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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님 안마하신다-127화 (127/286)

< 천마님 안마하신다 127화 >

삐이익!

“···어라?”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신호음.

시합이 시작되고 45분이 지나, 연습이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그러자 한참 집중하고 뛰어다니던 선수들 중 몇몇이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벌써 끝났어?”

“···아직 멀쩡한데?”

선수들은 여태동안 뛰어온 경기가 두 자릿수를 가볍게 넘어가는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굳이 시계를 보지 않아도 대략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는지 경험적으로 느낄 수 있다. 본인의 몸이 얼마나 지쳐있는지, 그것만으로도 대강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집에서도 뭔가 달라진 게 느껴지긴 했는데.”

집합장소로 걸어가며 스트레칭하듯 손발을 움직이던 선수가,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비록 연습경기라고는 하지만, 45분을 뛰어다니면 당연히 몸에 뻐근한 느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정말 힘을 다 빼고 가볍게 뛴 게 아니라면 말이다.

허나 다 같이 신이 난 나머지 실제 경기처럼 뛰어다녔던 상황. 사실상 전반부를 통째로 뛰어다닌 셈이니 몸도 어느 정도 지쳐있어야 당연한데···

“시합을 한 번 뛰어보니 훨씬 더 체감이 되네.”

지금은 그런 기색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가볍게 몸을 풀은 정도의 느낌이라고 할까. 지치기는커녕 기분 좋게 땀을 흘리고 오히려 약간의 고양감이 남아있는 느낌이다.

“그렇지? 나도 오늘 뭔가 다르더라고.”

“아까 트레이닝을 할 때부터 느낌이 왔지. 평소에 약간 버거웠던 무게가 그냥 슥슥 들리지 뭐야.”

“내가 말했지? 마사지 마스터시라니까.”

마치 간증이라도 하는 것처럼 저마다 느낀 효능과 경험들을 입에 담는 선수들. 그 이야기들을 옆에서 슬쩍 듣고 있던 고드윈은, 그것 보라는 듯이 가슴을 탁탁 두드리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으음··· 다 모였나.”

한편, 시합에서 체감한 성과로 들떠있는 선수들과 달리, 코칭 스탭 쪽 인원들 사이에선 당황한 기색이 보였다.

갑자기 선수들이 확 달라져버렸으니까.

원래라면 그동안 누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많이 나아진 점, 앞으로 더 보완해야할 점들을 중심으로 개선책을 찾아줘야 하는 것인데.

불과 이전 경기에서의 모습과 비교해도 차이가 확 느껴지고, 개인에 따라선 기량과 플레이 스타일 자체가 바뀐 선수도 있었다.

“일단 모두 수고했고··· 해산해서 좀 쉬었다가, 다시 모여서 이야기하도록 하자.”

“예?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평소라면 이 자리에서 곧바로 피드백이 들어간다.

누구는 어떤 게 좋았고, 누구는 지난 번 피드백이 아직도 반영이 안됐다, 앞으로는 어떤 식으로 해보자, 다음 경기에선 이런 식으로 가자···

그런데 지금은 일단 해산했다가 이따가 다시 이야기를 하자고 하니, 명백하게 이상한 상황이었다.

“크흠. 아니, 딱히 문제가 생긴 건 아닌데.”

헛기침으로 잠시 목청을 가다듬은 수석코치는, 잠시 뜸을 들이다 그냥 솔직한 상황을 말했다.

“갑자기 바뀐 것들이 너무 많아서 말이야. 그러니 훈련메뉴도, 경기에서 사용할 전술도 바꿔야 할 텐데··· 변경 폭이 워낙 크다보니, 스탭들도 좀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야 할까.”

선수들의 피지컬과 수준이 바뀌면, 그에 맞춰 팀의 방향과 전술도 바꿔나가야 한다.

다만 이는 원래 서서히, 시간과 공을 들여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것이다만··· 이번에는 모르는 사람이 봐도 느껴질 정도로 분위기가 확 달라졌으니, 거기에 전술이 따라가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 * *

결국 별다른 이야기는 진행되지 않고 곧바로 해산한 선수들. 휴게실을 향해 걸어가는 그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가도, 종종 피식하고 웃음을 흘렸다.

“···허허, 참.”

“수석코치가 저러는 건 또 처음 보네.”

“아마 코치도 그런 말을 하겠지. 자기도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팀에 생긴 급격한 변화.

다만 그 변화의 방향은 아주 긍정적인 쪽이었고, 선수들의 분위기 또한 활기가 넘칠 수밖에 없다.

“근데, 오늘 시합 진짜 재미있지 않았냐?”

“맞아. 나는 솔직히 중간부턴 연습이라는 생각 없이, 그냥 학생 때 축구했던 것처럼 뛰어다녔어.”

“이야··· 나는 마사지가 이렇게 효과가 좋은 건 줄은 몰랐네. 알았으면 옛날부터 꾸준히 받는 건데.”

“야, 마스터 강 정도 되는 분이 직접 해주셨으니까 이 정도 효과가 나오는 거지. 그런 것도 모르냐?”

“하긴, 듣고 보니 그 말이 맞는··· 음?”

그렇게 활기찬 분위기로 휴게실 문을 여는 순간.

안으로 먼저 들어선 선수들은, 앞에 보이는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췄다. 거기엔 굉장히 낯선 모습이 펼쳐져 있었다.

“···너희들 뭐하냐?”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고드윈 벨스터.

휴게실 안에는 팀의 주장 이보르 깁슨을 포함하여 오늘 연습게임에서 제외되었던 세 사람이 있었고, 그들은 어디서 구해왔는지 모를 요가 매트를 깔고 그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었다.

“보면 모르냐?”

그 중 한 사람인 에레스라 비모흐.

눈을 감은 고요히 명상에 잠겨있던 그는, 한쪽 눈을 슬쩍 뜨고는 가볍게 핀잔을 주는 듯한 말투로 시큰둥하게 말했다.

“이건 심호흡이라는 거야.”

“···그게 뭔데?”

불과 방금 전까지 본인도 몰랐으면서 당당하게 그런 말을 입에 담는 에레스라. 그 대답에 고드윈은 황당한 얼굴로 자기도 모르게 되물었다.

“심호흡이라는 건 말이지··· 마스터 강께서 나에게 직접 따로 말씀해주신 수련법이다.”

그러자, 옆에서 조용히 눈을 감고 앉아있던 이보르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고요한 방의 분위기 때문일까, 괜히 신비로운 느낌이 연출되었다.

“호흡을 통해 외부의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내부의 에너지를 정돈하는··· 그런 섬세한 훈련법이지.”

“오오오···”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그럴듯한 말을 입에 담는 이보르. 그러자, 그를 듣고 있던 다른 선수들도 탄성을 내뱉었다.

그냥 이보르가 혼자 말했다면 이상한 소리로 치부했겠지만, 다름 아닌 동양의 마사지 마스터, 강태한이 알려준 내용이라 하니 괜히 믿음이 가는 것이다.

‘그게 무슨···’

뒤쪽에서부터 걸어오느라 뒤늦게 휴게실에 도착한 강주완. 그는 이보르의 말을 들으며 어이가 없는 나머지 헛웃음을 터트렸다.

심호흡의 심자는 깊을 심(深).

말 그대로 그냥 깊이 숨을 쉬라는 뜻일 뿐이다.

물론 가슴이 진정되고 감정이 차분해지는 효과는 있지만··· 무협지라면 또 모를까, 그냥 심호흡 정도로 외부의 에너지, 내부 에너지를 운운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소리인 것이다.

“뭐야, 어떻게 하는 건데? 나도 알려줘!”

“그냥 앉아서 눈만 감고 있으면 되는 거야?”

“자, 중요한 건 자세가 아니라 내면, 마음이라고.”

허나 다른 선수들의 반응은 그렇지 않았다.

몇몇 선수들은 맨바닥에 자리를 잡고 앉더니 이보르의 자세를 따라했고, 이보르는 무슨 선지자라도 되는 것처럼 그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재밌으니까 그냥 내버려둘까.’

그런 그들을 지켜보던 강주완은 피식 웃으며 아예 근처에 있는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평소 고지식한 면이 있던 이보르가, 콩트마냥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는 모습은 꽤나 볼만한 광경이었다. 그냥 앉아서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나올 정도로 말이다.

* * *

“하아··· 다 끝났구나.”

한편, 대한민국의 김포공항.

이곳의 전용기 터미널에서 영국으로 출발했던 천마안마의 직원들은, 다시 같은 곳으로 돌아와 터미널을 걷고 있었다.

“약간 아쉽네.”

“그래도 엄청 좋았잖아.”

“그러니까 아쉬움도 있는 거지, 뭐.”

호화 리조트에서 보낸 꿈같은 이박삼일.

넉넉한 일정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리조트 쪽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편의를 봐준 덕분에 굉장히 밀도 높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관광이면 관광, 힐링이면 힐링···

그렇기에 ‘좀 더 있었으면’하는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아쉬움이 크다는 건 그만큼 즐거웠다는 뜻이다. 실제로 아쉽다고 말하는 직원들도 얼굴은 환하게 펴져있었으니까.

“그래도 이건 많이 아쉬웠어.”

“어떤 거?”

“면세점이 없었잖아.”

전용기 터미널은 일반 공항터미널과 동떨어진 별개의 공간이다. VIP들을 위한 대기실은 마련되어있지만, 면세점은 당연히 없다.

“허허, 그것도 전용기 안 타봤으면 몰랐을 거 아니야? 다 귀한 경험인거지.”

“···하긴, 그것도 그렇네요.”

직원들의 말에 황 실장이 털털하게 웃으며 말하자, 면세점을 언급한 직원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닌 것이다.

그렇게 나란히 터미널을 걸어, 입국수속을 마치고.

미리 준비해둔 버스를 오르니, 버스는 어느새 영등포역 인근의 공원에 도착했다.

각자 짐칸에 실어 놨던 짐을 빼들고, 놓고 온 물건은 없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고··· 허나 어느 순간부터, 다들 머뭇거리며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황 실장은 히죽 웃으며 강태한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고는, 슬쩍 한 마디 건넸다.

“원장님, 한 마디 하시죠.”

이대로 흩어지기엔 맺고 끊는 느낌이 애매하다.

행사의 마지막에 폐회사가 필요하듯, 누군가는 마무리를 지어야하는 상황. 그렇다면 그건 원장인 강태한이 하는 게 가장 어울릴 것이다.

본인도 잘 알고 있기에, 강태한은 머쓱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다, 헛기침으로 목을 가다듬었다.

“음··· 다들 좋은 시간 보내셨습니까?”

“예!”

“최고였습니다, 원장님!”

강태한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하자, 직원들 사이에서 열렬한 반응이 터져 나왔다.

가게에서 휴가만 챙겨줘도 고마운데 해외 호화 리조트 여행이라니. 그게 말도 안 되는 수준의 상황이라는 건 직원들도 잘 알고 있었다.

“정말 최고였지···”

한편 감동에 젖은 목소리로 가슴팍을 내려다보는 최성현. 그의 품에는 축구공 가방 하나가 소중히 안겨져 있었다.

출국할 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갔던 축구공인데, 최성현은 거기에다 에버튼 선수들 한 명 한 명의 사인을 모두 받아둔 것.

그야말로 최성현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아니, 에버튼의 팬이라면 국내 해외를 막론하고 누구나 갖고 싶어할만한 보물이었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그런 직원들의 반응에, 강태한은 빙긋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흐뭇함이 담긴 미소였다.

“그럼 다들 돌아가서 여독들 잘 푸시길 바라겠고··· 다시 내일부터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가볍게 고개를 꾸벅이는 강태한.

그와 동시에 직원들의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고, 그제야 하나둘씩, 강태한에게 따로 인사를 건네고 귀가하기 시작했다.

전용기까지 동원된 영국 호화 리조트에서의 휴가.

얼핏 말도 안 되는 것처럼 들리고, 당사자들도 긴가민가했던 스케일의 직원복지 휴가는,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 * *

[안녕하십니까, 영국 전역에 계신 축구팬 여러분. 오늘은 리버풀FC의 홈구장, 안필드 경기장에서 인사를 드립니다.]

며칠 뒤.

리버풀에 위치한 안필드 경기장에는, 4만 명 이상의 관객들이 몰려들어 그야말로 빽빽하게 관중석을 채우고 있었다.

[와우, 오늘은 정말 관객 분들이 많이 와주셨네요.]

[아무래도 기대가 되는 경기다보니까 말이죠.]

오늘의 경기는 머지사이드 더비.

똑같이 리버풀에 연고지를 두고 있는, 리버풀FC와 에버튼FC의 경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허나 원래라면 더비 매치라 해도 별 반응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솔직히 말해, 두 팀의 체급 차이가 벌어진지가 오래였기 때문.

에버튼도 프리미어 리그에서 중위권, 중상권을 차지하고 있는 정통 있는 팀이지만···

리버풀은 리그 최상위권에 들어가는 메이저 클럽이고, 챔스에서도 자주 활약하는, 유럽 전체를 통틀어도 상위권에 속하는 팀이었으니까.

[사실 오랫동안 머지사이드 더비가 일방적인 게임이었다는 건 명백한 사실입니다만··· 오늘은 또 다르죠.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오늘 경기장을 메운 관객 분들의 분위기만 봐도 뭔가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으니까요.]

허나 이번 시즌은 에버튼도 다르다.

원래는 공격이 너무 취약하다 평가받아왔으나, 강주완과 고드윈 투탑의 폼이 올라오면서 오히려 그 부분이 강점으로 뽑힐 정도가 되었기 때문.

실제로 에버튼의 순위는 시즌이 진행될수록 점점 올라가고 있었고, 사실상 이번 시즌의 주인공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맞붙는 머지사이드 더비.

객관적으로는 그래도 리버풀이 더 강팀이라 평가를 받는 게 사실이지만, 에버튼의 입장에선 요 근래 중에 가장 부딪혀볼만하다는 것도 사실이다.

에버튼의 팬 입장에서는 당연히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경기고, 리버풀의 팬들도 괜히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보게 되는 경기.

정말 오래간만에 느껴지는 제대로 된 더비 매치다운 느낌에, 경기장 내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한껏 달아올라 있었다.

[자, 경기 시작되었습니다.]

[리버풀의 선공, 시작부터 패스가 날카로운데요.]

기대감 속에서 시작되는 경기.

심판의 휘슬소리가 경기장에 울려 퍼지자, 곧바로 리버풀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그들 역시 오늘 경기를 의식하고 있었는지 기세에서부터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초반부터 템포가 빠릅니다. 평소 일방적이었던 머지사이드 더비와 다르게, 양팀 선수들이 서로를 의식하고 있다는 뜻인데요··· 엇!]

순조롭게 상대를 압박해가던 리버풀.

그런데 드리블로 안쪽까지 파고들어가는 순간.

“···엇?”

찰나의 순간에, 그를 마크하던 수비수가 공을 빼앗아 반대편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아, 레들리, 너무 쉽게 공을 내줬습니다! 공을 몰고 가는 이보르! 빠르게 공격으로 넘어갑니다!]

공을 가져간 수비수는 이보르 깁슨.

캐스터는 쉽게 공을 빼앗겼다고 말했고, 실제로도 제3자가 보기엔 너무 간단하게 공을 가져간 느낌이었지만···

‘···방금 뭐지?’

공을 빼앗긴 레들리의 입장에선, 정말 억울한 일이었다. 이보르의 판단과 움직임이 날카로웠던 거지, 자기가 실수를 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레들리는 이보르의 뒤를 쫓아가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확실히 실전에서도 몸이 훨씬 가볍네.’

반면에 여유 있는 모습의 이보르.

심호흡으로 단련된 지금의 자신은, 최강이다.

그는 슬쩍 앞을 살펴보고는, 곧바로 비어있는 공간에다가 롱패스를 쏘았다.

[아! 이보르, 마음이 급했나요!]

[판단은 좋았지만, 조절에 실패한 모양입니다.]

패스가 향하는 곳은 아무도 없는 빈 공간.

허나 주변에 공을 받을만한 선수는 강주완 뿐이었고, 그마저도 리버풀의 수비수들에 비하면 꽤 거리가 멀었다.

사실상 실책이나 다름없는 롱패스.

하지만···

“초반부터 무리를 시키시네.”

담담하게 내뱉는 한 마디.

허나 그 말과 달리, 강주완은 빠르게 공으로 달려가더니, 순식간에 앞에 서있던 수비수들을 제치기 시작했다.

강태한의 안마를 받은 에버튼 선수들.

거기엔, 당연히 강주완도 포함되어 있다.

정비를 받았던 몸에 한 번 더 기름칠을 받고 온 듯한 느낌. 강주완은 이전보다도 한층 더 가볍고 부드러워진 몸으로 앞으로 달려들더니, 깔끔한 트래핑으로 롱패스를 받아냈다.

[와아앗! 미스터 강, 패스를 받아냈습니다! 미칠듯한 질주로 수비진영을 가로질러 패스를 받았습니다!]

한껏 흥분한 캐스터의 목소리.

그도 그럴 게, 이제 그와 골대 사이에는 골키퍼 한 명밖에 없었다. 뒤를 따라 수비수들이 달려왔지만 그렇다고 이 슛을 방해할 수는 없다.

뻥!

강하게 힘을 실어 때리는 킥.

공은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 골키퍼의 손끝을 살짝 스치듯이 지나가더니··· 깔끔하게 골이 들어갔다.

[골입니다! 경기 시작되자마자 들어가는 골!]

[강주완과 이보르의 말도 안 되는 플레이! 대단합니다! 두 선수 모두 대단합니다!]

경기 초반부터 터진 에버튼의 선제골.

거기서부터, 경기의 기세는 가파르게 에버튼 쪽으로 넘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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