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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메라의 기억법-129화 (129/232)

129화

턱―

턱―

턱―

묵직한 무게감을 증명하듯 나무 책상에 올려놓을 때마다 쿵쿵 진동을 일으키는 열 개의 목함(木函).

곽재우가 열 번째 상자를 내려놓고 물러서자.

“가져가.”

나는 최홍진과 원앙 부대원들에게 모두 가져가라 일렀다. 그 이야기에 다소 의아한 얼굴로 눈을 껌뻑거리는 여섯 남자.

상자 하나에 담긴 근원석은 백 개.

즉.

자신들에게 지급된 보수가 본래 약속된 600개에서 1,000개로 늘어났기 때문에 당황스러운 모양이었다.

놀랄 만했다.

인상률이 60%가 넘었으니까.

“이걸 다… 말입니까?”

나는 얼떨떨한 말투로 묻는 최홍진에게 손바닥을 들어 올리며 어서 가져가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제야 진담이라는 걸 인지한 이들이 짜 맞추기라도 한 듯 ‘아!’ 하고 탄성을 내지르더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혹시라도 내가 변심할까 걱정되는지.

허리를 숙이며 몇 번이고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는 허겁지겁 상자들을 챙겨 누구는 복용을, 누구는 상점 사용권을 허가받아 쇼핑에 나섰다.

그 모습을 우두커니 바라보던 곽재우가 슬그머니 내게 물었다.

어째서 더 주었을까.

원앙 부대원들만큼이나 궁금한 눈치였다. 그다지 대단한 사유는 아니었기에 시원하게 그의 호기심을 풀어 주었다.

“방패 강화.”

라고.

이게 원앙 부대를 강화한 명목이었다.

나는, 저들을 우리의 방패로 쓸 작정이다. 전쟁이 발발하면 최선두에 서서 육탄전을 벌이는 고기 방패나, 적들의 원거리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화살받이가 아니라, 도저히 극복 불가능한 상황에서 우리의 후퇴를 도와줄 ‘최후의 보루’로서.

신(新)한국 정부와 성십자가 클랜의 계략으로 위기를 겪으면서 다시금 인지했다.

인생이란.

언제나 예측하지 못할 방향으로 튀기 마련이니, 금번처럼 갑작스럽게 들이닥칠 위기에 대비해 목숨을 부지할 구멍을 갖춰 두고 싶었다.

흔히 교토삼굴(狡兎三窟)이라 하지 않던가.

되도록이면 그럴 일이 없기를 바라야겠지만 말이다.

“가자.”

“예.”

짧은 대화를 마친 나는 대기하고 있던 한세정들에게로 가서 근원석 상자를 분배해 주었다.

분류 작업이 끝나자마자 미보유한 특수 스탯 개방부터 하고 지시를 기다리던 이들에게 나는 우선 1,300여 개쯤 남은 1등급 근원석으로 능력치를 강화하게 했다.

근력, 체력, 내구, 순발력, 마력 등.

기본 스탯 중 두 개를 지정해 150까지 올려놓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

[선택 목록]

- 한세정 : 순발력, 마력

- 조이령 : 근력, 체력

- 곽재우 : 체력, 내구

- 신지유 : 순발력, 마력

- 신지운 : 근력, 내구

- 예상 소모량 : 700~800개

원하는 대로 올라가지 않을 확률을 고려해 넉넉하게 쌓아 놓고서 저마다 지향하는 바를 골라 흡입을 진행하는 한세정들.

물론.

나도 빠지지 않았다.

“조금만 먹으면 전부 200까지 올릴 수 있겠네.”

커맨더 등급의 육체를 삼키며 폭증한 능력치.

그 여파로 체력이 193에 내구가 198에 도달하는 둥 아직도 150대에 머무르는 마력을 제외한 기본 스탯 쪽은 약간만 채워 주면 2차 한계 돌파라.

으적―

[‘1등급 근원석’을 복용했습니다.]

[체력이 1 상승합니다.]

[‘1등급 근원석’을 복용했습니다.]

[내구가 1 상승합니다.]

이 기회에 마력까지 200을 찍어 두겠다는 기세로 입을 쉬지 않고 근원석을 집어넣었고, 약 80여 개를 투자한 끝에 문장의 파도와 대면할 수 있었다.

[축하합니다!]

[‘신체 능력 : 체력’이 「200」을 돌파했습니다.]

[‘신체 능력 : 내구’가 「200」을 돌파했습니다.]

[‘신체 능력 : 순발력’이 「200」을 돌파했습니다.]

[‘신체 능력 : 마력’이 「200」을 돌파했습니다.]

축하한다는 서두를 기점으로 나타난 온갖 특전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보상으로 ‘칭호 : 2차 한계 돌파―체력’을 습득합니다.]

[보상으로 ‘칭호 : 2차 한계 돌파―내구’를 습득합니다.]

[보상으로 ‘칭호 : 2차 한계 돌파―순발력’을 습득합니다.]

[보상으로 ‘칭호 : 2차 한계 돌파―마력’을 습득합니다.]

[기술 ‘부분 복원’을 습득합니다.]

[기술 ‘위력 감소’을 습득합니다.]

[기술 ‘그림자 걸음’을 습득합니다.]

[기술 ‘마력 변형술’을 습득합니다.]

먼저 출력된 건 역시나 칭호와 그에 따른 기술의 습득이었다.

《기술 : 부분 복원》

- 등급 : 특수

- 단계 : -

- 설명 : 신체 능력치 중 ‘체력’이 「200」을 돌파했을 시 부여되는 기술입니다. 일순간 재생력을 극대화하여 손가락 혹은 발가락에 준하는 절단 상처를 복원합니다.

다만 무리하게 재생력을 끌어 쓴 대가로 사흘간 자연 치유력이 20% 감소하며, 기술 또한 사흘간의 재사용 대기 시간을 갖습니다.

《기술 : 위력 감소》

- 등급 : 특수

- 단계 : -

- 설명 : 신체 능력치 중 ‘내구’가 「200」을 돌파했을 시 부여되는 기술입니다. 상시 발동되는 오라가 상대의 모든 공격의 위력을 5% 감소시킵니다.

《기술 : 그림자 걸음》

- 등급 : 특수

- 단계 : -

- 설명 : 신체 능력치 중 ‘순발력’이 「200」을 돌파했을 시 부여되는 기술입니다. 발동 직후 순간적으로 은신이 발동하며 당신의 그림자가 당신의 위치를 대신하여 상대의 시야를 교란합니다. 분리되었던 그림자가 되돌아오기 전까지 재사용이 불가능합니다.

《기술 : 마력 변형술》

- 등급 : 특수

- 단계 : -

- 설명 : 신체 능력치 중 ‘마력’이 「200」을 돌파했을 시 부여되는 기술입니다. 체외로 끌어낸 마력을 무기 또는 방어구 등 다양한 형태로 변형하여 상황과 환경에 적합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흐음.”

새로이 획득한 기술은 각기 ‘위력 감소’라는 패시브 한 개와 그 외에 액티브 세 개로 구성돼 있었는데, 200스탯 특전답게 하나하나의 효능이 상당했다.

특히.

몇 센티미터에 불과하더라도 소실된 신체 일부를 복구해 주는 ‘부분 복원’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병원은커녕 약국도 없는 시대, 봉합 수술은 꿈도 꿀 수 없는 세상에서 자칫 죽음으로 이어질 장애를 이겨 내게 해 주는 건 말 그대로 기적이었으니까.

“나중 되면 팔다리에 머리나 심장도 재생되려나.”

나는 흡족한 심정에 기분 좋게 웃으며 눈앞의 메시지들을 치웠다.

띵!

[축하합니다!]

일차 파도가 지나간 자리로 이차 파도가 밀려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기본 신체 능력 ‘근력’, ‘체력’, ‘내구’, ‘순발력’이 모두 「2차 한계」를 돌파했습니다.]

[육체적으로 완성된 당신에게 ‘정신적 완성’에 도움이 될 보상을 부여합니다.]

[보상으로 ‘환골탈태 : 2차’가 주어집니다.

[신체 능력치 ‘저항’이 30 상승합니다.]

[신체 능력치 ‘인내’가 30 상승합니다.]

[신체 능력치 ‘용기’가 30 상승합니다.]

[신체 능력치 ‘의지’가 30 상승합니다.]

[신체 능력치 ‘제어’가 30 상승합니다.]

“아?”

1차 한계 돌파 당시에는 육체가 개조되었었다.

전쟁의 시대가 돼 버린 지구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더욱 강인한 신체를 만들어 주려는 취지였다.

그렇기에 요번에는 뭘 주려나 내심 기대했는데.

‘정신적 완성’이라는 목적하에 관련 능력치가 도합 150이나 상승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이루어졌다.

스탯 150.

이건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었다.

애당초 저항 등 멘탈 계열의 능력치는 특수 스탯으로 분류될 만큼 단련하기가 매우 어려운 타입. 헌데 그걸 한꺼번에 150이나 올려 주다니.

그 덕택에.

[저항 : 97]

현재 내 ‘저항’ 스탯은 97까지 다다라 있었다. 딱 3만 보충해 주면 1차 한계를 돌파하는 위치였다.

“얼얼하네.”

육체에 이어 정신이라.

과연 이다음 단계에서는 뭘 올려 줄는지 손수 체험해 보고 싶은 욕구가 쭉쭉 차올랐다.

그러는 사이.

[특별한 업적을 달성한 보상으로 ‘특성’ 한 가지를 무작위로 부여합니다.]

전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보상이라며 ‘특성’이 한 가자기 내게 주어졌다.

[선택 완료!]

[「특성 : 반복」을 습득합니다.]

“반복?”

‘군단을 파괴하는 본능’ 제작으로 빈 불굴의 옆자리를 차지한 건 ‘반복’이라는 특성이었다.

《특성 : 반복》

- 설명 : 특별한 업적을 달성한 당신의 역사를 기념하며 선물 받은 특성이다. 선결 과제를 이행할 시 특별한 힘이 부여된다.

- 과제 : 동일한 행위 30회 반복.

- 옵션 : 선결 과제 달성 시, 31회 차 행위부터 ‘플러스 효과’ 적용. 60회, 90회마다 ‘플러스 효과’가 추가되어 최대 세 개까지 중첩 적용.

대개 난해한 과제를 자랑하던 여타 특성과 달리, ‘반복’은 무난한 발동법을 가진 녀석이었다.

실제로 써 봐야 알겠지만.

위력도 평탄한 수준이지 않을까 싶었다. 허나 불만이라거나 아쉬운 감정은 없었다.

공짜.

소모 비용 없이 받은 데다가 결국 특성의 역할은 기술의 업그레이드 아니던가. 써먹을 재료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선물이라 기분 좋게 웃으며 오랜만에 ‘개인 정보’를 열어 봤다.

달라진 정도를 직접 눈으로 보고자.

“개인 정보.”

[개인 정보]

*기본 사항

- 설명 : 아윤

- 종족 : 키메라―프레데터

- 칭호 : 인류 최초의 키메라(대표 칭호 변경▼)

- 고유 능력 : 프레데터의 기억 포식

- 특성 : 불굴(대표 특성 변경▼)

*신체

- 근력 : 221

- 체력 : 204

- 내구 : 205

- 순발력 : 203

- 마력 : 207

- 감각 : 124

- 저항 : 97

- 제어 : 67

(펼치기▼)

*기술

- 프레데터의 중위 진화론 [특수(特殊)]

- 신체 최적화 [특수(特殊)]

- 순간 회귀 [특수(特殊)]

- 스트랭스 [특수(特殊)]

- 급속 회복 [특수(特殊)]

- 도검불침 [특수(特殊)]

- 가속 [특수(特殊)]

- 마력유체 [특수(特殊)]

- 감각 증폭 [특수(特殊)]

- 강격 [특수(特殊)]

- 부분 복원 [특수(特殊)]

- 위력 감소 [특수(特殊)]

- 그림자 걸음 [특수(特殊)]

- 마력 변형술 [특수(特殊)]

- 일기당천 [특수(特殊)]

- 비밀 엿보기 [특수(特殊)]

- 오르그의 파괴 본능 [원본(原本) / Master]

- 티그리스의 대지 비틀기 [원본(原本) / 체화(體化) 진행 중 : 4/5]

- 투르바의 포효 [원본(原本) / 체화(體化) 진행 중 : 1/5]

- 발록의 투기 [원본(原本) / 체화(體化) 진행 중 : 1/5]

- 머메른의 갑주 [원본(原本) / 체화(體化) 진행 중 : 1/5]

- 군단을 파괴하는 본능 [체화(體化) 숙련 중 : 1/7]

[펼치기▼]

[단계 설명▼]

*특이 사항

- 인간성 : 75% / 분노 조절 장애

- ‘기적의 조각(2/6)’ 보유 중

- 내성(목록 확인▼) 적용 중

- 동화(목록 확인▼) 적용 중

오랜만에 활짝 펼친 화면.

기록된 게 너무 많아 중간중간에 ‘펼치기’ 가능이 신설된 것만 봐도 예전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졌음을 알 수 있었다.

개중에는 ‘내성’이나 ‘동화(특이 사항)’같이 아픈 손가락도 함께였지만.

전체적으로 어딜 내놔도 꿇리지 않는 눈부신 스크린에 입가에 걸린 미소가 한층 짙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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