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5화 〉해야만 하는 것.
"아."
노을이 지는 저녁. 밤을 준비하기 위해 마차를 멈춰 세우자 그의 물건을 빨기 바빴던 벨카가 드디어 주변의 풍경을 확인하고 감탄하는 것이 보였다.
"여기는..."
헬레나 또한 할 말을 잃고 그 광경을 바라보기 바빴다. 그야 지금 그들은 노을이 지는 하늘의 한 가운데에 덩그러니 떠 있었으니까.
"오랜만에 보니 이 풍경도 나쁘지 않군."
그들이 실제로 하늘에 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저 앞을 보면 하나의 태양이 그들을 비추고 있었지만 자세히 보면 그 실체를 알 수 있었다. 해가 저물며 남은 반이 반사되어 마치 하나의 태양처럼 보이는 것이었으니까. 벨카는 천천히 마차 밑으로 내려가 하늘에 발을 디뎠다.
"...차가워."
"물?"
헬레나는 소녀의 발을 감싸는 노을과 그 아래로 비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하늘을 비추고 있는 것이 사막에 얕게 깔린 물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녀들이 그 광경에 빠져 있으니 어느새 뒷전이 된 주드는 혀를 차며 헬레나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때렸다.
"흐읏!?"
그러자 곧바로 뜨거운 신음을 흘리는 그녀. 탐스러운 둔부에 붉은 손자국이 남으며 균열의 틈으로 아직까지 남아있던 허연 씨물이 흘러나왔다.
"슬슬 저녁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
"아, 알겠습니다."
헬레나가 그의 위에 엎어져 다리를 떨며 말하는 모습은 풍경이 못지않게 아름다웠다. 그러다 발견한 모습에 주드는 헛웃음을 흘렸다. 그녀의 균열에서 씨물만이 아니라 애액도 함께 흘러나오고 있었으니까.
"맞으면서 느끼다니 괜히 이런 음탕한 몸을 가지고 있던 게 아니었나."
"아흣, 흐윽!"
한 손으로는 헬레나의 커다란 가슴을 조물거리며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엉덩이를 때려주었다.
"하흑!"
때때로 실수인 척 보지 둔덕을 치면 그녀는 그의 다리 위에서 생선처럼 퍼덕이며 조수를 흩뿌린다.
"몹쓸 하녀군. 식사를 빨리 준비해도 모자랄 판에 주인에게 맞으며 느끼고 있다니."
"으흑. 시정하겠습니다."
"아니,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그가 헬레나를 들어 빠져나와 그녀의 뒤에 올라타자 탐스러운 둔덕과 허벅지가 만나 살이 약간 접혀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암표처럼 잘빠진 몸이면서도 약간 살집이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그의 좆이 허벅지 사이로 파고들어 그녀의 균열을 쓸자 축축한 틈새가 저항 없이 삼켜버린다.
"아흐응!"
주드는 보기 좋게 휘는 그녀의 뒷모습을 감상하며 허리를 흔들었다.
"응흣! 아흣!"
그러면 철썩하는 소리와 함께 부드러운 살집이 그의 허벅지와 사타구니에 감겨오는 듯한 감촉이 그에게 부딪혀 온다.
"하, 이 느낌이 좋단 말이지."
"아욱."
밸카는 워낙에 가녀려서 이런 느낌을 주지는 못하니까. 헬레나는 색다른 맛으로 즐길 수 있었다. 자지를 쪽쪽 감싸는 축축한 보지와 보드라운 허벅지에 쓸리는 감촉까지 엎드린 상태에선 더욱 생생하게 즐길 수 있었다. 특히 그의 몸과 맞부딪힐 때마다 포근할 정도로 감싸는 부드러운 살집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는 그녀와 살을 섞는 보람 중 하나였다.
"어때? 이번엔 어디에 정을 싸주면 좋겠나?"
"흐윽! 후윽! 이대로... 보지 속에.
어차피 안에 쌀 생각이었지만 바란다면 더욱 그럴 수밖에.
"흐우우윽!"
그대로 허리를 밀어붙이자 그의 몸에 착 달라붙는 그녀의 살을 느끼며 정을 토해내길 얼마간.
"하아. 청소, 해드리겠습니다."
헬레나는 늘 그랬던 것처럼 자연스레 그의 다리 사이에 앉아 입으로 그의 물건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여자의 혀와 입안이 부드럽게 물건을 감싸는 느낌은 언제라도 질리지 않았다. 그렇게 기분 좋은 탈력감을 느끼고 있을 때 힐긋 벨카를 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마차의 아래에서 멍하니 해가 저물어가는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해가 완전히 저물어 주홍빛 만이 언뜻 비칠 때까지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이 풍경이 그렇게 아름답나?"
헬레나가 한 번 더 그의 좆물을 빨아 마시고 청소를 끝내고 나서 주드는 벨카의 뒤로 다가가 그녀를 껴안았다.
"응, 이런 곳도 있었구나 싶어서."
소녀는 그제야 먼 곳을 바라보던 시선을 거두고 그의 품에 기대었다.
"흐음, 그래? 그럼 이번 일이 끝나면 같이 여행이라도 다닐까?"
어차피 한 곳에만 머무는 건 그의 취향이 아니었기에 묻는 순간이었다. 노을이 완전히 저물어 투명한 물이 드러난 순간 물에 비치던 하늘을 가림막 삼아 스멀스멀 다가오던 불손한 존재가 보였다. 하필이면 그것이 벨카의 바로 아래까지 다가와 그녀의 발목을 낚아채려 하고 있었기에 그는 그녀를 옆으로 밀쳤다.
"읏!"
첨벙하는 소리와 함께 소녀가 주저앉음과 동시에 사람의 혀처럼 꿈틀거리는 기분 나쁜 촉수가 물 위로 솟구치며 그의 마법에 얼어붙었다.
"파시틸라. 그래, 이런 녀석들도 살았었지."
또 몬스터였다. 특히 파시틸라는 파르즈에서 가장 성가신 몬스터 중 하나다. 이곳은 수면에 하늘이 비치기 때문에 수면 밑이 보이질 않아서 그 아래에서 대놓고 기어 다님에도 습격당하기 전까지 웬만해서는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수면 위로 솟구쳐 나온 그대로 얼어붙어 인간의 성기와 유사한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 촉수들의 모습에 혀를 차며 그대로 발로 차 부숴버렸다. 촉수 하나가 놈들 하나와 같기에 한 무리가 그대로 죽어버린 셈이다.
"이건 꽤 골치 아프군."
몬스터들이 생각 이상으로 많이 꼬인다. 이곳까지 오면서 마주치지 않는 날이 더 드물 지경이었다. 조금만 빈틈이 있으면 이 모양이니 빨리 파르즈에 도착해야 할 듯했다. 그에게 밀쳐진 벨카가 다치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돌린 순간. 그가 발견한 건 밤 하늘에 주저앉아있던 소녀였다. 하얀 블라우스가 젖어 속이 비치는 모습에 그는 침을 삼키며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자, 일어서."
"...응."
벨카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대로 그의 손을 잡는다. 그는 그런 소녀를 일으켜 세우며 그대로 껴안아 버렸다. 그러자 의아하게 그를 올려다보는 그녀.
"하, 정말 방심할 수가 없군."
"하긋!?"
그는 그대로 벨카를 들어 올려 안았다. 속살을 파고드는 물건을 느끼고 그대로 신음을 내뱉는 소녀를 쓰다듬으며 그들의 관계는 잠들기 전까지 계속되었다. 다음날, 그들은 오늘도 마차를 타고 달리고 있었다. 힐디스비니가 땅을 박차고 달리면 물이 튀어 오르며 투명한 물방울을 쏟아내지 않았다면 하늘을 달리고 있다고 해도 믿어질 만큼 푸른 하늘을 비추는 땅. 확실히 아름다운 광경이지만.
"퉷, 짜군."
간혹 튀어 오른 물방울이 입에 닿기라도 하면 혀가 쪼그라들듯 짠맛을 그대로 느껴야 했다. 웬만큼 짜면 모르겠지만 지나치게 짜다. 덕분에 소금이 모자라는 일은 없지만 바람에도 소금기가 섞여 그에게 달라붙는 것만 같아 기분이 나빴다. 그러던 중이었다. 저 멀리서 초목의 숲이 보인 건.
"자, 벨카. 드디어 도착했어."
"후으?"
오늘 주드의 품에 안겨 그의 물건을 독차지하고 있던 벨카가 그의 말에 고개를 돌렸다. 처음엔 멀어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점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숲의 실체가 보였다. 나무로 이루어진 숲은 맞지만 나무의 형태는 무척 독특했다. 마치 뿌리가 지상에 드러난 것처럼 우거진 나무들이 소금기로 가득한 하늘에 떠서 서로에게 뿌리를 내리고 자라나는 듯한 모습이었으니까. 벨카는 그런 나무들이 그들을 지나쳐가는 모습에 시선이 빼앗긴 듯했다.
-우우우우!
그러다 주드의 귓가에 동굴 속에서 울려 퍼지는 듯한 동물의 커다란 울음소리가 들려와 주변을 살피면 촘촘히 우거진 맹그로브 숲의 저 멀리 숲보다도 거대한 동물들이 무리 지어 움직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잠깐이나마 경계했지만 몬스터는 아니었다. 역수로 쥔 검처럼 생긴 거대한 어금니로 땅을 긁고 풀을 뜯어 먹으며 긴 대가리를 땅에 대고 탐지하듯 움직이는 놈들은 파르즈의 토착생물 중에 하나였다. 그는 그것을 확인하고 벨카에게 말했다.
"아쉽지만 마차에 들어가 옷을 입어."
"어째서?"
"남들에게 네 알몸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거든."
"우응."
소녀는 아쉬운 듯 그의 좆을 한 번 꾹 조였지만 그대로 일어서서 마차의 안으로 들어갔다. 남들에게 그녀들이 자신의 암컷이라는 걸 자랑하고 싶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건 캐트시들이 냄새만으로 충분히 알아채는 것으로 충분했다. 괜히 놈들에게 그녀들의 맨살을 보이는 건 불쾌하니 말이다. 그리고 겨우 맹그로브 숲이 끝났을 때. 드디어 파르즈의 모습이 드러났다.
"내 발로 이곳에 돌아오게 될 줄이야."
파르즈를 칭하는 말은 많았다. 순백의 도시. 물의 도시. 캐트시들의 왕국. 예로부터 수많은 나라의 교역로가 되어 온 이곳은 그의 고향이었다. 그가 파르즈 가까이 다가가고 있으니 문득 입구가 소란스러운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고양이의 귀와 꼬리를 투구나 옷 위로도 보이게끔 자랑스레 보이며 분주히 움직이는 캐트시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이 그에겐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한심한지 알고 있을까?
혀를 차며 마차의 속도를 늦추며 다가가니 그들이 분주했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죽어있는 파시틸라들의 시체를 모아서 처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오기 전에 놈들이 습격했던 모양이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몬스터가 많이 쳐들어 오는 거야?"
"으으, 기분 나쁜 녀석들."
역겨운 것들이 역겨운 것을 역겹다 말하며 치우는 꼴이라. 우스운 코미디다.
"응? 뭐야. 저거 마차 아니야?"
"하나밖에 없는데?"
"다른 마차를 다 잃은 건가?"
"그런 것치곤 너무 멀쩡하잖아."
그들이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자 보초 둘이 파르즈로 가는 성문을 창으로 가로막았다. 그래봐야 길이만 길고 맹그로브 나무들과 엇비슷한 크기의, 성벽이라고 하기에도 뭣한 벽인데 말이다. 그러면서 캐트시들 중 하나가 다가왔다.
"파르즈엔 무슨 볼 일이오?"
그 물음에 주드는 가볍게 답했다.
"여행이지."
"여행?"
그의 대답에 캐트시는 황당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 놀랍지도 않은 반응이다.
"그리고 전해줄 것이 있어서 말이지."
"전해줄 거라니. 누구에게?"
"파르즈의 왕에게."
"하?"
그의 말을 들은 캐트시는 어이가 없는 듯 인상을 찌푸리지만 그 사이 마차 옆으로 다가온 또 다른 캐트시가 말했다.
"야, 이상한 건 아닌 거 같은데? 암컷 냄새가 죽이잖아."
"킁, 킁킁. 그러네?"
헬레나와 벨카는 마차의 안에 있는데도 냄새를 맡았는지 코를 킁킁거리는 녀석들. 그는 그 모습에 혀를 찼다.
"조금 확인해봐도 상관없나? 검문이 필요해서."
그들이 음흉하게 묻는 말에 그는 고개를 저었다. 누구 좋으라고 그녀들을 그들에게 보인단 말인가?
"전할 건 그게 아니라서."
그의 말에 캐트시들이 의문스러운 표정이 된 순간이었다. 마침 발소리가 마부석의 문을 열고 조심스레 발을 딛는 소리가 들려온 건. 그 소리에 캐트시들이 귀를 쫑긋거리며 그곳을 보는 순간. 그들은 경악했다.
"너, 뭐냐?"
"네가 뭔데 그분을...!"
캐트시들의 창은 어느새 그의 목을 겨누고 있었다. 주드는 순순히 두 손을 들어 올렸다. 어차피 통하지도 않겠지만 마법사라는 걸 들키면 귀찮아지니.
"이거 참. 사람 억울하게 만드는군. 기껏 길거리에 떠도는 걸 구해서 데려왔더니."
"...그게 사실입니까?"
그의 말이 의심스러운지 그대로 그의 뒤로 걸어 나온 캐트시 소년에게 물었다. 그들의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묻는 말에 고양이는 꿀꺽 침을 삼켰다. 마음 같아선 진실을 말하고 싶었지만 이곳에 오는 중에 그에게 경고했던 주드의 목소리가 지금도 귀를 맴돌며 소름 끼치게 만들었다.
"사실이에요. 그가 나를 여기까지 데리고 왔어요."
소년의 말에 그들은 빠르게 그의 목에서 창을 거두었다.
"죄송합니다!"
"무례를 범한 것을 용서해 주십시오!"
그리곤 한쪽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그들의 모습에 주드는 웃음을 간신히 참았다. 그들에게서 빼앗은 것도 다시 데리고 온 것도 그인데 말이다.
"폐하께 전해드리면 어떤 사례라도 해드릴 겁니다."
"아아, 됐어. 그냥 이 녀석만 깔끔하게 데려가."
"하지만, 그래선 은인을 뵐 면목이..."
"그냥 검문만 생략해 달라고. 좀 지쳐서."
"...그럼 후에라도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그들은 그제야 서로의 눈치를 보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들에게 소년을 넘겨주고 길을 연 그들 사이로 주드는 마차를 움직였다. 고양이는 그렇게 보초들 사이에서 스쳐 지나가는 주드와 눈을 마주쳤다. 섬뜩한 그의 미소에 몸을 떨면서도 고양이는 마차를 끝까지 눈으로 좇았다.
"폐하께서 얼마나 찾으셨는지 모를 겁니다."
"얼른 가시지요."
보초들의 말을 흘려들으며 고양이는 속으로 다짐했다.
'언젠가는 반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