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클로저스-35화 (35/517)

00035  11일째, 위상 세계.  =========================================================================

위상력을 오래 컨트롤 하는 것도 상당한 양의 위상력을 소비한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아무 데서나 위상력 컨트롤 연습도 못 하겠군.

그런데 오전에는 딱히 위상력이 소비된걸 못 느꼈었는데……. 깨달음 보정인가?!

무협지나 판타지 소설을 보면 깨달음의 순간에는 무시무시한 힘이나 말도 안 되는 에너지를 쓰거나 하잖아?

나도 그런걸 겪은 건가 싶어서 조금 신기한 기분이 들었는데 곧 내 깨달음 급수가 좀 낮은 거 아닌가하고 생각했다. 고작 위상력 회복 속도 일시 상승에 약간의 능력 증진 효과였다니. 아니 나 같은 경우에는 보정 효과인가.

해는 완전히 떨어져서 밤이 되었지만, 오늘도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가 이어져서 밤이 되었는데도 달빛이 밝아서 주변을 은은하게 밝혀주고 있었다.

흠. 일단 저녁을 먹고 고민할까.

당초의 목적은 초거대 거북이 덕분에 해결되었으니 필사적으로 헤엄치면서 이동할 필요는 없을 거 같은데.

나는 주변의 나뭇잎을 뜯어 먹…으려다 아까 점심때 근처에 나 있는 나뭇잎을 다 먹어버렸다는 게 생각났다

다시금 나뭇잎이 나 있고 내 체중을 버틸만한 튼튼한 나뭇가지로 자리를 옮긴 다음 다시 여러 장을 따서 겹친 다음 베어먹기 시작했다.

오, 이러니까 꽤 씹는 맛이 나는데?

프랑은 내게 관심을 많이 가진 거 같다.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내가 움직이고 생각하고 밥 먹는 모습을 구경하는데 할 일이 없어서 구경한다는 느낌은 아닌 걸 보면…. 으으으음, 이러다 자뻑해버리겠네.

나뭇잎과 벨트로 저녁을 해결한 나는 줄곧 날 지켜보던 프랑을 나도 마주 바라보았다.

그녀는 생각이라는 걸 어떻게 하는 걸까.

유령이잖아. 영체라서 육체도 없고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뇌도 없는데 어떻게 행동이 가능한 거지?

뭐 그래서 유령이라고 하고 영체라고 하는 거지만 내가 본 대부분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유령은 별다른 생각을 가진 채 활동하는 개체가 아니었거든.

단지 생전의 강렬한 기억이 남긴 행동을 반복한다든가, 아니면 특정 상황에서 일정한 행동을 보인다든가 했는데 이런 부분을 비교해보면 프랑은 정말 어딘가에 육체가 살아있는 사람이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고.

그러니까 그거, 유체이탈 같은 거.

…하지만 내 예감은 영혼 석의 중심에 느껴지는 기운이 바로 프랑이라고 말하고 있단말야.

서로 눈을 바라보며 난 나뭇잎을 뜯어다 먹고 그녀는 엎드린 자세로 양손으로 턱을 괸 채 날 바라보고 있었는데, 달빛에 비치는 프랑의 모습은 그야말로….

“…정령 같단 말야.”

-?-

“아름다움의 정령, 달빛의 정령, 번개의 정령 뭐 이런 거면 이해가 가긴 하는데.”

-?!-

“프랑은 유령이라는 사실을 자꾸 깜빡할 정도로 너무 이지적이고 예쁘니까 정령이라면 상황이 딱 들어맞을 텐데.”

-!-

어라? 프랑이 왜 저러지? 갑자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뒤집어지면서 다리를 바동 바동거리는데, 또다시 머리 부분이 밝아지는 게 마치 부끄러워 죽겠다는 듯이.

“…나 방금 말로 한 거야?”

내 말에 바동거리기를 멈추고 몸을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눈만 빼꼼히 내민 채 고개를 끄덕거렸다.

…나도 모르게 집중하다가 생각한 걸 입 밖으로 낸 건가.

나도 부끄럽고 프랑도 부끄러운 밤의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음. 역시 오늘 밤은 쉬어야겠다.

오늘 밤마저 계속해서 헤엄을 친다면 살이 또 빠질지도 몰라. 여기서 살이 더 빠졌다간 정말 행동에 제약까지 생길지도 모르겠다.

거기다 지금까지 매달려왔던 통나무조각을 바라보자 조금씩 물방울이 떨어져 내리고 있는 게 6시간 동안 조금 말랐는지 투시와 분석으로 내부를 조사해봤더니 속에 들어차 있던 물이 어느 정도 빠져있었다.

내일 아침까지 기다리면 또다시 하루 이틀은 더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바를 프랑에게 이야기해줬더니 환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신을 가르키며 또 눈썹 위로 손을 올라고 주변을 돌아보는 행동을 하는데 밤에도 자신이 감시하겠다는 건가?

“아냐. 번갈아가면서 하자.”

-?-

“나, 이제 탐색 능력을 켜고 끌 수 있게 됐거든? 그래서 잠도 잘 수 있게 됐어.”

그러자 환한 표정에 기쁨까지 섞여서 내 주변을 붕붕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잠 못 자는 날 걱정해서 내가 푹 쉴만한 은신처로 안내해 주려던 프랑이었으니 내가 편하게 잘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기쁜가 보다.

“그러니까 반반씩 나눠서 하자. 내가 지금부터 새벽 2시까지 경계를 설 테니까 새벽 2시부터 7시까지는 프랑이 경계하는 걸로. 어때?”

그러자 고개를 저으면서 자신의 몸을 한번 가르키고 코~하면서 자는 모습을 취하더니 다시 한 번 자신을 가르키고나서 팔을 교차시켜 X 모양으로 만들어봤다.

그러니까 자긴 이런 몸이니 잠 안 자도 된다는 건가.

“거짓말하지 마. 나무 방에 있을 때 잠잔 거 다 봤어.”

그러자 앗! 하는 표정을 지었다가 잠시 생각하더니 묘한 웃음을 지으며 슬금슬금 다가온다.

“또 미인계 썼다간 오늘도 안 잘 거야.”

내 팔에 또 달라붙어서 미인계를 쓰면 못 이길 거야! 그러니 먼저 차단한다!

표정을 굳히면서 하는 말에 그녀는 몸을 딱 멈추더니 슬픈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꾸며낸 표정인 게 다 보여!

“일부러 우는 척해도 안 통해.”

이내 심통이 난 표정으로 변했다가 뭔가 떠올랐다는 듯이 자기가 먼저 하겠다는 듯이 내게 손짓 발짓 하며 말했지만, 날 먼저 재워놓고 밤새도록 설려고?

“나 먼저 재워놓고 중간에 안 깨워줄 생각이지?”

황당한 표정으로 내 얼굴을 바라보는 프랑은, 마치 자기 생각을 어떻게 그렇게 다 알아챘냐는듯한 표정이다. 그러니까 프랑은 표정에서 생각이 다 드러난다니까. 하지만 말은 안 해준다.

“자, 선택해. 사실 낮에 프랑이 감시해준 걸 생각하면 오늘 밤도 그냥 잠 안 자고 보내려고 한 거라고?”

으으. 하는 표정이 된 프랑은 날 이길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지 시무룩해져서는 내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그리고 내 어깨에 자신의 머리를 기대더니 그 상태로 가만히 있는 게 아닌가.

그녀는 슬쩍 눈동자를 돌려 내 얼굴을 바라봤는데 이러면 됐지? 하는 표정이다.

“응. 그럼 5시간 뒤에 깨워줄게. 잘자.”

난 빙그레 웃으며, 잠시 그녀의 이마를 바라보다가 살짝 고개를 돌려 그녀의 이마에 키스를 해줬다.

문득 고개를 돌려 피하면 어쩌나 심장이 두 근세 근 콩닥 콩닥거렸지만 그녀는 얌전히 이마에 키스를 받더니 곧 부끄러워졌는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선 다리를 파닥파닥거렸다.

흐흐흐. 이마에 내 키스를 받고 저렇게 좋아하다니. 가슴에 뿌듯함이 차오른다.

뭐, 솔직히 말해서 프랑이 진짜 잠을 자는 건지는 모르고 잠을 잔다고 해서 좋은 현상이 있는지도 모른다. 그녀의 말대로 그녀 자신의 몸은 영체니까.

하지만 그녀가 자는 모습을 한 번이지만 본 이상 억지로라도 재우는 게 정답이 아닐까 하고 밀어붙인 건데. 그녀도 내 말을 따라 눈을 감고 잠든 걸 보면 내 행동이 정답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증거로 그녀는 작게 색색거리면서 꿈나라로, 헉?

어, 어어?

살짝 오르내리는 그녀의 가슴을 보고 있으니 갑자기 몸에서 빛이 나면서 천천히 밝아지기 시작했다!

자세는 이미 반쯤 기울어 마치 소파에 기대어 자는 모습이었는데 가슴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것에 맞춰 빛도 밝아졌다 줄어들었다 하는걸 보면 영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 거…같지?

영혼석을 분석해봤는데 위상력이 흘러나간다거나 사라진다거나 하는 건 아니다. 슬쩍 주머니 입구를 열어서 영혼석을 내려다보니(만지면 자극에 깨버릴 테니.) 영혼석 내부의 회색 기운도 밝아졌다 어두워지길 반복하고 있었다.

조금 있으니 깊게 잠들었는지 스르륵 하고 내 몸을 통과해서 나뭇가지에 누운 자세가 되었는데 그냥 프랑이 잠들면 일어나는 현상이라 생각하고 내 몸이 프랑의 영체에 겹치지 않게 자리를 옮긴 다음 본래의 경계임무에 신경을 쏟기로 했다.

물론 눈으로는 프랑의 잠든 모습을 천천히 감상하면서.

12일째.

눈을 감고 위상력을 본격적으로 컨트롤하는게 아니라 눈을 뜬 상태에서 단 1의 위상력도 놀리지 않고 몸 안에서 제어할 수 있는지 실험해보고 동시에 주기적으로 망원 능력을 켜서 물속과 사방을 둘러보면서 경계를 소흘리하지 않기를 4시간.

하다 보니 익숙해져서 위상력 컨트롤을 한다고 시간의 흐름까지 잊는 상태까진 가지 않았다. 다만 난이도가 굉장히 높아져서 컨트롤 하기가 더 힘들어졌을 뿐.

그래도 난이도가 높아진 데 적응해서 익숙해지면 오히려 컨트롤 반응이 더 좋아지겠지!

자정을 넘겨 새벽 1시가 되어가니 프랑의 영체가 점점 밝아지기 시작했다.

보고 있다 보니 이건 또 무슨 현상인가 궁금해졌는데 뿜어져 나오는 빛 때문에 몸의 윤곽이 흐릿해질 정도로 밝아졌다가 다시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평소의 밝기로 돌아왔다.

그리고 잠시 후에 살며시 눈을 떴는데, 잠에서 깨어나는 과정이었나?

잠시 눈을 끔뻑거린 프랑은 자신이 누워있는 것을 알고 눈가에 물음표를 두어 개 띄우더니 바로 물음표를 치우고 내 옆으로 날아와 앉았다. 그러면서 이제 내 차례라는 듯이 나를 빤히 바라본다.

“아직 1시간 남았는데.”

그러자 그녀는 잠시 밤하늘의 달의 위치를 확인하더니 잘 모르겠는지 고개를 갸웃하고는 다시 나를 빤히 바라본다.

일찍 일어났으니 내가 더 자게 만들려는 건가?

나도 똑같이 고개를 갸웃했다가 내가 본 현상에 대해 프랑과 이야기해보기로 하고 말을 걸었다.

1시간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나 하다가 자야겠다.

“궁금한 게 있는데 방금까지 잠 들어있었던 거야?”

잠은 안 자고 갑자기 말을 거는 내 모습에 잠시 눈썹을 찡그리더니 잠시 생각해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프랑이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20분쯤 지났을 때, 갑자기 몸에서 천천히 빛이 흘러나오기 시작했거든.”

내 말에 그랬나? 하는 걸 보니 자각은 없었나 보다.

“거기다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프랑의 몸이 밝아졌다가 어두워졌다가 반복하길래 혹시 무슨 일인지 아는가 싶어서.”

으음~? 하는 표정으로 왼손을 뺨에 대고 오른손은 왼쪽 팔꿈치에 대며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는 프랑. 그러는 와중에 유방이 왼손 팔뚝에 밀려 한 곳으로 모이는 모습이나 오른손 팔뚝을 올라타는 풍만한 가슴의 위용은 몇 번을 감탄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눈을 뜨기 직전에는 환하게 밝아졌다가 지금 모습으로 돌아왔구. 혹시 몸에 이상이 느껴지는 건 아니지?”

이상이라는 말에 눈을 뜨더니 자세를 바꿔 정자세로 앉은 자세를 취하고 두 손은 무릎에 대더니 눈을 감는 프랑.

프랑에게도 뭔가 몸 상태나 현 상황에 대해 감지하는 능력이 있는 걸까?

나는 그녀가 이형종화 하기전에는 신체 강화 능력자였겠거니 했는데 어쩌면 아닐지도 모르겠다. 저렇게 생각에 잠길 정도면 뭔가 감지하는 능력이라거나, 아니면 그에 관한 기술을 알 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거든.

거기다 혹시나 내 생각대로 기사였다거나 명문 가문의 일원이었다면 가문에서 내려오는 공용 기술이나 능력도 같이 전수해져 와서 그걸 익힌 상태일 수도 있지 않을까?

아, 가문 비전의 기술은 내 상상이다. 자주 접한 소설에서 그런 내용이 많았거든! 근데 그런 게 전혀 없을 거라고 장담도 못 하겠다. 사소한것들도 쌓이고 쌓이면서 가문 비전의 기술이 될지 누가 알겠어.

프랑이 생각에 잠긴 사이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협회에서 G클래스 이상에게 판매하는 위상력 운용 기술은 내가 깨달은 위상력 컨트롤이랑 얼마나 다를지도 궁금해졌다.

20분가량 기다렸더니 그제야 눈을 뜬 프랑은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달빛에 비치는 프랑의 얼굴은 정말 마약과도 같았다. 보고 볼수록 계속 보고싶어지니까.

“프랑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난 굉장히 슬프고 괴로울 거야.”

-…….-

“그러니까 뭔가 몸이나 영혼석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나한테 신호를 보내줘야 해? 혼자보단 둘이서 고민하는 게 좋을 테니까.”

내 말에 화사하게 웃으며 나에게 얼굴을 가까이하고서는 살짝 키스하는 프랑. 그런데 입술이 살짝 짜릿한 게 약간의 전기를 만들었나 보다.

으으. 키스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서 그야말로 극소량의 위상력을 썼는데 이걸 가지고 한마디 하기도 뭣하고…. 기분은 솔직히 무진장 좋았지만!

내 복잡한 표정을 보더니 킥킥 웃다가 머리를 살짝 쓰다듬어주고 몸을 띄워 하늘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빨리 영혼석에 위상력을 충전하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내 위상력을 영혼석에 집어넣을 수는 없을까? 공기 중에 존재하는 위상력을 자연스럽게 흡수하는 방법이 제일 좋을 거 같은데.

어쩐지 그녀가 전기를 다루는 솜씨가 날이 갈수록 발전할 거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

위상 세계에 들어온 지 12일 만에 내 의지로 잠을 잔 건가?

뭔가 오전에 한숨 잤다가 다음날 자정에 잠깐 잠들었다가 다음다음 날 오후에 잠들었다가 저녁에 잠깐 눈을 감고….

에이.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야. 아무튼 불규칙하게 잠을(기절을) 자다가 이제야 제대로 된 잠을 잔 거 같다.

그대로 나무에 기댄 채 잠시 멍한 기분으로 나뭇잎 사이로 내리쬐는 햇볕을 느끼고 있으려니 내 시야 아래쪽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아름다운 얼굴이 천천히 올라온다.

잘 잤냐는 듯 살짝 미소를 머금은 프랑은 내 이마에 키스를 해주었다.

어젯밤에 느꼈던 짜릿한 키스와는 또 달라진 느낌. 그야말로 살짝 간지럽힌듯한 느낌이 스치고 지나간다.

“좋은 아침.”

이 느낌. 중독될 거 같아.

든든하게 나뭇잎을 아주 잔뜩 뜯어먹은 나는 위상력도 가득 차서 최대치인 477이 됐고 몸 상태도 어느 한 곳 결리는 데 없는 최상의 상태임을 느꼈다.

마치 회오리처럼 전신으로 돌고 있는 중인 위상력을 느끼며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에 일어나서 컨트롤을 통해 위상력이 소비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소용돌이처럼 돌리고 있었는데 이전까지는 그저 자연 회복력이 늘어나고 잘 지치지 않고 질병에도 약간 면역력이 높은 일반인이었다면 지금은 신체 강화 자가 된 기분이다!

어제 했던 두 번의 위상력 컨트롤 연습 덕분에 몸 안에 위상력을 돌리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게다가 각성해서 위상력이 생기기 전보다 신체능력이 2배에 가깝게 좋아졌다는 분석 결과에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만약 특정 부위를 뫼비우스의 띠처럼 도는 게 아니라 전신에 퍼져나가듯 회오리치게 하면, 어쩌면 신체 강화 능력에 가까운 능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지금은 온몸을 흐르는 위상력에 조금은 신경을 써야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워질 때가 오겠지.

비록 외모는 몇 달간 물만 마시고 산 사람처럼 비쩍 말랐지만, 내부는 그 누구보다도 완벽한 상태다.

기운차고 표정이 밝아진 내 모습에 프랑도 즐거워하면서 내 주변을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도 내가 활력이 넘친다는 걸 느낀 모양이다.

마지막으로 프랑의 영혼석과 허리춤의 뿔 송곳을 확인하고 말리고 있던 통나무 조각을 밑으로 집어 던졌다. 통나무 조각은 물보라를 일으키며 잠시 물속으로 들어갔다가 불쑥 튀어나오며 잘 말랐다는 모습을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그럼, 가볼까?”

밝아진 표정으로 프랑을 보며 말을 건네니 프랑도 마주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통나무 조각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몸을 던졌다.

귀환까지 이제 3일 남았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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