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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님 안마하신다-186화 (186/286)

천마님 안마하신다 186화

“그건 그렇고… 듣자 하니 원래는 예약하기도 어려운 곳이지만, 마르케시가 따로 부탁을 해서 시간을 내준 거라고 들었었는데.”

그 뒤로도 신기하다는 듯이 두어 차례 팔다리를 흔들어 보던 아르힌은,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침대 위에 걸터앉으며 강태한에게 넌지시 물었다.

“예. 맞습니다.”

그 질문에 강태한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굳이 돌려 말하거나 겸손을 떨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미스터 마르케시에게는 지난번에 신세를 한번 졌었거든요. 더군다나 마르케시에게는 꽤나 중요한 일인 것 같아, 편의를 좀 봐드리기로 했었죠.”

“…하하, 그랬군.”

강태한의 말에 아르힌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이곳에 오기 전, 마르케시가 장난으로 생색을 내듯이 ‘원래는 오기 힘든 곳인데 지인 찬스로 따로 얻어 낸 시간이다’라는 말을 했었다.

그때는 뭐 솔직히 고마운 마음보다도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더 크게 느껴졌었는데…….

마사지를 직접 받고 효과를 톡톡히 체험해 본 지금은, 그저 감사할 뿐이었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마르케시에게도, 시간을 내준 안마사 선생에게도.

“정말… 큰 신세를 졌어. 자네는 내 은인일세.”

아르힌은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중얼거리듯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신체의 자유를 되찾은 기쁨은, 어떻게 표현해도 부족할 정도였다.

“하하, 저는 안마사로서 할 일을 다 했을 뿐입니다. 거창하게 은인이라고 하실 것까지는…….”

“아니, 그렇게 겸손할 필요는 없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아르힌은 강태한의 대답에 고개를 젓더니, 이내 기합이 실린 군인처럼 각이 잡힌 자세로 고쳐 앉았다.

“나 아르힌, 은인에게 보답 하나 하지 못할 정도로 형편없는 남자는 아닐세. 혹시라도 뭔가 필요한 게 있다거나,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은 없겠는가?”

그리고 그 상태로 이어지는 진지한 목소리.

그 말에, 강태한은 짐짓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을 취했다.

물론, 강태한에겐 누군가에게 부탁을 해서라도 얻어야 할 정도로 필요한 건 없었다. 적어도 지금 상황에서는 그랬다. 만약 그랬다면, 지난번에 마르케시에게 먼저 말을 꺼냈을 테니까.

다만, 그래도 나름 염두에 두고 있는 부분은 있었다.

어찌 보면 내심 기다리고 있었던 시간.

“으음… 그러면 제 일은 아닙니다만.”

이미 생각해 둔 대답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한동안 생각에 잠긴 시늉을 하던 강태한은 방금 막 떠올랐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선생님께선 인도 영화계에서 꽤 영향력이 있으신 분이라고 들었는데, 맞습니까?”

“무얼 감추겠는가. 그렇게까지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업계인들 사이에서 무시받을 만한 위치도 아니지.”

자기 가슴을 가볍게 툭툭 두드리며 대답하는 아르힌. 그 모습에 강태한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사실 제가 아는 사람 중에도 영화 쪽 일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요. 한데 이번에 해외 촬영과 관련하여 곤란을 겪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흐음, 그렇다는 건… 그 해외 촬영지가 인도였었던 모양이지?”

“맞습니다. 뭐 제가 업계인이 아니다 보니, 자세한 이야기는 잘 모릅니다만…….”

강태한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테이블 앞에 놓여 있는 작은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스마트폰 화면에 어떤 명함 사진 하나를 띄워 놓았다.

“이게 그쪽 촬영 팀의 명함인데, 한번 만나 주시고 도움을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르힌은 강태한이 내민 스마트폰을 건네받고 한동안 명함을 살펴보았다. 명함은 해외 활동용으로 따로 만든 것인지 영어로 되어 있었다.

잠시 후, 명함을 살펴보던 아르힌은 테이블 위에 스마트폰을 내려놓고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렇게 한다면, 자네한테 도움이 되겠는가?”

“제 일은 아닙니다만, 그렇게 해 주시면 기쁠 것 같습니다. 저한테 소중한 사람에게 생긴 문제거든요.”

강태한의 말에 아르힌은 입을 다문 채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침묵은 그렇게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그럼, 기꺼이 그렇게 하도록 하지.”

아르힌은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사람이라면 도움을 받았을 때 응당 보답을 해야 하는 법이다. 그것이 도리이고, 그것이 의리이다. 그리고 아르힌에겐 자기에게 도리를 지킬 기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쁜 일이었다.

“…근데, 거기에 대해 좀 더 아는 내용은 없나?”

다만, 아무리 그래도 이야기가 너무 짧았다.

물론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그 사람에게 들으면 되겠지만, 그래도 무슨 일인지 알고 들어가는 것과 아예 모르고 들어가는 데에는 차이가 있지 않겠는가.

“으음. 아까 말씀드렸듯이 저도 전해 들은 이야기뿐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좀 더 말씀을 드리자면.”

강태한의 입장에서도 도와주겠다는 사람에게 굳이 말을 아낄 필요는 없다. 그는 유세아에게 전해 들었던 내용들을 바탕으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렇게 이야기가 얼추 이어졌을까.

“…허허, 아직도 그런 놈들이 있다는 말이로군.”

강태한의 말을 듣고 있던 아르힌이 헛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분노의 기색이 아른거리고 있었다.

아르힌은 옛날부터 오랫동안 인도의 영화 산업에 몸을 담가 온 사람이다. 그렇다 보니, 업계 내의 관행이나 악습도 대부분 알고 있다. 지금은 사라진 과거의 것들부터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들까지 모두 말이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짚이는 부분이 있었다. 안 봐도 상황이 눈에 그려질 정도로 말이다.

“요즘에는 거의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관계자들 사이의 감정 문제로 텃세를 부리거나, 추가금을 목적으로 지지부진하게 시간을 끄는 경우.

짚이는 부분은 크게 이 두 가지다.

다만 은원 관계도 없는 해외 촬영 팀과 감정 문제가 얽혀 있기는 힘들 것이니, 아무래도 후자 쪽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이 녀석들이야말로 아르힌이 가장 싫어하는 부류의 놈들이었다.

자기들은 아쉬울 게 없다는 입장으로 상대방의 취약한 부분을 가지고 협박을 하는 놈들이니까.

어쨌거나 이놈들도 업계에서 일하는 놈들이고, 그렇다 보니 영화 촬영 일정이 얼마나 빡빡하게 굴러가는지, 하루 이틀 늦춰지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이 생길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이런저런 변명을 대고 일정을 방해하면서, 뻔뻔한 얼굴로 ‘돈을 좀 더 주면 해결이 될 것도 같은데’라는 말을 입에 올리는 것이다.

영화 산업 인프라가 집중되어 있는 뭄바이 인근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변두리 쪽 촬영지들에서는 종종 있는 고질적인 요소들이다.

다만 요즘에는 업자들 사이의 정보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외부 팀들에게는 여전히 그딴 식으로 장사를 해먹었던 모양.

“이건, 어쩌면 내가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르겠군.”

대충 상황을 알겠다는 듯, 아르힌은 한차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고는 자기 가슴을 가리키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사실은 내가 작은 협회의 회장을 맡고 있거든.”

한때 인도의 국민배우이자, 지금은 유명 감독 중의 한 명인 아르힌 두르. 그의 또 다른 직함 중의 하나는, 인도 영화 산업 건전 발전 진흥회장이다.

이십여 년 가량의 역사가 쌓여 있는 협회로, 주된 업무는 업계 내의 부당한 관습이나 불공정 계약들을 찾아내어 차단하거나 예방하는 것.

다만 요즘에는 할 일이 없어 사실상 명예직이나 다름없어진 상황이었는데… 아무래도 오랜만에 일을 좀 하게 될 모양이었다.

“이 사람과는 내가 꼭 만나 보고 이야기를 나눠 보도록 하지. 보아하니, 애초에 부탁을 받지 않더라도 내가 해야 할 일인 것 같기도 하고 말이야.”

“그렇습니까.”

아르힌의 말에 강태한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솔직히 업계 관계자라고 해도 이런 부분까지 관여를 할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이 조금 있었는데… 아무래도 우연히 일이 잘 맞아떨어진 모양이었다.

* * *

한편, 그 시간 대전의 한 펜션에서는.

최성현이 한참 바베큐를 굽고 있는 중이었다.

치이이이이익…….

한껏 달궈진 불판 위에 고기를 올려놓으니, 고기 지져지는 소리가 주변에 요란하게 울려 퍼지며 식욕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거기 계시면 안 뜨거워요?”

“어… 잘 모르겠는데요. 그 뭐냐, 바람, 바람도 계속 선선하게 불고 있고요.”

펜션 테라스의 테이블에 앉아 있는 두 사람.

고기 때문에 숯불 바로 앞에 있는 최성현이 조금 걱정되었는지 정가인이 조심스레 물어보았으나, 최성현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사실 허세가 아니라 실제로 모르겠는 상황이었다.

이곳은 펜션 방에 딸려 있는 테라스였지만, 그냥 테라스가 아니라 정가인의 방에 있는 테라스였다.

일시적이기는 해도 어쨌거나 여성의 개인 공간!

그곳에 두 사람이, 그것도 남녀가 함께 있다는 것은 그리 단순한 일이 아니었다. 그냥 둘이 같이 있는 것 그 이상의 무언가가 될 수도 있는 일인 것이다.

‘하, 씨. 뭐라고 이렇게 긴장이 되냐…….’

최성현은 기억을 되짚으며 가볍게 머리를 긁적였다.

온천에서 나오자마자 정가인과 갑자기 마주치고 난 이후, 최성현은 약속했던 대로 그녀와 함께 산책을 다녀왔다.

그리고 산책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그다음 일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마련. 당연히 저녁 식사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게 되었고, 산책도 같이 했으니 식사도 같이 하자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흘러왔다.

그렇게 마트도 같이 가서 장도 같이 보게 되고, 숯불에다 불도 같이 피우고… 그러면서 이어지게 된 상황이 바로 지금이다.

‘하아… 내가 이렇게 숫기가 없었나?’

사실 냉정하게 보자면 그렇게 긴장할 필요가 없다. 그냥 같이 고기 좀 구워 먹을 뿐이지 않은가.

물론 남자와 여자 사이라고는 하지만, 적어도 그동안 살아오면서 그런 걸로 긴장을 해 본 적은 없었던 최성현이다. 이런 적이 한두 번 있었던 것도 아니고 말이다.

한데, 오늘따라 유난히 긴장되고 쑥스러운 기분. 행동 하나하나에도 괜스레 신경이 가는 것이, 자기가 생각해도 뭔가 이상한 느낌인 최성현이다.

한동안 연애를 쉬었던 탓인 걸까.

첫 연애 때도 이렇게까지 긴장을 했던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참으로 기묘한 기분이었다.

“오… 그릴 무늬가 제대로 들어갔네요.”

한편, 바깥쪽에 앉아 있던 정가인은 어느새 불판 쪽으로 다가와, 최성현의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고기를 쳐다보며 감탄을 터트리는 그녀의 말에 최성현은 머쓱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러게요. 마름모 모양으로 딱 예쁘게 나왔네요.”

“성현 씨는 고기도 잘 구우시네.”

“하하… 뭐 어디 가서 꿀리지는 않는 편이긴 한데, 주변에 너무 잘 굽는 인간이 하나 있어서.”

“오… 얼마나 잘 굽길래요?”

“뭐라고 할까, 그 친구가 구우면 고기 등급이 하나 더 올라가는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 돼지고기도 잘 굽지만 소고기를 또 기가 막히게 굽거든요.”

그래도 비교적 자연스럽게 오고가는 대화.

덕분에 어느 정도 긴장이 풀린 건가, 망부석처럼 불판만 바라보고 있던 최성현은, 자세를 가볍게 고쳐 앉으며 맞은편에 앉은 정가인을 쳐다봤다.

“후흐흐. 아, 오늘 너무 좋네요.”

그때 정가인은 멀리 떨어진 산을 바라보며 소소하게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순간, 최성현은 자기도 모르게 그녀의 옆모습을 빤히 쳐다보게 되었다.

“그렇지 않아요?”

“…예? 어, 뭐가요?”

“오늘 날씨요.”

“아, 아아! 그러게요!”

최성현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고는, 뒤늦게나마 시선을 피하고 주변을 한차례 둘러보았다.

누가 봐도 어색한 반응. 한편 그 일련의 과정들을 거치며, 최성현은 문득 자기가 왜 이러고 있는지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아무래도 많이 좋아하나 보네.’

정가인에게 끌리고 있는 자기의 마음.

원래는 국가 대표이기도 하고, 거리적으로도, 상황적으로도 자주 만나기 힘든 사이라 조금 신중하게 접근할 생각이었는데…….

보아하니 마냥 그러기는 힘들 모양이다.

처음으로 느껴 보는 가슴속의 설렘에, 최성현은 자기도 모르게 피식 헛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 * *

다음 날.

띵동.

쉬는 날 집에 앉아 있던 강태한은, 아침부터 울리는 벨소리에 현관문을 열었다.

“헤헤, 저 왔어요, 태한 씨.”

문이 열리자마자 보이는 건 방긋 미소를 짓고 있는 유세아의 얼굴. 그녀는 양손에 든 마트 쇼핑백을 어깨 높이까지 들어 올리며 강태한에게 내밀었다.

“뭘 또 바리바리 사 왔어요?”

“오늘 점심은 제가 만든다고 했잖아요.”

“저번에 사다 놓은 야채도 남아 있는데?”

“그것들도 다 생각해서 사 온 거예요.”

쇼핑백을 건네주고 곧바로 구두를 벗기 시작하는 유세아. 그러는 동안 강태한은 쇼핑백 내부의 내용물을 가볍게 훑어보았다.

“…흐음.”

보아하니 점심이 아니라 저녁까지도 만들 분량이다.

오랫동안 여기에 머무르겠다는 마음가짐. 그녀의 생각을 파악한 강태한은 히죽 웃으며 침음을 흘리다,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며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건 그렇고, 그 촬영은 언제 재개된대요?”

“촬영이요?”

구두를 벗고 집 안으로 들어와 옷걸이에 외투를 걸어 놓고 있던 유세아. 이제는 꽤나 익숙해진 모양새로 움직이던 그녀는, 강태한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무슨 촬영이요?”

“그 왜, 미뤄졌다던 해외 촬영 있잖아요.”

“아… 그거요.”

어느새 강태한의 옆으로 다가온 유세아는, 쇼핑백에 담긴 물건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놓으며 가벼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뭐 똑같죠. 일정 나온 건 없고, 딱히 해결될 것 같은 느낌도 없고. 저야 뭐 괜찮은데… 스태프들은 힘들어하는 티가 나더라고요.”

“흠. 그래도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은데.”

“그랬으면 참 좋겠는데… 읏차.”

그녀는 꽤 무거운 짐을 선반 위로 올려놓고는, 가볍게 손을 탁탁 털어 내며 말했다.

“딱히 그럴 기미가 보이지는 않네요. 아무래도 그쪽 도움을 좀 받아야 할 것 같은데, 여러모로… 음?”

그때, 유세아의 스마트폰에서 벨소리가 울렸다.

평소에는 잘 들리지 않는 소리. 일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의 전화에만 설정해 놓는 벨소리였다.

“저 잠시 통화 좀 할게요?”

“예.”

유세아의 말에 강태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유세아는 거실 쪽으로 걸어가며 스마트폰을 귓가로 가져갔다.

통화는 그리 길지 않았다.

강태한이 남아 있던 물건들을 거의 정리해 갈 즈음.

“…태한 씨 말처럼 됐네요?”

통화를 마친 유세아는, 다시 부엌 쪽으로 걸어오며 신기해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뭐가요?”

“아까 말했었던 그 해외 촬영이요. 태한 씨가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고 했던 거.”

유세아의 말에 강태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통화 내용이 어떤 것이었을지는 짐작하고 있었으나, 강태한은 짐짓 시치미를 떼듯 의아해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게 이번에 다 해결이 된 모양이에요. 빠른 시일 안에 촬영 일정이 다시 잡힐 것 같으니, 이번 주랑 다음 주에 약속 잡지 말라고 매니저가 그러네요.”

괜찮은 척하기는 했지만, 내심 꽤 많이 걱정하고 있었는지 환한 미소를 짓는 유세아다. 그리고.

“정말 다행이네요.”

그런 그녀의 모습에, 강태한은 별다른 내색 없이 흐뭇한 표정으로 싱긋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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