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7 5일째, 절벽 위로. =========================================================================
먼저 가죽의 무두질부터 하려고 했는데 널어둔 가죽을 찾아서 만져보니 완전히 뻣뻣하게 굳어있었다. 사실 무두질이라면 난 두 가지 방법 밖에 모르는데, 이빨로 우물우물 씹는 거랑 열심히 두드리는 거.
이런 생가죽을 입에 넣고 씹어야 한다고?
…….
강약 조절 못 하고 심하게 두드리면 가죽이 막 찢어지기도 한다는데 어차피 발톱 창의 손잡이에 감으려면 좀 찢어야 하니까 상관없겠지?
으음. 이거 털이 달려서 굳어버리는 바람에 털을 제거해야겠는데. 이대로 두면 가죽이 아니라 모피가 되니까.
슬쩍 발톱 창을 내려봤다가 고개를 저었다.
이걸로 털을 밀려다간 그냥 넝마조각이 되어버릴 거야. 역시 다시 불을 피워서 털을 다 태워내야겠다. 일단 시험 삼아 조금 잘라서 해봐야지
따로 챙겨뒀던 숯덩어리 덕분에 불은 쉽게 지필 수 있었다.
밤사이에 습기를 먹어 못쓰게 되진 않았을까 살짝 걱정이었지만 나무 틈 사이에 넣어놨더니 멀쩡하더라. 덕분에 순식간에 불을 피워올릴 수 있었다.
문제는…….
…….
감지 능력이 있어도 내가 정밀하게 조절을 못 하면 이렇게 되는구나.
한참 털을 태우고 있었는데 감지 능력이 경고하는데도 반응이 늦어서 시험 삼아 불로 지지던 가죽을 홀라당 태워 먹었다.
열기에 쪼그라들던 털이 갑자기 불이 확 붙는 바람에 깜짝 놀라서 집어 던져버렸는데 기가 차게도 잘 타는 모습에 어이가 없어졌지만 그래도 수확이 없는 건 아니었다. 연기를 쬐니까 조금씩 연해지는 게 보였거든.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게. 일단 길다란 나무조각 하나를 구해서 발톱 창으로 적당히 가지를 치고 다듬은 다음 남은 가죽을 30분 동안 두드려서 약간 연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뿔 송곳으로 가죽 끄트머리에 중간중간 구멍을 내고 그 구멍에 나뭇가지를 끼워 활짝 폈더니 부채꼴 모양이 되었다.
그 뒤에 1시간 동안 조심조심 불길에 그슬렸더니 털도 다 타고 가죽도 어느 정도 연해졌기에 잽싸게 1자 모양으로 길게 자른 다음 발톱 창의 손잡이에 빙글빙글 감았다. 뿔 송곳으로 손잡이의 처음과 중간 끝 부분에 가죽을 통과하는 구멍을 만들고 거기에 맞는 나무못을 깎아서 박고 튀어나온 나무못을 갈았더니 처음 만드는 것치고 꽤 훌륭한 손잡이가 완성되었다.
여전히 한 손으로는 2/3까지 잡히는 굵기지만 어차피 양손으로 사용할 거니 상관없지. 게다가 너무 얇으면 휘두르다가 손잡이가 부러져나갈 테고.
가죽이 다시 굳어버리더라도 이미 고정시켜놔버렸으니 괜찮겠지.
오후 1시가 되어서 소가죽 벨트를 한입 뜯어먹고 나뭇잎을 여러 장 씹어먹은 걸로 점심을 때운 나는 발톱 창의 집이 될만한 적당한 나뭇조각을 찾아다녔다.
30분 정도 돌아다녔는데 안보여서 결국 적당한 나무를 타고 올라가서 생나뭇가지를 잘라버렸다. 이대로 쓰면 수액이 흘러나와 발톱에 영향을 줄 거 같으니 적당히 불에 그슬려서 써야겠네.
그나저나 역시 도구가 있으니 행동반경이 넓어져서 좋구나~.
거기다 옛날 사람들이 만들기 시작한 이세계 생존학이랑 이계 생물학의 유용성을 다시금 깨달으며 이걸 만들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냈다.
지금도 감지와 분석능력에 문득 떠오른 생존학의 지식이 합쳐져서 여러 가지 활용법을 만들어내고 있으니까.
지금 만든 발톱 창이나 도구로 쓰기 위해 뽑……부러트린 뿔 강아지의 뿔이라거나.
아무런 지식도 없었다면 겁에 질려 벌벌 떨다가 절벽에서 추락하면서 강물에 빠져서 익사로 사망. 몸을 숨기거나 쉴 때 어디서 쉬어야 할지 몰라서 어리버리하다가 여자 거인한테 들켜서 사망. 이 세계의 식물을 먹어도 된다는 걸 모르고 쫄쫄 굶다가 나뭇잎이라도 뜯어먹었겠지만, 그 기간이 너무 늦어서 체력도 많이 쓰고 하여튼 굶어서 사망. 진흙밭을 구르다가 거대 두더지가 오는 줄도 모르고 방심하다가 들켜서 사망 뭣모르고 작은 뿔 강아지의 모습에 방심하곤 싸움이 벌어졌다가 뿔에 찔려 사망. 사망. 사망!
어휴. 거기다 도구도 못 만들었을 테니까. 물방울 사태 직후의 생존확률이 진짜 10% 미만인 게 이해가 간다.
아마도 육체적으로 건장한 성인들과 그중에서도 특별한 재능과 훈련을 받은 사람이나 재주와 센스가 넘치는 사람들이나 겨우 살아남았겠지. 어리거나 30대가 넘어서 몸이 굳은 사람들은 다 죽었을 거야.
어찌 보면 나도 운이 좋은 편이지. 내가 겪었던 대부분의 일은 그 자리에서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았던 아슬아슬한 상황들뿐이었으니까.
그러니 내가 지금 이렇게 살아있는 데다 무기도 만들 수 있었던 건 모두 교육 덕분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발톱 창을 뿔 송곳으로 지름이 50cm가 넘는 나뭇가지……. 통나무의 속을 파내고 주욱 긁어서 3등분으로 쪼갠 다음 모닥불을 되살려서 불에 그슬렸다.
원래 절반 정도 남은 교복 안감을 뜯으려고 했지만 대충 무두질해둔 가죽이 눈에 띄어서 발톱 창으로 폭 4cm로 죽죽 잘라내고 서로 이어 묶었더니 상당히 긴 끈이 만들어졌다.
몸통 길이가 40cm 정도여서 손잡이 만드는데 쓰고남은 가죽을 이어붙였더니 1.5m의 노끈이 만들어졌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군. 쪼개놓은 통나무의 아랫부분은 뿔 송곳니로 구멍을 파내서 그 사이로 노끈을 집어넣어 묶었고 발톱 창의 몸통 부분을 감쌀 부분은 최대한 바깥 부분으로 구멍을 내서 발톱 창의 모서리에 노끈이 끊어져 나가지 않도록 묶었다.
그리고 내 손가락 두 개 굵기의 나무 조각을 두 개 만들어 뿔 송곳니로 긁어내서 C자 모양의 고리를 만들어 손잡이에서 뻗어 나가 발톱 창의 면을 고정하는 노끈에 이었더니 과격하게 흔들지만 않으면 발톱 창의 집이 벗겨지지는 않았다.
그 뒤는 발톱 창을 들어 찌르기, 수평 베기, 수직 베기, 사선 베기의 자세만 익힌 다음 똑같은 길이와 무게의 통나무를 구해와서 똑같은 모양으로 깎은 다음 열심히 휘둘렀다.
감지 능력 덕분에 귀중한 무기를 연습 사용하지 않아서 다행이군.
연습하다가 무기가 부서지거나 하면 얼마나 억울하겠냐고. 내구성이 그다지 높지 않으니 조심해서 사용해야지.
그렇게 3시간을 땀을 흘리며 나무창을 휘두르다 보니 자세와 균형도 감지와 분석의 도움으로 어느 정도 잡을 수 있었다. 거기다 의외로 나무창이 튼튼하게 만들어져서 이것도 무기로 사용할 수 있을 거 같다.
무기는 많을수록 좋으니까.
시간은 오후 6시를 지나 7시가 가까워졌더니 슬슬 해가 지려는지 노을이 지고 있었다.
절벽타기는 내일 하자.
난 흘린 땀과 마른 흙이 범벅이 되어서 흐르는 게 찝찝해서 강가에서 몸을 씻고 다시 진흙을 바른 다음 개구멍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감지 능력을 돌려서 위상력을 보니 땅속 깊은 곳으로는 잘 못 들어오는 거 같다. 그러면 이형종이라도 날 감지하기 힘들지 않을까? 그런데 내 감지능력은 땅이고 물이고 다 뚫고 들어가면서 감지해버리니 이거 참…… 대단한 능력 같다. 다만 잠을 안 재워서 문제지.
……이거 빨리 해결방법을 찾아봐야겠다. 위상력의 힘으로 견딜 수 있다고 해도 수면에는 피로회복뿐만아니라 여러 가지 작용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쿨쿨 자는 걸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하던데….
잠을 잘 때면 피로를 회복하고 뇌의 신진대사와 혈류의 흐름이 감소한다고 한다. 그리고 수면 중에는 칼로리 소모가 극도로 줄어드는 데다 면역기능도 오르고…… 또 뭐더라? 아무튼, 수면 자체가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한 방어태세라고 하더라.
이거 역시 아빠 책장에서 본 내용이니까 정확하겠지.
어우, 감지와 분석의 도움을 받은 기는 자세라고 해도 50m를 기어서 가는 건 역시 힘들다.
달걀 모양의 굴에 도착했더니 별 냄새도 안 나고 아늑한 게 아주 좋다. 눈을 뜨고 있으면 감지 능력 덕분에 빛이 없어도 굴이 생긴 모양을 볼 수 있어서 불편한 것도 없고.
단지 그저께 밤에 내가 피를 토하고 지랄을 해서 피 냄새가 배어 있진 않을까 했는데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아 다행이다. 감지와 분석을 돌려보니 굴이 갑자기 무너질 일도 없고.
주변 암반이 튼튼해서 깔려 죽을 일은 없다. 만약 그런 불안감이 있었으면 차라리 밖에 나무 위에서 자고 말지 미쳤다고 안으로 들어오겠냐. 오래 있으면 폐소 공포증까지 생길 거 같은 장소구만.
안전하다는 점만 없었으면 절대 이런 곳에 안 들어온다. 아늑한 건 아늑한 거지만!
이 굴은 높이가 70cm에 길이가 120cm 정도 되고 바닥은 약간 휘어져 있지만 다리를 통로 쪽으로 내밀면 발도 쭉 뻗을 수 있어서 자세도 불편하진 않다. 뿔 강아지에게는 최고의 장소였겠지.
들어오면서 챙겨온 나뭇가지에 잔뜩 붙어있는 나뭇잎을 뜯어먹으며 왼손으로 위상석을 쥐고 몸속으로 흘러들어오는 위상력을 보았다.
아무래도 피부에 접촉하는 게 위상력의 흡수가 더 좋은 거 같다. 계속 바지 주머니에 넣고 있었는데 모양은 우둘투둘하지만, 모가 나진 않아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천으로 피부와 차단되어있으니 아무래도 위상력의 흡수율이 피부 접촉보다 절반이나 나쁘다.
그 예로 점심때부터 지금까지 8시간 동안 흡수한 위상력이 고작 30이었으니까. 피부와 접촉하고 있었으면 60은 올랐겠지.
그래서 오전 중에 8시 반부터 11시까지 흡수한 위상력이 35, 오후에 위상석에서 흡수한 양이 30으로 총 365가 되었다.
처음에 비교하면 2.65배가 올랐지만… 총합 능력자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수준인지 모르겠네.
거기다 이형종이 죽으면서 퍼져나온 위상력이나 위상석에서 흡수하는 위상력과는 다르게 공기 중에 퍼져있는 위상력은 몸으로 잘 흡수가 안 된다.
공기와 위상력의 비율이 1:9였던 여자 거인의 시체 근처에서는 거의 시간당 10씩 오르고 그랬었는데 평범한 비율로 돌아오니 1시간에 1도 안 오르는 거 같다.
이렇게 생각하니 조금 아깝구만! 아무튼, 왼쪽에는 발톱 창을 놓고 오른쪽에는 나무창을 놓고 왼손으로 위상석을 만지작거리면서 잠을 잘 수 있을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감지할 수 있는 오브젝트를 최대한으로 줄이면 가능하지 않을까? 내 감지 능력도 능력의 일종이니까 범위를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을 거 같기도 한데.
잠시 감지 대상의 숫자를 늘리고 줄이는 연습을 해보면서 살살 간을 봤더니 감지 가능한 오브젝트의 숫자를 500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평소에는 2,000에서 4,000개 사이로 감지가 되는데 감지되는 숫자가 수천 개라면 굉장히 많아 보이지만 실제 감지 능력을 얻고 보니 이것도 적은 숫자였다.
예를 들면 평범한 5년생 나무 한 그루에 나뭇잎이 몇 개나 달려있을까. 침엽수라면… 세기도 힘들겠지만, 활엽수라면 지금 감지 범위에 걸리는 나무에 나뭇잎이 892장이 매달려있다.
그 하나하나가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나무 한 그루에만 892개의 움직임을 감지하게 되는 거다.
892종류다. 나무 한 그루에만! 내 최대 감지 범위인 반경 80m라면 나무가 최대한 들어섰을 때 78그루였었고 나뭇잎의 숫자는 세지 않았지만, 저 5년생 나무를 기준으로 했을 때 69,576개가 된다.
최대한 감지 숫자를 늘려봤을 때 1만 개 정도의 오브젝트를 감지 할 수 있는데 나무 잎사귀만 봐도 턱도 없지 않은가.
거기에 나뭇가지도 있고 땅에는 풀이 바람에 따라 흔들리니 그것도 감지되고 그 위를 기어 다니는 곤충이나 땅속에 있는 벌레들까지 포함한다면 숫자는 무시무시하게 늘어나게 된다.
그나마 뇌에서 특정 조건을 걸러내면서 최종적으로 뭔가 말이 안 되는 움직임이라거나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만 내가 인식하게 되는 거다.
예를 들어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이나 나뭇가지, 풀들은 이상이 없으니 걸러내고 뿔 강아지가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풀을 밟고 나뭇잎을 씹어먹고 앞발로 땅을 파헤치는 등의 동작 같은 것들 말이다.
물론 바람이 불면서 나뭇가지가 이리저리 부딪치고 나뭇잎이 걸려서 떨어지고 그러는 부분들도 감지가 되긴 하지만 대부분의 감지는 주로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생물들이 대상이 되어서 결과적으로 내가 감지하는 건 2,000개에서 4,000개 사이가 되는 거지.
그나마 조건검색이라거나 필터링 같은 게 저절로 이루어져서 다행이지 아니었다면 과도한 정보량에 뇌가 터져나갔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감지 오브젝트를 줄이고 줄이다 보니 감지 범위가 80m에서 살짝 꿈틀거렸다!!
뭐지?! 어제 감지 범위가 80m로 늘어난 뒤에 암만 눈을 감았다 떴다 하면서 범위를 늘리고 줄여보려 했지만 꿈쩍도 안 하던 게 갑자기 출렁이다니?
으으음!!
으음…….
음.
크……. 오브젝트를 억지로 줄이면서 감지 범위에 정신을 쏟으니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한다.
20분 동안 정신집중을 해봤는데 결국 처음 한 번만 꿈틀 출렁거리고는 그 뒤로 전혀 반응이 없었다. 그나마 오브젝트 줄이기는 조금 성과가 있어서 482개까지 줄어들었는데 그 이하로 줄이려니 오히려 뇌에 과부하가 걸리는 거 같다.
“푸하!”
정좌세에서 숨을 억지로 참으면서까지 집중했는데 안 되니까 조금 씁쓸하구만.
바짝 조인 정신을 풀며 눈을 떴는데 순간 눈에 망원경을 단것처럼 시야가 쭈욱 늘어나기 시작했다!
“흐헹?!”
깜짝 놀랐지만 어떻게 된 건지 파악해보려는데 갑자기 시야가 원래대로 돌아와 버렸다.
“어…….”
다시 눈을 감고 감지를 돌리면서 뇌 내 지도를 열었더니. 내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30도 각도의 부채꼴 모양으로 300m까지 감지된 게 보였다! 거기다 시야에 들어온 모든 게 분석되고 감지되었는데 그 숫자가 19,732개나 된다!
방금 전 느낌을 잊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마음을 가다듬으며…… 이렇게 했었던가?
우왓!
또다시 시야가 쭈욱 늘어나는 게 집중하고 있던 감지와 분석 능력이 현재 보고 있는 방향과 거리와 범위를 머릿속에 지도로 나타내고 있었다.
오, 이렇게 하는 건가? 신기한데?
생각지도 못한 변화다. 이건 감지 능력의 응용이 아니라 변화라고 해야 할 거 같다.
이 능력은 망원이라고 할까?
여러 가지 능력이 있는데 확일화되지않은 명칭으로 부르려 하다 보니 이미지 각인이 애매해지는 게 좋지 않은 느낌이 들어서 분류를 확실히 나누기로 했다.
그래. 대분류로 내 능력을 종합해서 탐색 능력이라고 하자. 그리고 하위분류로 감지, 분석, 투시, 망원이라고 해야지. 기타 능력으로는 지도랑 예감…도 넣어야 하나?
예감은 역시 보류해야겠다.
감지는 일정 범위 안의 모든 것을 인식하는 능력.
분석은 객체에 대한 정보 확인.
투시는 객체 내부의 조사.
망원은 변형된 감지로 눈을 떴을 때만 눈앞의 일정 범위를 인식하는 장거리 감지 능력.
좋아.
나는 이리저리 시야를 휙휙 돌리면서 망원 능력으로 받아들이는 정보를 확인해보니 감지 능력으로 받아들이는 거랑은 조금 다른 형태다.
표현하자면 감지는 동그란 물방울 모양 안에 있는 모든 물체의 모양을 감지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망원은 바라보는 방향으로 마치 초음파를 쏘아내듯이 범위 안을 감지하는데 초음파랑은 다른 게 막혀있는 물체의 뒤나 좌우를 확인할 수 있다는 거다. 물론 망원중에도 분석과 투시도 가능하고.
아무튼, 감지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프로그램이라면 망원은 일정 기간을 두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되는 방식의 프로그램이라는 거지.
신기해서 위, 아래와 좌우를 살펴보는데 조금 아까운 게 땅속을 투시하면 그 거리가 절반 정도로 줄어든다. 감지와는 다른 작용방식 때문인 거 같다. 그리고 물속은 땅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80% 정도 밖에 안 보인다.
사이에 물이 있으면 투시 거리가 최대 300m에서 150m 지점에 물의 벽이 있다면 그 뒤로 150m의 80%. 120m까지만 감지된다는 거다. 즉 최종거리는 270m까지만 보인다.
그리고 바라보는 전방 위아래의 제한 역시 있었다. 모양으로 봤을 땐 원뿔형이군.
그래도 장거리 감지 능력이 생겨서 기분이 좋아졌다.
엇!! 망원 능력은 위상력을 꽤 많이 쓰네.
잠시 10분 정도만 썼는데 거의 분당 1씩 감소한다.
내 지금 위상력의 총량이 367인데. 그새 2 올랐네. 아무튼, 최대 367분, 6시간 조금 넘게 연속으로 쓸 수 있는 건가?
망원 능력으로 머리 위를 올려다보니 절벽 위가 감지된다. 절벽 높이가 57m로 절벽 위 196m까지 감지가 되는군. 나무가 가장 높은 게 14m가량이니까 그 위로 182m는 그냥 텅 빈 공간으로만 느껴진다.
그나저나 잠잘 수단을 찾으려고 했는데 새 능력을 개발해버리다니. 이제 5일째가 끝나가는 걸 생각해보면 나…….
진짜 천재일지도? 킥킥.
아. 근데 공격 기술이 안나온건 진짜 아쉽다. 뭐든 원거리 공격수단이 생기면 감지와 분석으로 멀리서 안전하게 때려잡을 수 있을 텐데. 윽, 망원 켜졌다.
============================ 작품 후기 ============================
힘내라는 응원의 의미로 추천 한번 눌러주시면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