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키메라의 기억법-154화 (154/232)

154화

[축하합니다!]

[모든 생존자가 ‘절망의 파도’를 막아 냈습니다.]

[7일 차가 종료되었습니다.]

[각자의 ‘공적치’를 토대로 「순위」를 산정 중입니다.]

[「7일 차 순위」를 발표합니다.]

‘축제의 땅’에서 복귀하고 한 시간여가 흘렀을 즈음 공지와 함께 7일 차 순위 발표식이 거행됐다.

‘마지막’이라는 상징성 때문일까.

[32위 : 곽재우]

[24위 : 신지운]

[19위 : 조이령]

[12위 : 한세정]

[7위 : 신지유]

‘꽤나 뒤로 밀렸네.’

생존자들의 발악…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여하튼 오늘만큼은 랭킹 특전을 따 가리라 작정한 이들의 맹렬한 몸부림이 있었는지.

한세정들의 랭킹이 상당히 떨어졌다.

여전히 최소 30위권을 유지하며 최상의 성적을 거두긴 했으나, 이전에 대체로 10위권 부근을 차지했던지라 조금은 아쉽게 느껴졌다.

와중에 위안거리가 있다면.

[축하합니다!]

[‘이벤트 : 절망의 파도’의 최종 순위 발표식을 종료합니다.]

[각자 등수에 맞는 특별한 보상이 지급될 예정입니다.]

[지금껏 이어졌던 시련을 훌륭히 이겨 낸 승리의 역사를 치하하며… 다시 한번 순위 발표식에서 「1위」에 오르신 〈생존자 : 아윤〉 님의 업적에 무한한 찬사를 보냅니다.]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공적치를 몰아 먹어 두었던 것이 제 역할을 다했다는 점이었다.

퀸급 살라만드라에 더불어 이마저도 놓쳤다면 아쉬움을 넘어 분통을 터트렸을진대.

번쩍!

[‘1위 보상 선물 상자’를 습득합니다.]

툭―

“후, 이거라도 얻어서 망정인가.”

반짝거리는 광휘를 퍼트리며 드랍된 상자를 주워 든 나는 안도감이 배인 숨을 토해 내며 나지막이 중얼거리곤 바로 포장지를 뜯었다.

사르륵 풀려 가는 휘황찬란한 색깔의 끈.

개봉될수록 점점 강한 빛을 뿜어내는 내부를 바라보며 호기심이 일었다.

골렘 관련 네 개에 영약 두 개.

파이널 회차에선 어떤 상품을 내어 줄 것인가. 적잖은 궁금증을 안고 대기하길 잠시, 마침내 한 가지 물건이 휘광을 뚫고 등장했다.

표면에 아무런 장식이나 무늬도 없는 깔끔한 형식의 팔찌였다.

“…팔찌?”

《눈을 속이는 자》

- 등급 : 유일

- 분류 : 장신구

- 설명 : 「이벤트 : 절망의 파도」 순위 발표식에서 누구보다 높은 성적을 기록한 당신에게 지급된 귀중한 팔찌입니다.

‘눈을 속이는 자’라는 명칭에 걸맞게 타인에게 비춰지는 형상을 착용자가 원하는 모습으로 바꿔 보여 주며, 여러 ‘추적’류 기술을 방해하는 는 힘이 깃들어 있습니다.

- 옵션 : 착용 시 원본(原本) 등급 지속형 기술 ‘위장’ 발동 / 착용 시 원본(原本) 등급 지속형 기술 ‘추적 금지’ 발동 / 모든 능력치 5% 상승 / 체력 및 마력 회복 속도 5% 상승 / 피로 누적 속도 9% 감소

*지속형 기술―위장 : 1회에 한하여 외형 설정이 가능하다. 동일 등급 이상의 ‘간파’류 기술 및 아이템으로 강제 해제될 수 있으며, 또한 ‘행위 : 전투’ 시에도 효력이 일시 정지된다.

*지속형 기술―추적 금지 : 착용자를 대상으로 한 ‘추적’류 기술 및 아이템 등이 사본(寫本) 등급일 경우 원천 차단하며, 동일 등급일 시에는 추적 효과를 절반으로 감소시킨다.

흐으음.

밋밋한 겉모습과 달리 나쁘지 않은 아이템이다.

아니.

퍼센테이지가 낮은 게 단점이다만, 올 스탯 향상에 회복력 증가가 달려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했다.

특히나.

결점이 있기는 하나, 한순간이라도 내 실체를 감추어 준다는 부분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위장으로 한 번, 장포로 두 번.

연달아 남의 시선을 속여 가며 정신적인 혼란을 야기하게 될 테니까. 추적을 막아 주는 부차적인 효능도 반갑고.

[외형을 설정합니다.]

[선택된 형태 : 평범한 시절의 아윤]

[위장 효과가 발동됩니다.]

‘된 건가……?’

스으윽―

스윽―

머릿속으로 상념을 정리하며 팔찌를 가동하자 전신을 휘감는 푸른빛.

제대로 발동되었는지 확인해 보고자 주위에 있던 곽재우를 불렀다.

“예? 부르셨― 형님? 지금 모습이…….”

막 선물 상자를 열어 보던 그는 내 부름에 옆을 돌아보다 말고 깜짝 놀란 얼굴로 말을 더듬거렸다.

그 반응으로 보건대 원하는 대로 적용된 듯했다.

“팔찌의 효과야.”

“아… 진짜 신기하네요. 참, 저는 이게 나왔습니다.”

사라진 이마의 뿔과 쇄골의 골갑 등을 떠올리며 한참을 감탄하던 곽재우가 물품 두 개를 건넸다.

《살라만드라 전용 은색 교환권》

- 등급 : 특별

- 분류 : 소모품

- 설명 : 오직 〈축제의 땅〉 내에 ‘기여도’ 집계 순위 상위 30%만이 획득 가능한 보상으로, 반으로 가를 시 장비나 기술 등 「살라만드라」 종(種)과 관련된 몇 가지와 교환할 수 있다.

- 옵션 : 반절 시 ‘은색 교환 창’ 생성

《스스로 찬 족쇄》

- 등급 : 특별

- 분류 : 장신구

- 설명 : 「이벤트 : 절망의 파도」 순위 발표식에서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당신에게 지급된 발찌. 내부에 잠재된 능력을 개방할 시, 이동이 제한되는 대신 아군을 보호하는 방호벽을 생성해 낼 수 있다.

- 옵션 : 발동 시 원본(原本) 등급 기술 ‘대타 방어’ 발동 / 내구 9% 상승 / 마력 +14 / 모든 피해 3% 감소

*기술―대타 방어 : 이동 불가 상태를 영속하는 동안 아군에게 ‘방호병’을 입혀 피해에서 구제한다. 최대 열 명에게 동시 시전이 가능하나, 숫자가 늘어날수록 ‘방호벽’의 방어력이 감소한다. 한 번 발동하면 300초가 지나기 전까지 스스로 해제하지 못한다.

각기 ‘축제의 땅’ 기여도 보상과 랭킹 특전으로, 눈이 가는 건 ‘스스로 찬 족쇄’라는 이름의 탱커용 장신구였다.

‘이동 제한이 달려 있기는 해도, 이거라면 한세정이나 신지유의 부족한 방어력이 메꿔지겠군.’

단점이 뚜렷한 만큼 강점도 분명한 장비라.

적절한 순간에 알맞게 활용한다면 일행의 전투력을 몇 배로 증폭시켜 줄 터.

하여 좋은 걸 구했다고 칭찬해 주며 되돌려 주자.

“연습해 두겠습니다.”

“그래.”

착용과 동시에 문신인 양 흡수된 족쇄를 만지작거리며 싱긋 웃은 곽재우가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의 곁으로.

다음 순번의 정보 공유자들이 본인 차례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 * *

《독성 추출》

- 등급 : 특별

- 분류 : 장신구

- 설명 : 「이벤트 : 절망의 파도」 순위 발표식에서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당신에게 지급된 추출기. 관을 꼽고 버튼을 누르면 해당 대상만이 갖고 있는 독성을 액체 형태로 뽑아낸다.

- 옵션 : 독액 추출 / 추출된 독액으로 상위 제품 제작 시 독 효과 14% 상승 / ‘속성 : 독’ 관련 기술 위력 7% 상승 / 속성(해당 능력치 미보유 시, 아이템을 소유하는 동안 한시적으로 개방) +11

《두 개의 심장》

- 등급 : 특별

- 분류 : 장신구

- 설명 : 「이벤트 : 절망의 파도」 순위 발표식에서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당신에게 지급된 귀걸이. 중앙에 박힌 ‘혈석(血石)’을 통해 육체가 한계에 다다랐을 때 소모된 체력과 마력을 회복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진다.

- 옵션 : 원본(原本) 등급 제한형 기술 ‘급속 충전’ 발동 / 체력 5% 상승 / 마력 4% 상승 / 체력 및 마력 회복 속도 3% 상승

*제한형 기술―급속 충전 : 체력이 5% 이하로 내려갔을 때 발동되며, 체력과 마력이 총량의 30%까지 회복된다. 1회 발동 시 사흘간의 충전이 필요하다.

《세계를 잇는 뿌리》

- 등급 : 특별

- 분류 : 방어구

- 설명 : 「이벤트 : 절망의 파도」 순위 발표식에서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당신에게 지급된 팔목 보호대는 여러 세계에 걸쳐 연결된 내린 위대한 나무의 잔뿌리를 주재료로 제작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착용자는 ‘세계의 간섭’을 일부지만 비껴갈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습니다.

- 옵션 : 발동 시 원본(原本) 등급 지속형 기술 ‘간섭력 해소’ 발동 / 소환 9% 상승 / 소환 +11 / 소환수의 능력 5% 상승

*지속형 기술―간섭력 해소 : 차원의 벽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잃게 되는 정령과 환수 등 소환수들의 능력을 9%가량 보존해 냅니다.

《에너지 암 실드》

- 등급 : 특별

- 분류 : 무기

- 설명 : 「이벤트 : 절망의 파도」 순위 발표식에서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당신에게 지급된 건틀릿 부착형 암 실드.

뛰어난 장인의 손을 거쳐 탄생한 만큼 방패 그 자체로도 대단한 방호력 자랑하며, 마력을 주입할 시 방패 지름의 절반이 추가 형성된다.

- 옵션 : 마력 주입 시 원본(原本) 등급 기술 ‘에너지 실드’ 발동 / 내구 7% 상승 / 마력 3% 상승 / 순발력 +8

“다들 괜찮게 얻었네.”

순서대로 한세정, 조이령, 신지유, 신지운의 랭킹 특전을 살펴본 나는 기꺼운 표정으로 주억거렸다.

옵션들이 매우 후해서 버릴 게 하나 없었다.

“…그리고 이건 은색 교환권으로 획득한 목록입니다.”

“아.”

새로운 아이템들의 데이터를 뇌리에 저장하는 사이.

곽재우가 추가로 ‘살라만드라 전용 교환권’ 사용처가 적힌 문서 한 장을 가져왔다.

내가 자료를 정리하는 동안 결정을 마친 모양이었다.

[교환권 사용 목록]

[한세정 : 기술 ‘가시 발산’]

[조이령 : 기술 ‘가시 발산’]

[곽재우 : 기술 ‘후려치기’]

[신지유 : 아이템 ‘살라만드라 가시 화살’]

[신지운 : 기술 ‘가시 발산’]

*기술―비늘 발산 : 사방으로 대여섯 개의 가시를 발사한다.

*기술―후려치기 : 전방을 휩쓸어 거대한 충격을 입힌다.

*아이템―살라만드라 가시 화살 : 살라만드라 종(種)의 가시로 만든 촉을 단 화살. 한 번 박히면 쉽게 빼내지 못한다.

선택지가 한정적이라 그런지 한세정들이 고른 리스트엔 동일한 기술이 셋이나 됐다.

뭐.

내가 어쩌지 못하는 항목이니 이 문제는 깊게 유념치 않기로 했다.

그나저나.

“나도 골라 둘까.”

한세정들도 완료했으니.

스윽―

촤악!

내친김에 나도 ‘금색 교환권’을 꺼내 반으로 갈랐다.

[‘살라만드라 전용 금색 교환권’을 사용합니다.]

[‘금색 교환 창’이 개설됩니다.]

[금색 교환 창]

[1. 기술]

[2. 아이템]

[3. 특성]

절단 난 종잇조각 뒤편으로 주르륵 펼쳐지는 홀로그램 창.

나는 ‘특성’과 바꾸기로 생각을 굳혔기에 기술이나 아이템 카테고리는 옆으로 치우고 본론으로 돌입했다.

딸깍―

[‘금색 교환권’으로 교환 가능한 특성이 표시됩니다.]

- 센서티브 : 위기에 내몰릴수록 감각이 강화된다.

- 검은 세계 : 주변이 어두울수록 능력치가 상승한다.

- 불구대천의 원수 : 아군으로 분류된 이의 죽음 시 모든 능력치가 비약적으로 증가한다.

“이렇게인가.”

현재 내가 습득할 수 있는 특성은 세 종류.

과제가 생략되는 둥 약식으로 나온 탓에 약간의 애매함이 있다는 걸 제외하면 하나같이 특색이 확고한 타입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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