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칼의 귀신-49화 (49/432)

49화 - 제10장. 인과율(因果律) (3)

모홍도를 보는 진도건의 머릿속에는 생각이 복잡하게 엉켜 있었다.

홍천환이라는 영약의 존재.

그것을 차지하기 위한 문파의 싸움.

기다렸다는 듯이 등장한 천마신교.

일단의 교도들이 그들의 앞을 가로막았고 일월신마라는 강력한 적이 등장하여 피해를 주고는 농락하듯 느린 속도로 산에서 내려갔다. 도주의 의미가 아닌 유인의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모홍도는 일월신마가 그를 죽일 것인지 살릴 것인지 물었지만, 진도건은 죽이는 쪽으로 생각이 들진 않았다. 어떤 연유에서건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었다. 오히려 모홍도가 지금 ‘계획’이란 말을 꺼냈을 때 여기에 대한 믿음이 더욱 강해졌다.

그렇다면 어떤 필요성이 있을까?

믿음이 강해져도 거기에 대해서 바로 답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결국은 기다려 볼 일이니 심정이 답답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넌 모르겠지만, 이미 중원 각지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네. 물론 본교의 전격적인 기습공격으로. 아직은 시작 단계이니 날아오는 소식들이 별로 없지만, 너희는 곧 두려워할 수밖에 없을 거야.”

“자신감이 넘치는군.”

“후후! 넌 전쟁을 왜 벌인다고 생각하나?”

“……탐욕이다.”

“그것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근시안적인 관점일 뿐이다. 기득권을 무너뜨리고 낡은 체제와 사상을 뒤집어엎어 새로운 세상의 길을 제시하는 것. 그것이 큰 관점에서 바라본 전쟁의 명분이고 이게 바로 천마신교의 대의마도(大義魔道)다.”

진도건이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모홍도를 돌아보았다.

“기득권? 체제? 사상? 도대체 무슨 헛소리냐?”

“크흐흐! 곧 천마신교의 세상이 올 것이다.”

실소를 흘리는 모홍도의 모습을 보며 진도건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가 얘기하는 단어들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한 적은 없지만, 최소한 이들이 얼마나 위험한 집단인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때였다.

끼익!

천장의 문이 열리면서 한 사람이 얼굴을 빼꼼 내밀었다.

“모 의원님.”

“응?”

“나와 보십시오.”

“오냐. 읏차!”

모홍도가 손으로 무릎을 짚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돌침상에 묶여 있는 진도건을 안타까움과 조롱이 섞인 표정으로 내려다보았다.

“네 운명을 결정지을 분이 도착하셨나 보구나.”

모홍도는 그대로 몸을 돌려 지하실을 빠져나갔다.

‘일월신마인가.’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진도건도 알 수 있었다. 천장을 올려다보는 그의 눈에 착잡한 감정이 떠올랐다.

천마신교의 계획, 생사의 기로, 보고 싶은 사람들…….

모홍도와의 대화 이후로 상념이 더 많아진 것 같았다.

한편 지하실을 빠져나와 일월신마를 맞이하러 간 모홍도는 일월신마가 아닌 연이 와 있음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일월신마께선 어디 계시고 왜 연께서 먼저 오셨소?”

“전령으로 왔습니다. 일월신마께서는 오는 길 마을에서 하룻밤 자고 오신다 하셨습니다.”

“아아? 그게 무슨……. 그럼 홍천환은 갖고 오셨소이까?”

“직접 전달한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하아…….”

모홍도가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홍천환은 천마신교의 계획하에 복용할 준비를 마친 인물이 따로 있었다. 그리하여 그에게 내려진 지시는 홍천환을 회수하는 대로, 후방으로 전달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일월신마는 홍천환을 계속 손에 쥐고 놓지 않았다.

인제 와서 탐을 내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어도 그의 무공 경지와 지위를 생각해 보면 그런 것들에 초탈한 인물이란 생각이 앞서 들었다. 그러니 모홍도로서는 일월신마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어 짜증이 나는 상황이었다.

“홍천환도 안 가져왔다면 무슨 전령이오?”

“대마의(大魔醫) 유공(劉公)께서 어디 계신지 알아 오라 하셨습니다.”

“대체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질문이오? 홍천환을 쥐고 그런 것을 묻는다면 저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소이다!”

마침내 모홍도의 짜증이 터져 나왔다.

홍천환에 대한 계획은 교주와 대마의 두 사람이 기획한 것으로 현재 공석인 혈마교종(血魔敎宗)의 주인을 세우는 일과 관련 있는 일이었다. 혈마종의 교도들과 그들의 주인이 될 자는 천마신교 교주의 수족이 될 자들이기에 사방에서 전쟁을 수행하는 일만큼이나 중요한 일이었다. 그러다 보니 모홍도로서는 일월신마의 의도를 의심하게 되는 것이었다.

“하아.”

모홍도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렇게 말해 봐야 연은 그저 무영각의 일원으로서 각 종주의 감시와 연결고리 임무를 수행할 뿐이지 주체적으로 의견을 피력하는 역할을 하는 자들이 아니었다.

역시나 연은 관심 없다는 표정으로 대답 없이 서 있을 뿐이었다.

“흐음!”

모홍도는 연을 흘겨보고는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사실 계획대로 되지 않고 일월신마가 멋대로 행동한다 한들 그에게 큰 징계가 내려지진 않을 터였다. 태상교주와 일월신마는 서로 친우 관계였기 때문에 일월신마의 행동이나 판단에 대해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왔다. 두 사람은 서로의 판단을 신의 뜻이라 하며 존중할 정도였다.

“후우! 내가 짜증 내봐야 무슨 힘이 있을까. 대마의께서는 기련산맥 너머 청해 서녕(西寧)에 계실 것이오.”

“전달하겠습니다.”

“난 연께서 떠나면 즉시 전서를 띄울 생각이오. 일월신마께서 어떤 의중을 갖고 계신 지 모르겠다고.”

“같이 전달하겠습니다.”

연이 살포시 웃으며 대답했다. 그녀는 포권을 쥐며 모홍도에게 인사를 건네고는 곧바로 경공을 펼쳐 마을을 떠났다. 빠르게 멀어져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모홍도가 다시 한번 한숨과 함께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박 촌장, 내가 한 말 그대로 전서를 띄우게나.”

“알겠습니다.”

연의 등장으로 잠깐 마을 입구에 모였던 사람들은 곧장 자신의 거처들로 돌아갔다. 얼마 후, 마을 한쪽 구석에서 발목에 서신을 매단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올라 서쪽을 향했다.

이 전서구는 얼마 날아가지 못했다.

푸드득!

비둘기가 순간 공중에서 멈칫하더니 격하게 날갯짓을 하며 몸부림쳤다. 그러자 갑자기 빨려가듯 아래에 있던 숲으로 푹 꺼져 사라졌다.

구구-!

비둘기는 어느새 진도건의 스승, 반백발의 노인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숲 나무 제일 꼭대기보다 십수 장은 더 높이 날던 비둘기를 허공섭물로 끌어당긴 것이었다.

구-! 구-!

새대가리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현상으로 사람 손에 잡혀 버린 비둘기는 연신 손안에서 발버둥 쳤다.

“쉬이… 쉬이…….”

노인이 입으로 바람 소리를 내며 비둘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날뛰던 비둘기가 흥분을 가라앉혔는데 손을 느슨하게 쥐고 풀어 주어도 노인의 손 위에 올라와 차분히 기다리고 있을 정도였다.

“착하구나.”

노인은 오른손으로 비둘기 발목에 묶인 서신을 풀어 보았다. 그 내용을 확인한 노인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시선이 나뭇잎들 사이로 보이는 먼 하늘에 닿았다. 아주 오래전 인연을 잠시 추억했다.

다시 서신에 닿은 시선.

거기엔 홍천환을 손에 쥔 일월신마가 예정과 다른 행동으로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과 그가 천무방 진도건이란 자를 생포하였는데 이 역시 의도를 알 수 없으니 의견을 청하며 서둘러 산을 넘어오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내용은 노인이 알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

천리도청술(千里盜聽術)로 엿들은 내용엔 대마의의 소재지와 전서를 보내겠다는 말을 토대로 이 전서구를 낚아챈 데에 갖는 기대는 마지막 수신자의 이름에 있었다.

대마의 유변.

인연의 시작을 따지면 벌써 100여 년 전 일이었으며 4, 50여 년 전에 적으로부터 숨어 있기로 한 종남산 비처(秘處)에서 종적을 감추는 바람에 살아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던 오래된 친구의 이름이었다.

혈마지란을 일으켰던 혈마 원건의 세 스승.

한때는 악의사라는 별호를 가진 유변과 또 다른 오래된 친우 반선 주백자와 세월을 함께 살아온 남자.

이름을 감추어 진도건에 스승이라는 단어로만 기억되던 노인은 바로 파사검창 조강선이었다.

유변이 살아 있었고 그보다 나이가 몇 살 더 많은 조강선도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 있으니 반선이라 불렸던 주백자도 현세에 살아 있음은 당연했다.

나이를 잊고 살아왔지만, 대충 헤아려 보아도 일생의 기간이 150년 이상은 되는 것 같았다. 본인은 반선이라는 이름처럼 되어 버린 주백자로부터 신선술을 함께 공부하게 되면서 그의 수명이 늘어났지만, 유변은 도대체 어떤 기연으로 지금까지 살아 있는지도 궁금했다. 또 어째서 그가 천마신교라는 위험천만한 집단과 함께 하는 것인지도 궁금했다.

“이 많은 궁금증을 모두 털어 낼 수 있을 정도로 자네가 날 환영해 주었으면 좋겠구나.”

조강선은 서신을 다시 말아 비둘기의 발목에 묶었다. 그리고 손으로 가만히 비둘기의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날아가거라. 네 뒤를 따라갈 것이니.”

구-!

푸드덕!

비둘기는 마치 조강선의 말을 알아듣고 대답하듯 한 번 울더니 날개를 펼치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곧 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날아가자 조강선은 잠시 마을 쪽에 시선을 던지고는 비둘기를 쫓아 숲 위를 나는 듯 내달렸다.

‘도건아, 잘 헤쳐 나가거라.’

그의 발에 밟혀도 쳐지는 나뭇가지 없었으며 오히려 순풍을 타고 공중을 미끄러지듯 나아가니, 그 모습이 마치 신선들이 구름 위를 노닐며 허공답보(虛空踏步)를 펼치는 것만 같았다.

* * * *

“홍도가 그런 말을 했다고? 성질머리 급한 건 아직 고치지 않은 모양이로구나. 크크크. 윽! ……살살하시오, 살살.”

침상에 누워 얘기하던 일월신마는 웃다가 갑작스러운 통증에 인상을 찌푸렸다. 맞고, 베이고 하는 통증은 아무렇지 않았지만, 약 때문에 찾아오는 통증은 독약보다 고통스러웠다.

상의를 모두 벗어 드러난 몸통에 새겨진 커다란 상처들도 끔찍한데 일월신마의 얼굴 상처는 그의 강렬한 눈빛과 겹쳐 노의원으로서는 저승사자를 마주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떠는 기색이 보이는 노의원을 일월신마가 어깨를 다독였다.

“의원 양반, 본좌의 얼굴이 그리 무섭나? 그러다가 실수하지 말고 침착하게 해. 사지 멀쩡하게 걸어 돌아가야 할 거 아닌가? 꼬락서니가 이 모양이라 그렇지 본좌가 살인광은 아니야.”

“예이, 예. 조심히…… 진료하겠습니다.”

노의원이 고개를 수그리며 대답하곤 다시 상처를 소독하고 약을 바르는 데 집중했다. 일부 벌어진 상처는 주위에 마취약을 바른 후 생살을 꿰맸는데 마취약이 효과가 별로 없어 바늘이 피부를 뚫을 때마다 일월신마의 미간이 찌푸려지길 반복했다.

“대마의께 알려져도 괜찮으십니까?”

“알려져도 뭐, 글쎄……. 그 노괴가 투덜거리기야 하겠지만, 본좌를 상대로 어찌할 수 있겠는가?”

일월신마도 대마의 유변의 나이가 자신보다 많은 것을 넘어 100살을 훌쩍 넘긴 괴물임을 알고 있었다.

“태상교주님도 성을 내실 것 같은데요?”

“단원진(段源辰)이? 단 태상이야, 너보다 본좌가 더 잘 알지 않느냐? 아마 처음에는 성을 내도 바로 본좌를 이해하게 될 것이야. 구마진(邱馬鎭)이가 크게 섭섭해하겠지.”

“구마진에게 홍천환을 주지 않으실 생각이십니까?”

일월신마가 연을 힐끗 쳐다보았다.

천마신교 교주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무영각의 인물. 아주 잠깐 머릿속으로 이해득실을 따져 본 일월신마가 고개를 끄덕이곤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다. 본좌에게 더 재밌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지.”

“그렇군요.”

“떠들고 다녀도 상관없다.”

“별로 그럴 생각 없습니다.”

“호오? 본좌는 너의 역할을 존중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인데. 드디어 이 할아비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게냐?”

“누가 할아비에요? 우웩! ……전 그저 구마진이 싫을 뿐이에요. 으으!”

음흉한 눈으로 자신을 훑어보던 구마진의 얼굴이 머릿속에 떠오르자 연의 표정에 싫은 기색이 역력히 드러나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끌끌끌!”

천마신교는 아홉 개의 교종(敎宗)을 아래에 거느리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교종은 제각각 본래 다른 근본이 있던 종교, 집단들인 데 반해 혈마종은 순수하게 중원을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약간 광신도에 가까운 집단이었다.

한 남자가 천하제일 무림대회에 출전하여 최후의 1인이 되었으나, 무림맹의 질투심으로 피습을 당하고 혈마로 각성하여 부패하고 비열한 정파무림에 일격을 가했다는 이야기와 혈마라는 이름이 주는 위상을 추종한 무리는 혈마 사후(死後) 조금씩 늘어났다. 천마신교는 이들을 흡수하여 혈마종이란 이름 아래 묶어 두었는데 그러다 보니 다른 교종들과 달리 무리를 통솔할 주인이 없었다.

태상교주 단원진은 임시로 혈마종을 통솔하면서 신교 소속 의원들을 함께 이끄는 대마의 유변과 논의 끝에 유변이 봉인해 둔 홍천환을 회수하기로 계획하였다. 그리고 흡성대법(吸星大法)을 익힌 구마진에게 홍천환을 복용시켜서 혈마의 상징성을 가지고 혈마종주의 직위에 앉힐 계획이었다.

당연히 구마진은 홍천환을 복용하고 2대 혈마의 자리에 올라갈 꿈을 꾸고 있었으니 만약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당장 일월신마에게 흡성대법을 시전하려 들지도 몰랐다. 물론 일월신마가 쉽게 당할 리 만무했지만.

“본좌도 그놈은 별로이니라.”

누웠던 일월신마가 침상에서 상체를 일으켜 앉았다. 그의 상처들이 연의 눈에 더 명확하게 들어오자 그녀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연은 몇 년간 일월신마를 수행하면서 그가 이런 중상을 입을 줄은 꿈에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형식적인 신교 내 서열상으로는 일월종이 다섯 번째였지만, 그들의 수장만 떼어 놓고 본다면 능히 수위를 다툴 정도의 초강자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일월신마에게 저런 상처를 남긴 진도건이란 사내는 다시 생각해 봐도 참 대단하긴 했었다. 내공의 질과 양의 격차가 천지 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므로.

노의원의 붕대질을 하는 손길이 일월신마의 몸통을 지나 얼굴에 닿자 잠시 대화가 멈추었다. 마침내 노의원이 치료조치가 끝이 났고, 곧 방에는 일월신마와 연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몇 시쯤 되었느냐?”

“이제 진시쯤 되었을 겁니다.”

“잠을 오래 자기는 했구나.”

동틀 무렵 마을에 도착해 객잔 방을 잡고 곯아떨어졌으니 해가 뜬 시간 대부분을 꿈속에서 헤맨 셈이었다. 연이은 격전과 긴장감에 피로가 많이 쌓였던 것이었다.

“가자꾸나. 도착하면 모홍도 놈이 징징댈 걸 생각하니 재밌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예.”

연이 먼저 방을 나서고 일월신마도 곧 뒤를 따랐다. 어느새 주변에 연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그것이 무영들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어서 일월신마도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객잔 밖엔 미리 사 둔 말 한 필이 있었다. 바로 말 안장 위에 올라타 말 머리를 이끄니 일월신마는 곧장 모홍도가 있는 천마신교의 마을로 향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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