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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저스-29화 (29/517)

00029  9일째, 위기.  =========================================================================

풍덩!!

내가 믿는 건 탐색 능력이다!

내 기억 속에 들어있던 여러 가지 수영 자세와 호흡법 등의 동작이 분석 능력을 통해 머릿속에 실체화하기 시작한다.

제발, 내 가설이 맞기를!!

뱀은 변온동물! 몸이 차가우면 차가울수록 몸을 움직이기가 힘들어지지!

물론 저 뱀 새끼가 미친 척 벼락을 떨어트리거나 위상력으로 체온을 유지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러는 순간 이승을 하직하겠지만!

프랑을 포기할 수 없어!!

난 적대 행위를 하지 않았다. 단지 도망쳤을 뿐이다!

그러니, 날 공격하지 않을 거야!

푸하!

팔과 다리를 휘저어 물 위로 떠오르며 숨을 들이쉰 나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자세대로 감지 능력을 이용해 내 몸의 움직임을 파악하며 폭포를 향해 헤엄쳐갔다. 사실 헤엄치지 않아도 무시무시하게 빠른 유속이 날 시시각각 폭포 앞으로 떠밀고 있었다.

역시 분석 능력이 최고야!

순식간에 적응되는 수영 방식에 속으로 환호하며 열심히 팔다리를 놀린다.

씨발. 심장이 벌렁 벌렁거리는 게 짜릿한데?! 사랑해버린 여자를 위해 목숨을 걸다니!

남자라면 꼭 해보고 싶은 로망이잖아!!

40m의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지며 달리듯이 내게 다가오는 폭포의 모습에 잠시 수영을 멈추고 침을 꿀꺽 삼켰다.

멈춘다고 해도 유속 때문에 계속 떠내려가고 있지만!

숨을 크게 들이쉬며, 이무기의 행동이 궁금해 뒤를 돌아보고 싶어졌지만 관뒀다. 괜히 눈이라도 마주쳤다간 아까처럼 뱀 앞의 개구리처럼 굳어버릴 거 같다.

그리고 느껴지는 부양감.

믿는다, 탐색 능력아!!

위상 세계에 들어온 지 9일째, 또다시 떠밀리듯 두 번째의 절벽 낙하를 시도했다.

이번에는 그냥 한 손으로는 입을 막고 한 손으로는 코가 삐뚤어질 정도로 세게 움켜잡았다. 기묘한 부양감이 전신을 감싸는 것도 잠시, 뒤 이에 온몸을 압박하는 수압이 느껴지며 귓가에 천둥소리가 울려 퍼진다!

콰르르르르르르르르릉!!!

크윽. 마치 귀에 벼락이 치는듯한 소리, 진짜 오랜만이다!

머리 위에서 떨어져 내리는 폭포수에 얻어맞으면서도 손을 코와 입에서 떼지 않은 덕분에 숨을 내뱉지 않을 수 있었고 코를 통해 물이 밀려오지 않았다. 역시, 사람은 여러 가지 경험을 해봐야 해!

유속이 빨라 폭포수에 완전히 휘말리며 떨어지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최대한 빨리 폭포에서 멀어져야했다.

하지만, 수압이! 크, 자세를 잡기가 힘들다!

내 뒤쪽으로 쏟아지는 무시무시한 양의 물은 마치 물을 채운 자루 주머니 마냥 때리면서 내 몸을 이리저리 휘두르고 있었다!

탐색 능력 덕분에 시야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 일단 기어서 최대한 폭포의 영향에서 벗어나야 해!!

쿵덕거리면서 빠르게 산소를 소비하는 심장에게 제발 얌전해지라고 생각하며 탐색 능력 스캔으로 몸 안을 미친 듯이 돌렸더니 놀랍게도 심장이 천천히 진정되기 시작했다!

난 최대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전신으로 두드려대는 폭포를 기어서 이동하기 시작했다.

머릿속에 여기저기 나무에 휩쓸리면서 생기는 와류가 보인다. 휩쓸리면 진짜 끝일 거야.

최대 감지 거리인 80m를 뇌에 부하가 걸릴 때까지 감지하면서 사방에 생기는 와류를 분석했는데 탐색 능력은 와류의 사이사이 안전한 곳만을 표시해주고 있었다!

문제라면 남은 호흡! 점점 숨이 가빠지고 있다!

폭포가 몸을 두드리는 느낌이 줄어들자 손과 팔을 저어 몸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괘, 괜찮아! 숨이 막히면 조금 물을 마셔도 돼! 흙탕물이지만 먹어도 죽지는 않아!

머릿속으로 사방 80m의 지리적 특징이 모두 머릿속에 들어오니까 거기서 오는 심리적인 안정감으로 침착한 판단이 가능해졌다.

신선한 공기를 달라고 미친 듯이 조여대는 폐의 느낌에 진저리치며 서서히 폭포수에 밀려 몸이 물살에 휩싸이며 이동되기 시작하는 걸 느꼈다.

그와 동시에 폭포수의 수압에서 벗어나 미친 듯이 두 팔과 다리를 저어 물 위로 떠오를 수 있었다!

“푸허헉!!”

그리고 눈을 떴는데 바로 위에서 프랑이 눈물을 철철 흘리면서 괴롭고 슬프고 안타까워하는 표정으로 내 주변을 날아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다행이다. 잘 쫒아와서.

“하하.”

저런 표정을 짓고 있는 프랑도 예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와류를 피해갈 수 있는 방향을 확인하며 다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목표는 최대한 멀리 가는 것.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쏟아지는 비, 체온을 뺏어가는 물. 두 가지 모두 채취와 체온을 지워주니 일반적인 뱀이라면 몸을 숨기는 데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저 양아치 이무기는 이형종이다.

프랑의 영혼석을 노리고 쫓아오는 저 이무기는 어디까지 적용이 되는지 모른다. 그러니 저 양아치 같은 놈이 느릿느릿 기어올 동안 최대한 멀리 도망가야 해!

다행히 여긴 수면 높이가 11m나 된다. 그에 비해 저 이무기의 몸통 두께는 24m고!

직접 이무기의 신체를 감지해서 분석해본 건 아니지만, 주변 나무의 높이와 하여튼!! 머릿속에서 분석이 적당히 크기와 두께를 알려줬는데 그게 8m였다!

그러니까 저 이무기가 절벽 아래로 내려오면 저놈도 몸의 절반이 물속에 잠기면서 체온을 뺏길 거야. 그리고 물과 나무들 때문에 몸을 움직이기도 힘들겠지!

그러니 최대한 나무 사이의 틈이 좁고 깊은 곳으로 이동해야 했다.

제길. 유속이 느리다는 게 아쉽군. 폭포 관문을 넘어 와류의 사이사이에 존재하는 안전한 곳을 통해 위험 지역을 벗어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수영했다.

일단 두 번째 관문은 통과군.

첫 번째는 당연히 저 양아치 이무기한테서 도망치는 거지!

이무기와 최대한 멀리 떨어지기 위해 열심히 팔다리를 놀려 수영을 하고 있는데 저 앞에 탐색 범위, 어라? 탐색범위가 또 늘었다! 크크크크크, 이런 긴급한 상황에 능력이 향상되다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네!! 그러니까 웃자!!

탐색범위가 24m 늘어 104m까지 범위가 늘어났다! 눈을 떴을 때의 감지 범위는 34.6m! 거기다 망원 능력도 크게 늘어나서 450m까지 봐진다!

내가 푸크크거리면서 웃기 시작하자 내 머리 위에 떠서 같이 이동하는 프랑이 더욱 울상을 짓는 게 보였다.

“프랑! 능력이 향상됐어!”

그러니까 웃지도 못하고 두 손을 깍지끼고 쥔 채 으으으으 거리며 울고 있는데 왜 자신을 버리지 않고 뛰어내렸냐는 표정이다.

“울보 공주님 프랑이네. 킥킥”

내 말에 화를 내듯이 울기 시작하는 프랑. 저런 표정이 가능하다니!

그리고 감지범위 끄트머리에 걸리는 내 몸통 크기의 통나무 조각! 둥둥 떠내려가는 모습이 마치 내 생명줄 같아 보인다!

통나무 조각을 향해 열심히 헤엄쳐가니 그제서야 프랑도 통나무조각을 발견했는지 그 위로 날아가서 두 손을 꼭 잡고 힘내라는 응원의 눈빛을 보이고 있었다.

몇 분간의 수영 끝에 겨우 붙잡은 통나무에 기대 숨을 고르니 그제서야 살 거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쉴 시간은 없다. 난 통나무 조각을 잡고 발을 움직여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는데 통나무 덕분에 소비되는 에너지가 확 줄어들었다고 분석 능력이 보여준다.

여유도 생겨 절벽 쪽을 바라봤더니 빗무리에 가려져서 잘 안 보이지만……. 이무기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나 보다.

“프랑.”

내가 말을 걸자 수면으로 내려와 얼굴을 가까이하는 프랑. 근데 얼굴이 눈물범벅인 게 손을 들어 닦아주고 싶다.

“날 따라오면서 이무기가 쫓아오나 봐줘.”

그러자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하늘로 날아올라 가려고 하길래 황급히 붙잡았다

“아니! 멀리 가지 말고 옆에서 봐주기만 하면 돼! 오면 손짓해서 알려줘. 부탁할게!”

그 말을 듣고 다시 내려와서는 나와 함께 이동하며 등 뒤를 바라보기 시작한 프랑.

후우, 이제 탐색 능력은 절벽까지 다다르지도 못하고, 내가 계속 뒤돌아보며 이무기의 위치를 확인했다간 헤엄치는 속도가 느려지니까.

프랑이 있어서 다행이다. 그나저나 이때다 싶어서 프랑한테 말을 놔버렸는데, 프랑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거 같지?

비록 150m가 넘는 거대 뱀에게 쫓기는 와중이지만 고백 비스무리한게 통한 거 같아 기쁘다. 흠흠!

이제 최대한 멀리 떨어지면 되는데. 저 이무기는 과연 위상력 감지 범위가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그것만 알면 수월하게 도망칠 수 있을 텐데.

궁금한 건 궁금한 거고 일단은 열심히 물장구쳐서 멀리 가자!

30분가량을 쉬지 않고 다리를 놀렸더니 다리에 쥐가 나려고 하는 거 같다. 하지만 멈추면 그 순간이 프랑과 헤어지는 순간이라고 생각하니 참을 수 있었다!

그렇게 다시 1시간이 지나고 2시간이 지나면서 1분에 90~100m를 이동하며 12km 가까이를 이동했는데 이무기는 쫒아오지않고 있었다. 다리는 찢어지듯이 아프고 배와 등허리도 딱딱하게 굳어가며 아파왔지만 어째서인지 위상력이 미친 듯이 빙글빙글 돌고 있어서인지 그래도 아직까지 버틸 수는 있었다.

그사이 진정한 프랑은 눈물을 그치고 이무기가 언제 오는지 눈 한번 깜빡하지 않고 절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령이니 눈을 깜빡할 필요는 없긴 하지만!

프랑도 이무기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게 못내 이상한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보다 앞쪽으로 이동하며 나와 절벽을 같이 시야에 넣었는데, 그 자세가 움직임 없이 배영을 하는 거 같아 조금 신기했다.

“와. 예쁜 프랑 얼굴 보니까 힘이 막 나는 거 같아.”

그랬더니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부끄러워하는데 이런 상황에 무슨 말을 하느냐고 힐난하는 기색이 보인다. 하지만 눈은 계속 절벽 위로 향하는 게 내 부탁을 잊지 않는 거 같아 그것도 기쁘다.

그 후로는 내 시야를 가리지 않은 채 자신의 얼굴이 계속 내 시야에 들어오게 하면서 움직이는데, 살짝 떠오르거나 할 때면 그녀의 아름다운 육체가 눈에 그대로 들어와 눈도 즐겁고 힘도 나고 1석2조였다.

아마 이런 정신적으로 숨을 돌릴 환경조차 없었다면 더 힘들었겠지.

아직도 정신이 팽팽히 당겨진 느낌이라 이무기에게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기분이 사라지질 않는다!

“그나저나 이무기가 안 따라 오는 게 이상하네.”

내 말에 프랑도 고개를 끄덕이더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가 날 의식하고는 잽싸게 표정을 밝게 바꿨는데 억지로 밝게 표정을 짓고 있는 게 눈에 다 보였다. 킥킥. 저렇게 억지 표정 지으면 나중에 얼굴이 땡기고 안면근육이 굳어서 표정이 이상해지는데.

“킥킥. 억지로 표정 바꾸면 나중에 얼굴 근육이 굳어서 안 움직여지고 이상한 표정을 하게 된다고 하는데 예쁜 얼굴이 그렇게 요상하게 굳어지면 재밌겠다.”

그러자 부끄러워하면서도 손으로 얼굴을 막 문지르는데 보고 있으니 절로 아빠 미소가 지어진다!

그러다가 몸이 딱 굳으면서 표정도 덩달아 굳으며 내 뒤를 가르켰다.

“응. 알겠어.”

나타났나.

나는 물장구치는 발은 멈추지 않고 그대로 살짝 고개만 돌려 절벽 쪽을 보니 작아진 절벽 위로 꼬챙이 같은 게 일어서있는 게 보인다.

으으, 내려오지 마라 제발, 제발! 오지 마!

뱀은 물속에서 겁나게 빠르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특히 바다뱀은 수영에 적합하게 진화했다던가.

솔직히 바다뱀이랑 그냥 뱀이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지만, 저 크기에 s자 운동을 하면 12km쯤은 순식간에 다가올 거 같았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가슴이 울렁거리고 저놈이 물속으로 뛰어들까 봐 무서워 죽을 거 같은 심정으로 계속 헤엄치며, 비가 눈에 들이쳐도 눈 한번 깜빡 않고 이무기가 하는 행동을 보고 있으려니 이리저리 절벽 위에서 왔다 갔다 하는 거 같은 모습이 보였다.

그러다 한참을 가만히 있더니.

번쩍!

꽈과과강!!

“끄아아아아악!!”

으그그가가가각!

저, 저 씨발놈이!!!

번쩍! 꽈르릉!

“끄악!!”

번쩍! 꽈과강!

“쯕!”

번쩍번쩍! 콰강 꽈과과광!!

“끄그극!!”

주, 죽을 거 같아!!

저 뱀 새끼가 자기 주변으로 벼락을 마구 떨어트리기 시작했다!!

주변이 환해지면서 벼락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뭔가 전신 근육을, 심장을 치고 나가는 전류에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이빨이 꽉 다물어져 벌어지지 않는다!

거기다 뻣뻣하게 굳어서, 몸이! 안 움직여져!

번쩍!번쩍번쩍!번쩍!

쿠르릉! 꾸르릉 꽝꽝!

끄어어어억!!

저, 저 씨발 뱀 새끼가!!

움직여지지 않는 몸 때문에 가라앉다 보니 몇 번인지 셀 수 없을 만큼의 전류의 파도가 내 몸을 찌르고 태우려는 듯이 지지고 지나간다.

벼락을 연달아 맞고 있으니 순간 가슴에서 천 불이 일어나며 분노가 머리끝까지 솟아올랐다!

“부그르르르르륵!!”

가슴속에 생겨난 불덩어리 때문인지 몸을 통과하는 전기 때문인지 심장 부근에서 파르르 떨던 위상력이 갑자기 두 배 세 배의 속도로 온몸을 돌며 가속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전신에 힘이 돌며 몸 안에 남아 움직임을 방해하던 전기의 흔적이 사라지고 온몸에 활력이 가득 차면서 몸이 움직여지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황급히 팔다리를 움직여 수면으로 솟아올랐더니 프랑이 대성통곡을 하면서 날 내려보고 있는 게 보였다!

“쿨럭! 감히! 내 프랑을 울려?! 두고 보자 이무기새끼!! 프랑! 물에서 떨어져!!”

펑펑 울다가 내 말을 들은 프랑은 딸꾹거리며 나도 파악이 안 되는 기묘한 표정으로 두 손을 맞잡고 가슴을 꾸욱 누르면서 눈물을 쏟아내는데 난 일단 몸을 움직여서 다시 통나무를 잡고 미친 듯이 발을 젓기 시작했다!

그러자 양다리로 움직이던 위상력이 더욱 가속을 시작했는데 그 속도가 평소의 5배나 되었다!

그리고 체내의 위상력의 1/3이 피부 표면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는게…. 이것들이 왜 이러지?!

번쩍번쩍번쩍번쩍번쩍번쩍……

꽈과과과광!! 꽈르르르르릉 꽈과과과강!!

“끄아아아아아아악!!!”

저 뱀 새끼가 물 위로 떠오른 날 발견했는지 아예 벼락을 미친 듯이 떨궈대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하지만 피부를 돌고 있는 위상력덕분인지 전기의 투과율이 10%까지 떨어졌다! 이 정도면 버틸 수 있어! 게다가!!

위상력을 움직이는 방법을 알았다!!

다리에 위상력이 돌아가며 훨씬 빨라진 속도로 물살을 헤치고 나아가는데 3배 가까이 빨라진 거 같다! 하지만 위상력도 1분에 5씩 떨어지고, 번개가 한번 지나갈 때마다 3씩 떨어지는 게 얼마 버티지 못할 거 같다!! 그러니 최대한 멀어져야 해!

주변이 환하게 수십 초간 밝아질 정도로 벼락을 떨궈대던 미친 이무기는 내가 별 영향을 받지 않고 오히려 더 빨리 헤엄치자 순간 벼락 떨구기를 멈췄다.

마치 폭풍 전야 같은…… 위기감이 머릿속을 맹렬하게 울려대는 게 뭔가 위험한 게 올 거 같다!!

“크아아아아아아!!”

모든 위상력을 피부로 돌리려다가 순간 흠칫하면서 남은 양의 2/3만 피부로 돌렸다!

그 직후.

꾸아아아아아아앙!!

“칵!!”

끄… 억.

쿨럭, 컥. 순간 정신이, 나갈 뻔 했, 컥.

뭔가 종이 울리는 소리가 나면서 눈앞이 하얗게 변했는데, 위상력을 피부로 돌리지 않았다면 오장육부가 구워지면서 죽었을 테고 전부 피부로 돌렸다면 전기충격으로 심장이 멈춰버렸을 거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위상력의 잔량이 55까지 떨어졌다.

온몸이 벌벌 떨려온다.

하지만 힘겹게 다리를 움직여 다시 통나무를 잡고 헤엄치기 시작했다.

흐, 흐흐흐. 씨발 이무기 새끼.

두고 보자.

진짜로…. 가만 안 놔둘 테다.

심장 박동이 불규칙한 게 심장이 멈출 거 같이 아프다. 정신은 멍하고 온몸은 저릿저릿하다.

위기감에 헤엄을 치면서도 필사적으로 남은 위상력을 돌리니 아주 조금씩 몸이 회복되는 게 느껴진다.

번쩍!

꽈릉!

“키헥.”

끄……으으…….

비몽사몽인 상태로 다리를 계속 움직이고 있으려니 더는 벼락이 떨어지지 않는다.

숨이 거칠어지고 몸이 저릿저릿하다.

진정해가던 심장박동이 다시 불규칙하게 뛰기 시작했다.

쿨럭…. 끄으…….

후욱…….

허억…….

후욱…….

후욱…….

허억…….

후욱…….

쏴아아아아아아아아.

으….어?

귓속으로 비 내리는 소리가 쏟아져 들어온다.

흐릿하던 정신이 돌아온다.

위상력이 머릿속을 흐르는 느낌이 들면서 정신이 맑아지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다.

주변을 돌아봤더니…… 듬성듬성 나무 끄트머리만 솟아 나와 있는 수면이 시야 끝에서 끝까지 펼쳐져 있었다.

“크엑!”

내 의지와는 다르게 다리가 계속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헤엄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더니 그제야 두 다리가 멈추며 다리 근육이, 발목이 찢어지다 못해 세포 하나하나가 터져나갈 것 같은 고통이 밀려왔다.

“끄…흐흐흐흐흐.”

부들부들 떨며 느껴지는 격통을 참고 있으려니 그제야 어떻게 된 건지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마지막에 떨어진 벼락 한발에, 반쯤 정신을 잃고 무의식적으로 다리만 위아래로 저으면서 계속 헤엄쳐왔나 보다.

통나무 조각에 매달려 숨을 고르고 있으려니, 뭔가 이상한 느낌에 주변을 돌아봤는데.

탐색 능력이 작동하지 않아?!

“어어?!”

깜짝 놀라서 몸을 버둥거렸더니 온몸이 조각조각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아극……. 뒈지겠네.

화끈한 고통에 눈물 콧물 침을 줄줄 흘리다가 정신이 번쩍 들, 후우우우욱. 면서, 어라?

머릿속에 바람이 부는 소리가 들리더니 탐색 능력이 정상적으로 작동을 시작했다.

아…이렇게 되는 건가?

후우욱.

…쏴아아아아아아.

뭔가 바람 빠지는듯한 소리가 머릿속에 들리며 잠시 주변의 소리가 멈췄다가 다시 들려오는데 역시 탐색 능력이 작동하지 않는다.

다시 탐지 능력을 켜서 주변에 경계해야 할 건 없는지 바닥까지 떨어진 위상력을 생각해 최대한 짧은 시간에 망원 능력으로 사방을 살펴보았다.

물속에 가라앉아있는 숲을 빼면 특별한 건 없다. 게다가 물고기 같은 살아있는 생명체도 나무나 풀 같은 식물을 빼면 안보이고.

하, 시발 양아치 같은 이무기새끼.

진짜 벼락이 한발만 더 떨어졌으면 죽었을 텐데 또 한 번 기적이 일어났네, 진짜.

치가 떨리는 게 아니라 침이 떨어진다!

치를 떨었더니 온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탐색 능력을 켜고 끌 수 있게 된 게 너무 기뻤다!

“오예…… 이제 잠잘 수 있겠다.”

걱정거리 하나 치웠네.

프랑한테 알려주면 그녀도 마치 자기 일처럼 기뻐해 줄 거라 생각한다. 그녀의 환한 얼굴과 아름다운 미소를 보면 지금의 고통도 조금 줄어들 거 같은 기분이다.

그런데….

……?

어라? 프랑은?

“프랑?”

프랑이 어딨지??

“프랑?!”

주변을 둘러봐도.

“프랑!!”

물속에서 눈을 뜨고 살펴봐도.

프랑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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