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만재능(Feat. 대한 TV)-192화 (191/331)

192화 <기절한 한새롬>

“억! 수고했습니다.”

“네, 수고하셨어요.”

“수고하셨어요!”

셋은 서로 수고했다며 인사를 교환했다.

대한TV의 미니밴이 다가왔다.

카메라맨을 태우러 온 것이다.

부우웅!

미니밴이 사라지자 대한의 방탄차가 다가왔다.

겉으로 보면 정말 이게 방탄차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이건 그냥 독일산 최고급 승용차일 뿐이었다.

M2 이영수가 나와서 뒷문을 열었다.

그러자 대한이 한새롬을 보고 물었다.

“태워드릴까요?”

“흥! 됐어요.”

한새롬은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고개를 팩 돌렸다.

그러자 대한이 그녀의 팔을 잡고 살살 끌고 갔다.

“그러지 말고 타세요. 제가 태워드릴게요. 여긴 택시도 없어요.”

“어머머! 아니 왜 이러세요. 싫다는데.”

입으로는 싫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의 팔을 당기고 있는 것은 그의 손가락 하나였다.

그만큼 힘을 주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한새롬은 대한이 억지로 자신을 끌고 가는 코스프레를 하고 있었다.

얼굴은 새초롬한 표정.

그런데 눈은 오히려 기뻐하고 있었다.

확실히 한새롬은 여우 과가 분명했다.

부우웅!

대한과 한새롬을 태운 세단은 부드럽게 출발했다.

그 뒤로 미국제 SUV 방탄차가 바짝 따라붙었다.

대한은 차에 타자마자 일단 버튼 하나를 눌렀다.

지이이잉!

그러자 운전사와 뒷좌석 사이의 차단벽이 올라갔다.

한새롬은 안 보는 척하면서 유리창을 통해 그것을 보고 있었다.

차단벽이 완전히 올라가자 대한은 한새롬에게 바짝 다가가 붙었다.

“한새롬 씨!”

“왜요?”

그녀는 몸을 반대로 돌리더니 새초롬하게 대꾸했다.

대한은 크게 한숨을 쉬고는 고개를 숙였다.

“제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그땐 정말 바쁜 일이 있어서 그랬어요.”

“어머! 이대한 씨께서 무슨 죽을죄를 지으셨다는 거예요?”

“주말에 만나기로 한 약속을 못 지켰잖아요.”

“대한TV 사장님이 왜 저한테 그런 약한 소리를 하세요.”

“한 번만 봐주세요.”

그는 한새롬을 향해 온갖 애교를 다 떨며 용서를 구했다.

그러자 그녀는 슬쩍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대한은 한새롬이 자신을 쳐다보자 두 손을 들고 싹싹 비볐다.

“진짜 잘못했다고 생각해요?”

“그럼요.”

“흥! 바쁘다면서 하이스 올리베이라, 고리나 이번에는 류연까지 아주 즐겁고 신나게 노시던데요.”

대한은 그녀의 말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솔직히 자신이 잘못한 것이 맞다.

하이스가 오기 전, 주말에 같이 식사를 하기로 약속했었다.

말이 식사지 이건 데이트 신청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걸 전화를 걸어서 연기해버렸다.

하이스가 입국했기 때문이다.

그리고도 지금까지 연기했던 식사를 하지 못했다.

하이스 다음은 고리나가 입국했고, 그다음은 류연이 왔다 갔다.

물론 중간에 빈 시간도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한새롬이 바빴다.

“알잖아요. 방송 때문이라는 거.”

“정말 방송 때문이세요? 사심 하나 없이 진짜 비즈니스 관계라고요?”

그는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

그러다 문뜩 깨달았다.

이런 식으로 나가면 답이 없다는 것을 말이다.

대한은 즉시 작전을 바꿨다.

“어! 그런데 오늘 왜 이렇게 예뻐요?”

“네에?”

“새롬 씨 얼굴이 이렇게 예뻤었나요? 혹시 그동안 성형수술 한 건 아니죠?”

“어머머! 무슨 소리예요? 내가 왜 성형수술을 해요?”

한새롬은 겉으로 화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분명히 그녀의 입꼬리는 살짝 올라간 상태였다.

대한은 그 모습에 자신의 작전이 먹히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역시 원판이 좋은 사람은 성형수술을 할 필요가 없군요. 다른 여자들은 성형해도 이렇게까지 예뻐지지 않던데.”

“왜요? 누가 성형수술 했데요? 하이스? 고리나? 류연?”

그녀는 뻔히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여자들에게 미모는 절대적이다.

아니 한새롬처럼 예쁜 여자들이 더 미모에 관심이 많았다.

그녀의 말만 들어도 지금 하이스와 고리나 그리고 류연을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전 솔직히 성형한 여자들 안 좋아해요.”

“……!”

“한새롬 씨처럼 자연 미인이 좋아요.”

“정말요?”

한새롬은 이 말을 대한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소리로 알아먹었다.

“그럼요. 잠깐 테스트 좀 해봐도 돼요?”

“무슨 테스트요?”

“테스트해보면 진짜인지 가짜인지 금방 알 수 있어요.”

대한은 그녀에게 바짝 다가가 눈을 초롱초롱 뜨고 쳐다봤다.

그러자 한새롬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끄덕끄덕!

순간, 대한은 먹이를 노리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됐다.

그대로 얼굴을 밀면서 다가가 그녀의 입술을 살짝 베어 물었다.

“흡!”

혹시나 하는 생각은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대한이 이렇게 저돌적으로 밀고 들어올 줄 몰랐다.

이걸 받아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순간적으로 고민했다.

그런데 그것이야말로 그에게 던져주는 빈틈이 되고 말았다.

대한은 한새롬의 입술을 부드럽게 탐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두 손으로 그녀의 목과 허리를 감쌌다.

모니카와 시작해서 하이스와 고리나로 경험을 쌓고, 류연에 이르러 완성한 테크닉!

대한의 불같은 키스가 그녀의 입술을 온통 점령해버렸다.

한새롬은 너무나도 달콤한 그의 키스에 그만 입술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대한을 받아들였다.

그의 키스는 강하면서도 약하고, 거칠면서도 부드러웠다.

하얀 성문을 무혈입성한 대한은 한새롬의 달착지근한 설육을 마음껏 탐했다.

설왕설래가 이어지자 그녀는 자신이 화를 냈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렸다.

그보다는 대한의 키스와 부지런히 자신의 몸을 누비고 다니는 두 손이 더 신경 쓰였다.

대한은 목과 허리를 어루만지다가 반전했다.

목에서 가슴으로 내려가고 허리에선 겨드랑이로 올라갔다.

어느샌가 한새롬의 투피스 중 상의의 단추가 전부 풀려있었다.

언제 누가 풀었는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

그의 손은 뽀로로 등으로 가서 브래지어의 후크를 재빨리 풀어버렸다.

동시에 남은 손이 그녀의 풍만한 미드를 점령했다.

“읍!”

갑작스러운 침입자로 인해 그녀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기습이라서 방어고 뭐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놀라기만 했지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일단 키스가 너무나 달콤했다.

그리고 그가 자신의 몸을 어루만지는 것이 그리 싫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너무 좋았다.

벌써 이리저리 짓이겨지고 있는 미드에서는 짜릿한 쾌감의 전류가 흐르고 있었다.

‘아! 나 어떻게 해!’

그냥 모른 척 받아들이자니 자존심이 상했다.

그렇다고 밀어내자니 파랑새처럼 날아가 버릴 것만 같았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비 맞은 새처럼!

그녀는 그저 자신의 우유부단함을 원망하면 몸을 떨어댔다.

그렇게 넋 놓고 있는 사이!

대한은 부지런히 한새롬의 몸을 점령해나가고 있었다.

전에도 알고 있었지만, 그녀의 미모는 정말 대단했다.

얼굴도 예쁘고 몸도 아름다웠다.

풍만한 것을 넘어 탈아시아급을 표방하는 완벽한 원형의 부드럽고 탄력 있는 미드!

중남미의 미녀 못지않은 탱탱한 애플 힙!

여기에 시원한 서구형의 마스크까지 합쳐지자 정말 매력이 폭발하고 있었다.

최소한 그녀가 예쁘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음!”

한새롬의 입에서 비음이 흘러나왔다.

얼굴은 발갛게 물들고 몸에선 열이 나기 시작했다.

대한은 그녀의 입술을 집요하게 탐했다.

그녀의 미드도 욕심껏 주물럭거렸다.

나머지 한 손은 허리와 엉덩이를 오가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여기서? 아니면 펜트하우스에서?’

그는 속으로 즐거운 상상을 했다.

그러면서 목을 타고 내려가 하얀 과육을 크게 한입 베어 물었다.

“아응!”

한새롬은 아주 예민하게 반응했다.

이런 반응은 언제든 환영이다.

대한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본격적으로 그녀의 미드를 유린했다.

아니, 유린하려고 했다.

―마스터!

‘왜?’

갑작스러운 에바의 목소리에 대한은 조금 짜증 섞인 목소리를 담았다.

―지금 이럴 때가 아닙니다.

‘무슨 일인데?’

그녀의 다급한 목소리에 그의 머리 위로 의문 기호가 떠올랐다.

―모니카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아주 심각합니다.

‘모니카!’

대한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렇다고 여기서 이대도 물러날 수는 없었다.

자신은 물론이고 한새롬도 지금 한창 좋을 때였다.

만약 이대로 멈춘다면 그녀는 화를 내는 정도가 아니라 아마 폭발해버릴 것이다.

그는 재빠르게 머리를 굴리다가 한 손을 한새롬의 목에 댔다.

‘에바! 피코셀을 주입해서 한새롬을 기절시켜!’

―네, 바로 재우겠습니다. 마스터.

대한이 결단을 내리자 에바는 즉시 한새롬에게 피코셀을 주입했다.

몇 초 지나지 않아 그녀의 몸이 힘을 잃고 옆으로 픽 쓰러졌다.

그는 무너져 내리는 한새롬의 몸을 재빨리 붙잡았다.

그녀를 좌석에 바로 눕혔다.

깨끗한 수건으로 몸을 닦아줬다.

브래지어를 채우고 옷까지 입힌 후!

대한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에바! 무슨 일이야?’

―너무 놀라지 마십시오.

‘알았으니까 빨리 모니카나 보여줘!’

―네, 마스터.

에바의 대답이 끝나자마자 허공에 홀로그램 하나가 떠올랐다.

숲속 한가운데!

중세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성이 보였다.

모습이 이탈리아 나폴리에 있는 카스텔 누오보(Castel Nuovo)와 아주 비슷했다.

‘이건 뭐야?’

―나폴리에 있는 성(城)입니다.

‘그걸 몰라서 묻는 게 아니잖아.’

―이곳에 모니카 로렌(Monica Loren)이 갇혀있습니다.

그제야 대한의 눈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모니카가 왜 여기에 갇혀있는 건데?’

―카스텔 카모라(Castle Camorra)에 갇힌 이유는 그녀의 남편 때문입니다.

‘아! 결혼했구나.’

그의 눈빛이 실망감으로 짙게 물들어갔다.

그동안 소식이 없어서 혹시나 했다.

그런데 이렇게 결혼을 했을 줄 정말 몰랐다.

대한은 자신도 모르게 어깨가 축 늘어졌다.

‘그런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

―모니카를 찾느라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설마 이런 곳에 갇혀있을 줄은 몰랐어요. 이곳은 철저히 외부와 분리된 곳이거든요.

‘남편이 아주 부자인가 보군.’

―이탈리아 4대 마피아 중 하나인 카모라의 두목 중 하나입니다.

‘뭐? 그럼 모니카의 남편이 마피아 두목이란 말이야?’

―그렇습니다.

‘아니, 어쩌다가 그녀가 거대 마피아의 두목과 결혼을 하게 됐지?’

대한의 의문에 에바는 한쪽에 홀로그램을 하나 더 띄웠다.

도표와 그래프 그리고 이탈리아 지도까지 섞어서 상황을 설명했다.

―나폴리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카모라는 이탈리아의 4대 마피아 중 하나가 맞습니다. 그런데 두목은 단 한 명이 아닙니다. 원래 115개의 느슨한 조폭 연합체였는데 비즈니스상 필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움직여왔습니다.

‘아! 이놈들도 중남미의 마약 카르텔과 비슷한 조직이구나.’

―80년대 조직이 분열되어 세력 다툼 과정에서 조직원이 수천 명이나 죽었습니다. 그렇게 이합집산을 반복하다가 현재는 12개로 재편되어 보다 끈끈한 연합체가 되었습니다.

‘모니카의 남편이란 자가 그 12개 조폭 중 하나의 두목이다?’

―네.

참 기구한 운명이었다.

대한은 절로 한숨이 새어 나왔다.

―물론 카모라도 그들을 이끄는 총두목이 있습니다.

‘알겠어. 내가 이탈리아의 마피아에 대해 알 필요는 없을 것 같으니까 어서 모니카를 보여줘!’

―네.

대한의 종용에 에바는 즉시 홀로그램을 바꿨다.

“아!”

그의 입에서 감탄사가 터졌다.

중세를 연상시키는 돌로 만들어진 커다란 방!

하염없이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는 모니카의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왠지 예전보다 많이 마른 듯싶었다.

‘어디 아픈 것은 아니지?’

―코카인과 헤로인에 중독됐습니다.

‘뭐? 마약에 중독됐다는 말이야?’

―그렇습니다. 그것도 남편에 의해서 자행된 일입니다.

‘무슨 그런 미친놈이 다 있어?’

대한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무리 조폭 두목이라고 해도 자신의 아내를 마약에 중독시키다니.

이건 도저히 정상적인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었다.

‘에바! 안 되겠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어떻게 된 일인지 얘기해봐!’

―네, 마스터.

그때부터 에바의 입을 통해 모니카의 기막힌 사연이 들려왔다.

대한은 시종일관 눈을 부릅뜨고 홀로그램을 쳐다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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