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화 〉비밀친구.
어셔는 벨카가 들어 올린 치맛자락 아래로 속옷이 물에 젖어 비치는 도끼 자국 같은 것이 새겨진 둔덕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소녀는 언제나 아름다웠지만 그건 어딘가 다른 삿된 감상이었다.
"어셔는 인간이 어떻게 태어나는지 알고 있어?"
"그게, 잘."
옛날에는 어떤 동물이 아기를 물어다 준다고 했던 이야기를 믿기도 했던 어셔지만 마을의 형들이나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를 엿듣다 보면 그런 게 아니라는 것 정도는 쉽게 알 수 있었다.
"그 아이들이 하던 일을 기억해?"
기억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본 그 행위는 너무 강렬해서 잊을 수가 없었다. 어쩌면 혹시.
"그걸 성교라고 불러."
벨카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노력하면서도 어셔의 시선은 소녀의 은밀한 계곡에 집중되어 있었다. 남자처럼 고추가 달려있진 않지만 그의 기억이 정확하다면 저 아래에 그 구멍이 있을 것이다. 여자아이들에게만 있는 그 구멍이. 그의 시선이 너무 집요했던 탓일까? 소녀는 안 그래도 붉은 얼굴을 더욱 붉게 물들이면서 한 손을 자신의 둔덕에 가져다 대었다. 때문에 가려진 그 모습에 어셔가 아쉬워하는 것도 잠시 그곳을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훑는 소녀의 모습에 시선을 빼앗겼다.
"흐읏, 그리고 남자와 여자에게 있는 이곳을 성기나 생식기라고 해."
그를 위해서 자신의 성기를 직접 보여주고 만지며 설명하는 소녀의 모습이 야릇했다. 어셔는 예전에 형들이 하던 이야기를 이제야 이해할 것 같았다. 자신의 자지를 어떤 누나나 아이의 보지에 넣고 싶다며 농담조로 하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 형은 남자였으니 자지는 남자의 성기를 말하는 것이고 보지는 여자의 성기를 말하는 것이리라. 그 말들을 떠올리며 벨카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그의 성기에 저절로 힘이 들어가 소녀의 그곳을 찔렀다.
"아으!?"
실수였지만 소녀가 놀라 작은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 아찔할 만큼 사랑스러웠다. 소녀와 그의 성기를 가로막는 천 옷 때문에 넣지 못하고 있다는 게 아쉬울 만큼. 그래서 이번에는 일부러 자신의 그곳에 힘을 주었다.
"으읏!"
잠깐 튀어나온 그의 물건이 옷 너머에 있는 소녀의 둔덕을 일그러트리는 모습과 벨카의 놀란 모습을 이번에는 자세하게 눈에 담았다. 애타는 그의 마음을 눈치챘는지 벨카는 눈가에 맺힌 수치심을 감추며 그를 밉지 않게 흘겼다.
"으으, 심술부리지 말아 줘. 빨리... 가르쳐 줄 테니까."
벨카는 살짝 울먹이는 목소리로 어셔를 타이르며 그의 허벅지 위에서 일어났다. 빗물에 원피스가 달라붙어 소녀의 몸이 반투명하게 드러난 모습이 그의 눈에 훤히 들어왔다. 벨카는 자신의 원피스 아래에 손을 넣고 무언가를 끌어내렸다. 굳이 무언가라고 할 필요도 없었다. 소녀의 원피스 아래에는 얇은 속옷 한 장 밖에 없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천 쪼가리 같은 속옷이 소녀의 새하얀 자기 같은 다리에 걸쳐 내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어셔는 그것만으로는 불만이었다.
"앗!"
그가 벨카의 치맛자락을 들춰 그 아래로 머리를 넣자 벨카의 놀란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어셔의 바로 눈앞에 소녀의 은밀한 균열이 있었으니까. 작고 도톰한 살이 감싸고 있는 분홍색의 균열은 이제 자신을 보호하는 얄궂은 천 조각 하나 없이 그대로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소녀의 원피스의 안에는 그가 미처 자각하지 못했던 달콤한 향기가 가득했다. 평소 소녀의 체향과 같지만 다른 느낌의 진득하고 야릇한 향기. 그의 숨소리가 저절로 거칠어졌다. 그의 입김이 닿았는지 그가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균열의 양옆에 자리해 있던 소녀의 매끄러운 허벅지가 움찔거리며 움츠러들었다.
어셔는 천천히 손을 들어 손가락으로 소녀의 균열을 벌렸다. 억눌린 듯한 소녀의 신음이 들려오고 희미했던 단내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강해졌다. 이거다. 자꾸만 그의 충동을 부추기던 것 중에 하나가. 어셔는 군침을 삼키며 확실하게 드러난 소녀의 은밀한 구멍에 손가락 하나를 집어넣었다.
"아으, 흣!"
어째서 이런 행동을 하는지는 그도 알 수 없었다. 제 친구들이 동네 바보의 이곳에 자지를 넣던 모습을 떠올리고 보니 뭐라도 넣어보고 싶은 기분이었다. 기왕이면 자신의 것을 말이다. 소녀의 은밀한 균열을 열고 들어간 손가락은 따뜻하고 축축한 살덩이에 감싸여 있었다. 그것이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들려오는 벨카의 목소리.
"하아, 거기는... 읏, 아이를 낳을 때."
벨카는 그에게 자신의 은밀한 곳을 괴롭히고 있었음에도 그가 궁금해했던 것을 가르쳐주려 애쓰고 있었다. 어셔가 이제는 그 행위의 이유를 알기보다는 빨리 소녀와 그 행위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도 모르고. 그러던 중에도 어셔는 벨카에게서 흘러나오는 신음이 이제는 놀란 것이나 지친 숨소리와는 다르다는 걸 스스로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기민하게 눈치챌 수 있었다. 그가 소녀의 균열 속에서 손가락을 빼자 벨카는 힘이 풀린 듯 그의 다리 위에 주저앉았다. 그의 머리는 벨카가 주저앉으면서 자연스럽게 치마폭에서 빠져나왔고 그대로 울상이 된 소녀의 얼굴과 마주할 수 있었다.
좀처럼 표정 변화가 없는 벨카를 생각하면 매우 희귀한 모습이라 그가 머릿속에 담으려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으니 소녀는 원망스러운 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원피스 안에서 갓 태어난 아기 사슴처럼 바들바들 안쓰럽게 떨리는 다리로 힘겹게 서있던 모습이 떠올라 피식피식 웃음이 나왔다.
"흐으, 왜 자꾸 방해하는 거야."
"미안, 왠지 참을 수 없어서."
"못 됐어."
벨카는 두 손으로 주먹을 쥐고 그의 가슴을 두드렸다. 나름대로 강하게 치는 것 같았지만 소녀의 힘은 그리 강하지 않아서 토닥토닥 거리는 것이 솜방망이 같았다. 그러다 어셔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소녀의 손을 쥐어 잡았다. 제법 강하게 잡았기 때문일까? 벨카가 그의 기세에 멈칫했다.
"벨카, 그냥 하면 안 돼? 나 정말로 참기 힘든데."
어셔는 제 물건에 다시 힘을 주어 그와 맞닿아 있을 소녀의 그곳을 쿡쿡 찔렀다. 벨카는 다시 몸을 떨었지만 이번에는 퍽 단호한 모습으로 말했다.
"안돼. 어셔는 지금 이게 너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고 있어."
벨카는 그렇게 말했지만 어셔는 이미 그녀가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알고 있었다.
"아기를 낳으려고 하는 일인 거잖아."
그런 거 마을 형들과 어른들의 말과 제 친구들이 했던 일을 생각하면서 그녀의 말을 듣다 보면 모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야기를 질질 끄는 듯한 벨카에게 빨리하고 싶어 보챈 것이다.
"그래, 정말로 간단하게 생각하면 그럴지도 몰라. 그건 본능에 가까운 일이니까."
"본능?"
벨카가 말하기를 본능이란 것은 생물인 이상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는 것이었다. 없었던 것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존재했기에 드러나는 생물의 당연한 욕구.
"그렇다면 그냥 해도 상관없는 거 아니야?"
그러나 소녀는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그건 그렇게 단순하게 정의할만한 것이 아니야."
너희는 그릇 속에 있으면서도 아니하며 보다 영적인 것을 추구하면서도 그릇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존재. 아무리 함께 있어도 충족되지 않을 외로움은 자신이라는 존재를 뜻하기에.
"그런 너희에게 그저 한 가지 영역에 불과한 이유로 그런 일을 하는 건 옳지 않아."
너희는 그런 행위를 단순히 번식을 위한 것이 아닌 쾌락이나 사랑을 위한 행위로 인식해. 단순히 육체의 쾌락을 얻기 위해서. 혹은 교감을 위해서. 그 두 가지는 함께하지 않는 듯하면서도 늘 함께일 거야.
"이건 정말로 중요한 문제야."
일방적인 행위의 강요는 폭력에 지나지 않아. 서로를 얼마나 원하는지 생각하면서 결정해야 해. 만일 아이를 낳으면 고민해야 할 것은 무척이나 많아지니까.
"그러니 부디 한 번만 더 신중하게 생각해줘."
그와 마주한 소녀의 금빛은 그를 오롯이 눈에 담고서 여전히 가득한 애정으로 타일렀다. 벨카의 말에 머리가 복잡해졌지만 어셔는 그녀의 말대로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로 했다. 처음으로 느낀 끈적끈적한 욕망에 가려졌던 머리가 소녀의 말에 조금은 맑아진 기분이다. 이 일로 그와 벨카에게 아이가 생길 것이라 생각하면 가슴속 어딘가 간질거리는 것 같았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마을의 어른 중에서 금실이 좋다는 어른들의 자리에 자신과 소녀를 끼워 넣으면 뭐랄까 지금까지 느꼈던 어설픈 욕망과는 다른 가슴이 벅차오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벨카."
"응."
그의 부름에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하는 소녀. 어셔는 지금 해야 할 말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좋아해."
그 말을 소녀의 귀에 속삭였다. 평소에도 소녀에게 하던 말이었지만 끈적한 욕망에 삼켜질 뻔했던 위태로운 감정을 어셔는 끄집어낼 수 있었다. 어째서 벨카와 그런 관계를 가지고 싶었는지 보다 근본적인 이유를. 소녀의 얼굴이 다시 붉게 물들었다.
"아우으."
벨카는 그의 말에 좀처럼 대답하지 못하고 허둥거렸다. 두 손으로 붉어진 얼굴을 감추기 급급해서 정작 젖어버린 원피스 때문에 제 속살이 다 비치는 것도 깜빡한 것 같았다. 어셔는 그녀가 평정을 되찾으면 혹시 그 일을 거절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벨카의 손을 붙잡아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며 얼굴을 맞대었다. 이 부끄러움 많은 비밀친구가 도망칠 수 없도록.
"나는 벨카가 좋은데. 벨카는 내가 싫어?"
코앞에서 마주친 벨카의 금빛이 흔들렸다. 숨을 쉬는 소리와 작은 콧바람이 서로의 얼굴을 간지럽히는 감각이 유독 크게 느껴지는 가운데. 소녀의 작은 입술이 망설이는 듯 오물거렸다. 어셔는 그 모습에 심술궂은 마음이 생겨났다. 왠지 그녀를 더 괴롭히고 싶은 그런 이상한 마음.
"벨카는 내가 싫은 거구나."
벨카가 입을 열려는 찰나에 그는 먼저 선수를 쳤다.
"어, 어셔?"
벨카의 당황스러운 목소리가 그의 이름을 불렀지만 어셔는 일부러 더 매정하게 보이게끔 그녀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나는 벨카가 정말로 좋은데. 나만 그랬던 거야?"
"읏! 그런 게 아니야!"
"그런 일은 좋아하는 사람끼리 하는 일이라고 말했으면서."
"그러니까 그게."
그러다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렸는지 소녀가 그를 붙잡는 손길이 멈췄다.
"흐으, 너무해."
그리고 들려오는 그녀의 울먹이는 목소리에 이번에는 어셔가 당황하며 돌아보니 금잔화 같은 눈망울에 물기를 가득 담고 있는 벨카를 발견할 수 있었다. 금방이라도 그 물기를 쏟아낼 듯 일렁이더니 이윽고 떨어져내리는 이슬에 그가 급하게 사과하려고 했을 때였다. 그전에 먼저 소녀의 금빛이 그의 시야를 가득 채웠다. 그것만으로도 모자라 입술에 닿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감촉에 그는 멍하니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들려오는 벨카의 목소리.
"정말로 좋아해. 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이런 감정이 나에겐 너무 과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눈물에 젖은 키스는 그녀의 향기처럼 달콤했으며 풀과 비의 향기가 났다. 그리고 떨어지며 보이는 소녀의 입술은 언젠가 보았던 꽃무릇처럼 옅은 분홍빛을 닮아 있었다. 그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던 어셔는 문득 생각이 나 물었다.
"그러니까 해도 된다는 거지?"
"...."
벨카는 붉은 얼굴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미세하게 끄덕이는 그녀의 고개를 그는 놓치지 않았다. 벨카의 허락을 받아낸 그는 가장 먼저 그녀에게 옷을 벗어달라 요구했다. 소녀는 그의 요구에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검붉은 원피스를 벗었다. 어차피 빗물에 젖어 제 역할을 못하니 그대로 해도 상관없을 것 같긴 하지만 어셔는 그녀의 모든 걸 눈에 담고 싶었다. 그리고 드러나는 소녀의 새하얀 나신. 저 신체를 그리는 선 하나하나가 곱고 고와서 도저히 눈을 뗄 수 없었다.
"그, 너무 빤히 바라보지 말아 줘."
어셔의 집요한 시선에 벨카가 몸을 움츠리며 자신의 가슴을 팔로 가리려 했지만 그가 팔을 붙잡아 제지했다. 그러자 움찔거리긴 해도 소녀는 그의 시선을 피할 뿐 발버둥 치지는 않았다. 그는 곧 그녀의 작지만 봉긋한 가슴에 손을 뻗었다.
"읏."
물기에 젖어 차가운 손이 가슴에 닿았기 때문일까. 소녀가 신음을 흘렸다. 소녀의 봉긋한 가슴은 그의 손에 딱 들어왔다. 여자아이라는 건 다들 이렇게 부드러운 걸까? 아니면 벨카가 특별한 걸까? 계속 만지고 싶은 감촉이라 가슴을 조물조물 만지작거리다가 어셔는 소녀의 가슴을 빨고 싶다는 생각이 들자 그대로 행동했다.
"아! 으."
어쩐지 식욕이 돌아서 군침이 멈추지 않는 입으로 소녀의 작은 가슴을 물고 쪽쪽 빨았다. 비단 가슴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소녀의 몸은 그 어디를 만지고 핥아도 부드럽고 향긋해서 도저히 제정신을 찾을 수가 없었다. 어셔는 벨카를 직접 잡아먹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기세만으로 그녀를 밀어붙여 차가운 느티나무줄기에 눕혔다.
"어셔?"
그의 행동에 당혹스러운 듯 그의 이름을 부르는 벨카. 그러나 어셔는 그녀의 부름에 대답할 정신이 없었다. 지금 그는 아까 손가락을 넣어보기도 했던 소녀의 은밀한 균열에 정신이 팔려있었으니까. 그의 위에 앉아있던 상태로 눕혀져 벌어진 다리 탓에 무방비하게 드러난 그곳을 한참 바라보던 어셔는 이끌리듯이 자신의 입술을 소녀의 균열에 가져다 대었다.
"저기 언제까지 이렇게... 하읏?!"
때마침 입을 열었던 벨카가 당혹스러운 신음을 내뱉었다. 그가 그녀의 사타구니에 얼굴을 파묻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소녀의 보드라운 허벅지가 얼굴에 달라붙고 코밑에는 소녀의 은밀한 곳을 덮고 있던 도톰한 살덩이가 달라붙었다. 달콤한 향이 콧속을 가득 채우는 가운데 혀를 뻗어 소녀의 안쪽을 맛보았다.
"흐읏! 어셔."
거부하듯 빠듯하게 혀를 조이는 소녀의 안과 작지만 쾌락을 담은 벨카의 신음, 달콤한 꽃에 꼬여든 꿀벌처럼 그는 소녀의 꽃잎을 맛보기 바빠서 이번에도 그는 그녀의 부름을 듣지 못했다.
"으읏, 흐아?"
대신 소녀를 먹어 치우려는 것처럼 자꾸만 국부를 핥고 맛보는 어셔의 행동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벨카는 그가 원하는 자세를 유지한 채 신음만을 흘리고 있을 뿐이었다. 때때로 혀를 세워 안쪽까지 집어넣는 그의 행동에 벨카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하그읏."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벨카의 신음을 들으며 어셔는 계속해서 그녀의 은밀한 곳을 혀로 맛보고 있었다. 소녀의 그곳은 꿀을 가득 담아 놓은 꿀단지처럼 달콤했다. 정말로 달콤한 맛이 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느껴졌다. 어셔가 그곳에 얼마나 열중하고 있었을까?
"흐으, 어셔, 제발 대답해줘."
벨카가 애달픈 목소리로 흐느끼며 애원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에 놀란 어셔가 그녀의 사타구니 파묻었던 고개를 들어 벨카를 바라보면 아릿한 금빛에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득 담고 방울방울 눈물을 흘리는 소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미안해! 나도 모르게 그만!"
그 모습을 뒤늦게 발견한 어셔는 죄책감을 느끼며 사과했다. 혹시 그가 잘못한 것일까? 벨카가 실망하지는 않았을지 노심초사하고 있자. 소녀는 손끝으로 흘러나온 눈물을 훔쳤다.
"그게 아니야. 너무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이상한 기분?"
"응."
어셔의 물음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잘 모르겠지만 이런 기분은 처음이라."
어셔는 왠지 벨카가 무엇을 말하는 건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도 지금 생경한 감각을 느끼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벨카는 그 낯선 감각에 지레 겁을 먹은 모양이었다. 그와 같은 느낌인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어셔는 물어보았다.
"혹시 기분 좋았어?"
그러자 벨카는 화르르 얼굴을 붉히며 그의 시선을 피해 버렸다. 그 모습에 괜히 또 짓궂은 마음이 생겨나는 건 어째서일까?
"벨카, 피하지 마."
"우읏."
어셔가 짐짓 그 모습을 못마땅해 하는 것처럼 그녀의 귀에 속삭이자 벨카는 작게 떨다가 울먹이면서도 그를 바라보았다. 무척이나 부끄러워하고 있으면서도 어셔의 요구를 들어주었다. 물기가 가득한 금빛은 여전히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을 담고 있었지만 작은 호기심이 섞여있었다. 어셔는 그런 벨카의 모습에 웃으며 자신의 바지와 팬티를 벗었다. 그러자 지금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것처럼 뻣뻣하게 서서 붉게 달아올라 스스로 껍질을 벗고 투명하고 끈끈한 액체를 뚝뚝 흘리는 그의 고추가 드러났다. 어셔는 이렇게 커진 자신의 자지를 처음으로 보았다.
"아."
그리고 그걸 본 소녀가 떨리는 눈으로 그를 불안하게 올려다보는 모습에 어셔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녀를 껴안았다. 어셔는 상의를 걸치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입지 않은 그들의 하반신은 아무런 방해도 없이 맞닿았다. 때문에 흉물스러울 정도로 부풀어 오른 그의 자지는 그의 배와 소녀의 아랫배 사이에 끼였다. 자신의 고추가 때묻지 않은 소녀의 피부에 닿아 있는 것만으로도 묘한 배덕감이 들었다.
"히읏?!"
그러자 화들짝 놀라 숨을 들이켜는 벨카. 어셔도 이런 행위는 처음이었지만 모든 것을 아는 것 같은 소녀도 이렇게나 낯설어 하는 모습에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생겨났다. 그는 자신의 아래에 깔려 있는 벨카를 내려다보았다. 평소 모르는 것이라면 벨카에게 물어봤던 어셔지만 이렇게 보고 있으면 그녀가 이미 대답해줄 만한 상태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서로의 맨살과 은밀한 부분을 맞대고 있는 것만으로도 벨카는 머릿속이 새하얘진 듯 입을 작게 벌리고 달뜬 숨소리를 흘리며 멍한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츄읍
"으응."
그 모습에 어셔는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생각하기보다 먼저 움직여 그녀의 입술을 탐했다. 다만 이번에는 서로에게 가끔씩 짧게 해보았던 가벼운 입맞춤이 아닌 어른들이 인적이 드문 곳에서 나누던 행동을 떠올리고 어설프게나마 따라 한 딥 키스였다. 다행히 벨카가 거부하는 일은 없었다. 아니면 거부할 정신도 없던가. 그의 입술과 혀에 막혀 억눌린 듯한 신음을 낼 뿐이었다. 벨카의 입속은 그녀의 은밀한 곳 못지않게 달콤하게 느껴졌다. 마치 계속 물고 있어도 닳지 않는 사탕처럼.
혀로 더듬더듬 벨카의 입안을 탐색하는 사이 어셔는 문득 그녀와 자신의 사이에 끼어있는 고추가 미친 듯이 가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구 문지르고 싶게 만드는 애매한 근질거림. 아마도 이걸 해소하려면 제 친구들처럼 소녀의 보지에 넣으면 해소될 것이라는 걸 깨달았지만 벨카가 괜찮을지 의문이었다. 이미 그녀에게 허락을 받았으니 해도 되지 않냐며 그가 고민하고 있었을 때였다. 정신이 없어 보였던 벨카가 그 가녀린 손을 들어 망설이고 있었던 그의 뺨을 어루만진 것은. 그에 놀라 그녀를 바라보면 더없이 사랑스러운 감정을 담고서 그를 바라보는 벨카가 있었다.
"와줘, 어셔."
그 금잔화 속에 담긴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애정에 죄책감이 들었지만 그 이상으로 다가오는 흥분과 배덕감에 어셔는 자신의 자지를 쥐고 소녀의 은밀한 균열에 갖다 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