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만재능(Feat. 대한 TV)-221화 (220/331)

221화 <재회·모니카>

“대한!”

모니카는 환하게 웃으며 그의 팔에 팔짱을 꼈다.

뭉클한 감촉이 압박하자 대한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쪽!

그녀는 대뜸 대한의 입에 입맞춤했다.

부드러운 모니카의 입술에서 박하 향이 났다.

“고마워!”

“뭐가?”

“나 살려줘서.”

“아! 그거.”

둘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다.

허공의 한점에 두 사람의 눈빛이 강하게 마주쳤다.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모니카의 아름다운 눈동자!

그는 절로 침이 삼켜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우리 올라가자.”

“어디로?”

“우주로!”

“뭐!”

그녀의 말에 대한은 깜짝 놀랐다.

자신이 우주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모니카가 그걸 언급하자 살짝 당황했다.

하지만 자신의 몸이 재생되는 것을 본 그녀라면 그걸 알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러자. 우주로 올라가자.”

“고마워!”

모니카는 다시 대한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한 몸처럼 선수대기실을 빠져나갔다.

그들은 호텔 스위트룸을 먼저 들렸다.

그런 다음, 우주셔틀을 타고 히릭스로 올라갔다.

* * *

광활한 우주!

인류에게 남은 마지막 프런티어!

하지만 누군가에겐 이미 개척되고 있는 영역이었다.

“아름다워!”

모니카의 말에 대한이 전적으로 동감했다.

“정지궤도에서 바라보는 지구의 모습은 확실히 아름답지.”

그녀는 그의 품에 안겨 홀린 듯 아래를 내려다봤다.

힐릭스의 바닥은 투명했다.

그래서 마치 우주 공간에 둥둥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여기 있으니까 내가 참 작게 느껴진다.”

“우주의 은하계를 보면 그런 느낌이 더 강해질 거야.”

“아마도……. 그렇겠지.”

모니카는 살짝 처연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 퍼뜩 정신을 차리고 몸을 돌렸다.

그녀의 앞에는 그토록 보고 싶었던 대한이 있었다.

몸이 산산이 부서져 죽어가던 자신을 살려낸 남자.

이게 기적인가 싶었더니 상상도 할 수 없는 현실과 맞닥뜨렸다.

그 결과 자신은 지금 새로운 몸을 얻었다.

덕분에 이렇게 살아서 우주를 유영하고 있지 않은가!

쪽!

모니카는 대한의 입술에 키스했다.

손을 들어 그의 조각 같은 얼굴을 쓰다듬었다.

손바닥에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진짜였다.

하지만 대한과 같이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지난 1년 동안 그렇게 소원하고 상상했던 순간이다.

그런데 막상 이게 현실이 되니 오히려 꿈이나 환상처럼 느껴졌다.

“왜 그래?”

“믿기지 않아서.”

“뭐가?”

“내가 대한과 이렇게 같이 있다는 게.”

“어떻게 해야 믿어질까?”

“나를 안아줘!”

모니카의 눈동자에 불씨가 타올랐다.

대한도 그녀의 중의적인 말에 몸이 후끈 달아올랐다.

“영원히 잊지 못할 기억을 선사해줄게.”

“응, 내 몸에 대한의 향기를 심어줘!”

모니카는 하얀 두 팔을 그의 목에 걸며 입술을 핥았다.

대한은 그녀의 도발에 순순히 넘어갔다.

그는 한 손을 위로 치켜들더니 손가락을 튕겼다.

딱!

소리가 울리자 돌연 중력이 사라졌다.

모니카의 몸이 허공으로 둥실 떠올랐다.

“꺄악!”

처음에는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그렇지만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잡은 대한의 단단한 팔 때문에 안심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잡고 허공을 둥둥 떠다녔다.

그러다가 모니카는 이리저리 몸을 뒤척거려봤다.

무중력 상태로 공간을 날아다니는 기분!

아무래도 이게 꽤 재미있었나 보다.

나중에는 그의 손을 놓고 그녀 혼자서 공중을 유영하고 다녔다.

가끔은 수영하는 자세를 취하고 돌아다니며 깔깔 대기도 했다.

“어때? 놀랐어?”

“응.”

“많이?”

“응, 많이.”

“그럼 조금만 더 놀라자.”

“……?”

모니카는 대한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의 손가락이 퉁겨지기 전까진.

딱!

대한이 손가락을 튕기자 그의 몸이 서서히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그녀의 손을 잡은 상태라 모니카도 같이 아래로 딸려 내려갔다.

눈이 동그랗게 변한 채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

그게 너무 귀여워 그는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대한은 모니카를 잡아당겨 마구 키스했다.

잠시 두 사람은 깊은 프렌치 키스의 늪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러다가 숨이 막히는지 그녀가 고개를 뒤로 뺐다.

“푸우 후우!”

역시 이런 모니카의 모습도 너무 귀여웠다.

그녀의 홍조가 깃든 뺨에 그는 뽀뽀를 선물했다.

“대한, 왜 나만 무중력이야? 자기는 중력에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거야?”

“맞아. 난 중력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고 받지 않을 수도 있어.”

“어떻게 그게 가능하지?”

“다른 곳은 몰라도 이곳에선 그게 가능해.”

대한의 말에 모니카는 눈을 깜빡여댔다.

해맑은 그녀의 얼굴과 호기심으로 가득 찬 깊은 눈망울!

정말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운 모습이었다.

* * *

이탈리아 나폴리.

수풀이 우거진 숲속 한가운데!

중세풍의 아름다운 성(城)이 우뚝 서 있다.

나폴리의 카스텔 누오보(Castel Nuovo)와 비슷하게 생긴 성!

바로 카스텔 카모라(Castel Camorra)다.

햇살이 좋은 한가한 오후다!

카모라 성의 넓은 정원에는 커다란 파라솔이 펼쳐져 있다.

그 아래는 널찍한 비치베드 하나가 놓여있었다.

“이제 돌아누우세요.”

“응.”

에바의 말에 대한은 바로 몸을 뒤집었다.

멋진 등 근육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거리며 사라졌다.

대신 드러난 것은 우람한 대흉근과 명품 복근!

그녀는 그의 잘 발달 된 상체에 부드럽게 선탠오일을 발랐다.

대한은 에바의 모습을 잠시 지켜보다가 고개를 하늘로 치켜들었다.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는 밝은 태양 빛!

자신도 모르게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 모습에 L1 리사가 다가와 그의 눈에 조심스럽게 선글라스를 끼워줬다.

“고마워! 리사!”

“천만에요. 마스터.”

리사는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파라솔 그늘로 한발 물러났다.

“마스터! 오렌지 주스 드세요.”

“틸란! 고마워.”

이번에는 L2 틸란이 얼음처럼 시원한 오렌지 주스를 내밀었다.

대한은 틸란에게도 미소를 지어주며 유리컵을 받았다.

빨대로 한 모금 쭉 빨아 마시고 옆에 있는 작은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그러자 에바가 살짝 눈을 치켜떴다.

하지만 그는 눈을 감고 있어서 그녀의 표정을 보지 못했다.

그때 대한의 뇌리에 모니카의 얼굴이 떠올랐다.

“에바!”

“네, 마스터.”

“모니카는 어떻게 하고 있어?”

“아주 잘하고 있어요.”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

“지금요?”

“응.”

에바의 표정이 뾰로통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의 명령을 거역할 수는 없었다.

“홀로그램을 띄워드릴게요.”

“그래.”

그녀는 허공에 대한만 볼 수 있는 홀로그램을 띄웠다.

그러면서도 마사지하는 손길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홀로그램을 살펴보더니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미국 오클라호마 윈스타 월드 카지노리조트 경기장에서 벨라코어 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이 된 후!

대한은 새로운 몸으로 다시 태어난 모니카 로렌을 만났다.

두 사람은 히릭스가 있는 지구 정지궤도로 올라갔다.

거기서 대한과 모니카는 꿈처럼 달콤한 시간을 보냈다.

영국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그는 계속 그녀와 함께 있었다.

3월 3일 레스터와의 홈경기.

후반전에 투입된 그는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3:1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3월 9일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FA컵 원정경기.

1:2로 지고 있는 상황, 후반전에 교체되어 들어가 중거리 슛과 프리킥을 몰아넣으며 3:2로 팀의 역전승을 캐리했다.

3월 16일 크리스탈팰리스와의 홈경기.

2:1로 이기고 있는 후반전 막판에 나가 프리킥을 차 넣어 1골을 추가했다.

최종 스코어는 3:1로 왓포드의 신승이었다.

프리미어리그 6경기 15골!

FA컵까지 합하면 7경기 17골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이었다.

이 놀라운 성적에 프리미어리그가 들끓었다.

아니 세계축구계가 놀랐다.

EPL 빅6와 라리가 2강은 물론이고, 이탈리아의 세리에A와 프랑스의 리그앙의 명문구단들이 하루가 멀다고 코레엔터에 영입제안서를 보내왔다.

계약금은 둘째치고, 벌써 주급 경쟁이 20만 파운드를 돌파했다.

하지만 아직 그 어떤 구단과도 정식협상을 시작하지 않았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대한의 주가가 계속 오를 것을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3월 말, 사우샘프턴 원정경기까지…….

대한은 보름 동안 자유시간이 생겼다.

이 기간 동료 선수 중 일부는 자국의 마크를 달고 A매치나 월드컵 예선경기를 치렀다.

당연히 프리미어리그를 폭격하고 있는 대한에게도 대한축구협회에서 보낸 공문이 왓포드 구단을 통해 들어왔다.

이대한 선수를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에 차출하겠다는 요청서였다.

하지만 왓포드는 대한의 의중을 물은 다음!

이 제안을 깔끔하게 씹어버렸다.

“이제 갓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들어온 선수다.”

“적응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

“가벼운 상처를 입어 치료와 안정이 필요하다.”

“주전 경쟁으로 인해 체력을 보완하고 회복을 해야 한다.”

왓포드는 나중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 온갖 타당한 핑계를 대서 대한을 지켜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를 굉장히 불쾌하게 여겼다.

그래서 괘씸죄를 적용했다.

이대한 선수가 특별한 일도 없는데 국가대표 차출에 불응했다고 언론플레이를 해버렸다.

그런데 프리미어리그를 씹어먹고 있는 대한의 인기는 이미 상상을 초월했다.

만 19세에 홀로 프리미어리그로 입성해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선수다.

대한을 욕하거나 인성을 들먹이는 축구팬은 사실 별로 없었다.

오히려 최근 3경기에서 대한이 후반전에만 기용되는 기이한 현상에 걱정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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