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화 〉방랑자들.
이내 사내는 그의 따가운 시선을 견디지 못했는지 도망치듯 사라졌고 뜨루스는 건네받은 양동이를 흔들어 보았다.
"화, 확실해. 이, 이이쯤 되면 한 달은 버틸 수 이, 있을 거야."
"한 달이나요?"
저 양동이 하나로 말인가? 그가 의심스러워하자 그가 해명하듯 말했다.
"화, 환자들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되도록 자, 잠을 재우면서 일어나 있는 시간을 줄이니까. 이, 이건 거의 너랑 내 몫이야."
어셔는 따로 물을 받았다는 것이 떠올랐지만 굳이 말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천막은 어쩌고요?"
"으아앗! 까, 깜박했다!"
그는 그의 말을 듣고 그대로 마차 밖으로 나가버렸다. 정말로 저런 사람에게 벨카를 맡겨도 되는 것일까? 고민하며 어셔는 소녀가 누워있는 침대에 다가갔다. 침대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남자라 그녀의 양옆의 침대를 남자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게 불안하게 느껴졌지만 환자들에게 다른 곳으로 가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어차피 잠들어있으니 신경을 끈 어셔는 침대 옆의 의자에 앉아 잠들어 있는 벨카를 바라보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창문을 타고 들어오는 노을빛이 희미해지는 가운데. 그는 점점 더 무거워지는 머리에 꾸벅꾸벅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흠흐흠."
어디선가 희미하게 콧노래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검은 그림자가 스르르 그 크기를 키우고 마차의 문이 굳게 닫혀버린다. 마차를 가득 채운 어둠 속에서 검은 손길이 소녀를 노리고 있다는 것조차 모른 채. 이윽고 그는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드디어 성가신 방해꾼이 잠들었다.
그는 소리가 나지 않게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수면향을 계속 피워두긴 했지만 결국 의료용이란 것인지 잠드는 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려서 하마터면 자신이 먼저 잠들뻔했다는 것에 혀를 차며 그는 누워있는 소녀를 보았다. 소녀의 아름다운 다홍빛 머리카락은 침대 위에 펼쳐져 매끄럽게 흘러내리고 하얀 가면과 소복 안의 검붉은 원피스 자락이 소녀의 하얀 피부를 더욱 강조시켰다. 그는 잠깐이나마 보았던 소녀의 맨살을 잊을 수 없었다. 오묘한 색감의 머리카락을 한 움큼 쥐어 코에 갖다 대면 달큼한 향기가 콧속을 간질였다.
그 꽃의 이름을 알 수는 없었지만 꽃향기처럼 풀 내음 같은 것이 느껴졌다. 그는 지금 당장이라도 이 소녀의 옷을 벗겨서 탐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어디 보자."
그는 먼저 서랍 안에 의료 도구를 확인하는 척하며 서랍 위의 수면향을 확인했다. 본디 환자들의 안정을 위해 놓아둔 것이었지만 그는 개인적으로 다른 곳에 쓸 일이 많아 애용하는 물건이다. 환자들에게도 평이 좋으니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물건이기도 했다. 그리고 흘깃흘깃 다른 이들을 살펴보면 모두 수면향에 취해 잠든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강한 충격을 주거나 수면향을 꺼트리지 않는 이상 깨어날 염려도 없지만 혹시 모르니 확인했다.
"쿠우우우."
"드르렁!"
그리고 조심스레 품속의 병을 꺼내 안의 액체를 한 사람당 입에 몇 방울씩 떨어트렸다. 수면향을 피운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수면향만으로는 큰 소리에 깰 수도 있어서 하는 조치였다. 문은 미리 닫아둔 뒤였고 마차의 창문은 높아서 안을 들여다볼 수 없었기에 신경 쓰지 않았다. 아니, 가려버리면 이 소녀의 몸을 제대로 확인할 수가 없게 되니 오히려 커튼을 내려선 안 되는 일이었다. 그는 천천히 떨리는 손으로 소녀의 옷 앞섶을 풀었다. 그러자 드러나는 새하얀 피부가 그를 유혹했다. 참지 못하고 혀를 내밀어 그 하얀 피부를 탐했다.
"으읏."
소녀가 불편한 듯 신음을 흘리며 고운 아미를 찌푸렸지만 그건 그를 더욱 흥분하게 만들었다. 앞섶을 조금만 더 풀어 버리고 부드럽고 말랑한 젖가슴을 혀로 마음껏 핥고 그 끝의 핑크빛 과실을 탐했다. 잠시 얼굴을 들어보면 그가 파헤친 원피스의 앞섶 아래로 그의 침으로 범벅되어 엉망이 된 소녀의 맨살과 가슴이 보였다. 때문에 잔뜩 성이 난 그의 물건이 솟아올라 옷 너머로 소녀의 국부와 맞닿고 있었다. 그러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소녀의 자그마한 입술이다.
삼켜버리고 싶다. 그 생각과 행동은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다. 신음을 흘린 탓에 작게 벌어진 소녀의 입술을 삼키듯이 게걸스레 그의 입을 맞추고 강제로 입을 벌렸다.
-쩝, 츄릅!
혀를 입속에 쑤셔 박고 목구멍까지 넘보니 진득한 소리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당사자의 허락도 없이 침범한 혀가 소녀의 입안 곳곳을 긁어내며 삼키려 하다가 그는 잠시 행동을 멈춰야 했다. 이대로 소녀를 끝까지 범하고 싶었지만 아직 방해꾼이 하나 더 남아있었으니까. 아무리 불가피한 이유로 억제 당해온 탓에 더욱 흥분했다지만 그는 이성까지 마비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라 고민하던 그는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는 입안에 자신의 침을 모았다. 최대한 침이 모여 입안이 근지러워질 즘. 그는 그대로 그가 강제로 벌린 소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며 자신의 뿌연 타액을 먹였다. 그것도 아쉬워 다시 혀를 뻗어 소녀의 입안을 긁어 소녀의 타액과 자신의 타액을 섞어버렸다. 소녀가 타액을 삼키게 만들고 나니 그곳이 더 뻐근해졌지만 조금 더 때를 기다려야 했다. 또 다른 방해꾼만 넘기면 이 소녀는 자신의 것이었다. 해가 스르르 저물었다.
"야, 너는 왜 천막을 거두고 있냐?"
잠깐 노인에게 다녀온 도나르는 해가 지기 전에 천막을 쳤어도 모자랄 판에 천막을 해체하고 있는 뜨루스에게 물었다.
"그, 그게 환자들을 도, 돌본다는 게 그만."
"또 정신 팔다가 늦었냐."
그는 어지간히 지극정성이라 생각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뜨루스란 남자는 조금 모자라 보여도 의무감 하나만큼은 대단했다. 특히 환자라면 밤과 낮을 불문하고 돌보는 그의 모습은 그를 업신 여기는 이들이라 해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모습이다. 덕분에 몇이나 살아났던가? 부러졌던 그의 손을 고쳐준 것도 이 모자라 보이는 남자였다.
"조금 쉬엄쉬엄하면서 해. 계속 천막에서 안 자고 바닥에서 웅크려 잘 거야?"
그리고 이렇게 천막을 치다 말고 마차의 차가운 바닥에서 이불을 펴고 잠드는 경우가 허다한 녀석이라 조금은 걱정스러워 말하면.
"그, 그럴 수는 없어."
여전히 말을 더듬고 있었지만 단호하게 대답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도나르는 고개를 저었다. 여전히 이런 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고집이 있었다. 마냥 그를 만만하게 보던 이들이 이 모습에 놀라는 경우가 많다. 이상하게 보는 이들도 대다수였지만 그는 뜨루스가 그럴만한 사정을 알고 있었다.
"그분 때문이냐?"
"...."
그의 말에 뜨루스는 고집이 센 소년처럼 입을 꾹 다물었다. 침묵은 곧 긍정이었다.
"지나치게 책임감을 느끼지 말라고 하셨잖아."
도나르는 이렇게 말하면서도 그의 대답이 무엇일지 알고 있었다.
"이, 이건, 그분께서 맡겨주신 내 의무야. 저, 절대 게을리할 수 없어. 그, 그그러는 너도 무리하고 있잖아?"
"이 상단을 지키는 게 내 일이니까."
그래, 그가 뜨루스에게 뭐라 할 입장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또한 그분이 맡기신 일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그는 이 모자라 보이는 남자와 깊은 유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대체 왜 그가 이 남자와 가장 친한 사이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다. 뜨루스가 아무리 좋은 의사라는 걸 알고 있어도 그들에겐 말이나 더듬는 머저리에 불과한 것 같았다. 몇몇은 이 남자에게 목숨을 빚졌던 주제에. 뜨루스는 환자라면 누구에게나 지극정성이었다.
"정말로 괜찮겠냐? 최근에는 쓸 수 있는 약이 다 떨어져서 들릴만한 곳이 없으면 란투아에 도착할 때까지 재우기로 해서 별로 일어날 일은 없는 녀석이지만."
그 상대가 시도 때도 없이 괴롭히며 놀리고 업신 여기는 자신의 원수라 할지라도.
"그, 그그그, 그래도 너처럼 상단을 지, 지켜주잖아?"
"...그렇지."
그래도 그의 이야기는 거북한지 말을 유독 심하게 더듬었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 그는 못마땅하게 긍정했다. 지금은 심하게 다쳐 환자 중 한 명으로 침대에 누워 있지만 무력 하나만은 쓸만한 남자였으니까. 그 남자가 누워있을 뜨루스의 마차를 보면 굳게 닫힌 문이 보였다. 이 녀석도 조금은 열어놔도 될 텐데. 드나들 때마다 문을 닫고 다니는 그의 성실한 모습에 도나르는 웃었다. 저거 모래 먼지가 환자들에게 좋지 않다는 이유였던가.
"그런데 그 아이들은?"
"아, 아아이들?!"
화들짝 놀라는 뜨루스의 모습이 수상해 보이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 그는 웃었다.
"우리 애들 말고."
두리번두리번 주변을 살피며 자신을 노리는 아이들이 없는지 찾는 그의 모습을 보고 쓰게 웃었다. 아이들에게도 그는 만만한 어른이라 심한 장난의 대상이 돼버리곤 했던 것이다.
"새로 온 애들 말이야."
"아, 그, 그 아이들."
"상태는 어때?"
어르신이 본 바로는 황야를 제법 헤맨 모양이라던데.
"화, 황야를?! 그 아이들이?"
뜨루스는 그런 사정까지 알지는 못한 듯 무척이나 놀란 눈치였다.
"어, 말 하나만 타고 며칠 정도 걸은 것 같더라."
놀라운 일이었다. 낮에는 땅을 지지는 뜨거운 태양에 말라죽을 수 있고, 밤에는 칼바람이 부는 혹독한 추위에 얼어 죽을 수 있어서 맨몸으로 움직일만한 시간은 해가 떠오르는 이른 아침과 해가 저물고 고작 몇 시간 밖에 되지 않는 황야를 고작 어린아이들이 해쳐왔다니. 이 상단을 오래 호위했던 그가 황야에서 발견한 수많은 미라들을 떠올려보면 아주 놀라운 일이었다.
"그래서 어떤데? 어르신은 밥이라도 다 같이 먹으면서 그 아이들을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으신 모양이던데."
"피, 피곤했는지 잠들어버렸어."
황야를 헤매고 다녔으니 그럴만하다고 생각하며 도나르는 마차를 보았다. 어딘가 위화감이 들었지만 착각이라 생각하며 그는 어르신에게 이야기를 전하고자 발걸음을 옮겼다.
"그럼 내일 보자고."
"어, 어!"
마지막 방해꾼도 사라졌다.
대충 펴는 시늉을 하던 천막을 정리한 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살피다 마차의 문을 열었다. 드르륵 유난히 큰 문소리가 스산하게 울렸지만 듣고 있는 것이라곤 마차를 이끄는 말을 닮은 생물뿐. 마차는 모두 꼬리를 물듯이 이어져 큰 원형을 그리고 있어서 맞은편에서 그를 볼 수도 있었지만 마차의 크기와 행렬의 크기가 워낙 커서 맞은편은 잘 보이지도 않는다. 웬만한 이들은 모두 저녁 식사에 불려갔을 테니까. 보는 이들도 없을 터다. 문을 연 마차의 안쪽은 어둠으로 가득했다.
안에서 일어나는 은밀한 일을 감추는 어두컴컴한 장막처럼. 그는 익숙하게 그 장막 속에 발을 디뎠다. 그의 콧노래 소리가 그 장막 속에서 아주 즐거운 일이 일어날 것이라 말하는 듯했다. 쿵 하고 마차의 문이 닫혔다. 마차의 안은 무척이나 어두웠다. 달빛과 별빛이 창문을 타고 들어오지만 작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옅은 빛은 마차의 안을 밝히기엔 무리가 있었다. 딱딱 단단한 돌 같은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나더니 불똥이 튀겼다.
튀어나간 불똥은 곧 초에 옮겨붙었고 주황빛의 은근한 불빛이 마차 안을 밝혔다. 마차 안을 모두 밝히기엔 무리가 있는 조그마한 불빛, 작은 그림자에도 가려지는 탓에 그가 목표로 하는 소녀가 있는 곳만을 간신히 밝히지만 그 느낌이 오히려 좋다. 아슬아슬 사라질 듯한 그 느낌이 이 절세의 소녀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으니. 손을 뻗어 추슬러 놓았던 소녀의 원피스 앞섶을 다시 풀어 천천히 아래로 잡아당겼다. 스르륵 옷자락이 스치는 소리가 들렸다.
"으응."
이 벨카라는 소녀는 제가 무슨 짓을 당하고 있는지 알지도 못하고 저항도 하지 못한 채. 맨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드러나는 것은 하얗고 가녀린 어깨. 최고급 상아처럼 유려한 곡선을 그리는 어깨가 원피스가 내려감에 따라 가장 먼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깨물면 그대로 이빨이 파고들어 달콤한 맛을 보여줄 것 같은 과육처럼 입맛을 돋운다. 그래 이 소녀는 과일이다. 옷은 단지 먹히지 않고자 여린 살을 감추는 연약한 과일의 껍질에 불과했다.
과일은 제 껍질이 벗겨져나가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지만 그는 멈추지 않는다. 멈출 수 없다. 이미 그 먹음직스러운 과육의 향을 맡은 천한 짐승은 과일의 껍질을 모두 벗겨버렸다. 그러자 그가 잠깐이나마 탐했던 소녀의 작은 가슴이 눈에 들어왔다. 꼭 껴안아 자신의 품에 가둬버리고 싶은 충동, 어차피 소녀가 깨어나지 못함을 알기에 거리낌 없이 반나체의 소녀를 껴안는다. 이토록 작고 가녀린 체구에 향긋한 꽃내음이 콧속을 간질이고 작지만 확실하게 그 존재감을 주장하는 가슴이 그의 가슴팍과 맞닿는다.
허리는 쥐면 부러질 듯하지만 그대로 안아버리니 부드러운 살결이 그에게 다가온다. 자신의 팔뚝과 간신히 맞먹는 허벅지와 그보다 작은 종아리는 어떻게 몸을 지탱하는지도 의문스러워 이대로 부러트려 놓고 자신이 들고 다니고 싶었다. 이내 그는 소녀의 옷을 전부 벗겨버렸다. 그러자 완전히 드러난 소녀의 나체는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보였다.
"흐, 흐흐흣!"
그가 생각하기에도 음흉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옷을 입힌 채 범하는 것도 좋지만 뒤처리가 귀찮아 모두 벗겨버렸는데. 그것이 오히려 잘 된 일이었다. 완숙한 여인의 몸은 아니지만 완벽한 비율. 그저 어린 소녀의 미성숙한 몸이라기엔 경건한 마음마저 들게 만드는 아름다운 몸이다. 촛불의 아슬아슬한 빛에 물든 피부는 섬세한 과육 같다. 특히 가녀린 허벅지가 간신히 만들어내는 작은 어둠 속에 자신을 감춘 계곡은. 그러다 그는 소녀의 작게 벌어진 입술을 보고 군침을 삼켰다.
자신의 침을 먹였던 소녀의 입안은 이미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 그의 것을 삼킨 입이다. 그렇다면 다른 것을 먹여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스읍 하아."
남자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자신의 물건을 붙잡고 흔들었다. 잔뜩 부풀어 올라 뜨거운 김을 내뿜으며 소녀의 은밀한 구멍을 갈구하는 육봉이지만 그는 아직 소녀를 범하지는 않았다. 딱히 소녀를 더럽혀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죄책감 때문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소녀를 마구 더럽히고 잔뜩 괴롭혀서 망가트리고 싶다는 욕구에 휩쌓여 있었다. 그럼에도 나체의 소녀를 두고서 굳이 자위를 하고 있는 이유란 이 소녀에게 자신의 씨를 먹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그는 약간의 아쉬움을 느꼈다. 이렇게나 좋은 씨받이가 있는데 넣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정도였다. 그러다 그는 소녀의 가느다란 허벅지를 보고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는 먼저 소녀의 다리를 붙잡아 모아 한쪽 어깨에 걸쳤다.
"으으..."
소녀가 불편한 신음을 흘리지만 역시 깨어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직각으로 세워 모아진 소녀의 다리는 최대한 모아보아도 다리 사이엔 작은 틈이 남았다. 이 얼마나 완벽한 몸인가? 그는 거리낌 없이 그 사이에 자신의 물건을 끼우고 허리를 흔들었다. 그러자 자위를 했을 때와는 명백히 다른 종류의 쾌감이 그의 육봉을 감쌌다. 소녀의 체온은 차가운 편이었지만 피부는 부드러웠고 그가 허리를 놀릴 때마다 마찰되어 허벅지 사이는 따뜻해졌다.
육봉의 첨단에서 흘러나온 투명한 쿠퍼 액이 소녀의 허벅지에 끈끈하게 달라붙어 더욱 큰 쾌감을 주기 시작하니 이미 소녀의 허벅지는 훌륭한 자위 기구였다.
"흐흡!"
쾌감을 갈구하며 정신없이 허리를 흔들던 그는 사정의 직전에 이성을 되찾고 허리를 멈추었다. 이대로 사정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먼저 소녀의 입에 자신의 씨앗을 먹이는 게 먼저였다. 그의 물건을 빼자 그의 쿠퍼 액이 소녀의 허벅지 안쪽에서 끈적하게 늘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지금 당장 소녀의 은밀한 구멍에 육봉을 찔러 넣고 싶은 마음을 참으며 다리를 내려두고 소녀의 위에 올라탔다. 무게를 실어서 올라탄 것은 아니었다.
그랬다간 이 가녀린 소녀가 으스러질까 봐. 가지런히 잠든 소녀를 그의 다리 사이에 두고 무릎으로 서있는 것이다. 그는 그렇게 무릎으로 걸어 소녀의 가슴 위에서 움직임을 멈추었다. 이 정도만 되어도 꼿꼿하게 서있는 그의 육봉은 소녀의 얼굴에 닿고 있었다.
"새액새액."
그리고 그 말은 소녀의 얕은 숨결이 그의 물건에 닿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이윽고 그는 자신의 육봉 끄트머리를 손으로 눌러 작게 벌어진 소녀의 입술을 향해 내렸다.
"허업!"
결국 소녀의 입술이 그의 뜨거운 물건에 닿았다. 그것만으로 그는 눌러두었던 쾌감이 날뛰려는 걸 느끼고 더 강하게 육봉을 눌러 소녀의 입에 고정시켰다. 결국 그의 씨물이 꿀렁이며 육봉을 타고 소녀의 입으로 들어가 버렸다.
"...읍!"
뜨거운 정액이 입안으로 들어오자 거부감을 느끼는지 소녀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고개를 돌리는 소녀의 모습에 그가 먼저 입과 코를 막자 소녀는 결국 자신의 입에 들어온 이물을 잠결에 삼켜버렸다. 그것이 침이 아닌 얼굴도 알지 못하는 남자의 정액이라는 걸 소녀는 결코 알 수 없으리라. 그가 막고 있던 손을 풀자 다시 규칙적으로 숨을 쉬는 소녀의 모습을 보며 그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소녀가 자신의 씨앗이 듬뿍 담긴 정액을 삼켰다는 배덕감에 깊은 희열을 느꼈다.
지금쯤 그의 정액은 소녀의 목을 타고 내려가 뱃속에 머물고 있겠지. 소녀의 은밀한 구멍에 직접 들어가지 못한 정액은 쓸모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엄청난 만족감이 들었다. 하지만 소녀에겐 안타깝게도 남자에게 찾아온 건 만족감 뿐만이 아니었다.
"이제, 드디어."
더욱 큰 쾌감을, 소녀의 은밀한 구멍을 갈구하게 만드는 흥분감까지 함께 찾아온 것이다. 그는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 소녀의 가녀린 허리를 살짝 들어보았다. 그녀는 작은 체구만큼이나 놀랄 만큼 가벼워서 너무나 쉽게 허리가 올라가는 것을 허락해버렸다.
"으으으."
소녀는 자신의 머리보다 높이 올라가버린 허리 때문인지 이전보다 크게 불편한 신음을 내었지만 그는 소녀의 허벅지 사이에 머리를 끼워 넣고 시선은 이미 소녀의 은밀한 계곡에 못 박혀있었다. 촛불의 빛을 절묘하게 가리는 곳에 자리한 은밀한 계곡은 굳게 다물려 그 윤곽만이 희미하게 보였다. 조금 더 자세히 보고 싶다는 생각에 그는 촛불을 들었고 급한 마음에 뜨거운 촛농을 소녀의 아랫배에 떨어트리고 말았다.
"읏!"
소녀가 고통스러운 듯 신음을 내뱉자 그는 놀라며 그녀를 보았지만 깨어난 기색은 없었다. 자는 척은 아니었다. 그는 잠이 든 이들과 자는 척하는 상대를 구분하는데 도가 터있었으니까. 수면향도 피우고 있으니 깨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도 잊을 정도로 소녀의 몸에 집중했던 자신을 깨닫고 그는 웃고 말았다. 그는 소녀의 아랫배에 떨어져 굳은 촛농을 조심스레 떼어내려다 촛농이 떨어진 소녀의 아랫배가 너무나 먹음직스러워 보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