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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재능(Feat. 대한 TV)-137화 (136/331)

137화 <야시장>

그 모습에 한국 여자들의 화장술에 대한 인식에 큰 변화가 있었다.

‘이건 화장술이 아니라 변장술이다.’

대한도 옆에서 그 과정을 지켜보며 깜짝 놀랐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이 생각났다.

확실히 나나는 예뻤다.

그렇지만 눈에 확 뜨일 정도로 아름다운 것은 아니었다.

모니카에 비하면 미모가 조금 떨어졌다.

고리나에 비하면 화사함과 염기가 부족했다.

류연에 비하면 그녀의 풍만함은 그냥 평범하게 느껴진다.

하이스의 천부적인 몸매와는 아예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나나는 매력적이었다.

마치 하얀 도화지처럼 코디가 그려가는 대로 변해갔다.

굳이 표현하자면 상황과 환경에 따라 천변만화하는 투명한 크리스털 같다고나 할까!

‘독특하네.’

―아름답다는 말입니까?

‘당연히 예쁘고 아름답지. 무엇보다도 색을 입히면 입혀진 색이 화려하게 빛을 내. 그리면 그려지는 대로 변화하고. 이건 정말 어떤 사람에게도 볼 수 없는 독특하고 뛰어난 재능이야. 역시 연기를 한다면 대성하겠어.’

―천생 타고난 배우라는 말이군요.

‘맞아.’

단 10분 만에 나나는 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나왔다.

평범의 끝자락에서 청순한 미녀로 완전히 변신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머리는 긴 생머리로 했고 투명메이크업으로 청순미를 부각했습니다.”

메이크업과 코디를 담당했던 여직원 중 한 명이 대한을 향해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대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나에게 다가갔다.

“나나! 어때요? 마음에 들어요?”

“네, 그런데 마치 내가 아닌 것 같아요.”

그녀는 순식간에 변한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이 믿어지지 않았다.

역시 연극부에서 했던 과도한 분장과 전문가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한국의 화장술, 아니 변장술은 그 차원이 달랐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수고한 직원 둘을 향해 엄지를 내밀었다.

그제야 여직원 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장님도 잠깐 앉으세요.”

“저요?”

“간단히 손만 볼게요.”

유아영의 말에 대한은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뜨거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여직원들의 무언의 압력에 결국 굴복하고 말았다.

대한이 의자에 앉자 나나를 청순 미녀로 변화시킨 두 여직원이 다시 마술을 부리기 시작했다.

“어머! 어쩌면 이렇게 피부가 고우세요. 티 한 점 없는 게, 마치 아기의 피부 같아요. 굳이 메이크업이 필요 없겠네요. 그냥 비비크림만 발라도 충분하겠어요.”

“우리 사장님 정말 미남이시다. 드라이로 머리만 살짝 손을 볼게요.”

두 여직원은 좀 편해졌는지 대한을 보면서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그는 그녀들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살짝 미소만 지었다.

그런데 그게 여직원들의 방심을 마구 뒤흔들었다.

“사장님! 앞으로 그렇게 미소짓지 마세요. 큰일 나겠어요.”

“맞아요. 나도 방금 똑같은 생각을 했어요. 방금 그건 살인미소였어요.”

대한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유아영을 쳐다봤다.

그러자 유아영이 즉시 입을 열었다.

“여기 미용실 아닙니다. 회사에요.”

“아! 죄송합니다.”

“실례했습니다.”

유아영의 경고성 발언에 여직원 둘은 급히 고개를 숙이고 사과를 했다.

그제야 대한은 귀가 좀 편해졌다.

역시 10분도 지나지 않아 코디가 끝났다.

정말 드라이로 머리를 손보고 얼굴에 비비크림만 발랐다.

그런데도 대한의 멋짐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뒤에서 쳐다보고 있던 여직원들의 눈빛이 일순 몽롱하게 변했다.

그건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나나와 유아영도 예외는 아니었다.

거울을 보던 그도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갑시다.”

“아! 네.”

대한의 말에 간신히 정신을 차린 나나가 냉큼 다가왔다.

그녀는 그의 팔에 팔짱을 끼고 환하게 웃었다.

“대한! 멋져요.”

“나나! 당신도 아름다워요.”

둘은 서로를 칭찬하며 사무실을 나섰다.

유아영이 얼른 그들을 따라 나왔다.

여직원들도 밖으로 나오려고 했지만, 유아영에 의해 제지당했다.

“다들 일보세요.”

“너무해요.”

입을 십 리만큼 내민 여직원들!

하지만 유아영의 태도는 단호했다.

이렇게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면 앞으로 직원들 다루기가 힘들다.

이런 것은 초장에 잡아놓아야 했다.

냉정하게 문을 닫아버린 유아영은 서둘러 승강기를 탔다.

1층에 도착하자 빌딩 밖으로 나갔다.

아메리카TV의 로고가 새겨진 하얀 밴 두 대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장님!”

“신호하면 시작하세요.”

“네.”

조동혁은 대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삼각대 위에 놓인 카메라를 켰다.

그러면서 두 명의 남자직원들을 향해 손짓했다.

대한은 그 모습을 지켜본 후!

나나에게 말했다.

“여기서부터 방송 시작할 거예요.”

“후우우우!”

그녀가 크게 긴장하자 그는 귀에 대고 작게 속삭였다.

“긴장하지 마세요.”

“어떻게 긴장을 않을 수가 있어요?”

“그냥 카메라가 없다고 생각하세요.”

대한의 조언에 나나는 다시 한번 크게 심호흡을 했다.

그는 차분하게 그녀가 준비되기를 기다렸다.

다행히 나나는 1분도 지나지 않아 눈을 빛냈다.

“전 준비 됐어요. 시작하세요.”

“나나! 어깨에 힘 좀 빼요.”

“아! 네.”

나중은 모르지만, 지금은 풋내기에 불과한 나나였다.

그녀는 준비됐다고 말했지만,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이렇게 긴장했다간 죽도 밥도 안 된다.

대한은 최후의 수단을 쓰기로 했다.

그는 가만히 나나를 안아줬다.

“눈을 감고 여기가 광활한 초원이라고 생각해요.”

“아!”

갑자기 대한이 그녀를 안자 나나는 매우 놀랐다.

여기는 둘만 있는 장소도 아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대로였다.

거기에다 그들을 향해 준비된 카메라도 여러 대였다.

하지만 귓가에 스며드는 그의 묵직한 저음에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놀람은 당황에서 다시 기쁨과 설렘으로 바뀌었다.

유아영은 대한의 과감한 행동에 놀라 자신도 모르게 손으로 입을 막았다.

하지만 비슷한 상황을 많이 봐온 조동혁은 슬슬 시작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타고난 바람둥이인가? 그냥 매력을 아예 줄줄 흘리고 다니네. 저렇게 여심을 저격하면 누가 싫다고 하겠어. 어휴! 진짜 부럽다.’

조동혁이 말은 안 했지만, 대한을 많이 부러워하고 있었다.

오죽하면 자신의 희망 사항을 ‘대한 닮기’로 바꿨겠는가!

시간이 지나자 나나는 당황에서 안정을 찾아갔다.

대한의 품은 따뜻하고 아늑해서 좋았다.

할 수만 있다면 영원히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한이 보유한 재능 매력(SS)!

이 놀라운 재능의 위력이 점차 본격적으로 발동하고 있었다.

이런 사실은 주변 사람들은 물론, 대한까지 미처 인식하지 못했다.

“이제 괜찮아졌어요?”

“네. 고마워요.”

“천만에요.”

나나가 대한의 품에서 벗어났다.

주변을 힐끗 한번 쳐다보고는 얼굴을 붉혔다.

하지만 확실히 아까처럼 긴장하지는 않았다.

“자! 시작합시다.”

“네, 사장님.”

대한이 에바에게 신호를 보내자 대한의 개인방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안녕하세요? 대한TV의 대한입니다.”

“…….”

자신을 소개할 타이밍을 놓친 나나!

하지만 대한은 굳이 그녀를 탓하지 않았다.

대신 직접 멘트를 쳤다.

“저는 지금 서울 은평구에 와있습니다. 옆에 있는 미녀는 누구냐고요?”

그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나나를 쳐다봤다.

그제야 감을 잡은 그녀는 카메라를 보면서 손을 흔들었다.

“저는 나나 히로세입니다.”

문제는 그녀가 한 말이 프랑스어라는 것이었다.

에바는 즉시 각 나라의 말로 번역해서 자막을 내보냈다.

대한은 일단 한국어로 방송을 했다.

동시통역은 에바가 잘 알아서 해줄 것으로 믿었다.

그런데 나나가 한국어를 전혀 못 하는 이유로 금방 다시 프랑스어로 바꿔야 했다.

“오늘 저는 나나와 같이 데이트를 해보려고 합니다.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대한의 뻔뻔스러운 말에 채팅 창은 불이 났다.

하지만 그는 가볍게 무시하고 넘어갔다.

“그럼 일단 차를 타고 이동하겠습니다.”

대한은 말을 마치고 나나를 차에 태웠다.

열려있는 밴의 뒷문으로 들어가 각각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미 밴의 사방에는 크고 작은 카메라가 매달려있었다.

에바는 각 카메라에서 나오는 영상을 나누고 붙이고 늘려서 즉석에서 화려하게 편집해서 내보냈다.

그러자 나나의 청순미가 드러나면서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코리언가이: 졸귀!]

[미인박명: 나나가 누구지? 유명인인가?]

[만수르SUH: 대한아! 이제는 일반인과 데이트냐?]

[닥공: 어디서 이런 미녀를 구했니?]

[대한의얼: 예쁘다. 대한은 재주도 좋아.]

[우리두리: 내가 좋아하는 청순가련형 미녀다.]

[어벤저스: 어느 나라 사람이냐? 일본인인가?]

[톰과제리: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착하다.]

[낼름: 아오! 이 새끼 여자가 또 바뀌었어.]

[핵인싸: 크크! 눈이 파랗다. 혼혈인가보다.]

대한은 빠르게 채팅 창을 훑어봤다.

그리고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줬다.

“나나는 아버지가 일본, 어머니가 프랑스인이에요.”

대한은 절대 서두르지 않았다.

목적지까지 30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나나와 대화를 하면서 그녀에 관해 알려줬다.

그제야 시청자들은 나나가 일반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치킨키친: 하이스가 이 영상을 아주 싫어합니다.]

[자주국방: 류연이 이 영상을 졸라 싫어합니다.]

[카리스마: 대한리나 존버!]

[No재팬: 역시 모니카가 좋아. 모니카 존버!]

[말벌봉준: 이젠 일본 여자까지! ㅎㄷㄷ]

[비행소녀: 미친! 자기가 무슨 의자왕인 줄 아나?]

[페티큐어: 의자왕이건 뭐건 대한과 저렇게 데이트 한번 해보면 소원이 없겠다.]

[남친버렸다: 개부럽!]

[작업해줘: ㅇㅈ 좋겠다.]

[대폭주: 그런데 어딜 가는 거지?]

적당히 나나의 정보가 풀리자 대한은 이제 소통을 시작했다.

“저희는 지금 여의도한강공원 물빛광장을 가고 있습니다. 조금 이르긴 한데 가서 이것저것 사 먹기도 하고 강변도 걸어볼 생각입니다. 그런데 나나! 한강은 처음 가보죠?”

“네, 오다가다 보기는 했는데 이렇게 한강을 가보는 것은 처음이에요.”

“오늘 뭐 하고 싶어요?”

“대한과 같이 있고 싶어요.”

그녀는 1초도 고민하지 않고 대답했다.

나나의 말에 대한은 실소를 머금었다.

“하하하! 그건 당연한 거고요. 달리 저와 뭐 하고 싶냐고요.”

“그냥 같이 손잡고 돌아다니고 싶어요.”

“마치 연인들처럼요?”

“네, 오늘 콘셉트가 데이트잖아요. 그것에 맞춰서 다니고 싶어요.”

“알겠어요. 여러분! 들으셨죠? 오늘은 나나가 원하는 데로 해보기로 했습니다.”

대한은 나나와 대화를 나누다가 카메라를 보며 시청자가 마치 옆에 있는 것처럼 대화했다.

그러자 대한에게 온갖 요구가 쏟아졌다.

이것 해라 저것 해라, 이건 하지 말아라, 저건 하지 말아라!

하지만 그는 일절 흔들리지 않았다.

가끔 채팅 창의 민심을 살피면서 하고 싶은 것을 다 했다.

남자들은 시각적으로 자극적인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여자들은 오히려 소소하고 달달한 분위기를 선호했다.

오늘 대한이 노리는 것이 바로 여심 저격이었다.

그래서 그는 아주 작심하고 데이트를 하는 연인 분위기를 냈다.

끼익!

30분도 안 되어 여의도한강공원에 도착했다.

대한과 나나는 밴에서 내려서 주변을 살펴봤다.

그 사이 조동혁은 신입사원 둘과 함께 액션카메라가 달린 헬멧을 쓰고 카메라를 들었다.

드론도 꺼내서 밴 지붕 위에 올려놓고 날릴 준비를 해놓았다.

대한이 일단 드론은 그냥 내버려 두라고 했다.

그래서 조동혁은 카메라로 촬영부터 했다.

삼면에서 대한을 찍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조금은 이른 시간!

물빛광장에 나온 사람들이 대한과 나나를 쳐다봤다.

“어! 대한이다!”

“이대한 선수다.”

“대한TV 생방송이다.”

“대한이 개인방송을 하고 있다.”

대한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탄성을 터트렸다.

그들이 다가오다가 멈칫했다.

대한이 프랑스어로 나나와 대화하는 것을 본 것이다.

팬들은 대한의 개인방송을 방해하지는 않았다.

그저 뒤에서 따라다니며 뭘 하나 지켜보았다.

군중심리라는 게 참 묘했다.

한두 사람이 모이면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러나 수십 명이 모이면 구경을 하려고 군중이 모여든다.

케인과 나단은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근접경호를 시작했다.

접근하려는 사람들을 향해 둘은 무서운 기세를 뿜어냈다.

건장한 백인이 눈에 힘을 주고 노려보니 젊은이들도 감히 다가오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케인과 나단은 흉흉한 분위기를 마구 뿜어대며 경호에 전력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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