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2화 - 외전 둘. 약속된 이별, 뜻밖의 인연
연혁(沿革).
1171년 연초 겨울, 예수게이 바투르가 타타르족 족장 메구진 세울투에게 독살당하다.
1201년 어느 날, 테무친이 타타르족을 몰살함으로써 아버지의 복수를 완수한다.
1206년 2월, 오논 강변에서 열린 쿠릴타이에서 테무친이 칭기즈 칸으로 추대된다.
1227년 8월, 서하, 금, 서요, 위구르, 호라즘 제국 등을 정벌한 칭기즈 칸이 사망한다.
1260년 5월, 쿠빌라이 칸은 대원제국, 대원대몽골국(大元大蒙古國)을 선포한다.
1268년 8월, 쿠빌라이 칸이 남송을 친정(親征)하나, 양양태수 여문환(呂文煥)이 5년간 저항하다.
1273년 3월, 양양성이 함락되며 남송의 방위체계가 붕괴하다…….
진영풍(進永風)은 무당산 천주봉 정상에서 씁쓸한 표정으로 동쪽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산세에 가려져서 모습이 보이진 않았으나 하늘을 향해 피어오르는 여러 검은 연기 등은 마침내 양양성이 함락되었음을 설명하고 있는 듯했다.
“전쟁이 일어날 걸 알면서도 막을 수 없다는 건 참 슬픈 일이지.”
진영풍이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천주봉 바위산 정상에서 서쪽으로 경사가 기우는 지점에 구불구불 자란 고송(古松) 옆으로 한 노인이 백발을 바람에 나부끼며 올라오고 있었다.
“할아버지.”
진서우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진영풍과 같은 방향으로 잠시 시선을 던졌다.
“준비는 되었느냐?”
“예.”
“그럼 내려가자.”
진서우가 앞서 걸어 내려가자 진영풍이 그 뒤를 따라 천주봉 정상에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아래엔 무당파 도관들을 내려다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당 부분이 불타거나 무너지면서 과거의 아름다운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된 상황이었다.
몽골군이 쳐들어와 도사들을 죽이고 도관을 불태운 것이었다.
그런 참화 속에서 살아남은 도사들도 있었지만, 모두 다른 지방으로 흩어지는 바람에 폐허가 된 무당산은 텅텅 비어있었다.
진영풍이 그런 무당파 도관을 훑어보다가 입을 열었다.
“이곳도 옛날에 화산파가 그랬던 것처럼 다시 일어나겠지요?”
“산에 이토록 영기가 가득한데 분명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은 무당파 경내로 들어서서 가장 큰 건축물이었던 옥청관으로 향했다.
지붕이 무너져 햇살이 그대로 안을 비추고 있는 그곳엔 이미 두 사람보다 먼저 도착한 열한 명의 남녀가 모여 있었다.
나이는 모두 20대부터 50대까지 제각각이었는데 막 들어온 두 사람과 그들은 모두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
과거의 그날 이후로 무림향에 모여 살며 대를 이어온 사람들과 바깥에 머물다 강호에서 은퇴하여 그 후대나 제자들이 숙명을 깨닫고 스며들어온 사람들까지.
최연장자인 진서우가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모두 모였다는 것은 다들 마음의 준비를 마쳤다는 것일 테니…….”
모두 긴장감 어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파앙!
그러자 옥청관 가장 깊은 곳, 부서진 원시천존상의 앞으로 하늘에서부터 빛이 떨어져 내리더니 태극도포를 입은 백발노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진서우가 먼저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진도건의 아들, 진서우가 오래된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열두 명의 여행자들과 함께 태상노군께 인사를 올립니다.”
“그래, 오랜만이로구나. 진도건의 임종 때 이후로 몇 년 만인지.”
“33년만입니다.”
태상노군이 옥청관에 모인 열두 명을 쓱 훑어보았다.
“부모와 조부모로부터, 사부와 사조들로부터 그보다 더 앞선 선대로부터 전해진 이야기를 들어왔어도, 실감하기 어렵다는 건 잘 아느니라. 또한 너희와 선대가 치른 희생에 안타까운 심정으로 유감이네. 돌아올 수 없는 여행길에 보내는 것에 무거운 죄의식을 품고 있음을 알아주길 바라고……. 그대들이 맞이할 새로운 인생의 여정 속엔 상상하기 힘든 고난이 반드시 따를 테지만, 여러분들의 결속이 고난을 극복할 힘이 되어줄 것이니라.”
태상노군의 말이 끝날 때였다.
위이이잉-!
옥청관이 흔들릴 정도로 공기가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태상노군의 옆으로 검은 구멍이 손톱만 한 크기로 시작하여 점점 사람의 키 수준으로 커지기 시작했다.
빛조차 빨아들일 듯한 어둠 속에서 한 사람이 불쑥 튀어나왔다.
붉은 머리카락과 붉은 눈동자.
이 땅에서 볼 수 없는 양식의 갑옷과 검을 허리에 찬 남자.
하지만, 그 얼굴의 생김새를 본 순간, 진서우의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아버지……!”
나직한 탄식을 들었는지 붉은 머리의 남자가 진서우에게 눈길을 주었다. 그리고 입가에 씩 웃음을 지었다.
“진도건, 그 녀석의 아들이로구나.”
그날, 검은 태양으로 몸을 던졌던 혈마가 다시 돌아온 것이었다.
혈마는 열두 명 쪽으로 시선을 돌려 쓱 훑어보았다. 그러다 진영풍에게 시선이 멈추었다.
혈마가 걸어와 그의 앞에 서자 진영풍이 긴장한 표정으로 붉은 눈동자를 마주 보았다.
어릴 적 할아버지 진서우로부터 들었던 이야기.
“네 증조할아버지는 결전의 날 전까지 약 4년 정도를 혈마와 함께 공존하여 살아가고 싸웠단다. 이 할아버지는 본 적이 없었지만, 그때 네 증조할아버지의 머리카락과 눈동자는 피처럼 붉었다고 하더구나. 그리고 혈마가 바깥으로 모습을 보였을 땐, 증조할아버지와 똑 닮았다고 했었지. 네가 떠나는 날 만약 혈마가 다시 돌아와 모습을 보인다면 아마 그의 모습이 네 증조할아버지의 젊었을 적 모습일 것 같구나.”
옛 기억을 되짚는 사이, 혈마가 질문해왔다.
“대충 나이대로 짐작해보면 4대손쯤 되는 것이냐?”
“예, 진영풍이라고 합니다. ……당신이 제 증조부님 안에서 탄생했다던 혈마입니까?”
“그래. 내가 그 혈마다. 지금은 다른 이름으로 불리지만…….”
혈마가 다른 사람들의 면면을 하나씩 보면서 말했다.
“너희의 영혼이 하나하나 느껴진다. 누구로부터 피가 이어졌는지, 그리하여 그들의 자질이 어떻게 전해졌는지 말이야. 모여 살았다고 하더니…… 기운 충만한 세상에 살았다면 상당한 괴물들이 되었겠어?”
그 시대의 가장 뛰어난 고수들이 강호와 결별하여 자신들끼리 군락을 이룬 채 자손을 갖고 또 그 자손들이 결합하였다가 다시 바깥의 사람과 혼인하여 다음 자손을 낳고 돌아와 뭉치면서 지금에 이르렀으니 재능의 대물림이 가져온 잠재력은 측정키 어려운 것이다.
만약 100여 년 전에 이들이 있었다면 천마신교는 뼈도 못 추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혈마의 머릿속에 스쳤다.
다만 그들의 자질과는 별개로 현재의 세상은 그들에게 기운의 축복을 누리지 못하게 하였으니 이 ‘계획’이 실행되려는 지금 이들의 실력은 옛 시대에 미치진 못하였다.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는지 한 여인이 말했다.
“저희 실력 정도로 충분하겠습니까?”
“마법과 신성력의 앞에서 칼이란 건 고작 치안을 유지하는 수단이나 상징물에 지나지 않는 세상. 그런 곳에서 너희의 능력은 몹시 유니크할 것이다.”
“네? 뭐라고요? 유니…커?”
“……특별하다는 뜻이다. 그나저나 너…… 천씨냐?”
“당채홍(唐彩虹)입니다.”
“……천씨 피가 꽤 진한데.”
진서우가 끼어들어 말했다.
“제 딸이 당씨 집안에 시집가서 얻은 조카입니다.”
혈마가 당채홍을 보며 눈을 빛냈다.
“호오, 그래서 그런지 꽤 특별한 피를 이루었구나. 그나저나 여길 떠나면 너희 언어부터 틔워둬야겠구나.”
“그쪽 말을 배워야 합니까?”
“배울 필요 없다. 명색이 내가 신인데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여기선 힘들어도 말이야.”
혈마가 진영풍의 질문에 답변한 후, 몸을 돌려 다시 태상노군에게 돌아갔다.
“뭐 앞으로 얘기 나눌 시간은 꽤 있으니까 이만 갑시다.”
“드디어…….”
누군가 기대감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혈마가 그를 흘끔 보며 피식 웃었다.
“새로운 자유라고는 하지만, 빡셀 거다. 신의 탈을 쓴 괴물들을 상대해야 하니까……. 죽지 않도록 각오들 단단히 다지는 게 좋을 것이야.”
태상노군이 품에서 족자를 꺼냈다.
“그럼 일단 그를 만나야겠지.”
혈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갑시다, 제육천으로.”
태상노군이 태극도를 펼치자 그들의 발아래로 황금빛 빛무리가 원을 그리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태극팔괘의 문양을 연성해내기 시작했다.
열두 명뿐만 아니라 태상노군과 혈마까지 다리부터 그 빛에 휘감기기 시작하는데, 유일하게 그 빛에서 벗어난 진서우가 다시 한번 두 손을 모으면서 엎드려 절을 올렸다.
혈마가 진서우를 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오늘날까지 잘 지켜서 끌고 와주어 고맙다. 진도건에게도, 네게도, 이들의 부모들에게도 빚을 졌어.”
“마지막 남은 과업에 모두가 책임을 다한 것일 뿐입니다. 부디 저들의 여정이 모든 업보를 풀어낼 수 있는 발판이 되기를…….”
“……잘 있게. 안녕.”
후아아아앙!
그들은 마치 원래 이 자리에 없었던 것처럼 사라졌다.
한바탕 세차게 불어닥친 바람만이 그 순간을 기억하여 몸부림쳐댔다.
진서우는 몸을 일으켜서 잠시 가만히 선 채로 텅 비어버린 옥청관의 반대편 구석에 무너진 원시천존상을 바라보았다.
‘이제 무림향으로 돌아가 드디어 끝났음을 알리는 일만 남았군. 해야 할 일을 했음에도 역시 마음이 너무 헛헛하구나. 당분간은 매우 슬프고 그리울 것이야…….’
진서우는 어쩐지 울컥해지는 마음을 심호흡으로 달래면서 몸을 돌려 옥청관을 떠났다.
황량한 무당파 경내를 따라 하산하기 위해 걸음을 옮기던 그의 발걸음이 중간에 우뚝 멈추었다.
산 아래 조금 떨어진 곳에서부터 느껴지는 기척.
옛 해검지를 지나 계단을 터벅터벅 걸어오는 한 청년이 있었다.
옷차림은 승복처럼 보였는데 머리는 깎지 않아서 사찰에서 하인으로 일하지 않았나 싶은 행색을 하고 있었다.
“엇?”
청년도 진서우를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던 진서우는 적잖이 감탄했다.
‘매우 정순한 내공이다. 그것도 수준이 상당해. 자질도 몹시 뛰어나 떠난 아이들 못지않구나.’
청년은 몇 번 눈을 끔벅거리더니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진서우를 올려다보더니 공손한 자세로 허리를 꾸벅 숙이며 인사를 올리고는 입을 열었다.
“호, 혹시…… 무당산에 내려온 신선입니까?”
산봉우리 위로 떠오른 태양을 후광으로 하여 바람에 흩날리는 백발이 눈부시게 빛나는데 범상치 않은 풍채마저 지녔으니 청년의 눈에 신선처럼 비친 것이었다.
진서우는 잠시 조금 전에 만난 태상노군의 모습을 떠올리고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안타깝게도 평범한 노인에 불과하다.”
“그렇습니까? 하아…….”
청년이 반문하면서도 조심스럽고 조용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당연히 진서우가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할 리 없었다.
“아쉬우냐?”
“……예사롭지 않아 보이셔서 혹시나 하여 감히 여쭤보았습니다. 부디 괘념치 마십시오.”
청년이 허리를 꾸벅 숙여 인사한 후에 다시 계단을 올라갔다. 그리고 진서우를 지나쳐서 무당파 경내 쪽으로 향하는데, 진서우가 그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순간 감탄했다.
한눈에 보아도 청년의 자질이 범상치 않았는데 계단을 오르는 그의 뒷모습 위로 보이는 무당산의 산세가 매우 절묘하게 어우러져 보였기 때문이었다.
진서우가 그 풍경을 심상치 않게 여겨 청년을 불렀다.
“얘야.”
“예?”
“여긴 무슨 일로 왔느냐? 보니까 출가는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사찰에서 일한 것처럼도 보이고.”
“……소림사에서 허드렛일했었습니다. 다만 제게 이런저런 가르침을 주시던 분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떠나기로 결심하고 여기에 온 것입니다. 불가가 길을 알려줄 수 없다면 도가엔 다른 길이 있을까 하여…….”
“이런. 안타까운 일이 있었나 보군. 하지만, 보다시피 여기엔 옛 무당파는 없다. 다른 도문을 찾는 게 낫지 않겠느냐?”
“일단 마음의 정리를 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곳을 청소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진서우는 청년이 안타까운 일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심지가 굳고 깨끗하여서 자질과 됨됨이가 몹시 뛰어남을 느꼈다.
“이 늙은이가 어릴 적, 돌아가신 아버지께선 옛 무당파에 대한 인연을 이야기하신 적이 있단다.”
청년은 자신에게 옛날이야기를 꺼내는 노인이 이상하게 여겨졌지만, 그의 기풍이 매우 신비로워서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이어진 이야기는 생각보다 훨씬 흥미로웠다.
“돌아가신 아버지께선 젊었을 때 서역에서 일어난 마교와 전쟁을 치르셨고 끝내 마교주의 목을 베어 전쟁을 끝내셨지. 그 과정에서 두 명의 무당파 귀인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한 사람의 청명이요, 아버지와 어머니의 목숨을 구하고 돌아가신 은덕을 입었다고 하였고. 다른 한 사람은 소요자라 하여 그의 희생 덕분에 신과 같은 힘을 갖게 되었던 마교주에게 약점이 생겼다고 하였지. 그리고 언젠가는 그 빚을 갚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털어놓곤 하셨는데 손쓸 새도 없이 무당파가 이리되었으니 이 늙은이도 두고두고 안타까움을 갖고 있었다네.”
“노선배님의 부친께선 실로 강호의 영웅이셨군요.”
“후후후……. 내가 느끼기에 자네는 분명 여기 무당산과 깊은 인연으로 다져질 것이야. 그래서 하는 말인데……, 괜찮다면 자네를 도와서 경내 청소도 하고 자네 수양에도 도움을 조금 주고 싶은데. 어쩌면 자네가 이룬 성취로 무당파를 다시 일으킨다면 마음의 빚도 덜 수 있을 것 같고…….”
청년이 놀라 그 자리에서 바로 엎드렸다.
“이 모자란 장(張)가가 감히 스승으로 모셔도 되겠습니까?”
진서우가 다가가 웃으면서 청년을 일으켰다.
“스승은 되었네. 그저 조언자 정도로만 하는 게 좋겠네만.”
“기꺼이 스승처럼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같이하겠나?”
“예.”
진서우는 청년과 함께 다시 계단을 올라 무당파 경내로 향했다.
“자네 이름은 무언가?”
“성은 장이고 이름은 군보(君寶)라고 합니다. 소인은 어떻게 불러드려야 좋겠습니까? 스승님이 안 된다면…….”
장군보라는 이름의 청년의 질문에 진서우는 곰곰이 생각했다.
“강호에 이름을 알릴 생각은 없으니…….”
장군보가 손바닥에 주먹을 '탁' 치며 말했다.
“무당파를 일으키는 걸 돕고 싶다고 하셨으니 이름 대신 도호를 짓는 게 어떻습니까?”
“도호라……. 괜찮은 생각이로구나. 그럼 돌아가신 부모님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서…… 도은(道恩)이 평범하고 괜찮은 것 같은데 어떠냐?”
장군보가 웃으며 대답했다.
“도은진인께 가르침을 청하겠습니다.”
“껄껄껄! 그래, 앞으로 잘 부탁하네. ……아, 그럼 군보 자네도 도호를 하나 생각해두는 게 좋겠어. 무당파의 현판을 다시 올리는 날에는 자네도 이름 대신 도호로 불리는 게 좋지 않겠나?”
장군보가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실은…… 마음에 둔 이름이 하나 있습니다.”
“호오? 그래, 그게 무언고?”
진서우가 흥미로운 표정으로 묻자 장군보가 쑥스럽게 웃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삼봉(三丰)……입니다.”
진서우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장군보의 어깨를 손으로 토닥여주었다.
“장삼봉(張三丰)이라……. 분명 상서로운 이름이다.”
“그렇습니까?”
노인과 청년, 진서우와 장군보가 경내에 들어서서 무너진 도관들을 둘러보았다.
두 사람은 할 일이 많음을 인지하면서도 분명 가치 있는 일임을 알기에 큰 매력을 느꼈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무당파의 새로운 시작을 조심스럽게 그리고 있으니 그 모습은 대동소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