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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재능(Feat. 대한 TV)-77화 (76/331)

77화 <해외 첫 방송>

솔직히 호텔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할까 봐 은근히 걱정했었다. 그런데 의외로 김수정 감독은 흔쾌히 허락을 해줬다. 아무래도 성인인 조동혁 매니저와 함께 나가는 것이라 안심한 모양이다.

어쨌든 대한은 마음 편히 외출할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지금 가는 카페와 호텔은 50m도 떨어지지 않은 가까운 거리였다.

“우와! 여기 분위기 아주 좋네요.”

“현지 교민들이 추천해 준 카페입니다.”

카페는 ‘카사블랑카’라는 흔한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넓고 편안한 소파에 이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곳이었다.

둘은 카페 2층의 아담한 스위트룸으로 올라갔다. 카페 주인이 VIP가 오면 특별히 내주는 장소라고 했다.

스위트룸은 시설도 좋았고 분위기도 꽤 독특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발코니에 올라서자 해변과 도시의 정경이 한눈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카메라는 2층 스위트룸과 발코니에 각각 설치되어 있었다.

“어디에서 시작하지?”

대한이 스위트룸에서 시작할까 발코니에서 시작할까 고민을 했다. 그러자 조동혁이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발코니가 좋지 않겠습니까?”

“아무래도 발코니가 더 임팩트가 있겠죠?”

“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선택하기 어려울 때는 그냥 남의 말을 듣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디에서 시작하든 결국 양쪽 다 사용할 것이다.

“발코니에서 오프닝하겠습니다.”

“네, 준비하겠습니다.”

조동혁이 카메라 두 개를 차례로 켜고 한쪽으로 물러났다.

카페 주인이 대한이 개인 방송을 한다는 말에 발코니와 스위트룸의 조명이란 조명은 이미 다 켜놓은 상태였다.

―마스터! 방송을 시작하겠습니다. 준비되셨습니까?

‘응, 시작해!’

―네, 마스터. 3, 2, 1, 스타트!

에바의 말이 끝나자 대한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안녕하세요! 대한 TV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그는 카메라를 향해 정중히 인사했다. 그런 후 한 손을 바깥쪽으로 향하며 말을 이었다.

“저는 오늘 여러분과 같이 아주 특별한 장소에서 방송하려고 합니다. 여기가 어디일까요?”

대한의 물음에 채팅 창에서 브라질이라는 말이 도배됐다. 한국을 떠나기 전에 이미 공지를 하고 온 상태라 모르는 이가 드물었다.

“네, 맞습니다. 여긴 정열과 삼바의 나라 브라질입니다. 물론 축구의 나라이기도 하지요.”

그는 능숙하게 방송을 하며 자연스럽게 브라질과 이곳 비토리아 항구도시에 관해 설명했다.

“…제가 있는 곳은 바로 그 비토리아시의 쿠르바 다 주레마 해변에 있는 카사블랑카라는 카페입니다. 이름이 참 정겹죠?”

대한은 채팅 창을 보면서 혼자 잘도 떠들어댔다. 하지만 계속 멘트만 쳐서는 재미가 없다. 그는 살짝 간을 보다가 노래를 부르기로 했다.

에바가 MR을 틀어주자 대한은 그에 맞춰 자신의 노래인 ‘이번만 부탁해’를 불렀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감미로운 목소리!

해변에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와 함께 멋진 화음을 이뤘다.

조동혁이 카메라를 돌려 대한의 얼굴에 초점을 맞췄다. 잘생긴 얼굴과 티 하나 없이 깨끗한 피부가 마치 자체발광을 하듯 빛났다.

대한의 목소리가 심금을 울리고 그의 멋짐이 폭발하자 채팅 창은 난리가 나버렸다.

[칸새우: 와! 멋지다.]

[AMEN: 노래가 끝내주네.]

[DIOS: 브라질 해변에서 부르는 노래다!]

[네로: 잘 생겼다.]

[파이란: 대한이 진짜 잘 생겼네.]

[신과함께: 다이어트가 신의 한 수였어.]

[넷플러스: 얼굴도 잘생기고 키도 크고, 이제 남은 것은?]

[조국우리조국: 목소리 죽인다.]

[대한민국: 와우! 좋다.]

[알파인55: 노래 지린다.]

[대한늬우스: 귀가 즐거워진다.]

[마하라자Rich: 귀만? 난 눈도 좋은데.]

[ApplePie: 난 전신 카타르시스 상태다.]

시청자들이 이국의 정취가 물씬 나는 분위기에 즐거워했다.

눈이 즐겁고 귀가 즐거웠다.

하나같이 반응이 긍정적이었다.

그러다 묘한 댓글이 하나둘씩 뜨기 시작했다.

[Gisele_Bundchen: 나 저가 어딘지 알아!]

[PortugueseRule: 어? 저기 우리 동네다.]

[Getulio: 대한이 비토리아에 있어.]

[VARGAS: 쿠르바 다 주레마 해변의 카사블랑카 카페야!]

[FIFAVIVA: 당장 가봐야겠다.]

[Samba: 나도 가야지.]

[Dilma: 어? 이 분위기 뭐지?]

[ROUSSEFF: 직관할 기회야.]

[TEMER: 세상에 대한이 우리 동네에 왔어.]

[Jair: 뭐지! 이건 기적이야.]

[BOLSONARO: 정말 브라질에 왔구나.]

[HaisOliveira: 꺅! 대한이 카사블랑카에 있어.]

트워치를 메인으로 아메리카 TV와 유티비 라이브를 서브로 했다.

대한 TV를 생방송으로 동시 송출하자 브라질의 구독자와 팔로우들이 크게 기뻐했다.

그중에는 비토리아에 사는 시청자와 팬도 꽤 많았다.

쿠르바 다 주레마 해변과 카사블랑카 카페를 아는 이들이 즉각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자가용을 몰고 오거나 택시를 탔다. 일부는 버스를 타거나 자전거를 몰고 왔다.

석양이 지는 정열의 도시는 슬슬 팬심으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짝짝짝짝!

노래가 끝나자 채팅 창에 박수 이모티콘이 도배됐다.

대한은 그 모습에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자꾸 누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댔다.

“대한! 대한! 대한…….”

처음에는 환청인 줄 알았다.

그런데 조동혁이 발코니 아래를 보더니 자꾸 손짓했다.

대한은 무슨 일인가 하고 발코니로 나갔다.

“와아아아!”

그때 커다란 함성이 일어났다.

카사블랑카 카페 2층 발코니에 대한의 얼굴이 보이자 1층에 몰려온 그의 팬들이 환호성을 질러댔다.

숫자는 그렇게 많지 않은 겨우 스무 명 남짓이었다. 하지만 팬심과 목소리만큼은 수백 명이 온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했다.

카페 주인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생각보다 대한의 개인 방송의 파급 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여러분! 비토리아에도 대한 TV의 시청자들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렇게 저를 응원해 주려고 팬들이 몰려왔습니다.”

그는 카메라를 보며 능청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발코니에 몸을 기울여 아래층을 보고 외쳤다.

“여러분! 2층으로 올라오세요. 같이 방송해요.”

“와아아아!”

대한의 말에 팬들이 다시 환호성을 질러댔다. 카페 주인도 더는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내저었다.

2층 스위트룸은 금세 팬들로 차버렸다. 애초에 그렇게 큰 공간이 아니라서 의자에 앉지 못한 사람은 바닥에 앉거나 서서 대한을 쳐다봤다.

나이는 10대에서 30대까지 꽤 다양했다. 대한은 그들을 바라보며 능숙한 포르투갈어로 대화했다.

“이렇게 저를 직접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와! 포르투갈어 잘한다.”

[NeymarLove: 브라질에서 산 사람 같아.]

[MiaGos999: 대한 말투 너무 귀여워!]

[CaptinAmex: 뭐야? 왜 그래? 대한이 하는 말이 포르투갈어야?]

[KaKaForever: 대한의 포르투갈어 실력이 상당해!]

[IamLima: 비토리아에 살아?]

[ViavBrazil: 뭔 소리야? 대한은 한국 사람이야.]

[CamilaZAM: 대한! 너무 멋져!]

[Emanuela: 대한! 사랑해!]

대한의 포르투갈어를 들은 브라질 팬들은 깜짝 놀랐다.

마치 브라질에서 10년은 산 것 같이 능숙했던 것이다.

“기왕 오셨으니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록 해요!”

“네에!”

대한의 말에 팬들은 한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들은 모두 즐거워죽겠다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조동혁이 카메라를 돌려 팬들의 반응을 찍었다.

에바는 두 대의 카메라에서 나오는 영상을 반으로 나눠서 동시에 방송했다.

시청자들은 당장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어 좋아했다. 화면도 공중파 방송국에서 내보내는 화질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

문제는 카사블랑카 카페로 대한의 팬들이 점점 몰려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팬들은 혼자만 오는 것도 아니었다. 형제자매는 물론이고 친구와 심지어는 부모님까지 모시고 같이 왔다. 나중에는 옆집 사람, 앞집 여자, 뒷집 이웃까지 다 몰려왔다.

어느새 카사블랑카 카페는 백여 명의 팬들로 포위됐다. 카페 주인은 할 수 없이 1층에 있는 대형 LED TV에 대한 TV의 방송을 연결했다. 그러자 팬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앉아서 구경했다.

자리가 모자라 해변 쪽에 하나둘씩 사람들이 앉았다. 결국, 카페 벽에다 프로젝트를 쏴서 대한 TV를 시청할 수 있게 해주었다.

-마스터, 팬들이 백오십 명을 돌파했습니다.

‘흐음, 이렇게 반응이 뜨거워질 줄 몰랐네.’

―마스터의 안전을 위해 1층으로 내려가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알았어.’

일단 대한은 방송에 집중했다.

반응은 아주 폭발적이었다.

덕분에 달풍선과 비트, 후원금이 소나기처럼 쏟아져 내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현지 경찰들이 몰려왔다. 그들은 카페 주인에게 사정을 듣더니 순찰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불상사가 일어날까 봐 걱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우려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한은 노래를 부르고 팬들의 요구를 들어주고 소소한 게임을 하면서 소통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고 팬들은 대한의 부탁에 모두 질서를 잘 지켜줬다.

그렇게 나름 모두가 만족하는 시간이 흘러갔다.

2시간이 쏜살처럼 날아갔다.

대한이 마지막 멘트를 하고 방송을 마치자 다들 아쉬움에 탄식을 했다.

“조 매니저님!”

“네, 사장님.”

“내려갈 테니 택시 좀 불러줘요.”

“알겠습니다. 미리 차를 대기시켜놓겠습니다.”

조동혁은 날쌘 말처럼 계단을 타고 내려갔다.

개인 방송은 끝이 났다. 하지만 팬들은 돌아가지 않았다. 다들 대한의 얼굴을 보고 싶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팬들의 모습을 보자 그는 양심이 찔렸다. 어쩔 수 없이 대한은 탈출을 포기했다. 대신 오늘 자신을 찾아준 모든 팬에게 사인을 해주고 같이 사진을 찍었다.

팬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손을 흔들며 떠나갔다.

그로 인해 대한의 귀중한 한 시간이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다. 그런데도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피곤하지 않으세요?”

“전혀 피곤하지 않아요.”

조동혁의 말에 대한은 웃음으로 답을 했다.

그때, 누군가 자신의 등을 톡톡 쳤다. 그는 고개를 돌려 뒤를 쳐다봤다.

“대한?”

“네에?”

“꺅! 맞구나. 대한 맞네요.”

“네, 제가 대한이에요.”

대한은 절로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등을 친 사람은 그의 팬이었다. 그것도 눈이 번쩍 뜨일 만큼 예쁘고 아름다운 늘씬한 미녀였다.

“전 하이스 올리베이라에요. 대한의 열렬한 팬이에요.”

“고맙습니다. 사진을 찍어드릴까요?”

“네, 부탁드려요.”

하이스는 조동혁에게 자신의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그런 후 대한에게 다가와 냉큼 안기다시피 했다.

조동혁은 그 모습에 불퉁한 얼굴로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그녀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은 듯 셀카 상태로 바꾸더니 직접 사진을 찍었다.

찰칵! 찰칵! 찰칵! 찰칵!

그녀의 몸에서 향기로운 꽃내음이 났고 웃을 때는 상아처럼 하얀 치아가 돋보였다.

큰 키에 긴 팔과 긴 다리! 그런데도 바스트와 힙은 라틴아메리카의 전통을 그대로 잘 살리고 있었다.

정말 차원이 다른 남아메리카 글래머 미녀의 클래스였다.

“대한! 너무 좋아요. 아니, 고마워요.”

“아! 네.”

수줍게 웃는 미소와 발갛게 익은 볼!

손을 대면 당장이라도 불이 붙을 것 같은 뜨거운 눈빛!

잔뜩 흥분한 하이스는 텐션이 올라 횡설수설했다. 그만큼 대한을 좋아하는 게 분명했다.

“하이스! 나중에 또 봐요.”

“대한! 여기 언제 다시 올 거예요?”

“글쎄요. 아직은 잘 몰라요.”

“그럼 우리 집에 한번 오세요. 제가 초대할게요.”

“네에?”

기습적인 하이스의 초대에 대한은 살짝 당황했다.

‘에바, 하이스에 대해 말해 봐!’

―비토리아 시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유지의 외동딸입니다. 현재 그녀는 모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뉴욕에서 열리는 패션쇼에도 참가할 예정입니다.

‘뉴욕의 패션쇼에?’

뉴욕 패션쇼에 참가한다는 말에 대한의 눈이 반짝였다.

―네, 마스터! 장래가 촉망되는 인재입니다.

‘그럴 수도 있겠군.’

대한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한번 생각해 볼게요.”

“고마워요. 제 연락처를 드리고 싶어요. 그래도 되죠?”

“물론이죠.”

하이스는 일단 대한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그녀는 대한에게 자신의 명함을 건넸다. 대한은 이름과 전화번호만 있는 명함을 받으며 물었다.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18살이에요.”

만 18세라는 소리다.

모델에게는 절대 어린 나이가 아니다.

세계적인 모델들이 데뷔한 나이에 비하면 오히려 늦은 나이일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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