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9. 그토록 탐하던 왕관의 진정한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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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9. 그토록 탐하던 왕관의 진정한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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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9. 그토록 탐하던 왕관의 진정한 무게
2022.08.17.
“이미 마법 인장으로 소유권을 넘긴다는 공증까지 마친 백수정 광산을 다시 찾아올 방법은 없습니다.”
백작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황녀가 나직한 웃음을 뱉었다. 응접실의 분위기는 터질 것처럼 아슬아슬해졌다.
하지만 백작은 제 말을 후회하지 않았다. 끓어오르는 속을 간신히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사실만 고했을 뿐이니까.
아내의 병으로 휴가를 낸 걸 알면서도 찾는다기에 정말 급한 일인 줄 알았다. 며칠째 산욕열에 들뜬 아내를 뒤로하고 입궁을 한 건 그 때문이었다.
그런데 고작.
“마델레이네 공녀에게 넘겼던 백수정 광산을 다시 찾을 방법을 찾으세요. 가능한 내일까지면 좋겠네요.”
허겁지겁 응접실에 들어오자마자 들었던 황녀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당연하게 답을 알고 있을 거라는 듯 태평한 목소리에 유블러 백작은 다시 한번 주먹을 꽉 쥐었다.
“백작.”
“……예. 전하.”
“나는 방법을 찾으라 했지, 결론을 내리라 한 게 아니에요.”
우아한 표정과 달리 황녀의 목소리는 고압적이었다. 백작은 다시 한번 가슴 안쪽이 답답해졌다.
“……문서상으로 이미 완벽하게 처리했습니다. 황녀 전하께서 지시하신 대로 말입니다. 마법 인장까지 찍은 서류를 어떻게 번복하겠습니까.”
“그거야, 백작이 알아볼 일이죠.”
남 일을 말하듯 황녀가 가볍게 말했다. 그 모습에 결국 유블러 백작이 다다다 속에 맺힌 말을 토해 내기 시작했다.
“그러기에 백수정 광산이 어떤 물건인지 한 번만 확인하셨으면 되었을 일입니다. 광산의 소유권 문서에 황족만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 따로 있었다는 걸 전하께서도 아시지 않습니까. 마법 인장을 찍어 처리한 내용을 없었던 것으로 만들 수 없다는 것도요. 그런데도 방법을 알아보라 하시면 공녀를 협박해 돌려받는 수밖에…….”
“백작님!”
아차. 유모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유블러 백작이 정신을 차리고 입을 다물었다. 황녀의 옆에 있던 유모 루하스 남작 부인이 황망한 얼굴로 얼른 황녀의 안색을 살폈다.
역시나 황녀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소파 팔걸이에 얹은 손끝이 바들바들 떨리는 게 확연히 보였다.
유모가 얼른 나서서 유블러 백작에게 소리쳤다.
“감히 황녀 전하께 어떻게 그렇게 무도한 말을……!”
“……송구합니다. 황녀 전하.”
유블러 백작은 깊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끝내 죄송하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새파랗게 독 오른 황녀의 얼굴을 보면서도 뒷일이 걱정되기보다는 아픈 아내 생각뿐이었다.
“……백작의 지금 행동에 대해서는 다음에 문책하죠. 당장 나가요.”
.
.
.
이게 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황녀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응접실 문을 노려보았다. 옆에서 유모가 무어라 말을 거들었지만 들리지 않았다.
무엄하게도 옷차림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유블러 백작은 저를 책망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잘못조차 빌지 않고 쌩하니 나가다니.
생각할수록 기가 막혔다.
하지만 황녀는 숨을 가다듬었다. 이럴 때일수록 찬찬히 상황을 되짚어야 했다. 지금 급한 건 유블러 백작의 태도 따위가 아니었으니까.
“전하. 언제쯤 백수정 광산에 내려가실 계획이십니까.”
어제에 이어 오늘도 황제궁의 시종장이 찾아왔었다. 아직도 백수정 광산을 조사하러 가지 않은 것에 대한 황제의 책망이 확연하게 느껴졌다.
황제가 제가 하는 일에 이렇게까지 관심을 보이는 일은 처음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백수정 광산을 공녀에게 넘긴 것을 알게 된다면.
지고한 황제의 분노를 상상하자마자 등골이 오싹해졌다. 황녀는 구명줄을 잡듯 소파 팔걸이를 꽉 잡았다.
그깟 맥 끊긴 폐광산에 뭐가 있기에. 분명 그 반쪽짜리의 보고서에는 아무 내용도……!
순간 황녀의 머릿속에 끔찍한 생각 하나가 떠올랐다.
만약 그 반쪽짜리가 무언가를 발견한 뒤에 의도적으로 보고서에 누락시킨 거라면? 그리고 저를 구슬려 백수정 광산을 가져간 거라면?
분명 먼저 지참금으로 적합하다며 백수정 광산을 권한 건 황녀였다. 하지만 황녀는 편리하게도 이 사실을 망각한 채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유모.”
“예. 전하.”
“당장 비칸데르령으로 갈 준비를 해요.”
겁박이든 협박이든 어떻게 해서라도 다시 폐광산을 찾아야 했다.
새하얗게 질려 가는 황녀의 얼굴을 보며 유모가 걱정스레 말했다.
“하지만, 전하. 비칸데르령까지는 제법 시일이 걸리는데. 차라리 공녀를 오라 하는 편이,”
“지금 당장 보존 문서실로 가서 폐광산에 대한 기록도 받아 오고요.”
황녀는 유모의 말을 싹둑 자른 채 유블러 남작의 말을 떠올렸다. 황족만이 볼 수 있다는 기록. 그 안에는 폐광산에 대한 세부적인 기록이 남아 있을 거다. 어쩌면 폐하께서 왜 그 광산을 그토록 원하시는지도 알 수 있을 거다.
단호한 황녀의 말에 시녀 한 명이 황급히 응접실을 나섰다. 그 모습을 보면서 황녀는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다.
그래, 처음부터 이렇게 했어야 했다. 분명히 제게는 이 일을 해결할 방도가 남아 있었다.
비록 제이드 마델레이네와의 이야기는 결렬되었지만.
“……그 천것이 얼마나 오라버니를 사랑했는지는 제국 모두가 알고 있으니까.”
“그럼요. 전하. 공녀가 얼마나 태자 전하를 사랑했습니까.”
유모의 맞장구에 황녀의 입술이 고혹적으로 올라갔다.
공녀가 제도로 간 지 제법 되었다. 이쯤 되었으면 슬슬 오라버니에게 네 얘기를 잘해 준다는 회유로 폐광산을 되찾아 올 수 있을 것이었다.
마리아 에텔을 사랑하는 오라버니도 결혼만은 올리비아와 한다고 못을 박았으니. 따지자면 제가 사랑의 메신저 역할까지 하는 셈이었다.
하지만 응접실 한편에서 황녀의 말을 듣고 있던 시녀 중 한 명의 얼굴에는 불안한 기색이 어렸다.
그녀는 귀족 회의 날, 황성을 빠져나가던 공녀를 잠시 보았다. 그렇게 행복한 얼굴로 대공의 손을 잡고 떠난 공녀가 과연…….
……아직도 태자 전하를 사랑하고 있을까?
당연한 말이지만 이 생각을 황녀에게 말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저 아름다운 손톱이 파고드는 건 소파가 아닌 제 팔일 수도 있을 테니.
* * *
노을이 물드는 저녁, 티아제 궁.
마리아 에텔은 우아하게 복도를 걸었다. 벌써 몇 번이나 궁 전체를 돌아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태자비 궁을 샅샅이 살피는 일은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
“아까 그 스테인드글라스도 바꾸죠. 좀 더 화려하고 웅장한 느낌으로.”
“예. 알겠습니다.”
특히나 이렇게 티아제 궁의 시녀들이 제 뜻에 고분고분하게 굴 때마다.
마리아는 힐끗 제 뒤를 살폈다. 제 뒤를 따르는 소프론 남작 부인과 시녀들을 본 마리아의 푸른 눈에 기쁜 빛이 어렸다.
제가 바랐던 삶은 이런 거였다. 당당한 태자비. 연인 레오포드의 옆에 가장 어울리는 고귀한 자리.
마리아는 창문 너머를 바라보았다. 벌써 티아제 궁의 둥근 지붕 위로 황금빛 노을이 내려앉았다. 곧 레오포드가 올 시간이었다. 그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다.
“이제 내려가죠.”
“예, 영애.”
소프론 남작 부인의 대답에 순간 마리아의 눈매가 매섭게 올라갔다.
“뭐라고요?”
“네?”
“지금 나를 그저 영애라고 부른 거예요?”
불쾌한 듯 날 선 목소리에 소프론 남작 부인은 잠시 침묵했다.
예법상 제가 마리아 에텔을 부른 호칭은 적절했다.
아직 약혼조차 올리지 않은 태자의 연인.
오히려 공식적인 관계가 아닌 후작 영애가 태자비 궁을 이렇게 휘젓고 다닌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였다.
“……됐어요. 이 얘긴 그만하죠.”
그걸 인지한 듯 마리아 에텔이 짜증스럽게 고개를 돌렸다.
이게 다 아직 약혼식조차 올리지 않아서 그렇다. 제가 약혼식만 올렸어도 고작 호칭 따위에 연연하지는 않았을 텐데.
조금 전까지만 해도 만족스러운 이 티아제 궁의 모든 게 거슬렸다. 특히 저거.
“참, 저기 올려진 푸른 수국. 바로 치워 버려요.”
마리아 에텔이 고압적으로 협탁 위의 수국을 턱짓했다.
촌스럽고 칙칙하긴. 딱 그 반쪽짜리 사생아 취향이다.
이제 이 궁은 제 것이다. 제 취향대로 화사하고 사랑스럽게 꾸며야 맞았다.
마리아 에텔이 당당하게 웃으며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 뒤를 따르는 소프론 남작 부인은 잠시 푸른 수국에 시선을 두었다. 다른 시녀가 딱 소프론 남작 부인만 들릴 정도로 소곤거렸다.
“몇 년째 이 동편 복도 협탁에는 푸른 수국이 있었는데. 이제는 못 보겠네요. 아쉬워라.”
“……주인이 바뀌었으면 그 취향에 맞춰야지.”
그래도. 시녀가 아쉬운 듯 중얼거렸다. 소프론 남작 부인은 힐끗 푸른 수국을 바라보았다. 딱 한 번, 태자가 푸른 수국을 보고 눈이 편하다 한 뒤로 늘 저 자리는 푸른 수국이었다.
“앞으로도 티아제 궁을 잘 부탁드립니다.”
마지막까지 궁을 부탁하던 공녀의 목소리가 떠올라서. 소프론 남작 부인은 고개를 저었다.
이미 벌어진 일이었다. 그저 저는 이곳의 책임자로서 궁의 주인을 보필하면 될 일이었다. 그렇게 되새기면서도 소프론 남작 부인은 제 마음속 어딘가 생겨나는 헛헛함을 지울 수는 없었다.
“부인. 황녀 궁에서 시녀가 ‘업무’를 가져왔습니다.”
다른 시녀 한 명이 다가와 소프론 남작 부인한테 소곤거렸다.
.
.
.
“……연회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영애.”
“그러니까. 이건 황녀 전하의 업무가 아닌가요? 이걸 왜 나한테.”
레오포드가 티아제 궁의 후원으로 접어들었을 때였다. 황당해하는 마리아의 목소리에 레오포드가 미간을 찌푸렸다.
하루 종일 정무에 시달렸다. 여느 때처럼 사랑스러운 마리아를 본다면 피곤이 날아갈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티아제 궁에 들어왔을 때 저를 반긴 게 날카로운 목소리라니.
“무슨 일이야.”
“레오포드!”
마리아가 벌떡 일어나 레오포드에게 안겼다. 가련한 얼굴 위로 제 편이 나타났다는 득의양양함이 언뜻 스쳐 지나갔다. 마리아의 앞에 있던 앳된 시녀의 드레스에는 황녀 궁 인장이 찍혀 있었다.
“제국의 작은 태양을 뵙습니다. 에텔 영애한테 업무를 인계하러 잠시 방문했습니다. 나중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레오포드. 저 업무가 뭔지 아세요? 황녀 전하의 여름 연회인데, 저걸 저한테 가져왔지 뭐예요. 잘못 가져왔다니까 계속 아니라고 하고.”
마리아는 애교스럽게 말끝을 늘렸다. 얼른 레오포드가 제 편을 들어 주며 황녀 궁의 시녀를 쫓아내길 바랄 때였다.
“내 마리아. 그대가 했던 말을 기억 못 하는 건 아니겠지?”
“네?”
낮게 웃는 목소리에 설핏 짜증이 묻어났다. 마리아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일 년 동안, 공식적인 내 약혼녀로서 그 직무를 잘 수행한다고.”
일 년 동안.
악센트가 찍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말이었다. 마리아는 황급히 주변을 살폈다. 이건 다른 시녀들은 몰라야 하는 일이었는데. 대부분 다 들은 것 같았다.
수치심이 몰려왔다. 하지만 레오포드는 무심하게 말을 이으며 마리아의 머리카락을 넘겨 주었다.
“그대가 어여쁘게 대답했잖아. 그렇지?”
“……그랬죠. 하지만 전하, 저건 전하의 약혼녀로서 해야 할 태자비의 일이 아니잖아요.”
“아니, 네가 할 일이 맞아.”
레오포드가 담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황녀 궁의 시녀가 재빠르게 다가와 들고 있던 서류를 내밀었다. 얼결에 서류를 받아 든 마리아의 얼굴에 당혹감이 퍼졌다.
“아무래도 내 약혼녀가 아직 제대로 본인의 업무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한 모양이야, 부인.”
“송구합니다, 전하.”
“내일 중으로 태자의 약혼녀가 하게 될 일을 마리아한테 알려 줘.”
“예.”
이게 아닌데. 마리아는 이리저리 눈을 굴렸다. 인형처럼 예쁜 파란 눈 위로 곤혹스러운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어쩔 줄 몰라 하며 마리아가 구명줄을 내려 주길 바라듯 레오포드만 바라볼 때였다.
“……는 이런 일 없었는데.”
나직한 혼잣말의 주어가 가리키는 대상에 마리아의 심장이 선뜩하게 내려앉았다.
하지만 금방 다시 저를 내려다보는 레오포드의 눈은 다정했다. 마치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는 것처럼. 그래서 마리아는 방금 한 말이 무슨 뜻이냐고 물어볼 수도 없었다.
대신 마리아는 이를 악물며 화사하게 웃었다.
“그러면, 공식적으로 약혼식을 치러 주세요. 전하.”
“약혼식?”
“네. 공식적인 약혼녀라고 저를 과시해 주세요. 제가 업무를 수행하기 더 수월할 수 있게요.”
사랑스러운 얼굴을 내려다보면서 레오포드는 약혼식, 세 음절을 중얼거렸다. 1년 후를 생각해 약혼식은 간소하게 치르라던 황제의 말이 떠올랐다.
마리아가 못을 박듯 한마디를 덧붙였다.
“……공녀와 했던 것보다 더 성대하게요.”
“하여튼.”
질투심 가득한 목소리에 레오포드가 피식 웃었다. 그리고 귀엽다는 듯 마리아의 뺨을 쓸어내렸다.
“그때는 기억도 나지 않아. 알겠어, 대신 열심히 해야 해.”
마리아의 얼굴이 환해졌다. 사랑한다는 듯 애교 섞인 몸짓이 제게 달라붙었다. 이제야 제 마리아다웠다. 자연스레 그 몸을 안아 주던 레오포드의 머릿속에 문득 과거의 한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알겠습니다, 전하. 말씀대로 앞으로 흰 드레스는…….”
아주 오래전, 제 약혼식 날의 한 장면이었다. 상처받은 얼굴로 대답하던 올리비아의 얼굴이 새삼 눈에 밟혔다.
하여튼. 올리비아에 대한 기억은 다 이런 식이다. 레오포드는 불편해지는 속을 애써 참으며 마리아한테 말했다.
“산책이나 하지.”
마리아가 반짝이는 눈으로 잠시 궁에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그 틈을 타서 레오포드는 나직하게 보좌관 하지스 백작을 불렀다.
“예. 전하.”
“……올리비아가 어떻게 지내는지 알아봐.”
평소라면 관심도 가지지 않았을 텐데. 올리비아의 그 표정이 뭐라고.
레오포드가 귀찮다는 듯 쯔, 혀를 찼다. 그리고 처연하게 들리던 올리비아의 목소리를 제 기억 너머로 다시 넘겼다.
* * *
그 시각, 황녀의 커다란 눈이 충격에 휩싸였다.
“말, 도 안 돼.”
고운 손이 들고 있는 서류가 바들바들 떨렸다. 서류의 가장 상단에는 황가의 인장이 찍혀 있었다.
- 비칸데르령 백수정 광산
겨우 맥 끊긴 폐광산이 비칸데르 대공을 지금껏 붙잡아 둔 목줄 같은 거였다니. 아니, 그보다도.
“그 폐광산에 이런 게 있었다고?”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린 황녀가 비틀거렸다. 그러고는 이내 다리 힘이 풀린 듯 카펫 위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품위보다 더 급한 것이 있었다.
“유모! 지금 당장 출발해야 돼!”
황녀가 날카롭게 외쳤다. 황제 폐하가 알게 된다면, 정말이지.
다시 돌이킬 수 없게 될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