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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님 안마하신다-130화 (130/286)

< 천마님 안마하신다 130화 >

“여긴 오랜만에 오네요.”

북한산에서의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강태한과 유세아. 두 사람이 저녁을 먹기 위해 찾아간 가게는, 예전에 처음으로 같이 식사를 했었던 고기집이었다.

“그러게요. 후후.”

넓은 마당과 근사한 인테리어도 좋지만, 각각의 방이 따로 분리되어 있어 편하게 식사하기 좋은 곳.

창문 너머로 보이는 마당을 쳐다보던 유세아는, 입가에 손을 얹으며 소박한 웃음을 흘렸다.

“고기 좀 구워드릴까요?”

“아뇨, 괜찮아요.”

머지않아 주문한 고기가 나왔을 때.

그녀는 조용히 손을 저어 직원을 돌려보내고는, 접시 위에 올려져있는 집게를 잡았다.

오늘은 직원에게 맡기지 않고, 그렇다고 강태한에게 맡기지도 않고 유세아 본인이 직접 구울 심산이다.

“제가 구워도 되죠?”

“안 될 게 뭐 있나요.”

허가를 구하듯 조심스레 묻는 유세아. 그러자 강태한은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유세아의 얼굴엔 짐짓 비장한 기색이 어른거렸다.

치이이이···

뜨거운 숯불 위에 올라가는 소고기.

먹기 좋은 크기로 손질된 치마살이 한 점씩 불판 위로 올라가더니, 이내 먹음직스러운 갈색빛으로 익어가기 시작했다.

‘이쯤이다.’

그렇게 시간이 좀 지났을까.

유세아는 익었다고 판단된 고기를 강태한 쪽으로 옮겨놓았고, 강태한은 ‘잘 먹을게요’라는 말과 함께 고기 한 점을 집어 들었다.

가볍게 소금만 살짝 찍어서, 그대로 한 입.

유세아는 천천히 우물거리는 강태한의 모습을, 긴장과 기대가 반씩 섞여있는 듯한 표정으로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어때요?”

“맛있는데요?”

그녀의 물음에 강태한은 담백한 목소리로 답했다.

육즙도 고스란히 살아있고, 굽기도 적절하다.

안쪽까지 박혀있는 마블링을 충분히 익혀내는 동시에, 고기가 질겨지지 않도록 너무 푹 익히지는 않는··· 그 중간지점을 잘 지켜낸 고기 한 점이다.

스테이크로 치자면 미디엄 레어 정도에 해당될까.

씹으면 씹을수록 배어나오는 육즙과 진한 감칠맛에, 강태한은 솔직하면서도 짧은 감상을 입에 담았다.

“···휴우. 다행이네요.”

그 말에 유세아는 미소를 짓더니, 그제야 긴장의 끈을 놓은 듯 안심한 표정을 지었다. 그 과장스러운 반응에 강태한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뭘 그렇게까지 긴장을 해요?”

“사실, 고기 굽는 것 좀 연습을 했거든요.”

강태한과 만나기 시작하고 얼마 뒤부터, 고기를 구울 일이 생기면 먼저 나서서 집게를 잡은 유세아다.

사적인 모임이건, 촬영장 회식이건 틈틈이 경험치를 쌓아가며 연습을 해왔고, 그 덕분에 지금 이렇게 적절한 한 점을 구워냈었던 것.

“···태한 씨랑 밥 먹으면, 항상 태한 씨가 구워주잖아요.”

그렇게까지 연습한 이유는 지극히 단순했다.

그냥··· 자기도 강태한에게 고기를 좀 구워주고 싶었다. 항상 구워주는 걸 먹기만 했으니까.

“고기야 뭐 그냥 누가 구워주면 고맙게 먹는 거죠.”

“그야 그렇기는 한데··· 태한 씨는 워낙에 고기를 잘 구우시잖아요. 아무래도 신경이 좀 쓰일 수밖에 없더라고요. 긴장도 좀 되고요.”

강태한의 말에 유세아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그 웃는 얼굴이 새삼 보기 좋았기에, 강태한은 싱긋 미소를 지은 채 한동안 그 얼굴을 쳐다보았다.

“아, 맞다.”

그렇게 다시 숯불 위에 고기를 굽고 있던 와중.

유세아는 문득 뭔가를 떠올린 듯, 불판을 보고 있던 고개를 들어올려 강태한을 쳐다보았다.

“이거 아까 말했어야했는데, 지금 생각났네요.”

“뭔데요?”

“그··· 저희 같이 가자고 했었던 콘서트 있잖아요. 혹시 기억하세요?”

그녀의 말에 강태한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

“예. 에이원 콘서트였었죠, 아마?”

“맞아요. 에이원.”

에이원이라면, 싱어 송 라이터로 유명한 가수다.

편하게 듣기 좋으면서 따라 부르기도 쉬운 대중적인 곡을 자주 부르는 가수. 덕분에 히트곡도 많고, 이런 방면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강태한도 몇몇 곡들의 후렴구는 외우고 있을 정도다.

‘특히 콘서트 표가 귀하다고 했었지.’

강태한은 유세아가 지인을 통해 표를 받았다기에 사실상 ‘표가 있으니까 가보자’는 정도에 불과했지만, 원래는 예약이 시작되자마자 거의 동시에 마감되는 수준이라 구하기 힘든 편이라는 모양.

기억을 떠올린 강태한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게 왜요?”

“콘서트에 못 가게 되어서요.”

“음··· 일이면 어쩔 수 없죠.”

유세아가 약속을 취소할 정도면 어지간히 중요한 일정이리라. 강태한이 그렇게 생각하려던 찰나, 유세아가 가볍게 손을 저으며 말을 덧붙였다.

“일이 생기거나 그런 건 아니고요, 콘서트 자체가 취소됐어요.”

“취소요? 무슨 일이라도 있나 봐요?”

유세아는 다 익은 고기들을 가장자리로 옮겨놓으며 살짝 씁쓸함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그 왜, 몇 달 전에 에이원 성대결절이라고 이야기 나왔었던 적 있잖아요. 그때 여기저기서 기사도 많이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강태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쯤이 한참 인터넷 뉴스를 많이 찾아보던 때였기에 기억하고 있었다.

“저도 본인에게 직접 들은 건 아니라 확실히는 모르지만, 표 구해줬던 언니 말로는 회복이 되나 싶다가 다시 악화된 모양이에요.”

“그렇군요.”

성대결절이라···

아무래도 목소리를 많이 쓰는 사람한테는 자연스레 따라붙을 수밖에 없는 증상이다. 교사나 강사라든가, 가수나 성우라든가.

다만 전자보다는 후자 쪽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성대결절의 경우 회복이 된다고 해도 음색이 달라져버려 원래의 목소리로 되돌아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으니까. 노래나 연기를 업으로 삼는 이들에겐 그대로 은퇴를 해야 할 수도 있는 중대한 문제다.

‘힘들겠군.’

성대결절은 대부분 그냥 목을 안 쓰기만 해도 자연스레 회복이 되지만··· 준비 중이던 콘서트를 취소할 정도라면,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는 뜻이리라.

몇 안 되는 아는 가수의 안 좋은 소식에, 강태한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아래턱을 만지작거렸다.

“그럼 그 날, 집들이나 오실래요?”

하지만 본인이 걱정해줄 일은 아니다.

강태한은 에이원에 관한 생각은 뒤로 제쳐두고, 당장 콘서트를 대신할 일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집들이요?”

“네. 저 다음 주에 이사 가거든요.”

강태한은 집어든 고기를 소금에 찍으며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 그 말에 유세아는 잠시 생각에 잠긴 것처럼 멈칫했다가, 이내 자연스레 손뼉을 쳤다.

“그럼 선물도 준비해야겠네요!”

“그냥 빈손으로 오셔도 되는데.”

“에이, 어떻게 그러겠어요.”

얼핏 자연스러워 보이는 말투와 손짓.

허나 전부 감출 수는 없었는지, 그녀의 손에 쥐어져있는 집게와 입 꼬리의 끝 부분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남자친구 집에 갈 땐 뭘 해야 하지?’

연애는 강태한과의 연애가 처음.

당연히, 남자친구가 사는 집에 가보는 것도 처음.

사실 어찌 생각해보면 같이 캠핑도 가고 펜션도 간 사이에 새삼스러운 일일 수 있지만, 유세아를 당황하게 만들기에는 충분한 것이었다.

* * *

“실장님, 혹시 요새도 무림헌터 봐요?”

“무협헌터?”

쇼파에 누워있듯이 앉아있는 최성현.

그가 넌지시 묻자, 맞은편에 앉아 노트북으로 문서정리를 하고 있던 황 실장이 시큰둥한 목소리로 답하며 고개를 들어올렸다.

“당근빠따지, 임마!”

허나 그는 순식간에 텐션이 잔뜩 올라온 목소리로 답했다. 반응만 봐도 그가 얼마나 이 화제에 관심이 깊은지를 알 수 있었다.

“요즘 무림헌터 폼 잔뜩 올라왔잖아. 요새 매주 그거 한 편씩 챙겨보는 맛으로 본다.”

유명 플랫폼에서 연재 중인 인기 웹툰, 무림헌터.

중반쯤부터 제대로 침체기를 겪고, 장기휴재까지 들어가며 이대로 잊혀지나 싶었더니··· 몇 개월 전 복귀를 한 이후로 폼이 돌아오기 시작하더니, 이젠 명실상부한 인기웹툰으로 꼽히고 있었다.

[요새 무림헌터 폼 미쳤다 ㄹㅇㅋㅋ]

[ㄹㅇ 장기휴재 들어가고 흐지부지될 줄 알았는데, 돌아오고 나서 맛이 좀 더 살아난 느낌임. 설정도 탄탄해지고, 전개도 쫀쫀해지고.]

이런 호평은 비단 두 사람 뿐만이 아니라 대다수의 독자들이 말하는 내용이었다. 완전한 재도약에 성공했다고 할까.

“형, 혹시 무슨 비결이라도 있어요?”

“와, 이 형 피부도 엄청 좋아졌네. 좋은 거 있으면 혼자만 알지 말고 같이 좀 나눠요!”

“내가 저번에도 말하지 않았나?”

그리고 그 무림헌터를 연재중인 웹툰작가, 이병호.

오랜만에 작가 지인들과 만난 그는, 반쯤 비운 소주잔을 내려놓으며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진짜 안마를 기가 막히게 해주시는 은둔고수님이 한 분 계시다고. 너희들한테도 말했던 거 같은데?”

요즘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듣고 있는 비슷한 질문들. 그럴 때마다, 그는 솔직하게 자신이 만났던 기연을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사실 자기도 담당PD에게 소개를 받은 덕분에 알게 된 곳인데, 이걸 굳이 감추는 건 너무 속 좁은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아이, 은둔고수는 무슨. 그냥 말해주기 싫으면 싫다고 해요, 괜한 소리로 말 돌리지 말고.”

“진짜야, 임마. 믿기 싫으면 말아라.”

말을 들은 지인은 시큰둥한 대답을 했지만,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게 한두 번이 아니었던 듯 이병호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손을 저었다.

“요새도 매번 예약 잡아두고 종종 가는데··· 머리도 싸악 맑아지고 창의력도 막 샘솟는 것이, 진짜 기혈(氣穴)이란 게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니까?”

“···에이, 그런 게 어디 있어.”

“내가 빈 말하는 거 봤냐? 그 왜, 시온 작가님 알지? 신들의 시대 그리는 작가님.”

“웹툰 작가 중에 시온님 모르는 사람은 없죠.”

‘신들의 시대’라 하면 웹툰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쭉 이어지고 있는, 손에 꼽히는 인기작이자 대표적인 웹툰 중에 하나다.

한동안 슬럼프를 겪긴 했지만, 최근 에피소드가 완성도 높게 나오면서 다시 초심을 찾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그 사람도 거기 단골이야. 우연히 소개해줄 기회가 있었는데, 그 뒤로는 그냥 꾸준히 다니더라고.”

“···혹시 그게 언제쯤이에요?”

“그게 한, 두 달이었나?”

그 말에 남자는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두 달 전이면, 딱 최근 호평을 받은 에피소드가 나오기 시작했을 쯤이었기 때문이다.

“너도 이번에 장기휴재 들어가잖냐. 이 참에 속는 셈 치고 한 번 다녀와 봐. 연재 막혀있는 거 뚫을 때 직빵이다, 진짜.”

이병호는 안주로 불판 위에 있는 돼지껍데기 한 점을 집어먹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것처럼 담담한 말투였다.

사실 이런 말을 듣는다고 직접 가보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겠는가. 그냥 물어보니까 솔직하게 대답을 해줄 뿐이었다.

···하지만 그의 말을 듣고 직접 다녀와 보는 사람이 한두 명씩 늘어나고.

그렇게 시간이 좀 지나자.

웹툰 업계에는 어느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전개가 막혀 휴재를 하게 되었을 때 찾아가면, 기혈을 뚫어 창의력을 솟구치게 만들어준다는 어느 안마사에 관한 소문이···

* * *

“···어땠어?”

“뭐가?”

방금 세차를 하고 나와 깨끗한 검은 SUV.

운전석에 앉아있던 매니저가 백미러를 보며 슬쩍 물어보자, 뒷좌석에서는 시큰둥한 대답이 돌아왔다.

“진찰 결과지, 뭐. 지금 다른 걸 물어보겠어?”

“···똑같지, 뭐.”

남자는 여전히 시큰둥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매니저가 뭘 물어보는 건지는 자기도 알고 있었다. 다만 대답을 입에 담기가 꺼려졌을 뿐. 그는 씁쓸한 표정으로 바깥을 쳐다보더니, 창문을 내리고 바람을 쐬기 시작했다.

“야! 창문은 왜 내려? 누가 사진이라도 찍으면 어떻게 하려고.”

“킥킥, 아니, 고속도로에서 어떻게 사진을 찍어?”

남자, 에이원이라는 활동명으로 더욱 유명한 박시준은 매니저의 말에 가벼운 웃음을 터트렸다.

“형도 고생이다. 나 때문에 대구까지 갔다 오고.”

“···뭘. 너 한참 축제 돌아다닐 땐 하루 종일 전국투어도 다녔었는데. 그때 새벽에 부산에서 서울로 왔다가 다시 여수까지 간 거 기억하냐?”

“하하하! 아, 알지! 그걸 어떻게 잊어.”

매니저의 말에 박시준은 웃음으로 대답했다.

두 사람은 몇 년 동안 함께 일을 해온 사이. 둘 사이에는 한 문장만으로도 많은 추억을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유대감이 얽혀있었다.

“동생 아프다는데, 병원 가는 길이야 뭐···”

그렇기에, 매니저의 표정은 밝아보여도 속은 씁쓸할 수밖에 없었다.

갑작스레 성대결절이 악화되었던 박시준.

오랫동안 말 한 마디도 하지 않는 금언의 기간을 거치고, 덕분에 성대결절 자체는 얼추 회복이 되었지만··· 바뀌어버린 음색은 돌아오지 않았다.

망가진 채로 회복이 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기존의 음색에서 두 단계 정도가 내려간 느낌.

당연히 평소 의사소통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노래를 부를 때는 확연하게 티가 났다.

한동안은 아직 회복이 덜 된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런 기대도 품지 못했다.

[성대결절 자체는 문제없이 회복이 된 것 같습니다만··· 음색까지 되돌리는 건 아무래도 힘들 것 같습니다.]

서울의 병원에서 의사에게 들었던 말.

그 말이 틀린 말이 아니었던 듯, 다른 병원들을 찾아가 봐도, 다른 가수들에게 추천받은 곳을 전전하며 돌아다녀도 별다른 해결책은 얻지 못했다.

“···형, 괜찮아.”

가라앉은 매니저의 뒷모습을 보고 심정을 알아차린 걸까, 박시준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 뭐하면 가게라도 하나 내면 되지. 노래는 취미로 하고 말이야.”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게 마음에도 없는 소리라는 건 박시준 본인도, 듣고 있는 매니저도 알고 있었다.

애초에··· 오랜 무명생활도, 노래 부르는 거 자체가 좋다면서 버텨왔던 녀석이다. 착잡한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기에, 매니저의 표정은 더욱 안타까웠다.

“···야, 시준아.”

“왜?”

“내가 저번에 방송국에서 얼핏 주워들은 소문이 하나 있었거든?”

매니저는 가벼운 목소리로 이야기를 꺼냈다.

“무슨 소문인데?”

“그게, 진짜 기가 막히는 안마사 분이 한 명 계시다는 거야. 조찬혁 배우님 편두통도 그 분이 고쳐 주셨다나. 이한건 씨도 덕 좀 봤다는 모양이고.”

박시준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사실 나도 긴가민가하긴 했는데, 혹시 모르니까 예약 잡아뒀었거든.”

매니저는 백미러로 박시준의 얼굴을 슬쩍 살펴보고는 덧붙이듯이 말했다.

“이번 주 금요일이니까, 한 번 다녀와.”

“음···”

솔직히, 기대는 되지 않는다.

이제 와서 그런 소문을 믿기엔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을 시도해본 것이다. 선배님들이 추천해준 병원, 실제로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민간요법··· 허나 그 모든 것들이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냥 소문은 소문일 뿐인 건지.

아니면 자기 증상이 그만큼 심각한 것인지.

어느 쪽이건 간에, 이젠 지쳐버렸다.

“가지, 뭐.”

하지만··· 그래도 매니저 형이 기껏 챙겨준 거니까. 박시준은 아무렇지 않게 미소를 지으며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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