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4화 〉해야만 하는 것.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흣, 아아..."
주드는 숨을 헐떡이며 두 팔로 제 몸을 끌어안은 헬레나를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했다. 그녀의 팔에 커다란 가슴이 눌려 일그러지는 모습이 보기 좋다.
"후앙! 앙!"
그러는 사이에도 벨카는 그의 품에서 스스로 허리를 흔들며 쾌락에 절여진 신음을 내뱉는다. 헬레나는 그런 소녀의 행위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녀의 손이 천천히 아래로 향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다리 사이로 들어가려 했을 때.
"멈춰라."
"으읏."
헬레나는 주드의 말에 손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마주한 눈동자는 흐릿했다. 그가 약속을 지킨다 말해도 끝까지 의심의 끈을 놓지 않던 매섭고 날카로운 여인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괜히 몬스터의 미약이 암암리에 거래되는 것이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빈틈이 있다면 정신을 파고들어 무너트리는 미약의 효과는 이미 그의 품에서 허리를 흔들기 바쁜 벨카로 인해 보증된 셈이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헬레나의 모습에 슬슬 그녀에게도 손을 대고자 했을 때였다.
-푸우우웅!
낮 동안 달리며 지친 몸을 쉬고 있었을 힐디스비니가 비상을 알린 것은. 힐디스비니가 있는 곳을 보자 저 멀리 밤의 황야에서 이쪽을 향해 스멀스멀 기어 오는 검고 큰 덩치들이 보였다. 주드는 그 몬스터들의 정체를 바로 알 수 있었다.
"아머드 크리켓인가?"
언뜻 보이는 형상이 데저트 로커스트와 비슷해 보이지만 그보다 덩치가 훨씬 크고 날개도 없어서 날렵하게 날아다니지 못하고 기어 오는 것을 보면 확실했다. 웬만해선 신경을 쓰고 싶지도 않은 족속들이지만 마주친 이상 어쩔 수 없었다.
"우으응?"
주드가 벨카를 들어 올리자 다리 사이에서 주르륵 정액을 흘리며 그를 의아하게 올려다본다.
"잠시만 참고 있어. 처리해야 할 게 생겼거든."
그는 대충 로브를 걸치고 그녀들을 잠시 내버려 두고 마차 앞에 서서 더 자세히 놈들을 바라보았다.
"포위라. 저능한 것들이 머리를 꽤 썼군."
아무래도 상당히 멀리서부터 그들의 존재를 눈치챘던 모양이다. 하기야 아무리 저능하다고 한들 근본은 인간을 증오하고 효율적으로 없애기 위해 태어난 것들이다. 몬스터도 아닌 가재나 힐디스비니보다 힘으로도 밀리는데 저런 재주 하나 없는 게 이상했다. 하지만 그런 것을 고려해도 너무 빠르게 그들을 눈치챘다. 이렇게 철저하게 포위하려면 정말 먼 곳에서부터 그들을 눈치챘다는 것인데. 그는 문득 놈들의 이상행동을 발견했다.
"하, 그런 거였나?"
놈들 대부분이 배 끝에 인간의 것과 유사한 기다란 생식기를 노출하고 군침을 뚝뚝 흘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 모습에 그는 놈들이 일찍이 그들을 눈치챈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는 힐긋 마차를 돌아보았다.
"후응. 하으."
"으윽."
벨카는 그가 좆을 빼낸지 얼마나 됐다고 손으로 제 균열을 만지작거리며 헐떡이고 있었고 헬레나 또한 달아오른 몸을 참지 못하고 뜨거운 숨을 내쉬고 있었다. 놈들은 자신의 숙주가 될 암컷들의 채취를 맡고 온 것이다. 몬스터의 미약이 효과가 확실한데도 생각보다 사용되는 빈도가 높지 않은 이유였다. 몬스터의 미약을 주입당한 여자들은 높은 확률로 다른 몬스터들을 잔뜩 끌어들이기 때문이었다.
"란투아에 오래 있었더니 너무 안일해졌군."
그렇기에 란투아에서 그 미약이 이용되는 일이 많다는 걸 처음 알았을 때 제법 놀랐었는데. 란투아가 평화로운 나머지 주의점을 잊고 있었다. 그곳에선 몬스터들이 습격한다고 해도 대부분이 귀여운 수준이었으니.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 땅이 조금은 낯설고 성가시다. 하지만 그것을 고려한다고 해도.
"감히 내 암컷들을 넘보다니 간과할 수는 없지."
벨카와 헬레나는 그의 암컷이다. 놈들이 학습된 본능에 따라서 움직인다고 해도 선을 넘는 행동. 자신의 암컷들을 저런 저능한 것들에게 내어줄 수는 없었다. 그는 놈들을 구름 지대 아래에서 만났던 가재들처럼 깡그리 태워버리고 싶었지만.
"쯧, 힘 조절을 해야겠군."
그는 성지와 파시페니아의 존재를 떠올리고 마법의 위력을 최대한 조절하기로 했다. 그 두 나라에 마법사라는 것을 들키면 꽤나 성가셔졌으니까. 파시페니아는 이미 이빨 빠진 호랑이나 다름없으니 회유하는 것만 피해 다니면 되겠지만 락 사리아 교국의 성기사들은 본격적으로 싸움을 걸면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어도 만만하게 보기도 힘들었다. 그는 놈들이 다가오는 모습을 차분히 관찰했다.
아머드 크리켓은 암컷 하나가 많은 수컷들을 지배하고 지휘하는 군체형 몬스터였다. 대부분의 몬스터가 때로 몰려다니긴 해도 놈들은 특히 그런 점이 두드러진다. 일단 암컷을 찾아 처리하면 놈들의 체계에 혼란이 생길 터. 꽤나 공을 들였는지 암컷의 덩치가 압도적으로 클 텐데도 위치를 찾기 힘들었다. 앞과 옆으로 보이지가 않아 뒤를 보니 역시 그들의 뒤에 커다란 덩치를 가진 녀석이 하나 눈에 띄었다.
"빙고."
그가 곧바로 '카노우'의 룬을 그리는 순간. 그 녀석과 눈이 마주친 듯한 느낌에 주드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가 원하는 대로 터져 나온 불꽃이 녀석이 있던 자리를 태웠지만 녀석은 커다란 덩치에도 작열하는 화염 속에서 멀쩡하게 기어 나왔다.
"수컷들을 방패로 삼았나."
놈의 발길질에 나뒹구는 붉게 익어버린 수컷들의 시체를 보고 그가 다시 룬을 그리자 주변의 수컷들이 암컷을 보호하기 위해 몸을 던진다. 그들이 방패가 되어 이번에도 암컷은 죽음을 피하는 듯했지만.
-끼기기긱!
그 사이로 고통스러워하는 암컷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화염이 걷히고 드러난 자리에는 붉게 익은 수컷들 위로 땅에서부터 솟아난 날카롭고 투명한 얼음 창에 가슴을 꿰뚫려 꼬챙이가 된 암컷이 발을 땅에 딛지 못하고 버둥거리고 있었다.
"아래를 조심했어야지."
그는 한 손으로 '카노우'를 그리며 나머지 손으로 '이사'의 룬을 그렸으니까. 그러자 대열을 유지하며 이쪽으로 다가오던 수컷들이 혼란에 빠져 우왕좌왕하는 것이 보였다. 그는 그 틈을 타. '오틸라'의 룬으로 모래를 조종해 만든 칼날로 놈들의 다리를 끊어버렸다. 그러자 놈들이 발버둥 치는 모습에 혀를 찼다.
"귀찮은 성지 놈들. 싹 쓸어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니."
성지만 아니었다면 구름 지대의 가재들을 쓸어버렸을 때처럼 간단하게 쓸어버렸겠지만 그가 구름 지대를 넘은 이유 중에 그들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괘씸하기도 했다. 하필이면 성지에는 대마도 시대의 마도구들이 상당수 남아있었으니까. 때문에 그는 몬스터들을 마법으로 죽이며 흔적이 남지 않게 처리하느라 제법 시간이 걸리고 말았다. 놈들의 시체를 모래로 덮어버리고 마차로 돌아갔을 때 그는 재미있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몬스터들을 처리하는 데 시간이 걸린 탓일까? 마차 안에는 진한 암컷들의 향기가 가득 차올라 끈적하고 무거운 공기가 가득했다.
"후응, 쭙."
"하아, 흣."
그 중심에는 하녀복을 반쯤 벗어버린 헬레나와 그의 좆집으로 있느라 나신으로 있었던 벨카가 서로 진한 키스를 나누고 있었다.
"이건 또 볼만하군."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아가씨의 몸을 탐하는 하녀라니. 아름다운 여인과 어여쁜 소녀가 쾌락에 취해 서로를 탐하는 모습은 좋은 눈 요깃거리라 그는 자신이 들어왔다는 걸 알리지 않고 잠깐 구경하기로 했다. 벨카와 헬레나는 그의 존재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서로의 몸에 빠져 있었다. 헬레나가 결국 옷을 벗고 나신이 되어 벨카와 몸을 맞댄다. 벨카 또한 그런 헬레나에게 몸을 비비며 쾌락을 갈구한다.
소녀의 여린 몸과 풍만한 여인의 몸이 서로에게 닿아 농후하게 뒤섞이며 하얗고 부드러운 살갗이 맞닿는다. 그녀들이 뒤섞이는 가운데 주드의 위치에선 여인의 꽃잎과 소녀의 꽃잎이 보기 좋게 맞물리며 서로의 꿀물로 젖어가는 모습을 그대로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참 아름다운 광경이었지만 그럴수록 더럽히고 싶은 광경이기에 그는 대충 걸쳐뒀던 로브도 놓아두고 그녀들이 뒤섞이는 침대로 다가갔다.
그녀들은 서로에게 집중해서 그를 눈치채지 못했지만 그의 좆이 그녀들의 꽃잎 사이에 닿아 살살 간지럽히자. 그제야 주드를 눈치채고 헬레나와 그녀의 위에 있던 벨카가 그를 보았다. 그녀들의 흐릿한 눈이 기대감을 담고 올려다보는 모습에 그는 즐겁게 헬레나의 꽃잎 속에 먼저 꽂아 넣었다.
"후으으윽!"
그러자 그녀는 소녀를 사이에 두고서 커다란 가슴을 출렁인다. 이미 간접적으로나마 벨카를 통해 미약의 영향을 받아왔으니 쾌락에 빠지는 것도 빠른 듯했다. 자지를 꼭 물어오는 여인의 속살은 소녀의 비좁은 틈과는 또 다른 풍미가 있기에 그 느낌을 즐기고 있으니 소녀의 불만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그으."
자신이 아닌 다른 암컷을 먼저 선택한 그를 질책하듯 질투가 섞인 촉촉한 금빛에 미소 지으며 여인의 속살에서 좆을 빼내자마자 단숨에 그녀에게 꽂아 넣었다.
"헤후웃!"
그러자 만족스러운 듯 신음을 내지르는 소녀에 이번엔 헬레나의 멍한 눈이 그를 응시했다. 그는 이어서 그대로 그녀에게 좆을 꽂아 넣는다.
"흐으읏!"
그런 식으로 번갈아가며 범하자 암컷들은 주드가 자신들을 공평하게 대할 것을 눈치챘는지 질투를 멈추고 저들끼리 입을 맞대고 키스를 나눈다. 그는 그 사이에 끼어들어 그녀들이 자신의 혀와 입을 탐하게 만들어 그녀들을 쾌락으로 물들였다.
"응! 하아!"
"헤으. 흣!"
그러다 어느새 잠들었던 것일까? 주드는 귓가에 들려오는 질척한 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깨어났다. 그의 자지가 여전히 뜨끈한 속살에 휘감겨 있는 느낌과 그의 배 위를 오가는 미끄러운 감촉에 눈을 뜨면 그의 배에 균열을 비비는 벨카의 뒤태와 그런 소녀를 앞에 두고도 커다란 존재감을 가진 가슴이 엿보이는 헬레나가 있었다. 아무래도 지금 그의 물건을 삼키고 있는 건 헬레나인 듯했다.
"하, 음탕한 년들."
그는 마음껏 그녀들의 보지 속에 씨앗을 심어준 후 마부석에 앉았다. 헬레나까지 암컷으로 전락한 이상 이제부터 그가 이 마차를 몰아야 했으니까.
"란투아에 오래 있긴 했지."
마법으로 마부석에 들이닥치는 모래바람을 막고 있는데도 코에 닿는 공기는 지극히 뜨겁고 건조했다. 란투아의 쾌적한 공기에 익숙해져 있었으니. 하기야 본래 넘어갈 수 있을 거라 상상도 못했던 옛날에나 교류가 남았던 구름 지대 너머의 나라다. 그 신선한 환경과 문화, 여인들의 향취에 생각 이상으로 머무는 시간이 길었던 것이 이유이리라. 하지만 그가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된 뒤로는 언제든지 넘어갈 수 있는 곳이 되었으니 아쉬울 건 없었다. 게다가 그는 다시 이곳으로 돌아온 것이 그다지 손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읍, 츄릅."
"츄읍, 파하."
마부석 아래에 앉아 그의 물건을 부드럽게 핥는 벨카와 헬레나가 있었으니까. 자신들의 가슴을 이용해 그의 물건을 감싸는 행동까지 기특하기 그지없었다. 그녀들의 존재야말로 그가 란투아에서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수확이다. 벨카는 두말할 것도 없고 헬레나도 만만치 않은 가치를 지닌 씨받이였다.
"설마 나도 요한의 실패작을 거두게 될 줄은 몰랐군."
하기야 나중에서야 진실을 알게 되고 절망하느니 이대로 그의 씨받이가 되어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 것이 헬레나에겐 행운이리라.
"쭈웁. 하아."
"츠읍. 웅."
그렇게 그녀들을 번갈아 가며 좆집으로 사용하고 습격해오는 몬스터들을 해치우며 나아가기를 며칠. 그는 파르즈의 도착이 머지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이제 곧인가."
끝없이 펼쳐져 있던 붉은 황야가 어느새 하얀 사막으로 뒤바뀌어 있었으니까. 그건 파르즈가 근처에 있다는 신호였다.
"우웅."
"하읏. 쯥."
그의 물건을 빨기 바쁜 그녀들에겐 이제 상관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는 웃음을 흘리며 마차를 돌아보았다. 여전히 어셔는 깨어날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딱히 돌아올 생각도 들지 않았던 좋은 기억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곳이었지만 그래도 벨카를 위해서라면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보는 고향 땅은 어떻지?"
"...!"
그는 슬그머니 밖을 내다보는 캐트시에게 물었다.
"동족들을 마주치면 처신을 잘하는 게 좋을 거다."
녀석의 말 한마디에 캐트시들의 운명이 정해질 것이다. 그의 손에 멸족하던 잠시나마 그 명줄을 연명하던. 캐트시의 눈에 짙은 공포가 드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