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만재능(Feat. 대한 TV)-259화 (258/331)

259화 <거대한 하나의 음모>

떠들썩한 분위기가 일신했다.

아직 어수선한 분위기가 좀 남아있긴 했지만 다들 입을 다물고 대한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으려고 했다.

일부 기자들은 손에 든 스마트폰을 앞으로 쭉 내밀면서 녹음까지 하고 있었다.

대한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장내를 한번 둘러봤다.

수많은 눈이 오직 자신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그 모습에 괜히 몸이 붕 뜬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꾹 참고 큰 목소리로 말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와아아아!

선글라스를 벗으면서 단 한마디를 했을 뿐이다.

그런데 반응이 아주 폭발적이었다.

그만큼 그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보여준 활약과 성과가 엄청났다는 증거였다.

대한은 잠시 소리가 잠잠할 때까지 기다렸다.

시간이 조금 흘러 장내가 조용해지자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프리미어리그의 이번 시즌이 끝났습니다. 여러분의 열화같은 응원이 없었다면 아마 저는 이렇게 환영받는 존재가 되지 못했을 겁니다. 이 모든 게 여러분 덕분입니다.”

와아아아!

이번에도 커다란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금세 가라앉으며 대한이 계속 말할 수 있게 다들 도와줬다.

“저는 앞으로 집에서 3달 동안 푹 쉬었다가 프리미어리그가 시작되는 8월 초에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팬 여러분의 사랑과 애정 그리고 뜨거운 성원에 꼭 보답하는 제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와아아아!

대한의 말이 끝나자 거침없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가만히 보면 여기가 축구장인지 공항 입국장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열광하는 수많은 팬을 뒤로하고 그는 다시 선글라스를 꼈다.

대한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고새를 못 참고 기자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이대한 선수!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얘기해주세요!”

“인터뷰 요청을 했는데 왜 연락이 없는 겁니까?”

“한국에 있는 동안 방송에 출연하실 의향은 없으신가요?”

“쉬는 시간에 뭘 하고 지낼 생각입니까?”

기자들의 질문은 길거리 장터를 연상케 했다.

두서없이 중구난방으로 던지는 질문의 세례가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대한은 기자들의 질문에 일언반구도 답하지 않았다.

다만 빠르게 현장을 빠져나갔다.

기자들은 어떻게든 마이크나 스마트폰을 들이대려고 했다.

그러나 틈이 없었다.

대한의 주위를 철통같이 에워싸고 있는 선글라스 청년들의 힘이 보통이 아니었다.

아니 하나 같이 너무 힘이 엄청나게 세서 도저히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

―마스터! 기자들이 저렇게 아우성을 치는데 그냥 가세요?

‘뭐하러 저런 놈들을 일일이 상대해? 정식으로 인터뷰를 요청한 것도 아니고. 괜히 말 한마디 잘못하면 꼬투리 잡혀서 말도 안 되는 황당한 기사를 멋대로 써댈 거야.’

대한은 기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주변 동료들도 다들 기자라면 이를 갈았다.

언론의 목적이 무엇인가?

빠르게 소식을 전하고 진실을 파헤치는 일이다.

그런데 정말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언론의 자정 기능은 죽어버렸다.

대한민국의 기자라는 인간들은 진짜 기자가 아니다.

자기 입맛과 이익에 맞춰 온갖 과장되고 왜곡 날조된 기사를 양산하는 기레기들!

직접 현장에 나가 취재는 하지 않고, 남이 쓴 기사를 복사하는 책상 붙박이형 카피(copy) 기계들이다.

도와달라는 사람들의 비명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대신 클릭 수에 목을 매어 자극적인 머리기사만 써대는 족속들이 바로 이 나라의 기자들이었다.

예의도 없이 막무가내에다, 또 양심은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절차와 규칙과 법은 그냥 무시해버린다.

세상의 불법에 맞서고 진실을 밝혀내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데는 전혀 관심이 없다.

자기가 알고 싶은 일에는 ‘국민의 알 권리’를 들먹인다.

그러면서도 막상 스스로는 법과 질서는 아랑곳하지 않는 무법자들이다.

특히 재벌과 대기업, 국회의원, 대학교수, 고위 공무원 등

온갖 기득권에 달라붙어 진드기처럼 꿀을 빨아 먹으면서 그들의 원하는 대로, 입맛에 맞게 언론을 호도하고 가짜뉴스를 써 댄다.

이런 기사들을 보면 정말 역겹기 짝이 없다.

이러니 어떻게 이들을 좋아할 수 있겠는가!

물론 모든 기자가 다 이러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일부만 그러는 것도 아니다.

일각에서는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정말 당장 개혁이 시급한 곳은 이들 말고도 더 있다.

바로 국회개혁과 언론개혁이다.

국회야 국회의원이 아닌 국해의원들이 모인 곳이라는 말이 날 정도니 굳이 말하기도 입이 아플 정도다.

그런데 의외로 언론개혁에는 다들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있다.

언론개혁을 외치기만 하면 이 나라의 언론사라는 놈들은 모두가 하나로 똘똘 뭉쳐서 언론탄압을 들먹이며 입에 개거품을 물어댄다.

가짜기사를 양산하는 사이비 언론사와 기자, 아니 기레기들이 얼마나 많은가?

개나 소나 전부 언론사로 등록하면 그만이다.

자기도 기자랍시고 기자증을 들고 다니면서 밖에서 사기를 치는 놈들도 하나둘이 아니다.

심화취재, 르포라는 말은 다 사라졌다.

난립한 중소언론사를 비롯해 크기에 상관없이 기자들은 이제 취재에는 관심이 별로 없다.

그저 남이 써낸 기사를 어떻게 빨리 복사해서 퍼 나르느냐에 목을 걸고 있다.

그러다가 오보라고 판명 나면 전부 나 몰라라 한다.

이런 오보와 가짜뉴스 때문에 피해를 본 개인과 기업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데도 말이다.

휘잉!

공항 문을 나서자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훑고 지나갔다.

그제야 자기 생각이 또 엉뚱한 곳을 향해 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쨌든, 아무리 좋아하려고 해도 대한은 기자라는 자들과 결코 친해질 수 없었다.

다만 굳이 이들과 척을 지고 싶지 않아 입을 꾹 다물고 있을 뿐이었다.

‘날 잡아서 언론도 손을 좀 봐야겠다.’

―이쪽은 파고들면 아주 더럽고 추악한데. 괜찮으시겠어요?

‘내가 괜찮지 않을 게 뭐가 있어.’

대한은 에바의 질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하지만 앞으로 들려올 온갖 추잡한 언론사와 기자들의 비리를 생각하니 벌써 머리가 지근거리는 것만 같았다.

끼익 끼이익!

공항 밖으로 나가자 그의 전용 방탄차가 잽싸게 다가왔다.

대한은 에바와 함께 차에 탑승하기 직전.

고개를 돌려 뒤를 되돌아보며 손을 흔들었다.

계속 그의 뒤를 따라오던 어린 여자 팬들이 그 모습에 ‘꺅꺅’대며 난리를 피워댔다.

부웅 부우웅!

대한을 태운 차는 빠르게 공항을 빠져나갔다.

그가 탄 차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방탄차들이 호위했다.

이건 마치 대통령이라도 모시고 가는 듯한 모습이었다.

“어휴! 끝났다.”

대한은 자신을 태운 차가 공항을 빠져나가자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걸 보고는 에바가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

“이렇게 힘든 일을 왜 굳이 하려고 하세요?”

에바의 질문에 그의 입꼬리가 살짝 들렸다.

“그래도 나 때문에 일부러 공항까지 나와줬잖아. 고맙잖아.”

“그거야 자신이 좋아서 그런 거 아니에요?”

“맞아. 그래도 내 팬들이니까 이 정도 인사는 해야 하잖아.”

“알았어요. 마스터께서 그렇게 생각하신다니 제가 뭐라고 하겠어요.”

단호한 대한의 말에 그녀도 더는 뭐라고 따지지 않았다.

지금 굳이 경호가 어쩌니, 테러에 노출이 될까 위험하니, 얘기를 꺼내봤자 아마 씨알도 안 먹힐 것이다.

그래서 일단 에바는 말을 아끼기로 했다.

“그리고 그 ‘잖아’, ‘잖아’ 좀 그만 하세요. 재미없어요.”

“알았잖…….”

“쓰읍”

“…….”

그래도 에바는 소심한 복수는 잊지 않았다.

대한은 그녀의 눈치를 보며 결국 입을 꾹 다물었다.

잠시 차 안이 침묵으로 물들었다.

하지만 곧 다시 그의 질문에 그녀는 대꾸를 해줘야만 했다.

“리나와 류연은 지금 어때?”

“우한 사태를 계기로 아예 근거지를 옮겨버렸어요.”

“정말?”

“네.”

이어진 에바의 얘기에 대한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깜빡여댔다.

“사실 우한보다 더한 일들이 신장 위구르에서 일어나고 있어요.”

“그게 뭔데?”

“우한 폐렴이라고 불리는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한 전염병이 신장 위구르를 강타했어요.”

“설마 혹시?”

“그 설마와 혹시가 맞아요.”

대한은 입을 딱 벌린 채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당장 뭐라고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세상에 자국민에게 생화학무기를 사용하다니…….

“중국공산당은 아무리 탄압하고 압박해도 꺼지지 않는 신장 위구르의 독립 의지를 보고는 말살을 결정했어요.”

“제노사이드?”

“그래요. 한마디로 인종청소죠. 위구르인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DNA 구조를 이용해 그들을 전염병으로 쓸어버리려는 거예요.”

“그게 정말 가능한 일이야?”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위구르인이 가지고 있는 그 독특한 DNA 구조가 꼭 위구르 사람들에게만 있는 건 아니에요.”

“또 누가 가지고 있는데?”

“만주족과 묘족 심지어는 일부 중국인과 한국인에게도 있어요.”

“뭐야?”

대한은 너무 놀라서 그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다행히 차 안에는 그들만 타고 있어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너무 위험한 방법인데.”

“맞아요. 정말 말도 안 되는 방법을 쓰려고 하는 거죠. 그만한 기술도 없는 것들이 말이에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었다.

잘못하면 중국은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 빠질 수도 있었다.

에바의 말대로 이런 방식으로 인종청소를 하려면 그에 맞는 최첨단의 DNA 조작기술과 정교한 배양기술 및 특수한 합성기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중국은 그 어느 하나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했다.

이들의 어설픈 짓이 자칫 중국에 지옥을 소환할 수도 있다.

“이런 방식은 히틀러를 비롯한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주로 쓰고 싶어 하는 방식이에요. 하지만 누구도 성공한 예가 없죠.”

“그래서.”

일단 더 얘기를 들어봐야 했다.

에바는 고개를 끄덕이며 즉시 다음 얘기로 넘어갔다.

“우한에서 시작한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을 시작으로 세계를 위협할 때 묘하게 신장에서도 위구르인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사태가 벌어졌어요.”

“정말 중국공산당이 자국인을 상대로 생화학실험을 한 것이군.”

“그렇죠. 이에 리나를 비롯한 그녀의 가족은 신변에 큰 위협을 느꼈는지 급히 홍콩으로 빠져나왔어요. 그리고는 근거지를 아예 중국에서 싱가포르로 옮겨버렸어요.”

“굉장히 빠르게 일 처리를 했네.”

“아직 신장 우루무치의 재산을 다 정리한 것은 아니지만……. 그건 나중에 사람을 써서 천천히 정리하기로 했어요.”

정말 놀랄 일이었다.

이런 소설에나 나올 얘기가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니 말이다.

진짜 현실이 소설보다 더한 것 같다.

“이런 일은 오직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만 일어난 게 아니었어요.”

“그럼 놈들이 또 다른 장소에서도 생화학실험을 한 거야?”

“예, 묘족도 대상으로 잡았어요.”

“묘족이면 중국의 소수민족 아냐?”

“맞아요.”

대한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에바가 갑자기 왜 묘족 얘기를 꺼내는지 이유를 몰랐다.

“이상하게 생각하실 것 같아 먼저 말씀드릴게요. 거두절미하고 류연은 사실 묘족이에요.”

“류연이 묘족이라고? 베이징 출신 아니었어?”

“아는 사람만 아는 비밀이에요. 중국에서 중국인 행세를 하는 사람들이 전부 정통 중국인이겠어요? 아니에요. 소수민족 출신 중 일부도 살아남으려고 스스로 중국인을 자처하고 있어요.”

“아!”

이번에도 좀 놀랐다.

류연이 묘족이라니…….

하긴 생각해보니 좀 이상하긴 했었다.

차분하면서도 뭔가 묘하게 관능적인 얼굴!

도저히 동양인이라고는 볼 수 없는 남다른 발육(?)!

중국에도 저런 이기적인 몸매가 나올 수 있다고 놀랐던 적이 떠올랐다.

“그럼 지금 류연은 어디 있어?”

“대만에서 촬영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녀의 가족은 이미 미국으로 단체 여행을 가 있는 상태예요.”

“류연도 어딘가로 이주를 할 생각인가 보지?”

“네, 제주도에 새로운 둥지를 틀려고 마음먹었어요.”

“제주도?”

제주로라고 하니 깜짝 놀랐다.

중국인들이 제주도에 제법 땅을 많이 사놓았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설마 류연과 그녀의 가족이 제주도에 둥지를 틀 줄은 몰랐다.

“앞으로 활동을 하는데 문제가 좀 있겠구나.”

“그래서 리나와 류연의 활동무대를 각각 할리우드와 뉴욕으로 옮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어요.”

“리나와 류연이라면 얼마든지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할 수 있을 거야. 둘 다 영어도 잘하니까 언어에 대한 장벽도 거의 없고.”

“맞아요.”

“그래서 에바가 좀 도와주고 있는 거야?”

“네, 마스터께서 허락하시면 좀 더 적극적으로 도와주려고요.”

“화끈하게 밀어줘! 리나와 류연이 할리우드를 점령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네, 알겠어요.”

얘기가 엉뚱하게 흘러갔지만 어쨌든 에바의 얘기는 단순 명료했다.

묘족에게도 전염성 바이러스가 돌아서 많은 사람이 죽었단다.

그런데 묘한 것은 모든 게 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교묘하게 맞물려있었다.

“정말 이거 파고 파도 계속 뭐가 자꾸 나오네.”

“맞아요. 이건 단순한 유출사건이 아니라 중국에 있는 소수민족을 겨냥한 거대한 하나의 음모에요. 제가 직접 조사를 해보니 전에 잠깐 언급했던 데로 바이러스는 중국이 개발한 생화학무기 베이스였어요.”

쿵!

역시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는 법은 없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는 결과가 나왔다.

“유출이 아니라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라는 소리지?”

“예, 맞아요.”

“그럼 증거는 있고?”

“증거야 차고도 넘치죠.”

대한은 잠시 생각을 좀 해봤다.

이걸 도대체 어떻게 해야 잘했다는 소리를 들을까?

역시 적당한 기회에 빵 터트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혹시 티베트는?”

“종족이 달라서 아직 큰 성과는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티베트족을 말살할 수 있는 바이러스를 연구·개발하고 있는 것은 확실해요.”

“정말 가관이로군.”

그는 중국공산당의 이런 끔찍한 계획에 학을 뗐다.

사람이 어떻게 이런 무시무시한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대한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무래도 중국이 너무 큰 것 같아. 파이처럼 잘게 잘라놓아야 조용해지겠어.”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중국의 분할 계획을 수립해볼게요.”

이래서 대한은 에바가 좋았다.

한마디만 하면 나머지는 자기가 알아서 다 준비하니 얼마나 편한가!

“이건 타이밍을 맞춰서 한꺼번에 터트려야겠어! 중국공산당이 도저히 손을 쓸 수 없게끔 해야겠단 말이야.”

“네, 잘 알고 있어요. 이것 말고도 중국공산당을 분열시킬 방법은 많아요.”

“그래 종합적으로 계획이 다 세워지면 다시 얘기하자.”

“네, 마스터.”

중국에 관련된 얘기를 일단락짓자 그는 리나와 류연이 보고 싶었다.

아니 걱정됐다.

“리나와 류연이 각각 싱가포르와 제주도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줄 방법이 없을까?”

“왜요? 집이라도 한 채 사주시려고요?”

“응? 집을 사주라고? 그것도 좋은 생각이네.”

“아니 제가 언제 집을 사주라고 했어요?”

대한이 자신의 말을 넘겨짚자 에바가 정색했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귀여운 항의를 한쪽 귀로 흘려듣고 있었다.

대신 더 진지한 질문을 했다.

“싱가포르와 제주도에 내 별장이나 코레 그룹이 보유한 건물 같은 거 있어?”

“네, 있어요. 원하신다면 리나와 류연에게 한 채씩 선물하도록 할게요.”

“오오!”

대한은 묘한 시선으로 에바를 쳐다봤다.

“이거 너무 쉬운 거 아냐?”

“왜요? 제가 반대를 할 거로 생각하셨나 보죠?”

“그럼 아니었어?”

“제가 반대를 한다고 선물하지 않으실 거예요?”

“물론 그렇지는 않지.”

에바의 얼굴이 뾰로통하게 변해갔다.

“그럼 얘기 끝났잖아요. 마스터는 제가 반대하더라도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전부 하실 테니까, 제가 굳이 반대해서 미움을 살 필요가 있나요?”

“어쨌든 에바는 내가 리나와 류연에게 집을 선물하는 것은 반대라는 거지?”

“꼭 그렇지도 않아요. 리나와 류연 정도면 얼마든지 마스터의 파트너가 될 수 있어요.”

“헐!”

그녀의 말에 대한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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