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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재능(Feat. 대한 TV)-19화 (19/331)

19화 <방송 출연>

[닥공: 대한아! 모니카 부르자. 방송에 나오면 내가 달풍선 2만 개 쏜다.]

[만수르SUH: 모니카와 합방하면 나도 달풍선 2만 개 쏠게!]

[코만도: 나도 5천 개 쏜다.]

[No재팬: 아이참! 다들 왜 이래? 난 달풍선 1만 개 예약!]

[어벤저스: 제길 이번 달 용돈 다 나가겠네. 나도 1만개 예약한다.]

큰손들이 움직이자 작은 손들이 옆에서 거들기 시작했다.

대충 살펴봐도 모니카와 합방을 한다면 달풍선 10만 개는 너끈하게 벌 수 있을 것 같았다.

대한은 사실 운이 좋았다. 처음부터 이렇게 큰손들이 붙는 경우는 드문 케이스였다.

“모니카! 대박 났어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달풍선이 뭔지는 아시죠?”

―네, 알아요.

“여기 형님들과 누님들이 모니카와 같이 방송하면 달풍선을 쏴주시겠데요.”

―정말요?

“네, 미리 달풍선 예약까지 걸어놨어요. 제 방송에 나와 주실래요?”

―으음, 그건 좀 생각을 해봐야겠어요.

“알겠어요. 그럼 결정하는 대로 제게 연락 주세요.”

―오케이. 그렇게 할게요.

모니카는 바로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대한은 그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알 수 있었다.

뭔가 촉이 왔다고나 할까? 모니카는 아마 개인 방송에 큰 호기심을 느끼는 듯했다. 그래서 대한은 굳이 무리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편하게 결정하라고 여유를 줬다.

화상 통화를 마치자 다시 채팅 창이 불타올랐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났는지 말해 달라고 난리였다. 하지만 대한도 이제 예전의 어리숙한 고등학생이 아니었다. 당당히 자신을 BJ이자 유티버라고 소개할 수 있는 전문 방송인이었다.

“모니카에 대한 것은 함부로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녀에게 물어보고 허락하면 그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제 저와 같이 유티비에서 가장 웃기고 재미있는 동영상을 시청하시겠습니다.”

에바는 대한의 말이 끝나자마자 즉시 준비한 동영상을 내보냈다. 대한은 그녀의 코치를 받으며 능숙하게 멘트를 날렸다. 동영상 중간에 적절한 설명도 하고 간간이 재미있는 농담으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는 매끄러운 진행을 했다.

이날은 그렇게 열심히 생방송을 하고 달풍선 5만 개를 찍는 기염을 토했다. 한 장의 사진과 한 통의 화상 통화가 이뤄낸 성과였다.

* * *

“안녕하세요! 대한입니다.”

카메라를 보면서 대한은 환하게 웃음을 지었다. 대관한 스튜디오는 확실히 돈값을 했다. 모니터를 보니 집에서 촬영을 할 때와는 딴판으로 화면이 아주 밝고 깨끗했다.

“오늘도 대한 TV를 찾아주신 여러분들, 환영합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깔끔한 복장을 한 그는 잠시 뜸을 들였다. 그러자 채팅 창에서는 난리가 나버렸다.

[우리두리: 대한아! 빨리 보여줘!]

[대폭주: 야! 이 뚱스야! 뜸 들이지 말고 우리 모니카 빨리 내놔!]

[어벤저스: 대한아! 부탁이야. 빨리 얼굴부터 보여줘! 현기증 난단 말이야.]

[톰과제리: 오늘은 네가 주인공 아니다. 모니카가 주인공이야.]

[손톱이빨개: 일주일 동안 이를 악물고 참았다. 몇 분을 더 못 참겠냐.]

[여친찾았다: 드디어 나의 천사를 보겠구나.]

[작업멘트0: 아오! 괜히 나까지 긴장되네.]

[베링해: 이 새끼! 이제는 달풍선 유도까지 하고 있네.]

시청자들은 하나 같이 모니카를 빨리 보여 달라고 아우성을 쳐댔다. 하지만 원한다고 다 들어주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면 순식간에 호구를 잡힌다. 그렇다고 달풍선을 팡팡 터트려주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래서 보라 BJ는 언제나 적당한 밀당이 필요했다.

‘반응이 좀 격렬하네.’

―지금 이 상태로 조금 더 시간을 끄는 것이 좋겠어요.

‘무슨 말을 할까?’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돼요. 그저 모니카를 바라보고 흐뭇한 미소만 지어주세요.

‘크크크, 알겠어.’

에바의 코치를 받은 대한은 카메라를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천천히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딘가를 바라보는 모습을 취하다 각본에도 없는 심장 어택을 받고 말았다.

‘악! 시X 졸X 예쁘다.’

갑자기 머릿속에서 욕이 튀어나왔다. 절대 모니카에게 욕을 한 것은 아니다. 그냥 너무 놀라서 자신도 모르게 나온 반사적인 생각이었다.

가슴이 살짝 파인 하얀 원피스에 포니테일을 하고 있는 그녀! 늘씬한 몸매와 무릎 아래로 아찔한 각선미가 도드라졌다.

대한은 서 있는 자체로 화보나 다름없는 모니카를 보자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하지만 필사의 인내심을 발휘했다. 결국 그는 에바가 말한 그대로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마침 그녀도 대한을 쳐다보고 있는 중이었다. 시선이 마주치자 모니카는 그를 향해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어째 평소에 보던 당당한 모습이 아니었다. 살짝 긴장을 한 채 수줍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확실히 천하의 모니카도 생방송의 중압감은 쉽게 떨치기는 어려웠던 모양이다.

대한은 잠시 그녀를 쳐다보다 고개를 돌렸다. 카메라를 한번 보고 슬쩍 모니터를 확인했다. 현재 시청자 수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올라가고 있었다.

처음 시작은 5천 명 정도였는데 어느새 그 열 배도 넘는 6만 명이 들어와 있었다. 방제는 ‘대한의 천사 모니카와 합방!’이었다.

전혀 자극적이지 않은 방제! 하지만 지금 대한 TV에서는 그게 가장 자극적인 제목이었다.

지난 일주일 동안, 모니카의 사진과 화상통화 짤이 아메리카 TV를 후끈 달궈놓았다.

모니카는 정말 누가 봐도 미인이었다. 누구라도 감탄할 수밖에 없는 미모에 시청자들의 호기심은 극도로 자극된 상태였다.

[손톱이빨개: 대한아! 나 기절할 것 같아.]

[여친찾았다: 이젠 더 이상 못 참겠다. 달풍선 쏠 테니까 빨리 모니카 내놔!]

[작업멘트0: 오늘따라 네 얼굴이 왜 이렇게 꼴 보기가 싫으냐?]

[부부젤라: 미리 경고한다. 너무 뜸 들이면 밥 다 탄다!]

채팅 창은 뜨겁다 못해 아주 활활 타올랐다. 이제 더 이상 달아오를 수 없을 것 같은 상태가 되자 드디어 대한이 준비한 멘트를 시작했다.

“여러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정말 어렵게 섭외한 제 친구 모니카를 소개합니다.”

말을 마치자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가 손짓을 하자 모니카가 크게 심호흡을 했다. 그리곤 당당히 걸어서 대한의 옆으로 다가왔다.

[개좋앙: 헉! 이 미친 미모 실화냐!]

[홍콩여자: C발! 너무 예뻐서 욕이 나오려고 하네.]

[늑골뽑기: 이게 사람이냐 천사냐?]

[고로쇠콜라: 대박! 졸라 이쁘다.]

[코란도일: 할리우드의 여배우들도 모니카보다 예쁘지는 않겠다.]

[톰과제리: 대한이 마치 오징어처럼 보인다.]

[꼬끼오: 미친 미모 ㅇㅈ! 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들어버리네요.]

[자주국방: 대한아! 꽉 잡아라. 이건 인간계의 미모가 아니야.]

채팅 창이 미쳐 날뛰었다. 대한은 빠르게 모니터를 확인하며 모니카가 설 위치를 잡아줬다.

“모니카! 시청자들에게 인사하세요.”

“안녕하세요? 대한의 친구! 모니카예요. 이렇게 만나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모니카는 카메라를 향해 한국어로 인사를 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열심히 연습했는지 발음이 아주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인사만 한국어로 하고 그 뒤 대화는 전부 영어로 했다. 사전에 대한과 이렇게 하기로 미리 약속한 것이다.

“모니카! 이쪽으로 앉으세요.”

“고마워요, 대한!”

대한은 자연스럽게 모니카의 허리에 손을 대고 준비한 의자로 에스코트했다. 그녀는 의자에 조심스럽게 앉으며 그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에 다시 한번 채팅 창이 녹아내렸다.

[말벌봉준: 헉! 나 저 미소에 지려버렸다.]

[다섯공무원: 으아악! 내 심장 돌려줘!]

[손톱이빨개: 대한이 이 새끼! 어떻게 이런 미녀를 친구로 뒀지? 너 정체가 뭐야? 혹시 숨겨둔 재벌 3세냐?]

[여친찾았다: 개이쁘다.]

대한도 남몰래 심호흡을 해야 했다. 그녀의 미소에 살 떨리기는 그도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풀 메이크업에다 전신에 잔뜩 힘을 준 모니카! 그녀의 미모는 한마디로 눈이 부셨다. 거기에다 대관한 스튜디오의 파스텔 톤 배경과 밝은 조명은 모니카의 아름다움을 더욱 화려하게 폭발시켰다.

대한은 그걸 보자 스튜디오를 대관하길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이것은 신의 한 수였다. 당장 그 증거로 달풍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닥공 님이 달풍선 20,000개를 선물하셨습니다.]

[만수르SUH 님이 달풍선 20,000개를 선물하셨습니다.]

[코만도 님이 달풍선 5,000개를 선물하셨습니다.]

[No재팬 님이 달풍선 10,000개를 선물하셨습니다.]

[어벤저스 님이 달풍선 10,000개를 선물하셨습니다.]

[터프가이 님이 달풍선 2,000개를 선물하셨습니다.]

[대폭주 님이 달풍선 10,000개를 선물하셨습니다.]

대한 TV의 화면이 온통 달풍선이 터지는 화면으로 가득 찼다.

순식간에 달풍선이 10만 개를 돌파했다. 그러고도 크고 작은 달풍선이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

대한의 입꼬리가 벌써 귀에 걸려버렸다. 그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달풍선을 쏴준 시청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모니카만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카메라와 대한을 번갈아 쳐다봤다.

[만수르SUH: 대한아! 형 간다. 모니카와 잘해 봐라! 제기랄! 출장만 아니었으면…….]

[우리두리: 악! ‘모리둥절’ 너무 귀엽다.]

[어벤저스: 진짜 환장하겠다.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단체로 와서 울고 가겠어.]

[톰과제리: 오늘 눈이 참 호강을 하는구나.]

[꼬끼오: 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막 떨린다. 나만 그런 거니?]

[자주국방: 흐흐흐! 왜캐 귀엽냐!]

대한은 간간이 채팅 창을 바라보며 민심을 체크했다.

달풍선 폭탄 드롭(drop)이 점차 가라앉자 그는 모니카를 바라보며 영어로 말을 걸었다.

“시청자들이 모니카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아주 많은가 봐요.”

“…….”

“자기소개를 좀 해줄래요?”

“오케이! 전 미국 뉴욕에서 온 모니카예요. 컬럼비아 대학교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에 왔어요. 어려서부터 한류를 좋아해서 꼭 한 번 한국에서 살고 싶었거든요.”

미국,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 졸업, 한류……. 시청자들은 알아듣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광분했다. 얼굴도 예쁜 여자가 공부도 잘한다고 말이다.

대한 TV를 시청하고 있는 시청자들은 대한과 모니카의 대화에 점점 빠져들었다. 에바는 거의 실시간으로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해 자막처리를 해주고 있었다. 그래서 전혀 언어의 장벽을 느끼지 못하고 두 사람의 대화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말해 줄 수 있어요?”

“네, 전 지금 어학원에서 이탈리아어와 영어를 가르치고 있어요.”

“무슨 어학원인지는 사전에 협의된 바가 없어서 따로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1분도 되지 않아 파도 어학원이라는 단어가 채팅 창에 등장했다. 그걸 보자 일부는 파도 어학원 홈페이지로 가서 모니카를 찾아보기도 했다.

“나이를 공개해 주실 수 있나요?”

“네, 전 스물한 살이에요.”

“한국어 발음이 아주 좋으시던데……. 혹시 한국어를 배울 생각은 없어요?”

“당연히 있죠. 그런데 요새 좀 바빠서 시간 내기가 힘들어요. 대한이 도와주면 금세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모니카는 예쁜 고양이처럼 대한을 바라보면 커다란 눈망울을 깜빡였다. 그러자 채팅 창이 녹다 못해 아주 줄줄 흘러내렸다.

[치킨효린: 대한아! 뭐하냐? 당장 네가 가르쳐준다고 해.]

[고로쇠콜라: 이거 뭐지! 그린라이트? 아니, 왜 모니카가 대한을 저런 눈빛으로 바라보는 거야?]

[코란도일: 설마 모니카가 대한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겠지.]

[화가난다: 으아아악! 화가 난다! 모니카가 뭐가 모자라서 대한이를……. 요새 뚱스들 진짜 왜 이러니!]

[비도깨님: 헐! 요상한 분위기네.]

[대폭주: 모니카는 대한의 친구잖아요. 얼마든지 그 정도 부탁은 할 수 있죠.]

[코만도: 야! 이 새끼야! 뭐해? Say! Yes!]

대한은 모니카를 바라보며 조금 뜸을 들였다. 하지만 속으로는 미친 듯이 뛰어대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에바! 이거 뭐냐? 모니카가 왜 나한테 이런 소리를 하는 거지?’

―사전에 좀 다정한 모습을 연출해 달라고 부탁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래서 그런 게 아닐까요?

에바의 질투 어린 말투에 대한은 절대 아니라고 장담했다.

‘에바! 헛소리하지 말고 모니카의 생체 반응을 살펴줘! 진짜 원하는지 아니면 그냥 하는 말인지 말고 싶어.’

―눼에에에! 모니카의 말은 진심입니다.

에바는 뭔가 상당히 불만이 섞인 투로 대답했다. 대한은 일단 모니카의 말이 연기가 아닌 진심이라는 것에 만족했다.

진실을 알게 되자 그는 여유를 되찾았다.

“나도 모니카를 도와주고 싶긴 한데……. 보시다시피 요새 너무 바빠서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네요.”

“아아!”

대한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반응을 보이자 모니카는 대놓고 실망하는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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