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만재능(Feat. 대한 TV)-218화 (217/331)

218화 <리버풀의 악몽>

오늘 경기가 끝나고 나면 분명히 다시 주급 이야기가 튀어나올 것이다.

그리고 리버풀을 비롯한 빅6 팀들은 어떻게든 그 틈을 노려 대한을 빼앗아가려고 노력할 것이 틀림없었다.

‘당장 주급을 대폭 올려줘야 한다. 그리고 계약서를 한번 꼼꼼히 살펴봐야겠어. 혹시라도 빈틈이 있다면 우린 이번 시즌을 끝으로 다시는 대한을 볼 수 없게 될 거야.’

왓포드의 카카 감독은 일단 흥분을 가라앉혔다.

그리고 앞으로 이 사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선수들이 못해서 고민한 적은 많았다.

하지만 이렇게 너무 잘해서 고민을 해보는 것은 난생처음이었다.

그래도 지금은 이런 배부른 고민을 할 수 있게 해준 선수에게 감사했다.

삐익!

주심의 휘슬로 경기가 다시 시작됐다.

리버풀은 마음이 급해졌는지 파상공세로 밀고 나왔다.

“와아아아!”

안필드 경기장은 터질 것 같은 함성으로 물들었다.

콥들은 리버풀이 2:0으로 지고 있는 것을 아예 모르는 듯했다.

그만큼 그들의 응원은 열정적이고 뜨거웠다.

하지만 왓포드는 전진 압박을 늦추지 않았다.

아니 후반전은 아예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선수들은 몸을 아끼지 않고 리버풀 선수들을 압박하며 볼 경합을 벌였다.

그러자 리버풀의 사기와 의지도 서서히 한풀 꺾여나가기 시작했다.

“우우우우!”

그때, 갑자기 안필드가 야유성으로 뒤덮였다.

대한이 단독 드리블로 리버풀의 진형을 뚫고 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다이크는 대각선 방향으로 물러섰다.

어떻게든 그를 페널티 에어리어 측면으로 몰아가려는 것이다.

하지만 대한은 전혀 반다이크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헛다리 짚기와 팬텀 드리블을 연속으로 써서 반다이크를 오히려 제쳐냈다.

그러고는 알리송과 일대일 기회를 만들어냈다.

알리송이 무서운 속도로 달려 나왔다.

각도를 좁히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건 대한의 능력을 너무 과소평가한 처사였다.

그는 팬텀 드리블로 알리송을 제치고 넘어지면서 텅 빈 골대에 기어코 볼을 차넣었다.

골이 들어가지 않았어도 어차피 페널티 킥을 줘야 할 상황이었다.

골키퍼가 알리송이 대한의 발을 잡아서 넘어뜨리는 반칙을 했기 때문이다.

“와아아아!”

“골!”

안필드 경기장의 한쪽이 용광로처럼 달아올랐다.

왓포드 원정 팬들은 대한의 무시무시한 치달과 화려한 개인기에 완전히 미쳐 날뛰었다.

그들은 프리미어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최강의 팀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달성한 대한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성을 보냈다.

장수원 아나운서와 남희진 해설위원도 결코 이 대열에 빠질 수 없었다.

“골!”

“해트트릭입니다.”

“이대한 선수 리그 11호 골이 터졌습니다.”

“정말 완벽하다 못해 경이로울 정도의 멋진 골이었습니다.”

장수원 아나운서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대한 선수의 팬텀 드리블 보셨습니까?”

“봤습니다. 세계 최고의 수비수라는 리버풀의 센터백 반다이크를 헛다리 짚기와 팬텀 드리블로 간단히 제쳤습니다.”

“이어서 세계 최고의 골키퍼인 알리송까지 제쳤지요.”

남희진 해설위원은 이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그렇습니다. 이것만 봐도 이대한 선수는 이미 월드클래스를 넘어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대한민국 이대한 선수! 전 세계에 자신의 클래스를 당당히 증명해냈습니다.”

“앞으로 이대한 선수를 서로 데려가려고 싸우는 빅6의 경쟁이 볼만할 겁니다.”

“사실 계약금도 없이 주금 1만 파운드는 너무했습니다. 그리고 누가 이런 엄청난 선수를 원하지 않겠습니까?”

“거기에다 이대한 선수의 나이가 이제 겨우 만 19세입니다.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얘기지요.”

“그러고 보니 정말 불꽃 튀는 영입 전쟁과 이적료 싸움이 되겠습니다.”

“왓포드가 어떻게 이대한 선수를 지켜낼지 무척 궁금합니다.”

장수원 아나운서와 남희진 해설위원은 신이 나서 중계방송을 이어갔다.

스포츠티비 시청자들은 이제 새벽이 즐거워진 사람들이 됐다.

대한TV의 채팅창도 화려하게 폭발해버렸다.

엄청난 속도로 늘어가는 댓글로 인해 비가 주룩주룩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름다운우리강산: 갓대한!]

[소고기좋아: 미친 골 결정력! 더 이상 갈아입을 팬티가 없다.]

[흙퍼먹어: 카카의 전성기보다 더 빠른 치달이었다.]

[깨진다이아반지: 메시가 와서 울고 갈 완벽한 팬텀 드리블이었어.]

[효과: 대한은 축구의 신이다.]

[대마도망했다: 이게 실화냐! 발롱도르야! 게 섯거라!]

[JonnyKelly: World class :)]

[One Piece: He is easily in the Top 3 Players in the Premier League and Top 5 Players in the World.]

[네네: 그동안 봤던 경기 중 최고다.]

[얄리얄리얄라셩: 월드클래스는 개뿔! 그냥 대한이가 세계 최고다.]

[망코라떼: 역시 우리 대한이 잘한다. 더 올라가서 다 씹어먹자!]

대한은 손가락 3개를 펼치고 경기장을 달렸다.

그의 골 세레모니에 왓포드 선수들이 뒤를 따랐다.

기차처럼 달려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왓포드 원정 팬들은 감격과 흥분에 달아올랐다.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축구 중계방송국도 난리가 났다.

도저히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이변이 발생한 것이다.

설마 리버풀이 전반에 왓포드한테 3골이나 먹을 줄이야!

이건 영국의 난다긴다하는 도박사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욱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시청률이 실시간으로 급증했다.

특히 프리미어리그 팬들이 대한TV 채널로 엄청나게 유입됐다.

삐익!

주심의 휘슬로 전반전이 끝났다.

왓포드 선수들과 카카 감독은 미소를 지으며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세계적인 명장인 클롭 감독과 리버풀 선수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만약 리버풀의 홈구장인 안필드에서 왓포드에게 0:3으로 패한다면 아마 콥들에게 세상의 온갖 욕을 다 들어먹어 배가 터져 죽을지 모른다.

“수고했다.”

라커룸으로 들어가자 카카 감독이 왓포드 선수들을 향해 손뼉을 치며 얘기했다.

다들 잘했다고 서로 미소를 지으며 물을 마셨다.

바나나를 먹으면서 체력도 보충했다.

카카 감독은 그런 선수들을 자랑스럽다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그러다가 돌연 정색을 하고 말했다.

“후반전은 무조건 잠가버린다.”

왓포드 선수들은 카카 감독의 말에 그럴 줄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데울로페우와 그레이는 후반전에 빠진다. 대신 수비수 얀마트와 홀레바스가 들어간다. 대한도 후반전에는 공격보다 수비에 신경 써주기 바란다.”

카카는 보드를 이용해 선수들의 포지션을 하나하나 지정해줬다.

4―3―3에서 4―5―1로 진형을 바꾸고 공격수를 2명이나 빼버린 극단적인 수비전략!

이것의 목적은 분명하다.

무조건 리버풀 원정에서 승리하겠다는 것이다.

“역습의 기회가 오면 대한에게 볼을 연결한다. 단 중앙 미드필더만 공격을 지원한다.”

대한은 카카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나 극단적인 수비가 조금 걱정이 되긴 했다.

그래도 살라와 마네의 빠른 역습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아주 손해는 아니었다.

다만 리버풀의 공격력은 절대 만만치 않다.

특히 마네, 살라, 피르미누!

이 삼각편대는 잘 마크해야만 한다.

삐익!

후반전이 시작됐다.

예상대로 리버풀은 공격 일변도로 나왔다.

반대로 왓포드는 철저하게 수비전략으로 맞섰다.

리버풀의 감독 클롭은 그 모습을 보고는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쌌다.

왓포드가 수비전략을 취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극단적인 수비를 택할지는 몰랐다.

그러기에는 이대한 선수의 공격력이 너무 아까웠다.

그러다 이내 클롭은 깨달았다.

왓포드는 리버풀이 아니라는 걸 말이다.

어찌 됐든 리버풀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죽으라고 공격을 하는 수밖에.

뻥!

살라의 회심의 슛이 골대를 살짝 비껴갔다.

뻥!

마네의 기가 막힌 발리슛이 왓포드의 골키퍼 포스터 정면으로 날아갔다.

뻥! 텅!

피르미누의 강슛이 골대를 맞고 나갔다.

리버풀의 공격의 핵!

삼각편대의 공격력은 정말 대단했다.

하지만 그들을 막는 왓포드의 벽은 높고 단단했다.

포스터 골키퍼도 신들린 선방 쇼를 보여줬다.

특히 대한의 수비력과 기지가 빛났다.

그가 페널티 에어리어 안까지 내려와 수비수들을 돕자 살레고 마네고 피르미누고 지랄이고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저 답답한 리버풀의 공격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우우우우!”

안필드의 콥들은 자기 팀의 선수들에게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다.

계속 벽에다 볼을 차는 듯한 맥없는 공격!

이렇게 시간을 죽이고 있으니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참을성에 한계를 느낀 콥들이 폭발해버렸다.

그런데 이건 오히려 왓포드를 도와주는 응원가였다.

마침 왓포드에게 기다리던 역습의 기회가 찾아왔다.

사실 후반전만 보면 왓포드는 공격은 아예 할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리버풀의 오해, 아니 자만이었다.

왓포드의 미드필더 두쿠레가 리버풀의 미드필더 베이날둠으로부터 볼을 빼앗았다.

두쿠레는 대한을 향해 전방으로 시원하게 볼을 차버렸다.

그는 두쿠레가 볼을 차기도 전에, 이미 리버풀의 골대를 향해 질주하고 있었다.

핸더슨이 대한의 진로를 방해하려고 앞을 막아섰다.

하지만 옆으로 재빨리 방향을 살짝 트는 것만으로 그는 헨더슨을 가볍게 피해낼 수 있었다.

대한은 빠르게 떨어지는 볼을 향해 가볍게 한발을 내밀었다.

툭!

신기하게도 볼은 얌전히 전면바닥으로 스르르 굴러갔다.

리버풀의 최종수비수인 반다이크와 고메즈!

둘은 그걸 보고 기겁을 하며 달려들었다.

하지만 대한은 이미 슛동작에 들어간 상태였다.

뻥!

페널티 에어리어 선상에서 그의 강슛이 터졌다.

알리송은 몸을 던지려다가 그만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축구공이 터지라고 찬 대한의 슛!

빨랫줄처럼 직선으로 날아와 이미 골대 오른쪽 모서리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야신이 아니라 야신의 할아버지가 와도 못 막는 기막힌 코스의 강슛이었다.

“와아아아!”

경기장 한쪽에서 거센 함성이 터져 나왔다.

원정 팬들은 마치 로또에 당첨이라도 된 듯 즐거워했다.

대한은 굳이 골 세레모니를 하지 않았다.

그저 담담하게 왓포드 선수들의 축하를 받고 돌아갔다.

3:0으로 이기나 4:0으로 이기나 대한에겐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이미 목표한 해트트릭을 달성했으니 나머지는 덤이라고 생각했다.

그것보다는 수비를 더욱 촘촘히 할 필요성이 있었다.

반면 안필드는 절망으로 물들었다.

성질 급한 콥들은 벌써 구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뜨겁게 응원하던 콥들도 한숨과 야유로 부정의 에너지를 마구 쏟아냈다.

삐익!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리버풀의 공격이 시작됐다.

여전히 왓포드는 수비를 굳건히 했다.

그래서 그런지 다들 아직 쌩쌩했다.

혹자는 왓포드가 전반전에 너무 힘을 쏟아서 후반전에는 지칠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웬걸!

왓포드 수비는 점점 더 단단해졌다.

대한이 빈틈을 헌신적으로 막아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코너킥이나 프리킥 상황에서 공중볼을 전부 그가 차단해버렸다.

특히 반다이크의 제공권을 탈탈 털어버렸다.

카카 감독은 그제야 대한이 엄청난 헤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덕분에 머릿속으로 새로운 전술을 짜낼 수 있었다.

“우우우우!”

여전히 안필드는 우울했다.

더불어 리버풀의 공격은 전혀 날카롭지 않았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벌써 후반전이 30분을 지나 남은 시간은 이제 겨우 15분.

이 안에 4골을 몰아넣기는 절대 쉽지 않았다.

더구나 지금처럼 단단한 빗장수비를 펼치고 있는 왓포드를 상대로는…….

“대한! 달려!”

거기에다 다시 왓포드의 역습기회가 찾아왔다.

이번에는 왓포드의 미드필더 휴즈가 볼을 빼앗았다.

대한은 바람처럼 달려갔다.

휴즈는 그의 볼키핑력을 믿고 두쿠레처럼 시원하게 전방으로 볼을 내질렀다.

뻥!

푸른 하늘로 훨훨 날아가는 축구공!

안필드의 모든 관중이 그걸 보며 긴장했다.

마치 미리 약속이라도 한 듯.

축구공은 대한의 머리 위로 정확히 떨어져 내렸다.

아니 축구공이 날아가는 방향으로…….

그가 정확히 달려갔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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