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만재능(Feat. 대한 TV)-309화 (307/331)

309화 <대활약>

“골!”

“골입니다.”

장수원 아나운서와 남희진 해설위원이 동시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정말 그림 같은 골이었다.

특히 오리에가 몸을 던져 볼이 살짝 휘어 들어간 게 대박이었다.

그냥 날아갔어도 아마 골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오리에의 몸에 살짝 맞은 덕분에 요리스 골키퍼는 역동작에 걸려버렸다.

더구나 볼은 스핀이 걸려 골대를 살짝 맞추고 들어갔다.

와아아아!

경기장이 큰 함성으로 뒤흔들렸다.

역전골이 나오자 맨시티의 팬들이 아우성을 쳐댔다.

펩시 감독도 그 특유의 표정을 지으며 마치 자신이 골을 넣기라도 한 것처럼 거칠게 포효했다.

“우와! 정말 아름다운 골입니다.”

“진짜 아름다운 궤적이었어요.”

장수원 아나운서와 남희진 해설위원은 동시에 아름답다는 단어로 그들의 심경을 대변했다.

그렇지만 놀란 것은 비단 이들만이 아니었다.

경기를 지켜보던 대한TV 채널의 시청자들도 깜짝 놀랐다.

[역전의용사: 골이닷! ㅎㅎ]

[견뎌: 역시 대한이야.]

[뽀삐: 푸하하하! 시작하자마자 바로 골 터트리는구나.]

[강치보존: 아우! 시원해!]

[1000엑잘: 뭐야? 뭐가 어떻게 나 거야? 골이야?]

[키보드워리어: 앗! 골이다. 이런, 화장실 간 사이에 벌써 골을 넣었어!]

[설렁설렁: 아! 똥 싸면서 이런 아름다운 골을 보다니……. 정말 미안합니다.]

[봄바람이분다: 으악! 여기 왜 이렇게 더러운 새끼들이 많아.]

[멘사여우: 대한 오빠! 너무 멋져요.]

[나르시스: 꺄아악! 너무 좋아.]

[용석이: 대박! 역시 클래스는 변하지 않는구나.]

[코스프레: 미친 골 결정력이다.]

[씹어먹자: 저걸 누가 당해! ㅋㅋㅋ]

대한TV 채널의 반응은 화끈했다.

그런데 그보다 더 화끈한 장면이 터졌다.

경기장의 중계방송 카메라가 VIP룸에서 환호하는 금발의 두 미녀를 비춘 것이다.

여름답게 여자들은 화끈한 노출을 자랑했다.

탱크톱에 핫팬츠를 입고 있는, 날씬하면서도 풍만한 미녀 둘!

대한이 골을 넣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서로 손을 잡고 방방 뛰어댔다.

그러자 덩달아 뽀얀 질량 덩어리 네 개가 위아래로 함께 흔들렸다.

덕분에 스크린을 보던 사내들의 눈이 번쩍 뜨였다.

놀라운 것은 여자들의 탱크톱 한쪽에 대한의 얼굴이 또렷하게 새겨져 있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두 미녀는 대한의 광팬인 듯싶었다.

여러 가지로 지금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삐익!

경기가 재개됐다.

역전에 성공한 맨시티!

그들은 일단 잡은 공격의 고삐를 조금도 늦추지 않았다.

뻥!

스털링의 패스에 마레즈가 회심의 왼발 감아 차기를 했다.

하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아오!”

마레즈는 대놓고 아쉬워했다.

대한이 들어오자마자 골을 넣자 그도 골 욕심이 난 것이다.

그러나 이내 펩시 감독의 신호를 보고는 흠칫했다.

앞에 골을 넣을 수 있는, 더 좋은 기회가 있었던 대한이 서 있었다.

마레즈는 당장 꼬랑지를 내렸다.

그는 겸연쩍은 표정을 지으며 대한을 향해 손을 한번 들었다.

하지만 마레즈의 생각과는 달리!

그는 전혀 아쉬워하지 않았다.

어차피 마레즈의 패스가 아니라도 골을 넣을 기회는 많다.

이미 사전에 페널티 킥과 프리킥은 대한이 전담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삐익!

그리고 기다리는 자에게 역시 복이 찾아왔다.

페널티 에어리어 바로 앞에서 일어난 토트넘 수비수의 반칙!

그로 인해 스털링이 잠시 쓰러져 고통스러워했지만.

크게 다친 것은 아니었다.

와아아아!

우우우우!

환호성과 야유가 섞인 함성!

대한은 그 이질적인 스테레오에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가 공을 내려놓고 뒤로 물러서자 경기장은 더욱 소란스러워졌다.

하지만 대한의 움직임은 거침이 없었다.

삐익!

주심이 신호를 보내자 그는 바로 축구공을 향해 달려갔다.

정면에서 약간 왼쪽으로 쏠린 지점.

대한은 생각할 것도 없이 오른발로 감아 찼다.

뻥!

그의 발에 정확히 맞은 볼은 예상한 궤적을 그리며 날아갔다.

수학에서 보던 우아한 포물선!

그것이 바로 지금,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 한복판에서 만들어졌다.

토트넘의 골키퍼 요리스는 대한이 볼을 차자마자 힘껏 몸을 날렸다.

어느 정도 예상을 한 상황이라서 동작은 재빠르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빨라도 공보다 빠를 수는 없었다.

철썩!

날카롭게 휘어져 들어오던 볼은 결국.

그물망에 꽂히며 뱅글뱅글 돌았다.

와아아아!

경기장 한쪽에 순간 지진이라도 난 것 같은 진동이 일어났다.

맨시티 팬들이 일제히 일어나 함성을 지르며 방방 뛰고 있었다.

이번에도 경기장의 중계카메라는 VIP룸을 향했다.

스크린을 주시하던 사내들의 눈빛이 일제히 빛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까와는 달리 이번에는 여자가 넷이나 됐다.

그것도 눈이 번쩍 뜨일 정도의 아름다운 동양인 미녀였다.

한 명은 아주 늘씬했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백인 미녀 못지않은 엄청난 볼륨을 자랑하고 있었다.

네 미녀는 이번에도 관중(?)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출렁출렁!

그들은 뭐가 그렇게도 좋은지.

환한 웃음을 지으며 같이 손을 잡고 방방 뛰어댔다.

도대체 이런 미녀들이 어디서 튀어나온 것일까?

아니 어떤 놈과 같이 왔을까?

정말 부럽다 못해 환장할 광경이었다.

한편, 장수원 아나운서와 남희진 해설위원은 아주 신이 났다.

대한이 프리킥으로 다시 한 점을 추가하자 축구 중계를 할 맛이 절로 났다.

“제가 아까 실수했어요.”

“네? 갑자기 무슨 말씀입니까?”

남희진 해설위원이 심각한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다.

장수원은 이걸 살리기로 하고 바로 따라붙었다.

그러자 남희진이 카메라 렌즈를 노려보며 말했다.

“제가 죽일 놈입니다. 이대한 선수는 월드클래스가 아니에요. 갓 클래스입니다.”

“맞습니다. 죽이려면 저까지 죽이십시오. 이대한 선수는 갓 클래스가 확실합니다.”

시청자들은 꽁트 같은 남희진과 장수원의 말에 배꼽을 잡고 웃었다.

물론 담당 PD는 그 황당함에 얼굴이 다 빨개졌지만 말이다.

그래도 분위기는 좋았다.

손흥만 선수가 전반에 1골 1어시스트.

이대한 선수가 후반에 2골

누가 이기든 간에, 대한민국 선수 둘이 골을 폭발시키고 있었다.

그러니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4:2.

경기의 추는 맨시티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하지만 승부를 낙관하는 것은 조금 이른 감이 있었다.

“와악!”

갑자기 남희진 해설위원이 경악에 찬 비명을 질러댔다.

뒤이어 장수원 아나운서가 깜짝 놀라 말했다.

“골입니다. 손흥만 선수의 원더골이에요.”

“세상에 저 거리에서 중거리 슛을 쏘다니요.”

“산타나 골키퍼가 이기고 있다고 방심했어요. 이건 충분히 막을 수도 있는 골이었어요.”

남희진의 말이 맞았다.

이건 소니의 원더골이라기 보다는 산타나 골키퍼의 실책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골문이 빈 것을 보고 과감하게 중거리 슛을 찬 것은 소니의 천재적인 골 감각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솔직히 이번에는 대한도 놀랐다.

정말 이렇게 갑자기 골이 터질 줄 몰랐다.

“멋진 골이었어요.”

“응, 고마워.”

“그래도 한 골 남았네요.”

“금방 쫓아갈 거야.”

대한과 소니는 스치듯 지나가며 작게 속삭이듯 말했다.

‘저놈의 승부 근성!’

경기에 져서 눈물을 자주 보이는 소니!

그가 괜히 우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이기고 싶어 하는 열망, 아니 승부 근성이 강했다.

대한은 소니를 향해 싱긋 미소를 날리고 자신의 자리를 찾아갔다.

삐익!

경기는 빠르게 다신 진행됐다.

현재 점수는 4:3.

이제 누구도 감히 맨시티가 이길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한 점 차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변이 일어났다.

루카스가 빠지고 후반에 교체된 알리.

그가 맨시티 왼쪽 라인을 타고 무섭게 드리블을 쳤다.

권도간은 최대한 바깥쪽으로 몰기 위해서 옆에 바짝 붙었다.

하지만 오늘 알리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

백숏으로 가볍게 권도간을 제친 그는 더 이상 침투하지 않고 바로 얼리크로스를 날렸다.

케인이 신나게 달려가더니 하늘로 붕 떠올랐다.

그러나 아쉽게도 머리에 맞지 않고 스쳐 지나갔다.

맨시티의 수비수들이 그런 케인에게 온통 정신이 쏠려있는 사이!

반대편에서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는 소니가 볼을 향해 몸을 날렸다.

뻥!

경기장이 울릴 정도로 강한 논스톱 발리슛!

안으로 들어갔다가 바깥으로 확 휘어서 빠지는 그야말로 미친 궤적을 그리며 날아갔다.

맨시티 골키퍼 산타나는 힘껏 몸을 날려 막아보려고 했다.

철썩!

하지만 결국 막지 못했다.

와아아아!

경기장을 뒤흔드는 거대한 함성이 일어났다.

토트넘 팬들은 가히 광란이라고밖에는 볼 수 없는 거친 환호성과 반응을 보이며 기쁜 마음을 유감없이 표출했다.

“골!”

“골입니다.”

“동점골이 터졌습니다.”

“손흥만 선수, 오늘 해트트릭을 달성했습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이대한 선수의 상승세에 맞서 조금도 밀리지 않고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장수원 아나운서와 남희진 해설위원이 대한의 빠라고 해도.

이런 미친 활약을 보이는 손흥만 선수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아마 뉴스에서는 ‘이대한 선수 완패’나 ‘소니의 완승’이라는 기사가 나올 것이 분명했다.

“경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4:4입니다. 세상에! 오늘 경기에서 골이 무려 8골이나 나왔어요. 그중에서 5골이 우리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선수들이 넣은 골입니다.”

“그렇습니다. 이대한 선수에 이어 손흥만 선수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잘근잘근 씹어먹고 있습니다.”

장수원 아나운서와 남희진 해설위원은 도무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두 사람의 목소리에는 감격과 기쁨 그리고 자랑스러움이 비빔밥처럼 버무려져 있었다.

“오늘 누가 경기에서 이기든 진정한 승자는 시청자입니다.”

“맞습니다. 이 경기를 본 눈이야말로 진정한 승자입니다.”

장수원 아나운서와 남희진 해설위원의 축구 중계는 나중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나쁜 쪽이 아니라 정말 맞는 말이라는 긍정적인 쪽이었다.

그래서 둘의 주가가 더욱 올라가고 재계약 때 대박을 터트려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는 후문이 있었다.

어쨌든 이런 열기는 대한TV 채널의 채팅창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성난오빠: 히야! 끝내주는 골이네.]

[지우마마: 무슨 미사일이냐? 아주 폭발하는 줄 알았다.]

[중저음: 속이 뻥 뚫리는 대포알 슛이다.]

[밤에피는잡초: 우와! 오늘 무슨 날이냐? 한국 선수 둘이서 아주 펄펄 날아다니네.]

[MINIMANI: 대단하다. 소니도, 대한도.]

[다윗과골리앗: 무하하하! 우리가 승자다. 이 경기 본 눈이 승자야!]

[아무쪼롱: 그거 방금 장수원 아나운서와 남희진 해설위원이 한 말이잖아. 어디서 자기 것도 아닌 것으로 드립을 쳐?]

[씬바람: 맞네요. 정말 이 경기를 본 제가 다 자랑스럽습니다. 우리가 모두 승리자예요.]

[파리날리라: 골은 소니가 넣었는데 이긴 것은 우리라고? ㅋㅋ]

[코로숨쉬자: 이제 유럽도 대한민국의 축구선수들을 우습게 보지 못하겠네요.]

[안전제일: 이미 우습게 보는 놈들 별로 없다.]

[유럽농민: 정말 오늘 경기 재밌다. 그래도 대한이 있는 맨시티가 이길 거야.]

[신천지교주: 아마도.]

[해피데이: 맞아.]

다들 놀랍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물론 경기의 승자는 대한이 될 것을 의심하는 시청자는 드물었다.

삐익!

다시 경기가 시작됐다.

어느새 시간은 이제 10분도 채 남지 않았다.

하지만 양 팀은 경기를 막 시작한 것처럼 아주 팽팽하게 맞섰다.

선수들의 눈은 승리에 대한 열망으로 불타올랐다.

여기까지 왔는데 질 수는 없다는 의지가 없던 힘까지 쥐어짜게 했다.

그러나 그들 중에서도 단연 군계일학이 있었다.

바로 대한이었다.

그야말로 지금 막 경기장에 들어온 것처럼 필드를 누비고 다녔다.

과연 강철 체력이라는 별명답게 그는 한 시도 멈추지 않고 달리고 또 달렸다.

그렇게 경기는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긴장감 속에서 끝을 향해 치달았다.

삑!

그때였다.

경기의 승패를 가르는 주심의 결정적인 휘슬이 울렸다.

와아아아!

우우우우!

이번에도 이질적이면서도 상반된 함성이 교차했다.

양쪽 선수들이 일제히 주심을 향해 몰려들었다.

하지만 주심은 단호하게 맨시티의 프리킥을 선언했다.

토트넘 선수들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특히 반칙을 범한 산체스 선수는 마레즈의 할리우드 액션이라고 주장했다.

그 과정에서 주심은 몇 번이나 옐로카드를 들려다가 말았다.

너무나도 과열된 분위기에 성질을 죽이면서 참고 또 참은 것이다.

이에 놀란 양쪽 벤치는 급히 코치들이 달려 나와 선수들을 뜯어말렸다.

경기는 이로 인해 잠시 중단됐다.

그리고 비디오 판정(VAR: Video Assistant Referee)을 기다리기로 했다.

잠시 후, 비디오 판정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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