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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재능(Feat. 대한 TV)-316화 (314/331)

316화

“혹시 모르니까 독도 상공에 우주셔틀 한 대 보내!”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전에 KFX 시제기 나온 거 보셨죠?”

“응. 우리가 도와준 덕분에 꽤 잘 빠지게 나왔지.”

“이번에 초도 생산물량이 나왔습니다.”

“벌써?”

“그것도 최첨단 AESA 레이더와 최신 정밀 유도무기를 장착하고 우리의 레이저건까지 달아놓았습니다.”

“그으래?”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었다.

시제기가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초도 생산물량이 나왔을까!

이건 그만큼 KFX 시제기의 테스트가 성공적이라는 의미다.

거기에다 코레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항전장치, AESA 레이더, 유도무기, 스텔스 성능, 무기체제통합 등

기존 설계보다 훨씬 우수하게 만들어졌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면 원래 KFX의 최대 추력은 44,000lb(파운드), 최대 이륙중량 25,600㎏이었다.

최대 속도는 마하 1.81(시속 2,200㎞), 항속거리는 2,900㎞이다.

그런데 코레그룹의 기술진이 들어가 적극적으로 도와주자 성능이 대폭 올랐다.

최대 속도 마하 2.2, 최대 순항 속도 마하 1.82(슈퍼크루즈 순항 시)!

덕분에 항속거리도 굳이 외부 탑재 연료통을 탑재하지 않아도 3,000㎞가 훌쩍 넘어갔다.

게다가 ‘F-22 랩터’까지는 안 돼도 ‘F-35 라이트닝II’에 근접하는 저피탐성.

즉 뛰어난 스텔스 성능을 가지게 됐다.

마지막으로 코레디펜스에서 제공한 항공빔형방어체계인 레이저건까지 더하면!

F-22 랩터가 가지고 있던 하늘의 왕좌를 이제는 슬슬 내려놓아야 할지도 몰랐다.

“공군은 이번에 제작된 KFX 초도물량으로 독도에서 실전 테스트를 벌일 생각이에요.”

“우와! 자신감 쩌는데. 일본과 싸워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선 모양이군.”

“맞아요. 솔직히 F-22 랩터가 와도 우리 KFX를 이기기는 아마 어려울 거예요.”

에바는 우리 KFX라고 했다.

그만큼 KFX에 애정이 생겼다는 말이다.

반대로 말하면 그 정도로 KFX 개발에 많은 도움을 줬다는 뜻도 되기도 한다.

“이거 독도에서 거하게 한판 싸움이 벌어지겠는데.”

“그럴 가능성이 무척 커요.”

“이러다가 미국이 개입하는 거 아냐?”

“미국은 KFX가 그 정도로 뛰어난 기체인지 아직 모르고 있어요. 설사 알게 되더라도 최소한 독도에서 전투가 벌어지기 전까지는 모든 정보를 차단하겠습니다.”

“당연히 그래야지.”

대한은 일본에 거하게 한 방 먹일 생각에 벌써 기분이 달아올랐다.

허리에 동글동글한 게 매달려있지 않았다면.

당장 일어나서 허공에 어퍼컷을 한 방 먹였을 것이다.

그때, 에바가 홀로그램 하나를 띄우며 말했다.

“마스터, UFC에서 미들급 챔피언타이틀전을 제의했습니다.”

“호오, 그래!”

대한은 현재 벨라코어 FC의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이다.

하지만 그는 이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종합격투기 최고의 타이틀은 UFC(Unlimited Fighting Championship)다.

여기서 챔피언이 되지 않는다면 누구도 그를 진정한 챔피언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대한도 묵묵히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UFC에서는 가능한 한 빨리 타이틀전을 치르고 싶다고 합니다.”

“얼마나 빨리?”

“한 달 이내입니다.”

“미쳤군.”

대한은 대놓고 비웃음을 터트렸다.

그냥 일반시합도 최소한 3개월 정도 준비할 시간을 주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이건 다른 것도 아닌 챔피언타이틀전이다.

한 달 안에 준비해서 타이틀전을 치르자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물론 대한에겐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상식 밖의 일 처리를 굳이 받아들일 정도로 여유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UFC 측에서도 이런 제안이 무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주 파격적인 제안을 해왔습니다.”

“흥! 일단 한번 들어보자. 그 파격적이라는 조건을.”

“기본수당 1,000만 달러, 승리 수당 1,000만 달러, 스폰서 후원금 1,000만 달러, 최고의 퍼포먼스 보너스 1,000만 달러를 받기로 했습니다.”

에바의 말에 그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확실히 조건 자체는 파격적이었다.

이번 제안은 지난 경기에서 내민 조건의 정확히 10배였다.

그래도 아직 제일 중요한 게 남아있었다.

바로 페이퍼뷰 였다.

“페이퍼뷰 정산비율은?”

“50%, 절반을 주겠다고 합니다.”

“음.”

그제야 대한의 마음이 살짝 움직였다.

지난 경기에서도 페이퍼뷰 정산비율이 아주 파격적이라고 했었다.

겨우 3분의 1을 받았는데도 말이다.

물론 그것만으로 4,000만 달러를 땡길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무슨 생각인지 UFC에서 반씩 나누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대한은 고개를 살짝 내저었다.

예전의 그였다면 당연히 좋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은 이미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리그라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그는 이곳에서 자타공인 최고의 공격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디지털 음반과 영화도 대박 나서 세계적인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거기에다 대한TV 채널의 구독자와 시청자 수도 장난이 아니었다.

식을 줄 모르는 뜨거운 인기와 엄청난 팬덤을 보유한 대한!

그는 이미 그 존재만으로도 충분한 광고효과를 낼 수 있는 초특급 셀럽이었다.

“정산비율이 마음에 들지 않으세요?”

“반도 적어.”

“그럼 3분의 2를 달라고 할까요?”

“그 정도는 돼야 내가 나설만하지 않겠어?”

대한의 말에 에바는 당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만들어보겠습니다.”

그는 에바의 당당한 말에 피식 웃음을 흘렸다.

노력해보겠다가 아니라 그렇게 만들겠단다.

어지간히 자신이 없으면 할 수 없는 말이었다.

“그런데 UFC에서 왜 이렇게 서두르는 거지? 이번에는 내 차례로 아니라고 했잖아.”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이 선수 때문입니다.”

“저게 누구야?”

“UFC가 자신하는 히든카드이자 야심작인, 아폴로입니다.”

에바의 설명에 그는 호기심이 생겼다.

아까부터 홀로그램에서 계속 나오는 금발의 잘생긴 청년!

보기만 해도 절로 호감이 느껴질 만한 외모였다.

그런데 얼굴만 잘생긴 게 아니었다.

큰 키에 균형도 잘 잡혔고 움직임도 보통이 아니었다.

“UFC 미들급 챔피언이 챔피언 벨트를 반납한 건 아시죠?”

“응, 스파링하다가 다쳤다고 했잖아.”

“맞습니다. 그런데 그 스파링 상대가 바로 아폴로였습니다.”

“으음.”

이건 전혀 모르고 있던 사실이다.

에바가 설명을 덧붙었다.

“아폴로는 UFC의 철저한 계획에 따라 키워진 차세대 스타입니다.”

“…….”

“신장 189cm에 몸무게 84kg, 22살의 나이에 입식 타격은 물론이고 그래플링에 뛰어난 기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에다 금발의 푸른 눈을 가진 전형적인 백인 미남이라는 점이 흥행할 수밖에 없는 강점입니다.”

“내가 봐도 잘생기긴 했네.”

대한은 깨끗이 인정할 것은 인정했다.

그 정도로 아폴로의 얼굴은 잘생겼다.

정말 종합격투기 선수가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한 얼굴과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마스터도 그에 못지않게 잘 생기셨습니다.”

“그래도 동양인이라는 핸드캡은 어쩔 수 없어.”

에바가 진담 반 농담 반, 아부성 발언을 했다.

하지만 그는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

아무리 자신을 좋아하는 팬이라도.

저 정도로 준수한 얼굴이라면 혹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거기에다 같은 백인이라면 마음이 크게 흔들릴 게 분명했다.

“아폴로는 현재 10전 10승 10KO의 전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와! 아주 전적이 깔끔하네.”

100% 승률에 100% KO 전적을 가지고 있으니 참 외우기도 편했다.

그에 비하면 같은 전승의 전적을 가진 대한이 오히려 초라해 보일 지경이었다.

“문제는 이 선수의 실력이 아주 뛰어나다는 겁니다.”

에바의 거듭되는 칭찬에 홀로그램을 보는 대한의 눈빛이 강렬해졌다.

그런데 정말 보면 볼수록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빠르고 정확한 펀치에는 강한 파괴력까지 담겼다.

킥복싱을 배운 듯 킥도 아주 수준급이었다.

어디서 배웠는지 레슬링과 주짓수 선수 출신들을 시종일관 그래플링으로 압도하고 있었다.

거기에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쇼맨십이 대단했다.

“큰 키에 긴 리치를 잘 활용할 줄 아네. 거기에다 번개처럼 나가는 앞차기와 돌려차기는 막기가 아주 까다롭겠어.”

“무엇보다 젊어서 체력이 좋고 힘도 생각보다 장사입니다. 스파링에서 자신보다 덩치가 큰 선수들도 막 집어 던진다고 합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저 반사신경이야. 정말 보기 드물게 반응이 빠르군.”

대한은 아폴로의 경기를 보면서 순수하게 감탄했다.

육체의 온전한 힘만으로 싸운다면 자신도 승패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였다.

물론 절대 진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이미 그의 육체는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상태였다.

그런데도 자만하지 않고 매일!

배틀푸르나(SSS)를 시작으로 탄탈러스(SSS)와 크루세이더(SSS)를 연마하고 있었다.

여기에다 엘라와 실전에 가까운 대련까지 하고 있었다.

덕분에 엘라의 실력도 매번 일취월장하고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종합격투기를 시작하기 전에 그 어떤 운동도 해보지 않았다는 겁니다.”

“천재군.”

에바의 설명에 대한은 바로 천재를 떠올렸다.

“그런데도 경기운영이 완숙하고 싸우는 스타일이 아주 변칙적입니다. 마치 마스터처럼 말입니다.”

“나?”

그는 엄지로 자신을 가리키며 되물었다.

그러자 에바는 바로 고개를 끄덕여 긍정을 표했다.

“에바가 그렇게 말하니까 정말 그런 것 같기도 하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당연히 해야지. 단 페이퍼뷰 정산비율을 70%까지 맞춰준다면 말이야.”

대한은 아폴로 선수의 경기를 보면서 크게 호기심이 동했다.

그의 내면에 잠재하고 있던 투쟁본능이 당장이라도 뛰쳐나올 듯 꿈틀거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현실적인 이익마저 내팽개칠 순 없었다.

당연히 받을 것은 받고 시합에 나갈 생각이었다.

“알겠습니다. UFC와 상의해보겠습니다.”

“그래.”

에바는 상의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그녀는 어떻게든 이 시합을 성사시킬 것이다.

대한에게 흥미가 생겼다는 것을 이미 눈치챘기 때문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내일 시합이 있는 관계로 좀 쉬어야겠어.”

“예, 오빠!”

“네, 마스터.”

대한의 말에 엘라와 에바가 동시에 대답했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허리에 껌딱지처럼 붙어 있던 류연도 같이 일어났다.

아니 위로 딸려왔다.

그제야 눈을 뜬 류연!

엘라와 에바의 눈초리에 살짝 고개를 숙이며 부끄러워했다.

대한은 그런 류연이 귀여웠다.

그는 아이에게 하듯.

그녀의 탱탱한 엉덩이를 손으로 토닥거렸다.

“류연! 수영하러 가자.”

“응.”

류연은 대한의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부끄럽다는 듯 얼굴을 붉혔다.

그 모습에 엘라가 한손을 살짝 위로 들었다.

“오빠, 저도 갈래요.”

“그러던지.”

대한은 별 뜻 없이 허락했다.

이제 한 식구처럼 다 같이 사는데 누군 데려가고 누군 안 데려갈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이 아름다운 미녀들이 비키니를 입고 수영하겠다는데 거절할 남자가 아니었다.

그는 내심 눈이 호강하겠다는 생각을 하며 수영장을 향해 걸어갔다.

류연이 팔짱을 꼭 끼고 따라왔다.

팔에서 자꾸 뭉클한 감촉이 느껴졌다.

기분이 좋아져서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그려졌다.

그러자 엘라가 냉큼 그의 나머지 한팔을 붙잡았다.

대한은 엘라의 행동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앞만 보고 걸어갔다.

그러다가 확실히 하나보다는 둘이 좋다는 것을 깨달았다.

양쪽 팔에서 느껴지는 감촉은 비슷하면서도 전혀 달랐다.

마치 그녀들의 미모가 다른 것처럼 개성이 뚜렷했다.

촤아악 촤아악!

수영장에 도착하니 리나가 열심히 물살을 가르고 있었다.

아직도 물에 들어가 나오지 않았다.

생각보다 그녀의 체력이 아주 좋았다.

하긴 엘라를 제외하면 최후까지 간신히 버티는 건 언제나 리나였다.

왜 그런가 했더니 이렇게 평소에 체력을 잘 관리하고 있었다.

“대한!”

“리나!”

그때 리나가 대한을 발견하고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그도 웃으며 손을 흔들어줬다.

드르륵! 드르륵!

옆에서 뭔가 굴러오는 소리가 났다.

고개를 돌려보니 H1 제니가 수영복이 가득 걸린 옷걸이를 가져오고 있었다.

그 뒤에는 H2 야엘이 각종 음료수와 디저트가 담긴 미니바를 밀고 오고 있었다.

“나 어떤 거 입을까?”

류연이 앞으로 튕기듯이 나가며 수영복을 만지작거렸다.

“이거 어때?”

대한은 사심 가득한 눈초리로 수영복 하나를 잡았다.

어린아이 손바닥보다 작은 반투명한 천으로 만들어진 비키니였다.

“아잉, 그건 너무 야하잖아.”

“그런가?”

류연이 부끄러워하자 그는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깔끔하게 포기했다.

하지만 그녀는 대한은 실망시키지 않았다.

말없이 그가 선택한 수영복을 들고는 옆 탈의실로 들어갔다.

이러니 대한이 류연을 이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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