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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재능(Feat. 대한 TV)-37화 (37/331)

37화 <미모(A)>

대통령배 전국 고등학교 축구 대회. 그녀는 이 대회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한 팀들을 인터뷰하고 있었다.

그중 예상을 깨고 본선에 오른 숭신고등학교 축구부를 주목했다. 특히 대한의 프리킥에 대해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막 예선을 끝냈는데 이대한 선수는 벌써 7골을 넣었어요.”

“운이 좋았습니다.”

“제가 볼 때는 운이 좋아서가 아니에요. 그중 5골을 프리킥으로 차 넣은 것을 보면 확실히 프리킥의 마법사라는 별명이 잘 어울려요.”

“프리킥의 마법사요?”

대한은 그녀의 말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자신에게 그런 별명이 생겼는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모르고 있었나 보네요.”

“전혀 몰랐습니다.”

“솔직히 이대한 선수의 몸을 보면 도저히 축구 선수라고 할 수 없어요.”

“크흠!”

갑작스러운 팩폭에 대한은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한새롬은 생글거리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프리킥을 아주 잘 차요. 물론 칩샷으로 넣은 것과 페널티킥을 차서 넣은 것도 각각 한 골씩 있기는 하지만 말이에요.”

“그래서 프리킥의 마법사라는 별명이 생긴 거군요.”

“맞아요.”

생각해 보니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대상자가 자신이라서 미처 떠올리지 못했던 것뿐이다.

어쨌든 점점 자신이 유명해지고 있다는 게 피부에 와 닿았다.

“그동안 전혀 대회에 참가하지 않고 있다가 이번 대회에 첫 출전을 했네요?”

“그렇습니다.”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그런 건 없는데요.”

“혹시 취미가 뭐예요?”

“취미는 특별히 없고 따로 하는 일은 있어요.”

“아르바이트라도 하고 있나요?”

한새롬은 대수롭지 않게 물었다.

하지만 대한은 대화를 의도적으로 자신이 하고 있는 일 쪽으로 이끌었다.

“먼저 이것부터 한번 보실래요?”

“그게 뭔데요?”

대한은 스마트폰을 꺼내 자신의 채널인 대한 TV를 열어서 한새롬에게 보여줬다. 그녀는 그가 내민 스마트폰을 보다가 어느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

“구독자가 360만?”

한새롬의 눈이 동그랗게 변하며 깜짝 놀랐다. 그새 구독자 수가 8만이나 늘어났다. 미녀의 놀라는 모습은 언제 봐도 즐겁다. 그녀의 당황하는 모습에 대한은 남몰래 미소를 지었다.

“유티비 구독자 수가 360만 명이나 돼요?”

“네, 최근에 좀 많이 늘었어요.”

“전 이대한 선수가 이렇게 유명한 유티버인지 몰랐어요.”

한새롬은 어느새 앉아있는 자세가 달라졌다.

360만의 구독자를 가지고 있는 유티버! 이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그녀는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대한은 웃으면서 그녀에게 스마트폰을 돌려받았다.

그리고는 넌지시 한새롬의 스마트폰을 쳐다봤다.

“혹시 아메리카 TV나 트워치 아세요?”

“네, 알아요.”

“그럼 대한 TV로 한번 검색해 보세요.”

“잠깐만요.”

자신만만한 대한의 태도에 그녀는 특종이라도 따낸 것처럼 기민하게 움직였다.

한새롬은 자신의 스마트폰을 하얀 손가락으로 빠르게 두드렸다.

“어머!”

그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대한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몸을 소파에 기댔다. 이제는 느긋하게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마스터, 무슨 생각이세요?

‘기왕 스포츠 신문 기자와 인터뷰하는 거니 대한 TV의 구독자나 늘려보려고 하는 거야.’

―굳이 그러시지 않아도 구독자는 충분히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도 있잖아. 그래도 내가 조금 도와주면 더 빠르게 구독자 수를 늘릴 수도 있는 거 아냐?’

―그건 마스터의 말이 맞습니다.

에바는 그녀를 조금이라도 도와주려는 그의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더 이상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그 사이 한새롬은 대한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전면 수정했다.

‘얘 뭐야? 무슨 이런 미친 경우가 다 있지? 이렇게 유명한 얘를 난 왜 몰라본 거야?’

그녀는 자신의 안일한 태도를 반성했다.

생각이 바뀌니 당연히 행동도 달라졌다. 한새롬은 더 이상 대한을 일개 고등학생으로 상대하지 않았다. 그를 자신의 VIP 인터뷰 대상으로 새롭게 정의했다.

“개인 방송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네요?”

“정확히 10주차입니다.”

“그럼 2달 반 만에 이렇게 많은 구독자를 모았다는 거예요?”

“그렇습니다.”

“정말 대단하네요.”

축구 이야기는 이미 저만치 사라졌다. 이제는 오직 대한의 BJ이자 유티버 성공담에 초점을 맞췄다.

“아메리카 TV와 트워치 말고도 다른 플랫폼에 방송을 하고 계신 게 있나요?”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조만간 유티비 실시간 스트리밍을 할 계획입니다.”

“SNS도 하시나요?”

“물론이죠. 페이스노트와 원스타그램에도 제 채널이 있습니다.”

한새롬은 스마트폰을 통해 페이스노트와 원스타그램을 확인했다.

그녀의 눈이 찢어질 듯 부릅떠졌다.

“세상에! 페이스노트 팔로워가 300만이나 돼요. 원스타그램의 팔로워도 210만 명이에요.”

“그쪽도 팔로워가 좀 늘었군요.”

대한은 대수롭지 않은 듯 담담하게 말했다. 예쁜 미녀가 앞에 앉아서 자꾸 깜짝깜짝 놀라주니 무척 재미있었다.

아마 하루 종일 이 짓을 하라고 해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대한은 나름 바쁜 몸이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었다.

한새롬과 떠들 시간에 집에 가서 방송을 하면 돈이 들어온다. 반대로 그녀와 아무리 같이 웃고 떠들어봐야 떨어지는 게 없다. 그렇다고 나이 많은(?) 한새롬과 사귈 것도 아니고 말이다. 차라리 이 시간에 운동을 하는 게 자신에게 더 유익할 것 같았다.

“한새롬 기자님! 저 방송할 시간이 다 돼서 그만 가봐야겠어요.”

“네?”

“인터뷰는 나중에 전화로 하면 안 될까요?”

“아! 그래요. 제가 바쁜 사람을 붙잡고 너무 시간을 오래 끌었네요.”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천만에요.”

사실 인터뷰는 아직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한새롬은 대한의 구독자 수와 팔로워 숫자를 보고는 오히려 인터뷰가 너무 길다고 느꼈다. 바쁜 사람에게는 10분도 엄청 귀중한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이 사진 몇 장 찍을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대한이 물어본 말이 아니다. 한새롬이 먼저 물어봤다. 그는 기꺼이 그녀의 제안을 허락했다.

한새롬이 소파에서 일어나 대한의 옆자리로 옮겨왔다. 그녀는 그의 어깨에 자신의 작은 얼굴을 들이밀고는 환하게 웃었다.

찰칵! 찰칵! 찰칵!

대한은 자신의 팔과 등이 그녀의 풍만한 가슴에 짓눌리는 게 느껴졌다. 뭐라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폭신한 감각이 절로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아마 여자들도 이런 남자들의 습성을 알고 일부러 이렇게 들이대는 모양이다.

우웅!

그때 대한의 기분을 최상으로 만들어주는 공명음이 뇌리를 울렸다.

―마스터! 재능 흡수 대상자 한새롬의 재능 ‘미모(S)’를 흡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패시브 재능 ‘미모(A)’를 획득하셨습니다.

‘에바! 수고했어.’

―천만에요.

‘상태 창 좀 띄워봐!’

―예, 마스터.

대한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허공에 떠오른 상태 창을 확인했다. 재능 칸에 ‘미모(A)’가 버젓이 들어가 있었다.

패시브 재능이니 아마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의 잘생김은 빛이 나게 될 것이다.

대한은 한새롬을 쳐다보며 상냥하게 말했다.

“제 채널을 보시면 처음 개인 방송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의 모습이 전부 담겨있어요. 기사를 쓰는 데 참고가 되실 거예요.”

“알겠어요. 제가 이대한 선수의 채널을 한번 쭉 살펴보고 기사를 쓸게요. 그래도 중간에 궁금한 거 있으면 전화해도 되죠?”

“당연하죠.”

“이대한 선수도 궁금한 점 있으면 저한테 전화하세요. 전 언제나 환영이니까요.”

한새롬은 대한과 끈을 이어놓으려는지 무척 적극적이었다.

대한은 그녀의 모습에 번뜩 스치는 생각이 있어서 물어봤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할게요. 그런데 혹시 개인 방송에 출연하실 생각은 없어요?”

“아! 그, 그건…….”

한새롬은 대한의 말에 흠칫했다. 뭔가 복잡한 사연이라도 있는지 그녀는 함부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나중에 연예계로 갈 생각이 생기면 연락 주세요. 다른 분은 몰라도 한새롬 기자님은 제가 꼭 게스트로 출연시켜드릴게요.”

“네? 아! 네, 고마워요. 만일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반드시 연락드릴게요.”

아까와는 달리 그녀의 얼굴은 꽤나 심각해져 있었다. 확실히 뭔가 남들이 모르는 일이 있나 보다.

인터뷰를 마치자 한새롬은 다시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일부러 지하철 탑승구까지 따라와서 그를 배웅했다. 평소의 한새롬을 아는 사람들이 봤다면 아마 크게 놀랐을 것이다.

대한은 그녀의 부드러운 손을 잡고 흔든 후 지하철을 타러 들어갔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한새롬의 눈빛이 묘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 * *

타타타탕! 타타타탕!

대한은 미친 듯이 총을 쏘며 달려갔다. 창문에서 총을 쏘는 적의 몸에 붉은 안개가 피어올랐다.

그는 지그재그로 달려서 저택 본관으로 들어갔다. 사방에 아이템이 널려있었다.

사실 파밍은 랜덤이다. 그런데 이곳은 DMR, SR 등 성능 좋은 총기들이 기본으로 쫙 깔려 있었다.

거기에다 고배율 조준경, 3레벨 장비, 심지어 의료용 키트와 구급 상자, 각종 드링크류까지 그 종류도 다양했다.

대한이 괜히 미라마에서 가장 작은 지역 중의 하나인 ‘후원자의 농장’을 찾은 것이 아니었다.

후다다닥!

대한은 복도를 빠르게 달려갔다. 이미 지정 사수 소총(Designated marksman rifle, DMR)과 저격 소총(Sniper rifle, SR)을 파밍했고 필요한 아이템을 싹 쓸었다. 그의 움직임은 거침이 없었다.

탕, 탕, 탕!

창문에 살짝 총을 내밀고 이동하는 적!

대한은 반사적으로 총을 쏴서 적의 머리통을 날려버렸다. 붉은색의 킬 수가 올라갔다.

대한은 빠르게 저택을 수색했다. 비행기에서 강하할 때 주변에 펴진 낙하산을 생각하면 저택 안에 있는 놈들부터 신속히 제거를 해야 한다.

이곳은 킬 수를 올리거나 존버를 하려는 놈들부터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온 고수까지 아주 다양했다.

물론 가장 위험한 놈들은 지붕이나 빈 수영장, 아니면 저택의 방 안에 숨어서 기습하는 놈들이었다.

타타타타탕! 타타타타탕!

뒤에서 총소리가 들리자마자 대한은 급히 방 안으로 들어갔다. 복도에 총탄이 튀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는 몸을 돌려서 옆문으로 빠져나갔다. 복도를 건너자 얼핏 적의 모습이 보였다. 대한은 슬쩍 총을 내밀고 짧게 총을 끊어서 쐈다.

타타탕! 타타탕!

적이 반격을 하자 대한은 재빨리 몸을 방 안으로 집어넣어 총알 세례를 피했다. 반대로 머리와 목에 총알을 맞은 적은 바로 쓰러지며 기절했다.

대한은 기절한 적을 바로 사살하지 않았다. 아까 뒤에 한 놈이 더 있는 것을 봤던 것이다.

문틈에 교묘하게 몸을 걸치자 복도의 상황이 훤히 보였다. 조용히 적을 기다리자 인내심이 떨어진 적의 머리가 슬쩍 위로 올라왔다.

타타탕! 타타탕!

대한은 기다렸다는 듯이 적의 머리를 쐈다. 헤드샷을 당한 적은 그 자리에 쓰러져 바닥을 박박 기었다.

대한은 그제야 당당하게 복도로 걸어나갔다. 그리고 기절한 두 놈 앞에 서서 확인 사살을 했다.

대한의 이런 자신만만한 모습에 시청자들이 일제히 열광했다.

[여친미투했다: 대한이 완전 미쳤다.]

[작업은이제그만: 개잘하네.]

[부부졸라: 정말 시원하게 게임 잘한다.]

[개좋앙: 잘하누! 마치 핵을 쓰는 것처럼 다 보나봐!]

[마카오여자: 화면을 봐라! 대한이가 지금 핵을 쓰냐?]

[빗장깨지: 아니지. 오히려 핵 쓰는 놈들을 기가 막히게 찾아내지.]

[동해영토수호: 그동안 트워치에서 겜을 하더니 오늘은 아메리카 TV로 왔네.]

[터프한놈: 대한은 역시 언터처블이야!]

[치킨제니: 싹 쓸어버려!]

[계곡의이슬: 다 죽여.]

[산정호수: 치킨 먹자!]

대한의 게임 스타일에 매료된 시청자들이 달풍선을 쏘며 그를 응원했다.

탕, 탕, 탕!

대한은 저택 안의 적을 일소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저격 모드에 들어갔다. 다행히 자기장이 이쪽 방면으로 좁혀져서 상황이 유리해졌다. 차분히 기다렸다가 접근하는 적을 하나씩 저격했다. 그 모습이 마치 전장의 사신 같았다.

[코끼리총: 졸라 잘한다. 벌써 20킬이야.]

[화가남: 근데 오늘 좀 이상하다. 우리 대한이…….]

[도깨비총: 맞아. 뭔가 화가 난 것 같아.]

[대폭주시대: 혹시 무슨 일이 있었나?]

[보겸엘린존버: 무슨 일은? 모니카가 다른 놈과 합방한 것 때문에 그러지.]

[카리스마: 정말이야? 모니카가 다른 BJ와 합방했어?]

[No재팬: 와아! 대한이 개빡치겠네.]

[핵인싸: 모니카 미친 거 아냐? ‘대한 모니카’ 존버들 다 일어나겠네!]

[낼름: 모니카가 대한이와 합방하면서 인지도 떡상! 독립했으니 빨아먹을 만큼 빨아먹었다는 말이다. 이제 딴 놈에게 빨대를 꽂음. 뇌피셜! 낼름!]

[말벌봉봄: 대한이가 열 받을 만도 하다. 나라도 빡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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