써 섬기겠다는 의미가 아닌가 했었는데, 정말이었나? 암만 생각해봐도 절 한 뒤에 보이는 자세나 표정은 딱 그거였던거 같은데….

일본 만화책에 등장하는 사무라이 이야기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고 말이지.

둘째마님이라는 사람이 일본인이었다면 절이라는 행위를 가르칠때 그리 가르쳤을거 같은데….

가주에게 충성을 받친게 아니냐고 생각하겠지만, 프랑의 입으로 그랬잖아. 아버지로써 섬겼다고.

그럼 주군, 마스터는 없다는 말인데, 둘째 마님을 모시겠다고 한것도 보면 어머님이라고 부르고 싶다는 프랑의 마음이 있었던거지 둘째 마님을 주인으로 모신다는것도 아니었고.

으으…. 안되겠다. 절의 의미만 물어봐야겠어! 프랑 미안!

이제 진정해가는지 들썩이던 어깨가 잦아들고 시선을 아래로 내렸더니 손 끝으로 눈물을 훔치는 프랑의 모습이 보인다.

“나무 방에서 한 절의 의미는 기사로써 날 모시겠다는 표현이었어?”

-!!-

내 말이 끝나는 순간 움직임이 딱 멈춰버리는 프랑.

…진짜였나보다.

그럼 지금 보여주는 반응들은 뭐지? 나무 방에서의 그 순간은 기사로써 섬기겠다는 표현이었다면, 이무기 사건 이후에 보여줬던 감정 표현들은…. 어떻게 해석해야하는거야?

곤란해하는 모습을 보니 다시금 괴롭히고 싶다는 생각이 슬금슬금 피어오른다.

프랑은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서 내 눈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럼 말로 하지 뭐.

“프~랑?”

내가 너무 귓가에 대고 말을 했는지 힉! 하는 듯한 몸짓으로 어깨를 살짝 움츠리더니 조심레 날 돌아보는…데.

살짝 울상을 지으면서 뭔가 불만인듯 입술을 약간 내민 모습이, 마치 다 알면서 왜 묻냐는 듯한….

-…서하는 정말 심술쟁이에요. 다 알면서….-

크흑! 이, 이런식의 반격이 존재할줄은…!

내가 심장에 타격을 받았다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프랑은 부끄럽다는듯이 시선을 가만두지 못하고 이리저리 돌리는 모습에 2차 충격을 준다!

-서, 서하 말대로에요. 서하가 절 대하는 마음과 행동에서, 진심을 알아버렸으니까요. 그래서 서하를, 주, 주인님으로 섬기고 싶,다고 생각 했었어요…!-

두 눈을 질끈 감고 말을 끊어내듯이 내뱉은 프랑은 두손으로 얼굴을 가려버렸다.

“…그럼 지금은?”

-아으으으.-

뒤이은 내 질문에 프랑은 정말 부끄럽다는듯이 고개를 도리질쳤는데, 프랑이 부끄러워 죽는다면 나는 심쿵해서 죽을거다.

나이가 스물일곱이랬는데,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거야? 외모도 20대 초반정도로 밖에 안보이는데!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아, 이부분은 말하지 말자.

-지, 지금은…. 으으!-

프랑은 말하다 말고 다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려버리는데 차마 말로 꺼내기 힘들만큼 부끄러운가보다.

역시 이 흐름은…. 그거 맞지? 내 착각이 아니지?

…남자로써 여자한테 먼저 고백받는 것도 좋지만. 남자라면 역시 먼저 고백하는 쪽이지!

두근거리는 심장을 느끼며 위상력으로 진정시키는 멍청한짓은 하지않고, 침을 꼴깍 삼키면서 입을 열었다.

“프랑은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프랑을 좋아해. 정말정말….”

그리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푹 숙인 덕분에 딱 맞는 위치로 내려간 프랑의 귀에 속삭이듯이 말했다.

“이성으로써. 좋아해.”

흐물흐물해지듯이 흐느적거리면서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린채 이불에 얼굴을 묻어버리는 프랑. 내 다리 사이에 앉아서 이불에 엎드린 덕분에 프랑의 아름다운 등의 굴곡이 고스란히 눈에 드러난다. 그와 함께 프랑의 엉덩이는 내 하반신과 밀착되어있는데, 이런 자극적인 모습이라니…!

내 고백에 프랑은 전신이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그야말로 부끄러움 MAX!

나 역시도 긴장되고 부끄러워서 심장이 쿵쾅거리고 얼굴에 피가 몰려 열이 나고있다!

고백이라는게 이렇게나 긴장되고 떨리는건줄은 미처 몰랐어!

프랑은 그 자세로 미동도 하지않고 가만히 있길래 슬슬 대답이 듣고싶어진 나는 프랑의 귀에 다시금 입을 가져가서 속삭였다.

“난 큰 맘 먹고 고백한건데, 프랑이 계속 그렇게 있으면…. 나는 슬퍼질거같아.”

내 속삭임에 크게 움찔한 프랑은….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살살 고개를 돌리더니 손가락의 틈 사이로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프랑도 붉어진 내 얼굴을 그제서야 봤는지, 눈을 질끈 감고는 손을 풀고 상체를 서서히 일으켰다.

나도 거기에 맞춰 제대로 앉으니 프랑은 내 다리 사이에서 무릎을 세워서 슬쩍 일어나, 날 내려다보며 내 뺨에 손을 대고 나와 시선을 맞추었다.

-이, 이게 저의 대답이에요.-

그리고 눈을 살짝 감고 입술을 살짝 내밀며 다가오는데,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한 입술이 내 입술로 다가오는 모습에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한다.

쪽.

살짝 입을 맞추고 떨어지려다 다시금 입술을 맞춰오는 프랑.

두번째 맛 본 그녀의 입술은 따뜻하면서도 포근한 느낌의 살짝 짜릿한 맛이었다.

예상대로 빗속에서 내 뺨에 한 키스는, 경애한다는 의미의 키스였다고 했다. 두번째 나무 방에서 나에게 했던 절은, 둘째 마님이라는 여성에개서 배운 일본의 기사도 정신을 표현하기 위한 절이었고, 이무기를 피해 헤엄치던 도중 프랑에게 받은 첫 키스는 사랑의 의미였다고 했다.

굉장히 부끄러워해서 이야기를 다 듣는데 한참이 걸렸지만 부끄러워 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시간 가는줄도 모르겠다!

처음에는 강한 정신력과 의지력, 그리고 유령인 자신에게도 보여주는 포용력에 반해 기사로써 섬기고 싶다 생각했지만, 이무기에게서 자신을 지키려는 모습과, 벼락에 굴복하지않고 끝까지 버티며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는 모습에 가슴이 떨렸다고 했다.

…날 너무 거창하게 봐주는거 같은데, 프랑의 기준에 맞추려면 큰일났다고 생각할 무렵 이어진 프랑의 말은, 내 가슴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어요.-

-칠흑같이 어두운 밤 비가 쏟아지는 호수가 된 숲 위를 헤엄치며 저를 찾으며 울고 있는 서하의 모습에서 제 어린 시절을 볼 수 있었어요. 그제서야 깨달았지요. 서하는 그저, 같은 나이 또래의 아이였다는것을요. 제가 지켜줘야했지만, 오히려 절 지켜준 모습에. 저는 서하와 마지막까지 함께 하겠다고 결심했어요.-

-그제서야 제 감정이, 사랑이라는걸 깨달았지만…. 저는 유령이라 생각했는걸요. 고백이라니, 당치도 않다고 생각했어요.-

“…….”

-그러니까, 서하의 고백은 저의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선물이었답니다.-

-아직도 가슴이 떨려요.-

-이제 정령이 되겠다고 결심했지만.-

-저는 육체가 없어요.-

-서하의 사랑을 받아 주고, 서하를 보듬어 줄 몸이 없어요.-

-그러니까. 서하는 서하를 따뜻하게 안아줄 사람을 찾아 사랑을 해주세요.-

-저는 그것을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행복할거랍니다.-

프랑의 마지막의 말은…. 가슴을 찌르고 후벼파는듯한 고통을 줬다.

뭐라고 말해야할까.

무슨 말을 해야 프랑의 이해심 넘치는 눈빛에 대한 답변이 될 수 있을까.

나는….

결국,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 작품 후기 ============================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3)

2월 8일 19:50

오타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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