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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3화 〉해야만 하는 것. (163/220)



〈 163화 〉해야만 하는 것.

낡이 밝고 헬레나는 멍하니 황야를 바라보았다. 살면서 구름 지대를 넘을 수 있었던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주 없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무모한 행위라고 말할 수밖에 없기에 도전하는 이들이 극히 드문 일이었다. 그녀는 황야에서 시선을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땅에 닿을 듯이 내려와  하늘을 가로막은 구름의 장벽은 감히 넘보는 것조차 어려운 것이었는데 이토록 손쉽게 지나왔다는 사실이 여전히 믿기 어려웠다.


하지만 코에 닿는 건조한 공기가 이곳이 란투아나 인접한 국가들과는 전혀 다른 곳이라 말하고 있었다. 가장 큰 장애물을 지나쳤으니 이제 어셔의 치료제를 구하는 건 시간문제였다. 하지만 헬레나는 그 사실에도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흐읏, 응, 하응."

마차의 안에서부터 들려오는 쾌락에 물든 달콤한 신음.

"어때? 여기가 좋아?"
"하우. 조금만, 응! 더 안에... 후아응!"


연인에게 속삭이듯 애정이 가득한 주드의 목소리와 교태를 부리는 벨카의 목소리까지. 헬레나를 비롯한 일행은 안중에도 없다는  그들의 관계는 계속되고 있었다. 헬레나는 그 소리를 외면하고 황야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아직은 구름 지대의 근처이기 때문에 그들이 있는 곳에는 풀밭이 무성하다. 그녀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주변을 살피자 아니나 다를까 드문드문 풀숲이 흔들리는 모습과 함께 뛰노는 토끼들이 보였다.


헬레나는 마침 잘 됐다 싶은 마음에 마부석에서 내려왔다. 보존 식량을 충분히 들고 오긴 했지만 되도록이면 현지에서 식량을 구해 먹는 것이 더 좋았으니까. 힐디스비니 때문인지 마차의 근처에는 토끼들이 보이지 않아 그녀는 조금 떨어진 곳까지 나와야 했다. 풀을 먹느라 바쁜 갈색 토끼의 뒤로 조심스럽게 다가가 곧바로 뒷덜미를 낚아챘다. 토끼가 뒤늦게 도망치려 발버둥 치지만 그녀가 목에 단검을 꽂아 넣자 그대로 움직임이 멎는다.


 번째는 손쉽지만 다음이 문제다. 칼로 토끼를 찌른 직후부터 소리를 들은 토끼들이 도망치거나 숨을 죽인다. 녀석들이 상황을 전부 파악하기 전에 그녀는 새로 꺼내든 단검을 눈여겨보았던 다른 토끼를 향해 던졌다.

-끽!

그러자 몸에 단검이 박혀 발버둥 치는 하얀 바탕에 검은 점이 있는 토끼. 결국 다른 토끼들이 혼비백산하며 도망치기 시작했지만 헬레나는 미리 들고 왔던 활에 화살을 걸어 시위를 당겼다. 여러 마리의 토끼들이 도망을 치는 곳을 향해 한껏 잡아당긴 시위를 풀었다. 그와 동시에 쏘아진 화살이 토끼  마리를 관통해 그대로 땅에 꿰어버리는 것을 확인하고 숨을 골랐다.


"후우."


시위에 쓸린 가슴 쪽이 약간 시큰거렸지만 그 통증이 지금은 그녀를 약간이나마 진정시켜주었다. 그녀는 손에 쥔 토끼에게서 뚝뚝 떨어지는 피를 보다 풀이 계속 쓸리는 소리에 돌아보니 그녀가 던진 단검에 배가 뚫려 발버둥 치는 토끼가 보였다. 고통스러워하는 토끼의 모습에 곧바로 다가가 숨을 끊어 주었다. 마지막으로 화살로 잡은 토끼까지 회수한 헬레나가 마차로 돌아가려 했을 때.

그녀는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땅에 심어진  박혀있는 철통과 그 안쪽에 끊어진 사슬 더미가 있었던 것이다. 커다란 사슬 조각들을 살펴보니 그게 무엇이었는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부표군요."

사슬이 녹슬어서 양각된 글을 읽기가 힘들었지만 RT90이라 적혀있는 것이 본래 란투아에서 관리했어야 할 부표가 확실했다. 옛날에 구름 지대의 위치가 바뀌면서 더 이상 관리할 수 없게 된 것이리라. 그녀는 미련 없이 부표의 흔적을 뒤로했다. 자신들이 길을 잘못 들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그녀가 마차로 돌아가던  발견한 마차의 뒤의 하얀 형체에 당황하고 말았다.


"어떻게 말이 여기까지...?"

하얀 형체의 정체는 다름 아닌 더 이상 쫓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말이었으니까.


"정말로 여기까지 따라올 줄이야."

주드는 헬레나가 준비한 아침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가 발견한 말의 모습에 놀랐다. 그야 말이 귀한 생물은 맞지만 힐디스비니만큼 강한 생명력을 가졌다고 보기엔 어려웠으니까. 헬레나가 사냥을 마치고 돌아올  마차의 뒤에 있던 것을 발견했다는데.

-푸르릉!


말이 그를 노려보며 투레질을 하자 언뜻 드러난 이빨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피가 말이 어떻게 그들을 쫓아왔는지 알려주었다.


"마차의 뒷부분을 물고 이곳까지 따라오다니 근성만큼은 인정해야겠군."


단순히 물고 늘어지는 것이라 해도 땅에 쓸리는 것과 힐디스비니의 속도를 말이 쫓아오는 건 별개의 이야기였기에 더욱 놀라웠다.


-푸륵! 퉷!

말은 그의 칭찬에 기분 나쁘다는 듯 땅에 침을 내뱉었다. 침에도 피가 섞여 풀을 붉게 물들인다.

"마음에 들었다. 이 녀석도 데리고 가지."

마차가 조금 비좁아지겠지만 그래도 힐디스비니가 끄는 마차의 크기가 크기인지라 말 하나 정도는 같이 태워도 문제가 없었다. 그렇게 말을 데리고 식사를 시작했다. 캐트시는 마차에서 나오려 하지 않았기에 헬레나가 따로 가져다준 상태였다.

"토끼 구이인가? 오랜만이군."


본래 이곳 출신인 그에겐 썩 낯설지 않은 음식이었다. 좋아하는 것과는 별개지만 말이다. 한  베어 무니 별다른 양념을 치지 않고 소금 간만해서 짭조름하지만 단조로운 맛이었다. 이것만으로도 나쁘지는 않지만 더 맛있게 먹을 방법이 있는데 사용하지 않으면 손해지 않은가?

"벨카."
"츕. 쯉, 우웅?"


주드는 자신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그의 좆을 빨아마시던 소녀를 불렀다. 그러자 살짝 고개를 들며 의문을 표하는 그녀. 고개는 잠시 멈추었지만 입안의 혀는 여전히 움직이며 그의 자지를 핥고 있었다. 방해받은 것이 불만스러운지 자지를 빠는 힘이 강해진다.


"식사 중에 미안하지만 부탁할게 있어서."


하지만 이어지는 그의 말에 그런 기색은 금방 사그라들었다. 그야 그것이 벨카의 식사였으니까.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정액으로 배를 채우려는 그녀에겐 잠깐의 시간도 아까웠을 테니. 그녀는 자지를 한 번 더 쪽 빨고 놓아주며 그에게 물었다.

"베헤. 응, 무엇을 해줬으면 해?"

무엇이든 부탁해달라며 요염하게 그를 바라보는 모습에 그는 자신이 먹던 토끼 구이를 내밀었다.

"고기가 조금 텁텁해서. 모유를 좀 뿌려줬으면 좋겠는데."
"응."


벨카는 블라우스를 풀어헤치고 가슴을 들어 주무르듯 눌렀다. 그러자 분홍빛 첨단에서 흘러나오는 모유를 그가 내민 토끼 구이에 정성스레 떨어트려 적셔주었다.

"이런, 아깝게 다 흘리잖아."
"후응, 그럼 주드가 마셔줘."
"큭, 마침 마실게 필요하긴 했지."
"흐으응!"

그렇게 모유에 촉촉하게 적셔진 토끼 구이를 다시 불에 익히며 남은 모유가 흐른 소녀의 가슴을 밑에서부터 핥아올리며 빨아 모유를 마셔주었다. 가슴에 흐른 모유를 마셔주고 나면 벨카가 다시 그의 다리 사이에 앉아 그의 자지를 빠는 것을 보았다.

"쫍! 쪼옥! 츄읍!"

어찌나 맛있게 빠는지 그가 들고 있는 토끼 구이가 무색할 지경이었다. 그런 소녀를 위해 사정감을 참지 않고 정을 털어놓자 그녀의 혀가 정액이 쏟아져 나오는 그의 좆 끝에 혀를 대고 단물을 삼키듯 핥아대는 것을 느끼며 그는 토끼 구이를 베어 물었다.

"모유를 얼마나 뿌렸다고 너무 달아졌군."

토끼 구이에 우유 단맛이 달라붙었다. 이쯤 되면 벨카의 몸이 설탕과 꿀로 만들어졌다고 믿을 수 있을 정도였다.


"웅! 웅! 쪼옵!"


다시 그녀를 내려다보면 그새 그의 정액을 마셔버리고 새로운 정액을 마시기 위해 고개를 흔드는 소녀가 보인다. 벨카는 그가 식사를 끝내기 전까지 고갯짓과 혀를 멈추지 않았다. 아침 식사가 끝나고 주드가 소녀를 데리고 마차 안으로 들어갔다. 헬레나는 그런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호오?"

주드가 마차에 들어서자마자 깨달은 사실은 침대 위에 있던 어셔가 없어졌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어디로 사라졌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마차의 한쪽 벽면에 기대어 누운 말이 어셔를 제 몸 위에 눕히고 있는 광경을  수 있었으니까. 그러면서 주드를 경계하듯 제법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그가 어셔에게 해를 끼칠 거라 생각하는 것 같았다. 정작 침대에서 거슬리는 것을 치워준 꼴이었지만.

주드가 이제   침대 위에 벨카를 눕히자 검은 블라우스가 나풀거리며 가라앉는다. 그 블라우스는 그가 소녀의 속옷을 살  함께 산 옷들 중 하나였다. 잠시나마 밖에 나갈 그녀를 위해 입혀주었는데  모습이 또 그의 음심을 자극했다.

"자 이제 배도 부르겠지?"


벨카의 체력을 생각해 물었지만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나 정액을 마셔댔으면서 아직도 먹게 해달란 것일까?


"후으응. 아직 여기가 배가 고픈걸."

그러나 소녀가 이어서 손가락으로 제 균열을 벌려 분홍빛 속살을 보이는 행동에  의미를 알 수 있었다. 그는 곧바로 그곳에 자지를 찔러 넣었다.


"헤흐읏!"
"하, 벨카, 너는 정말 훌륭한 암컷이야."


어떻게 된 게 계속 박아도 질리지가 않았다. 이대로 평생 그의 좆을 넣어두고 싶을 정도였다. 물론 못할 것도 없었으니 벨카에게 속삭였다.


"어때? 평생  좆집으로 사는 건? 매일매일 이렇게 살  있는데?"
"후헤에. 죠아..."


이제는 발음마저 새어버릴 정도로 녹아내린 소녀의 대답에 그는 그녀의 보지를 자신의 씨앗으로 꽉 채워주었다. 헬레나는 그 소리를 전부 듣고 있었지만 마차를 멈춰세우는 일은 없었다. 더 이상 여유를 부릴 순 없었으니까. 그녀는 자꾸만 물기에 흐려지는 시야를 다시 깨끗하게 만들며 마차를 몰았다.

"후우. 대체 언제까지 달려야 하는지."

헬레나는 밤을 제외하고 벌써 며칠이 지나도록 마차를 몰았지만 보일 기색이 없는 란투아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었다. 거리가 상당히 멀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문제는 이곳의 환경이었다. 해가 뜨거나 지는 시간마다 폭풍이 황야의 흙먼지를 가득 몰아오고 마차를 몰 때에도 천으로 얼굴을 막지 않으면 앞을 보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그들이 떠나기 전에 도나르가 필요할 것이라며 챙겨준 물건들이 아니었다면 곤란할 뻔했다.


다만 헬레나가 무엇보다 참을 수 없었던 건.

"오늘 저녁도 보존식인가?"
"이런 상황에서 무엇을 더 바라시는 겁니까?"


투덜거리는 주드의 말에 싸늘하게 답하며 그녀는 힐긋 그의 앞에 매달린 벨카를 보았다.

"그리고 언제까지 아가씨와 그러고 계실 겁니까?"
"참견하지 말라고. 벨카는  좆집이니까."
"하응,  주드의 좆집인걸."

소녀는 오늘도 주드의 위에서 허리를 흔들며 그에게 몸을 비비고 있었다. 쾌락에 무너져 내린 벨카의 모습에서 이미 그녀가 아는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들다는 것이었다. 헬레나가 흐린 눈으로 소녀를 바라보고 있자 주드는 무언가 생각난 듯 기분 나쁜 미소를 지었다.


"흠, 아무리 체력이 좋다고 해도 여자에게 계속 마부를 시키는  매너가 없는 행동이었군."

뜬금없는 말이었다. 지금까지 계속해서 그녀에게 마부 일을 떠맡겨 놓았으면서 이제야 신경 써주는 척하는 것이  봐도 수상했다.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한다는 걸 알 수 있었지만 이미 헬레나에게 그에게 뭔가 해볼 기력은 없었다. 해본다고 해도 마법사인 그에게 저항할 방법 따위는 없다.


"마부 일은 나에게 맡기고 푹 쉬라고 어차피 약 보름만 더 가면 파르즈다."
"...정말 맡겨도 되겠습니까?"

주드는 파리한 모습으로 그에게 묻는 헬레나의 모습에 미소 지었다. 그렇게나 억센 여자가 지쳐 그에게 의지하는 모습은 이것대로 희열이 넘쳤다.

"헤웅!"

때문에 그의 자지가 껄떡거리며 벨카를 자극했지만 그럴 때마다 그를 경멸하던 헬레나의 날카로운 눈빛은 찾을  없었다. 그저 지쳐버린 나약한 여인만이 있었다.

"그래, 맡겨도 좋다고 난 약속은 확실하게 지키는 남자니까. 하지만."


그는 주머니 속에서 남아있던 것을 꺼내들었다.

"그건."
"알아보겠나?"

그건 소녀에게 주입했던 몬스터에게서 추출된 미약이었다. 원래부터 헬레나의 몫이긴 했지만 그녀가 마차를 끌기에 사용하지 않았던 물건인데.

"네가 마차를 끌지 않겠다면 이야기는 다르지."

마부 역할을 맡긴다면 그녀의 몸 또한 그에게 맡겨야 할 것이다. 솔직히 주드는 그녀가 이것을 거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굴복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빨리 놓지 않고 뭐 하십니까?"

헬레나가 제 머리카락을 손으로 넘기더니 머리를 눕혀 그에게 제 하얀 목덜미를 그대로 내놓는 것이 아닌가?


"이것도 나쁘지 않군."
"으윽!"


아무래도 그의 생각 이상으로 지쳐버린 것이라 생각하며 그녀의 무방비한 목에 주사를 찔러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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