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화 - 제11장. 대담(對談)의 끝에 (1)
인생에 약 40여 년을 동고동락하다시피 하였다면, 또 그 시간 동안 같은 뜻을 품고 같은 방향을 보고 힘을 합쳐왔다면 이 평범하지 않은 인연의 깊이를 누구도 쉬이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인연에 공백이 생기고 어느덧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을 때 다시 마주한다면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반가움을 담아낼까, 불편함을 담아낼까?
조강선의 눈빛엔 반가움이 떠올랐지만, 그를 발견하고 주춤거리는 유변의 얼굴엔 불편함이 담겨 있었다.
“반갑네.”
“……나도 반갑소.”
다시 한번 조강선이 인사를 건네자 유변도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서로 보지 못한 시간이 50여 년에 이르렀지만, 유변은 헤어졌을 때보다 조금 늙어 보일 뿐 여전히 정정해 보였다. 이는 영혼 윤회의 고리를 끊고 육신에 강제로 붙잡아 두는 마환봉신술(魔環封神術) 때문이었다. 수명이 강제로 연장되므로 당연히 그 시간에 비례하여 무공의 상승을 꾀하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천륜을 거스르는 일이므로 영혼과 육신 접속의 끈이 아주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즉, 심각한 상처를 입게 되면 자칫 죽음을 피하기 어려워지고 죽으면 세상에 그 흔적을 남기지 못하고 소멸한다고 전해졌다.
“조 형님은 더 젊어졌구려.”
불편한 인사였지만, 조강선을 보던 유변은 내심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반선 주백자의 신선술에 영향을 받은 조강선은 회춘한 외모라 해도 다를 바 없어 마치 첫 만남이 있었던 때를 절로 떠올리게 했다. 약간의 주름과 흰머리가 다르긴 했지만, 외모에서 풍겨 나오는 분위기는 현재 특유의 신비로운 느낌을 제거하면 검창에 미친 무인의 모습이 그대로 엿보였다.
“어쩌다 보니…… 안 어울리는 장식을 단 느낌이네.”
나이가 나이인지라 지금의 외모가 어색함을 조강선 본인도 느끼는지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잘 지냈는가?”
“보시다시피 내일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목숨을 억지로 연명하고 있는 수준이오.”
유변은 조강선의 모습을 보고서 자신과 다른 길을 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는 주백자와 매우 가까운 사이라 할 수 있었고 주백자는 무공에 미쳤다 할 뿐이지 도가의 도인으로서 본분에 매우 충실한 위인이었다.
‘주백자도 조 형님과 비슷하겠지…….’
유변은 문득 머릿속에 한 남자를 떠올리고 있었다. 같은 세대의 인물이고 주백자, 조강선과 마찬가지로 하늘이 내린 인물이라고 생각했건만 지금 그 남자는 이승의 사람이 아니었다.
“이렇게 마주 보고 있으니 날 찾았음은 알 수 있을 것 같고. 그 연유가 무엇인지 궁금하구려.”
“우리 오랜만에 만났는데 옛날얘기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은가?”
“이제는 그러기엔 내가 너무 불편할 것 같소이다.”
“그런가…….”
유변의 말에 조강선이 쓴웃음을 지었다. 유변이 소식도 없이 비처에서 떠났을 때조차 이런 미래를 예견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것이 현실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더는 그는 우리와 함께할 수 없는 사람이네.’
문득 주백자가 북쪽의 여정을 마치고 내려온 그를 만나 유변에 대한 소식을 해 주며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절로 실감이 되는 순간이었다.
“나는…… 자네가 어떤 생각으로 마도인들과 손을 잡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듣고 싶네. 내가 자네를 다시 끌고 나오겠다 한들 불가능하다는 걸 잘 알지만, 그래도 한때 우리의 사이가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였으니 이해할만한 설명을 해 주는 것도 서로 간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유변이 피식 웃었다.
“정말 끌고 나가지 않으시겠소?”
“허허, 그렇네.”
먼 옛날 함께 했을 때도 조강선과 그의 무공의 경지는 큰 차이가 존재했지만, 지금 보니 그의 관점에서 조강선은 더욱 괴물이 되어 있었다.
유변의 본업이야 본래 의원이었지만, 주백자와 조강선과 함께 한 시간만으로 그의 무공도 비약적으로 상승하니 일문을 차려도 좋을 만한 실력을 갖출 수 있었다. 그 수준이란 당시의 천하오절로 불리던 자들 옆에서 혈마를 상대로 싸웠을 정도의 실력이었다. 그런 그때에도 주백자와 조강선은 천하오절 이상의 무공을 보여 줬었다.
현시점에서 유변의 무공은 사실상 천하오절의 자리를 두고 다퉈도 될만한 수준에 오른 상황이었다. 다른 마종을 이끄는 신마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으니 그 누구도 그를 함부로 대하는 자는 없었다. 그저 싸움이 그의 업(業)이 아니니 경험만이 부족할 뿐이었다. 그런 그의 눈으로 보았을 때, 조강선의 끝을 감히 헤아릴 수가 없었다.
현재 천마신교의 태상교주와 교주 일가는 다른 신마들보다 분명히 더 강하다. 말 그대로 뛰는 말 위의 새의 위치에서 무인들을 바라보는 자들인데 주백자와 조강선은 진정한 천외천(天外天)인 존재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두렵군.’
속이 떨렸으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노력했다.
유변은 잠시 시선을 돌려 먼 하늘을 바라보았다.
조강선은 정자 안으로 들어와 구석에 가 앉았다. 그는 오랜 친구의 설명을 충분히 들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조 형. 나는 우리의 손으로 원건의 목숨을 끊었을 때, 그 아이에게 크나큰 죄책감을 느꼈소. 쫓기는 와중이라 내색할 수 없었지만, 나는 정말 절망적인 기분이었소.”
“나도 죄책감이 이루 말할 수 없었네. 우리가 모두 그의 스승이었지 않은가? 책임은 우리 모두의 몫이지 혼자 감당해선 안 되네.”
“조 형, 나에 대해서 얼마나 아시오?”
“우리가 함께한 세월이 보통 세월이 아니지만, 내가 어찌 자네의 모두를 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조 형. 건이가 주화입마에 빠져 폭주하였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주백자와 조 형의 반응이 생각나오. 우리의 가르침이 잘못된 것일까? 우리가 창안한 무공에 허점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때 나는 침묵했지만, 건이의 주화입마 원인은 바로 그에게 복용한 홍천환 때문이오.”
“홍천환? 지금 일월신마가 종남산에서 회수한 것 말인가?”
유변의 눈이 빛났다. 조강선이 종남산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감시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었기 때문이었다.
“일월신마를 만나셨소이까?”
“어쩌다 보니 내 제자와 다투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막아섰었네. 다만 내 목적은 자넬 찾는 것이었기 때문에 싸움으로 끌고 가지는 않았지.”
유변의 눈빛이 조강선의 말에 다시 한번 반응했다. 그때 문득 조금 전 받았던 서신의 내용에 떠올랐다.
“혹시 진도건이란 인물이 조 형의 제자요?”
조강선은 잠시 그때의 일을 떠올렸다.
“그렇네. 나도 건이에 대한 죄책감이 있었는데 우연히 비슷한 아이를 만나 한동안 가르친 일이 있었네. 녀석이 혼절하여 인사를 나누진 못했지만, 어쨌든 이리 재회할 줄은 몰랐네. 나는 이 아이가 차라리 임관이나 해서 군인으로 밥 벌어먹길 바랐거든. 그 때문에 내공도 특별히 전수하지 않았는데 일월신마와 싸울 정도로 성장했을 줄은 몰랐지.”
“그렇소이까?”
“녀석이 15세일 때쯤에 떠나고 한 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네. 어쨌든 고아였던 도건이를 거두고 지도한 일은 건이에 대한 속죄의 행동이었던 것이지만, 일월신마와의 싸움을 보니 내가 너무 무책임하게 내버려 둔 것이 아니었나 후회도 된다네.”
“듣고 보니 이름도 건(乾)이 들어가니 비슷하구려. 조 형께선 그렇게 속죄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구려. 우연히 비슷한 이름을 가진 아이를 거둬 다시 바르게 가르쳐 보겠다는……. 조 형다운 선택이오.”
“후우!”
조강선이 하늘을 보며 한숨을 푹 쉬었다. 유변의 얘기가 얼추 맞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진도건과 만났을 때, 그의 속죄는 조금은 고민 없이 맹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어린아이가 장성하면서 가르친 검술로도 좋은 성정으로 자라난 모습에 오히려 위로를 받기도 했었다.
그때 그는 문득 제자 원건의 인생을 자신들이 정한 방향으로만 규정하여 만들려 하지 않았는가, 의문을 던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거둔 제자 진도건이 좀 더 자기 의지로 자유롭게 살길 바라게 되었다. 결국 진도건이 15세가 되던 해에 이미 의젓한 성정을 가지고 있는 제자를 격려하며 그 곁을 떠나게 된 것이었다.
“자네의 속죄는 무엇이었는가? 건의 주화입마가 홍천환 때문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잠깐 상념에 젖었던 조강선은 다시 유변의 일을 되물었다.
“주백자와 조 형을 만났을 때, 나는 홍천환 제조에 성공하고 내가 직접 복용하면서 실제 그 효과를 체험했고 증명했음에 매우 기뻐했을 때였소. 아시다시피 나는 어려서부터 운양사(雲陽寺)에서 불공과 불문무공을 공부했지만, 의술과 약제술에 대한 집착이 심해 시체를 구해 해부도 하는 미친 짓들도 많이 저질렀소. 이런 행위를 들켜 파계승이 되었지만, 반대로 내 의술의 성장으로 많은 사람을 살리기도 했고 두 분이 그런 날 인정해 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내 기꺼이 두 분을 따를 수 있었던 것이오.”
“사실 우리 모두 비슷한 처지였지 않았나. 주백자도 파문당한 처지였고, 나는 군율을 위반하여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탈출하여 떠도는 신세였으니. 그러니 서로의 입장을 공감했던 것이지.”
서로의 과거 이야기가 깊어지자 조강선을 경계했던 유변도 조금은 긴장이 풀어졌는지 피식 웃음을 흘렸다.
“후후……, 그랬었지요. 나의 홍천환 제조에 대한 성과와 무공에 대한 두 분의 열정, 그리고 재능이 넘치는 원건이라는 아이와의 만남은 우리의 능력과 지식을 집대성하여 완성된 무인을 키워낼 수 있으리란 꿈을 꾸게 된 것이었고. 그러나 우리의 인연 이전에 나는 한 사내와의 중요한 인연이 앞서 있었소이다.”
“그게 누구인가?”
“지금 천마신교를 있게 한 최초의 마인(魔人)이자 마도(魔道)를 제시한 남자. 단용후(段龍吼), 그 사람이오.”
“단용후? ……지금 교주 일가와 연관이 있군.”
“그는 태상교주 단원진의 부친이고, 현 교주인 단지운(段智雲)의 조부라오. 그리고 지금 천마신교의 기치 아래 모인 모든 신마들의 부친이나 스승이었던 자들과 접촉하여 마도대의를 전파한 사람이기도 하오.”
최초의 마인이자 마도를 제시한 남자라는 설명은 조강선에게 매우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유변의 말에 따르면 단용후는 그와 같은 세대의 사람이었던 것인데 오늘날의 천마신교와 지금 그들로 인해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만든 원흉이라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자와 자네의 연은 무엇인가?”
“단용후는 새외나 중원의 변두리에서 핍박받는 문파에 마도의 방향을 제시하고 마공을 전파하였소. 언제고 대의를 붙잡아 세상에 관철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하면서 말이오. 그와 동시에 추진한 것이 나와 같은 비주류 신세인 의원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었소. 마도를 제시하진 않았지만, 공부를 계속하고 뜻을 펼칠 기회를 만들어 주겠다는 제안이었소. 솔깃했소. 그리고 그의 제안을 자세히 듣고 싶었지. 그는 내공을 증진 시킬 수 있는 영약제조법의 개발을 원했소. 그러면서 본인이 고민해 본 몇 가지 제조방안을 공유하면서 만약 성공했을 때 자신에게 찾아온다면 부와 권력을 모두 주겠다고 했소.”
“성공했지만, 찾아가지 않은 거로군.”
“얘기하는 부와 권력은 허황하지만, 제조법은 제법 그럴듯했소. 약제의 배합에 허점이 많아 고칠 부분이 많았지만, 그것을 연구하는 재미가 있었으니 난 그와 한동안 함께 시간을 보냈소. 하지만, 알다시피 단순한 약재 배합만으로 내공을 증진하긴 어렵소. 정말 수십 년의 자연 정기를 품은 전설 속의 공청석유(空淸石乳), 천년산삼, 백 년 묵은 하수오(何首烏) 따위조차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 어찌 쉽게 되겠소?”
“그러나 결국 자네는 홍천환을 만들었지.”
“그것이 다 단용후가 알려 준 천혼제정대진(天溷製精大陳) 덕분이오. 풍수(風水)의 조건이 적절히 어우러진 곳에 술진을 펼쳐 놓고 그 중심에 제조한 환단을 풍지(風紙)로 감싸 흙과 이끼를 채운 함에 보관하여 1년을 땅에 묻고 숙성시킴으로써 대자연의 정기를 막대하게 끌어모을 수 있소이다.”
“환상 속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군.”
“조 형의 존재나 이 육신이 아직 살아 있는 것도 비슷한 개념이 아니겠소?”
“허허……, 그렇긴 하지.”
뭔가 허상을 설명하는 것 같았음에도 조강선은 유변의 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미 보통의 인간들이 누릴 수 있는 천수(天壽) 이상의 수명을 살아가고 있는 본인들도 상식에서 벗어나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홍천환은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오. 다만 약제 제조법이 부실했듯이 이 대진에도 허점이 많았으니 바로 대자연의 정수를 끌어모음과 더불어 산천초목에 혼재되어 있는 온갖 사념(邪念)도 끌어모은다는 것이오. 그리고 이것은 제조된 이후에도 영향을 계속 받게 되어 시간이 오래 흐른 것일수록 더 강한 사념을 품게 되고 이것이 마기로서 나타나게 된 것이오. 제조에 성공하자마자 내가 복용한 홍천환과 20여 년이 지난 이후, 10대의 원건이 복용한 홍천환은 다른 특성의 영약인 것이오.”
유변의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에 조강선의 표정은 조금씩 심각해져 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말이 끝날 때쯤에는 역시 원건의 얼굴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홍천환에 깃든 마기는 결국 원건에게 잠재되어 유지가 되었던 것이고 그것이 무림맹의 협공에 의한 내상이 기폭제가 되어 폭발한 것이란 말인가?”
“그렇소이다. 마기란 것은 본래 그 크기가 작더라도 제 주인이 틈을 보이면 빠르게 성장하여 주인을 잡아먹는 법이라오.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였소. 원건을 우리 손으로 끝냈었던 날, 거기에 모였던 정사 고수들의 협공에 우리는 도주해야만 했지요. 그렇게 피한 종남산의 비처에서 나는 내 몸속에서 어느새 그 세를 불린 마기와 싸울 수밖에 없었소. 다행히 원건의 경우에 비교해 그 힘이 약하여 억제할 수 있었지만, 그 고통의 시간은 내가 행해 온 모든 일을 다시 상기시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소.”
“그래서 다시 만나기로 했던 약속을 뒤로하고 떠나버린 것인가?”
“우리가 정성을 다해 키운 제자를 우리 손으로 그 목숨을 거둔 일과 내 몸속에 자리 잡은 마기 때문에 겪은 고통은 나에게 엄청난 정신적 충격이었소이다. 이 모든 고통의 시작이 나로 인해 생긴 것을 자각한 순간, 내가 겪은 고통을 조 형께선 상상할 수 있겠소?”
대답하는 유변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눈조차 살짝 충혈되는 것으로 보아 그의 슬픔이 얼마나 컸는지 조강선은 그의 설명과 함께 비로소 이해되는 부분이 있었다.
조강선과 유변, 주백자 그리고 원건과 같이 산 세월이 약 10여 년.
피 한 방울 안 섞인 그들이었지만, 가족만큼이나 가까운 관계였다.
혈마로 화한 제자 원건을 무림맹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직접 목숨을 끊어야만 했던 그 순간의 슬픔. 그 슬픔을 서로 나누기도 전에 받아야 했던 무림맹과 사파 고수들의 이어진 협공에 반격하지 못하고 도주해야만 했던 현실. 유변의 큰 부상으로 인해 우연히 찾은 비처로 몸을 숨기게 하며 서로에게 고한 이별.
그때가 떠오른 조강선도, 유변도 다시금 슬픔으로 인해 침묵에 잠겨야만 했다.
무엇 하나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계획과 달리 주백자와 조강선을 떠날 수밖에 없는 선택을 한 유변을 조강선은 결코 나무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이젠 또다시 들어야 했다.
유변은 조강선에게 진도건이 그가 선택한 속죄의 길이냐고 물었다. 무엇을 위해 두 사람을 떠났는지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