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만재능(Feat. 대한 TV)-122화 (121/331)

122화 <매력(SS), 끼(SS)>

―마스터! 지지 하이디에게 재능 매력이, 켄달 제인에게는 재능 끼가 있어요. 매력과 끼 모두 패시브 재능이니 흡수하실 것을 조언 드립니다.

‘패시브 재능이라면 당연히 흡수해야지.’

―그럼 재능흡수 대상자와 신체접촉을 해주세요.

에바의 말이 끝나는 순간!

하이스는 그녀들에게 대한을 소개했다.

“여기는 내 친구 이대한이야.”

“친구! 무슨 친구? 남자친구”

“잘 생겼다.”

“몸도 멋지시다. 혹시 여자친구 있어요?”

“어느 나라 사람이에요? 중국, 일본?”

장난기 가득한 말이 중구난방으로 터져나왔다.

대한은 어깨를 쫙 펴고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곤 지지 하이디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반갑습니다. 하이스의 친구인 이대한입니다. 참고로 전 한국 사람이에요.”

그가 당당하게 손을 내밀자 지지 하이디는 그게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옅은 미소를 지으며 살며시 손을 내밀었다.

대한은 지지 하이디의 손을 잡고 위아래로 한번 흔들었다.

그런 다음 미련 없이 손을 놓고는 지지 하이디의 동생인 벨라 하이디에게 악수를 청했다.

그제야 다들 대한이 모두와 악수를 하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상황에서 악수를 거절하는 것은 모욕에 가까운 일이었다.

당연히 벨라 하이디는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대한은 벨라 하이디에 이어 카일리 제인과도 악수했다.

마지막으로 켄달 제인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켄달은 대한의 행동에 묘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손을 꽉 잡았다.

그런데 느낌이 묘했다.

장난인지 모르지만, 켄달은 악수하면서 손가락으로 대한의 손바닥을 중앙을 살짝 긁었다.

‘어라! 이건 뭐지?’

―뭐긴 뭐에요? 끼 부리는 거죠.

에바가 당장 쌩하니 날아가 켄달의 머리 위를 맴돌았다.

마치 머리를 발로 마구 짓밟는 듯한 모습이었다.

대한은 에바가 하는 짓을 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켄달의 눈빛이 뭔가 찐득하게 변해가며 입가에 진한 미소가 그려졌다.

그제야 그는 이상한 낌새를 채고 얼른 그녀의 손을 놓았다.

‘에바!’

―지지 하이디와 켄달 제인에게 각각 피코셀을 주입했습니다. 현재 DNA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최대 재능이 뭐지?’

―지지 하이디는 매력(SSS), 켄달 제인은 끼(SSS)입니다.

‘대박! 양쪽으로 트리플 S등급이다.’

―재능 매력(SSS)과 끼(SSS)를 흡수할까요?

이걸 흡수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대한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단호하게 결정했다.

‘당연히 흡수해야지.’

―재능흡수 대상자로부터 재능 매력(SSS)과 끼(SSS)를 각각 흡수합니다.

그는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켄달 제인이 끼를 부리는 것을 보곤 지지 하이디가 슬쩍 대한에게 다가와 물었다.

“뭐 하시는 분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유티버입니다. 대한TV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티버!”

“축구선수이기도 하죠.”

“축구선수라고요?”

“종합격투기도 하고 있습니다.”

“네에?”

지지가 깜짝 놀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왠지 놀라는 지지의 얼굴을 보자 괜히 즐거워졌다.

하이스가 급히 나서서 대한에 관해 보충설명을 해줬다.

“다들 U-17 브라질 월드컵 안 봤어? 이번에 대한민국이 우승했잖아.”

“설마 대한민국 U-17 축구대표팀 선수란 말이야?”

나이가 제일 어린 카일리 제인이 손뼉을 치며 놀라워했다.

“그럼 종합격투기 선수는 뭐야?”

“올리버와 대한은 둘 다 종합격투기 선수야.”

“실제로 시합을 뛰는 프로선수라는 말이야?”

“응.”

하이스의 말에 다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벨라 하이디는 올리버의 팔뚝을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면서 말했다.

“어쩐지 몸이 범상치 않다고 생각했어.”

“가만 유티버라고도 했잖아!”

“이걸 보세요.”

올리버는 벨라 하이디에게 자신의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거기에는 대한TV 채널이 버젓이 떠 있었다.

벨라가 올리버에게 살짝 눈인사하고는 손가락으로 화면을 쓱쓱 터치했다.

그러자 나머지 세 명이 일제히 그녀에게 다가와 얼굴을 들이밀었다.

손바닥만 한 네 개의 얼굴이 맞붙어 있는 모습이 참 이쁘고 귀여웠다.

“어머!”

“와우!”

“우와!”

“이거 되게 재밌다.”

그들은 대한TV의 동영상이 하나씩 열릴 때마다 감탄사를 터트렸다.

“나, 이거 본 거 같아.”

“맞다. 1초 식스팩!”

“오오! 뚱보가 살을 빼고 운동하는 채널이잖아.”

“요새는 노래도 불러서 밀리언셀러가 됐다고 하던데.”

네 명의 여자는 거의 동시에 고개를 들어 대한을 쳐다봤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들어 자신을 가리켰다.

“지금 말씀하신 거 전부 맞습니다. 제가 바로 대한TV의 대한입니다.”

“꺄악! 정말 대한이다.”

“어떻게 다이어트에 성공했어요?”

“세상에 어쩜 이렇게 변했지?”

“정말 멋있어졌어요. 키는 또 언제 이렇게 큰 거야!”

그제야 이들은 대한이 누군지 깨달았다.

다들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셀럽들이다.

어떤 경로든 최소한 한두 번씩은 대한TV를 본 적이 있었다.

“정말 의지의 사나이네요. 그 몸이 이렇게 변하다니.”

“얼굴도 살이 빠지니 놀랍게 미남이 됐어요.”

“앞으로 축구는 안 할거예요?”

“라틴음악처럼 신나는 그 노래 불러주세요!”

갑자기 대한에게 온갖 말과 요구가 쏟아졌다.

하이스는 그가 이렇게 인기가 많을지는 몰랐다.

그래서 서둘러 봉합에 나섰다.

“자자! 다들 진정해! 이따 파티에 오면 그때 다시 얘기나누라고.”

하이스는 대한과 올리버를 즉시 출구로 밀어냈다.

두 남자는 어쩔 수 없이 슬금슬금 뒤로 물러났다.

“안 돼!”

“난 지금도 좋은데.”

“당장 노래 듣고 싶어요.”

“가실 건가요?”

“연락처라도 남기고 가세요.”

여자들도 만만치 않았다.

그 짧은 사이에 지지 하이디와 켄달 제인은 대한의 스마트폰에 자신들의 번호를 찍었다.

통화버튼을 한 번씩 누르고 갔으니 당연히 그의 번호는 이미 둘에게 넘어갔다.

벨라 하이디와 카일리 제인은 대한 대신 만만한 올리버를 택했다.

슈퍼모델 둘이 달라붙어 전화번호를 찍어주니 올리버는 좋아서 싱글벙글했다.

쌍둥이처럼 사이가 좋은 자매들이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남자가 나타나면 자매고 뭐고 치열하게 경쟁해서 쟁취하고 만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그 말이 맞는 것 같았다.

그때 익숙한 공명음이 두 번 느껴졌다.

우웅! 우웅!

―마스터! 축하합니다.

‘재능 획득했어?’

―네, 패시브 재능 매력(SS)과 끼(SS)를 획득하셨습니다.

지지 하이디와 켄달 제인에게 트리플 S등급의 재능을 흡수해서 더블 S등급의 패시브 재능을 얻었다.

이 정도면 정말 크게 남는 장사였다.

대한은 지지와 켄달에게 크게 파티라도 열어주고 싶은 기분이었다.

자연히 눈빛에 기쁨이 어리자 입가에도 말할 수 없는 싱그러운 미소가 맺혔다.

아니, 그의 얼굴이 마치 자체발광하는 것 같은 매력과 끼가 뿜어져 나왔다.

―마스터! 상태 창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뭔데?’

―재능 미모(S)가 미모(SS)로 변했습니다.

‘뭐라고! 하하하!’

대한은 속으로 파안대소를 터트렸다.

자신의 미모(S)가 새로 장착한 패시브 재능 매력(SS)과 끼(SS)에 영향을 받아서 미모(SS)로 등급이 올라갔다.

더 잘생겨졌다는데 그가 기뻐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하하하! 다음에 봐요! 바이!”

대한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순간 하이스는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줄 알았다.

옆에 있던 벨라와 카일리의 눈빛이 몽롱하게 변해갔다.

지지는 목이 타는 듯 혀로 입술을 핥았다.

켄달은 뜨거운 눈빛으로 대한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손톱을 깨물었다.

인사를 마치고 냉정하게 고개를 돌려버린 대한은 이걸 보지 못했다.

하지만 끝까지 미녀들의 얼굴과 몸매를 감상하던 올리버는…….

확실히 여자들의 변화를 인식했다.

‘제기랄! 잘생긴 놈만 좋아하는 이 불공평한 세상!’

올리버는 속에서 뭔가 욱하는 기분이 들었다.

고개를 돌리는 그의 어깨가 아까와는 달리 축 처져 내려갔다.

자신도 남들이 볼 때는 금수저에다 잘 생겼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는 사실은 깡그리 잊어버린 모양이었다.

“대한! 이따 봐요.”

하이스가 그나마 제일 빨리 정신을 차리고 대한에게 소리쳤다.

대한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한 손을 들어 흔들어줬다.

그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에 올리버는 괜히 심통이 났다.

그래서 대한에게 달려가 목을 졸랐다.

금방 다시 역으로 목이 졸리는 신세가 됐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마음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어울리지 않는 듯 묘하게 어울리는 두 사내가 출구로 사라졌다.

* * *

뉴욕 맨해튼 센트럴 파크.

해가 진 센트럴 파크는 한적했다.

호수를 따라 걷는 산책로를 따라 가로등이 비췄다.

대한은 오늘따라 유난히 밝은 달빛을 쳐다보며 벤치에 앉았다.

자박 자박 자박!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자 롱코트를 입은 모니카가 보였다.

“모니카!”

“대한!”

대한의 모습을 확인한 모니카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그것도 모자라 나중에는 달리기까지 했다.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 사람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서로의 몸을 격하게 끌어안았다.

“대한!”

“모니카!”

아까 부른 서로의 이름과 지금 부른 서로의 이름은 무게부터가 달랐다.

“대한! 보고 싶었어요.”

“나도 보고 싶었어요.”

두 사람은 서로를 꼭 마주본 채 속삭였다.

모니카는 타오르는 늪 같은 뜨겁고 깊은 눈빛이 열망을 담은 채 다가왔다.

그녀의 행동을 그는 조금도 거부하지 않았다.

서로를 마주한 순간, 그동안의 섭섭함이 눈 녹듯이 사라져갔다.

길을 산책로를 걸어가는 사람들이 둘의 모습을 보더니 부럽다는 듯 웃고 지나갔다. 그러나 두 사람은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오롯이 서로에게만 집중했다.

대한은 그녀의 모습에 싱긋 미소를 지었다.

순간 모니카의 눈빛이 아련하게 변했다.

“대한!”

“네?”

“앞으로 여자 앞에서 미소짓지 말아요.”

“왜요?”

그녀의 뜬금없는 말에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한의 미소를 보고 여자들이 심쿵할까봐 걱정이 돼요.”

“그렇게 말하는 모니카야말로 남자 앞에서 절대 웃지 말아요. 다들 반해버릴 테니까.”

“크크크!”

“하하하!”

스스로 생각해도 절로 닭살이 돋게 만드는 멘트!

대한과 모니카는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웃기 시작했다.

“우리 여기 앉아서 얘기해요.”

“네.”

그의 제안에 모니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벤치에 먼저 앉자 대한도 바로 옆에 앉았다.

“어떻게 지냈어요?”

“잘 지냈어요. 대한은 어떻게 지냈어요?”

“나도 잘 지냈어요. 그런데 대한TV 봤어요?”

“네.”

그의 질문에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긍정했다.

대한은 그녀의 대답에 오히려 살짝 당황했다.

“다 봤어요?”

“하이스 올리베이라 얘기를 하는 거라면 전부 다 봤어요. 아주 신나게 놀던데요?”

“그거야 피차일반 아닙니까?”

“난 이제 남캠과 합방 안 해요.”

“아하! 그러시구나.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는 잊었군요.”

모니카는 앙탈을 부려봤지만, 그에게는 어림없는 짓이었다.

대한은 예전과는 달리 아주 여유가 만만했다.

그래서 그녀는 더욱 애가 탔다.

혹시라도 이렇게 그와 영영 멀어지는 것은 아닐까 두려워졌다.

그녀는 바로 주제를 바꿨다.

“뉴욕은 어때요?”

“글쎄요. 아직 온 지 반나절도 안 돼서 잘 모르겠어요.”

“뉴욕패션쇼는 보고 오셨죠?”

“네. 잘 구경했어요. 유명한 셀럽들도 많이 만났어요.”

“어련하시겠어요!”

“하하하! 꼭 질투하는 마누라를 보는 느낌이네요.”

“질투라니요. 남자들은 다 늑대지요.”

오랜만에 보는 모니카의 통통 튀는 말투였다.

대한은 그저 모든 게 좋아 보였다.

그의 이런 표정을 본 그녀의 가슴은 설렜다.

하지만 왠지 자꾸 불안감에 휩싸였다.

‘어떻게 하든 잘 설득을 해야 할 텐데. 이렇게 반대만 하고 계시니 정말 고민이네. 잘못하면 약혼부터 하자고 달려들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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