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만재능(Feat. 대한 TV)-323화 (321/331)

323화 <열도폭격>

“어어! 왜 이래? 난 류연에게만 했는데.”

“오빠! 정의의 케이크를 받으세요.”

“아니, 싫어.”

“마스터! 한 번쯤 당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노노.”

“대한, 치사하게 너만 깨끗하게 있을 거야?”

“무슨 소리야? 나 이미 샴페인에 다 젖어버렸다고.”

“대한! 너무했어. 곱게 그냥 당해줘!”

“에이. 그건 아니지.”

다다다다!

대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여자들은 한 손에 접시를 들고 달려들었다.

그는 그 모습에 급히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미리 짜기라도 했는지 사방으로 포위를 했다.

이미 그가 도망칠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거기에 더해 H1 제니, H2 야엘, L1 리사, L2 틸란까지 모두 접시를 들고 쫓아왔다.

“안 돼!”

퍽 퍼버벅 퍽퍽퍽!

결국, 대한은 케이크의 융단폭격에 무참히 당하고 말았다.

전신이 케이크에 발린 모습!

“옷호호!”

“깔깔깔!”

“호호호!”

대한을 제외한 여자들은 모두 좋다고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이거 너무 한 거 아냐?”

그는 손으로 얼굴에 발린 케이크를 떼어냈다.

“뭐가 너무해요? 오빠도 했잖아요.”

“치사하게 여럿이 하나를 공격하다니……. 에잇!”

대한은 재빨리 여자들에게 다가갔다.

사방으로 그를 피하려는 여자들의 모습이 마치 초원을 달리는 사슴영양(antelope) 같았다.

하지만 그는 재빨리 하나씩 잡아서 풀로 던져버렸다.

“꺄악!”

류연의 비명이 펜트하우스를 진동시켰다.

풍덩!

이번에는 리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안 돼!”

풍덩!

곧이어 에바와 엘라의 날카로운 비명이 이어졌다.

“꺄악! 마스터!”

“오빠!”

풍덩 풍덩!

마지막으로 대한이 알아서 자진 납세를 했다.

풍덩!

모두 물에 빠지자 분위기가 일신됐다.

“아이, 뭐야!”

“크크크, 재밌지.”

“깔깔깔! 재미있다.”

“에휴! 물 먹었어.”

다들 급히 물로 얼굴을 씻었다.

그러자 물 위에 케이크 조각이 둥둥 떠올랐다.

나중에 이걸 누가 청소할지 고생깨나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도 그걸 신경 쓰지 않았다.

“여기서 수영하는 것도 좀 그렇다.”

“맞아. 가서 샤워하고 다시 모이자.”

엘라의 제안에 대한이 찬성하자 다들 좋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각자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H1 제니, H2 야엘, L1 리사, L2 틸란!

그들이 각각 한 명씩 맡아 따라붙었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수건을 건네주고 헤어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려줬다.

그사이 대한은 이미 샤워를 끝내고 머리를 말린 후.

새 옷으로 갈아입고 거실로 나왔다.

그는 소파에 앉아 사방에 떠 있는 홀로그램을 주시했다.

틸란이 다가와 대한에게 음료수를 권했다.

대한은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

오렌지주스를 들고 마셨다.

“드디어 남북이 통일됐다.”

그는 작게 독백했다.

대한의 말처럼 홀로그램에는 종전선언에 이어 통일선언을 하는…….

대한민국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공화국 주석의 모습이 보였다.

두 사람은 환하게 웃으며 서로의 손을 굳게 마주 잡았다.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다음 홀로그램에서는 휴전선을 넘어 북으로 달려가는 전차와 장갑차들이 보였다.

지상작전사령부 예하의 제7기동군단의 기갑부대였다.

전차와 장갑차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북으로 북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목적지인 압록강과 두만강이 나오기 전까지, 아마 기계화보병사단은 절대 이 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딱!

대한은 손가락을 튕겼다.

기존의 홀로그램이 사라지고 새로운 홀로그램들이 떠올랐다.

왼쪽 홀로그램은 대한민국 곳곳의 뜨거운 반응이 보였다.

광화문 앞에는 통일을 축하하고 환영하는 인파로 가득 찼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신이 난 이들은 ‘대한민국 만세’를 부르며 함성을 질렀다.

대한민국의 모든 매스컴은 통일에 대한 기대와 이익에 대해 논했다.

중앙의 홀로그램은 북한의 모습을 보여줬다.

평양의 넓은 광장은 통일을 축하하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북한 주민들이 길거리로 튀어나와 모두 만세를 부르는 감동적인 장면이 저절로 연출됐다.

오른쪽 홀로그램은 해외언론들의 주요 뉴스가 실시간으로 방송되고 있었다.

미국 정부는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일단 축하한다는 축전을 띄웠다.

일본은 남북통일이 자국에 주는 여파에 집중했다.

혐한단체들은 전문가를 내세워 남북통일이 결코 한국인에게 좋은 일만은 아니라며 앞으로 엄청난 통일비용 때문에 한국은 개고생하게 될 것이라고 악담을 퍼부었다.

중국은 상당히 불쾌한 반응을 내놓았다.

남북통일을 한 것은 좋은데 북한이 자신들과 일절 의논을 하지 않았다며 앞으로의 관계가 원만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했다.

러시아는 발 빠르게 축전을 보냈다.

속이야 어떤지 몰라고 겉으로는 통일을 매우 환영하는 모습이었다.

나머지 나라들도 대부분 비슷했다.

평화로운 남북통일을 환영하고 순조롭게 남북이 화합하기 바란다는 게 주 내용이었다.

“역시 일본과 중국의 반응이 제일 별로군.”

“정말 그러네요.”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다가온 엘라가 소파에 앉았다.

뒤이어 리나와 류연도 각각 소파의 한자리를 차지했다.

그런데 하나같이 민소매에 핫팬츠를 입고 있었다.

덕분에 대한은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

부끄러워서 어쩔 줄을 몰랐다는 의미가 아니다.

다들 너무 유혹적인 미모를 가지고 있어서.

누구에게 먼저 시선을 고정할지 고민이 됐다는 뜻이다.

“그나저나 앞으로 어떻게 할 거예요?”

“뭘?”

“일본 말이에요.”

“아! 당연히 철저히 응징해야지.”

엘라가 그의 품에 안기면서 애교스럽게 묻자.

대한은 싸늘한 미소를 숨기지 않았다.

“어떻게요?”

“먼저 주먹을 날렸으니 우리도 매를 들어야지.”

“그건 일본과 전쟁이라도 하겠다는 말인가요?”

“전면전은 아니더라도 당분간 국지전은 유지할 거야.”

그는 절대 일본을 쉽게 용서할 마음이 없었다.

아무리 놈들이 큰형(?)을 데려온다고 해도 도발에 따른 대가가 얼마나 쓰리고 아픈지 뼈저리게 느끼게 해줄 생각이었다.

“시작했군.”

“어! 미사일이 날아가요.”

엘라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홀로그램 하나를 가리켰다.

홀로그램에서는 각종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이 일제히 하늘로 떠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저건 현무 시리즈야.”

“어디를 목표로 날아가는 거죠?”

“일본 육상자위대의 각종 기지, 해상자위대의 항구 그리고 항공자위대의 공군기지야.”

“이러다 전면전이 벌어지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요?”

“그럼 더 좋지. 아예 일본 열도를 쓸어버릴 테니까.”

대한은 오히려 제발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정도면 미국이 개입할 것 같은데요.”

“당연히 그렇게 되겠지. 하지만 그 전에 자위대 전력 상당수는 지워질 거야.”

“아!”

엘라는 그의 말속에 숨겨진 살기를 간파하고 탄성을 질렀다.

리나와 류연도 홀로그램을 바라보며 침을 꼴깍 삼키고 있었다.

쾅! 꽈릉 꽈르릉!

홀로그램은 대마도에 떨어진 현무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위력을 그대로 보여줬다.

대마도는 대한해협을 사이에 두고 약 49.5km.

엎어지면 코 닿은 곳에 있는 배은망덕한 대마도!

그곳이 제일 먼저 대한한국의 응징을 받았다.

대마도 곳곳의 자위대 기지가 박살이 났다.

아니, 초토화됐다.

쾅 꽈릉 콰콰광 쾅쾅!

이어 일본 규슈 나가사키현에 있는 사세보항에 탄도미사일이 떨어졌다.

해군시설과 건선거가 무너지고 탄약보급소와 집적소가 폭발했다.

유폭이 일어나면 급유소가 폭발했다.

부두에 정박 중인 해상자위대 함정들이 폭발에 휩싸여 불타올랐다.

그런데도 주일미군의 함정은 한 척도 피해를 보지 않았다.

그야말로 정밀타격이 뭔지 제대로 보여주는 국군의 유토탄들이었다.

이어 나머지 호위대군과 지방대의 모항도 차례로 현무 탄도미사일의 방문을 받았다.

제1호위대군 모항 요코스카.

제2호위대군 모항 사세보.

제3호위대군 모항 마이즈루.

제4호위대군 모항 구레.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며 각 항구가 불타올랐다.

유폭과 화재로 인해 군항의 기능이 일거에 마비됐다.

다음 차례는 항공자위대였다.

북부항공방면대 미사와 공군기지.

중부항공방면대 이루마 공군기지.

서부항공방면대 카스가 공군기지.

남서항공방면대 나하 공군기지.

이밖에도 치토세 공군기지, 고마쓰 공군기지, 햐쿠리 공군기지, 기후 공군기지, 뉴타바루 공군기지, 츠이키기지 공군기지 등

일본의 거의 모든 공군기지에 현무 탄도미사일이 떨어져 내렸다.

활주로가 파괴되고 격납고가 박살 났다.

긴급출동을 하려던 F15J 전투기와 F-2 전투기들이 불타올랐다.

거액을 주고 미국에서 도입한 F-35 스텔스 전투기도 그 여파에 휩쓸려 처참하게 구겨져 버렸다.

E-767 조기경보통제기, KC-767 공중급유기, EC-1 전자전기, RQ-4 글로벌 호크 등, 피 같은 항공자위대의 자산이 한순간에 쓰레기로 변해갔다.

C-2 전술 수송기와 C-130H 군용수송기가 미처 활주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변을 당했다.

잘 정비된 UH-60J 헬리콥터와 CH-47 치누크 헬리콥터들도 화염에 휩싸여 고철로 변해갔다.

물론 자위대의 방공유도탄이 가만히 보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PAC-3를 비롯해 81식 단거리 방공유도탄, 11식 기지 방공유도탄 수천 발이 미친 듯이 날아올랐다.

하지만 현무 탄도미사일의 마하 10을 넘어가는 속도에 그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뒤를 이어 쏟아진 현무 순항미사일의 경로 변경기술과 팝업 기능 등, 다양한 최신 생존기에 각 기지의 방공 부대는 그만 녹아버리고 말았다.

간혹 눈먼 방공유도탄이 현무 순항미사일을 막긴 했지만 그 숫자는 너무 미미해 대세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쾅 꽈르릉!

도쿄 신주쿠에 있는 육상총대가 산산이 부서졌다.

홋카이도 삿포로, 아사히카와, 오비히로, 치토세 등 북부방면 총감부도 현무 미사일을 맞고 분자화됐다.

혼슈 동부 센다이, 히가시네, 아오모리의 동북방면 총감부도 처참히 무너져 내렸다.

간토 네리마와 신토의 동부방면대!

혼슈 이타미, 나고야, 히로시마 젠쓰지의 중부방면대!

그리고 혼슈 쿠마모토, 카스가, 나하의 서부방면대도 차례로 현무 탄도미사일에 의해 초토화됐다.

대한과 엘라, 리나와 류연은 이 모든 과정을 홀로그램을 통해 생생하게 지켜봤다.

특히 리나와 류연은 대한민국의 탄도미사일이 이렇게 무시무시한지 처음 알았다.

중국에 있을 때는 한국을 무시한 발언들이 많아서 대한민국 국군이 당나라부대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막상 일본을 공격하는 것을 보니 절대 중국의 아래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중국이 크게 대한민국 국군의 전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마스터, 미국에서 한국에 강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그때 평소와 다름없는 멀쩡한 복장의 에바가 나타났다.

“강한 압력이라면?”

“당장 일본을 공격하는 걸 멈추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움직여서라도 막겠다고 합니다.”

“미쳤군.”

대한은 기가 막하고 코가 막혀서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주한미군이 왜 주둔하고 있는지 그 목적이 의심스러운 발언이었다.

“나중에 이걸 빌미로 미국을 압박해서 주한미군을 조용히 철수시켜야겠다.”

“아마 쉽지는 않을 겁니다.”

“쉽지 않을 거라니?”

“미국은 자국의 방어와 이익을 위해 주한미군을 주둔시키고 있습니다. 이제 남북이 통일되어 중국과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했는데 주한미군을 철수할 리가 있겠습니까?”

“그래도 내보내야지.”

“아마 주둔비용을 내는 한이 있더라도 한반도에 주둔하겠다고 버틸 게 분명합니다.”

에바의 말이 틀림없었다.

그러나 이제 남북통일이 된 이상 주한미군은 내보내는 게 마땅하다.

아니 진즉에 주한미군에 의존하지 않고 자주국방을 달성했,어야만 했다.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당장이라도 나라가 망하기라도 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던 놈들만 아니었다면 아마 지금쯤 주한미군은 당연히 주둔비를 내고 있었을 것이다.

소파 같은 개 같이 불합리하고 불평등한 조약도 없었을 것이고 말이다.

대한은 그동안 미군이 저지른 온갖 갑질과 횡포가 생각났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화를 내봐야 자신만 손해였다.

당장 중요한 것은 과거가 아니라 현실과 앞으로 있을 미래다.

다시는 이 땅에 외세를 들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매국노가 아니고서야 자국의 땅에 외국의 군대를 들이는 것을 좋아하거나 환영할 리 없었다.

대한민국 시민들도 아마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어떻게 하고 있지?”

“청와대는 미국의 발언이 도가 넘는 위험수위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정부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습니다.”

에바의 말에 대한은 잠시 생각했다.

그러다 대뜸 입가에 진한 미소를 지었다.

“이거 혹시……. 지금 시간 끄는 전략 아니야?”

“맞습니다. 청와대에서는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서 계획한 대로 일본의 자위대를 쓸어버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