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6화 〉나아가야 하는 이유.
"이게 아직도 남아있었나."
주드는 드넓은 바다를 위태롭게 나아가는 작은 배가 그려진 낡은 책의 표지를 보았다. 그는 느긋하게 책을 펼치며 내용을 훑었다. 뭔가 특별한 책은 아니었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들려주는 동화책 같은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적어도 그에게만큼은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 책이었기에 그녀의 침대 옆에서 이것을 발견했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로웠다.
"후구웃. 제발 그만..."
그의 앞에는 캐트시 여인이 허덕이며 그를 간절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대체 뭘 그만두라는 건지 모르겠는데. 그냥 책을 읽고 있는 거뿐이잖아?"
"흐윽, 그건... 후냐아악?!"
그녀는 주드에게 무어라 말해보려 했지만 자신의 아래로 파고드는 파시틸라로 인해 말을 이을 수 없었다.
"힛? 흐이이잇!"
파시틸라는 매끄러운 촉수와도 같은 자신의 몸을 한껏 이완해 여인의 다리를 휘감아 고정시키고 공중으로 들어 올린다. 사로잡은 암컷이 도망칠 수 없게 하려는 행동이다. 그리고 그 효과는 보시다시피 탁월하다.
"헥! 학! 하악!"
그런 상태라면 여인의 몸으론 혼자서 빠져나올 수 없다. 공중에 들어올려져 발은 땅에 닿지 않으며 손으로 아무리 파시틸라를 떼어보려 애써도 맨손으로 잡아봤자 미끌미끌한 음액에 미끄러지고 오히려 행위를 재촉하는 꼴이 될 뿐이다. 만일 파시틸라에게 습격당한 여인을 제때 풀어주지 않고 내버려 둔다면 어떻게 될까? 그 예가 바로 그의 앞에 있었다.
"흐읏! 항!"
인간이 아님에도 인간과 같은 행위로 번식하려는 촉수의 행동에 여인의 몸은 점점 달아오르다 결국 암컷의 소리를 흘리고 만다. 파시틸라의 몸체를 코팅하고 있는 매끈매끈한 점막은 다른 몬스터들이 가지고 있는 음액과 다르지 않다. 파시틸라는 뼈 하나 없는 말랑말랑한 몸 때문에 다른 동물들에게도 사냥당할 만큼 약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몬스터는 몬스터였다. 파시틸라에게 붙들려 꼴사납게 허공을 휘저으며 버둥거리던 다리의 움직임은 줄어들고 어떻게든 자신을 범하는 파시틸라를 떼어내고자 붙잡던 손도 힘이 빠져 축 늘어진다.
"하긍! 하읏! 냐앙!"
찌븝찌븝찌븝, 파시틸라는 제 머리이자 인간의 모양과 같은 생식기로 여인의 보지 구멍에 파고들었다 빠져나오기를 반복하고 그 행동에 여인의 몸은 속절없이 반응한다. 그녀의 몸이 파시틸라의 행위에 힘없이 흔들릴 때마다 파시틸라의 음액과 땀으로 번들거리는 구릿빛의 가슴이 한 쌍이 포동포동 흔들리는 모습과 파시틸라가 쑤실 때마다 줄줄 물을 흘리는 여인의 균열은 보고만 있어도 성욕이 끓어오르는 광경이었다. 그러나 정작 그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때 잠깐 내버려 뒀어야 했는데."
파르즈에 완전히 도착하기 전 벨카를 덮치려던 파시틸라들을 떠올리고 있었으니까. 괜히 다른 것들이 자신의 암컷을 건드리려는 꼴이 거슬려서 좋은 광경을 놓치고 말았다. 그렇다면 적어도 지금 그의 앞에서 파시틸라에게 범해지고 있어야 하는 건 벨카와 헬레나였어야 했는데.
"흐냐아아아!"
그가 생각에 빠진 사이 결국 파시틸라가 한껏 수축했다 다시 파고들어 그녀의 깊숙한 곳에 씨앗을 뿌린다. 꿀럭꿀럭 균열의 틈으로 새어 나오는 하얀 씨물의 모습을 본 시타는 쾌락 어린 숨을 내쉬면서도 절망스럽게 읊조렸다.
"후읏, 싫다냥. 몬스터의 아기는 절대로..."
물론 그도 몬스터의 정액을 받아들인 보지를 사용하는 건 사양이었다. 아마 벨카였다면 파시틸라가 그녀에게 씨를 뿌리는 걸 두고 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내버려 둔 이유는 간단했다. 그녀는 벨카가 아니었으니까.
"그래, 네가 몬스터의 어미가 되는 건 나도 곤란하지."
적어도 그가 벨카와 헬레나를 다시 손에 넣기 전까지 자신의 씨받이가 되어주어야 했다.
"그럼 몬스터의 새끼를 낳지 않을 방법은 너도 알고 있겠지?"
여인이 몬스터의 씨를 받았을 때 성장시키지 않으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었다. 첫째는 간단하게 피임 효과가 있는 약초를 먹는 것이고 두 번째는 같은 인간의 정을 받아들이면 되었다. 이쯤 되면 충분하다 싶어 그가 허공에 안수즈를 그려 넣자 아직까지 그녀의 몸을 탐하던 파시틸라가 그대로 잘려나가며 피를 흩뿌린다. 그녀의 몸을 들어 고정하던 것이 사라지자 시타는 일어서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흐뉴으."
파시틸라가 조각난 상태에서도 조금이나마 꿈틀거리는 가운데 피투성이가 된 그녀를 향해 말했다.
"몸을 깨끗이 하고 나와."
그는 화장실의 문을 닫고 방의 침대로 돌아가 누웠다. 침대는 한 사람이 사용하는 것이라고 보기엔 지나치게 넓다. 적어도 두 사람은 사용해야 맞는 크기. 캐트시들이 파르즈에서 잘 사는 편은 맞지만 그렇다고 모든 캐트시들이 모두 부자는 아니었다. 게다가 시타는 고작해야 작은 여관의 주인, 그녀 혼자서 이렇게 큰 침대를 사용하는 건 이상했다. 그리고 집안 이곳저곳에 보이는 흔적들이 그녀가 혼자 침대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무엇보다 가장 결정적이었던 건 침대의 옆에 세워져 있는 손때가 가득한 갑옷 거치대였다. 갑옷 거치대는 키만으로 따져봐도 시타보다 머리 하나는 크고 어깨를 받치는 위치도 높다. 서랍장을 열어보면 각종 액세서리 가운데 한 쌍으로 제작된 반지의 보관함도 보였다. 그 외에도 이곳저곳을 열어보면 명백한 남자의 옷과 속옷들이 쌓여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사실을 확인하면 할수록 거슬리는 불쾌감.
"역시 결혼을 했었나."
문득 손에 쥔 책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왜 이런 낡은 책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었을까? 아무리 책이 귀한 편이라도 동화책 정도야 다시 구하는 건 일도 아닐 테니 버려도 상관없었을 텐데. 그러다 다른 서랍을 다시 열어보았을 때 깨달았다. 그곳에는 그의 손바닥보다도 훨씬 작은 신발과 양말, 작은 인형이나 입을 수 있을 법한 옷들과 장난감들 가운데 빈 공간이 있었으니까. 그 공간에 책을 놓아보면 아니나 다를까 제자리를 찾은 것처럼 딱 맞아떨어졌다. 그때 멀리서 대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직 문 닫을 시간이 아닌데? 시타! 어디 있어?"
마침 좋은 관객이 도착했다. 그는 일이 점점 더 즐거워진다고 생각하며 그가 방에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터벅터벅, 다가오는 발소리.
"후으응, 기다렸냥?"
그가 가만히 누워 있으니 시타가 문을 열고 모습을 드러낸다. 최대한 깔끔하게 씻으려 노력했는지 그녀의 구릿빛 피부가 조금이나마 새하얘 보였다. 다만 거슬리는 점이 있다면.
"타월로 몸을 가릴 필요가 있나?"
"흐뉴, 하지만."
시타는 부끄러운 듯 늘씬한 다리를 배배 꼬았지만 그는 자신이 덮고 있던 이불을 치워 보였다. 그러자 그의 물건이 우뚝 서있는 모습이 드러난다.
"아..."
그녀는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꿀꺽 침을 삼킨다. 급한 건 그가 아니었다. 안 그래도 수인은 보통 인간보다 성욕이 강한데 마법을 통한 세뇌로 그녀에게 자신과의 번식을 의무로 인식시키고 몬스터의 음액을 보지 속까지 빠짐없이 버무려지도록 범하는 것을 놓아두기까지 했다.
"지금 급한 게 누구지? 아니면 그대로 몬스터의 새끼를 낳고 싶나?"
주드의 말에 결심이 섰는지 그녀가 몸을 가리던 타월에서 손을 뗀다. 시타는 다시 한번 완벽한 나신이 되어 그의 앞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그녀의 시선은 그의 자지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그리곤 침대에 올라와 그의 가랑이 사이에 엎드린다.
"후냐아앙."
시타는 그의 물건을 코앞에 가져다 대곤 녹아내린 표정으로 킁킁 냄새를 맡았다. 끄트머리에 닿는 거친 콧바람이 음탕하고 절박한 마음을 감출 줄 몰랐다. 애타는 표정으로 혀를 내밀고 그의 것을 핥게 해달라 애원하는 암컷의 얼굴이 마음에 들었다.
"원하는 대로 해도 좋아."
그는 수동적으로 상대에게 행위를 맡기는 건 그리 좋아하는 일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녀가 자신이란 수컷을 원하고 있다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후냐암! 쫍! 쪼옵! 쭙! 쭙!"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시타는 그의 좆을 입에 물고 쪽쪽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그건 또 의외의 모습이었다. 어지간히 달아오르게 만들어서 바로 제 보지 구멍에 그의 것을 집어넣고 신나게 허리부터 흔들 줄 알았더니. 아무리 씻어도 씻어낼 수 없는 지독하면서도 짭조름한 수컷의 맛과 냄새가 그리도 좋은지 이미 실컷 빨아놓고서도 더 맛있게 빨아마시는 그녀.
"후히잇. 이런 거 남편에게도 해준 적 없다냥."
시타는 그의 정을 꼴깍 삼키고 난 뒤에야 허리를 들어 벌렁거리며 물을 흘려대는 제 보지를 그에게 훤히 보이며 우뚝 서있는 그의 좆에 입구에 맞춰 보였다.
"마침 잘 됐군. 관객도 있으니 같이 즐겨보자고."
"냥?"
의아해 하는 시타를 보며 그는 손짓으로 옷장의 문을 열어 미리 숨겨두었던 관객을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그곳에는 웬 캐트시 남자가 알몸으로 무릎을 꿇은 채 눈을 부릅뜨고 제 자지를 뻣뻣이 세우고 있었다.
"냐앗!?"
그 모습을 본 시타는 경악한 듯 눈을 크게 뜨며 몸을 굳힌다. 그럴 만도 했다. 그야 그는 그녀의 남편이었으니까.
"마, 마틴, 어째서 거기에 있냥?"
그는 시타가 몸을 씻고 나오기 전에 먼저 이 방으로 들어왔었다.
"뭐야! 넌! 시타는 어디 있어!?"
"흠, 시타의 남편인가?"
사실 그를 방에서 처음 마주쳤을 땐 주드도 꽤 놀란 상태였다.
"잠깐, 그보다 이 냄새. 어딘가 익숙한...?"
왜냐하면 그는 주드가 벨카와 헬레나를 데리고 처음 파르즈에 왔던 날 문 앞에서 마주쳐 태자를 넘겨주었던 경비병이었으니까.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라고 그는 특별히 그의 말을 막고 옷을 벗도록 만든 다음 옷장 속으로 들어가게 만들고 움직일 수 없도록 마법을 걸어놓았던 것이다.
"어, 언제부터."
"저 녀석은 신경 쓰지 마. 시타."
"후으냥?!"
그가 손을 들어 그녀의 구릿빛 봉우리를 쥐자 부르르 몸을 떤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잖아?"
"흐냐아아아."
그의 손에는 이미 파시틸라로부터 따로 채취해 두었던 음액이 범벅되어 있었다. 그가 그녀의 봉우리를 부드럽게 쥐었다 피며 조물거리다 그녀의 살갗을 타고 내려와 보지를 그대로 파고들어 음액을 쑤셔 넣었다. 시타는 한계를 알리며 스스로 두 손으로 조갯살을 활짝 벌리고 자신의 남편을 보며 헤벌쭉 웃었다.
"마틴, 미안하다냥. 내 자궁은 마틴의 아기보다 주드의 아기가 갖고 싶다고 한다냥."
그녀는 자신의 남편에게 제 보지가 주드의 좆을 삼키는 것이 잘 보이도록 엉덩이를 들어 그의 자지에 입구를 맞춰 보이며 그대로 허리를 내렸다.
"하구우우웅!"
마틴은 마법 때문에 고개를 돌리지도 못하고 자신의 아내가 암컷의 얼굴로 자신에게 해준 적 없는 적극적인 자세를 하고 물을 줄줄 흘리는 보지로 자신이 아닌 다른 수컷의 좆을 끝까지 삼키며 쾌락 어린 신음을 내뱉는 것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이건 꽤 즐겁군."
"히양! 항! 냐핫!"
그는 자신의 위에서 허리를 흔들며 봉우리를 출렁이는 시타의 모습과 몸을 움직이지도 못하고 눈물만을 흘리며 제 아내가 남의 위에서 좆을 삼키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마틴의 모습에 만족감을 느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불쾌해졌다. 자신의 위에서 허리를 흔드는 시타도 찔꺽찔꺽 방안을 울리는 음란한 물소리도 자신의 좆을 휘감는 뜨끈하고 쫀득한 보지의 감촉도 좋았지만 역시 벨카를 이 상황에 두었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괜한 질투 때문에 어셔를 치료할 생각을 하지 않아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고 말았으니까. 그는 시타를 벨카에 마틴을 어셔에 비추어 보며 자신의 좆을 물었다 빼는 감촉에 집중하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몸을 일으켰다.
"냐하아악! 흐냑!"
그리고 시타를 누르고 거칠게 허리를 흔들었다. 자신의 아내가 범해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남자의 앞에서 거칠게 그녀를 범한 끝에 안쪽 가득히 자신의 유전자를 새겨 넣었다.
"냐하아. 오늘 위험한 날이었는데냥. 우흑!?"
"하아, 마침 딱 좋은 날이었군."
"냐학!"
그가 좆으로 시타를 찍어내릴수록 그녀의 고개는 올라가 내려올 줄 모르고 그녀의 자궁은 밤이 새도록 씨앗을 받는 단지가 되어 주드의 정액을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