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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재능(Feat. 대한 TV)-212화 (211/331)

212화 <거액의 보상금>

“정말 그렇군요.”

“그럼 이에 맞서는 전략이 뭐가 있겠습니까? 왓포드도 같은 방식으로 맞불을 놓던가 아니면 사이드백이 오버래핑하며 만들어진 뒷공간을 노리는 게 좋을 겁니다.”

“아! 그래서 스피드가 빠르고 돌파력이 뛰어난 이대한 선수를 투입한 거로군요.”

“정답입니다. 이제 지켜보십시오. 이대한 선수가 노르위치 수비진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를 말입니다.”

시청자들은 남희진의 명쾌한 해설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맹공을 가하던 노르위치 공격수 슈티퍼만이 공을 빼앗겼다.

왓포드의 수비수 도슨이 즉시 미드필더 두쿠레에게 볼을 넘겼다.

두쿠레는 볼을 받자마자 대한을 향해 빠른 패스를 넣었다.

“대한!”

대한은 굴러오는 축구공을 받는 척하다가 그대로 흘려보냈다.

그런 후 잽싸게 몸을 돌려 볼을 따라갔다.

그 한 번의 동작으로 미드필더 라이트너를 가볍게 젖혔다.

놀란 노르위치의 수비수 핸리와 고드리프가 동시에 대한을 향해 달려왔다.

만약 여기서 뚫린다면 바로 골키퍼와 1:1 대결이 된다.

그러나 대한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거침없이 정면으로 달려들었다.

마치 두 사람과 일부러 충돌이라도 하겠다는 모양새였다.

순식간에 달려든 대한이 페널티 에어리어 앞으로 다가왔다.

그는 한쪽 다리를 들어 슛동작을 취했다.

고드리프가 다리를 쭉 뻗었다.

하지만 대한의 슛동작은 속임수였다.

퉁!

그는 균형이 무너진 고드리프의 우측으로 가볍게 볼을 밀었다.

데굴데굴!

경기장의 모든 관중이 굴러가는 축구공을 쳐다봤다.

그때 볼을 향해 빠르게 달려드는 선수가 있었다.

왓포드의 공격수 데울로페우였다.

데울로페우는 훤히 뚫려있는 골문을 향해 맞고 뒈지라고 강슛을 때렸다.

뻥!

골키퍼의 정면으로 날아가는 축구공!

그런데 골키퍼는 그 볼을 도저히 막아낼 수 없었다.

자신의 머리 위로 쌩하고 날아든 볼의 속도는 무시무시했다.

두 팔을 들어 올렸지만 이미 홱 지나가고 난 뒤였다.

“와아아아!”

“골!”

데울로페우는 신이 나서 팔을 번쩍 치켜들었다.

그러더니 왓포드의 원정 팬들이 모여있는 관중석으로 달려갔다.

그의 뒤로 왓포드 선수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조금 진정된 데울로페우는 대한을 보자 힘차게 끌어안았다.

“정말 기가 막힌 패스였어.”

“네가 강하게 아주 잘 찼어. 동점골 넣은 거 축하해!”

“고마워! 대한!”

데울로페우는 너무 좋아서 입꼬리가 귀에 닿을 정도였다.

좋아하는 건 장수원 아나운서와 남희진 해설위원도 마찬가지였다.

“골! 골입니다. 대한민국의 이대한 선수가 기가 막힌 패스로 골을 만들었습니다.”

“아주 잘했습니다. 이대한 선수! 오늘도 멋지게 공격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남희진 해설위원의 말이 맞았습니다. 카카 감독이 이대한 선수를 급히 투입한 이유가 있었네요.”

“골을 넣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적의 수비진용을 무너뜨리는 것도 아주 중요합니다. 이번에 이대한 선수가 보여준 행동은 아주 교과서적이면서도 이타적인 플레이였어요.”

장수원은 그래도 아쉽다는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직접 골을 노려볼 수도 있지 않았나요?”

“물론입니다. 이대한 선수는 얼마든지 볼을 찰 수 있었어요. 그렇지만 노리위치 수비진을 모두 자신에게 끌어들이고 대신 텅 비어있는 공간에 볼을 패스해서 데울로페우 선수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줬어요.”

“이대한 선수는 볼만 잘 넣는 게 아니라 킬패스도 정말 잘하는군요.”

“확실히 월드클래스에요. 앞으로 프리미어리그는 이대한 선수 때문에 난리가 날 겁니다.”

“정말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장수원 아나운서와 남희진 해설위원은 이대한을 위한, 이대한에 의한, 이대한의 편파방송을 신나게 진행했다.

이를 시청하고 있는 모든 시청자가 둘의 이런 일방적인 진행을 오히려 마음에 들어 했다.

삐익!

주심의 휘슬로 경기가 재개됐다.

노르위치는 심기일전해서 공격을 해왔다.

이미 몇 번 같은 패턴에 당할 뻔한 왓포드 수비진!

더는 그들의 빠른 공격에 당황해하지 않았다.

오히려 볼을 빼앗기면 자신들보다 더 빠르게 치달을 해버리는 대한 때문에 노르위치 사이드백이 함부로 오버래핑을 시도하지 못했다.

노르위치의 속도가 둔해지자 역시 공격의 날이 무뎌졌다.

오버래핑을 망설이자 공격 자체에 브레이크가 걸린 모양새였다.

이런 기회를 대한은 절대 놓치지 않았다.

“데우로페우! 달려!”

대한이 볼을 받자마자 치달을 시작했다.

앞으로 툭 쳐놓고 달리는 그의 속도는 정말 눈이 부셨다.

아무도 대한을 따라잡지 못했다.

오로지 등만 보고 달려갈 뿐이었다.

황소처럼 달리는 대한의 앞을 노르위치 수비진이 막아섰다.

하지만 그들은 데우로페우를 경계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생각이 많아지면 몸이 굼떠진다.

신경 쓸 게 많으면 결국 죽도 밥도 안되는 것이다.

노르위치 수비진이 바로 딱 그 짝이었다.

대한은 과감히 돌파를 선택했다.

“엇!”

“막아!”

패스를 예상했던 노르위치 수비진은 당황했다.

팬텀 드리블로 페널티 에어리어를 뚫고 들어가는 대한!

최종수비수 핸리가 그의 팔을 잡아채며 발을 걸었다.

‘넘어져? 말아?’

―넘어지세요.

대한은 에바의 충고대로 그냥 넘어졌다.

삐익!

주심은 망설이지 않고 반칙을 선언했다.

그런데 아깝게도 페널티 킥은 아니었다.

페널티 에어리어 바로 바깥에서 프리킥이 주어졌다.

27,359명을 수용할 수 있는 캐로우 로드 경기장!

전 관중의 시선이 단 하나의 축구공에 모여들었다.

“대한! 한 방 먹여줘!”

미드필더 휴즈가 다가와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그러자 대한이 피식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는 노르위치 수비수들이 쌓아놓은 수비벽을 바라봤다.

그런 다음 골키퍼의 위치도 확인했다.

에바가 대한을 위해 가장 골 성공률이 높은 오른쪽 아래쪽으로 화살표를 그렸다.

낮게 넘겨 찰까 아니면 깔아 찰까 무척 고민됐다.

그때 노르위치 수비벽 앞에 선 왓포드의 미드필더들이 눈짓했다.

다다다다!

대한은 볼을 향해 빠르게 달려갔다.

노르위치 수비벽 앞에 선 왓포드 선수들이 급히 좌우로 이동했다.

순간 우측으로 커다란 구멍이 나타났다.

그런데 노르위치 수비수 중 하나가 얼른 몸을 엎드렸다.

아래로 깔아 차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축구공이 터지라 세게 걷어찼다.

뻥!

볼이 빨랫줄처럼 직선으로 쭉 날아갔다.

회전하지 않는 축구공은 노르위치 수비수가 엎드린 바로 위쪽을 넘어 골대 오른쪽 중앙으로 향하다가 뚝 떨어졌다.

하지만 노르위치의 골키퍼 크룰은 벌써 눈치를 채고 힘껏 몸을 날렸다.

입술을 꼭 깨물며 반드시 막아내고 말리라 다짐하는 듯했다.

크룰은 무섭게 날아드는 볼을 손으로 쳐냈다.

퉁!

그런데 워낙 세게 찬 볼이라서 오히려 그의 손목이 뒤로 꺾여버리고 말았다.

텅!

그런데 골키퍼가 쳐낸 볼은 바깥으로 나가지 않았다.

우측으로 조금 밀리더니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기어코 골대 안으로 쏙 들어갔다.

“와아아아!”

“골!”

시원한 역전 골이 터졌다.

왓포드 원정 팬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카카 감독과 코치들도 두 손을 번쩍 들고 크게 함성을 발했다.

장수원 아나운서와 남희진 해설위원도 동시에 소리쳤다.

“골!”

“골입니다.”

“우와! 역전 골입니다.”

“우리 이대한 선수가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어요.”

“정말 멋진 프리킥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잠시 팬의 심정을 마구 표출했다.

그러다가 얼른 정신을 차리고 중계방송을 진행했다.

“노르위치 선수들이 쌓은 벽 앞에서 구멍을 만들어준 왓포드 선수들도 참 잘했습니다.”

“어떻게 그곳을 정확히 파고들었는지……. 참 대단합니다.”

“이번 경기에서 이기면 승점 3점을 얻습니다. 그럼 왓포드는 바로 프리미어리그 10위로 올라섭니다.”

“꼴찌에서 강등권 탈출, 하위권에서 단번에 중위권으로 올라가게 되는 절호의 기회로군요.”

“맞습니다. 다음 경기는 프리미어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이에요. 그걸 생각하면 왓포드는 오늘 노르위치를 반드시 잡아야 합니다.”

스포츠티비 시청자들은 장수원 아나운서와 남희진 해설위원의 말에 동감했다.

아무리 대한이 잘해도 리버풀을 이기기는 절대 쉽지 않았다.

축구는 혼자서 하는 경기가 아니다.

프리미어리그 최강의 팀을 상대하려면 그만큼의 선수단이 받쳐줘야 한다.

아쉽게도 왓포드는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 아니었다.

삐익!

전반전이 끝났다.

2:1로 역전에 성공한 왓포드 선수들!

기분 좋은 미소와 함께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카카 감독은 대한이 들어오길 기다렸다.

그가 들어오자 어깨동무를 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것 하나만 봐도 카카 감독이 얼마나 대한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었다.

이 장면을 경기장의 카메라가 놓치지 않고 찍어서 내보내고 있었다.

라커룸에 들어간 대한은 편하게 앉아서 휴식을 취했다.

물을 마시고 바나나를 먹으며 수분과 에너지를 보충했다.

카카 감독은 대한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드에게 세세하게 지시를 내렸다.

노르위치의 공격적인 성향과 빠른 공수전환.

그리고 양 사이드백의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를 경계했다.

그때, 에바가 대한을 불렀다.

―마스터!

‘응, 에바!’

―전 세계 주요언론에 코레실드의 활약상을 담은 동영상을 배포했습니다.

‘잘했어.’

에바의 말에 그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지난 며칠 동안의 고생이 이것으로 마무리되며 보상을 받는 기분이었다.

그날, 로마 아브라함비치는 전용 제트기를 타고 모로코의 카사블랑카로 날아왔다.

소피텔 카사블랑카 투어 블로쉬 호텔에 도착한 로마는 즉시 셀럽 및 귀빈들을 초청해 연회를 열었다.

여기서 로마는 이클립스의 나포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보상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런 로마의 제안은 아예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함께 겪은 셀럽과 귀빈들!

이미 회의를 통해 공동대응을 하기로 방침을 정해놓았다.

가칭 ‘이클립스 위원회’.

위원장은 범접할 수 없는 최고 수준으로, 소송 로펌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영국의 허버트 스미스 프리힐스의 대주주 찰스 마이어가 맡았다.

50대의 꼬장꼬장한 억만장자는 로마 아브라함비치가 자신들을 버려두고 비밀리에 잠수함을 타고 먼저 도망간 친 것에 대해 크게 분노했다.

찰스는 소송비용을 전부 자신이 대겠다는 말과 함께 이번 사건의 협상을 맡겨달라며 강한 자신감과 함께 의욕을 선보였다.

만장일치로 찰스가 위원장이 되고 찰스는 결국 협상을 주도했다.

“보상금을 말하기 전에 먼저 사과부터 하시오!”

찰스의 일갈에 로마는 즉시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아니 한 사람씩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만 했다.

일단 로마의 기가 꺾이자 이번에는 보상이 아닌 배상금에 관해 얘기했다.

“1인당 1억 달러씩 배상금을 지급하시오. 그렇지 않으면 우린 로마 아브라함비치, 당신이 저지른 행동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요. 또한, 진실을 모두 언론에 공개하겠소.”

“아니 그래도 그렇지 1억 달러가 말이 됩니까? 총 33명인데 그럼 나보고 33억 달러를 내라는 말 아닙니까?”

그들이 생각해도 좀 무리한 요구이긴 했다.

하지만 찰스는 고집스럽게 자신의 주장을 밀고 나갔다.

“우리가 일반 사람이라면 1억 달러도 많다고 할 거요. 하지만 당신도 알다시피 우리는 일반 사람들이 아니지 않소. 그리고 싫으면 관두시오. 우리가 거지도 아니고 푼돈이나 받자고 이런 소리를 하는 줄 아시오?”

찰스의 말에 연회장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로마는 자신이 외통수에 걸린 것을 깨달았다.

이들의 가치를 생각하면 크게 무리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그래도 33억 달러는 너무 많았다.

그래서 밀고 당기는 협상 끝에 로마 아브라함비치가 가진 재산의 10분의 1!

즉 11.9억 달러를 받기로 했다.

이것을 33명으로 나누면 1인당 3,606만 달러가 된다.

쿨 하게 현찰을 쏴준 로마는 곧바로 사람들에게 신신당부했다.

“이번 일은 약속대로 꼭 함구해주세요.”

“물론입니다. 하지만 우리 말고 언론에서 먼저 알게 되면 그땐 우리도 인터뷰에 응하겠습니다.”

“당연하죠. 다만 인터뷰를 할 때 저에게 해가 되는 말은 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그건 약속하겠소. 보상을 받았으니 당연히 이번 일은 없던 일로 하겠소. 또한, 이번 인질 사건을 해결한 코레실들도 당신이 부른 것으로 하겠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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