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5화 〉고대로부터. (25/220)



〈 25화 〉고대로부터.

"으응! 항!"

여인의 신음이 넓은 동굴 속에 울려 퍼지고 질척이는 소리가 뒤따른다. 어셔가 딱  번 만이라 생각했던 것이 무색하게 인어의 음탕한 구멍에 드나드는 그의 자지는 몇 번을 들락날락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자지를  조여오는 뜨거운 육벽이 그가 이때까지 마주한 쾌락 중에서도 가장 농염한 쾌락을 선사하니 헤어 나올 수가 없었다. 저 안에 직접 빠져들고 싶을 만큼 머리가 아찔했다.

"앙! 응! 응!"

그가 허리를 흔들 때마다 흘러나오는 포하티의 뜨거운 신음도 그녀가 제 물건이 마음에 든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출렁이는 그녀의 가슴도 손으로 붙잡고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가슴을 붙잡고 주무르면 그대로 일그러져 손가락 사이까지 감촉이 닿았다. 그가 푹푹 그녀의 안쪽을 찌를 때마다 포하티는 육지에 올라온 생선처럼 펄떡였다. 그와 그녀의 살이 맞닿을 때마다 질척이는 소리는 관계를 이어갈수록 줄어들기는커녕 더욱 커지고 있었다.

"흐, 흐으응!"

포하티가 내뱉는 신음이 길게 이어지다 끊기고 꾸물거리는 구멍 속에 자지를 더 깊숙이 넣으며  번 째인지 알 수 없는  씨를 털어놓았다. 어셔는 겨우 만족한 자신의 물건을 느끼고 그녀의 몸 위에서 일어나 자지를 빼냈다.


"으응!"

그녀의 보지가 아깝다는 듯  늘어진 그의 자지를 물고 늘어졌지만 미끈거리는 애액과 정액으로 범벅된 음탕한 구멍은 결국 그의 물건을 미끄러트려 놓지고 말았다. 뻐끔뻐끔 다시 자신이 삼킬 물건을 찾는 인어의 구멍을 멍하니 보다가 어셔는 어쩌다 자신이 포하티와 이런 일을 하게 되었는지 생각했다. 무언가 정말로 중요한 게 있었던 거 같은데 바보가 된 것처럼 그게 뭔지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았다. 자신은 대체 무엇을 잊고 있는 거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그의 눈은 포하티에게 향했다.


"히히히."

그녀는 뭐가 그리 좋은지 실실 웃으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정액과 그녀의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물고기의 비늘과 인간의 피부가 섞인 경계선이 신기해 쳐다보고 있으면 포하티가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출렁이는 그녀의 가슴에 다시 시선을 빼앗겼다.


"흐흥, 너는 가슴을 정말로 좋아하는구나?"
"그, 그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자꾸만 그쪽으로 향하는 눈을 멈출 수가 없다. 포하티는 지쳐서 앉아 있는 그에게 점점 다가왔고 역시 그녀의 커다란 가슴도 그에게 다가왔다. 그에게 제 과실을 탐해도 좋다는 듯 그의 얼굴에 봉긋한 가슴을 들이대고 물어보라 유혹하는 미끼처럼 두드러진 젖꼭지가 그의 입술에 닿았다. 그리고 콧속에 들어오는 식욕이 도는 고소한 향기에 그는 입술을 스치는 그녀의 가슴을 물었다.


"아앙!"


그러자 포하티의 신음과 함께 베어 문 과육에서 과즙이 터져나오 듯 그녀의 가슴에서 작은 물줄기가 흘러나와 그의 입안을 적셨다. 그러자 입안에 가득 차오르는 고소한 맛과 향에 그는 무심코 그 이름 모를 액체를 삼켰다. 몸이 뜨거워졌다. 그녀의 부드러운 가슴을 물고 빨아 흘러나오는 그 액체를 정신없이 들이마시고 있으면 살짝 그의 머리에 닿는 손길이 느껴졌다.


"후흐, 아기 같아."


그 말에 어셔는 부끄러워졌지만 부정할 수가 없었다. 확실히 지금 그의 행동은 젖을 마시는 아기와 다를 바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뒤에 들려온 포하티의 말은 상상이상의 것이었다.

"혹시 내 아들이 되지 않을래?"

그녀의 손길이 다시 뻣뻣하게 솟아있던 그의 물건을 손끝으로 천천히 쓸어올리다 꾹 쥐었다.  감각이 소름 끼칠 정도로 기분이 좋아 부르르 몸을 떨었다.


"내 아들이 되면 맛있는 것도 주고 재워주고 돌봐줄게. 너는 우리랑 계속 교미를 하면 되는 거야."


그녀의 말이 너무나 유혹적이라 어셔가 반쯤 넘어갈 뻔한 찰나 붉은 머리카락의 소녀가 떠올랐다. 그와 동시에 위화감을 느꼈다.

"...우리?"


우리라니. 포하티의 말은 마치 이 동굴 속에 어셔와 그녀 말고도 다른 이들이 더 있다고 말하는 것 같지 않은가? 무심코 둘러본 동굴 속은 역시 아무도 없었다. 없었어야 했을 터였다. 어셔와 포하티가 올라와 있는 수초의 바로  수면에 빼꼼히 머리만 내밀고 구경하던 한 여자아이의 모습을 발견하지 않았다면. 그 여자아이는 그와 눈이 마주치자 놀란 것처럼 수면 아래로 숨어버렸지만 어셔는 이미 그 모습을 본 후였다.

"아아, 일이 끝날 때까지는 숨어있으라고 했었는데. 이미 들켰으니 어쩔 수 없지. 나오렴."

포하티의 말에 여자아이는 다시 수면 위로 천천히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들처럼 수초 위로 올라왔을 때. 그녀가 그의 귓가에 속삭인다.


"예로티카라고 해. 내가 낳은 아이야."


포하티가 말하지 않아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저 여자아이가 그녀의 딸이라는 것 정도는. 머리카락은 물빛이 도는 은색이었으며 살짝 불쾌함을 주는 투명한 붉은 눈동자, 창백한 피부, 가슴은 좀 작지만 그보다 어려 보이는 여자아이의 가슴치곤 상당한 크기다. 하반신은 작고 촘촘한 은빛 비늘로 비단처럼 짜인 듯한 꼬리지느러미의 모습까지. 예로티카는 어린 모습이라는 것만 제외하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포하티와 다를 것이 없었으니까. 그녀의 축소판이라 해도 믿을 여자아이는 포하티의 눈치를 보면서도 두 눈에 호기심을 담아 어셔를 보고 기어 왔다.

"어때? 나랑 똑같지?  아이랑도 교미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그렇게 되면 뭔가."

이상했다. 이상해도 너무 이상했다. 제대로 돌아가지 않던 머리가 조금씩 돌아가는 기분이었다.


"잠깐만, 뭐야? 나는 대체 왜."


어째서 한 번으로 끝내기로 했던 포하티와 계속 섹스를 한 건지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다. 몸은 계속 뜨겁고 머리는 제대로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어지러웠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느낌을 어셔는 어디선가 느껴본 적이 있었다. 갑자기 지독한 불안감이 몸을 엄습했다. 이대로 있으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것만 같은 직감에 처음 그녀와 했던 약속을 떠올렸다.

"출구."
"응?"
"출구에 데려가 주겠다고 약속했잖아요."

그의 말에 끝나는 것과 동시에 포하티의 얼굴이 싸악 굳었다. 그와 동시에 머릿속의 경종 소리가 커졌다.

"헤에, 이번 아들은 생각보다 까다롭네. 보통은 이거 하나 정도만 먹이고 한 번만 하면 끝이었는데."


그러면서 그녀가 손에 들어 올린  초록색으로 빛을 내는 이상한 열매 같은 것이었다.


"그건."

어셔는 그 열매 같은 것을 어디선가  적이 있었다. 그건 그가 물에 빠져 가라앉고 있었을  푸른빛을 내는 수초에 드문드문 매달려 다른 빛을 내던 것이었다.


"하지만 상관없어. 너도 얌전히 내 아들이 되면 영원히 우리와 기분 좋게 교미만 하며 살 수 있어."

그는 본능적으로 저것을 먹으면 위험하다는 것을 직감하고 포하티에게서 벗어났다. 그녀는 힘이 없는 건지 아니면 막을 생각이 없는 건지 그를 잡고 있던 손을 놓쳤지만 그는 깨달았다. 도망칠 곳이 없다. 포하티는 그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어셔도 좋았잖아? 그렇게까지 격렬한 건 오랜만이었는걸. 그러니까 아들, 하자?"


그녀가 그에게 스멀스멀 다가온다. 출렁이는 그녀의 가슴에 다시 시선을 빼앗겨 버렸다. 지금도 그녀와 섹스를 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어셔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럴 수 없었다.

"약속을 지켜요."

그에겐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소녀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포하티는 약속을 지켜줄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그녀는 싸늘한 표정으로.

"잡아."

그와 동시에 사방에서 물소리가 들려왔다. 무언가 단체로 물속에서 튀어나오는 것처럼. 어셔는 곧 그 소리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몸에 닿는 부드러운 감촉들에 뒤를 본 순간 그의 눈에 보인 건 수많은 포하티들이었다. 그들은 수초 위로 올라와 그를 넘어트려 그의 몸을 붙잡아 눌렀다.

"후후, 걱정하지 마. 이걸 한 번만 더 먹고 우리와 교미를 하다 보면 밖에 대한 건 잊게  테니까."

수많은 포하티가 그를 누르고 있으니 열매를 든 포하티가 그의 위에 올라타며 말했다. 그녀가 열매를 자신의 입에 넣으려 하자 어셔는 입을 꾹 다물었지만.


"흐응, 편식하면 안 돼."


포하티는 그의 코를 손으로 막아버렸다. 그래도 참았지만 결국 숨이 막힌 그가 숨을 쉬기 위해 입을 연 순간 열매의 미끌미끌한 촉감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포하티가 그대로 그의 턱을 누르자 이빨에 닿은 열매가  터지며 그의 입안을 정체 모를 액체로 가득 채웠다. 그마저 입을 막히고 코를 막혀 강제로 삼켜버렸다.

"이제는 내 아들이 되고 싶지 않아?"

그만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미 그의 물건은 솟아올라 그 위에 있던 포하티의 보지를 파고들었다. 그의 허리가 저절로 움직여 그녀의 안에  씨를 뿌리려 하고 있었다.

"앙! 앙! 역시, 으흥! 내 아들이 되는  좋지?"

포하티는 그 움직임을 즐기는 듯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정하기도 전에 스스로 그의 물건을  보지에서 빼냈다. 그가 의아하게 쳐다보자 그녀는 싱긋 웃으며.


"흐흥, 나도 마음 같아선 아들을 독차지하고 싶지만 새로운 수컷은 드물어서. 가끔 아들이 태어나도 조금이라도 할 수 있게 되면 나랑 딸들과 하다가 죽어버리거든."

그러면서 그녀는 자신의 뒤를 향해 손짓했다.


"그래서 우리 막내가 아직까지 교미를 해 본 적이 없거든. 그래서 이번 기회에 시켜주려고. 또 아들을 낳으면 좋으니까."

포하티가 손짓하는 곳에는 맨 처음 그녀의 딸이라 소개받았던 여자아이가 이곳을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제 보지를 쑤시고 있었다. 성욕을 참다못해 제 사타구니 사이를 만지고 누르는 이형의 여자아이의 모습은 애처로워 보일 정도였지만 그것이 단 한 번도 남자를 만나보지 못한 소녀의 것이라기엔 참으로 기이한 모습이었다.

"후히, 그새를 못 참고 자위 중이라니 역시 내 딸이란 거구나? 자, 거기서 그러고 있지만 말고. 여기  기다리는 수컷이 있잖아?"


포하티의 말에 이쪽을 보며 자위하던 예로티카가 제 성기에서 손을 떼었다. 투명한 액체가 그녀의 손끝에서 늘어지는 모습과 함께 이쪽을 쳐다보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는 그에게 천천히 기어 오는 인어 소녀.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그녀가 보고 있던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수 있었다. 그녀가 보고 있던 것은 여전히 뻣뻣하게 서있는 그의 물건이었다. 군침마저 흘릴 듯 그의 자지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슬슬 그의 위로 올라오는 소녀를 아무도 말릴 생각이 없는  같았다.

"자, 엄청 기분 좋을 거야."

오히려 그녀의 어미일 포하티는 저와  닮은 제 딸을 부추기고 있었다. 결국 예로티카가 그의 성기와 제 성기가 맞닿는 위치까지 올라왔을 때. 그의 기둥을 입술로 무는 듯한 감촉이 느껴졌다. 그녀의 균열이 그의 물건을 물고 있었던 것이다. 몸은 또 어찌나 유연한지 소녀는 그와  하반신을 맞대고 있으면서도 허리를 바로 세워 제 성기가 그의 성기와 맞닿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의 보지는 아직 그의 물건을 넣기도 점인데 투명한 액체를 가득 흘리며 그의 물건의 기둥 부분을 물고 늘어지고 있었다.

포하티와 섬뜩할 정도로 그녀를 똑 닮은 인어들의 시선들이 그곳에 집중되었다. 그 기대감이 가득한 시선 때문일까? 아니면 곧 제가 삼킬 그의 물건 때문일까? 포하티와 다른 점을 찾아보기가 더 힘든 인어 소녀의 얼굴은 잔뜩 상기되어 있었다. 그녀가 허리를 들어 올리자 그녀의 몸에 눌려있던 그의 물건이 솟아오르고 이내 그 끄트머리가 그녀의 끈적한 분홍빛 동굴의 입구에 닿았다. 그리고 그녀가 다시 허리를 내렸을 때. 그녀와 그의 성기가 맞닿은 성기의 접합부에서 얇은 핏줄기가 흘러내렸지만 그 핏줄기의 주인에겐 아픔조차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았다.


"하흐으!"

예로티카에게서 환희로 가득한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의 물건도 끈적하고 좁은 동굴에 끼어들어 쾌락에 삼켜졌다. 포하티처럼 그녀의 보지는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살아움직이듯 꾸물거리며 그의 자지를 물고 삼키려 들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작은 체구만큼 그녀의 구멍도 좁아서 더욱 강하게 그의 물건을 조여온다.


"응! 앙!"

그가 사정을 참으려 노력할 새도 없이 예로티카는 그의 위에서 제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쯥! 쯔읍! 어린 인어의 음탕한 구멍이 그의 물건을 빨아들이는 소리가 들려오고 생각을 하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어셔가 그녀의 속살에 빠져드는  순식간이었다. 허리가 저절로 들썩이며 어린 인어의 속살을 고기 기둥으로 쿡쿡 찔렀다.

"히악! 앙!"


어린 인어의 방울 같은 목소리도 더욱 기쁘게 환호하는 듯했다. 주변에 가득한 포하티와 같은 인어들의 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안에 씨를 쏟아내려는 찰나 그의 눈을 봉긋한 언덕이 차지했다. 어지러운 듯 멍한 정신으로 겨우 그 언덕 위를 살펴보니 싱긋 웃고 있는 포하티의 얼굴이 보였다. 그 언덕은 그녀의 가슴이었다. 입술에 닿는 꼭지의 감촉에 본능대로 그녀의 가슴을 입에 물고 빨았다.

"흐앙!"
"앙!"


예로티카의 신음에 포하티의 신음이 겹쳤다. 아래에서는 딸이 제 보지로 그의 자지를 물고 어미는 그에게 젖을 먹이며 신음했다. 똑같이 생긴 음탕한 모녀가 그의 위에서 신음한다.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의 의지를 벗어난 몸은 자꾸 허리를 움직이고 입은 포하티의 가슴을 물고 흘러나오는 고소한 젖을 꿀꺽꿀꺽 삼켰다. 그러다 그의 양손과 발에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축축하고 끈적하면서도 뜨뜻한 그 느낌이 그의 손가락과 발가락을 삼켰다.


"아앙!"
"힛!"
"하악!"

또 다른 신음들이 그게 어디의 감촉인지 확실하게 알려 주었다. 그것만으로도 모자란 것일까? 팔과 다리까지 누군가 올라타는 무게감과 함께 끈적거리는 입술들이 닿으며 문대지는 것이 느껴졌다. 지금 그가 물고 있는 포하티의 가슴 때문에  보이진 않지만 아마 그를 붙잡았던 포하티의 수많은 딸이리라. 온몸을 그녀들에게 눌려 있다 계속되는 자극에 정액을 털어놓고 말았다.

"하흐응!"

저 아래에서 들려오는 예로티카의 신음에 포하티가 젖가슴을 치우니 허리를 휘며 쾌락으로 가득한 얼굴로 침을 흘리는 예로티카가 보였다. 곧 그의 위에 쓰러지듯 무너져내리는 그녀를 받은 포하티는 웃으며.

"역시 처음 하는 아이에겐 자극이 너무 심했던 걸까나?"

그 모습에 드디어 끝이 났다고 생각한 어셔의 생각을 비웃듯 포하티가 자신과 똑같이 생긴 또 다른 여인에게 손짓했다.


"자, 계속해야지?"


그녀가 속삭이는 목소리와 함께 누군가 그의 물건을 삼킨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쾌락과 여인의 향연 속에 그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헙!"


그러다 겨우 깨어난 그는 비명을 지를 뻔했다가 숨을 참아 겨우 비명을 목 아래로 숨겼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는 온몸이 끈적끈적하다는 걸 깨달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끈끈한 액체를 가득 뒤집어쓰고 있었던 것처럼. 드문드문 기억나는  포하티와 똑같은 모습의 인어들이 그의 정을 탐하는 모습과 그녀의 가슴을 물고 젖을 삼키던 감각이다. 다행히 포하티가 어셔에게 먹였던 열매의 효과도 사라진 듯 더 이상 생각을 하는 게 힘들지 않다.


인어의 아름다운 모습에 빠져 경계심을 잃었던 것이 문제였을까? 일어난 그의 사타구니가 너무 아프다. 정신이 들고 보니 포하티의 가슴을 물고 그녀의 젖을 계속 삼켰던 자신이 한심했다. 고소한 맛이 나는 그녀의 젖은 계속 그의 몸을 뜨겁게 만들고 정신을 흐트러뜨렸다. 그걸 알면서도 그만둘  없다는 것이 더 문제였다. 그럴수록 몸은 달아올라 여인들의 몸을 탐했고 여인들은 그런 그를 반기며 정을 받아냈다. 그렇게 떠오르는 광경들이 그를 더욱 괴롭게 만들었다.


"으음."
"흐암."

다행히 지금 인어들은 모두 잠들어있는 모습이다. 잘하면 빠져나갈  있을  같지만 그의 몸을 둘러싸고 겹겹이 누워있는 여인들 사이를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지 막막했다. 아직도 열매의 기운이 남아있는지 그의 물건은 잔뜩 쥐여짜인 탓에  이상 부풀지도 않고 아프기만 하건만 여인들의 살결이 그의 살과 닿는 감촉은 여전히 그를 자극하고 있었다. 여인들의 피부와 닿으면 달라붙기까지 하는 끈적한 피부에 대체 얼마나 했는지 의문을 품으면서도 어셔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수십 명은 되어 보이는 인어들이 만족한 것처럼 수초를 붙잡고 잠들어 있었다. 그가 올라와 있는 곳처럼 육지를 만들지는 않았지만 저마다 수면 위로 고개를 내민 수초들을 붙잡고 물에 몸을 담근 채 잠들어 있다. 어셔는 그 모습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확실히 그는 수영을 하는 게 서툴렀지만 인어들이 저렇게 잡고 잠들어있는데도 가라앉지 않는 수초들의 모습을 보니 잘하면 이곳을 빠져나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문제는 출구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약속대로라면 포하티가 데려다주기로 했었지만.

"쿠우."

전부 다 똑같이 생겨서 구분하기 힘들었으나 인어들 중에서도 유난히 어려 찾기 쉬웠던 예로티카와 마주 안고 잠들어있는 여인의 한쪽 가슴이 발갛게 물들어 젖이 흐른 흔적을 발견하고 그녀가 포하티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녀들의 균열에서 흐르는 하얀 정액의 모습에 어셔는 우울해졌다. 아마도 그녀는 그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으리라. 출구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이곳에서 가만히 머무르다간 깨어난 그녀들에게 다시 쥐어짜일 것이 뻔했다. 게다가 동굴이 넓어 처음에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좀 더 길게 이어지는 공간이 있었다.

그가 왔던 곳과는 반대편, 물이 무척이나 깊었지만 멀리까지 둥둥 떠올라있는 수초들의 푸른빛에 어셔는 무작정 저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늙은 늑대가 이 동굴을 통과하라고 했으니 출구의 반대편으로 가다 보면 길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며. 자신에게 달라붙어 잠들어 있는 인어들의 몸을 조심스레 떼어내고 일어섰다. 그들의 몸이나 지느러미들을 밟지 않게 까치발로 서서 수초 덩어리의 외곽에 도착하니 발끝에 닿는 물이 느껴졌다. 꿀꺽 침을 삼키고 물속에 발을 넣는다. 물소리가 나지 않게 수초 위에 손을 짚고 팔이 후들후들 떨려와도 물속에 천천히 몸을 집어넣었다.

아무리 물속에 몸을 넣어도 닿지 않는 땅이 두려웠지만 그는 이곳을 빠져나가야 했다. 수초를 잡고 있으면 물에 빠질 일은 없다고 스스로 되뇌면서 심호흡을 하고 있었을 때였다. 창백한 여인의 손이 물에 들어가려던 그의 손목을 붙잡은 건.

"헉!"


그의 얼굴은 보나 마나 새파랗게 질려 있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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