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만재능(Feat. 대한 TV)-124화 (123/331)

124화 <화끈한 공격>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와아아아!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의 뜨거운 함성이 폭풍처럼 일어났다.

최대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다는 T-모바일 아레나 경기장.

이미 수용한계 인원을 넘겨 입추의 여지도 없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방송용 카메라가 사방에 포진한 가운데…….

장내의 시선은 모두 UFC 전용 링인 옥타곤에 집중됐다.

“대한! 컨디션 어때요?”

“좋습니다.”

“곧 경기 시작할 것 같으니까 부지런히 몸 푸세요.”

“예, 페드루 코치!”

대한은 페드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목을 돌리고 팔다리를 움직여 몸을 예열했다.

반대 코너에 선 대전상대, 에드먼 사바잔도 비슷한 행동을 취하고 있었다.

옥타곤 안으로 아나운서가 들어왔다.

심판과 뭔가 대화를 나누며 의논하고 있었다.

“대한! 파이팅!”

자신의 이름이 들리자 그는 힐끗 옥타곤 바깥의 VIP 좌석을 바라봤다.

하이스와 그녀의 새로운 친구 카일리 제인이 마구 손을 흔드는 게 보였다.

둘의 옆으로 올리버와 호세가 얌전히 앉아 있었다.

조동혁도 삼각대 위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열심히 촬영 중이었다.

대한은 그들을 향해 주먹을 들고 씨익 미소를 지었다.

당장 채팅 창에 대한TV 시청자들이 무섭게 반응했다.

[청계천사장: 저 자신감 보소! 무조건 이기겠다.]

[선희아빠: 이젠 아예 격투기 선수로 전향한 것 같다.]

[축알못나: 난 축구선수 이대한이 보고 싶다.]

[내집마련: 절대 질 것 같지가 않다.]

[바른검사: 존잘! 졸멋!]

[미녀는외로워: 꺅! 나보고 웃었어.]

[미용실큰언니: 미친X! 가지가지 하네.]

[바둑중급: 그새 또 시합하네.]

[회는초장맛으로: 복근 봐라! 준비 잘했네!]

[광화문연가: 몸을 보면 절대 질 것 같지가 않다.]

누가 봐도 대한의 몸은 근사했다.

말 근육처럼 쫙쫙 갈라진 압축된 근육!

명품 복근이라는 말이 모자랄 정도의 선명한 복근!

잘생긴 얼굴과 완벽한 비율로 균형 잡힌 체형!

시시각각 전신의 근육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불끈거렸다.

그저 보여주기 위해 만든 근육이 아닌 실전을 위해 잘 단련된 근육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마스터! 경기가 끝나면 곧장 호텔로 돌아가셔야 합니다.

‘알고 있어. 신체 등급을 올리고 강화를 해야 한다는 말이지?’

―네, 맞습니다. 마력을 제외한 모든 스탯이 91을 넘겼으니 신체 등급을 에스콰이어(A)에서 나이트(S)로 올리고 본격적인 신체 강화를 해야 합니다.

에바의 말에 그는 지난 열흘간의 일이 떠올랐다.

뉴욕을 다녀온 뒤 열심히 훈련과 연습을 반복하며 시합을 준비했다.

덕분에 새로운 재능도 획득하고 스탯도 전부 90대로 진입했다.

‘에바! 상태 창을 열어줘!’

―네, 마스터.

대한은 시합에 들어가기 전 자신의 상태를 상태 창을 통해 객관적으로 확인했다.

이름: 이대한

등급: 에스콰이어(A)

칭호: 가호(보호막·방어력↑100%), 워크라이(스탯 증폭↑20%), 투지의 신병(재능 부스터↑20%)

나이: 만 17세

직업: 종합격투기 선수(UFC/벨라코어 FC)

재능 ▶ 노래(SS), 춤(SS), 매력(SS), 끼(SS), 탄탈러스(SS), 크루세이더(SS), 푸르나(SS), 끈기(S), 인내(S), 미모(SS), 지구력(S)

언어 ▶ 포르투갈어(S), 이탈리아어(S), 영어(S)

축구 ▶ 전술 이해도(S), 몸싸움(S), 순간 돌파(S), 양발잡이(S), 넓은 시야(S), 축구 지능(SS), 축구 재능(SS), 프리킥(SS), 축구 기본기(S), 드리블(S), 개인기(S), 패스(S), 골 결정력(S), 주력(S), 스프린트(S), 수비(S)

격투 ▶ 킥복싱(SS), 레슬링(SS), 무에타이(S), 복싱(S), 주짓수(SS), 태권도(SS), 격술(SS), 검술(S), 종합격투기(S)

스탯: 근력 108, 민첩 91, 체력 96, 지력 94, 마력 65

신장 185cm, 몸무게 83kg

재능 노래(S)가 노래(SS)로 한 단계 등급이 상승한 게 보였다.

할리우드 최고의 춤꾼을 통해 획득한 춤(SS)!

킥복싱 세계챔피언 출신 코치를 초빙해 획득한 킥복싱(SS)도 있었다.

세계선수권 대회 메달리스트 출신 코치에게 수영을 제대로 배우며 재능 수영(SSS)도 흡수했다.

물론 아직 시간이 되지 않아서 수영 재능을 획득하진 못한 상태였다.

스탯은 근력, 민첩, 체력, 지력이 모두 2개씩 올랐다.

마력은 무려 10개가 올라서 65가 됐다.

중요한 것은 민첩이 91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제 근력, 민첩, 체력, 지력이 모두 90대로 진입해 신체 등급을 올릴 수 있게 됐다.

또한, 본격적인 신체 강화도 할 수 있었다.

대한은 상태 창을 치우며 묘한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는 또 얼마나 강해질지 정말 궁금해졌다.

‘세계 최강의 사나이가 될 날이 그리 머지않았다.’

그는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제자리에서 가볍게 통통 뛰었다.

그때, 아나운서가 중앙으로 나와 선수소개를 시작했다.

“UFC 라스베이거스 미들급 매치를 시작하겠습니다. 블루 코너! 태평양을 건넌 동양의 학살자(Slayer)! 이대한!”

와아아아!

커다란 함성이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대한은 앞으로 나와 두 주먹을 모았다.

그리고 사방으로 고개를 숙여 관중에게 인사했다.

그가 자신의 코너로 돌아가자 아나운서는 곧 상대 선수를 소개했다.

“레드 코너! 10전 10승 8 Knockout 1 Submission!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에서 온 무적의 아메리칸! 에드먼 사바잔!”

와아아아!

아나운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경기장이 진동할 정도로 엄청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것만 봐도 관중이 지금 누구를 응원하는지 알 것 같았다.

‘이거 브라질 대회 때와는 완전히 딴판이네.’

―한국인인 마스터보다는 당연히 백인에다 21살에 미국인인 에드먼 사바잔을 응원하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그러나 마스터께서 경기에서 멋지게 승리하시면 아마 곧바로 분위기가 바뀔 겁니다.

대한은 에바의 말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이루어질지 모르는 희망 고문을 당하는 것보다는 그냥 다 때려눕히는 게 편했다.

그는 여유 만만한 태도로 옥타곤의 중앙으로 불려갔다.

심판이 주의사항을 얘기하자 대한과 에드먼은 서로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에는 페어플레이하자며 글러브를 터치했다.

각자의 코너로 돌아오자 심판이 중앙에 서서 양쪽 코너를 한 번씩 쳐다봤다.

“경기 시작!”

땡!

심판의 신호로 5분 3라운드, UFC 미들급 경기가 시작됐다.

와아아아!

흥분한 관중들이 열렬히 환호했다.

대한은 빠르게 상대를 향해 다가갔다.

에드먼은 옆으로 돌면서 거리를 주지 않으려고 했다.

대한의 치명적인 발차기에 당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잠시 서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졌다.

그러면서도 펀치와 킥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둘 다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다 돌연 에드먼이 쏜살처럼 튀어나왔다.

순식간에 대한을 향해 원투 스트레이트가 뿌려졌다.

퉁퉁!

대한은 글러브를 들어 올려 에드먼의 펀치를 막았다.

그동안 상대했던 선수들보다는 확실히 무겁고 빠른 펀치였다.

받았으니 이제는 돌려줄 차례였다.

그는 에드먼을 향해 잽을 날렸다.

그런데 에드먼은 글러브를 앞으로 쭉 내밀며 몸은 반대로 잽싸게 뒤로 물렸다.

대한의 공격은 자연스럽게 무위로 돌아갔다.

그제야 대한은 상대의 전략을 눈치챘다.

히트 앤드 런(Hit and run)!

에드먼은 대한을 상대할 방법으로 치고 빠지는 전략을 준비해서 온 것이다.

그는 속으로 피식 웃음을 흘렸다.

민첩 스탯이 91이 된 대한이다.

이 정도면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대회 메달리스트나 가질 수 있는 독보적인 빠르기였다.

대한은 즉시 좌우로 몸을 흔들며 변칙적으로 접근했다.

왼쪽으로 갔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갔다.

도중에 빠르게 다가왔다가 옆으로 사이드스텝을 밟았다.

에드먼은 정신없이 움직이는 그의 움직임에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뻥뻥!

그러다가 기습적인 미들킥이 터졌다.

에드먼은 팔로 막으면서 옆으로 몸을 피했다.

이 방법은 대한의 발차기 충격을 효율적으로 분산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나름 대한의 발차기에 관해 준비를 많이 한 티가 났다.

하지만 이건 그것 나름대로 약점을 드러냈다.

발차기를 피해 움직임이 한쪽으로 고정된다는 것이다.

대한은 오른발만 쓰는 게 아니라 양발을 자유롭게 사용할 줄 아는 선수였다.

뻥뻥!

다시 한번 미들킥이 터졌다.

이번에도 충격을 분산시키기 위해 반대편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에드먼을 기다리고 있는 게 있었다.

바로 대한의 돌려차기 공격이었다.

뻑!

오른쪽으로 두 번의 미들킥을 차고 난 후.

반대로 몸을 돌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대각선으로 돌려차기가 들어갔다.

에드먼은 급히 팔을 들어서 막았다.

그런데 뼈가 시큰할 정도로 강한 충격이 밀려왔다.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을 치며, 에드먼은 충격이 가실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그걸 가만히 보고 있을 대한이 아니었다.

그는 상대를 향해 정면으로 치고 들어갔다.

마치 크게 한 방을 쏘겠다는 움직임을 취했다.

어느새 등이 철망에 닿은 에드먼은 급히 사이드스텝을 밟아 몸을 옆으로 이동시켰다.

그러거나 말거나!

대한은 에드먼을 향해 직선으로 달려갔다.

살짝 옆으로 상대의 몸의 중심이 비켜났다.

그러자 대한은 힘차게 허공으로 붕 떠올랐다.

놀란 에드먼이 급히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아무리 빨라도 대한의 비호같은 신형보다 빠를 수는 없었다.

거기에다 그는 마치 옥타곤의 철조망을 90도 각도로 걷는 것처럼 밟고 달렸다.

허공을 날라 철조망을 두 차례 밟고 그 힘을 이용해 튀어 나간 대한!

이어진 것은 무자비한 그의 하이킥이었다.

퍽!

에드먼은 크게 휘청했다.

간신히 왼팔을 들어 머리를 보호했다.

하지만 대한의 하이킥은 무겁고 파괴적이었다.

팔로 막는다고 모두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당연히 충격을 흡수해 분산시키는 것은 불가능했다.

골이 띵하고 정신이 몽롱해졌다.

귀에는 윙 소리가 나고 세상이 마구 흔들렸다.

에드먼은 자신이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것을 알고는 일부러 넘어졌다.

바닥에 등을 대고 누운 그는 대한을 쳐다봤다.

와아아아!

장내가 떠나갈 듯 함성이 터져 나왔다.

마치 다운된 것처럼 보였지만 다운은 아니었다.

대한은 그 모습에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다.

다만 그를 향해 일어나라고 손을 까딱거렸다.

심판이 그걸 보더니 에드먼보고 일어나라고 했다.

에드먼은 인상을 찌푸리며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아니나 다를까!

기다리고 있던 대한의 무차별적인 포화가 터져 나왔다.

퍽! 퍼벅! 퍽퍽퍽!

굳이 펀치는 날리지 않았다.

좌우 로우킥, 미들킥 그리고 하이킥이 골고루 이어졌다.

화려한 발차기는 그만큼 에드먼에게 큰 충격을 줬다.

그래도 쉽게 포기할 수는 없었다.

무패의 전적이 있는 자신이다.

여기서 쓰러지면 자신의 전적에 패배라는 오점을 남긴다.

에드먼은 극강의 의지로 버텼다.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몸은 심하게 떨렸다.

두 다리에는 힘이 하나도 없었다.

‘정신력이 아주 뛰어난 선수구나.’

대한도 에드먼의 의지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그는 거의 수비에만 집중하고 있는 에드먼을 향해 처음으로 펀치를 날렸다.

퍽!

얼굴이나 턱이 아니었다.

바로 보디블로였다.

에드먼은 대한의 펀치 한 방에 배가 끊어질 듯 아파졌다.

이걸 정타를 맞고도 버틸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래도 악착같이 버텨봤다.

대한의 눈빛이 순간 서늘해졌다.

이제는 끝을 내야 할 때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 선수인 에드먼 사바잔을 위해서다.

이대로 계속 데미지가 축적되었다간 큰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할 수도 있었다.

퍽퍽!

대한은 왼손으로 보디블로를 날린 뒤 바로 짧게 어퍼컷을 끊어쳤다.

에드먼이 그대로 주저앉았다.

보디블로 두 방에 그는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을 느꼈다.

이어서 들어온 어퍼컷에 뇌가 흔들리자 이제는 버틸 수 없었다.

에드먼은 바닥을 몇 번 박박 긁다가 그대도 기절해버리고 말았다.

심판이 급하게 다가와 에드먼의 몸을 감싸며 손을 크게 흔들어 경기를 중단시켰다.

와아아아!

장내는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 함성으로 뒤덮였다.

경기가 시작할 때, 대부분 관중은 에드먼을 응원했다.

하지만 화려한 발차기와 묘기에 가까운 하이킥!

그리고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한 군더더기 없는 펀치에 다들 눈이 돌아갔다.

보는 사람이 통쾌함을 맛보게 하는 시원한 공격 일변도의 경기!

단 한 방도 맞지 않고 상대를 집요하게 노리는 근성!

단번에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가공할 공격력과 연타!

종합격투기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누구나 매료될 수밖에 없는 게 바로 대한의 격투 스타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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