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만재능(Feat. 대한 TV)-143화 (142/331)

143화 <우루무치>

영하 수십 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

극심한 기온 차는 둘째 치고.

북극의 한겨울은 태양이 뜨지 않는 극야가 존재한다.

거기에다 중국의 특수부대원인 관우를 제거하고, 그로 변신해서 북극 공동으로 가라니!

들어가면 100% 죽는다는 그 무시무시한 곳에 내려갈 생각을 하자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왔다.

그렇다고 거절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었다.

만약 대한에게 에바가 없었다면 지금의 그는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녀의 수명연장을 도와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니 에바의 마스터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인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에바가 옆에 있어야 대한의 장래도 지금처럼 계속 밝게 빛날 수 있다.

에바 없는 삶이란!

이제는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된 대한이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이르자 오히려 모든 것이 단순명료해졌다.

‘좋아. 에바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볼게.’

―마스터! 정말 고맙습니다.

에바는 대한의 결정을 진심으로 기뻐했다.

이제 남은 것은 어떻게 탐사대에 자연스럽게 합류하느냐다.

그것을 위해 에바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능력을 중국에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대한은 창가에 서서 창문 밖을 내다봤다.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는 순간!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확 돋았다.

북극의 무시무시한 눈보라가 떠올라버린 것이다.

그는 불안한 눈동자로 회색으로 변해버린 하늘을 바라봤다.

마치 자신의 운명이 그렇게 회색으로 변해가고 있는 양 말이다.

* * *

―딩 동 댕! 저희는 지금 우루무치 디워푸 국제공항(URC)에 도착했습니다.

대한은 기내방송이 나오자 기지개를 쫙 켰다.

창문을 통해 밖을 보니 뭔가 허접한 모습의 공항이 보였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고리나를 만날 생각에 활짝 펴져 있었다.

케인과 나단, 데럴과 라이스도 대한을 쳐다보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보스!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케인은 대놓고 지루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인천 국제공항에서 우루무치 디워프 국제공항까지.

직항이 없어서 비행기를 갈아탄다고 베이징에서 3시간 30분이나 보냈다.

그래서 이곳까지 오는데 무려 10시간이나 걸린 것이다.

“사장님! 오늘은 일정 없는 거 맞죠?”

“없습니다. 호텔에 가서 푹 쉬시면 됩니다.”

대한의 말에 조동혁은 환한 웃음을 지었다.

다른 사람을 데려간다고 했는데도 꼭 자신이 가야 한다고 따라온 조동혁!

그의 눈에는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밖은 이미 어둠에 휩싸여있었다.

벌써 자정을 한참 넘겼다.

대한 일행은 퍼스트 클래스가 없어서 모두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고 왔다.

올리버가 없어서 대한이 항공료를 지급해야 했다.

갑작스러운 대한의 중국여행에 길길이 날뛰던 올리버의 모습이 떠올랐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자기가 이해해야지!

여기 생일 다음 날, 바로 중국으로 넘어온 사람도 있는데.

비즈니스 클래스라 다른 사람들에 앞서…….

대한과 동혁 그리고 네 명의 경호원은 먼저 비행기에서 내릴 수 있었다.

입국 심사를 받고 공항 수화물 찾는 곳(Baggage claim)에서 짐을 찾았다.

출국장으로 나가자 눈부시게 아름다운 미녀가 그에게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대한!”

“리나!”

푸른 눈에 눈물이 글썽거리고, 연한 금발이 섞인 갈색의 머리카락이 나풀거렸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는 사이!

뭉클!

이미 그의 품에는 리나가 암팡지게 안겨있었다.

만약 여기가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공항이 아니었다면!

아마 대한과 리나는 진한 프렌치 키스부터 나눴을지 모른다.

파파팟! 파파파팟!

물론 어디를 가나 파파라치는 존재했다.

모르긴 해도 대한과 리나가 포옹하는 장면은 아침에 전 중국으로 퍼져나갈 것이다.

“오느라 고생 많았어.”

“고생은 뭐!”

리나의 말에 그는 별거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때 옆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루무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아! 웨이양!”

누군가 했더니 리나의 매니저 웨이양이었다.

“대한은 갈수록 크고 멋있어지는 것 같습니다.”

“웨이양도 얼굴이 참 좋아 보이네요.”

“호호호! 아무래도 집밥을 먹어서 그런 모양이에요.”

“그렇게 말하니 괜히 그 집밥이 뭔지 궁금해져요.”

대한과 웨이양은 반갑게 악수를 했다.

그녀는 그의 뒤쪽을 살펴보더니 가볍게 고개를 한번 숙였다.

“일행이 꽤 많으시네요.”

“이쪽은 조동혁 대리입니다. 대한TV에서 촬영을 맡고 있어요. 저쪽 4명은 제 경호원입니다.”

“아! 보디가드.”

웨이양의 눈이 순간 꿈을 꾸듯 몽롱하게 변해갔다.

백인 보디가드들에게 뭔가 판타지가 있는 모양이었다.

대한은 고개를 돌려 리나를 쳐다봤다.

그녀는 그의 손을 만지작거리며 연신 미소를 지었다.

“호이탁 호텔로 갈 거지?”

“응.”

“거기 괜찮은 특급호텔이야.”

“같이 안 가?”

대한의 질문에 리나는 살짝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지금은 보시다시피 눈이 많아서 안 돼! 아침 일찍 찾아갈게.”

“그래.”

리나는 파파라치들을 의식한 듯 공항에서 헤어졌다.

대신 웨이양이 미리 준비한 미니버스를 타고 호텔까지 쫓아왔다.

그녀가 체크인을 도와주자 금세 호텔 방이 준비됐다.

“푹 주무시고 내일 봐요.”

“네. 웨이양도 잘 가요.”

대한은 떠나가는 웨이양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들은 호텔 방으로 올라가 바로 씻고 잤다.

다음 날, 리나가 새벽같이 호텔 방으로 찾아왔다.

그녀는 대한이 방문을 열어주자마자 그의 품으로 돌격해왔다.

“대한!”

“어이쿠!”

마치 어린아이처럼 점프해서 품에 안기는 리나의 행동!

대한은 일부러 살짝 엄살을 부렸다.

하지만 두 팔은 그의 표정과는 다르게 이미 토실토실한 그녀의 엉덩이를 향했다.

마침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야 한다는 좋은 핑곗거리도 있었다.

“일단 나 이빨 좀 닦을게.”

“내가 닦아줄까?”

“그러고 싶어?”

“응.”

“그럼 그렇게 해.”

리나는 그렇게 대한의 품에 안긴 채 욕실로 이동했다.

그는 칫솔을 잡고 치약을 쭉 짰다.

그녀는 대한으로부터 칫솔을 빼앗듯이 채갔다.

그리고는 그의 입 안에 넣었다.

치카치카!

리나는 조심스럽게 그의 이빨을 닦아줬다.

하얀 거품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이내 입술에까지 묻었다.

“킥킥!”

그 모습에 리나는 개구쟁이처럼 웃음을 흘렸다.

대한은 컵에 물을 따르고 그것으로 입 안을 잘 헹궜다.

그녀도 깨끗한 수건으로 그의 입가를 닦아줬다.

“다 됐어?”

“응.”

싱긋 미소를 짓자 리나도 따라서 미소를 지었다.

“보고 싶었어.”

“나도.”

“우와!”

그녀는 그의 부드럽고 강한 근육에 자신도 모르게 감탄했다.

“운동 진짜 열심히 했구나.”

“뭐 보통이지.”

대한은 별 것 아닌 것처럼 말했다.

하지만 리나는 이게 별거 아닌 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최소한 6개월 이상!

꾸준히 하드 트레이닝을 하지 않으면 절대 이런 근육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녀는 아름다운 몸매를 유지하고 가꾸기 위해 매일 피트니스 센터에서 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래서 일반 사람보다 훨씬 더 자세한 정보를 알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어쩐 일이야?”

“리나 보고 싶어서 왔지.”

리나의 질문에 그는 달콤한 말로 대답했다.

하지만 그녀는 쉽게 속지 않았다.

“그동안 한반도 이런 일이 없었잖아. 무슨 바람이 불어서 중국에 왔어?”

“앞으로 매년 한 나라씩 정복할 거야. 여행도 하고 관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아! 그 첫 번째가 중국이었구나.”

“그런 셈이지. 리나 생각이 나서 일단 우루무치부터 온 거야.”

리나는 그제야 이해가 간다는 표정이었다.

‘에바! 어때 내 연기?’

―훌륭하십니다. 나나 히로세로부터 재능 연기(SS)를 획득한 덕분에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에바의 아낌없는 칭찬에 대한은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나나에게 얻은 것은 일본어(S)만이 아니었다.

한국을 떠나기 전, 그녀의 최고 재능인 연기(SSS)까지 흡수했다.

재능 연기(SS)를 획득한 다음!

새롭게 흡수한 재능은 잠수(SSS)였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전담 경호를 맡은 엑스원에서 보낸 경호원.

그중 해군특수전전단의 특전부사관(UDT) 출신의 경호원이 한 명 있었다.

재능 수영(SS)은 이미 획득한 상태니 대신 잠수를 흡수했다.

해군특수전전단은 대한민국 해군(ROKN)의 특수부대로 보통 UDT/SEAL(Underwater Demolition Team/Sea, Air, Land)이라고도 부르는 해군 특수전 부대를 말한다.

대한은 리나와 대화를 나누며 상태창을 열어 확인했다.

이름: 이대한

등급: 나이트(S)

칭호: 크러쉬(공격력↑100%), 가호(보호막·방어력↑200%), 워크라이(스탯 증폭↑30%), 투지의 신병(재능 부스터↑30%)

나이: 만 18세

업: 종합격투기 선수(UFC/벨라코어 FC)

재능 ▶ 연기(SS), 정력(SS), 수영(SS), 노래(SS), 춤(SS), 매력(SS), 끼(SS), 탄탈러스(SSS), 크루세이더(SSS), 배틀푸르나(SSS), 끈기(S), 인내(S), 미모(SS), 지구력(SS)

언어 ▶ 일본어(S), 중국어(S), 러시아어(S), 아랍어(S), 프랑스어(S), 스페인어(S), 독일어(S), 포르투갈어(S), 이탈리아어(S), 영어(S)

축구 ▶ 전술 이해도(S), 몸싸움(SS), 순간 돌파(SS), 양발잡이(S), 넓은 시야(SS), 축구 지능(SS), 축구 재능(SS), 프리킥(SS), 축구 기본기(S), 드리블(S), 개인기(S), 패스(S), 골 결정력(S), 주력(SS), 스프린트(SS), 수비(S)

격투 ▶ 킥복싱(SS), 레슬링(SS), 무에타이(SS), 복싱(SS), 주짓수(SS), 태권도(SS), 격술(SS), 검술(SS), 종합격투기(SS)

스탯: 근력 111, 민첩 98, 체력 101, 지력 99, 마력 116

신장 187cm, 몸무게 84kg

근력, 민첩, 체력, 지력이 모두 하나씩 올랐다.

마력도 7이 올라 116이 됐다.

“일정이 어떻게 돼?”

“우루무치에서 사흘쯤 있다가 티베트로 넘어갈까 생각 중이야.”

“그렇구나. 그럼 나하고는 이틀 동안은 같이 있을 수 있겠다.”

“이틀? 어디가?”

미리 일정을 물어봤던 터라 그는 궁금해서 물어봤다.

“응, 갑자기 중요한 일정이 생겨서 상하이로 가봐야 해! 같이 갈까?”

“아니. 내가 따라가면 괜히 리나만 곤란해질 것 같아. 난 그냥 중국이나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여행할게.”

“알았어. 대신 이틀 동안은 온전히 나와 함께 지내는 거야.”

“그렇게 할게.”

이날부터 대한과 리나는 이틀 동안 꼭 붙어 다녔다.

그녀의 안내로 우루무치와 투루판의 관광명소를 돌아다녔다.

이도교시장, 국제바자르, 홍산공원, 우루무치 박물관, 천산천지, 교하고성, 화염산, 포도농장, 소공탑 등을 구경했다.

최고급 밴을 타고 아름다운 미녀의 안내를 받으며 하는 관광은 즐거웠다.

물론 동혁은 항상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했다.

덕분에 대한TV 채널은 생방송 동시송출을 통해 중국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어떻게 보면 놀면서 위안을 싹싹 긁어가는, 아주 바람직한(?) 영업 스타일이었다.

다만 한 가지 마음에 걸렸던 것은 어딜 가나 무장한 군인들과 장갑차가 보인다는 점이다.

사흘째 되는 날!

고리나는 눈물을 머금고 상하이로 출발했다.

대한은 그녀를 꼭 안아주면서 다음을 기약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카메라는 멈추지 않고 잘도 돌아갔다.

당연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우루무치 먹방도 빠지지 않았다.

해가 지자 대한과 일행은 모두 호텔로 돌아왔다.

각자의 방으로 가서 휴식을 취했다.

세상이 온통 어둠의 장막에 뒤덮이자 대한은 조용히 에바를 불렀다.

‘에바!’

―네, 마스터!

‘관우는 지금 어디 있지?’

―마스터가 묵고 계신 호텔에서 정확히 남동쪽으로 1km 떨어진 무장경찰의 안가에 있습니다.

‘작전을 시작할까?’

―예, 작전에 필요한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좋아.’

대한은 소리 없이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는 가방을 꺼내 미리 준비한 어두운색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혹시 몰라 소리가 나지 않는 신발과 가죽장갑을 꼈다.

마지막으로 검은 마스크를 하고 검은 모자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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